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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18  우즈벡 요리? 16
  2. 2013.03.17  다시 시작해야죠 18
  3. 2012.08.12  말복때문은 아니지만 보양식 14
  4. 2012.08.03  무더운 엄니 생신엔 전복 32
  5. 2012.06.28  뭘 이런 것까지... 20
  6. 2012.05.06  어린이날은 친구와 놀기 26

 

 

상당히 오래전 먹은 녀석입니다만, 아직 블로그에 업로드를 하지 않아서 그냥 올려봅니다.

동대문의 사마르칸트라는 꽤나 알려진 음식점이네요.

 

전 러시아 음식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우즈베키스탄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언어는 러시아어를 쓰는듯, 메뉴는 전부 러시아어로 쓰여 있었지만.

 

쌈싸라고 하는 한국의 만두와 비슷한 요리입니다. 겹겹히 쌓인 패스트리속에 야채와 고기를 넣은 녀석이죠.

빵 속에 고기라는 점은 만두와 비슷하지만 사실 다른점이 많습니다.

 

 

 

기름에 튀기거나 굽는 만두와 달리 빵집의 그 패스트리와 똑같은 빵이라서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만두속도 한국의 공장식 만두에 비하면 거의 간이 되어있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

 

어차피 대량생산 할 수 없는 동대문의 조그만 식당이니까 거의 수제일텐데요.

덕분에 다른 곳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맛을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이 정도로 자극이 적은 음식이라면 부모님께도 추천해 드릴 수 있을 듯.

 

 

 

워낙 알려진 요리라서 한번 시켜본 보르시치입니다.

전 러시아 전통요리인줄 알고 있었는데, 동유럽 모든 국가에서 한국의 된장찌개처럼 수시로 먹는 요리라는군요.

 

외국 음식이라는 느낌이 워낙 강렬하게 나는 요리라서 호불호는 많이 갈릴 듯 합니다.

굉장히 부드러운 맛의 야채스프입니다. 속에는 두툼한 양고기가 있어서 씹는 맛도 있더군요.

 

우즈벡 요리가 원래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맛이 부드러워서, 짠거 싫어하시는 분들은 좋아하실듯.

 

 

 

메인 요리로는 양고기 꼬치구이인 샤슬릭을 먹었습니다.

말라빠지거나 조그만 양고기와는 달리 꾹꾹 씹어먹는 맛과 육즙이 훌륭한 녀석이었는데

가격도 4천원으로 그렇게 비싸지 않았습니다. 고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술안주로 먹어도 한사람당 8천원이면 충분하겠더군요.

 

저는 이 당시에 나침반님과 함께 배만 살짝 채우고 나갈 생각이라서 조금씩만 먹었지만

이렇게 가볍게 몇 종류만 시켜도 배가 고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편에 들어갑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라 먹고나서 속도 별로 끓어오르지 않더군요.

전 밖에서 밥먹으면 거의 대부분 배가 부글부글거리는데, 여기는 괜찮았습니다.

 

대낮임에도 한국사람은 저하고 나침반님 둘 밖에 없었고, 전부 외국인들이라서 분위기 신기했네요.

다음엔 저녁에 가서 술과 함께 배를 채우면 즐거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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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요리? :: 2013. 6. 18. 20:17 Food For Fun

 

 

이런저런 일이 많았던 2월과 3월이었습니다.

작정하고 포스팅을 하려면 못할것도 없지만

블로그 개장 이후 가장 쓰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던 한달이라서

의무감에 못이겨 쓰는건 의미가 없다 싶어 그냥 마음가는대로 방치해 놓았군요.

 

아직 12월에 다녀온 일본 여행기도 끝내지 않은 게르으니스트입니다만

이제 조금씩이라도 갱신을 해볼까 합니다. 요즘 일이 좀 바빠서 그리 자주는 포스팅하기 힘들겠지만.

 

분위기 전환하는 겸 치고 지난번 서울에 잠깐 올라갔을때 사진이나 올려봅니다.

매번 밖에서는 뭐 먹을까 고민하는 터라, 이번엔 작정하고 처음부터 한끼 먹을 곳을 생각해 왔죠.

네팔인이 경영하는 동대문의 카레 전문점 에베레스트입니다.

 

나침반님과 함께 양고기 카레와 닭고기 카레를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카레라는게 물론 향신료의 조합이긴 합니다만, 이곳은 한국의 어느 음식점이나 갖고 있는 그 조미료의 맛이 나지 않아서 좋았네요.

나침반님은 매운게 아닐까 걱정했지만 이곳 카레는 별로 걱정할 것 없었습니다.

양고기의 그 독특한 냄새를 느껴보는것도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혼자 다니다 보니 한번에 여러 음식 시켜먹기가 힘든 처지인데

같이 온김에 여러가지 먹어보고 싶어서 카레 두개에 난 두개에 탄두리 치킨까지 주문했습니다.

