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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제재즈축제'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8.28  대구국제재즈축제 - 김은미 재즈밴드 13
  2. 2012.08.28  대구국제재즈축제 - 브로큰 타임 6
  3. 2012.08.26  대구국제재즈축제 - 메인스트림 14
  4. 2012.08.25  대구국제재즈축제 - 한여름밤의 재즈 카니발 11
  5. 2012.08.24  대구국제재즈축제 - 요디제 뽕 디스빠레 10
  6. 2012.08.24  대구국제재즈축제 - 호리 히데아키 트리오 14

 

 

이번 대구 재즈축제 기간중 가장 장시간 공연 + 비맞아가면서 야외공연이라서

참가자분이나 자원봉사팀 쟈스지기분들이나 관객분들이나 어렵지만 꿋꿋히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이번 공연은 재즈 플루티스트 김은미씨가 이끄는 '김은미 재즈밴드' 가 맡아주셨습니다.

재즈밴드에 플룻이 들어가는건 꽤나 레어한 일인데요.

김은미씨는 작년 대구 재즈축제에서 'Standard Jazz Quintet' 이라는 밴드로 신비로운 재즈 플룻을 선보이신 적이 있죠.

 

이번엔 멤버들이 많이 바뀐것 같은데, 재즈에서는 이렇게 뭉쳤다 나눴다 하는게 흔한 일이라서.

 

 

 

작년 'Standard Jazz Quintet' 팀에서는 여성분이 피아노를 맡아주셨는데

올해는 오영준씨께서 멋진 연주를 선보여 주셨습니다.

SJQ 팀에 비해서는 보컬이 빠지고 기타와 테너 색소폰이 추가되었군요.

 

 

 

굉장히 서정적으로 생기신 드럼 분.

찍고나서야 안 사실이지만 단독 사진에서 전부 눈 감은 모습만 찍혀있더군요.

뭔가 좀 죄송한 느낌이 듭니다.

 

플룻이 메인이 되는 재즈밴드라는건 굉장히 독특한데요.

다른 파트들도 플룻의 이미지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부드러운 조화를 보여주십니다.

 

 

 

제가 관악기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플룻 소리도 참 좋아하는데

플룻이 재즈와 앙상블을 이룬다는 것은 사실 쉽게 예상하지 못하는 일이죠.

재즈의 거장 존 콜트레인같은 색소포니스트가 플룻으로도 연주를 하긴 했지만, 어쨌든 흔한 케이스는 아닙니다.

 

특히 플룻이라는 악기가 길들이기 보통 힘든 녀석이 아닌데, 자유분방한 기교가 필요한 재즈에 사용한다는 건

상당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소리내기는 쉬워도 연주하기는 어려운 악기라는 별명도 있으니.

 

재즈 견식이 짧아서 실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관악기의 왕이라 불리는 오보에를 재즈에 사용하는 분만 만나면 되겠네요.

 

 

 

테너 색소폰을 맡으신 신명섭씨는 꽤나 절재된 연주를 보여주십니다.

여러 밴드들이 촉박한 시간에 공연을 하다 보니 음향장비 세팅이 잘못될 때가 많아서

이번 공연에도 테너 색소폰쪽에 뭔가 문제가 좀 있었던 듯 하더군요.

 

플룻과 테너 색소폰의 협연이라,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플룻이 물론 여성스러운 악기이긴 하지만

숙달된 플루티스트의 손을 거친 소리는, 천성적으로 음역대가 고르지 않은 문제점을 모두 극복하고

오리지날 재즈가 갖추고 있는 야성적인 면까지 표현하는데 모자람이 없습니다.

 

작년에 비해 살도 좀 빠지신 듯한 김은미씨의 신들린 연주는 정말 놀라울 따름이더군요.

섬세하기 짝이없는 플룻으로 이렇게 열정적인 그루브를 선사해 주십니다.

 

 

 

기타와 베이스분은 수많은 장비와 앞쪽 사람들로 인해 사진 담아드리기가 힘들군요.

간신히 한장 건져서 올려봅니다.

 

음악과는 별개로 팀원 전체적으로 자기주장없이 차분하게 연주에만 몰두하는 분위기라서 약간 아쉽긴 했습니다.

예전처럼 곡 끝나고 잡담도 좀 돌리고, 멤버소개도 재밌게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좋을텐데.

이번 야외음악당 공연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역시 날씨와 시간의 문제였죠.

 

 

 

다른 밴드에 비해 솔로파트의 비중도 많이 적은 편이고 플룻과의 조화로움에 신경을 많이 쓰신 듯한 느낌이라서

묘한 매력은 철철 넘치지만 피로가 쌓여가는 관객들에게는 쉽게 다가올 수 있을지 조금 의문이었습니다.

 

이럴때는 하염없이 비내리는 하늘이 조금 야속하기도 하더군요.

전 라이브로 정말 듣기 힘든 플룻 재즈를 듣는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긴 했지만.

 

 

 

요즘엔 악보를 타블렛이나 휴대폰에 넣어서 보는게 유행인가 봅니다.

좀 전의 브로큰 타임 피아노분도 아이패드인 듯한 녀석으로 악보를 보시던데.

 

 

 

 

멤버들 모두 섬세한 성격이라는게 음악에서 풍겨져 나오는 듯 합니다.

테너 색소폰이라면, 작정하고 쳐 올라간다면 굉장한 장악력을 보여주는 파트인데도

조금씩 기대를 하며 들어봐도 결국 그런 느낌은 없이 맡은 부분에 충실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펑키한 재즈와는 전혀 느낌이 다른 부류이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재즈는 멤버들간의 개성을 즐기는 방법도 중요하니까

다음에는 좀 더 개성을 드러내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재즈축제가 시작된지도 벌써 2시간 30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비가 내리고 해서 점점 피로에 지쳐가시는 분들도 많을 듯 하네요.

전 판초우의 입고 이게 땀인지 비인지 모른 채 젖어가면서 촬영하느라 바쁩니다.

 

이번 공연은 아메리칸 재즈와는 느낌이 많이 다른 유럽 재즈의 진주를 들려주시는 브로큰 타임이 맡아주셨습니다.

미국 태생의 재즈라는 장르는 술과 마약, 윤락으로 가득찬 뉴올리언스의 밑바닥에서 천천히 일어난 음악이지만

전세계로 퍼져나가면서 각 지역별로 특색을 보이며 정착하는, 적응성이 매우 강한 녀석이라서 다양한 매력이 있죠.

