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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에 해당하는 글들

  1. 2014.09.05  성층권 집들이 6
  2. 2010.04.25  집에서 샤브샤브 10
  3. 2010.01.31  해물은 거들 뿐, 폴인샤브 18

 

 

친구 가족이 이사했습니다. 한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가다가 겨우 찾아가보게 되었네요.

가난해서는 아니고, 원래 살던 집이 앨리베이터 없는 상당히 옛날 아파트였는데

이번에는 그동안의 한(?)을 풀려는 것인지 무려 33층으로 이사를 가더군요.

 

대구 침산동은 요즘 개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곳곳에 타워 크레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단 집에 들어가기 전 식사나 하자고 해서 근처 샤브샤브집으로 향했습니다.

1만원 중반대의 무한 샤브샤브라 별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채소에 달팽이가 꼬물거리는 모습을 보고 그냥 마음을 비우기로 했죠.

 

이 녀석은 잎째로 잘 모시고 있다가 아파트의 습기찬 화단 밑에 방생해 주었습니다.

 

 

 

샤브샤브 외에도 무한 섭취할 수 있는 각종 반찬류가 많이 있었습니다만

사실 그 가격대라면 샤브샤브만 제대로 나오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기대감을 낮추는 효과만 불러일으키더군요.

 

접대 서비스 같은 건 아예 없다시피 하고, 음료수 나오는 곳은 텅텅 비었는데도 한참 지나서야 겨우 채워주고 등등

이 돈으로 그냥 피자나 치킨을 먹었으면 아마 이렇게 허탈하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샤브샤브용 고기는 평소 먹던 방식처럼 끓는 육수에 살살 데쳐서는 익지도 않습니다.

그냥 찌개 끓이듯이 넣고 익힐 수 밖에 없는 고무줄 고기 레벨인데, 이 정도까지 오니 이곳이 샤브샤브 가게인지조차 헷갈리기 시작하더군요.

 

일단 밥을 사 주는 친구의 체면을 봐서라도 배는 든든하게 채우고 나왔습니다만

훗날 뱃속에서 오케스트라가 혼신의 연주를 피로하는 바람에 조금 고생했습니다.

 

음식점 이름도 모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한끼 5천원쯤 하면 일년에 한 번정도는 방탕한 생활에 대한 속죄와 참회의 수단으로 여기고 가도 괜찮을까 고민을 하게 만들어 주는 정도의 가게였습니다.

 

 

 

주상복합 아파트라서 내부에 상가가 참 많습니다.

있어보이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욕구에 맞추는 것인지, 이런 쪽 가게들은 허벌나게 비싼 녀석들이 많더군요.

 

매우 있어보이는 빵집에 들어가 정체불명의 샤브샤브를 중화하기 위해 올해 한국에서 첫 빙수를 주문했습니다.

지난달 사진이긴 하지만, 그 당시에는 빙수가 참 굉장한 유행중이었죠.

 

그 망고빙수라는 거 한번 먹어보려고 20분쯤이나 기다려 간신히 받아들었습니다.

원래 가격이 14000원인데 기간 한정으로 7000원에 판다고 하네요.

원 가격이었다면 미쳐도 보통 미친 가격이 아니고, 할인 가격이라면 그냥 양심적으로 미친 가격이죠.

 

 

 

세 명이서 빙수 두 개를 주문해는데, 있어는 보이지만 사실 든 건 없는 느낌이네요.

어찌보면 한 때의 신기루와도 같은 빙수의 본질을 잘 파악한 녀석이 아닌가 합니다. 가격만은 후세에까지 이름을 떨치겠던데.

 

사실 이거 먹기 한달 쯤 전에 일본의 쿠라시키(倉敷)에서 먹었던 4천원짜리 녹차 빙수가 굉장한 퀄리티를 자랑했었기 때문에

한국의 외식 문화는 맛과 정성 이외에 다른 큰 요소가 시장을 비정상적으로 비틀어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미어터지는 배를 잡고 친구네 새집을 정복하러 갑니다.

