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의 마지막 공연은 정중화와 JHG 가 맡아주셨습니다.

밴드들 장비 옮기고 세팅하는 시간동안 관객들이 심심하지 않게 매번 열심히 노력하시는 문화평론가 권오성씨.

 

정중화와 JHG 가 마지막 공연을 맡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그냥은 안지나가겠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 재즈축제 야외공연장에서 처음 만난 그룹인데요, 이 분들이 아주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폭발하는 분들이라서

사실 이런 아트피아 내부에서 공연하는 것 자체가 좀 걱정스러울 정도였거든요.

 

앞으로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에 그리듯 선합니다.

 

 

 

첫 스타트는 아직 힘을 비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시작하더군요.

색소폰 분 팔뚝이 아주 우람합니다. 파워넘치는 음색도 여전하시네요.

작년 라이브가 아주 생생하게 기억나는건 아닙니다만, 제 느낌상 실력이 한층 올라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작년 공연때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피아노 분. 아마도 이명건씨였나?

그때는 빡빡머리였던걸로 기억하는데, 1년동안 머리도 길렀고 살도 좀 빠지신 듯 합니다.

 

정중화씨는 국내 정상급 베이시스트에다 트롬본까지 마스터하신 능력자신데

인재 양성을 위해서인지 이 그룹 안에서는 조용히 자리를 양보하고 맡은 바에만 충실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이 그룹 JHG 는 'Just Hip'n Groovy' 의 약자로, 리듬감 넘치는 펑키 재즈에 젊은분들의 강렬한 열정이 더해져서

제가 즐겨듣는 장르의 재즈와는 크게 거리가 있는, 어찌보면 굉장히 대중성 높고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는데요.

그런 와중에서는 이분의 피아노가 정통적인 재즈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첫 곡은 보컬없이 시작했는데, 두 번째 곡부터는 보컬분도 투입됩니다.

작년엔 여성보컬분이 두 명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한분 더 추가가 된 듯 하네요?

어디서 저런 목소리가 나오는가 할 정도로 감미로우면서도 파워넘치는 음악을 들려주십니다.

 

 

 

애플 재즈 오케스트라를 제외하면, 이번 대구 재즈축제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자랑하고

다들 어찌나 힘이 넘치시는지 공연장을 꽉 채우는 장악력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습니다.

그야말로 몸이 들썩들썩하게 만드는 신나는 펑키 스타일로, 근심걱정 다 잊고 한번 흔들어 봐야겠다는 욕망을 불러 일으키는 팀이네요.

 

 

 

조명이 보컬분에게 가장 많이 집중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진도 많아집니다.

남녀차별은 아니구요. 그냥 가장 부각되는 위치에 계시다 보니...

 

 

 

관악기 삼총사분들에게는 좀처럼 이렇다할 조명이 잘 나오지 않아서 조금 힘들었네요.

가장 우측의 트럼본이 정중화씨입니다. 재색겸비 완벽초인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분이죠.

넘치는 파워는 작년과 변함이 없지만 확실히 점점 갈고 닦이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원숙미가 느껴지고 있습니다.

 

작년 야외공연때는,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함께 공연했던 다른 밴드들에 비해서 개개인의 실력이 아직 덜 무르익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곡들을 선별해 오셔서 관객 호응도 굉장히 좋습니다.

이 많은 인원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발산하는 음악의 에너지란 몸에좋은 음이온과도 같은 것이죠.

제가 서 있는곳이 관객석이 아닌 최후방 통로라서, 음향 반사가 좀 아쉽긴 했습니다.

사진 찍으려면 여기 있어야 하고, 음악 제대로 들으려면 관객석에 앉아있어야 하는데...

 

 

 

 

 

 

 

 

 

작년과 마찬가지로 솔로 파트에서 신들린듯한 감성을 뿜어내 주시는 이명건씨입니다.

열의와 진심이 느껴지는 연주라서 관객들도 굉장히 좋아하시더군요. 보는 사람도 즐겁게 만듭니다.

 

 

 

색소폰 분의 솔로에서도 주먹을 꽉 쥐게 만드는 뜨거운 파워가 느껴집니다.

밴드도 관객들도 흥에 겨워서, 이 강력하게 발산되는 펑크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맞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자연히 박수소리도 점점 우렁차게 변하고 다들 비트에 몸을 맡기게 됩니다.

 

 

 

수많은 악기들 사이에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목소리를 만들어 주시는 보컬분.

노래 잘하는 분들이 참 부럽다니까요. 악기 잘하는 분들도 부럽고. 그냥 음악하시는 분들 다 부럽습니다.

 

지난 자전거 여행때 제 소프라노 색소폰도 들고 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1년동안 돌아다니는 여행에서 그 무거운 색소폰 가지고 다니다가는 큰 문제 생길것 같아서 그만뒀죠.

 

 

 

따라하기 좋은 음악들이라서 관객들도 금새 익숙해집니다.

작년과는 조금 편곡이 바뀐 것 같은데, 여기까지 오면 아마 대미를 장식하는 곡은 정해져 있을거라는 예감이 들더군요.

 

 

 

어라?

 

원래 관객이 없던 자리인데 누군가가 미친듯이 몸을 흔들어대고 있습니다.

