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대구로 내려가는 날 아파트 화단에 냥이 울음소리가 들려서

슬쩍 나가봤더니 냥이 두마리가 일광욕중이었습니다.

 

점박이 녀석이 암컷이고 이녀석이 수컷인듯 한데, 수컷이 애처롭게 울면서 암컷을 따라다녀도

아직 기분이 아닌지 점박이는 그냥 무심하게 자리를 비켜버리는군요.

 

날씨도 따땃하겠다, 노랑이는 그냥 자리에 퍼져서 일광욕중입니다. 중간중간 구슬픈 소리 한번씩 내 주면서.

 

 

 

제가 사진찍는 모습을 보고 할아버지 한분이 슬쩍 다가와서 요즘 자기도 구민회관에서 사진 배운다고 말을 거십니다.

자식분이 60D 와 18-200 슈퍼줌 렌즈를 사주셨다고 하니, 적절한 카메라 잘 골라드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고양이 따라다니며 사진 좀 찍고 싶었지만 계속 말을 걸어주시니 그냥 포기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강의하시는 분이 교육을 참 잘하시는 듯 하더군요. 먼저 비슷한 풍경 사진을 촬영해 오도록 숙제를 내준 후

유명 작가분들의 작품을 허가를 받아 가져와서는 수강생들이 찍은 사진과 비교해가며 포인트를 설명해 주신다고 합니다.

 

하긴 저도 교육이란걸 받아본 적이 없군요. 분명히 교육 받으면 지금보다 더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겠지만

사진은 조금이라도 정형화되기 싫은 마음이 있어서, 아직 바바라 런던의 '사진학 강의' 말고는 관련서적도 읽지 않네요.

가장 좋은 교육은 유명 작가들의 작품집을 깊게 깊게 감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이론에 대해서 너무 궁금한 점이 많은 분들이라면 구민회관에서 하는 강의도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30분 넘게 이야기를 하다가, 이러다간 대구행 기차 시간 놓칠것 같아서 할아버지와 헤어진 후 후다닥 달려서 대구로 내려왔습니다.

냥이와 한바탕 뒹굴거릴 수 있었지만 뭐, 세상엔 이런일 저런일 있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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