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한건 아니지만 항상 사진을 첫번째로 넣고 그다음 글을 쓰는데
넣다보면 가끔 다른 분들이 보기엔 화들짝 할만한 것들도 들어가는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예전에 마른멸치 다듬다가 나온 녀석인데, 어라? 했습니다.
아무리 봐도 복어같단 말이죠.
마크로렌즈로 찍어보니 이거 확실히 복어 맞습니다.
마른 멸치와 함께 들어오다니, 다 커서 잡혔으면 맛있게 먹었을지도 모르지만.
혹시 이거 멸치하고 같이 우려먹다가 테트로도톡신 때문에 일가족 전멸하는거 아닌가 공포에 떨었습니다만
사실 복어는 태어나면서부터 독이 있는건 아니고, 독성분이 함유된 해초나 먹이를 먹음으로서 체내에 독을 축적시킨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 조그만 녀석도 어디까지 독을 흡수했는지 알 수 없으니 고이 버려줬습니다.
거진 한 달은 된것 같은데, 지난번 올라온 거대 태풍이 지나간 직후에 베란다에서 찍은 사진.
여행기가 늦어지니 다른 거 올릴 타이밍도 잡지 못하고, 한 달 가까이 삭힌 사진을 올리는건 오랜만이군요.
비바람이 매서웠지만 큰 피해는 없어서 안도했던 날입니다.
물론 바로 앞의 신천은 거의 범람직전까지 가서, 꽤 많은 사람들이 불어난 물구경 하고 있더군요.
산책로와 높이가 비슷한 동로는 완전히 잠겨버렸는데, 거기서 물구경 하는게 꽤나 재미있습니다.
비가 그쳤으니 망정이지 신나게 내리는데 물구경 한다고 밑으로 내려갔다간 휩쓸려도 남탓 못하죠.
태풍 지나간 찌꺼기같은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정말 수정같은 투명함을 자랑했습니다.
단순히 날씨 좋을때의 파란 하늘이 아니라, 태양과 이곳 사이에는 구름외에 아무것도 없는 듯한 묘한 분위기였죠.
무서운 태풍이긴 하지만 어째 지구적 입장에서 보면 앓던 변비 시원하게 해소하는 그런 개운함이 아닐까 싶더군요.
별 피해 없이 겁만 살짝 주고 이런 하늘을 만들어주는 태풍만 온다면, 그것도 또 사람의 욕심일 듯 하니
그냥 대비 열심히 하고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는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지금 온난화 진행 상태로 봐선, 5~10년쯤 지나면 예전의 '사라' 같은 태풍이 연례행사처럼 폭격을 퍼붓게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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