괜히 제 욕심때문에 나침반님 먹는데 고생하신게 아닌가 싶네요. 양이 좀 많긴 했습니다.

 

그래도 뭐, 수다떠느라 2시간 넘게 앉아서 먹어댔기 때문에 결국 먹긴 다 먹었습니다만.

탄두리 치킨 역시 매워보이지만 전혀 맵지 않습니다. 기름기 싹 빠지고 속살이 부들부들한게 잘 만들었더군요.

바깥 음식들 맛이 워낙 강한터라 이곳 요리는 살짝 부드러운 느낌이 듭니다만, 전 그 유니크함이 마음에 들어서 좋아합니다.

괜히 예고도 없이 나침반님 끌고 들어가서, 잘 드셨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직원분들이 굉장히 미인이셨습니다.

 

 

 

내려가기전에 하염없이 걸어다녔죠. 슬슬 걷다가 남산 올라갔는데, 이번 루트는 의외로 좀 걸었습니다.

서울은 추울까 싶어서 옷도 좀 두껍게 입었고, 가방에 든것도 많아서 땀을 시원하게 흘렸네요.

 

매번 사람이 미어터지는 남산이었습니다만, 이번엔 타워 앞에서 사진찍는 사람 말고는 좀 적은편이었군요.

카메라는 의무적으로 가지고 다녀서 한두 장 찍어봣는데, 오랜만의 촬영이라서 영 감도 못잡겠고, 별로 찍고싶은것도 없고.

요즘엔 본인이 생각해도 마음이 메말랐다는 느낌이라서... 확실히 사진도 별로 볼만한게 없습니다.

 

 

 

일본, 중국 관광객의 필수코스가 이곳 남산이라는데, 중국은 몰라도 확실히 일본사람에게는 좋은 장소가 될것 같습니다.

도쿄가 완전히 평지밖에 없어서, 이런 대도시 중앙에 이런 산이 자리잡고 있다는 건 신선할 듯.

 

돈 많이 주고 많이 기다리고 해서 올라갈 수 있는 도쿄타워나 스카이트리의 풍경에 비하면

시야는 제한되어도 훨씬 마음편하게 둘러볼 수 있어서 좋을겁니다. 서울에 한강과 남산이 없었으면 꽤나 심심했을 듯.

 

마침 해가 질 무렵이라 많은 사람들이 자리잡고 셔터를 눌러대는데

누구나 찍고나서 비켜줄 생각은 추호도 없이, 해가 끝까지 질때까지 자리 차지하고 있는 탓에

막 질 무렵의 사진은 한 장도 건지질 못했군요.

 

삼각대 설치하고 올림푸스 카메라로 수십장 눌러대던 아저씨, 그만큼 혼자 자리 차지하고 찍으면 적당히 찍고 좀 물러나주는게 예의 아닐런지.

하긴, 카메라라는 것 들고다니는 인간들 인격이 워낙 개차반일 경우가 많아서 저도 카메라 꺼내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뭐 작품사진 대단한거 찍겠다고 (것도 남산에서) 관광객 미어터지는 곳에 혼자 공간 자치하고 버팅기는지.

 

전 이딴 곳에서 사진 몇장 못찍었다고 아쉬워할 마음 추호도 없습니다.

 

 

 

남산 주위의 풍경을 둘러보는데 결정적인 방해물이 되는건 사실 사람이 아니라 이녀석들입니다.

그냥 조그만 공간에 매달 수 있는 곳을 제한해 놨으면 모르겠는데

반대로 약간의 공간만을 남겨놓고는 전부 이 자물쇠들로 담벼럭이 도배되어 있더군요.

 

아무리 하트모양 덕지덕지 발라놔도 금속덩어리의 차가움과, 상대를 구속하고 말겠다는 욕심이 느껴지는 자물쇠가 좋아질리 없습니다.

이건 소망이 아니라 욕망이라고 생각해요.

 

그런고로 예쁘게 찍어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나침반님은 앞으로를 위해 사진을 좀 더 자신의 의도대로 찍을 수 있도록 연습을 하시는게 좋겠죠.

이론도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사진은 일단 다양한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는게 좋다고 봅니다.

사진 찍으러 다니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아쉽긴 하네요.

 

뒷모습 정도라면 이해해 주실테니 슬쩍 담아봤습니다.

그러고보니 서울에서 덩치 큰 카메라 꺼내들어도 별로 부담되지 않는 곳이 남산입니다.

관광객들은 역시, 큰맘먹고 온 탓에 좀 괜찮은 카메라들을 많이 들고 다니더군요.

하지만 결국 수백만원이 넘는 최상급 플래그쉽 카메라 들고다니는 쪽은 여지없이 한국사람이네요.

 

뭐, 저도 남말 할 저치는 아니지만 말이죠. 필름판형 외에는 도무지 손에 익질 않아서 계속 비싼거 사용하고 있으니.