 

 

 

대구 국제재즈축제의 모토중 하나가 '알려진 뮤지션뿐 아니라 알려져야 할 뮤지션도 함께하는' 축제이기 때문에

대구지역에서 재즈를 들어오신 분들에게는 나름 친숙한 그룹인 브로큰 타임의 경우 그 취지에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바로 전 공연인 메인스트림이 굉장히 대중적인 음악을 선보여 주셨다면

이번 브로큰 타임은, 이런 큰 공연장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독특한 해석의 음악을 피로합니다.

 

 

 

 

게스트로 참가해주신 Joep van Rhijn 씨의 색깔이 많이 입혀져서 더욱 독특한 음악을 선보여 주시는군요.

한국어로 '윱 반 립'이라고 읽는 듯 합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트럼페터로, 놀랍게도 저보다 어린 분이십니다.

 

격정적이고 즉흥적인 느낌의 미국 재즈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보여주는데요.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조화로운 음률을 중시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메인스트림 밴드가 워낙 활기넘치고 강렬한 음악을 들려줘서, 분위기가 급반전하는 지금 관객들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더군요.

 

 

 

 

팀의 리더인 색소폰 홍정수씨와의 듀엣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완전히 다른 성향의 플레이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만

이렇게 색깔이 다른 분들이 멋진 화음을 연출해 주시는 모습은 왠지 흐뭇하네요.

 

 

 

 

이 팀에서 가장 다채로운 표정변화를 보여주시는 베이스 장진호씨입니다.

역시 팀에 한두분 쯤 이렇게 멋진 표정을 보여주시는 분이 있어야 라이브 재즈를 즐기는 보람도 있죠.

 

 

 

 

유럽 재즈는 그닥 들어보질 않아서 이번 연주만으로 뭐라고 설명하기는 참 난감하지만

재즈라는 큰 흐름에 있어서는 당연히 같은 길을 가고 있어도

미국 재즈에 비해서 잘 짜여져 있다고 할까, 미국 클래식 재즈와는 다른 의미의 클래시컬함이 느껴집니다.

 

과장되지 않고 정도를 걷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퍼커션의 김남훈씨는, 배포된 팜플렛에 드럼이라고 적혀버리셨군요.

실제 드럼인 최권호씨는 아예 이름이 지워져 버려서, 브로큰 타임 소개에는 4명만 적혀있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미 5회째를 맞이하는 대구 재즈축제인데, 이런 치명적인 미스를 범하는 건 아쉽습니다.

디자인에 신경쓰는것도 좋지만 관객들이 바라는 건 플레이어들에 대한 좀 더 정확한 정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되겠죠.

 

 

 

이어지는 곡들이 전체적으로 통일된 분위기를 계속 내주고 있어서

부드러운 곡 하나 -> 신나는 곡 하나 이런 형식으로 진행되는 방식보다 좀 더 진지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방금 전까지 종이악보가 놓여있던 곳에는 아이패드틱해 보이는 무언가가 놓여있군요?

 

타블렛들이 실생활에 적절히 활용되는 모습입니다. 바람이 심했는데 이녀석은 휘날릴 걱정도 업네요.

 

 

 

메인스트림 밴드의 공연에 맥주가 필요했다면

이번 브로큰 타임의 공연에는 따뜻한 드립커피 한잔이 필요하다는 느낌입니다.

왠지 흩날리는 빗방울 속에서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군요.

 

Joep van Rhijn 씨의 트럼펫은 과장되지 않은 정직성이 느껴져서 편안해집니다.

 

 

 

중앙부 관객석은 예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각종 장비때문에 천막을 칠 수 없었는데도

많은 관객들이 우의와 우산으로 비를 커버하면서 그곳에 앉아 음악을 감상중입니다.

 

역시 재즈 매니아들이란 이래야죠. 저 역시 카메라 촬영이 없었다면 그냥 우의에 우산 쓰고 저기 앉아 있었을 듯.

 

 

 

테너 색소와 트럼펫의 조화가 이렇게 감칠맛 나는 소리를 들려준다는데 살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멤버들 전부 양념같은건 치지 않고 우직하게 나가보자는 느낌이 드는 제대로 된 하모니를 들려주십니다.

 

트럼펫이 좀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만, Joep van Rhijn 씨의 표정변화가 별로 없어서

중간중간 베이스 장진호씨의 다채로운 표정을 감상하는 것도 포인트더군요.

 

 

 

이제껏 찍어드릴 찬스가 생기지 않았는데

솔로파트에서 드디어 제대로 된 조명빨을 받은 드럼의 최권호씨가 그 날개를 펴기 시작합니다.

 

역시 솔로파트에서 제일 시원한 박수를 받는 쪽은 이 드럼이죠.

마음껏 후려치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시간적으로 부족한 건지, 제대로 된 무대인사는 건너뛰고 간략하게 인사만 한 후 다음 공연으로 넘어가는군요.

저야 뭐 새벽까지 밴드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음악 감상해도 관계는 없지만

워낙 많은 팀이 공연하는 날이어서 시간배분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아쉽긴 하지만 다음 공연때는 각 그룹별로 토크타임을 따로 배정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더군요.

 

 

 

두 팀의 공연이 끝나고 개회사가 시작됩니다. 사회자로 박라온씨도 참가하신걸 보니 이제부터가 본방이라는 느낌이네요.

비는 여전히 그칠줄을 모르고, 자원봉사팀 쟈스지기분들은 분주하게 관객들에게 비닐 우의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전 판초우의를 덮어쓰고 있지만 워낙 낡아서 방수기능은 많이 떨어져 있고, 카메라는 비맞을 때가 많아서 조금씩 걱정입니다.

 

박라온씨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재즈계의 아이유'라는 멘트를 지속적으로 날리고 계시는데요.

저야 뭐 아이유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자학개그에 들어가는 건지?

 

 

 

대구쪽 조직위원장님 축사와 대구시장 인사 등등이 예전처럼 끝나고 공연이 시작하나 했는데

올해는 깜빡 게스트께서 출연하셨습니다. 대구 재즈축제와 협력관계에 있는 일본 스미다 재즈 스트리트의 실행위원장이신듯 한 분께서 등장.

 

재즈계의 아이유씨가 일본어를 잘하셔서 즉석 통역해 주셨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배웠으니 그냥 들었습니다만.

강인한 몸체에 표현력 풍부한 이마를 가지신 이분은 목소리가 루이 암스트롱처럼 걸걸해서 뭔가 신기하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스미다쪽 축제와 이쪽 축제 왔다갔다하면서 너무 지르는 바람에 목이 완전히 쉬어버렸다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간단하게 노래도 한곡 뽑아주시고... 개그끼가 넘치는 분이셨습니다.

