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쌓이지 않았지만 날씨는 매우 매섭습니다.

오사카가 원래 부산만큼 따뜻한 곳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지만

역시 해발이 높은 산 속은 추위를 무시하지 못하겠더군요.

 

엄니 역시 후드에 목도리까지 둘러쓰고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이동중입니다.

 

  

 

이 탑을 보려면 이동 루트에서 조금 빠져나와야 했지만

그래도 이 녀석을 보지 않고 오쿠노인을 통과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일부러 엄니를 안내했습니다.

 

엄니도 한자를 읽을 수 있기 대문에 이 곳이 연고가 없는 사람들의 안식처라는 걸 금방 아시더군요.

 

 

 

하지만 이런 동자승 불상은 대부분 어린 나이에 세상을 뜬 아이들을 기리기 위함이라는 사실은 모르셨습니다.

굶어 죽는게 너무나도 당연했던 시대에서 배 부르게 무언가를 먹는다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이들이 많았음은 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곳 입구의 번쩍번쩍한 기업 묘비와 달리

이 연고 없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조각상은 내세에서라도 복을 받기를 원하는 진심이 강하게 묻어나는 듯 하더군요.

 

 

 

목도리처럼 보이는 것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음식이나 음료수 같은 녀석들은 말이죠, 공양하려는 마음은 이해가 가도 관리자 측에서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딱히 주변에 음료수나 먹을 거 놓지 마라는 표지판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고요함 속의 오쿠노인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이곳 관리하는데는 굉장한 인원과 시간이 필요하죠.

고용인이나 청소 알바가 아닌 사찰 관계자가 직접 관리하다 보니, 이 것도 일종의 공덕을 쌓는 행위라고 인식하는 듯.

모기가 덤벼들던 피부가 얼어붙는 추위 속이던 1년 내내 꾸준히 부지 관리에 열심입니다.

 

 

 

무연불은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지금 와서야 더 늘어날 일 없겠지만

단지 피라미드처럼 생겼다는 볼거리 하나만으로 이렇게 세워놓은 게 아니라는 점은 꼭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식으로 묘터를 구입할 돈이 없는 사람들이 돌맹이 하나씩 들고 조용히 내려놓고 간 역사의 흔적이 응집된 모습이니까 말이죠.

정말로 내세라는 게 있다면 휘황찬란한 묘석을 세운 사람보다

이런 연고없는 조그만 불상의 주인들이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길 바랍니다.

 

 

 

유명한 관광지이긴 하지만 주위에 젊은 사람이 즐길만한 컨텐츠가 없고

이동 수단도 빡빡해서, 하루 꼬박 잡아야 겨우 관람이 가능한 곳이 코야산이라

여름에도 크게 관광객이 많이 붐비진 않았지만 이번엔 정말로 음산할 정도로 사람이 없더군요.

 

엄니께서는 제 예상과 달리 이런 훌륭한 자연 경관 속에서도

무덤이라 싫다는 철직과 함께 매서운 겨울 산바람 때문에

구경을 하시는건지 마는건지 모르는 속도로 성큼성큼 걸어가십니다.

 

 

 

홍법대사의 묘가 안치되어 있는 가장 깊은 곳까지는 걸어가실 생각도 없고

빨리 나가자고 말씀하시는 바람에 조금 아쉽긴 하지만 서둘러 이 곳을 벗어나기로 합니다.

다만 완전히 똑같은 길로 돌아가는 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쪽 출구로 이동했죠.

 

날씨 탓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조금만 더 따스한 느낌이 들었다면

엄니께서도 거부감을 줄이실 수 있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예전에 혼자서 이곳을 찾아왔을 당시의 포스팅에도 적혀있습니다만

기온차가 극심하고 습도가 매우 높은 이 곳의 특성상

나무로 만든 것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역시 이런 모습이 여기저기서 자주 보이더군요.

 

여름때 본 녀석인지까지는 확인할 시간이 없었습니다만

이곳에 왜 그리 돌로 석불과 묘석이 많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석불 역시 오래 가긴 가겠지만 이것 역시 영원히 그 모습 그대로는 아닌 것 같네요.

원래부터 별로 정교하게 조각된 녀석은 아닌 듯 하지만

슬그머니 비탈길에 누워있으니, 몇 년 지나면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땅 속으로 사라져 버릴 준비를 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겨울이라 새소리도 들리지 않고 가끔씩 부는 풍절음만이 사람 으스스하게 만드는군요.