집들이라는 건 원래 집을 거덜내는 것을 의미하니, 뭔가 쓸어담아 올 게 없나 매의 눈으로 주시하려고 마음먹습니다.

 

아기들 데리고 나온 부모들도 많고, 조그만 마당에서는 간소한 연주회도 열리고 해서 활기는 넘치는 곳이더군요.

 

 

 

총 37층 중에 33층이라는 어마어마한 위치입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한 동에 엘리베이터가 하나밖에 없더군요.

아무래도 이 정도 높이의 아파트라면 두 대는 있어야 정상이 아닌가 싶은데, 원가 절감은 어쩔수가 없나 봅니다.

 

제가 37층 정도에 산다면, 퇴근후 엘리베이터가 고장났다는 표지를 보고 바로 비지니스 호텔이나 가지 않을까 싶네요.

 

집 안은 매우 깔끔하고 새집이라는 느낌이 딱 들 정도로 깨끗합니다.

이 친구의 예전 집을 자주 가 본 저로서는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그 때도 깨끗하기는 깨끗했지만 집이 워낙에 낡아서.

 

 

 

큰방 쪽 베란다가 매우 넓은 것도 참 마음에 듭니다.

사실 아파트에서 베란타 없애버리는 거 매우 싫어하거든요. 저희 집이 그렇게 없애버리고 나서 큰 고생중이기도 하고.

 

이곳은 마루쪽 베란다가 없어도 이곳이 넓직해서 유용해 보입니다. 친구 아버님의 취미인 식물기르기도 한창 성업중이네요.

 

 

 

33층쯤 되면 감각이 무뎌지는 건지 내려다 봐도 그렇게까지 무섭지 않습니다.

확실히 10~12층 정도가 제일 아찔하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아마 엘리베이터나 밑의 집에서 올라오는 것이겠지만, 이곳까지도 모기가 출몰한다고 합니다.

이런 높이에서는 바람만 잘 통하면 매우 시원해서 여름 전기비 걱정도 좀 줄일 수 있을 것 같군요.

 

 

 

올해를 마지막으로 수명을 다하는 대구 시민운동장 야구장이 바로 보이는 위치입니다.

벌써부터 관중들이 모여들고 있더군요. 밤에 시끄럽지 않냐고 물어보니 어차피 내년에 월드컵 경기장쪽으로 가 버리니 괜찮다고 합니다.

 

야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충 여기서 봐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33층에서 보는 전망은 과연 대단했습니다만, 문제는 이 아파트만 불쑥 올라온 게 아니라서 옆동 건물들이 시야를 방해합니다.

 

주위에 이런 높이의 건물 없이 단일 아파트였다면 참 살고 싶어지는 풍경이었을 듯 합니다.

친구 말마따나, 그런 곳이었다면 애초에 이사 오지도 못할 금액이었겠지만.

 

 

 

식탁과 거실 테이블은 전부 두툼한 나무로 만든 녀석들로 통일했습니다. 부엌도 넓어서 주부들이 좋아할 듯.

 

자동 청소기가 놓여있어서 의아했는데, TV 새로 사면서 하나 받은거라 합니다.

들리는 소문엔 현관문을 열어놓으면 가끔 저 녀석이 엘리베이터 타고 나가버린다고 하는데.

 

그러고보니 이 집은 모든 방을 베리어 프리로 만들어 놓아서 깔끔한 통일감이 있네요. 청소기가 움직이기도 좋고.

 

 

 

야구장 반대쪽 풍경이 태양과의 방향을 고려하면 더 좋습니다만

문제는 여기서도 벗어날 수 없는 옆동의 위엄이 존재했습니다.

 

그냥 이 정도만 즐겨도 만족해야 하는 것이 도시의 생활이긴 한데, 역시 욕심이 안 들수가 없는 높이와 풍경이라서 말이죠.