 

 

 

갑자기 웃통을 훌떡 벗어제껴서, 재즈하는 사람들이란 역시 이런 부류인가 하고 놀랐는데

사실은 티셔츠를 두겹 입고 있었는데 잘못해서 둘다 끌어올린 사고일 뿐이었습니다.

 

입고 있던 셔츠는 스미다 재즈 스트리트 홍보 티셔츠였는데, 대구쪽 조직위원장분께 우호의 선물로 드리려는 이벤트였네요.

아무래도 땀과 비에 젖은 녀석이라서 바로 입어볼 순 없겠죠.

 

 

 

인사말은 짧게 끝내는게 관객을 위한 것이니, 정리할거 정리하고 바로 공연에 들어갑니다.

이번 공연은 작년 대구 재즈축제에도 참가했던 '메인스트림' 이라는 밴드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공연중인 인기밴드라고 알고 있습니다. 작년 재즈 축제때는 저하고 타이밍이 안맞아서 관람을 못했는데 잘됐네요.

머릿수가 많아서 음도 풍성하고 분위기 띄우는데 좋은 가벼운 스윙을 선사해 주시는군요.

 

 

 

어제 'Art Factory 청춘' 에서도 요디스 뭐시기 하는 DJ 분이 광란의 파티를 만들어 주셨는데

우연이겠지만 오늘 메인스트림 밴드에도 디제잉을 하시는 분이 있네요.

다양한 디지털 이펙트로 인해서 얼핏 고리타분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재즈라는 장르에 젊음의 힘을 나눠줍니다.

 

 

 

솔로파트에서 아무래도 가장 열광적인 호응을 받는 악기라면 단연 드럼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역시 색소폰에 애착이 있다 보니 색소폰 솔로에서는 저절로 어깨가 들썩들썩하는군요.

 

지향점이 그런 밴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리지날 재즈의 향기보다는 일반적인 대중가요의 향기가 풍기는 듯 합니다.

야외음악당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공연이라서 관객과의 적절한 소통에는 이런 가볍고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이 어울리겠죠.

 

 

 

사진 찍고보니 어쩐지 미미시스터즈 생각이 들었던 키보드 분들입니다.

 

 

 

DJ 분께서는 본인 목소리로 디지털로 변환해서 살짝 기괴한 음색을 만들어 주십니다.

그러고보니 저기 저 스티커, 아시는 분은 다들 아시겠죠?

 

 

 

가볍게 한곡 끝나자 보컬분들이 들어오십니다.

여성보컬분은 조그만 몸집에서 아주 파워풀한 목소리를 뿜어내시더군요.

음역도 넓고 어느 영역에서도 미성을 유지하시니 밴드와 관객 두쪽을 모두 잡아냅니다.

 

단지 그것과는 별개로, 어마어마한 하이힐을 신고 계시는걸 보고 자칫하다가 뽀각 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되긴 했네요.

 

 

 

아무래도 두분 모두 재즈를 주류로 하시는 분은 아닌 듯 하고

다양한 대중음악에 밴드의 색을 입혀서 해석하는 방향으로 진행을 합니다.

 

나이드신 분들이나, 저처럼 대중가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도 금새 친숙해질 수 있는 느낌입니다.

반대로 해석하자면, 저같은 경우엔 역시 재즈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이곳을 찾아온 것이다 보니

오리지날 재즈가 갖는 천의 얼굴과 같은 개성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만, 이번 공연은 지극히 대중 지향적인 공연이니까요.

 

 

 

분위기 타는 곡을 위해서 비눗방울 머신이 작동하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이야 보기 좋겠지만, 저처럼 비때문에 노심초사하는 찍사는

비눗방울이 카메라 렌즈에 갖다박힐까 싶어서, 마치 부유기뢰를 피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며 촬영중이었죠.

 

 

남자보컬분은 훤칠하기 짝이 없는 외모에

여자보컬분은 하이힐을 신어도 어쨌든 조그만 분이시라서

 

거의 일렬로 세워놓고 찍은 이 구도에서도 원근법을 무시하는 초자연적인 사진을 만들어 주십니다.

 

 

 

두분 참 친해보이시네요.

색소폰 분은 노래도 잘하십니다. 다재다능하시군요.

 

 

 

드럼이나 키보드 등 후방에 위치한 분들은 사진을 제대로 담아낼 수가 없어서 죄송햇습니다만

위치도 좋고 조명도 좋고 반짝반짝 색소폰까지 들고 계시니 찍기도 좋네요.

 

 

 

맴버가 많다보니 시야가 가리긴 해도, 어찌어찌 포지션을 잡아서 기타와 베이스분을 담아봤습니다.

신나고 활기찬 색소폰과 보컬분들에 비해서 묵묵하게 연주를 계속하고 계십니다만, 그게 또 매력이죠.

 

 

 

관객들이 신나하는 음악 중심이라서 호응도도 높았습니다.

자꾸 앵콜을 연발하니, 기다리는 다른 밴드들 때문에 난감하지만 짧게나마 앵콜도 추가하셨습니다.

 

날씨가 영 엉망이고, 오늘 하루 총 6팀이나 공연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촉박한 터라 밴드분들도 여러가지로 난감하시겠더군요.

 

젊음넘치는 메인스트림 밴드였습니다.

 

 

 

22일 'Art Factory 청춘'에서의 공연이 전야제 느낌이었다면

23일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한여름밤의 재즈 카니발'은 대구 국제재즈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공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공연은 국제육상선수권대회와 맞물려서 성대하게 진행되기도 했고

좀 덥긴 했지만 날씨도 화창해서 산책나온 사람들까지 몰려드는 덕에

좌석은 금새 가득 차고, 뒤의 잔디밭에도 가득가득 모여들어서 대성황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어지는 폭염에 견디지 못하고 하늘이 무너지기 시작한 날이 딱 이때쯤이어서

아침부터 공연이 시작되는 저녁 7시까지도 꾸준히 비가 쏟아지고 있군요.

 

혹시나 싶어서 오늘 공연 하는지 문의전화까지 넣어봤는데, 비가 와도 공연은 진행한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관객들이 모이지 않을 것은 뻔한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공연을 취소할 수는 없겠죠.

 

역시나 공연장에 도착하니 좌석의 1/10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중입니다.

그렇지만 작년에도 그랬듯 공연이 시작되고 나면 조금씩이나마 사람들이 모여드니

잘하면 좌석의 절반 정도는 머릿수가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세 파트로 나뉜 좌석의 양쪽 사이드에는 그나마 비를 피하기 위한 천막이라도 세워져 있었지만

촬영과 음향장비가 설치된 중앙 좌석부는 시야를 가릴 수 없어서 천막도 없습니다.

