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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고 계속 걷다보니 인사동 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참 많더군요. 다들 더운데 잘 돌아다닙니다.

국악 공연을 하고 있던데, 나침반님이 가지고 계신 망원렌즈를 빌려서 테스트 해봅니다.

 

중고 가격이 10만원짜리라 광학 성능을 크게 기대할 필요는 없지만, 사진이란 건 렌즈빨로 결정되는게 아니니 별 관계없습니다.

사실 1년 자전거 여행때도 중고샵에서 제작한지 20년이 넘은 5만원짜리 망원 렌즈 하나 사서 잘만 쓰고 다녔기 떄문에.

 

 

 

사람 많은걸 좋아하지 않아서 인사동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딱히 갈 곳도 없고 해서 그냥 들어가 봅니다.

외국인들이라면 왜곡된 모습이라도 한국의 풍물시장 느낌을 조금을 받을 수 있을테니 나름 존재 가치는 있다고 봐야겠죠.

남대문은 아예 외국인 상대로 장사하려는 분위기밖에 남아있지 않으니 되려 한국 사람이 갈 필요는 없을 듯 하고.

 

예전에 쓰던 카메라 렌즈군을 아직 처분하지 않아서 새 카메라에는 렌즈가 한 개밖에 없습니다.

나침반님 덕분에 오랜만에 망원 렌즈를 사용해 봤네요. 다시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죠.

 

 

 

조리개값이 많이 낮아서 실내나 저녁 이후로는 사용이 좀 힘들지만 낮에는 준수한 화질을 보여줍니다.

요즘 카메라에서는 심도 표현이 워낙 부각되는 면이 강한데, 심도는 광각보다는 망원에서 여실히 차이를 드러내는군요.

 

예전 카메라는 망원으로 찍으면 거의 자동으로 심도가 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만

이번 카메라는 센서가 좀 작아서 그런지 망원으로 찍어도 심도 확보는 어렵지 않네요.

 

사실 개인적으로 적정 이상의 심도는 찍사의 실력부족을 감추는 도구로 사용된다고밖에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배경 확확 날라가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거보다 아쉬운 점은 센서의 DR과 계조 등 화질에 관한 문제죠.

 

워낙 기계적 성능이 뛰어난 모델이라 혹해서 구매를 해 보고 신나게 체험중입니다만

센서 성능은 정말 나날이 발전해 가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으려면 언젠가는 다시 좋은 센서쪽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이 E-M1도 절대 성능이 나쁘다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예전에 쓰던 모델들이 전부 기계적 성능은 제외하고 센서가 최상급인 탓에 비교가 좀 되긴 합니다.

 

 

 

사람 사진 찍는것도 싫어해서 인사동 같은 혼잡한 곳에 오면 담고싶은 장면 찾기가 쉽지 않네요.

나름 한국의 문어발식 건물 증축의 모형을 잘 보여주는 곳이 인사동이라서 정겨운 혼돈의 모습은 마음에 듭니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 전에도 그렇긴 했지만 요즘엔 거의 돈 뜯어먹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바깥 모습만 구경하고 실제로 소비를 하진 않습니다만.

 

서울 처음 올라왔을 때는 엄니가 한창 보이차 등에 관심을 보이던 시기라, 엄니 상경하면 인사동 가서 차도 마시고 했지만

그때부터도 이미 차의 품질과 가격대가 비참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많이 실망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상가의 분위기라는 건 자기 혼자만 튀어봤자 도움이 되지 않다보니

일단 찻집에서 수다를 떨 만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 이곳 인사동은 나름 데코레이션에 신경을 쓰는 것 처럼 보입니다.

 

말로는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거리라고 하는데 막상 한국인들이 가면 이게 뭔 전통이냐 싶은 곳이죠.

한국인이 가서 만족할만한 전통성이나, 하다못해 먹고 보고 즐길 것이 만족스럽지 않은 곳은 외국인들에게 있어도 그냥 잠깐동안의 흥미거리에 지나지 않으리라 봅니다.

한국사람이 일본 어디가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어지간히 답변을 할 수 있어도

일본사람이 한국 어디가면 좋겠냐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조금 어려운 저로서는,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만한 관계라면 인사동 정도 추천해 줘도 괜찮을까 싶습니다.

 

 

 

부산스러움이 전통의 매력 중 하나인 한국이니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별로 전통스럽지도 않은 플라스틱 간판과 건물 벽을 가득 메운 광고들은 아무래도 미관상 영 좋지 않네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속한 거리를 좀 더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욕심보다 가게 매상이 더 중요할테니 그러는 것이겠지만

그런 마인드가 모이고 모이면 결국 홍콩 구룡성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카오스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야 아예 그런 무질서의 매력을 한껏 뽐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만.

 

 

날씨가 덥고 해서 어디 들어가서 쉴까 싶기도 했지만 나침반님이나 저나 인사동 가게에 들어가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나름 분위기는 잘 만들었네 싶은 곳에 셔터만 누르고 식후 산책을 즐기는 정도로만 이용중이었죠.

 

나침반님은 준비가 끝나면 일반인들이 평생동안 가는 여행보다 훨씬 긴 기간동안 자전거 여행을 떠나시는데

과연 몇 년 정도 달리다 보면 문득 이런 한국의 모습도 그리워 질려나 궁금하기도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마 그리워지기는 커녕 돌아올 날이 다가오는 것을 더 두려워 하실 것 같지만.

 

 

 

악세사리 판매점들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놓여있어서 사진찍는 맛이 났습니다.

관광객용 상품이라 그런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저런 큐빅 많이 붙여놓는 건 싸구려틱해 보이기 때문에 좀 지양했으면 하네요.

 

 

 

아주 예전에 딱 한번 올라가 봤던 쌈지길입니다. 이 안의 가게는 조금 더 개인적인 느낌의 악세사리들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물론 그 더운 날 저기를 두루두루 올라갈 일은 없어서 그냥 사진만 찍었습니다만.

 

외국 관광객들이 뭔가 한국에서 기억에 남을만한 선물을 사 간다고 하면 이곳 가게를 한번 둘러보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그나마 프렌차이즈보다는 개성이 묻어나는 가게들이 포진해 있고

옥상 정원까지 걸어가며 눈구경할 요소가 많이 있으니 말이죠.

 

인사동에 가서 쌈지길 한번 안 올라가는 외국인은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그 사람들의 눈에 이곳 상품들은 어떻게 보일런지.

나가노에 있는 몸이 불편한 지인분도 한번쯤 둘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는데, 완전한 경사로가 아니라 계단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서 아마도 힘들 것 같네요.

 

 

 

인사동에서 재미있는 볼거리는 가게 상품이 아니라 이런 느슨한 멋이 살아있는 간판들이더군요.

낡아보이는 간판이 사람 지문처럼 다들 묘하게 다른 질감을 가지고 있어서 질리지 않습니다.

거기다 일부러 그런 건지 낡아서 그런 건지 묘하게 구부러진 지지대가 자연스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과다한 간판이 영 보기싫은 한국에서 이런 센스라면 참 보기가 좋은데 말입니다.