 

 

 

동생분과 쿄토에서 구입했던 꼬리흔드는 고냉이도 여전히 건재합니다.

물론 저희 집에서도 차방에서 열심히 흔들어대고 있죠. 며칠 전 엄니가 이 녀석 보더니 아직도 움직이고 있냐고 놀라워 하십니다.

태양광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50억년쯤 더 움직일 수 있습니다.

 

 

 

TV 쪽 벽면은 요즘 유행하는 벽돌로 지었구나 싶었는데 다가가 보니 그냥 벽돌 모양을 한 벽지였더군요.

 

집에 오는 사람들이 많이 속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얼핏 보면 정말 볼록볼록한 벽돌처럼 보입니다.

친구 아버님이 그런 거 별로 안좋아하셔서 그냥 벽지로 붙였다고 하네요.

 

 

 

해가 지니 창문 밖으로 함성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는 느낌입니다.

프로야구가 개최될 수준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보이는 동네 야구장입니다만

이제 이것도 내년이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리라는 생각을 하니 참 많은 상념이 생겨... 나지 않습니다.

 

사실 전 태어나서 저 경기장에서 야구를 본 건 딱 한번밖에 없어서 말이죠.

 

 

 

이사간 이유중에는 친구와 동생분이 시집이나 장가를 가게 되었을 때

집으로 손님 초대할 경우 예전 집은 너무 낡았지 않느냐 라는 생각도 있었다고 합니다.

 

태클을 걸고 싶은 부분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결혼 생각이 없는 제가 노총각 노처녀(?)의 가슴을 찍어댈 수는 없으니 그냥 수긍하고 넘어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조카 두 돌째를 맞아 줄 서서 구입했던 타요 케이크가 등장해 있네요.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예약도 미리미리 하지 않으면 구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막상 조카는 아직 케이크 먹을 나이가 아니라서 그냥 버스 장난감이나 가지고 놀았다고 하는데.

덕분에 케이크는 제가 맛있게 먹었습니다.

 

눈이 돌아갈 정도의 고가 케이크지만 그 정도의 맛은 절대 아니군요. 아이들에게 약한 부모의 마음을 이용하는 전술은 어느 시대에서나 유용합니다.

이거 하나가 앞서 세 명이서 먹은 샤브샤브 금액보다 더 비싸니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돈 많이 벌어도 이런 쓸데없는 상술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독신이 좋다는 유용한 깨달음을 얻은 하루였습니다.

실제로 찍은 건 한 달도 넘었지만 홋카이도 여행 포스팅때문에 이 블로그 전체가 타임머신을 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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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께서 집에서 샤브샤브를 만들어 먹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셨습니다.
밖에서 사먹는 샤브샤브는 왠지 가격대 성능비가 안좋은 것 같아서
집에서 좋은 야채와 고기를 듬뿍 넣어 원없이 먹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워낙 고급 재료를 쓰다보니 가격은 그리 싸지 않네요.

엄니의 지령을 받고 제가 미리 다시마, 멸치, 홍합 등을 넣어 육수를 만들어 놨습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버섯들. 호화스럽기 그지없네요.
아버지, 엄니, 저 3명이서 아무리 열심히 먹어도 결국 저걸 다 처리하지는 못했습니다.
남아도 어느 요리에나 써먹을 수 있으니 문제는 없죠.


가게에서 종잇장처럼 썰어주는 고기와는 차원이 다른 고급 소고기!
조~금 두툼해서 살짝 익혀먹으면 씹는 맛도 보장해 줍니다.
이것도 너무 많아서 다 먹진 못했네요.

물론 고기야 뭘로 먹어도 처리가 가능하니... 이하 생략.


싱싱한 야채도 듬뿍.

이걸 세명이서 먹는다니 처음부터 좀 무리였습니다만.
모자라서 아쉬워 하기보다는 일단 먹고 보자는게 저희 가족의 신조라...

