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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10.30  올해 첫 은행열매 10
  2. 2009.10.22  철분가득 추곡약수터의 약밥 20
  3. 2009.10.17  산막골에서만 맛볼수 있는 진수성찬 12
  4. 2009.10.12  히로시마 여행기 13편 - 식사다운 식사, 마지막 밤 10
  5. 2009.09.29  엽기사진일수도 있으니 주의 10
  6. 2009.09.19  도토리묵 + 물김치 6

엄니께서 은행열매를 잔뜩 가지고 오셨습니다.
따자마자 가져온 거라 싱싱하기 그지없고 냄새도 지독합니다. ㅡㅡ;


은행열매는 맹독인 청산성분이 들어있어 한번에 많이 섭취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먹는 은행이라 좀 과식해버렸네요. 아직 살아있는걸로 봐서 괜찮을지도...


냄새 지독한 껍질을 가위 뒷부분으로 열심히 깨고 또 깼습니다.
양이 워낙 많아서 아직 한참 남았네요.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안된다니 천천히 깨 먹어야겠습니다.


고소하면서도 오묘한 은행열매의 맛은 참 매력적이죠.
한동안 자주자주 볶아먹을 예정입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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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골을 떠나 돌아가는 길에 다시 차를 세운 건봉령 승호대에서 이상한 글귀를 발견했습니다.
살짝 섬뜩하더군요. ㅡㅡ;
아무 일 없었길 바랍니다.


산막골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위치한 추곡약수터.
철분이 가득 함유되어 있어서 입에서 비린 철 맛이 풍깁니다.
피를 마시는 흡혈귀가 된 느낌. ^^;


그저께 비가 와서 적당히 운치있고 조금은 쓸쓸한 약수터의 모습이었네요.


등산로도 있긴 한데, 굉장히 조그만 약수터라 그리 유명하진 않을듯.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민박도 겸하고 있습니다.


알맨님은 아프리카 계획을 상세히 설명해주셨는데
참, 젊은 나이가 아니면 뛰어들 수 없는 의지와 노력이 느껴지네요.


올해 3월에도 똑같은 곳에서 신기한 전화번호를 가진 이곳을 찍었었는데
떠들석했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세명이서 조용히 걷고 있군요.


별로 쓸쓸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알맨님 등이 너무 무거워 보이네요. 찍사의 실수... ㅡㅡ;


추곡약수터의 철분 가득한 약수로 만든 밥상이 일행을 기다리는군요.
순수 무공해 나물로 이루어진 반찬과 오곡 풍성한 잡곡밥은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역시 재료가 좋으면 조미료따윈 필요 없죠.
사람이 많으면 저것들과 된장 고추장 넣어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이번엔 그냥 주워먹기만 했습니다.


서울서는 맛도 보기 힘든 묵은 김치. 아마 제 나이또래에 이거 먹어본 분이 별로 없을듯.


진득한 된장국과 함께 인심좋은 아주머니의 옥수수 디저트까지 얻어먹고 부른 배를 움켜쥔 채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이리저리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한번 가는 길이 쉽지 않은 산막골이지만
우안선생님 계실 동안에 조금이라도 더 찾아갔으면 좋겠네요.


아프리카에서 알맨님이 돌아오셔서 나침반님과 함께 산막골에 놀러갔습니다.
한국화의 대가 우안선생님이 거주하시는 산막골은 인구 30명 정도의 작은 마을로
휴대전화 전파도 통하지 않는 조그만 산골 마을이죠.

산막골에 가는 도중 항상 차를 세워서 풍경을 즐기게 되는 건봉령 승호대. 한국에서 가장 멋진 풍경 중 하나라고 생각.


보통 산막골엔 까페 회원들과 단체로 왔던 일이 많은데, 이번엔 3명이서 조용하고 느긋하게 왔습니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를 먹으며 그저 고요함을 즐기기 위해서.


알맨님이 홀홀단신 아프리카에 뛰어든지도 3년이 되었고, 점점 그 규모나 중요성도 커지는 중이라 할 이야기가 많았는데
승호대 앞에선 그저 풍경만 바라보면 근심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네요.