 

 

 

해가 지고 있어서 사진찍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실루엣을 이용해서 한장 담아볼까 했는데, 타이밍 좋게도 사람들이 앞을 지나갔습니다.

의도한건 아니지만 사람까지 찍여서 오히려 분위기는 더 살아나는 느낌이 드는군요.

 

 

 

남산 올라왔는데 타워 안찍어주면 섭할까봐 남겨줍니다.

마침 해가 져서 불이 들어오는 즈음이라 찍을맛이 나더군요.

 

카메라는 그냥 덤으로 갖고 온거라, 제일 작은 50mm 단렌즈 하나만 들고와서 화각잡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사진이 이상하게 잘 안찍히길래 내 실력이 이렇게 썩었나 했지만

막상 돌아와서 점검해보니, 구형 수동렌즈의 핀 인식이 잘못되어서 50mm 를 200mm 라고 인식해 버렸더군요.

M 모드를 사용한게 아니라서 셔터스피드도 기준과 확 달라져버렸고, 손떨림 방지도 교란되고 해서 엉망이었던 셈입니다.

 

 

 

내려올때는 다른길을 선택했습니다.

다들 버스타고 왔다갔다 하는건지, 산책로엔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가다가 느낌이 좀 괜찮은 곳이 있어서 슬그머니 멈춰서 나침반님을 찍었습니다.

 

좀 더 잘 찍어드릴수도 있었을텐데,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도 찍사의 실력이 이래서야.

 

매번 느끼는 거지만, 서울은 별로 정이 가질 않네요.

그나마 밤이 되면 활기가 보이는 도시라서, 그거 하나 즐길만은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평생 살라고 하면, 솔직히 좀 끔찍하긴 하죠.

 

 

 

나침반님의 긴 계획도 이제 절반을 넘어 달리고 있는 중이고

전 앞날 예측하기 어려운 혼란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만

어쨌든 이러저러한 일이 겹쳐서 다들 나름대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은 듭니다.

 

여러 지성들이 마음의 평온과 가진것에 대한 만족을 강조하는데

요즘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그런 인생은 저하고 별 관계가 없는 듯 하네요.

그냥 잠시동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추석연휴엔 나침반님도 어디 좀 나가봐야겠다고 하시고, 저도 그때쯤 몸이 달아있을 테니

5일동안 어딜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 현재로서는 제일 진취적인 마인드인 셈이군요.

 

느리긴 해도 다시 천천히 포스팅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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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형수님 출산일이 얼마 안남아서 가족 전부가 한번 들렀습니다.

처음 몇개월동안은 정말 변화가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좀 무서울 정도로 빵빵하시더군요.

애는 건강하게 잘 크는데 형수님 체중이 늘질 않아서, 애가 움직이는게 밖에서도 보입니다.

 

예전에 본 프로메테우스 생각이 나서 살짝 섬찟하기도 했지만, 그건 제가 출산경험이 없어서겠죠.

 

암튼 엄니 생신날 근처에 올라간 터라, 조촐하지만 맛있는 케이크도 먹었습니다.

굉장히 맛있었지만 케이크 전체가 저 오레오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정말 어마어마한 칼로리를 자랑할 듯.

 

엄니 생신이라고 해서 촛불을 팍팍 박아버리는건 엄니가 싫어하실것 같다고 형수님이 그냥 한개만 준비하셨습니다.

이런 센스가 세상 살아가는데는 꼭 필요하죠.

 

서울서는 여의도 근처의 꽤 괜찮은 고기집에 가서 고기도 먹고 그랬습니다만, 사진 찍은게 없으니 이 정도로...

 

 

 

며칠 지나서 대구에 이모가족이 찾아왔습니다. 여러가지 볼일이 있는데 겸사겸사.

미국 유학중인 사촌동생도 한국에 돌아왔기 때문에, 더운날 원기보충이라도 하자고 하시네요.

 

며칠 전 포스팅에 소개했던 해수전복에 가고싶다고 하셨는데, 공교롭게도 저희 가족은 거기서 먹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저기 알아보고 그것과는 좀 다른 의미의 보양식을 하는 곳으로 장소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나름 깔끔한 음식을 자랑하는 곳이죠.

 

그 집에서 가장 고급요리진 용궁약탕은, 미리 예약해서 주문해놔야지 먹을 수 있는 요리입니다.

가장 큰 특대사이즈가 20만원 (부가세 별도인듯) 인데, 소고기 뜯는것에 비하면 양도 많고 값도 싼 편이네요.

6명이서 먹어도 배가 상당히 부를 정도로 양이 많으니 어찌보면 그렇게까지 비싼 건 아닐수도 있겠습니다.

 

요리 자체는 간단한데, 한방 육수에 온갖 해산물이란 해산물을 다 집어넣고, 오리 한마리 넣어서 푹 고아만든 탕입니다.