 

 

 

그냥 암젼하게 손만 흔드는 것이 아니라 온몸을 흔들어가며 환희에 젖어있군요.

사실 이분, 방금 전 공연하셨던 매트 패나이데스 밴드의 색소포니스트 분입니다.

일반 시민(?)처럼 옷을 갈아입고 슬그머니 관객석으로 들어와서 이렇게 열광중이네요.

 

맨 뒷좌석이라서 아직 다른 관객분들은 눈치못채고 있지만, 재미있는 기록이 될것 같아서 사진 남겨봤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곡이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도 이 곡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관객들이 클라이막스 따라부르기도 쉽고, 워낙 열정적인 곡이라서 모두 신나게 흔들어대게 됩니다.

 

 

 

보컬분의 신들린듯한 율동과 목소리가 사진찍을 맛을 주시는군요.

조명도 아트피아에 있는거 전부 켠것처럼 화려하게 반짝여서 거의 연사 수준으로 셔터를 눌러재낍니다.

 

 

 

결국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서 환호성을 지르는 분위기가 되었네요.

아트피아에서 이런 식으로 공연하는건 아마 흔치 않을 듯 합니다. 아주 신이 났죠.

 

 

 

관객들이 흥분할수록 밴드도 점점 흥이 올라가는 것이겠죠.

혼신의 힘을 다한 강렬한 색소폰이 가슴속의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느끼게 합니다.

 

사실 이 밴드는 라이브가 워낙 진국이라서, 앨범을 들으면 약간 힘이 빠진다고 할까요. 그만큼 라이브에서의 파워는 대단합니다.

 

 

 

거의 처음이 아니었나 싶은데, 가장 뒤에서 꾸준히 서포트해주시던 드럼과 퍼커션의 솔로파트가 왔습니다.

조명빨 받기 참 힘든 위치라서 이때를 놓치지 않고 많이 찍었네요.

 

 

 

드럼과 퍼커션이 서로 경쟁하듯 협동하듯 묘한 분위기를 이끌며 텐션을 올려갑니다.

슬금슬금 오르막을 오르는 느낌으로 진행되는 이 파트는 특히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호성을 이끌어 냈죠.

 

 

 

이번 공연에서 건진 베스트 샷이라고 할까요. 음악은 남들 즐거우라고 하는 것보다 자기가 흠뻑 취해야 진국입니다.

 

 

 

베이스와 기타분도 워낙 조명이 열악한 곳이라서 간신히 한장 남겼습니다.

멤버 수가 많다보니 솔로파트 한번씩 거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라이브에서 빠질 수 없는 이 재미난 부분이야 얼마든지 길어져도 불평할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각각 맡은 파트를 잘 소화해 내면서 만들어지는 전체적인 분위기란 참 감동적이죠.

마지막은 무슨 락 페스티발 온것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아트피아 전체가 떠나갈 듯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잠깐동안이었지만 스탠딩의 매력도 함께 소화해낸 관객들은 오늘 후회하지 않을 공연을 봤으리라 확신해 봅니다.

 

 

 

'이럴수가! 저기 저 X 보이십니까' - by Diablo 3

 

여성보컬분이 왠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대사를 외치는 것 같더군요.

 

방금 전에 뒷좌석에서 열심히 흔들어대던 매트 패나이데스 밴드의 색소포니스트 분이

스탠딩 상태가 되자 맨 앞쪽으로 달려가서 광란의 흔들기를 시전중이셨습니다. 보컬분도 아마 보신 듯 하네요.

 

 

 

처음엔 어리둥절하던 근처 관객분들도 결국 누군지 알아보시고 놀라움에 빠집니다.

조명까지 비춰가면서 누가 공연의 주인공인지 모르게 되는 상황에까지 오게 됐군요.

 

분명 연출된 상황은 아닐거라 확신하는데, 뜻하지 않은 원군의 등장으로 관객석은 광란의 도가니탕이 되어 버렸네요.

 

 

 

외모에서부터 풍기는 포스가 범상치 않았는데, 이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네요.

여담이지만, 공연 끝난후에도 수많은 관객들에게 둘러싸여 함께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매트 패나이데스 씨와 함께 공연할 때는 시적인 색소폰 연주로 인상깊었는데

음악 할때와 평소 모습은 이렇게도 다른 것이었군요. 유쾌발랄한 모습은 전염되는 것이니, 근처 관객들 행복지수가 올라갔을 거라 봅니다.

 

 

 

더 이상 흥분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의 마무리를 보여주신 정중화와 JHG 였습니다.

작년에도 어마어마한 파워를 보여주셨는데, 올해는 한층 더 성숙된 느낌까지 가미되어서 감동이군요.

 

 

25일 공연은 이걸로 끝이 났고, 26일 공연 포스팅이 3개 남아있습니다만

다음주에 약 일주일간 밖에 좀 나가야 할 일이 생겨서 포스팅은 잠시 미뤄둬야 할 것 같네요.

프레스 카드를 제공해주신 '이놀자' 사이트에 리뷰등록을 9월 3일까지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때까지 귀국하는건 어려워서, 리뷰등록 포스팅은 여기까지인듯 합니다.

 

그래도 블로그엔 돌아와서 계속 올려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