산막골의 폐교에 도착하면 맨 먼저 하는일이 불 지피기.
우안선생님이 작품활동을 하고 계시는 폐교는 운동장에서 캠프파이어하기 딱 좋은 곳이지만 3명이서 왔으니 그렇게까지는 필요없고

개울가에서 주워온 넙적한 바위를 올려놓고 열심히 장작을 때워서 그 위에 삼겹살을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세상 어디에서도 맛보기 힘든 최고의 고기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전날 밤에 비가 온 터라 불이 잘 붙질 않네요.
불 지피고, 밥 만들고, 상추 씻고, 미역국 만들고 하느라 초반엔 정신없습니다.


7개월만에 찾아간 폐교 안에는 우안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신데다, 원래 있던 전기밥솥이 어디 가버렸는지 보이지 않아서
그냥 솥에 물넣고 가스레인지에서 밥 만들기로 했습니다.
1인분 쌀밥이야 진저리나도록 해먹어 봤는데 6인분 잡곡은 불이나 불조절이 처음이라 좀 착오가 많았네요. ㅡㅡ;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진액. 일단 여기는 공기 냄새가 도시와는 차원이 달라서 (나침반님 표현으로는 필터없이 그냥 들이마시는 듯한 느낌)
사방을 꽉 채운 풀내음에 장작 타는 냄새가 어우러져 그저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집니다.


우안선생님이 지난 번 심경색으로 쓰러지신 후로 그림을 배우는 제자분들이나 사모님께서 집안일을 하러 자주 오신다네요.
원래 부엌에 있던 밥솥은 우안선생님 방 안으로 옮겼다는데, 이미 만들고 있었던 중이라 그냥 허탈한 웃음만.
냉장고에 있던 미역과 멸치, 황태로 미역국 뚝딱 만들어서 식사 준비 끝냈습니다. 이제 구워진 고기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릴 뿐.


쓰러지신 후로 살도 좀 빼시고, 음식량도 조절하시고 짠 것도 줄이셨다는 우안선생님.
그냥 봐서는 지난번보다 더 건강하신 것 같은데, 아무튼 건강하셨으면 좋겠네요.


제자분들은 갓 피어난 국화꽃을 따고 있습니다. 국화차도 만들고 손님들에게 선물도 주기도 하고 하려고.
오색찬란한 향기에 국화까지 더해지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향기의 향연이 벌어졌습니다.


사진으로 표현하기 힘든 국화의 아름다움에 더해
미술에 조의가 있는 분들이 사진빨 잘 나오게 하려고 국화를 이리저리 세팅하시는 바람에 오히려 부담 백배.


빛의 방향과 구도까지 생각해 가며 간만에 살떨리는 촬영을 했습니다. 마음에 들 만한 건 별로 안나왔지만... ㅡㅡ;


돌판이 꽤나 두꺼워서 달궈지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일단 한번 달궈지면
기름기는 밑으로 줄줄 흐르고, 아무리 구워도 타거나 늘어붙지 않는 최고의 불판이 탄생하죠.


마늘과 버섯, 김치등은 은박지에 싸서 은근히 굽습니다.
그때서야 고구마와 감자를 사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참 아쉬워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저 숯불에서 구워먹는 고구마와 감자는 별미중의 별미인데 말입니다. 밤의 대화시간에 위장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었는데. ㅡㅡ;


교대로 고기 구워가며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상추에 쌈장, 김치, 마늘과 함께 고슬고슬한 잡곡밥과 잘 구워진 삼겹살을 싸서 입에 넣을 때의 기분은~


6명이서 삼겹살 세근은 그리 많은 양이 아니지만 밥과 미역국이 꽤나 많아서 배불리 먹고 먹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어떤 방법을 써도 이 맛을 재현할 수 없다고 자신합니다.
알맨님 말마따나 여기는 공기마저도 양념이 되는 곳이니까 말이죠.


배는 터질 것 같은데, 남은 밥과 이제껏 은박지에서 잘 익혀진 김치와 버섯을 섞고, 고추장을 듬뿍 넣으면
오리지날 숯불 돌판 볶음밥이 완성됩니다.
 
은박지에서 넘쳐흐를듯한 팽이버섯의 액즙이 저 위로 쏟아질 때의 모습은 저절로 입에 침이 고이게 하죠.


정말 저걸 어떻게 다 먹나 막막할 정도였지만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금새 해치워 버렸습니다.
아마 여기서 밥 먹어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실 내용일 듯.

배에 부담가지 않고 언제까지나 들어가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음식입니다.