 

 

 

인사동이 끝나는 곳 광장에서는 무슨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사람이 많아 그냥은 보이지 않아서 자동차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기둥같은 곳에 한 발만 딛고 올라갔습니다.

나침반님의 망원렌즈를 마운트중이라, 멀리서도 한 장 당겨보자는 생각으로 힘을 좀 썼네요.

 

커플이 아니라 남매로 보일 정도로 굉장히 닮은 두 사람이 본보기(?)로 불려나와 뭔가를 당하고 있습니다.

아마 불 붙여도 뜨겁지 않게 확 사라지는 그런 거품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즐거워보여서 좋다고 생각하며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갑니다.

 

 

 

날씨는 덥고 해서 뭐 시원하게 먹을 거 없나 하다가, 좀 전부터 묘하게 생긴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이 기억나더군요.

지팡이 아이스크림이란 가게에서 팔고 있기에 인사동에서 군것질이라도 해 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갑니다.

일반적인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별 다른 건 없지만 저 길쭉한 모습에 혹하기도 하고, 양 끝에 아이스크림이 올라가니 왠지 이득본 듯한 매력이 있습니다.

 

 

 

걸어다니며 군것질이란 것도 참 오랜만에 해 보네요. 망원렌즈로는 찍을 수가 없어서 다시 렌즈를 서로 갈아끼웁니다.

맛이야 뭐 딱히 특이할 거 없지만 더운 날 아이스크림은 역시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네요.

 

일본 자전거 여행때도 저렴한 아이스바로 유명한 가리가리군을 한 개 깨어물면 참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산 아이스는  유지방이 안들어간 얼음 아이스, 비싼 녀석은 풍미가 제대로 느껴지는 소프트크림이 좋다고 봅니다.

어중간한 소프트 크림은 별로 농후한 맛도 없고 비싸기만 해서 만족감이 적더군요.

 

 

 

조금 이르긴 하지만 저는 대구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동대문의 양꼬치 집으로 이동합니다.

예전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청계천을 지나가는 도중 간이 화분에 늘어놓은 꽃을 한 장 담아봅니다.

오설록이란 이름이 붙어있는데, 아마도 조금 전 인사동에서 그런 간판을 내건 곳을 본 기억이 나네요.

 

 

 

카메라에 작동 방법에 대해 나침반님과 이야기도 좀 나누고, 꽃도 찍고 하면서 슬금슬금 이동합니다.

동대문이나 인사동 같은 곳을 거닐면서도 별로 기분이 흥하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나침반님처럼 베가본드로서의 여행을 즐기는 타입이 이런 도시 볼거리에 그닥 흥미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봅니다.

물론 저도 나침반님만큼은 아니지만 적당히 이레귤러 여행자에 들어가는 편이라, 서울이란 도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구요.

 

 

 

꽃에는 죄가 없으니 열심히 찍어봅니다.

가끔 가다 보이는 꽃인데, 작은 녀석들이 무리지어 알록달록한 색깔을 연출하기 때문에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서울 공기가 탁해서 그런지 대부분 잎파리를 축 늘어트리고 있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걷다 보니 베를린 장벽 일부가 보여서 신기한 마음으로 담기도 했습니다.

축제란 항상 지나고 나면 조금 어색해 지는 것이겠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의 그 흥분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 같네요.

한국과는 분단 상황이 너무 다르다 보니 이쪽에 대입하기는 힘든 편임에도 이 벽이 가지는 상징성은 역사에 오래도록 남으리라 봅니다.

 

 

 

인이 밴드들이 붙여놓은 듯한 포스터인데, 대부분의 보기싫은 불법 광고물에 비하면 의외로 괜찮네요.

오히려 옆에 남아있는 무수한 싸움의 흔적이 이 포스터와 시너지를 일으키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은근히 고전적인 그림과 색상이면서도 QR 코드만 달랑 적혀있는 근미래적 시도도 재미있군요.

 

 

 

청계천 도매상가들은 일요일날 휴무라서 대부분 셔터가 내려져 있습니다.

뚱땡이 아저씨라는 문구와 피카소적인 그림이 이곳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어쩐지 조금 전 인사동 풍경보다는 훨씬 마음에 드는군요. 사진에서도 그런 기분 변화가 느껴질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청계천이지만 꽃에는 죄가 없으니 찍고 봅니다.

나침반님이 렌즈의 화각에 따른 구도의 변화에 대해 질문하시길래 이것저것 대답은 해드렸습니다만

화각과 심도 등의 요소는 사실 다양한 렌즈로 많이 찍어봐야 몸으로 체감이 가능한 것이라서.

 

지금은 그리 자주 찍으실 기회가 없겠지만 어차피 여행 시작하면 외국어보다 더 빨리 몸에 익을거라 생각합니다.

 

 

 

동대문에서 알아놓은 양꼬치 구이집은 화교 가족이 영업하는 듯 합니다.

객석에서도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려오는 것으로 봐서, 예전 우즈벡 요리점에 갔을 때의 미묘한 긴장감이 살아나는 듯 하더군요.

 

그래도 한국어 알아듣는데는 큰 문제가 없어서 주문하시는대로 척척 가져다 주십니다.

양꼬치 부위별로 1인분씩에다가 이곳에서 맛있다는 꿔바로우를 주문했습니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서 맛만 본다는 심정이었죠.

처음 음식이 나올때만 해도 이 정도면 양도 적고 적당히 먹을만 하겠다 싶었는데

막상 먹기 시작하니 둘이 먹으면 꽤나 배가 부른 느낌이라서 놀랐습니다.

 

평소라면 이런 고기는 그냥 한입거리도 안되는데, 요즘 나이를 먹어서 배가 좀 줄었나 싶기도 하더군요.

 

 

 

각종 향신료로 배합해 놓은 소스에 찍어먹으면 양고기의 부드러운 육즙과 매콤쌉쌀한 소스의 궁합이 상당합니다.

한국은 고추가루가 대세인 만큼 향신료가 별로 다양하지 않은 편이라, 이런 소스의 맛이 신선한 체험으로 다가오는군요.

 

꼬치는 금방 구워서 따끈따끈하고, 양고기 기름에 소스가 묻으면 간식이나 술안주로 훌륭한 조합을 자랑합니다.

문제는 안그래도 더운데 숯불 위에서 꼬치를 굽고 있으니 지금 입으로 들어가는게 양기름인지 제 땀인지 모르겠다는 점이었지만.

 

 

 

꿔바로우는 한국에서는 찹쌀 탕수육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돼지고기를 넓적하게 썰고 찹쌀가루를 묻혀 튀겨냅니다.

일반적인 탕수육보다 겉이 쫄깃쫄깃해서 안의 돼지고기살과 묘한 조합을 이룹니다.

 

물론 바삭바삭한 맛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반 탕수육이 더 나을듯 하기도 하네요.

양이 적어보여서 둘이서 먹으면 별 것 아니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꼬치구이하고 이녀석을 계속 먹다보니 배가 부릅니다.

