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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8.17  게가 먹고 싶군요 18
  2. 2007.12.24  게 먹으러 가다. 4

 

 

시간관계를 명확히 하자면,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송로버섯을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아직 못먹어본 별미에 대해서 한참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이 야자집게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킹크랩은 국내 대형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이 야자집게는 볼 수 없으니...

 

절지동물중 가장 대형이고, 보통 4kg~10kg 까지 나가는 녀석입니다. 이름 그대로 야자열매가 주식.

그만큼 힘도 세서, 집게발에 사람 손가락 정도는 간단하게 날아가죠.

먹으려면 비행기 타고 멀리 날아가야 하는데, 가깝게는 오키나와에서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녀석의 생존 북방한계선이 오카나와 부근이더군요. 게를 원래 좋아하니 언젠간 꼭 먹어보리라 다짐중입니다.

 

여담이지만 이 녀석 성체가 되면 아가미가 퇴화되어서 물에 빠지면 죽어요.

 

 

 

게 생각을 하니 또 하나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살아있는 동안 꼭 한번 가봐야한다고 다짐중인 곳, 호주 부근의 크리스마스 섬이죠.

일년에 한 번씩 일어난다는 이 붉은게의 대이동을 꼭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1억마리가 넘는 붉은게들이 산란을 위해 바닷가로 이동하는 장관은, 어릴적부터 TV로 접하고나서 홀딱 반해버렸죠.

그때나 지금이나 '게 한번 배터지게 먹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은 있습니다만, 사실 잡아먹으면 안된다고 하네요.

한국의 홍게와는 전혀 다른 종이라서 맛이 어떨지도 모르겠고.

 

섬 주민들은 이동시기가 되면 자동차 운전도 자제하고, 낙오되는 녀석들을 옮겨다 주기도 하고, 호스로 물도 뿌려준다고 합니다.

정말 먼 곳이지만 생태계 이상으로 이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원래 생각이 자꾸자꾸 옆길로 새는게 제 특기라서

붉은게 생각 한참 하다가 문득 이 녀석이 또 머릿속에 떠오르더군요.

게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독특한 이름을 가진 녀석, 매끈이 송편게입니다.

 

일본에서 학명을 붙인 녀석이라 원래는 'スベスベマンジュウガニ'(매끈매끈 만두게)라는 이름인데요.

한자로 '만두'라는 단어는, 일본에서는 우리가 익히 아는 그 만두가 아니라 송편이나 황남빵같은, 속이 단 과자를 말하는 것이라

한국명으로는 만두게가 아니라 송편게가 된 녀석입니다. 한국의 만두종류는 일본에서는 교자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세계적으로도 그닥 연구된바가 없는 녀석이라서, 어떤 아종이 더 발견될지 모릅니다.

일본에서는 저 독특하게 매끈매끈한 모습과 특이한 이름때문에 나름 인지도가 있는 녀석인데요.

테트로도톡신을 포함한 신경계 독을 함유한 녀석이라서 먹으면 아주 X되는 거야.

 

사실 게중에 사람이 먹을 수 있는건 상당히 소수죠.

위에 언급한 야자집게도 원래는 독이 없지만, 독이 함유된 야자열매를 먹은 녀석에게는 독성이 있어서 먹을 수 없습니다.

 

이 매끈이 송편게는 연구가 덜되어서 그런지, 같은 종인데도 독을 포함한 녀석과 독이 없는 녀석이 있어서

어떤 식으로 체내에 독성을 띄게 되는지도 알려진바가 없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안먹으면 되겠죠.

 

야밤에 왠 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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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부부가 이브 전날에도 혼자서 뒹굴거리고 있는 저를 못잡아 먹어서 강구에 게먹으러 가자고 꼬셨습니다.

슬슬 서울로 올라가서 내년 준비를 좀 하고 싶었는데 올라가서 혼자 뭐하냐는 가족의 성화에 (하긴 뭘.. ㅡㅡ;)

이번엔 평범한 일반 시민들의 연말을 보내볼까 하는 생각으로 대구에 조금 더 눌러있게 됐죠.

강구는 형님부부 + 형님부부 친구 4명 + 본인까지 해서 7명이 갔습니다. 1월 초부터 영덕과 강구에는 게가 제철이라

벌써부터 북적북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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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분이 빌려놓은 조그만 민박집 비슷한게 있어서 일단 여기서는 게를 사서 찌기만 한 다음 가져가기로 했죠.

이곳의 호객행위는 용팔이나 테팔이를 방불케 하지만 사실 같은 사투리를 이해하는 사람들끼리는 그리 기분나쁜
                                                                                  (G R Y B)
호객은 아닙니다. 용팔이처럼 무시하고 간다고 뒤에서 서울시 같은 소리를 주절거리는 인간들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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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흥정중인 일행들. 저는 이런 곳엔 소질이 쥐똥만큼도 없어서 그냥 카메라만 눌러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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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드릴 게는 조금 더 튼실하고 비싼 놈으로 3마리 골랐습니다.

우리가 먹을 건 마리당 4~5천원짜리 갸녀린것들. 하지만 서울에서의 4~5천원짜리와는 비교불가입니다.

보통 서울에서 만원짜리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듯. 더구나 싱싱하게 살아있는 놈을 바로 잡으니 더욱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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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게 말고도 이놈을 먹을 목적을 가지고 왔습니다. 서울서는 비싸서 따로 시키기 아까운 개불!

Ball of Dog 이라는 명칭답게 정말로 Ball of Dog 같더군요. 건져올리면 사진의 저 구멍에서 찌익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까지 완벽 재현! '이놈 튼실하구나' 하며 잘못 잡았다간 반려동물 성추행죄로 잡혀들어가기 딱 좋을것 같은

멋진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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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불을 아시는 분들은 저걸 자를때 사진에서처럼 검붉은 피가 좍좍 쏟아져 나온다는걸 아시겠죠.

회를 먹을때마다 생각납니다만, 사람은 참 잔인한 동물이구나 싶은게 말이죠.. 우리보다 더 고등하고 힘있는

생물이 나중에 지구를 점령해서 양식장에 가둬놓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참 싱싱하네' 라고 미소를 지으며

살아서 날뛰는 사람들을 바로 칼로 죽죽 찢어발겨서 '귀한 거야~' 라며 내장을 바로 뽑아 건네주는 상상을 해 보곤

합니다. 해삼을 살때 가게 아주머니께서 없어서 못먹는다고 싱싱한 내장을 건네주시는 모습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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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먹히는 쪽을 사람으로 가정하면 이건 뭐 호러영화는 간판 내려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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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를 찜기에 넣고 기다리는 도중에 한 장. 찍으니까 사람들이 생긴것 만큼 희한한 사진을 찍는구나 동의해 줬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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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인 형님부부의 달달한 모습도 놓칠 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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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날의 주인공은 뭐니뭐니해도 게!

아랫쪽에 토막난 개불의 참혹한 모습이 보이지만 맛있긴 맛있습니다.

이제 인격적 수양에 더욱 정진해서 훗날 외계인이 쳐들어와

저를 회쳐먹으려 해도 웃으면서 이해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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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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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쨌건 맛있었습니다. 어서 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외계인 미식가분들. 제 결의를 증명할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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