 

 

 

간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알아서 소금 살짝 쳐서 먹습니다.

여름이라고 해서 이렇게 보양식을 자주 먹은 적은 없는데, 올해 대구가 정말 몸에 이상생길정도로 찌는 날씨라서

이렇게 먹어줘도 영양과잉은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엄니께서는 굉장히 기력이 떨어지시는것 같아서 좋은거 많이 드셔야 할 듯.

 

작은 접시에 종업원분이 계속해서 탕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얼핏 양이 적어보여도 이걸 세 접시 이상은 먹습니다.

처음에는 전복, 낙지, 새우, 조개 등 해산물 중심으로 퍼 주시네요.

 

 

 

두 번째 그릇부터는 오리고리를 중심으로 퍼 주십니다. 오리고기는 뼈도 다 발라서 건네주시니 먹기가 편합니다.

이렇게 잡탕식으로 끓여내니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음미하기는 좀 힘들어도

조미료 없이 이 녀석들만으로 우려낸 육수가 꽤나 묵직한 맛이라 마음에 듭니다.

 

순수하게 음식의 레벨로 보자면 해수전복의 전복찜이 더 고급인듯 하지만, 이곳의 음식은 식성 가리지 않고 무난하게 잘 맞겠더군요.

특대사이즈는 5인분이라고 적혀있지만, 6명이서 먹어도 충분히 배부를 만큼 양이 많습니다.

 

 

 

재료가 대강 없어지면 육수에다가 잡곡밥을 넣어서 죽까지 만들어 주거든요.

엄니를 비롯한 여성쪽에서는 이 죽까지 먹기가 힘들 정도로 배가 든든합니다.

 

음식 남기는건 용납 못하는 성격이라서 어쨌든 싹싹 긁어먹으려고 제가 몇 그릇이나 더 먹고 먹고 했네요.

제 배둘레가 늘어난다고 해도 어쨌든 음식을 남길수는 없어서...

 

좀 전에 남겨놓았던 오리고기와 해산물 몇점을 죽에 넣어서 같이 먹으니 씹는맛이 있어서 좋습니다.

 

 

 

신나게 먹고 집으로 와서 차를 마시고 잡담시간을 가집니다.

한창 올림픽 중이라서 차 마시다가 거실로 나와서 경기 보다가 하는군요.

대학 1학년인 사촌동생은 어릴적부터 미국서 혼자 학교를 다니다 보니 자립심도 강하고 든든(?)합니다.

 

대학 들어가서는 조정부에도 들어가서 열심히 연습중이고, 성적도 거의 학교 1등에 가까워서 만능의 파워를 자랑하는군요.

영어를 활용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를 공부할 목표로 삼고 있는 아버지께서

네이티브가 왔다고 평소 궁금했던 여러가지 것들을 물어봅니다. 저희 가족이 그 모습을 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지만...

천상 조선시대 양반처럼 평생 방안에서 책이나 훑는 인생이 세상에서 가장 어울리는 아버지다 보니

그걸 옆에서 평생 봐 오는 가족의 기분은... 뭐 대충 아실분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에 돌아온 기념으로 이모가족 전부가 이번에 나온 갤럭시 S3 를 구입했더군요.

칩만 바꾸면 미국에서도 사용가능하니 문제없는 듯 합니다. 기술의 발전이란 참 놀랍네요.

 

하지만 이모는 저희 엄니와 마찬가지로 이제껏 전화만 되는 폰을 사용해 온 터라서

맛폰이란게 뭐에 쓰는건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합니다. 슬쩍 보니 아예 새로 설치한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네요.

 

그럴때는 일단 고스톱 깔아드리고 보라는 진리가 생각나서 무료 버전이라도 설치를 했습니다.

애초에 이모는 고스톱도 거의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라서 이것 역시 낯설어 하지만, 재미삼아서라도 활용을 해 보면 좋겠군요.

 

엄니께서는 S2를 사용하고 계신데, 더 커졌음에도 더 가벼워진 S3가 참 대단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결국 S3가 필요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서 그냥 그렇네 하고 지나가 버리셨지만.

저도 한때 굉장한 하드웨어 매니아였는데 아무래도 스마트폰 세대는 아닌지, 갖고 있는 맛폰으로 최소한의 네트워크 활용만 하고

카카오톡도 한 달에 한두 줄 사용할 정도로 별 의미가 없는 스마트 라이프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냥 기술발전이 놀랍다는 사실 자체를 즐기는 타입.

 

이제 드디어 대구도 폭염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네요. 참 굉장한 나날이었습니다.

제 인생중 이렇게 보양식을 많이 먹은 여름은 처음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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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엄니 생신이었습니다.

엄니께서는 전반부(점심)엔 친구분들과 식사 한끼 하시고

후반부(저녁)에는 가족끼리 한끼 하기로 햇죠.