 

이런 곳은 자주 오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맛을 체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데

나침반님은 겨울에 와서 술이라도 한 잔 하며 먹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하십니다.

저도 땀흘리지 않고 먹는 양꼬치 구이가 좋습니다.

 

 

 

더운 여름날, 그것도 바로 대구로 내려가야 하는 시간 부족때문에 술을 하기는 어려웠고

대신 시원해 보이는 탄산 음료라도 마십니다. 좋긴 한데 역시 땀을 많이 흘려서 단 음료는 조금 무리가 있네요.

그냥 맥주 3000cc 짜리 통에다가 얼음과 물을 가득 담아놓으면 시원하게 들이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대구는 서울에 비해 이런 이국적인 음식 찾아다니기가 좀 힘든 편이라

서울에 올라갈 때는 가능한 한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음식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죠.

 

대충 포스팅이 끝났으니 다음부터 다시 홋카이도 여행기로 돌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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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양꼬치 :: 2014. 11. 18. 16:24 Photo Diary

 

 

올해 중이긴 한데 언젠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 예전 사진들입니다.

서울에 잠깐 일이 있어서 나침반님하고 식사나 한 끼 한다고 만날 약속을 잡았죠.

맛집을 좀 찾아보다가 동대문쪽에 양고기 꼬치구이를 잘한다는 소문을 들어서 그쪽 근처에서 보기로 합니다.

 

전철역을 조금 잘못 내렸는데 어디선가 많이 보던 캐릭터가 거대하게 서 있어서 놀랐습니다.

성게군으로 시대를 풍미하려다 말았던 모 만화가분의 페르소나 캐릭터죠. 요즘 까페 열었다고 하더니 이 근처였나 싶네요.

 

인간이 그렇겠지만 애 태어나면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그냥 매너리즘에 빠지는 느낌이라서 요즘엔 안 보고 있죠.

초반엔 꽤나 재미있었던 만화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당시에 동대문의 명물 똥인 DDP가 완공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맨날 공사만 하더니 갑자기 나타난 부드러운 똥 모양에 놀랐었죠. 완성이 되긴 하는구나 싶어서.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아서, 이 녀석을 찍는다기보다는 카메라 설정을 파악하려고 이리저리 담았습니다.

 

 

 

아침부터 참 더운 날씨였는데 그 넓은 부지가 이런 콘크리트 덩어리로 변해버렸다는 게 참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동대문 운동장 쪽은 옷에 관심이 없는 저한테는 원래 큰 의미를 가지지 않았지만

15년 전쯤엔 이 근처에 만화 도매상가들이 많이 모여있어서 자주 가느라 나름 친숙한 곳이긴 했었죠.

 

요즘엔 홍대나 건대 근처에 캐주얼한 도매 매장이 많이 생겨서 아저씨 냄새 풍기는 이곳 매장들은 사라졌더군요.

운동장 자체도 이렇게 사라져 버리니 더 이상 이곳에는 제가 발걸음을 옮겨야 할 이유가 남아있지 않네요.

 

 

 

날씨가 화창하지 않는 편이 확실히 더 잘 어울리는 건물이더군요.

무덥긴 했지만 햇빛이 덜해서 그나마 움직일 만 했습니다.

나침반님이 조금 늦으신다고 해서 근처를 돌아다니며 다시는 보지 않을 똥덩어리 모습이나 담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독보적이라 할 만큼 특이한 곡면 비정형 건물이라서 카메라 사진 사람들의 관심은 많이 끌고 있네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열심히 담고 있던데, 이 녀석은 밤에 조명이 켜지면 좀 더 볼만한 모습이 되리라는 예상이 듭니다.

 

낮에는 어차피 난개발의 상징인 동대문에서 암만 튀어봤자 조금 부드러운 콘크리트 덩어리로밖에 보이지 않으니.

계획 초기 예산의 10배 가까이 오버된 돈먹는 똥이라서, 그냥 돈을 가져다 발라도 이거보다는 저렴했으리라는 말도 있었죠.

다섯 살짜리 저능아가 굴리는 머리 수준에서라면 대강 이해가 되긴 하지만.

 

 

 

주위 환경과 심각하게 이질적인 건 그냥 넘어가기로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비정형 곡면을 사용한다면 과연 유지보수비가 얼마나 들어갈지 참 궁금합니다.

 

이런 건 세계의 대예술가가 필을 받아서 자기 사비 다 털어가며 완성시켜야 가치가 있을만한 건물인데

세금을 무식하게 때려박으며 이런 걸 만들어야 할 이유가 어디 있었을까요. 뭐, 대충 어디에 있었을지는 짐작이 갑니다만.

 

 

 

그러고보니 공사 도중 조선시대 유적지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이곳이군요.

어젠가 그저깬가 피카츄 군단을 영접하러 온 서민들이 짓밟았다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미 민족적 자부심이란 게 부자들의 사치품 정도로 전락해버린 한국에서 저런 유적지에 관심 가지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만은

설마 피카츄 몇마리에 광란을 일으켜 저 위를 밟고 지나가는 풍경을 연출할 줄은 몰랐습니다.

역시 같은 곳에서 살다 보니 제가 시민의식을 너무 과대평가했던 걸까요.

 

 

 

저는 이 똥이 태생적으로 잘못 태어난 녀석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일단 우연이라도 이 곳이 완공된 모습을 한 번 봤으니, 나침반님 오시면 어디로든 내부로 한번 들어가서 구경이나 하고 나오려고 생각중이었죠.

 

입장이 무료인지 유료인지도 모르지만, 유료라면 당연히 들어갈 일이 없고 무료라면 그냥 쭉 통과나 해보려 합니다.

어차피 다시 올 일이 없으니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기도 했고. 아침부터 날씨가 많이 더웠는데 에어콘이라도 가동중인가 기대도 했습니다.

 

 

 

이 때 찍은 사진은 제가 서 있는 자리가 이곳이라 눈 앞에서 찍힌 것들이고

사실은 카메라 적응을 위해 설정 바꿔가며 그냥 셔터만 누르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네요.

 

왜 이제와서 이런 포스팅을 올리는가 하면

여행기 쓰느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요즘이라 더 미루다간 아예 기억에서 사라져 버릴 것 같기도 하고

더 큰 이유는 직장에 와서 포스팅 하려고 생각했던 여행 사진들이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제대로 올라가 있지 않아서 올릴 사진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뭐, 드라이브에 남아있는 사진이라도 활용을 해야겠죠.

 

 

 

구름 잔뜩 흐린 하늘 밑에서 이 녀석을 바라보니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스페이스 자키 우주선이라던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로난의 거대 함선 등이 생각나더군요.

두 작품 모두에서 그 함선들은 사이좋게 개발살나는 역할이라 그런건지.

 

시의 예산으로 운용되는 건물에 이런 시대를 초월한 듯한 비정형 곡선 타일을 사용한 뒷감당을 어찌 할런지 기대가 됩니다.