 

프레스 신분인 제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게 도움이 되는 편이죠. 어차피 판초 우의 덮어쓰고 돌아다녀야 하니까.

자전거 여행때 신세를 졌던 판초우의를 오랜만에 꺼내입으니 살짝 감회가 새롭습니다.

 

 

 

대구 재즈축제의 단골 진행자 평론가 권오성씨가 어김없이 등장하십니다.

어라 박라온씨는 어디? 라는 의문을 품고 있으니, 일단 개회사에 앞서서 식전행사 개념의 공연이 두가지 준비되어 있다고 하시네요.

글쎄요. 아무래도 인사 한마디 해야 하는 어디의 높으신 분이 늦게 와서 이러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듭니다만.

 

비때문에 곤란한 쪽은 관객보다는 사실 진행요원들이죠. 지금 아주 정신없을 듯 합니다.

오늘은 참가 팀이 많아서 시간도 부족하고, 날씨는 엉망이고 해서, 언뜻 보이는 무대 뒤의 스탭들의 긴장한 표정이 역락합니다.

 

 

 

 

시작을 끊은 팀은 김명환 퀄텟이라는 재즈밴드입니다.

김명환씨는 대구의 재즈매니아들에게는 유명한 까페 '클럽소공'의 주인장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분명 많이 봤었다는 느낌은 드는데, 확실히 기억하는건 '호우앤프랜즈' 에서 드럼을 맡으셨을 때로군요.

그러고보니 호우 & 프랜즈에서 '프랜즈 부분이 이번에 나오신 퀄텟분들인것 같은 느낌이...

 

밴드해먹고 살기 참으로 빡빡한 한국에서, 그것도 그나마 나은 서울보다 훨씬 더 빡빡한 대구인데

요즘 클럽소공 홈페이지도 들어가지지 않고, 가끔 시내 나가서 걸어다닐때도 영업을 하지 않으시는것 같아서 조금 걱정입니다.

 

 

 

 

피아노의 김정식씨입니다. 우람한 체격이시라고 꽝꽝 때려대는 분이라고 생각하시면 곤란.

물론 파워넘치는 연주도 하십니다만 섬세한 연주도 잘 하시죠. 덩치와 섬세함은 꼭 반비례관게가 아닙니다. 저를 포함해서.

 

 

 

 

 

중앙부 좌석은 천막이 없는데, 그럼에도 이렇게 우산 펴들고 공연을 감상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역시 진정으로 음악을 즐기는 분들에게 비 따위는 장식일 뿐이죠.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트럼펫 배선용씨입니다. 요 근래 앨범을 내셨다는걸로 기억하는데, 제가 요즘 음악에 신경쓸 여력이 별로 없는 인생을 살아서리...

관악기를 좋아하다보니 트럼펫도 좋아하는 악기입니다. 클라리넷이 여성의 숨소리라면 트럼펫은 남성의 숨소리라고 개인적으로 생각.

 

 

 

뭔가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김정식씨 외에는 전부 동네 산책나갔다가 돌아오신 듯한 편안한 옷차림이시군요.

베이스의 강성민씨도 언뜻 보입니다. 포지션상 배선용씨가 주목받는 위치라서 강성민씨 찍어드리기가 쉽지 않네요.

 

관객들도 좀 늦게 도착하는 편이고, 비가 이렇게 내리다 보니 재즈축제라는 큰 틀에서 본다면

스타트를 끊는 김명환 퀄텟 분들이 부담이 좀 클것이라고 걱정도 해봤습니다만, 시동 거는데는 충분한 음악을 들려주셨습니다.

 

 

 

어렵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은, 귀에 착착 감기는 시원시원한 음악으로 거친 날씨를 날려버리는군요.

시간이 촉박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주 끝나고 무대인사가 없이 바로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게 약간 아쉽긴 했습니다.

 

재즈공연때 중간중간 인사말 듣는게 소소한 낙인데, 이런 면에서는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운 소규모 까페가 더 좋긴 하죠.

훗날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대부분의 밴드들이 중간 소개 없이 음악만 연주하고 돌아가시는 걸로 봐서

시간적인 문제가 컸지 않나 예상해 봅니다.

 

 

 

맥주라도 한잔 들고왔으면 판초우의 속에서 빗소리와 함께 음악 들으며 한잔 마시면 완벽하겠는데

프레스로 초청받아 온 몸이라서 그렇게까지 태만할 수는 없죠.

 

음악을 귀에 계속 집어넣으면서도 사진 찍으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조금씩 집중이 흐트러집니다.

다음 재즈축제에는 프레스 자격은 사양해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 촬영보다 감상이 저한테는 더 중요합니다.

 

 

 

물론 느긋하게 듣다가 조금씩만 사진 담아도 문제없긴 한데

성격 자체가 일단 감투를 쓰면 받은만큼 일을 해야 한다는 타입이라서, 그게 그리 쉽지가 않네요.

 

이동해서 사진 좀 찍고, 2~3분 정도 음악 감상하고 다시 슬금슬금 이동하고 하고 있습니다.

관객이 적다고 해도 관람에 방해가 되면 안되니 허리 숙이도 움직이는것도 고역이네요.

 

 

 

공연 첫 순서는 까페에서 자리잡고 한숨 돌리며 마시는 드립커피 한 잔과 같은 느낌입니다.

과격하거나 개성이 폭발하는 그런 음악은 아니지만 흠잡을 데 없는 안정된 연주로 분위기를 올려 주시는군요.

 

어두침침한 카운터에서 마니티 한 잔과 함께 하는 쿨 재즈와는 달리, 넓직하고 금욕적인(?) 야외공연장에서는 이분들 음악이 참 어울립니다.

 

 

 

마지막 곡을 들을 때쯤에는 보통 귀에 잘 남아있는 인상적인 파트가 조금씩 확립이 되는데

이번 김명환 퀄텟은 연주 끝까지 딱히 어느 파트가 튄다는 느낌 없이 조화롭습니다.

이런 것도 참 좋구나 싶네요.

 

 

 

이어지는 연주는 Jazz Duction 이라는 젊은 그룹이 맡아주셨습니다.

저는 처음 보는 밴드라서 미지의 영역에 대한 기대감이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었군요.

다들 젊은 분들인데, 알토와 테너 색소가 리드하는 그룹입니다.

 

 

 

그러잖아도 재즈 기반이 너무나 열악한 한국인데

젊은 피가 이렇게 계속 수혈된다는 건 멋진 일입니다.