 

저는 지난 번 왔을 때 통풍때문에 거의 죽을 뻔한 기억이 었어서

이번엔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며 코야산의 풍경을 만끽하려고 했었습니다만

엄니께서 춥고 무섭다고 후다닥 지나가시는 바람에 어째 몸이 아플 때보다 더 구경시간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사진 좀 많이 찍혀본 사람이 아닌 이상, 찍는다고 정보를 줘 버리면

그냥 정면을 바라보며 딱딱하게 몸이 굳어버린 사진밖에 얻을 수가 없어서 말이죠.

몸을 30도 정도 옆으로 틀고, 고개를 살짝 숙이고 어쩌고 하는 방법을 말해줘도

그건 그냥 보기좋은 모델처럼 담겨버릴 뿐 여행 사진으로서는 뭔가 좀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냥 뒷모습만 찍어도 여행 사진으로서는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추운 날씨라 코가 얼어서 냄새를 평소보다 잘 맡진 못하지만

여름의 풀냄새와 조금은 다른 향기가, 햇빛이 조금 강해지는 것만으로도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이 느껴지는군요.

 

기온이 낮아서 직사광선이 통과하기 어려운 오쿠노인의 땅바닥은 여전히 눈으로 덮혀있지만

그늘 아래서도 습기때문에 푹푹 찌던 여름과 달리

겨울엔 햇빛 한번 쏴 하고 비치면 걸음을 멈출 정도로 따뜻함을 느끼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이 나무는 예전 여름 여행때도 찍은 적이 있죠.

그때는 한여름이라 빛도 틀리고 습기도 틀리고 해서 이것과는 전혀 다른 진득진득한 사진이 나왔었는데

촬영 요건이 다르다고는 해도 확실히 나무는 계절에 따라 보여주는 모습이 매우 다르다는 걸 세삼 알 수 있었습니다.

 

 

 

엄니가 너무 빨리 치고 나가시는 바람에 사진 찍는게 쉽지 않네요.

묘지를 그렇게까지 싫어하신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단지 날씨가 추워서 그러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뭐 엄니 따라가느라 셔터를 누르는 시간도 절약하며 달립니다.

핀이 맞았는지 구도가 어땠는지 확인할 시간도 없네요.

 

혼자 떠나는 여행이 아닌 이상 상대방의 사정을 고려해 줘야 하는 것이고

역시 느긋함이라는 면에 있어서는 좀 빡빡한 면이 있더군요.

 

 

 

생각을 할 시간이 부족한 체로 찍은 사진이라

돌아와서 정리할 때는 역시 본인이 당시 느꼈던 감각을 재현하기가 조금 더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사진은 금방 생각이 나던데 말이죠. 여름에 결코 볼 수 없는 겨울만의 멋진 모습입니다.

 

 

 

성실하신(?) 분이라면 여름 포스팅과 비교해가며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여름과는 빛이 전혀 달라서 똑같은 소재를 찍어도 분위기가 꽤나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카메라도 바뀌긴 했지만 동 회사의 거의 비슷비슷한 녀석이라, 기계적으로 차이점은 별로 없습니다.

 

추위에 마음이 조급해지면 조금씩이나마 부족하거나 모자란 점이 좀 더 드러나게 되죠.

사진과 사냥은 한 글자 차이이듯, 사진 찍을때는 셔터에 손가락 얹어놓고 집중을 잘 해야 좋은 녀석을 건집니다.

 

 

 

오쿠노인의 나무는 참 허벌나게 큽니다.

미국 대륙의 나무야 이런 녀석들도 어린아이처럼 보이게 하는 거목들이 많지만

일본의 참나무는 확실히 동아시아에서는 유난히 큰 편이긴 하죠.

 

 

 

석불에 이렇게까지 따뜻하게 옷을 입혀 놓은 모습을 보면

문득 정말로 저 석불이 제 체온보다 더 따뜻하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산날씨는 변하기 쉽다는게 일본에서도 틀린 말이 아니더군요.

버스 내렸을 때 눈발이 날리던 날씨는 이제 푸른 하늘과 맑은 햇살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온이 확 올라가는 건 아니라, 사진 찍기에 좀 더 좋아졌을 뿐 여전히 온 몸을 웅크리고 있어야 하지만 말이죠.

 

 

 

죽음에 대한 생각이 저하고는 좀 다른 엄니라서

진귀한 볼거리이긴 하지만 오래 있고 싶진 않다는 일념으로 확확 진행중이신데

저는 이런 곳에서 사진 찍으며 좀 더 느긋하게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더군요.