어차피 똥은 싸는 사람고 닦는 사람이 따로 있지만, 항상 똥은 싸 놓고 튄 사람이 나중에 돌아와서 이 똥은 내가 쌌다고 자랑스러워 하는 법이죠.

 

 

 

사실 이 당시 E-M1 카메라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게 없었고

컬러 특성이나 계조, DR 등이 상당히 달라서 파악하는데 애 좀 먹었습니다.

 

이건 예전 필름 시절에도 엑타100 정도만 줄기차게 쓰다가 후지 벨비아로 넘어갔을 때도 느끼곤 하는 어색함이죠.

요즘엔 그나마 아주 약간 손에 익어서 대강 찍을 정도는 되어가고 있지만 이 때는 참 난감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사진 자체보다는 후덜덜한 성능의 손떨림 방지나, 먼지따윈 은하계로 날려버리는 초음파 센서청소 등에 신기해하곤 했었네요.

 

 

 

나침반님이 오셔서 산책하는 겸 건물 내부로 들어갑니다.

밖에서 보면 내부가 어떻게 생긴 건지 짐작하기가 힘든데, 간단히 보면 코엑스 전시회장처럼 독립 공간이 여러 개 존재하는 형태더군요.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유료 입장인 듯한 것들도 몇 개 있었고, 미니어처 제작 체험 정도가 재미있어 보였지만

사람도 많고 해서 그냥 통로를 주욱 통과해서 빠져나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도 새로 지어 깔끔한 내부 곳곳에 기묘한 색상과 모양을 자랑하는 의자 같은 녀석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볼거리는 있더군요.

너무 화려해서 여기 앉아도 되나 싶은데, 한국 문화공간의 특징인 '알려줄 거 없으니 알아서들 판단하시라'는 마인드 때문에

예술 작품인지 그냥 앉아서 쉬라는 의자인지 알 수가 없네요.

 

 

 

완공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내부는 매우 깨끗했습니다.

에어콘은 만족할만큼 팍팍 나와주지는 않지만 틀기 싫어서 안틀어주는 건 아니겠죠.

 

한국사람보다는 중국사람이 더 많아보였는데, 무슨 드라마 캐릭터들 사진이 얼핏 보였던 걸로 봐서

중국에서도 방영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전 드라마를 안 보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까지 알 수는 없었네요.

 

 

 

통로를 따라 반대쪽 밖으로 나오니 생객내기용으로 복원해 놓은 듯한 형태가 눈에 들어오네요.

아직 정착이 덜 된 잔디가 그나마 눈을 씻어줍니다만, 이 시끄럽고 지저분한 동대문 중앙에서 저 잔디에 누워 심신을 쉬게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안합니다.

 

결국 여기는 저한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곳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나침반님도 비슷한 생각이신 듯.

물론 마음에 들어서 찾아가는 사람들이야 제가 뭐라 할 것이 아니니, 그 사람들에게는 좋은 문화공간으로 남기를 바랄 뿐이죠.

 

 

 

나침반님하고는 만나면 거의 하루종일 걸어다니는게 일입니다.

골목길을 지나고 있으니 화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쩐지 이런 모습마저도 동대문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런지.

청계천 노점상들과 고가도로가 그대로 남아있던 학생 시절엔 혼돈과 음침함을 즐기러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였기에 그럴까요.

인명피해가 없었기를 바라며 사진을 담습니다.

 

 

 

동대문 쪽은 아직 이런 풍경이 더 자연스럽다고 해야 할지, 딱히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제가 국민학교를 보내던 당시 대구도 이런 골목이 많이 남아 있던 때라

요즘처럼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크나큰 위험이 된다는 그런 인식도 없이

보이지 않는 좁은 골목 너머엔 뭐가 있으려나 궁금해 하며 학교로 향하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 때 학교까지는 애들 걸음으로 30분 정도는 걸어야 하는 조금 먼 거리였는데

어째선지 자동차 다니는 도로가가 아니라 항상 이런 주택가 골목을 통해 학교로 가곤 했습니다. 더 조용했기 때문이었나.

요즘에 초딩 1학년 정도 애를 30분동안 이런 골목 지나서 혼자 등교하라고 하는 학부모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양꼬치 구이는 저녁에 먹기로 하고 점심은 대충 때우기로 했는데

동대문 주위가 원래 일요일은 쉬는 편이라 식사 할 만한 곳이 별로 없었습니다.

배를 많이 채우고 싶은 것도 아니어서 그냥 무작정 걷고 걸으며 가게가 나오면 들어가 먹자는 생각을 했었죠.

 

중간에 제가 눈독을 많이 들였던 혼다 MSX125 바이크가,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빨간색 모델이 놓여있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디자인적으로도 마음에 들고 혼다라서 성능은 보장되고 연비도 리터당 50km를 넘어 버스와 지하철보다도 교통비가 적게 나오는 녀석이죠.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덩치가 정말 작아서 저하고는 안 맞는다는 단점 하나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모델입니다.

 

이 디자인과 성능 그대로에 덩치만 좀 큰 녀석 없을까 하고 찾아보면, 야마하의 MT 시리즈가 좀 비슷해 보이긴 하는데

가격이 그냥 미쳐버린 수준이라서 그건 또 그거대로 의미가 없더군요. 뭔가를 구매한다는 것은 참 100% 만족이란 게 있을수가 없나 봅니다.

 

 

곰탕 집인가 갈비탕 집인가에 들어가서 적당히 배를 채웁니다.

나침반님은 손에 문신을 하나 더 추가하셨더군요. 역시 문신이란 건 첫 걸음이 쉽지 않지 한 번 하고나면 두 번째부터는 쉽나 봅니다.

 

당시 구입했던 E-M1은 나침반님의 E-M5와 동일한 렌즈마운트를 사용하는 형제 모델이라

제 렌즈와 나침반님 렌즈를 바꿔 끼워서 촬영해 봤습니다. 나침반님 렌즈는 조리개값 낮은 망원 렌즈라 실내에서 사용하긴 좀 어렵더군요.

제 렌즈는 성능은 좋은데 좀 큰 편이라 경박단소한 E-M5 와 결합하면 렌즈쪽이 약간 두툼한 느낌이 듭니다.

 

당시엔 그랬는데 나침반님이 바디 세로그립을 끼워보시더니 그 쪽이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하셔서

세로그립 체결 후에는 저런 렌즈도 딱 적당히 어울릴 것 같습니다.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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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이 다 지나가고 나서야 잠깐 짬을 내서 일상의 사진을 포스팅할 수 있군요.

여행기가 너무 길어지기도 하고 포스팅을 팍팍 올릴 시간도 없어서

올해 나갔다 왔던 여행기만 해도 서너 개는 밀려있는데 말입니다.

 

2월에 다녀온 홋카이도 여행 포스팅이 결국 겨울날씨가 다시 돌아오고 나서야 끝이 날 것 같네요.