이 날은 우안선생님께서 폐교에서 주무시지 않고 제자분들과 함께 떠나는 터라 산막골에서 처음으로 일행 셋이서 보내는 밤을 맞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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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도 뉘엿뉘엿 넘어가고, 오늘 하루종일 먹은건 단풍잎 만쥬 3개 뿐.
정말로 배를 한 번 채워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오모테산도 거리를 돌아본다.
걸어다니다보니 안내소의 열린 창문에서 풍기는 A4 용지의 향긋한 내음을 참지 못한 사슴들이 머리를 들이대고 있었다.
나라의 사슴과 비교하면 참 얌전한 것이, 관리인이 용지에 손을 대고 있는것만으로 절대 억지로 뜯어먹으려 하지 않네.
그냥 애처로운 눈빛으로 코만 가져다 댈 뿐이다. 하지만 이미 세상의 풍파를 겪은 관리인께서 그들의 애교작전에 넘어갈 리가 없음.


무정하게 닫혀버린 창문을 보는 사슴의 눈망울에
내공이 약한 나는 가슴을 움켜잡고 쓰러지고 싶었다.

역시 사슴은 강하구나. 예쁜 것보다 귀여운게 더 강하다는 모 만능소녀의 명언이 떠오른다.


오전에 오면서 봤던 곳은 이렇게 황량한 벌판이 되어버렸다. 이래서 여기저기 출구를 만들어 놓은거구나.
누군진 몰라도 이런 갯벌에 신사를 지어놓을 생각을 하다니 좋은 아이디어다. 관광지가 될거라고는 예상 못했을지 몰라도.


사슴들이 너무 진하게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길래 찍은 사진.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는 사진찍는데 방해될까봐 (아님 그냥 무서워서일지도) 슬금 뒤로 물러났는데
내가 카메라에서 눈을 떼자 다시 애정행각중인 사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식사다운 식사를 하게 되었다.
해가 떨어질 때까지 오모테산도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가격대 성능비가 괜찮은 굴요리를 찾아다닌 결과
요 굴덮밥이 내 지갑사정에 제일 적당한 녀석으로 판명되었다.

음식점은 2층에 있었는데, 1층에 전시된 음식 모형들을 지그시 감상하고 있으니
갑자기 '어서오십시오~'라고 녹음된 목소리가 전시판 위에서 튀어나와 깜딱 놀랐다. 나중에 정신 차려보니 다들 한번씩 놀라고 가더라. ㅡㅡ;
그거 없으면 좀 더 손님을 많이 끌 수 있지 않았을까.

아무튼 800엔이나 하는 굴덮밥(かい丼)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목도 말랐고 몸은 피곤에 찌들었던 터라 제대로 된 음식을 보니 얼굴에 환희의 빛이 감도는 듯 했다.
보통 저렴한 체인점인 요시노야(吉野家)나 마츠야(松屋)의 규동(牛丼)이 450엔 언저리쯤 되는것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풀어놓은 계란이나, 쌀밥의 탄력이나, 튼실해서 터질것 같은 굴의 위용을 생각하면 + 관광지라는걸 생각하면 감내할만한 가격이다.

굴은 한국서 그리 비싼 음식이 아니지만, 이곳 미야지마는 굴요리가 일본 전체에서도 유명한 곳이라 가격이 세다.
물론 가격대비 만족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먹은 굴 중에선 크기나 싱싱함이나 최상급이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먹다보니 배가 많이 아쉽다.
아침 댓바람부터 돌아다니다가 먹는 첫 식사라 이대로 넘어가기는 아쉬웠던걸까.
돈 계산을 좀 해보고 주인아저씨에게 물어본다. '혹시 여기 카드 받나요?'
다행히도 '받습니다'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제 이번 식사는 다음달에 한국에서 값으면 되니 열심히 먹어보자.

그래서 굴 크림 고로케 추가로 시켰다. 갓 만든 타코야키의 속만큼이나 뜨거운 녀석을 조금씩 이빨로 잘라 먹는 느낌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크림 속에 살짝 짭쪼름한 굴의 조합은 뭐라 말하기 힘든 즐거움을 준다.
캐첩에 찍어 먹어도 별미. 2개 400엔이라 먹으면서 손이 떨렸지만 이럴 때 먹지 않으면 언제 먹으리오.