 

 

 

 

동양의 어머니상은 일단 옷깃 잡는 아이와 안고 있는 아이가 기본인가 봅니다.

특정 인물에 대한 석불인지 그냥 불특정 다수에 대한 공양인지 모르겠더군요.

 

 

 

엄니가 너무 앞서나가시는게 걱정되어 카메라도 어깨에 들쳐매고 앞으로 따라갑니다.

이렇게 바싹 붙어서 광각으로 찍는 사진도 나름 재미있죠.

 

 

 

이런 번쩍번쩍하고 덩치 큰 녀석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좋던 싫던 한번쯤은 눈길이 가게 마련이더군요.

돈과 권력이 많아서 이렇게 지었다기보단, 코야산에서 입적한 스님들을 기리는 무덤인 듯 합니다.

 

 

 

머나먼 홋카이도에서 여기까지 온 비석도 있네요.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의 공간을 형성하는 오쿠노인이지만

그 안을 보면 워낙 다양한 모습의 묘석이 공존하고 있어서, 살아있는 사회의 압축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추운날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그런지, 제 입장에서는 세삼스럽게 그리 짧은 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름에 통풍 걸린 발로 어기적거리며 두 시간 가까이 걸어가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인지

막상 멀쩡한 몸으로 걸어봐도 생각보다 긴 산책로더군요.

 

엄니께서는 이 정도 거리가 피곤하실 분은 아니라 크게 걱정은 없습니다만, 날씨가 추운 게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엄니는 아프리카와 호주 대륙 정도는 빼면 거의 전세계를 여행하신 분이지만

겨울에는 한 번도 해외에 여행가본 적이 없다고 하시니 말이죠.

 

 

 

정오를 넘기고 날씨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니 엄니의 걸음걸이도 조금씩 진정되는 느낌입니다.

오쿠노인에 처음 왔을 때 저도 그랬지만, 뭐라고 딱 잘라서 표현하기 힘든 심상을 주는 곳이니

엄니께서도 입 속에서 맴돌기는 하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난감한 그런 느낌인 듯 보였죠.

 

한국의 묘지 문화에 별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덕지덕지 공간 활용하는 모습은 참 좋다고 하십니다. 그건 저도 동감.

 

 

 

찍어드리려고 해도 거절하시는 엄니라서, 이렇게 같이 걸어가면서 다른 피사체만 찍어대더라도

전혀 부담될 것이 없다는 점은 참 좋습니다. 소수이긴 하지만 한국에도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전 맨날 여행가서 사람 그림자라고는 한 치도 보이지 않는 사진만 줄창 담다보니

막상 사람이 프레임 안에 들어와 배경과 함께 담아내야 하는 사진을 찍어야 할 때가 오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식은땀이 줄줄 흐르게 되니까 말입니다.

 

 

 

묘석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도 이런 석불들에게는 눈이 머물게 되는 게 평범한 반응일 듯 합니다.

엄니께서는 석불 자체보다는 알록달록하게 입혀놓은 옷을 더 신기하게 생각하시더군요.

지난 번 언급했듯, 어린 아이들의 명복을 비는 석불이기 때문에 이런 색상이 선호되는 것이라 설명해 드렸습니다.

 

 

 

서둘러 걷다보니 그리 오랜 시간 지나지 않아 출구쪽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오쿠노인은 제 예상과 전혀 다른 전개를 불러일으켜서 당황스럽더군요.

 

여름의 오쿠노인은 그 찌는 날씨에 통풍의 지옥같은 고통으로 날뛰는 발가락과 싸우며 걸어갔는데

'발만 나으면 정말 느긋하게 걸어봐야지'라고 생각하며 다시 돌아온 겨울의 오쿠노인은

동행자인 엄니께서 추우니까 빨리 걷자고 하시는 바람에 느긋함과는 전혀 다른 스릴이 넘치는 산책이 되어버렸네요.

 

 

 

오쿠노인을 나와서 다이몬 쪽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한 시간에 한두 대 밖에 오지 않기 때문에 15분쯤 기다려야 하지만

버스만큼은 혼자 기다리는 것 보다 함께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편이 시간이 잘 가죠.

 

 

 

조그마한 코야산 안에는 백여 개가 넘는 사찰이 위치하고

그 중 상당수는 템플 스테이 같은 숙박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찰 문화에 관심이 많거나 시간과 돈이 널널한 관광객은 이곳에서 하루 묵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돈을 더 열심히 벌어서 이런 곳에서도 하루 자 보는 그런 여행도 즐겨봐야 되는데 말이죠.