여름에 눈 사진 실컷 올리는 것도 좀 신기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예전에 집에서 해 먹었던 닭요리 사진이나 올립니다. 더 놔두면 상하겠다 싶어서 후다닥 집에 남아있는 불고기용 소스와 버섯 등을 섞어 볶아냈습니다.

날개뼈와 닭다리 중심이라서 양념이 깊게 들어갈 필요도 없어서 무난하게 먹을 수 있었죠.

 

 

 

부모님이 어디선가 받아온 연밥입니다. 어느 절간에 많이 자라있는 연잎을 따다 만든 녀석이라고 하네요.

1인분 먹기 딱 좋은 크기로 쌓여서 열 개 남짓 가져왔기 때문에 한동안 연잎향기 가득한 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크다는 건 알고 있지만 역시 밥과 관련이 되면 조금 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할까, 잎파리 한 장에 밥이 이렇게 들어가는게 놀랍습니다.

 

 

 

전자렌지에 몇 분 돌리고 나면 따끈따끈해 집니다.

그냥 밥만 넣어도 향기가 대단할텐데 신경써서 호박씨, 잣, 은행열매, 대추 등을 넣어놨네요.

 

이런 녀석이라면 딱히 반찬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아서 구운 김에 양념간장만 놔 두고 먹으면 충분합니다.

사진의 모델로 자주 쓰이는 그 거대한 연잎은 쪼그라들고 변색되었지만

그 생명력이 전부 향기로 변한 것 같은 은은한 느낌이 참 일품이죠.

 

마치 떡을 먹는 듯한 식감은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겠지만 별미로 즐기기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맛있는 녀석이었습니다.

대부호가 되면 집안 연못에 연꽃밭을 만들어 놓고 매일 한잎씩 따서 만들어 먹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워낙 어디서든 잘 자라는 녀석이라 지금 집에서도 기를 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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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벌써 시커먼 하늘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아직도 해가 쨍쨍합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그냥 구름이 좀 많아졌다 싶은 정도였는데

지금은 바람이 아주 사람 날려버릴 정도로 강하게 불고 있네요. 역시 좋은 날씨는 빨리 사라지는가 봅니다.

 

 

 

바람이 정말 심상치 않아서, 의자들이 저절로 춤을 추는 장면도 연출되고 있습니다.

맞바람일때는 뭔가 거품 속을 헤집고 걸어가는 듯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래도 더운 여름날이라 시원해서 좋았습니다. 겨울이었다면 정말 혹독한 촬영환경이 되었을 법 합니다.

 

 

 

바람이 굉장하니 구름의 모습도 평소와는 다른 녀석들이 많더군요.

낮에는 쨍하디 쨍한 하늘에 반해서 이곳을 찾을 결심이 섰는데, 막상 지금은 휘몰아치는 구름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저 멀리서 산을 완전히 뒤덮어버릴 구름 쪽은 굉장한 박력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저 부근은 소나기라도 내리지 않을까 싶더군요.

 

 

 

매연과 안개에 가려져 있으면 뭔가 와닿지 않는 표현이지만

이런 하늘 아래서 강력한 바람에 분주히 움직이는 구름을 보고 있으면

지구라는 것도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집니다.

 

 

 

구름이 훨씬 많아져서 처음 기대했던 깔끔한 일몰을 볼 수는 없었지만

짙은 구름덕분에 명암차가 극명해지는 모습 역시 굉장한 볼거리였습니다.

 

망원렌즈가 있었다면 좀 더 포인트를 줘 볼 수 있을 법 한데, 카메라 바꾸는 일은 역시 뒷맛이 조금 씁쓸하네요.

 

 

 

그 날 봤었던 가장 신기한 구름의 모습입니다. 바람이 워낙 강했기에 만들어 질 수 있었던 흔적이죠.

 

혹시나 싶어 몇몇 사이트를 둘러보니 제가 즐겨가는 모 님의 사이트에서도 이 구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카메라를 잘 안들고 나가는 편이라 운이 굉장히 좋았죠. 역시 부지런해야 사진도 많이 남길 수 있군요.

귓가를 때리는 바람소리와 함께 저 폭발하는 듯한 구름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베버의 마탄의 사수가 생각납니다.

 

 

 

비가 온 후라 하늘이 맑고 구름이 많고 바람이 강한 이런 조합이라

구름들의 명암도 굉장히 뚜렷하고, 작은 구름들은 마치 식빵을 찢어놓듯이 흐트러져가는 모습이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수백 수천년을 공들여 만든 수많은 건축물과 문화의 흔적들도

이 장관 하나에 비교해 나을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도 그리 이상하지 않을 법 합니다.

아무튼 이 부근에서는 제일 신기하고 제일 크고 졸라 짱센것이 지구다 보니 말이죠.

 

 

 

해가 지는 맞은편에 보이는, 왠지 머리카락 휘날리며 산을 넘어오는 거인처럼 느껴지는 구름입니다만

저물어가는 태양빛에 직격을 당하니 가슴쪽에서 심장이 폭발하듯 뛰는 분위기가 연출되더군요.

 

앞산 주변을 포위하듯이 서서히 넘어오는 구름의 위용은 참 대단했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니, 좀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정원에 모여 사방팔방 하늘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네요.

 

 

 

비가 그치고 나서 포근하고 투명한 하늘을 담으려 준비한 카메라였는데

거칠고 야성적 매력이 흘러넘치는 파괴적인 구름의 모습을 담게 되어서 재미있는 하루였습니다.

 

한국의 대도시에서는 참 일년에 몇 번 보기 힘든 풍경이지만, 이런 거라도 없으면 도시 생활이 얼마나 재미가 없을런지.

 

 

 

이랜드에서 열심히 꾸며놓은 다양한 볼거리의 하늘정원도 지금만큼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네요.

모든 사람들이 전부 하늘을 동경하며 흔적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직장때문에 좋은 하늘이 보여도 발만 동동 구르고 제대로 감상하질 못해서 안타까웠는데

그래도 퇴근 후 이런 모습을 보여주니 하늘을 원망할 수는 없겠군요.

 

 

 

오늘빛을 받아 더욱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구름이 워낙 인상적이라서 비슷한 사진을 많이도 찍었습니다.

렌즈가 하나뿐이라 어떻게 찍어도 비슷비슷한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정말 신기하고 웅장한 모습이라 잊어버리는 게 아까워서 찍고 맨눈으로 감상하고를 한참동안 반복했네요.

 

문든 테런스 맬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구름과 바람과 노을빛으로 생명을 빚어내는 듯한 풍경이 오버랩되는군요.

 

 

 

놀이공원을 통해서 내려갈 수가 없으니 덥긴 해도 산책이나 하는 기분으로 텁텁한 날씨속을 걸어갑니다.

야간 개장도 하는 것인지 슬슬 색색의 전구가 나무를 밝히기 시작하더군요.

조금 전까지 하늘에 감탄하고 있던 터라 이런 건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늘 보러 타워쪽은 한두 번 찾아간 적이 있는데 이 놀이공원은 마지막으로 가 본게 언젠지 기억도 안나는군요.

