26일 공연의 마지막은 윈터플레이가 수고해 주셨습니다.
이번 아트피아 공연은 워낙 쟁쟁한 그룹들이 참여한 터일테지만
의외로 윈터플레이를 기대하신 분이 많았는지, 시작부터 굉장한 열기더군요.
윈터플레이가 한국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모 회사 세탁기 CM 송이었던 '버블~ 버블' 이었다고 하네요.
전 그저 트럼팻의 이주한씨가 참여한 그룹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서 그런 건 전혀 관심밖이었습니다.
처음엔 이주한씨때문에 접하게 되었지만 혜원씨의 보컬도 꽤나 마음에 들더군요.
재즈라기보다는 발라드와 블루스쪽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느낌입니다.
윈터플레이 1집 때는 그닥 인지도가 없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1집은 꽤나 완성도있는 앨범이라 이런 그룹이 묻힌다면 좀 아쉽겠구나 싶었죠.
그런데 버블송이 엄청 인기를 얻으며 재발매 되기도 해서 지금은 많이들 아시는 것 같습니다.
팀의 리더이자 트럼팻을 맡고 계신 이주한씨.
트럼팻이라고 하면 명실공히 국내 정상급이라고 말해도 무리없는 분이죠.
12세때 처음으로 트럼팻을 만지셨다고 하던가?
드럼과 퍼커션은 게스트분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아주 빠방한 능력자시더군요.
이 팀의 특징이라면, 음이 굉장히 조화롭다는 점일까요.
어느 한 쪽이 튀는 일 없이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줍니다.
멤버들간에 사이가 좋고 허물없다고 자화자찬(?)을 하시던데 그것 때문일지도.
이주한씨가 이렇게 유머감각이 풍부한 분인줄은 잘 몰랐습니다.
대구 공연이 끝나면 언제나 막창 먹으러 가신다는군요.
윈터플레이 분들은 입 다물고 있으면 꽤나 앙늬(?)하고 지적으로 보이는데
원래는 굉장히 활기넘치고 사이좋은 그룹이라네요.
어느 그룹에나 다재다능이 한 분씩은 꼭 있던데
윈터플레이에서는 기타의 최우준씨가 그런 포지션을 맡은 듯 합니다.
기타 실력은 말할것도 없지만 허스키한 보컬도 수준급이시네요.
최우준씨의 보컬 파트 시작하기 전에 이주한씨가 무려 굉장한 잉글리쉬(?)로 나레이션을 깔아줍니다.
발음이 워낙 네이티브하고 내츄럴스러워서(이런 표현을 왜 하시는지 공연 보신분들은 아시겠죠) 이해하기 쉽진 않았지만
'최우준은 외로운 남자'라고 추략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틀렸다면 지적 부탁.
연주와는 별도로 이번 무대는 조명이 좀 아쉬웠습니다.
기타와 트럼팻의 솔로 파트가 꽤 빈번하게 나왔는데, 조명 클로즈업이 거의 안되는 상황이었네요.
안 그래도 환한 혜원씨에게 집중되어 있어서 사진이 영...
이주한씨 경우는 본인이 일부러 부탁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조명이 너무 어두웠습니다.
아주 가끔씩 이렇게 제대로 된 조명을 받으실 때도 있긴 했네요.
최우준씨의 솔로때도 이렇게.
최우준씨는 혜원씨 바로 옆자리였기 때문에 은근히 조명 잘 받았습니다.
멤버들 모두가 재즈 뮤지션 출신이지만 1집은 대중성을 의식했는지 가벼운 팝과 발라드 느낌이 강했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딱히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느낌의 음악을 선보여 주셨습니다.
최우준씨의 보컬이 제 입맛에 잘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몇 곡 더 뽑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살짝 들더군요.
이주한씨의 트럼팻이야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솔로 하시는 동안 다른 멤버들이 물마시고 커피마시고 하는 여유를 만들어 주십니다. (여유 제조기?)
흥이 날땐 춤도 줘 주시고.
윈터플레이의 라이브를 보는 건 처음인데, 분위기가 참 화목발랄하더군요.
워낙 조명빨을 못받아서 버림받을 뻔 했던 베이스의 소은규씨.
간신히 멤버 소개하는 찰나에 한 장 건졌습니다.
공연이 10시 40분 넘어서야 끝이 났는데, 설마 그 후에 짐정리하고 막창 드시러 가셨을려나요...
그러고보니 전 대구서 20년 가까이 살았지만 태어나서 단 한번도 대구서 막창 먹어본 적이 없군요.
신나게 앵콜 한번 하고 26일 공연의 마무리를 지어주셨습니다.
무료로 초청받아 간 공연인데, 무료로 보기엔 미안할 정도로 수준높은 공연이라 몸둘 바를 모르겠더군요.
초청해주신 김유림 팀장님은 공연 끝나고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굉장히 바빠보여서
일부러 붙잡고 인사하기도 죄송한 듯 해서 다음날 문자로 감사 인사 드렸습니다.
초청에 대한 조그만 감사의 표시로 기념 앨범도 한장 구입했습니다.
많이 사드려야 내년 축제의 비전도 밝아지고 조직위원장님 전세금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
다시한번 초청해주신 김중화 위원장님과 김유림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고마워서 다음날 공연땐 자비로라도 갈 마음이 있었지만 집안 벌초때문에... ㅡㅡ;
이 글을 쓰는 8월 30일 새벽엔 이미 한달간 대구의 저녁을 달구었던 재즈축제도 끝나있군요.
이젠 육상대회가 그 바톤을 이어받아 가고있겠지만 아직 귓가에 음악의 잔향이 남아있는게 아쉽습니다.
내년 축제도 이렇게 멋진 뮤지션들이 많이 참가해 주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많이많이 와주세요. 좀처럼 공연보러 가기 힘드니.
그럼 내년에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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