 

저보고 뭐 먹고싶은거 없냐고 하시는데, 엄니 드시고 싶은거 드시라고 의견 제출을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나온게 영양가 만점 전복요리였죠. 해수전복 본점이라고, 대구 시내에서 전복요리는 제일 잘하는 편에 드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요즘 영계, 해삼, 전복, 버섯, 낙지 등등을 푸욱 고아내는 소위 용궁탕, 영양탕 등의 음식점이 많아지는 편인 듯 한데

해수전복은 흐름에 관계없이 오래전부터 충실한 전복요리를 내 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당히 입맛 까다로운 부모님께서도 이곳만큼은 딱히 불만을 표하지 않으시는 것만 봐도.

 

물론 그만큼 가격은 무시무시하니, 자주 갈 수 있는곳은 아니죠.

그래도 엄니 생신이니 인정사정 볼것 없습니다. 일단 전복찜 부드러운 맛을 한접시 주문합니다.

 

 

 

전복찜은 부드러운 맛과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저희 가족은 위에 부담가지 않는 부드러운 맛을 항상 선택하네요.

만드는 방식은 전가복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엄니께서는 주문하면서 '전가복 주세요' 라고 하셨을 정도니.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면 맛은 꽤나 다릅니다. 이 가게는 어떤 요리에서도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과장없이 재료의 향을 살려주는군요.

그리고 전가복보다 해산물의 양이 적고 버섯종류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한국식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양파도 매우 많이 들어갑니다.

전 양파의 단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버섯과 양파의 대량 투입으로 그 특유의 단맛이 오히려 중후한 느낌을 약간 헤치는 경향이 있네요.

맛이 강하지 않아서 전복보다 레어아이템인 송이버섯의 향도 나름 살아있고, 즐기기엔 참 좋지만 맛 벨런스가 약간 아쉽습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는 면에서는 훌륭히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요리지만, 아무래도 양파가 너무 많이 들었군요.

하지만 요리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따로 찍어먹을 간장이나 소스가 준비되어 있지 않고 적당히 간이 들어있습니다.

 

 

 

 

소스 한방울 남김없이 전복찜을 싸그리 청소해 버린 후 전복곰탕을 주문합니다.

찜을 먹은 후 한 사람당 탕 한그릇씩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두 그릇을 주문합니다. 알아서 세그릇으로 변환해 주십니다.

 

탕이 나오기 전에는 식사류에 맞게 반찬도 새로 나오는데요, 종류는 그리 많지 않아도 모두 짜지 않고 정갈한 녀석들입니다.

 

해수전복은 여러 지점이 있습니다만, 저희 가족은 본점만을 고집합니다. 이곳이 제일 정성들여 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엄니께서는 다른곳의 해수전복은 이름만 같지 아예 다른 가게라고 말씀하실 정도니...

화학조미료가 몸에 나쁜건 아니지만, 평생 입에 대질 않다보니 조미료 맛에 굉장히 민감한 가족들이라서

반찬을 포함한 이곳 음식 전반에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금방 알아챌 수 있군요.

 

왠지 모르겠지만 전복찜에 들어가는 낙지류만이 국산이 아니라고 적혀있는것 같던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것까지 맞추기는 힘이 드는 듯.

 

 

 

 

적당히 속을 든든하고 뜨끈뜨끈하게 해줄 만큼만 전복곰탕이 나옵니다.

전복 볶아보신분들은 알겠지만, 전복만으로는 육수를 우려낼만큼 맛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한방재를 포함해 다른 여러가지 것들을 사용해서 육수를 내고, 그 안에 전복을 몇 마리 넣는 방식이죠.

 

기름기도 적고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면 크어~ 하는 추임세가 나오는 그런 시원묵직한 맛입니다.

이것도 간은 맞춰져 있어서 따로 소금이 필요하지 않지만, 취향에 맞춰서 파나 고추를 넣어 먹을 수 있습니다.

매콤 칼칼한 맛도 좋겠지만 전 위에 부담없는 구수한 맛이 좋으니 그냥 이대로 먹습니다. 밥은 그냥 거들 뿐이죠.

 

 

 

전복이 많이 들긴 했지만 당연하게도 그리 크지는 않은 양식전복입니다.

하긴 여기에 제대로 된 자연산 전복을 이만큼 넣으면 가격은 수십만원을 돌파하지 않을 수 없으니.

 

백발백중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저 내장만 먹어봐도 이게 양식인지 자연산인지 대강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고기의 질감과 맛은 년수나 덩치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서, 같은 크기라면 구분하기가 쉽지 않지만

뭘 먹고 자랐는지를 금새 알 수 있는 내장은 정말 맛이 다르더군요.