물론 이것도 남으면... 이하 생략.


샤브샤브 실컷 먹고나서 후식으로 먹을 칼국수.
물론 이것도 충분히 사 왔으니 남겨놓고 나중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실컷 우려난 육수에 김치 썰어넣고 국수를 풀면 그 맛은 말할것도 없죠.


샤브샤브는 바로바로 육수에서 건져먹어야 하기 때문에
주방을 이용하기보다 이동식 전기 버너를 식탁 중앙에 배치했습니다.


본격적으로 갖은 야채를 넣어서 끓여볼까요.
물론 고기는 먹을만큼만 넣어서 살짝 익힌다음 바로 건져먹어야 질기지 않게 먹을 수 있습니다.


야채 향기가 아주 그득하게 베어있는 고기를 요렇게 덜어서 소스에 찍어먹으면
웬만한 샤브샤브 가게는 울고 가는 맛을 자랑합니다.
세명이서 7인분 정도는 너끈하게 뱃속에 집어넣은 것 같네요.

먹고 먹고 속에서 위험신호를 보낼 정도로 끊임없이 먹어댔습니다.
나 이래도 되나? ㅡㅡ;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이 칼국수를 빼놓고는 한국식 샤브샤브를 끝냈다고 할 수 없죠.
처음부터 해물육수를 진하게 우려냈기 때문에 김치를 넣으니 조금 짠 느낌입니다.
다음엔 김치의 양을 좀 조절해야겠네요.


배가 불러도 이정도쯤은 뚝딱 해치웠습니다.
물론 워낙 많이 먹은터라 밤에 화장실을 좀 들락날락 했네요.

좀 비효율적인 삽입과 배출이었지만 아주 고급스러운 샤브샤브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육수와 면은 남아있으니 (다른 재료도 다 남아있지만 혼자서 샤브샤브를 해먹긴 좀 그러니)
내일 부모님께서 등산가시면 점심으로 칼국수나 해먹어야겠네요.

엄니께서 추천하신 집 근처의 맛집 폴인샤브입니다.
제목 참 재미있게 지었네요.

추천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무한 리필되는 유기농 야채에 있습니다.
가장 싼 소고기나 해물 샤브가 1인분에 6천원인데요.
이거 하나 시키고 나면 식당 중앙에 놓여있는 야채들은 먹고싶은대로 마음껏 갖다 끓일 수 있습니다.


유기농인지 아닌지까지는 제가 알 방법이 없지만 먹어본 바로 질이 떨어지는 야채는 아니었습니다.
뷔페라면 재료의 질이 떨어지는게 아닌가 으레 걱정이 앞서지만
이곳에서는 적어도 적정 수준 이상의 야채들을 사용하니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듯.


엄니가 좋아하시는 치커리.

샤브샤브에 넣어먹기 좋은 야채는 역시 숙주나물, 치커리, 배추 정도일까요.
아니, 애초에 한국에서 먹는 샤브샤브란 음식은 사실 샤브샤브가 아니고 전골이죠. ㅡㅡ;
10여년 전 샤브샤브가 처음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만 해도 샤브샤브의 특징인 '살짝 담궈 익혀먹는 얇은 고기'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즘엔 그야말로 100% 전골화 되어서 정통 샤브샤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각설하고, 이곳엔 버섯과 호박, 시금치, 대파, 감자, 고구마, 떡, 두부, 국수, 곤약 등도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재료가 떨어질 틈도 없이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계속 채워넣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재료는 마음껏 들어다 먹어도 아무도 눈치 안줘요.

