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눈이 와서는 아니고 어젯밤에 대만가서 찍은 필름 인화 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꽤나 움직이기 불편한 날임에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든든하게 챙겨입고 나섰습니다.

역시 서울이라 발품 좀 팔면 크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고해상도 TIFF 파일을 스캔해주는곳이 있군요.


어제 새벽에 뭔가 포근포근 내리는 것 같더니 아침엔 온세상이 눈이군요.
출근하시는 분들은 2~3시간 지각을 했다던가, 지하철이 지옥철이 되어버렸다던가 하는 소문이 두둥실 들려옵니다.
저야 뭐 백수니까 그런거 신경쓰진 않지만 지금 신고있는 신발은 미끄러워서 걷는 폼이 어색해지네요.


팻말이나 자전거나 바이크나 전부 20cm 높이의 모자를 썼습니다.
저도 추우니까 오랜만에 버프 눌러쓰고 밖으로 고고씽.


뚝섬역의 갈라진 플레이트 사이로 사근사근 내리는 눈이 예술가의 혼에 불을 지피는군요.

눈오면 발광하는 강아지처럼 저도 마냥 눈오면 좋습니다.
걷기 힘들다거나, 교통 대란이라거나 하는 이야기보다 결국 내리는 눈을 보는게 더 즐거운 정신연령인가봅니다.


광화문에서 필름 맡겨놓고 교보문고에서 책 보니 1시간 반은 금방 가네요.
집에 와서 대충 필름 훑어봤는데 나쁘지 않은 스캔품질인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이제 슬슬 눈도 그치고 눈물로 변신할 준비를 하네요.
신경질내는 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눈은 너무 빨리 사라지니까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주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애들은 신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