 

더워서 잠도 깊게 자지 못하는 날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이렇게 튼실한 영양식을 먹어주니 왠지 양기가 보충되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부모님이 워낙 가리지 않고 잘 드시는 편이라서 보양식이란게 의미가 없긴 하지만

요 근래 일주일 가까이는 정말 폭염에 지치고, 에어콘 바람에 지치고, 새벽에 계속 잠이 깨는 나날이 계속되던 터라서

이런 녀석 푸짐하게 먹어준 것은 도움이 된 듯한 기분이네요. 엄니께서는 만수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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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라서 뭐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는 말씀에 적당히 고민해봤습니다.

사실 밖에서 먹고싶은건 별로 없었지만, 그렇다고 먹지 말자고 말씀드리기도 뭣하고...

 

예전에 피자헛에 직접 가서 피자 먹었을때 아버지께서 맛있다고 호평하시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도 그냥 피자헛 가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배달피자보다는 직접 가서 먹는게 제일 맛있긴 하죠?

 

세명에서 아쉽지 않게 먹으려면 피자 한판 + 파스타 2개 + 윙 10조각 + 샐러드바 정도는 해야 합니다.

파스타중 하나는 토마토소스를 베이스로 한 조금 매운 새우파스타로.

밖에서 먹는 음식이 어디든 다 마찬가지지만, 약간 짠 느낌은 있더군요. 그래도 바로 만든거라 맛은 있네요.

 

 

 

피자는 나오자마자 따뜻할때 먹어야 된다고 후다닥 잘라서 접시에 나눠드린 고로

제 모습을 갖춘 녀석을 찍을 기회따위는 없었습니다.

 

역시 아무리 온도유지를 하느니 뭐니 해도 직접 가서 먹는 피자가 제일 낫긴 하군요.

사실 피자헛 피자는 제가 좋아하는 종류가 아니지만, 대구의 본가 근처에서는 직접 가서 먹을수 있는 곳이 여기밖에 없습니다.

미스터피자가 한군데 있긴 한데, 거기는 꽤나 허벌나게 맛이 없더군요.

 

피자헛 피자는 아메리칸 스타일에 한국식 토핑을 집어넣는 부류라서, 가끔 피자가 아니라 빈대떡 먹는듯한 느낌도 드네요.

 

 

굳이 외식을 한다면 좀 괜찮은 일식집 같은데 가고는 싶은데

요즘 바닷물 상황이 영 좋지 않고 해서, 섭취 횟수를 줄이려고 하다 보니 이곳으로 오게 됐습니다.

 

나이먹어서 생일 대접 받는건 좀 그러니, 아버지께서 맛있다고 하신 곳에 가는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

 

두 번째 파스타는 크림소스 베이컨 파스타로군요. 순서를 생각하면 이게 먼저 나와야 하는것 아닌가 싶은데...

직접 말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음식이 한꺼번에 와르르 쏟아지니 따뜻할 때 처리하는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메뉴얼에 없는 접객을 바라는건 무리니까, 사실 주문할 때 조금씩 텀을 두고 가져오라고 말을 했어야 했네요.

 

 

 

언제부턴가 피자헛 피자를 먹을때면 꼭 빠지지 않고 먹어대는 버팔로 윙.

제가 원래 닭을 좋아하기도 하고, 덥썩덥썩 반찬 느낌으로 집어먹기에 적당한 크기를 하고 있어서일까요.

 

그나저나 예순 넘기신 부모님이나 저나 입맛 없다고 음식 남기는 일은 없으니 그건 참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나이 드시면 더더욱 걱정이 되는데, 입맛 없어지는건 정말 좋은 현상이 아니니까요. 두분 다 다이어트를 고민하시고 있긴 하지만.

 

 

 

저것들 다 흡입하는 와중에도 전 꾸준히 자리를 떠서 샐러드바를 침략중이었습니다.

샐러드바 6접시 + 요구르트 2잔씩 싹싹 비우셨네요. 이래도 되는건가 싶었는데, 결국 제가 제일 먼저 배가 차서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아마도 저 녀석 때문인 듯 합니다. 패션 후르츠라는 중남미 열대과일인데, 기이한 모습도 모습이지만 상당한 신맛을 자랑하더군요.

 

적당히 달달하면서 혀를 자극하는 신맛때문에 묘한 중도성이 있어서 자꾸 퍼먹게 되는데, 그러면 속에서 바로 반응이 옵니다.

아직까지 이곳 피자헛 이외의 장소에서는 본 적이 없는 과일이라서, 이곳에 오면 이걸 중점적으로 먹게 되네요.

 

 

 

얼핏 보면 올챙이 알처럼 생겨서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만

과일은 뭐든 좋아하니 개의치않고 숟가락으로 마구 퍼먹습니다.

 

이 사진 보고 있으니 그 신맛이 기억에 남아서 입안에 침이 도는군요.

마트같은곳에서도 파는걸 본 기억이 없어서, 이 녀석을 어디서 좀 더 사먹을 수 있을까 생각중입니다.

저거 먹으려고 피자헛까지 갈 수도 없고.