좋아서 하시는 것이겠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자원봉사 받는 것처럼 황송한 기분도 들고.

 

제가 좋아하는 색소폰이 더블로 나와서 더욱 흥겨운 느낌입니다.

 

 

 

드럼 분의 머리스타일이 참으로 인상적이라서 자꾸 카메라가 돌아갑니다.

그런데 저 스타일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게 더욱 대단하군요. 아무나 하는 머리가 아니죠.

 

하늘로 치솟는 패션 센스에 비해서 드럼은 살짝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워낙 인상적인 분이라서 한장 더.

요즘 젊은 밴드분들은 왜 이리 훈남훈녀가 많지...

 

 

 

홍일점 피아노분도 굉장히 우월한 외모를 자랑하시는군요.

그런데, 올해 재즈축제 홍보 팜플렛이 너무 부실해서 이분 성함도 안 적어놓으셨습니다.

 

그나마 다음에 포스팅할 브로큰 타임 멤버들도 이름이 뒤바뀐 체로 프린트 되어 있고.

아무리 무료로 배포하는 책자라지만 이렇게 성의없이 만든다면 비판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경을 쓰여야 할 부분이군요.

 

 

 

저야 그렇게까지 공연을 많이 찾아다니는 편이 아니라서

이 분들 경력이 어떻게 되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 번도 접한 적이 없는 분들입니다.

대구를 대표하는 재즈 축제에서 공연을 펼칠 정도라면, 최소한 팜플렛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시해 주셔야 하죠.

 

충분히 인지도있는 유명 밴드 멤버들에 대한 소개가 충실하고, 이렇게 잘 모르는 밴드들은 한두 줄로 설명 끝내버리는건

이 축제의 취지에 맞춰 생각해 볼때, 주객전도가 아닌가 합니다.

 

 

 

베이스나 드럼, 퍼커션 같은 파트의 경우

항상 여러가지 자재들과 멤버들의 철벽 수비로 인해서 사진을 담기가 쉽지 않죠.

그나마 이번에는 프레스 카드를 목에 걸고 왠만큼은 종횡무진할 수 있기 때문에

콩알만한 심장으로 조금씩이나마 자리를 옮겨서 간신히 몇 장 건질 수 있었습니다.

 

위치상으로도 그렇지만, 음악적으로도 뒤에서 묵묵히 리듬을 책임지는 분들이라서, 관람 중에도 신경이 좀 더 쓰입니다.

 

 

 

중간에 색소폰 마이크가 휙 돌아버리는 바람에 난감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그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준 Jazz Duction 이었습니다.

 

아직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한 편이라고 하기는 조금 모자라지만 무대장악력이랄까, 임팩트를 주는데는 능력이 있네요.

피아노분이 약간 조심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약간 더 텐션을 올린다면 두 대의 색소폰과도 좋은 조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역시 무대 인사는 있는듯 없는듯 넘어가 버리고, 개회사 준비로 넘어가는군요.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한 재즈공연에서는 참 아쉬운 일인데... 근래 관람한 공연 중 거의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엔 제발 화창한 하늘 아래에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네요

 

 

호리 히데아키 트리오의 공연이 끝나고 다음 공연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생판 듣도보도 못한 '요디제 뽕 디스빠레' 라는 의미불명의 문자가 공연안내서에 적혀있군요.

악기는 전부 사라지고, 조명기기와 노트북, 일렉트로닉 믹서가 준비되는 것을 보고 아주 약간은 감을 잡았습니다.

 

사실 이번 공연은 재즈라는 장르와는 거의 관계가 없지만, 이곳이 'Art Factory 청춘' 이라는 공연장이다 보니

오늘 밤 신나게 한번 청춘을 흔들어보자는 의미에서 기획하셨다는 듯. 오늘밤은 재즈축제의 전야제 같은 성격이니까요.

 

 

저는 청춘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엔 좀 늙었고, 겉모습은 중년을 넘어서는 위엄을 보이며, 태어나서 한 번도 클럽에 가본적이 없는고로

사막 한가운데 떨어진 듯한 기분이었습니다만, 일단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으니 순수하게 프레스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자고 다짐합니다.

 

 

 

본명은 모르고, DJ 이름이 '요디제 뽕 디스빠레'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평범한 조명아래선 지극히 평범해 보이시는 분이 조금 쑥스러운 듯 인사를 합니다.

조금 전까지 놓여있던 의자와 테이블은 전부 치워버렸고, 넓직한 홀이 만들어졌네요.

관객들은 모두 스탠딩 상태로 대기중입니다. 앞으로 일어날 광란의 시간에 동참하기 위한 준비자세인듯 합니다.

 

영화 등에서 간접 경험한 클럽 분위기를 떠올려보면, 아마도 엄청 어두운 곳에서 현란한 광선이 홀을 매우는 그런 모습일 것 같아서

어두운 망원렌즈로 담을 수 있는 사진은 없다고 판단하고, 혹시나 싶어 가져온 35mm 단렌즈를 장착합니다.

어차피 AF 따윈 맞지도 않을테니 수동렌즈라고 해서 어려운 건 없겠군요.

 

 

 

춤추는데는 관심이 없지만 이것저것 잡지식을 머리에 집어넣는걸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예전에 DJ에 대해서 조금 들어본 기억이 있군요. 이게 쉬워보여도 사실 예술의 경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숙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일단 분위기를 띄우는건 DJ 분의 역할이니, 조명이 돌변하고 나서 힘차게 스타트합니다.

 

 

 

그런데 관객들이 몸을 좀 움찔거리기도 전에 장비 에러로 잠시 중단되어 버렸네요.

DJ 분이 굉장히 뻘쭘하시겠지만, 아날로그가 아닌 풀 디지털 믹싱이다 보니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겠죠.

 

 

 

세팅이 다시 완료되고 본격적으로 디제잉이 시작됩니다. 까페를 가득 채우는 비트와

카메라 센서를 작살낼듯한 강렬한 조명이 분위기를 돌변시키는군요.

 

과묵한 신사의 나라 대구라서 그런지 선뜻 홀 중앙으로 돌격하는 분들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익숙한 듯 금새 리듬 타시는 분들이 몇몇 보입니다. 저하고는 사는 세상이 다르네요.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싶지만, 스트로보 없이 이곳에서 사진을 촬영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마 프레스용 최고 플레그쉽에 F1.4 정도 되는 단렌즈라면 간신히 촛점 맞출 수 있을지도.

 

어차피 육안으로 봐도 뭔가 눈앞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정도밖에 보이지 않으니

사진도 그런 식으로 나와주는게 정상이겠죠.

