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만에 냥이까페를 찾아가 봤습니다.
지금은 은둔중인 블로거인 동생분(?)과 함께.

가 보니 뭔가 대문부터 엄청나게 바뀐 것 같더군요. 원래 없었던 간판과 벽화까지...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전 동물의 의인화를 싫어합니다.


들어가보고는 더더욱 놀라버렸네요.
넓이는 거의 2배정도 넓어진 것 같은데, 햇살이 잘 들어오던 창은 완전히 막혀있고
햇빛 아래 놓여있던 캣타워는 까페 가장 깊숙한 곳으로 옮겨지고
자연광이 없으니 조명은 열악했습니다.

거기다 불어난 좌석수로 인해 엄청난 인파가 와글와글... ㅡㅡ;
젊다못해 어리다고 할 만한 (중학생쯤 되어 보이던가?) 손님들이 고양이에게 달라붙고 있더군요.


제 블로그에서 검색하면 예전 까페의 모습이 금새 나옵니다만.
1년 반만에 이렇게까지 바뀐 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예전 까페는 정원이 꽉 차면 고양이들과의 비율이 적당하고 생각될 정도였는데
지금은 분명 사람 숫자가 오버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긋한 고양이들은 손님들 등쌀에 귀찮아하는 표정이 역력하고
어린 고양이들은 다행히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놀기 바쁘더군요.


보이지 않는 얼굴도 있고, 다 커버려서 이 애가 어느 앤지 분간이 안가는 얼굴도 있습니다.
캔사료 더미 위에서 유유자적 낮잠을 즐기는 이 녀석에게서는 그나마 여유가 느껴지네요.


사진 실력이 꽝이라 왈가왈부할 자격이 안되는건 사실이지만
자연광이 사라져 버린 까페 내부는 사진 촬영에도 훨씬 열악해 졌네요.
그렇다고 플래쉬를 터트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비어있는(?) 냥이는 수많은 손님들이 몰려들다시피 해서 찍고싶은 마음도 안들었습니다.


원래 고양이까페란 곳이 이런 곳인지, 아니면 예전의 그 모습이 독특한 것이었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이렇게 변해버린 건 제겐 엄청난 마이너스였습니다.

이제 고양이의 느긋한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까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제일 느긋하고 제일 심심해 보이는 녀석은 이 사막여우네요.


까페 깊숙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 캣타워는 여전히 냥이들의 훌륭한 쉼터입니다.
그래도 전 햇살 받으며 조는 냥이의 모습이 훨씬 보기 좋았네요.


까페 조명이란게 원래 그렇긴 하지만
자연광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차단된 곳에서 이런 복합조명은 촬영엔 쥐약입니다.
대충 보정이라도 해서 그나마 이렇게 나왔네요.


어린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지 제가 간 날이 그런 날이었는지 모르지만
한번 안아들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계속 붙잡고 있는 손님들도 많더군요.

그냥 저렇게 자는 녀석들이 제일 행복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유일한 공간인 정문 앞엔 그래도 예전처럼 냥이가 서 있네요.
바깥이 궁금하긴 한 걸까요.
검댕이 녀석들이 성격이 순해서 행복했지만, 반대로 검댕이는 대비가 너무 강해서 사진 찍기도 힘들죠. ㅡㅡ;


새끼 냥이들은 정기적으로 케이지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반복합니다.
계속 밖에 놔두면 새끼들도 지치고, 냥이를 잘 모르는 손님들이 과도한 애정을 쏟아버릴수도 있으니까요.

사진의 이 냥이분은 심기가 매우 불편하신 듯. ㅡㅡ;


토요일이고, 방학이고, 점심 무렵이라 폭발적인 인구수를 자랑하던 까페였는데
예전 규모라면 만석이라도 냥이들이 충분히 커버 가능하지만
지금의 까페로서는 냥이들 무지하게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포스팅에 올린 냥이들의 모습과 표정이 훨씬 나았어요. 한번 비교해 보시길.


특등석이라도 되는지 캔사료 더미 위에서 신나게 잠만자던 이 녀석만큼은 평화로운 듯 싶었지만.


몇번이고 몇번이고 손님들이 들어왔다가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분위기 보고 30분만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지만
워낙 오랜만에 왔고, 아마 이번에 돌아가면 다시는 오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좀 진득하게 있어보려고 작정하고 아이패드 등이나 깨작거리고 있었죠.


원래부터 어두운 곳에 약한 제 카메라로는 힘내서 찍어도 만족할만한 사진은 못건졌습니다.
예전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너무 어둡더군요.


손님들이 조금씩 빠져나가자 냥이들도 슬금슬금 제자리를 찾아 여유를 부리기 시작하더군요.
4시 반 이후로 자리가 반 정도 남게 되니 그나마 까페 같은 분위기가 나왔습니다.


하긴 얘네들은 피곤하든 안피곤하든 일단 잠자고 보는 녀석들이니.


이 녀석은 예전에도 본 기억이 있는 듯 합니다.
캣츠에 나오는 대장고냉이 같던 녀석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더군요.


새끼 냥이들은 밖에 나오고 싶어하는 것 같네요.
내다 놓으면 신나게 돌아다니고 놀다가
다시 안에 집어넣으면 서럽게 울면서 철장에 매달립니다.
그래도 마냥 밖에 내놓으면 안되니 서러워도 참아야죠.


뭔가 되게 애처로웠습니다. 네. ㅡㅡ;


뭔가 잘못됐다.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사진이 많아서 포스팅은 다음으로...

다음편엔 후덕한 성격으로 구원투수가 되어준 노랑이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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