 

암튼 배터지게 먹고 돌아와서 배출도 몇번 하고, 엄니께서는 속이 좀 안좋아지셨는데...

피자헛 때문이라기보다는, 아마도 그 전 산행에서 먹었던 비빔밥에 육회가 들어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7천원짜리 비빔밥에 육회라니... 육회가 필수적으로 가져야 할 신선도와 퀄리티를 생각하면 납득이 안가는군요.

전 육회를 먹지 않습니다. 한국의 외식업체는 기본적으로 절대로 믿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제대로 조리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요리라면 그냥 먹겠습니다만, 육회같은건 한국 외식 시스템상 무리라고 봅니다.

물론 먹고 멀쩡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느냐와는 별개의 문제죠.

 

암튼 다 큰 자식 생일도 챙겨주시고 여러가지로 만감이 교차하는 하루였습니다. (며칠 지났지만)

빨리 부모님 크루즈 세계여행이라도 시켜드려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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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대구시내 동성로에 친구보러 나갔습니다.

전 어린이는 아니고 어른이라고 불리는 키덜트라서, 생각하는건 역시 고딩때와 별로 변한 것도 없군요.

지식과 경험은 쌓이고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을지도 모르지만, 근본적인 건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이먹으면 철든다는 이야기도 절대 믿지 않는 편이죠.

젊을때 덜된 녀석은 나이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노력하지 않는 이상.

 

일 관계로 일본 가기 전에 또 부탁받을게 좀 있어서 고교동창 친구와 그 동생분을 만났습니다.

만날 때마다 만화책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서적을 듬뿍듬뿍 주고 받기 때문에 유익하죠.

동성로는 어린이날과는 그닥 관계가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바글바글합니다.

고딩때나 지금이나 그런 분위기에 녹아들어가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라서, 딱히 나이먹었다는 느낌도 들진 않는군요.

 

일단 밥이나 먹자고 골목길 구석에 위치한 고기집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가게 이름이 '고기 굽는 남자'였던가...

 

 

 

싼 것도 아니고 비싼것도 아닌, 시내치고는 무난한 돼기고기가 나무판때기 메뉴에 적혀있군요.

시내 음식점이란 워낙 치열한 전쟁터라서 사소한 것 하나에도 인상을 심어줘야 하겠죠. 나무판에 손글씨로 적인 메뉴는 재미있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고기 굽는 남자인데 오늘 서빙해 주시는 분은 여자사람이시네요.

 

그 여자사람분이 동생분의 넥삼 카메라를 보고 자기도 그거 쓴다고 잠깐 대화를 나눴습니다.

 

 

 

산지 일년도 되지 않아서 단종되어버린 비운의 NEX-C3 녀석.

소니는 아무튼 신제품 바디를 너무 빨리빨리 찍어내서, 자기 제품의 감가상각에 신경쓰는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합니다.

동생분은 어차피 이녀석으로 끝장을 볼 생각이라 단종되었어도 그닥 데미지는 입지 않은 듯.

저걸로도 뭐 못찍을 사진은 없으니까요. 이제 카메라 성능 탓에 사진 못 찍을 시대는 아닙니다.

 

 

 

점심시간은 지났고, 저녁시간까지는 꽤나 남은 어중간한 시간이라서 가게 안에 손님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일부러 이런 시간대를 선택했죠. 시내에서 사람들에게 치여가며 밥먹는거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예전에 한 번 가봤을때 그 독특한 모양새를 한 돼지고기가 인상적이라서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젊은 주인장분이 열정적이고 친절하게 손님들을 대접해 주기도 해서, 힘든데도 열심히 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죠.

스테이크처럼 매우 굵은 고기 한점을 뚝 떨어트리고 한참을 굽습니다.

 

 

 

본인이 직접 하겠다고 말하지 않는 한, 이곳에서는 점원들이 시간에 맞춰 고기를 구워주러 옵니다.

보통 고기집에서 보기 힘든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어떻게 구워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꽤나 시간이 흐른 후에 면을 뒤집습니다. 한쪽은 적절하게 구워졌네요.

 

이런 식으로 돼지고기를 구우려면 지방층도 어느 정도 붙어있어야 덜 타고 씹히는 맛도 좋습니다.

 

 

 

두께가 상당히 놀랍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1인분당 150g 밖에 안되기 때문에 양은 좀 적네요.

저런 두께를 어떻게 익히나 걱정도 되지만, 사실 아주 깊숙히까지 칼집을 세세하게 넣어놨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잘 익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다떨다가도 점원분이 고기 구우러 오는 순간 전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어버리고 고기만 노려보는 것이 좀 난감하긴 해도.

 

 

 

양쪽 모두 적당히 구워졌다 싶으면 썩둑썩둑 잘라줍니다.

이게 자르자 마자 찍은 사진인데, 그 두께에도 불구하고 거진 다 익어있는게 보이실 겁니다.