 

 

 

수동렌즈라서 촛점도 대강 맞추고 그냥 셔터를 눌러재끼면 됩니다.

왠지 이렇게 찍는게 초상권 신경쓸필요도 없고 좋군요.

디제잉이 그렇겠지만, 다양한 음악과 비트가 묘하게 계속 연결되어 끝이 없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렇게 음악에 맞춰 끝없이 흔들어 대는게 청춘의 에너지일까요.

 

 

 

저는 이쪽 방면에 경험이 부족해서 디제잉 실력이 어떤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셔터를 누르고는 있습니다만 마음은 붕 떠서 나는 어디? 여긴 누구? 상태입니다.

 

 

 

가끔씩 제대로 된 듯한 사진도 좀 남겨주고.

DJ 분께서 저런 포즈를 잘 취하시길래 타이밍 맞춰서 한번 담아봤습니다.

왠지 플래툰 생각이 나긴 하네요.

 

 

 

춤추기 싫은데 억지로 추실 일은 없을테고

다들 재미있게 방방 뛰면서 비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좋아서 추는 거라면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칼로리 소비도 되고 나쁠거 없군요.

 

 

그래도 여전히 쑥스러운건 쑥스러운지, 홀 중앙에는 어지간해서는 사람들이 잘 안서는군요.

가끔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용감하게 뛰어드는 분들이 있긴 하지만 효과는 미미합니다.

 

방금 전까지 재즈 듣던 곳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알콜의 힘을 좀 더 빌려야 할런지.

 

 

 

그래도 분위기 좋을대는 기차놀이도 하면서 재밌게들 노시더군요.

전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데 흡수될 수 없는 성격이고, 애초에 흡수되려고 노력하는 성격도 아니라서...

 

그래도 뭔가 웃으면서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는건 좋아합니다. 남들 웃는 모습 보는게 기분나쁠 리가 없죠.

 

 

 

대구 국제재즈축제는 여러 젊은 자원봉사단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활동명은 '쟈스지기'입니다.

이 쟈스지기 분들도 신나게 흔들어 대시고, 촬영 맡으신 분은 이동하면서 마구 난사를 하시더군요. 재미있는 사진이 나올 듯.

 

사실 이런 공연에서는 스트로보 마음껏 터트려도 뭐라 할 사람 없겠지만, 애초에 갖고 오질 않았으니 뭐.

 

 

 

강렬한 조명은 디지털 카메라 센서에 별로 좋지 않죠.

강한 인공광원은 센서 표현의 범위를 넘어서 이미지가 깨지는 현상이 발행합니다만

이 상황에서는 왠지 이런 이미지가 더 어울리는군요.

 

 

 

그래도 DJ 분은 정상적으로 찍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한 번도 제 인생과는 관계가 없었던 공간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재즈와는 관계없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네요.

 

 

 

마지막으로 장노출 한번 남겨봤습니다. 당연하지만 사람 몸에서 빛나는게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의 유령처럼 나왔습니다만, 이것도 당시의 불타는 청춘이라는 느낌을 표현하는데는 괜찮은 것 같네요.

 

 

 

12시가 넘어서 공연장을 나왔습니다만, 들어갈때는 멀쩡했던 하늘이 나갈 때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군요.

우산을 갖고 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냥 장대비를 맞으면서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집까지는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니 별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카메라 가방도 방수기능은 갖추고 있으니 뭐.

눈뜨기 힘들 정도로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김광석씨의 모습이 이 빗줄기와 너무 어울리는 바람에

후다닥 카메라를 꺼내서 한 장 담아낼 수밖에 없었네요. 음악이 넘치는 하루였습니다.

 

 

어김없이 대구국제재즈축제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여행중이었던 2010년에는 관람하지 못했지만 그 외엔 대강대강 보러 가던 공연인데요.

작년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덕에 재즈축제 규모도 상당히 커져서 화려한 여름밤을 보낸 기억이 납니다.

 

올해는 일단 육상대회도 끝이 났고 해서 규모는 작년에 비해 조금 아담해 진 편입니다만

여전히 상당한 실력파들이 여기저기서 참가해 주시는 덕분에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번에는 대구에 특화된 문화이벤트 소설커머스 사이트인 '이놀자'에서 전 공연 무료관람, 사진촬영이 가능한 프레스 데뷰어 안내를 해주셔서

작년과 달리 좀 더 정식으로 활동하면서 마음껏 재즈를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습니다.

프레스라고 해도 수성아트피아 공연 외에는 원래 촬영에 문제가 없는 공연들이라서

가끔 공연에 너무 몰입하다가 촬영하는걸 까맣게 잊어버리고는 했는데, 이번엔 정식으로 데뷰어 자격을 얻었으니 자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공연을 무료 관람 + 프레스 자격을 얻는 대신 제가 제공해야 할 것은 이렇게 블로그에 리뷰 쓰고, 태그와 제목에 규정 단어 넣고

데뷰 배너를 포스팅에 삽입하는 것 정도입니다. 처음 해보는 거라 생소하네요.

 

 

이렇게 넣으면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6일간 여러 장소에서 펼쳐지는 이번 재즈축제의 첫 단추는 'Art Factory 청춘'에서 시작하는군요.

원래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전야제를 하는 날이기도 했는데, 대구가 하필 이날부터 비가 들이붓고 있어서

실제로 축제의 스타트라인은 이곳에서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제 서식지와 매우 가까워서 편리한 곳인데, 대딩때 홍대 근처에서 익히 보아오던 까페형 공연장입니다.

열악한 면이 많았던 홍대 지하까페보다는 훨씬 넓직하고, 제대로 된 까페 시설도 갖추고 있어서 음악과 커피를(혹은 맥주를) 즐기기에 부담없는 곳이네요.

물론 음향시설이야 수성아트피아 같은 곳과 비교할 수 없지만, 관객과의 거리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이런 곳이

오히려 재즈공연과는 더 어울리는 법이죠. 작년엔 이런 곳에서의 공연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올해는 시작부터 느낌이 좋습니다.

 

 

 

이곳의 담당자분이신듯 한데, 공연 시작하기 전에 간단하게 참여 그룹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처음엔 사람이 별로 없더니 차근차근 모여서 홀을 꽉 채우더군요.

촬영하는 입장에서는 동선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곳이라서 난감하지만, 재즈 공연 즐기는데는 특화되어 있으니 뭐.

 

 

 

재즈 색소포니스트 홍순달씨가 첫 번째 그룹인 호리 히데아키 트리오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니다.

한국에서도 인지도 높지만, 홍순달씨는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중이시라서, 이번 트리오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군요.

