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식목일이라지요.

휴일이 아니면 뭐든 깜빡해버리는 건 아마 다른 분들도 비슷하실거라 생각.
그래서 간만에 카메라 짊어지고 아파트 뒷마당으로 꽃을 찾아 출발했습니다.


물론 아직 대부분 꽃이 필 시기는 아닙니다만...
이렇게 막 피어오르려는 봉오리도 참 매력적인 피사체죠.

1주일만 있으면 모습을 뽐내고 있을테니 그때쯤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개나리와 매화만큼은 한창 몸매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 앞의 신천 산책길은 이미 개나리로 노랗게 채워져 버렸죠.


워낙 빨리 폈다가 빨리 지는 녀석들이니 이번에 찍은 건 다행이라고 생각.


꽃잎이 참 앙증맞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흰 꽃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어서, 찍을때 마다 마음에 드는 녀석이네요.


꽃이란게 소박하면서도 워낙 화려한지라
여기저기 만개한 꽃나무는 오히려 제 미천한 실력으로 다 담아내기가 힘들어서
지금처럼 막 피어오르려는 무렵의 모습이 저로서는 카메라에 담기 편합니다.


다른 꽃들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네요.
5월이 되면 뒷마당 전체가 노랑, 빨강, 보라 등등으로 꽉 덮혀버리겠죠.


갓 솟아나온 듯한 이 파릇파릇한 녀석은 앞으로 어떤 색깔을 피우게 될지...
위치는 기억하고 있으니 나중에 비교사진이라도 한번 찍어봐야겠네요.


색 대비가 좀 아쉽긴 하지만
홀로 불쑥 튀어나와 바람에 휘날리는 녀석이 인상적이라 담아봤습니다.

내공 부족으로 뭔가 의도한만큼 나오진 못한 것 같군요.


매년 매년 지켜봐도 참 싫증나지 않는 녀석들입니다.
분명 1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여러 모습을 보여주던 기다림의 시간도 그 이유가 되겠죠.
이게 생명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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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내의 유일한 (내가 알고 있는 한) 고양이까페.
제목도 없이 재미있는 간판 하나만 덜렁 달려있는, 그래서 센스가 마음에 드는 곳.

미리 알아보고 가지 않으면 길 찾기가 쉽지 않은 골목에 있는데
단골 손님들은 많은 듯 하다. 내가 처음 들어갔을 땐 한 명도 없었는데, 금새 바글바글..


못 보던 녀석이 앉아있다.
2달 전에 새로 들어온 녀석이란다.

무서워보이는 생김새와 달리 사람 손을 별로 싫어하지 않고 애교도 있는 편.


까페 내에서 제일 불쌍해보이는 사막여우.
항상 유리 안에 갖혀있는 모습을 보니 참...


햇빛 따뜻한 곳엔 항상 잠에 겨운 냥이들이 비틀비틀.
이 녀석 임신중이다. 조만간 쑴풍 낳을듯.


이곳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미묘라고 생각되는 녀석인데
이번엔 일진이 안좋은지 사진 찍혀주질 않는다.
금단의 성역에 올라가서 쥔장한테 야단맞기도 하고...

눈매가 참으로 곱고 세련된 녀석.


겨우 한 장 건졌다.
좀 까칠한 성격이긴 한데 참으로 매력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밥을 주면 그 무심한 듯 시크한 녀석들이 개떼처럼 달려든다...


다 먹고나면 얄짤없이 다시 시크모드로 들어감...


그래도 까페 안에서 이리저리 발품팔다 보면 냥이들의 멋진 포즈를 사진에 담을 수 있다.
고양이 구경도 하고, 놀리고 있던 카메라도 실력 발휘하게 해 주니 이 어찌 일석이조라 아니할 수 있는가.

우려먹을 사진이 많아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