 

 

 

버스 시간이 남아서 이곳저곳 둘러보십니다.

일본의 불교는 한국과 조금 달라서, 결혼도 하고 절도 자기 소유로 자식에게 물려주는 스님이 많습니다.

 

엄니께서는 그 설명을 듣고는 '그럼 종교로서는 별로~'라고 단칼에 언급하시는군요.

물론 종교인이 사유재산을 가졌을 때 생기는 폐단에 대해 익히 경험을 해 오셨기 때문에 그러리라 봅니다.

의외로 일본의 신사나 절 같은 경우는 그냥 근근히 먹고 살 만한 가업 정도로 이어지는 소박한 녀석들이 꽤 있긴 하지만.

 

 

 

이번 코야산은 큰 이벤트 하나 터트리기 전의 고요한 분위기라고 할까요.

일본 진언종의 총본산인 이곳 코야산은 2015년에 창건 120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해를 맞이하기 때문에

전 아무리 여유가 있어도 2015년엔 이곳에 올 엄두가 나지 않을 듯 합니다.

아마도 순례자들 틈에 끼여 무빙워크를 탄 듯한 기분을 맛보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전 홀로 여행때는 가방에 간식거리를 일체 넣어다니지 않는 타입인데

엄니께서는 익숙하게 준비해 온 물과 과자를 꺼내 드십니다.

 

저는 보통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가기 전 먹을거리를 사들고 가

목욕 시원하게 한판 당기고 나와서 느긋하게 즐기는 성격이라서.

 

그래도 추운날 버스를 기다리며 짭쪼름한 센베이 씹어먹는 맛 역시 일품이었습니다.

 

 

 

버스 타기전에 엄니가 만든 눈사람입니다.

눈코입도 만들까 했는데 버스가 오는 바람에 서둘러 사진 한 장 찍는 것으로 마우리가 되어 버렸네요.

 

 

 

다이몬으로 향하기 전에 일단 점심을 해결하기로 합니다.

이곳 코야산이 물 맑고 공기 좋아서 밥맛도 좋다고는 하지만

유명한 관광지의 물가 + 해발 1000m 넘는 산골짜기 라는 요건이 겹치는 바람에

이 곳의 먹거리는 양이나 질에 비해 좀 비싸다는 인식이 넓게 퍼진 편이죠.

 

하지만 홀로 여행때처럼 비싸다고 안 먹고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적당히 속에 부담가지 않을 만한 가게를 찾아보다가 평범해 보이는 곳을 하나 찾았습니다.

 

정식요리도 여러가지 있지만 살짝 배만 채울 요량으로 들렀기에 주문은 간단하게 합니다.

물이 좋아서 그런지 이 지역은 두부가 유명하다고 하길래 반찬 요량으로 작은 거 하나 시켜봅니다.

일본의 두부는 한국과 맛과 향이 전혀 다른데, 고소한 콩 향기가 진한 한국의 두부와 달리

맛은 간장과 와사비 없이는 밍밍하게 느껴질 정도로 맛이 약하고, 속에 기포가 거의 없이 젤라틴처럼 탄력있게 말랑말랑한게 특징이죠.

 

지역 명물이라 그런지 요 조그만 녀석이 3천원 가까이 하는 무서운 가격이지만

전 두부를 매우매우 좋아해서 막 퍼먹는 수준이기 때문에, 깔끔하고 색다른 일본 두부 탐방은 매우 즐거웠습니다.

 

 

 

식사는 그냥 간단하게 달맞이 우동으로 때웠습니다.

일본에서는 국물 요리 중앙에 날계란을 떨어트려서 살짝 익히는 녀석을 달맞이(月見)라고 부르죠.

 

우동은 그냥 매우매우 흔한 일반적인 수준이었는데, 계란은 꽤나 깔끔한 맛이 괜찮았습니다.

달맞이 우동은 먹는 방법이 사람에 따라 달라서, 확 풀어헤쳐 고소한 국물을 즐길 수도 있고

저처럼 면발 다 먹고 국물 조금 남긴 상태에서 풀지않은 반숙 계란을 후르륵 한꺼번에 삼킬 수도 있습니다.

 

두부는 반찬이고 우동이 정식이었지만, 느낌상으로는 두부에 더 집중하고 우동은 그냥 배 채우기 위해 먹었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네요.

 

날씨가 추워서 체력소모도 심하니 조금 더 쉬고 싶기도 했지만

엄니는 열심히 구경하고 저녁에 일찍 돌아가 푹 쉬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금방 일어나 밖으로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