 

전 호리 히데아키라는 분을 들어본 적이 전혀 없어서 대체 어떤 타입인가 궁금증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대구 재즈축제와 상호관계를 맺은 일본의 스미다 재즈축제도, 말만 많이 들었지 가본적이 없네요.

 

 

 

홍순달씨의 설명으로는 떠오르는 신예중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가진 분들이라고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쪽 밴드들과 달리 뭔가 쑥쓰러운지 살짝 인사하고 후다닥 자리를 잡아 들어가는 트리오 분들.

리더인 피아노의 호리 히데아키씨는, 홍순달씨가 서태지 닮았다고 하셔서 기대했는데 피아노 위치상 얼굴이 안보입니다.

 

피아노와 컨트라베이스, 드럼으로 이루어진 훈훈한 밴드로군요. 훈남 세명이라서 더욱 훈훈한지?

 

 

 

제 카메라는 요즘 나오는 입문형 카메라보다도 고감도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녀석이라서

특히나 이런 어두운 실내공연 촬영은, 부탁받는게 이쪽에서 죄송할 정도로 결과물이 형편없습니다.

원래 주로 찍는게 주광 사진인 탓에 카메라를 고감도에 강한 녀석으로 바꿀수도 없고.

 

초대해 주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사진들 뿐이지만 그래도 어쩌겠나요. 열심히 올리는 수 밖에.

 

 

 

호리 히데아키씨는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자꾸 궁금증만 더해갑니다.

처음 접하는 밴드라서 첫 곡이 인상을 결정짓는데 큰 역할을 하죠.

뭔가 듣고 있으면 생김새에 딱 맞는 스타일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종종 발랄한 느낌이 들지만 기본적으로 차분하고 섬세한 느낌이군요.

 

 

 

드럼을 맡고 있는 우미노 슌스케씨입니다. 왠지 여자사람한테 다정할 것 같은 얼굴.

이 트리오는 멤버들이 전부 동안이신 듯 한데, 우미노씨가 79년생으로 가장 어립니다. 아까 얼핏 본 바로는 호리 씨가 더 젊어보였는데...

표정변화가 다양한 분이신데 제대로 잡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네요.

 

 

 

베이스의 타카세 히로시 씨는 멤버중 가장 연장자인데, 나이차가 8~9살이나 나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군요.

타카세 씨의 멍한 눈빛이 의도와는 달리 찍힌 것 같지만, 재즈의 눈빛교환을 보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입니다.

 

유럽쪽 밴드에 비해 아시아쪽의 재즈 밴드들이 확실히 호흡 맞추기에서 능숙한 느낌입니다.

멤버 개개인의 개성은 유럽 쪽이 좋은데, 협동이라는 면에서는 이족이 더 능력을 발휘하는 듯.

사실 이것도 개인 실력이 상당히 뛰어나야지만 제대로 된 음악이 나오니, 이분들 상당히 실력자입니다.

 

 

 

베컴머리의 타카세 씨가 여러가지로 눈에 잘 띄는 편이군요.

유머감각도 풍부할 듯 하시고, 얌전한 옷차림 하신 다른 두분과는 달리 패션 감각도 남다르고, 거기다 컨트라베이스의 위용까지.

 

반대로, 타카세 씨와 눈 맞추느라고 자꾸 고개를 저쪽으로 돌리는 호리 씨는 여전히 한 번도 얼굴을 잡질 못하고 있습니다.

공연장 반대편으로 가면 담을 수 있을까 싶은데, 홀이 관객으로 꽉 찬 상태라서 동선 확보가 힘드네요.

촬영차 오긴 했어도 저 역시 기본적으로 공연 즐기러 온 사람이기 때문에, 방해받고 싶지도 않고 방해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사진이야 남길 수 있을만큼만 남기고 음악 감상하는게 좋을 듯.

 

 

 

아주 잠깐씩 얼굴이 보일듯 말듯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차피 느긋하게 기다리다 보면 곡이 끝나고 인사할 시간이 있으니 별 문제는 아니지만.

동네 빵집에 빵사러 나온듯한 편안한 옷차림으로 부담되지 않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데

저보다 나이가 많다는게 사실 믿어지지 않는 얼굴이군요.

 

한국에 처음 오는데, 요즘 독도문제때문에 시끄러워서 그런지 겁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이 트리오의 연주는 뭐랄까, 사이도 좋고 화합도 잘 되고, 종합적으로도 참 세련되고 기교있는 느낌을 주는데

한국에서의 첫 공연에 대한 부담인지, 원래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그 자연스러운 앙상블때문에 살짝 단조롭다는 느낌도 듭니다.

 

호리 히데아키씨 홈페이지를 둘러보던 도중 어마어마한 스케쥴표를 보고 이래도 되는건가 싶었는데, 한달에 공연 없는날이 2~3일 밖에 없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스미다 재즈축제 공연 마치고 바로 한국으로 날아오셔서 정신없을 듯 한데, 이 정도 조화를 이뤄내는것도 대단할 따름이네요.

멤버들이 기본적으로 탄탄한 실력이라서 연주에는 큰 무리가 없겠지만, 그 때문인지 좀 더 장난끼있고 현실감이랄까... 그런 느낌이 약간 부족한 듯 합니다.

 

 

 

사실 매번 이 멤버로 공연하는것도 아니라서 딱히 리더라고 할 만한 위치도 아니겠지만

이 트리오는 정말로 어느 한쪽이 튀는 일 없이 자연스러운 음악을 들려줍니다.

살짝 어두운 까페에서 술 한잔이나 커피 한잔과 함께 느긋하게 앉아서 감상하기엔 더없이 적합한 밴드라는 느낌.

 

촬영 동선이 이렇게 제한될줄 알았으면 저도 일찌감치 자리 하나 만들어놓고 앉아서 촬영해도 문제가 없었을 것 같네요.

좀 돌아다녀 볼까 해서 자리잡지 않고 서 있었는데, 서 있어봤자 움직일 공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연주에서는 리더가 필요없지만, 타국에서 긴장 타며 멤버 소개할 때가 리더의 역할이 빛나는 듯 합니다.

사진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앳되보이는 호리 씨의 얼굴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옆에 같이 서있으면 아마 저 멤버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로 보일 자신이 있을 정도로.

참고로 컨트라베이스의 타카세 씨와는 10년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제가 더 늙어보여요. 이건 자랑할일은 아니지만.

 

쑥쓰러운듯 열심히 준비해온 한국어로 인사하는 호리 씨의 모습은, 아마 공연장에 계신 분들 전부 응원해주고 싶게 만드는 오오라가 감도는 듯 합니다.