종업원 아주머니들이 굉장히 친절한 것도 이 집의 특징입니다.
제가 카메라 갖다대니 '빛 좋은데서 잘 찍어주세요~'라고 웃으며 인사하시더군요.
식사 중간중간에도 많이많이 사양말고 드시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육수는 깔끔한 간장맛과 매운맛 두 가지를 동시에 끓이는 냄비가 준비되어 있고
육수 역시 필요할 때 마음대로 부어넣을 수 있습니다.
야채 뷔페가 최대의 특징인 만큼 메뉴에는 고기샤브, 해물샤브 등이 있지만
사실 그것들은 육수 맛 우려내는데 쓰이는 걷치레일 뿐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야채들이 진짜 메뉴죠.


전 곤약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한접시 가득 퍼다먹고 또 먹었습니다.
다른 샤브집에 비해 육수를 오래 끓이면서 먹는 편이라 육수의 진한 맛이 스며든 쫄깃한 곤약은 최고~
그 외에 시원한 식혜와 과일음료수도 준비되어 있으니 가끔 한 잔씩 먹어줍니다.
당연하겠지만 술이나 탄산음료는 별도 계산입니다. ^^;


6천원짜리 해물샤브를 주문했는데, 해물의 질은 크게 좋다고 할 수 없더군요.
5~6만원짜리 고급 해물샤브도 몇 번 먹어본 기억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고, 해물의 품질에는 신경을 쓰는 편이라
제가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느긋하게 익히면서 야채와 함께 집어먹기 무난한 정도?

1만원짜리 생해물샤브란 메뉴엔 좀 더 신선한 해물이 나오겠죠.
이후에 궁금해서 추가해본 부채살은 고기도 신선하고 향기가 살아있는것이 해물보다는 먹을만 했습니다.
(처음 주문 후 추가 고기나 해물은 가격이 좀 쌉니다)

어차피 이곳은 야채를 즐기는 곳이니 가격대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하고도 남죠.


육수의 품질은 그냥저냥 평범합니다.
중후한 맛이 느껴지는 고급 육수는 아니고, 적당히 짜고 적당히 매운 육수인데
문제는 오랫동안 끓여먹는 이곳의 특성상 후반에 상당히 짜게 변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네요.


두부도 마음껏 넣고 곤약도 마음껏 넣고 신나게 끓입니다.
금방 익는 야채들 건져먹고 시간이 경과하면 곤약에 육수의 맛이 베어나서 맛있게 즐길 수 있죠.
곤약은 쉽게 퍼지지도 않으니 오래 넣어 끓여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야채 덕에 식사시간 즈음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군요.
회사 회식등에서도 강점을 발휘하니 단체 손님도 많습니다.
간장과 매운 소스 두 종류에 찍어먹을 수 있는데, 보통 고기는 매운 소스, 해물은 간장에 와사비 쳐서 찍어먹는다고 합니다.
전 그런거 상관없이 그냥 마음가는대로 찍어먹었네요.

하트모양의 떡과 국수도 마음껏 제공되니 김치 좀 풀고 국수로 마무리하면 배 터집니다.
이때쯤 되면 육수가 좀 짠편이라 국물은 조금만 먹는게 좋겠더군요.


식후엔 조그만 서비스도 있습니다.
먹고싶은 만큼 강냉이를 비닐에 넣어 싸들고 갈 수 있네요.
저희 엄니가 강냉이에 대해서는 아주 매니아이신지라, 엄니를 만족시킬만한 고급 강냉이는 아니었습니다.
단 맛이 좀 강하더군요. 뭐, 저희 집에서 먹는 강냉이는 상당히 고급 웰빙이니 공짜로 퍼주는 강냉이와 비교할 필요는...

계산할 때 아주머니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다음 방문때 쓸 수 있는 3천원 할인 쿠폰을 줍니다.
기본 6천원짜리 샤브집에서 3천원 할인 쿠폰이란 상당한 녀석이죠.

주 메뉴보다 듬직한 야채를 저렴한 가격에 산더미처럼 먹을 수 있는 장점덕분에
한국 사람들의 취향에 딱 맞는 똑똑한 음식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몇번 더 가게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