이랜드가 인수했으니 뭔가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제가 저기 들어갈 일은 없겠지만.

 

중학교땐가 학교 소풍때 여기 와서 3가지 탑승권 받아들고 뭔가 골라타던 그 때는 그래도 나름 재미가 있었는데 말이죠.

 

 

 

전체적으로 타워 쪽을 작심하고 띄워보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이들 놀기에 좋은 공원에다가 각종 푸드코드, 놀이공원과 연계된 로프웨이 등등.

 

제 경우는 조카가 대구 내려와 놀러다닐 때쯤 한번 추천해주면 되지 않으려나 싶은 정도네요.

 

 

 

어쨌든 오랜만에 보는 우방랜드 모습이라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한장 더 남기고 갑니다.

아이때 가는 것과 어른이 되서 갈 때의 느낌이 너무나도 다른 곳이죠.

추억이라 할 만한 건 별로 없지만 어른 되서도 가끔 하늘보러 갈 수 있는 곳이 도심에 있으니 좋긴 합니다.

 

암튼 올해는 하늘 좋은 날이 평소보다 많아서 그나마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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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내부 역시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바닥도 그렇고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타워 미니어처가 떡하니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깥 경치 구경하러 와서 특이한 걸 구경하게 되는군요.

 

 

 

에전보다는 좀 넓어진 것 같습니다. 라운지 밑의 식당과 까페도 이름이 바뀐 것 같고.

어느 타워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세계 각국의 유명 타워들과 비교해놓은 그림도 있네요.

사실 자세히 보면 자기 타워쪽에 뭔가 애정이 더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높이별 비율이 조금 이상하죠.

 

 

 

내부 모습은 그렇다치고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유리창은 어제까지 내린 폭우 때문에 중간중간 얼룩이 많이 묻어 있습니다.

실제로 창문 하나를 통해 찍는 사진은 실제 보는 것과 차이가 좀 나게 되더군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얼룩이 적은 곳을 노려서 셔터를 누르고는 있는데, 돈주고 올라온 만큼의 만족감은 얻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하늘이 참 좋았으니 찍으면서 기분은 좋았네요.

 

 

 

아마 지금은 가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 타워 번지점프입니다.

다른 번지점프와 달리 완전한 무중력 점프가 아니라 케이블이 어느 정도 제어를 하는 시스템인 것으로 들은 기억이 나네요.

 

원래 산 위에 세워진 타워라서, 여기서 점프하면 기분이 참 짭쪼름해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웃으면서 점프하는 외국인 사진 옆에 놓인 거대한 꽃다발, 뭔가 좀 기분이 이상하군요.

아무래도 뭔가를 연상시키는 하얀 꽃인데... 개그로 이해하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언제 가동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바깥 풍경을 본다면 진짜 스릴넘칠 것 같습니다.

아직 살아오면서 번지점프는 해 본적이 없어서, 언젠가는 한번 해 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높은곳은 좀 약한 편이라 뛰어내리다가 심장마비 걸리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카메라를 바꾼지 얼마 되지 않아서 렌즈가 하나밖에 없습니다.

이런 곳에는 광각에서부터 망원까지 다양한 렌즈를 들고 와서, 자기가 알고 있는 곳을 골라내 담는 것도 재미가 있는데 말이죠.

 

망원렌즈가 없으니 아쉽지만 그냥 표준화각대를 왔다갔다하며 대구의 전경을 담아봅니다.

도쿄 같은 대도시는 산이 없어서 타워에 올라가도 이런 풍경을 보여주지는 않죠.

 

 

 

타워는 돈 주고 올라와야 하는 곳이라 그런지 밑의 하늘정원과 달리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경치 좋은 곳에 그냥 눌러앉아 수다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진 찍으니 비켜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냥 깨끗한 하늘을 바라보려 왔다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하고 있으니 굳이 사진을 많이 찍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아파트들은 참 재미없게 생겼네요. 구름과 산줄기가 뒷배경을 빠방하게 채워주고 있어서 그나마 볼 만 합니다.

그냥 봐서는 아무래도 서울보다 커 보이진 않는데, 사실 대구 면적이 서울보다 더 크다고 하니 오묘하네요.

 

거대 아파트들 사이사이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주택단지들 모습이 예전 빠져들었던 심시티라는 게임의 발전상을 생각나게 합니다.

 

 

 

고래가 두둥실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은 구름입니다.

사람이 하늘에 대한 갈망을 버리지 못하고 수천년이 지나서야 기계의 힘을 빌어 꿈을 이루었는데

물 속에 사는 생물들은 이미 수만 년 전부터 하늘 속과 같이 3차원 공간을 마음껀 휘젓고 다녔죠.

 

 

 

망원렌즈가 있었다면 아파트쪽의 빛내림을 좀 더 대비시켜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싶습니다.

렌즈라는 건 있으면 별로 쓰지 않아도 없으면 꼭 아쉬운 느낌이 드는 도구죠.

 

카메라 바꾸는데 제일 귀찮은 게 렌즈군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제조사까지 바꾸지는 않고 동일 마운트 모델을 사용하는데, 이번엔 모험심이 발동해서 싹 바꿔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낙후된 느낌이 들지만 원래 두류공원 쪽과 그 일대 대명동 쪽은 대구에서 가장 잘 살던 지역이었죠.

대명동이라는 이름이 서울의 명동보다 더 크고 화려하다는 뜻으로 지어졌다는 말도 있으니.

 

확실히 두류공원과 우방랜드를 양 쪽에 거느리고, 맞은편엔 앞산이라는 훌륭한 산이 버티고 있어서

삭막한 도시 속에서는 그나마 거닐기 괜찮은 곳이긴 합니다. 요즘엔 산보다 강변쪽이 더 조명받는 느낌이지만.

 

 

 

포기한건지 배려한건지 알 수는 없지만 라운지 내부의 테이블은 이미 성한 곳이 없습니다.

이렇게 보고 있으면 참 미개함의 발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수가 없는데 말이죠.

동물로 말하자면 암수컷들이 사이좋게 영역표시 한다고 오줌 갈기는 수준밖에 더 되겠나요.

 

이런 곳이야 그냥 마음껏 새기게 놔 두면 됩니다만, 문화재 기둥에도 이런 짓 해 놓는 꼴을 보면 역시 권장할만한 짓은 아니라 봅니다.

 

 

 

만약 검은 구름과 우중충한 하늘이 사방을 뒤덮고 있었다면

블레이드 러너가 생각났을 만한 풍경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봐도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군요.

 

이렇게 평소 시야와 전혀 다른 높이에서 바라보게 되면, 이 특이한 콘크리트 더미가 나름 매력적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역시 저 안에서 살고 있으면 뭔가 점점 답답해지는 기분을 막을 수가 없네요.

