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관계를 명확히 하자면,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송로버섯을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아직 못먹어본 별미에 대해서 한참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가 이 야자집게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킹크랩은 국내 대형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이 야자집게는 볼 수 없으니...

 

절지동물중 가장 대형이고, 보통 4kg~10kg 까지 나가는 녀석입니다. 이름 그대로 야자열매가 주식.

그만큼 힘도 세서, 집게발에 사람 손가락 정도는 간단하게 날아가죠.

먹으려면 비행기 타고 멀리 날아가야 하는데, 가깝게는 오키나와에서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녀석의 생존 북방한계선이 오카나와 부근이더군요. 게를 원래 좋아하니 언젠간 꼭 먹어보리라 다짐중입니다.

 

여담이지만 이 녀석 성체가 되면 아가미가 퇴화되어서 물에 빠지면 죽어요.

 

 

 

게 생각을 하니 또 하나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살아있는 동안 꼭 한번 가봐야한다고 다짐중인 곳, 호주 부근의 크리스마스 섬이죠.

일년에 한 번씩 일어난다는 이 붉은게의 대이동을 꼭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1억마리가 넘는 붉은게들이 산란을 위해 바닷가로 이동하는 장관은, 어릴적부터 TV로 접하고나서 홀딱 반해버렸죠.

그때나 지금이나 '게 한번 배터지게 먹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은 있습니다만, 사실 잡아먹으면 안된다고 하네요.

한국의 홍게와는 전혀 다른 종이라서 맛이 어떨지도 모르겠고.

 

섬 주민들은 이동시기가 되면 자동차 운전도 자제하고, 낙오되는 녀석들을 옮겨다 주기도 하고, 호스로 물도 뿌려준다고 합니다.

정말 먼 곳이지만 생태계 이상으로 이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원래 생각이 자꾸자꾸 옆길로 새는게 제 특기라서

붉은게 생각 한참 하다가 문득 이 녀석이 또 머릿속에 떠오르더군요.

게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독특한 이름을 가진 녀석, 매끈이 송편게입니다.

 

일본에서 학명을 붙인 녀석이라 원래는 'スベスベマンジュウガニ'(매끈매끈 만두게)라는 이름인데요.

한자로 '만두'라는 단어는, 일본에서는 우리가 익히 아는 그 만두가 아니라 송편이나 황남빵같은, 속이 단 과자를 말하는 것이라

한국명으로는 만두게가 아니라 송편게가 된 녀석입니다. 한국의 만두종류는 일본에서는 교자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세계적으로도 그닥 연구된바가 없는 녀석이라서, 어떤 아종이 더 발견될지 모릅니다.

일본에서는 저 독특하게 매끈매끈한 모습과 특이한 이름때문에 나름 인지도가 있는 녀석인데요.

테트로도톡신을 포함한 신경계 독을 함유한 녀석이라서 먹으면 아주 X되는 거야.

 

사실 게중에 사람이 먹을 수 있는건 상당히 소수죠.

위에 언급한 야자집게도 원래는 독이 없지만, 독이 함유된 야자열매를 먹은 녀석에게는 독성이 있어서 먹을 수 없습니다.

 

이 매끈이 송편게는 연구가 덜되어서 그런지, 같은 종인데도 독을 포함한 녀석과 독이 없는 녀석이 있어서

어떤 식으로 체내에 독성을 띄게 되는지도 알려진바가 없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안먹으면 되겠죠.

 

야밤에 왠 게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