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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모를때는 찍고 싶을때만 찍었다.
여행이나 행사같은 곳에서만 갖고 가서.
그냥 안구에 새로운 무언가가 보이면 무의식적으로.

사진을 알게되고는 찍고 싶은것을 찾으려 돌아다닌다.
공원에 갈 때도, 서점에 갈 때도, 친구를 만나러 갈 때도
어깨에 카메라를 걸치면 매일 보던 것들도
모니터 앞의 2D화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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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떠밀리긴 했지만
사진을 찍기 시작한 후, 조금 더 사물을 보는 눈이 넓어진것 같기도.
하지만 일상의 기록이라는 자애로운 변명을 제외하면
여전히 5만장 가까운 사진에 내가 바라던 시선은 찾기 어렵다.
이야기가 흐릿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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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작품을 봤는데
그의 사진은 멋진 소설과 같다.
사진을 보면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진가로서 이 이상의 영광은 없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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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이야기를 만드는 힘이 부족하다는 건
내 시선이 흐리멍텅한 탓일수도 있고
나 자신이 흐리멍텅한 인간인 탓일수도 있을 듯.
결정적 순간만을 갈구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면
평생 사진 못 찍을테고.
사실 앙리의 결정적 순간은 전부 평범한 일상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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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보를 사용하지 않고
노출고정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빼면
카메라의 기능에 대해 크게 부족하게 머리에 들진 않았다.
이젠 카메라보다 시선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언제까지 흐리멍텅한 사진으로 만족할수는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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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런 인터넷의 잡동사니 창고 덕에
별 것 아닌 사진이라도 보고 재밌어하는 사람이 있어
결과물을 보면 항상 침울해지는 나에게
조그만 활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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