 

 

 

라운지가 높긴 높은데, 높아서 보기 좋은 아래쪽 풍경은 전부 콘크리트라 그닥이고

하늘은 오히려 창문 때문에 밖에서 보는게 더 깨끗하니 그닥 입장료에 비해 만족스럽진 않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도쿄 스카이 트리는 라운지 내부에 다양한 설명과 시각별로 변하는 포토 갤러리와 까페, 기념품점 등 즐길거리가 꽤 있었는데

여기는 그냥 썰렁하기만 해서 풍경 한번 둘러보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네요. 그래서 별로 미련가지지 않고 다시 내려갑니다.

 

 

 

이랜드가 인수한 후 타워 하단부에 개장한 푸드 폴리탄이라는 곳에 구경 겸 들어가 봅니다.

역시 이런 곳에서는 먹는 장사가 최고겠죠.

 

이랜드 역시 부채덩어리인 우방랜드를 그냥 놀릴 생각은 없는지, 대구 시내는 물론 서울 중심가에 내놔도 꿀릴 것 없는 굉장한 규모와 시설을 자랑합니다.

시간이 그런건지 정식 개장 전이라 그런건지 사람은 거의 없어서 묘한 기분으로 가볍게 돌아다닐 수 있었네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으면 사진 찍기는 좀 힘드니까.

 

 

 

가게별로 스타일을 차별화하긴 했지만 푸드폴리탄 전체의 통일감은 느껴지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 패스트푸드 과자 술집 등등 외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장르는 거의 다 입점해 있네요.

 

좀 더 본격적인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푸드폴리탄 외에 뷔페음식점인 에슐리도 위치해 있으니 선택의 여지는 많습니다.

나이를 먹고 대기업들의 흡혈행위에 진저리가 나서 그런지, 대단하다는 느낌 보다는 역시 돈을 쏟아붓는구나 하는 생각이 더 강하긴 합니다만.

 

 

 

조명이나 분위기를 일단 술집 비스무리하게 세팅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거기까지는 괜찮은데, 푸드 폴리탄이라는 곳 전체가 완전히 개방된 하나의 공간이라

뒤에서 왁자지껄하며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술을 즐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애초에 지금은 사람이 너무 적어서 이 쪽은 아예 휴업상태였습니다.

 

 

 

놀이공원도 인접해 잇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인테리어로 무장한 곳도 있더군요.

일단 자주 오지 않는 곳이기도 하고, 해질 무렵까지 사진 찍으려면 시간도 좀 남아있어서

가볍게 뭔가 먹어보려고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있는데 좀처럼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치즈전문점 와인전문점 등 장르는 매우 다양합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다니다 사고나지 않도록 기둥쪽에 완충장치를 해 놓은 것도 보기가 좋군요.

 

치즈 전문점에서는 유럽 사진에서 항상 신기하게 느껴졌던 저 동그란 녀석이 진열되어 있어서 눈길을 끕니다.

유럽의 치즈는 유럽여행 갔던 한 지인이 저 주려고 치즈를 사 놨다가 너무 맛있는 바람에 유럽에서 다 먹어버렸다는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로

그 맛이 기가 막힌다고 하는데, 그런 치즈를 맛보기 전까지는 한국의 치즈에 그리 집착하지 않으려 합니다.

 

 

 

결국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엔 배가 고프지 않다는 점을 들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햄버거집인 글로버거라는 곳을 시험해 보기로 합니다.

이런 쪽에 그렇게 밝은 편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햄버거집이라 살짝 기대를 해봅니다.

 

 

 

버거킹 정도의 가격이라 소위 말하는 수제버거 정도로 비싼 가격은 아니더군요.

놀이공원과 인접한 푸드코트는 가격이 좀 아름다운 경우가 많은데, 생각만큼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적당히 세트 주문해놓고 앉아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이곳은 규모도 꽤 크고 거진 종류별로 있을 건 다 있어서, 한 끼 때운다는 의미로는 대안이 필요없을 정도로 무난하네요.

요즘 어지간히 검증된 곳이 아닌 데서 외식을 하면 속이 영 안좋아서 점점 밖에서 먹는 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만

아이들 데리고 이곳에 오면 일단 먹는 거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햄버거는 롯데리아나 맥도날드의 빈대떡 버거보다는 볼륨감이 있습니다.

중간에 흐트러짐 방지용으로 꽂아놓은 스틱은 별 필요가 없어 보이지만.

양상추는 적당히 아삭하고 양파는 굽지 않은 날것을 얹어 놓았네요. 이건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으니 취향맞춰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패티는 바로 구워서 나오기 때문에 주문 후 시간은 좀 걸리지만 따끈따끈하고 육즙이 적당히 살아있네요.

감자튀김은 일반적인 것보다 좀 굵고 부드럽습니다. 이것 역시 취향따라 갈리는 부분이죠.

 

 

 

패티는 고소하고 조금 덜 짠 대신 치즈와 잘게 자른 피클을 함께 먹어서 맛을 보완하는 듯 합니다.

버거킹급의 맛이지만 바로 만들어 내준다는 점 때문에 약간 더 맛이 있어 보이는 듯한 느낌일까요.

 

적당히 음미하기에 나쁘지 않은 녀석이었습니다만, 이상하게 먹고 나시 장내 가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생양파를 먹으면 그런 일이 종종 있어서 그것 때문인가 싶은데, 재료가 덜 깨끗하거나 한 건 아니었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생양파나 매운 음식에 배가 매우 민감해서 그럴 수 있으니 뭐라 할 순 없군요. 맛은 괜찮았습니다.

 

 

 

배도 채웠겠다 이제 슬슬 노을이 질 무렵이라 다시 하늘을 담으러 밖으로 나가봅니다.

푸드 폴리탄 끝에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거대 마카롱 탑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네요.

 

고급 과자로 유명하긴 하지만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는 그냥 무덤덤한 녀석이기도 합니다.

손바닥만한 마카롱 한두 개가 거의 밥 한공기 칼로리에 육박하기 때문에

저 탑에 보이는 크기의 마카롱이 진짜라면 아마도 괴물같은 칼로리를 자랑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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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에 비가 한동안 오고 난 후 하늘이 매우 맑았습니다.

전날 밤새도록 비가 신나게 내리고, 아침에 하늘이 깨끗해 진 것을 보고 오늘은 카메라를 들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군요.

 

과연 투명한 하늘이 무엇인가 알려주듯히 깨끗했는데 중간중간 아직 남아있던 구름도 반찬 역할을 해서 참 보기 좋았습니다.

직장에서는 사진 찍기도 쉽지 않아서 카메라 갖고 간 보람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네요.

 

 

 

퇴근하면서 하늘을 보니 이거 이대로 집에 들어가면 한동안 후회하고 살 것 같더군요.

저녁이 다가오는데 산을 올라가기는 시간이 좀 애매하고 해서 손쉽게 올라갈 수 있는 두류타워로 향했습니다.

 

요즘엔 두류타워가 아니고 이랜드에서 인수해서 이름이 바뀐 것 같던데, 기억이 안납니다.

하늘 쳐다보러 가는 것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곳이라.

 

 

 

1년 전쯤 하늘 보러 이곳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해서 겉모습은 바뀐 게 없네요.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니 뭔가 대대적으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금새 눈치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랜드에서 꽤나 투자를 크게 했나 보더군요.