그런데 신나게 먹고 계산하려니 '카드는 2000엔 이상부터 가능합니다' 라고 미안하다며 말하는 것. ㅡㅡ;
아니 이 사람들이... 그럼 현금 없었으면 경찰에 신고했을려나?
좀 황당하긴 했지만 여기서 깽판 부리고 히로시마 여행 날짜를 하루 줄이긴 싫어서 피같은 현금 털어 지불했다.
이제 현금은 코딱지만큼 남아있지만 사실 내일은 돈 들어갈 일이 아예 없는거나 마찬가지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처음부터 이 정도 금액은 현금지불도 가능했지만, 만에 하나를 대비해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조금 남겨두고 싶었던 것.


꽤나 늦은 시간이지만 아직도 이곳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있다.
이츠쿠시마 신사의 야간 풍경은 꽤나 멋지다는 소문. 하지만 그것까지 다 보고 돌아가기는 힘들다.
JR 페리는 11시까지 운행하지만 내가 프리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마츠마에 기선은 8시까지밖에 운행하지 않기 때문.

밥을 먹으니 포만감과 함께 은근히 쌓여있던 피로도 함께 몰려오는 것 같다. 그래도 이 나른함이 기분 좋은 것 역시 여행의 장점.


순식간에 섬을 나와서 막 출발하려는 히로덴 하나를 그냥 보냈다.
사람이 꽉 차있어서 앉을 자리가 없었기 때문.

이곳에서 목적지인 히로시마 역앞은 종점에서 종점이기 때문에 일단 여기서 앉으면 끝까지 앉아갈 수 있다.
지친 대퇴부를 이끌고 1시간 가까이 서 있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일부러 다음 히로덴을 기다린다.

이 시간에 이런 관광지에서 전차를 타는 사람은 다들 나만큼이나 지쳐있기 때문에 빈 자리에 눈을 번뜩인다.
염치불구하고 줄 잘서 있다가 문 열리자마자 뛰어들어가서 한 자리 맡을 수 밖에.

다행히도 15분을 서서 기다린 끝에 무난히 자리에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영광을 만끽할 수 있었다.


히로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항상 여행의 마지막 밤은 감회가 남다른 법. 히로시마 역안의 맥도날드에서 달맞이버거(月見バーガー) 세트를 사들고 호텔로 들어간다.
어제 그 편의점 앞에는 여전히 고양이들이 배회하고 있었는데, 어제 보지 못했던 이 녀석은 삶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지는 모습이다.

한쪽 눈은 보이지 않는 듯 하고, 오른쪽 앞다리가 반쯤 잘려나가서 세 다리로만 걷고 있었다. 다른 녀석과는 달리 일부러 내 쪽으로 다가오려 하지도 않는다.
먹을걸 주고싶었지만 이 녀석은 그냥 무심한 듯 시크하게 나를 바라보다가 슬쩍 자리를 피해버렸다.


결과적으로 내가 주려던 음식은 앵앵거리며 달려드는 새끼들에게로 넘어갔다.
내가 이 녀석들과 놀고 있으니 한 할아버지가 웃으며 다가와서 주절주절거리신다.
이 녀석들 오래 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새끼 낳아가며 살고 있다거나,
나처럼 길가던 사람들이 적당적당히 잘 도와주고 있다거나,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는거 아닌가, 사람한테 너무 길들여지면 곤란할텐데 라는 둥의.

확실히 내가 이곳에서 본 10여마리의 고양이들은 전부 중성화수술이 되어 있지 않은 도둑고양이다.
중성화 후 방사된 고양이는 귀 끝이 삼각형으로 잘려 있기 때문에 금새 구분이 가고, 그런 고양이들에게는 먹이를 주도록 장려하고 있다.

도쿄에서는 꽤나 활발히 이루어지는 작업인데, 이곳에까지는 미치지 못했나 보다.


숙소에 돌아와서 달맞이버거를 놓고 한 장.
배가 든든한 상태였는데도 이녀석을 가져 온 건, 작년 2달간의 자전거 여행때 이녀석과 얽힌 사연이 많기 때문.

제대로 휴식할 곳도 없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맥도날드라는 자유스러운 휴식공간과, 고칼로리 햄버거는 신의 선물이나 마찬가지.
오래 있어도 뭐라고 하지 않고, 든든한 화장실과 세면대, 빵빵한 에어콘까지 완비한 그곳은 헝그리 여행자의 간이 호텔.