그래도 돼지고기니까 살짝만 더 구운 후에 맛있게 흡입해 줍니다.

 

아무래도 세명이서 3인분은 너무 적은것 같아서 조금 더 시켰네요.

굵기 문제에 따른 퍼석함을 해결하기 위해 부위 선택을 신중하게 한다는 쥔장 말마따나

상당히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것이, 이 정도 가격이라면 훌륭하다고 평가해도 될 듯 합니다.

 

 

 

밑반찬의 수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지만 이 곳의 특별 반찬이라고 하면 이 녀석이죠.

색깔은 무시무시합니다만 그렇게까지 많이 매운 건 아닙니다. 살짝 씁쓸한 콩나물의 맛이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는군요.

저는 매운걸 좋아는 해도, 먹었다 하면 위장이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바람에 이번에도 훗날 화장실 신세를 좀 졌습니다.

이런 걸 먹는건 아주 가끔이니, 먹게 되었을 때는 그냥 각오하고 먹는 편이죠.

 

 

 

생활정보지의 쿠폰을 사용하면 이런 오뎅탕을 서비스로 줍니다.

돈 주고는 절대 시켜먹지 않는 음식이기도 하죠.

 

맛이라 할 만한 건 없는 평범한 술안주지만, 뜨거울때 먹는 오뎅과 국물은 역시 정감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흡입해 버리고 추가로 주문한 녀석. 처음과는 다른 부위를 주문해 봤습니다.

가브리살이라고, '등겹살' 부위를 말하는데 이거 被る 라는 일본어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네요.

'덮어쓰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인데, 쉽게 말하면 그냥 '겹살'과 똑같은 뜻이고, 등겹살이라는 부위와는 그닥 관계는 없습니다.

 

돼지 한마리당 20g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희귀부위지만, 여지껏 전혀 인기가 없어서 따로 분류되지도 않았다고 하네요.

그냥 가브리살이라고 이름붙이고 희귀부위라는 마케팅을 이용한 덕에, 요즘 들어서야 가격이 조금 오른 케이스입니다.

자주 먹는 삼겹살이나 목살과 맛은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한번쯤 먹어볼만은 하군요.

 

 

 

좀 진득하게 식사를 하고 시간을 한참 보낸 후, 다시 시내를 정처없이 걸어다니면서 소화를 시킨 후에 호프집에 들어갑니다.

대학생때 자주 들어갔던 호프집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더군요. 자주 안나가는 시내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던 호프집이었는데.

 

시내 지리를 모르기 때문에 대충 눈에 들어오는 가게에 들어가서 적당히 시켜봅니다.

이른 시간이라 손님은 거의 없어서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네요.

 

 

 

전 코로나 한 병 시켰습니다.

사실 밖에서 술을 거의 안마시기 때문에, 저렇게 레몬 한조각을 넣은 코로나는 처음 보네요.

원래 코로나는 이렇게 마시는 걸까요?

 

레몬덕에 탄산이 쏴~ 하고 올라오는게 보여서, 맥주가 더 시원하게 보이는 착시현상이 돋보입니다.

 

 

 

동생분은 과일맥주인 후치를 주문했습니다.

어떤 과일맛이 맛있을까 고민중이었는데, 주문 받으러 오신 분이 '사과맛이 맛있어요'라고 하셔서 그걸로 결정.

전 마셔보지 않았으니 모르겠습니다만, 저도 사과맛 음료 매우 좋아하니 아마 맛있었겠죠.

 

과일맛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는 편견이 있는걸로 아는데

동생분은 사실 마음먹으면 상당한 주당이라고 합니다. 편견을 버립시다.

 

 

 

코로나속에 빠져있는 레몬이 신기해서 한장 더 찍어봤습니다.

매실주속에 들어있는 매실은 반드시 뜯어먹는 습관이 있는데, 이녀석은 꺼내기도 힘들고 레몬을 씹을 필요도 없을 것 같아서 포기.

 

두 번째 주문때는 동생분도 이 코로나를 주문해서 레몬에 심취했습니다.

저는 시원한 코로나를 마셨으니 독일 밀맥주의 부드러움을 느껴보려고 마이셀을 주문하려 했지만

마이셀은 재고가 없다는 말을 듣고 그냥 무난한 독일맥주인 뢰벤브로이를 한 병 주문해서 꼴딱꼴딱 마셨네요.

 

 

 

뭐든 사람으로 붐비기 전에 느긋하게 즐기자는게 모토라서

한적한 호프집에서 일행들끼리 신나게 즐기다가 일찍 빠져나왔습니다.

그 후로 노래방에서 오랜만에 목도 좀 혹사시키고 집까지 산뜻하게 걸어서 귀환했네요.

밤이 되도 그리 서늘하진 않지만 바람이 불어서 야간 산책하기엔 나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돌아오니 땀이 흠뻑 나는군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답게(?) 놀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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