 

 

 

더운 여름날 뭔 눈꽃나무와 북극곰이 있나 싶었더니 실내 스케이트장 앞이었습니다.

원래 이런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의아했는데, 거의 개장휴업 상태였던 타워를 환골탈태 시켜놓았더군요.

 

역시 돈의 힘이구나 감탄하면서 스케이트장에 잠깐 들어가 차가운 공기도 맡아보고 했습니다.

 

 

 

역시 이런 곳의 장사는 아이들의 마음을 잡아야 하나 봅니다. 어른들의 돈주머니는 자연스레 따라오니 말이죠.

테지움과 비슷한 느낌으로 추정되는 유로지움이 매표소 옆에서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입장료도 있을 것 같고, 오늘은 하늘을 보러 온 것이니 그냥 밖에서 한 장 찍고 넘어갑니다.

 

 

 

타워로 올라갈 때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드는게 아닙니다만

타워로 올라가기 전 3~4층 정도에 넓직하게 조성된 하늘공원의 모습을 보니 더더욱 돈이 아까워졌습니다.

 

예전엔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느새 어엿한 공원 규모의 광장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네요.

타워 라운지처럼 지저분한 유리로 덮힌 곳도 아니라서 이곳에서만 사진 찍고 놀아도 충분할 듯 싶었습니다.

 

환불하려고 해도 이유가 좀 웃겨서 그냥 올라가기로 했는데, 그 전에 바뀐 타워 주변 모습이나 구경하기로 합니다.

그냥 폼으로만 만들어 놓은 스카이 스테이션인가 싶었는데 여기까지 버스나 자전거로 올라올 수 있는 듯 하네요.

완전한 개장은 아니고 지금도 열심히 준비중인듯 합니다. 덕분에 사람은 적은 편이라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죠.

 

 

 

올해는 생각보다 푸른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하늘은 일 년에 열 번도 보기 힘들었는데, 요즘 가을하늘은 꽤나 훌륭하더군요.

삭막한 도시 생활중에 그나마 이런 하늘이 위안을 주니, 올해는 그래도 좀 흡족한 느낌입니다.

 

 

 

앞으로 무슨 공연이 펼쳐질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저곳에 공연을 위한 무대를 많이 만들어 놓았더군요.

근처에 주거지도 많아서 여름 저녁엔 아이들 데리고 와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다른 쪽 무대엔 사람 키만한 체스말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막상 무대 위로 올라가지 마라는 푯말이 붙어있어서 어디 쓰는건지 궁금할 뿐이었네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푯말따윈 신경쓰지 않고 올라가 체스 옆에서 기념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었지만.

 

 

 

옆에는 밤이 되면 뭔가 빛날 법한 일렉트로닉 허수아비들이 너덜거리고 있습니다.

구름이 적절히 양념된 하늘이 워낙 멋져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만족할만 하더군요.

 

 

 

퇴근 후에나 움직일 수 있어서 가장 쨍할 때의 사진을 남기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런 시간에 왔으니 해가 질 무렵까지는 한번 버텨보자는 생각을 하며 이곳저곳 사진을 담습니다.

 

상당히 투박해 보이는 타워지만 20년전 지어질 때만 해도 참 신기한 건물이었죠.

요즘 와서야 이거보다 더 높은 아파트가 척척 들어서고 있어서, 높은 곳에서 구경하기 위한 목적은 많이 상실되어 가는 듯 합니다.

 

 

 

밑의 놀이공원에서 로프웨이를 타고 저기에 도착할 수 있나 봅니다.

예전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겉치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전혀 기억에 없네요.

 

작년엔 타워에 올라가 풍경만 보고 바로 돌아간데다, 그걸 빼면 제가 이곳을 찾아온지가 거진 15년은 넘었기 때문에

도통 기억나는게 없습니다. 디자인이나 시설들 상태로 유추해서 전부 리뉴얼되었다는 추측을 할 뿐이죠.

 

 

 

낮에 포근했던 하늘과 달리 여전히 맑긴 하지만 점차 구름이 많아지고 바람이 거세어지는 분위기입니다.

내일쯤 되면 또 흐려지거나 비가 올 것 같으니, 좀 피곤하긴 하지만 오늘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놀이공원 이용권이 있으면 저 로프웨이 타고 편하게 올라올 수 있지만

타워만 보러 오는 사람들은 가볍게 산 탄다고 생각하고 걸어오는 것도 좋습니다.

셔틀버스라는게 있긴 한데 시간 맞추기가 쉽지는 않군요.

 

참 대구에서 오랜만에 보는 역동적인 하늘이라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거의 무너질것 같던 예전 분위기와 달리 돈 많은 이랜드가 인수를 해서 그런지 꽤나 있어보이는 곳으로 변신했습니다.

4~5세 아이들이라면 아마 월례행사로 이곳에 가자고 졸라댈 것 같네요.

 

전 뭐 이제 다 늙어서 이런 곳에 와 봤자 사진 찍는것 외엔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만.

이랜드한테 돈 보태주는 것도 별로 탐탁지 않고 말이죠.

 

 

 

타워쪽에서는 지금 야생사진전이 열리고 있어서 그 콜라보 상품이 많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상시 전시인지는 모르겠는데, 시간이 나면 한번 보고는 싶더군요.

이 날은 우방타워가 이렇게 바뀐 줄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냥 무작정 올라온 터라 다른 거 즐길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식당가도 대대적으로 단장했다는 안내문에는 조금 혹해서, 올라갔다가 시간 남으면 한번 구경해볼까 싶긴 했지만.

 

 

 

방금 전까지는 하늘 쳐다보느라 눈치를 못 채고 있었습니다만

무대 앞쪽 광장이 체스판 모양으로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무대 쪽에 커다란 체스말들이 서 있었던 걸까요.

실제로 체스를 둘 것 같지는 않지만 아이들은 점박이 무늬만으로도 신이 나서 돌아다닙니다.

 

 

 

타워가 서 있는 이쪽 부근이 가깝게는 두류공원부터 시작해 조금 떨어진 곳에 앞산까지 보여서 풍경이 참 좋은 곳입니다.

대구는 분지 지형이라 어쨌든 끝자락에 가면 항상 멋들어진 산이 버티고 있다는 게 좋은 점이긴 하죠.

 

도심지는 볼품없는 아파트와 콘크리트 숲이라 위에서 바라봐도 그닥 흥미롭지 않은데

이런 날은 하늘이 양념을 충분히 쳐 주기 때문에 아래 풍경도 덩달아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네요.

 

 

 

스카이 라운지로 올라가려 하니 좀 전에 봤던 사진전 홍보가 눈에 들어옵니다.

내년 1월까지 꽤나 오래 전시하고 있으니 여유 있을때 한번 가 보면 나쁘지 않겠더군요.

위치가 방금 전의 그 유로지움인데, 설마 유로지움 입장료와 사진전 입장료를 따로 받는 건 아니리라 생각해 봅니다.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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