처음엔 얼핏 여성분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으니,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남자란 이런 느낌인가 싶었네요.

 

한일관계가 영 뒤숭숭할때 찾아온 데다가, 무뚝뚝하기로는 둘째가기 서러운 대구에서 첫 공연을 하니

여러가지로 긴장 타지 않을 수 없겠지만, 관객들이 편안하게 맞아주었으니 아마 인상은 나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인지도가 제로인 그룹이기도 하고, 언어적으로 어려움도 있고 하니

중반부부터 든든한 원군이 둘이나 참가하셨습니다. 대구재즈축제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시는 박라온씨와 색소포니스트 홍순달씨가 참전.

 

사실 제가 박라온씨보다 어리지만, 표면나이로는 홍순달씨와 형님아우 해야 할 정도로 삭아보이기 때문에

홍순달씨를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동안 포스를 푹푹 풍기는 이 조합은... 촬영을 하고 있어도 왠지 안구에 습기가 차는 듯 하네요.

 

 

 

홍순달씨는 예전에 딱 한번 라이브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정말 보통 분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은 금방 들 정도로 색소폰의 음색이 부드럽습니다.

 

저도 소프라노 색소를 조금 배웠기 때문에 더욱 친근하기도 하구요.

지금 밴드 조합으로는 단숨에 앞으로 치고나올 수 있는 위치임에도 욕심부리지 않고 홀 전체에 소프라노 색소의 음을 방향제처럼 깔아주십니다.

 

 

 

라온씨는 대구 재즈축제 오시는 분들이라면 이제 모를사람이 없을 정도로 매년 열심히 도와주시는군요.

호리 히데아키씨와 동갑인데, 두분 다 제 표면나이를 비참하게 깔아뭉게는 동안이시라...

 

재즈 보컬리스트중에서도 두드러질 정도로 미성을 가진 분이라서, 정교한 느낌을 주는 호리 트리오와 맞물리니 효과가 좋습니다.

 

 

멤버가 늘어나니 당연히 음도 풍족해지고 다들 기분이 조금씩 들뜨는 듯 합니다.

라온씨의 목소리는, 눈을 감고 듣다보면 왠지 악기 연주소리처럼 들려오는 듯 해서

피아노의 호리 씨가 좀 더 마음껏 뛰어들어도 어느 한곳이 비지 않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군요.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라온씨가 진도 아리랑을 재즈풍으로 들려주시니 분위기가 좋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독도문제는, 국민들의 생각과는 달리 굉장히 정치적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은데

재즈라는 이름 아래 모인 아티스트들 사이에 그런 문제는 음악 너머로 날려버리는게 좋겠죠.

 

 

 

라온씨의 흐름을 읽는 능력은 참 감탄할만 합니다.

수성 아트피아에서 매번 Jazz & Story 라는 제목으로 관객지향적인 공연을 꾸준히 해 오고 계셔서

스토리텔링에 익숙하다는 장점을 살려서 대구 재즈축제에도 꾸준히 참가해 주시는데요.

 

역시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도 훌륭합니다.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대구 재즈축제 기간중에도 노래 좀 많이 불러주시면...

 

 

 

홍순달씨의 티셔츠 하단을 잘 보면, 스미다 재즈축제 관련 활동도 활발히 하고 계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쪽 활동을 많이 하시다 보니 한국에서 그렇게 자주 만나뵐 수 있는 분은 아니지만

타이밍 나쁘게도 내리는 폭우때문에 첫단추를 소소하게 시작한 이번 재즈축제에서 귀중한 한 축을 담당해 주셔서 다행이네요.

 

오랜만에 들어보는 프로의 색소 소리에 잠시 카메라를 놓고 둥둥 떠다니며 감상중입니다.

 

 

 

공연촬영은 제 전문이 아니라서, 항상 카메라 성능에 발목을 잡히곤 하는데요.

못난 찍사가 장비탓을 하는 것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제 카메라의 고감도 성능이 워낙 떨어지고

망원렌즈도 주광 야외촬영용이라 조리개값이 많이 어두워서, 실내 공연촬영엔 정말 최악의 조합이라서 말이죠.

 

ISO도 1600 까지가 한계고, 최대 조리개값도 F5 밖에 되지 않아서 이 정도로밖에 담아드리지 못하는게 그저 죄송할 뿐...

예전에 쓰던 D3 가 있었다면 훨씬 잘 담아드릴 수 있겠지만, 어쩌겠나요. 주제넘게 데뷰어 신청을 했으니 힘닿는데까지 노력해야죠.

 

 

 

소리에 힘이 있어도 과하게 폭발시키지 않는 라온씨는 동작도 그리 크지 않아서

임팩트있는 장면을 담는게 쉽진 않군요. 밝은 곳이라면야 연사라도 날려보겠지만 여기서는 감상에 방해도 되고 하니.

 

 

 

멤버들간에 웃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기분이 좋습니다.

몇몇 밴드들은 이상할 정도로 긴장해서 얼굴이 굳은 상태에서 연주하는 경우가 있어서

재즈공연에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큰 마이너스죠.

 

 

 

라온씨가 다시 한번 트리오를 소개합니다. 일본에서 굉장히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하시네요.

조만간에 두분이서 합작한 앨범도 나온다고 합니다. 음악적 분위기가 잘 어울릴 듯 합니다.

앞모습 좀처럼 보기 힘든 호리씨라서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단체샷이라고 해 봤자 겨우 이정도밖에 건진게 없네요.

뒤로 더 물러날수도 없고 해서.

 

 

 

마지막 곡 나갑니다. 라온씨 앨범 수록곡이라고 하네요.

중간중간 자유분방한 비밥이 들어가는데, 색소폰이 절묘하게 따라가 주는게 흥을 돋굽니다.

일본 트리오분들은 공연 바로 전날에 한국에 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을터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높군요. 라온씨와 호리씨는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으니 괜찮을려나?

 

 

 

기왕 오셨으니 좀 더 길게 공연하시면 좋을 것 같지만 다음 공연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 정도에서 끝냅니다.

촉망받는 신예는 첫 소개를 듣고 과연 어느 정도일까 기대했는데

삼심대 중반의 나이에 이 정도로 완성된 연주를 들려주는 것을 보고 살짝 놀랐습니다.

 

살짝이라는 단어는, 연주가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곳에 초청받아 올 정도라면 보통 수준은 아닐거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집어넣은 멘트라고 생각하시면 되겠군요.

점점 무르익어 갈 호리 씨의 연주가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내년 재즈축제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아님 제가 스미다 재즈 스트리트에 한번 가보는것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