자전거 여행을 위해 일본에 도착했던 첫날 밤. 불안에 가득 찬 채로 터벅터벅 걷다가 들어간 맥도날드에서
한국에 없는 메뉴를 보고 그 재미있는 작명 센스에 기분이 좀 풀려서 먹어봤던 달맞이 버거 세트는
여기저기서 내 허기진 배를 달래주던 든든한 조력자였다.

그래서 일본에 올 때면 꼭 이녀석을 챙겨 먹는다. 예전만큼 맛있어서 눈이 돌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짧은 여행이라 마지막 밤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아니, 사실은 어느 여행이나 마찬가지. 2달짜리 여행이든 3년짜리 여행이든 여행의 마지막 밤은 항상 아련하다.

오늘따라 TV 프로그램도 별로 재미가 없는 것 같아서 새벽까지 징하게 기다려서 심야 애니메이션이나 한 편 보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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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경고했으니 비위 약하신 분들이나, 전복 싫어하시는 분들은 넘어가 주세요.

작년에 이어 형수님 부모님께서 포항서 직접 공수해온 싱싱한 전복을 추석선물로 주셨습니다.
아마 Food 포스팅 찾아보시면 작년 전복도 나와있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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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엔 카메라도 다른 녀석이고, 렌즈가 간이접사 가능한 녀석이라 최대한 들이대 봤습니다.
전복을 들이대니 호러영화가 만들어지는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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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들이 아직 살아서 싱싱하게 꿈틀대고 있으니 아주 먹음직스럽습니다(?)
역시 사람은 잔인하구나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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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가 좋은 녀석인지 둘이 붙어서 제 팔힘으로도 도저히 떨어지질 않더군요.
나중에 물 속에 넣어놓으니 슬그머니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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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면서 느낀거지만, 이렇게 생긴 녀석을 맛있고 귀하다고 난리치는게 참... ㅡㅡ;
애초에 해삼이나 전복이나 이걸 먹을 생각을 한 인류가 참 놀랍다는 생각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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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전복들은 산 채로 뼈와 살이 분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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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토막토막이 나서 제 위장으로 들어가는 일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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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입부터 떼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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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작업 들어갑니다.
워낙 싱싱한 놈이라서 내장도 날 걸로 먹을 수 있네요. 대신 X 색깔이 아주 놀랍게 변합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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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튼실하고 싱싱한 전복이었습니다.
형님이 결혼해서 저한테 이런 콩고물이 떨어진다니, 이것도 나름 괜찮군요.
왠지 굉장히 고어한 영화 한 편 찍은 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것도 떨쳐버리고 맛있는 시식시간을 가져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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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사진들 보고 전복을 싫어하게 될 사람이 있을지도? ㅡㅡ;

아무튼 남은 전복을 어떻게 요리해야 맛있게 먹었다는 소문이 날까 고민좀 해봐야겠습니다.
싱싱한건 회로 먹는게 제일이긴 한데, 매번 회로만 먹으니 이제 좀 레시피를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죽은 질리도록 먹었으니 좀 더 새로운 놈으로... (라면에 넣어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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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10년 인생이라 레시피하고 재료만 있으면 어지간한건 만들어먹는 SAS입니다만.
이 도토리묵만큼은 제 입장에서 재료가 갖춰진다해도 능력부족으로 만들어 먹을수가 없죠.
어머니 지인분이 산에서 깨끗한 도토리 주워다가 직접 만든 천연 웰빙 도토리묵입니다.
살짝 텁텁하면서도 뭐라 표현하기 힘든 도토리묵만의 매력과 쫀득함이 일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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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산악회 할 때마다 최고의 호평을 받으며 자꾸 싸들고 오기를 강요당하는 저희 집의 김치는
이미 주위에선 범접하기 힘든 최고의 맛으로 인정받고 있죠.
김치는 집안 입맛이라는게 있어서 다른 집 김치가 입에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중, 고등학교때부터 제 도시락의 김치는 저보다 친구들이 더 많이 먹어버리는 경험을 해온터라
확실히 울집 김치의 맛은 뭔가 틀려도 틀리구나 합니다.
엄니께서 더 나이들기 전에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으려나... ㅡㅡ;

물김치도 짜지 않게 시원한 맛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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