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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1'에 해당하는 글들

  1. 2015.01.09  더치커피 한 잔과 고양이 한 마리 - 더치미 6
  2. 2015.01.03  나름 레어 - 윌리 웡카 초콜릿 10
  3. 2014.12.31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3편 8
  4. 2014.12.26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2편 6
  5. 2014.12.24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1편 4
  6. 2014.11.18  언젠가 양꼬치 4

 

 

지난번 포스팅에 소개했던 윌리 웡카 초콜릿을 구매했던 곳입니다.

제 블로그는 상업적 소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주소나 연락처를 적지 않습니다만

인터넷에서도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니, 그쪽으로 검색해 보시면 되겠네요.

 

늦깎이 대학원 생활중 만난 분이 커피가게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기대를 했고

검은고양이 한 마리가 가게를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했습니다.

 

그냥 고양이만 보러 가도 발품이 아깝지 않은데 커피 한 잔까지 곁들일 수 있다면 저한테는 그만한 휴식처가 없죠.

 

제가 다니는 대학은 아니지만 어쨌든 대구의 모 대학교 근처에 위치해서 학생들이 많이 찾습니다.

주인장 분들이 모두 사교성이 뛰어나서인지 학생들이 알아서 잘 오는 듯 하네요.

 

 

 

가게는 상당히 아담한 편인데 여기저기 고양이 관련 상품과 사진이 빼곡합니다.

저도 뭐 동물이라면 사람 빼고 다 좋아하는데다 특히 고양이는 심각한 중독증세에 빠져있는 터라

이런 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물론 진짜 고양이가 한 마리쯤 돌아다니고 있다면 금상첨화죠.

 

 

 

선물용으로 포장해놓은 커피 병들 디자인이 꽤나 부드럽고 좋습니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겠지만 이런 소규모 가게에서 디자인 하나까지 꼼꼼하게 신경쓴다는 건 역시 성격이 엿보인다고 할까요.

 

고의는 아니지만 몇 안되는 지인들 중 까페를 하는 사람이 상당수라 요즘 조금 신기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매출액 같은 건 모르지만 규모만 본다면 이쪽 더치미가 제가 아는 지인 까페중에서는 가장 작네요.

하지만 까페 중심이라기보다는 인터넷 판매 중심인 이 곳은 독특한 개성이라는 면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달해 있다고 봅니다.

 

전공이 같다 보니 원서도 쉽게 빌려 읽을 수 있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장점도 있고 말이죠.

하루키의 신작 소설을 원서로 빌려주셔서 즐겁게 읽고 있는 중입니다.

 

 

 

더치커피는 요즘 워낙 유명해져서 딱히 설명할 게 없습니다.

이곳에서는 역시 가게의 마스코트를 소개해야 제맛이겠죠.

 

일본어로 '복'이라는 의미를 가진 '후쿠'라는 검은고양이 입니다.

검냉이는 체험상 성격이 조금 까칠한 편인데 이 녀석은 굉장히 사교성이 좋고 참을성이 대단하더군요.

고양이 입장에서 사람이 꽤나 귀찮게 굴어도 거의 스스로 물러나는 편이고, 정말 작정하고 장난을 걸어도 조금 아프게 깨무는 정도입니다.

 

원 출신이 길냥이었다고 하니 이해가 되긴 합니다. 어릴적 사람에게 구해진 길냥이는 대체로 참을성이 좋더군요.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니 마냥 귀여워하기엔 조금 안타깝습니다만 그래도 지금 행복하게 삶을 보내고 있으니 더 바랄게 없겠죠.

 

 

 

작은 까페지만 사람이 많을 때는 앉을 자리도 모자랄 때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성격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을 좋아하니 마냥 편안하지만은 않은 환경일 듯.

힘겨운 경쟁사회에서 이 녀석도 나름 근무를 하고 정당한 페이를 받는 사회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여느 냥이와 마찬가지로 하염없이 창 밖을 바라보길 좋아합니다.

 

 

 

손님은 들어가지 못하는 공간에 슬쩍 올라갔다가도 금새 밖으로 나오는 걸 보면

고양이 까페에서 사람들 등쌀에 시달린 피곤한 냥이들과는 달리 꽤나 적응을 잘 하는 듯 싶네요.

 

매우 친한 손님에게는 알아서 달려와 무릎 위에 안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궁디팡팡을 매우 좋아합니다. 땅콩을 까기는 했어도 수컷인데 말이죠.

기본적으로 궁디팡팡은 암컷이 더 좋아하긴 합니다만 어차피 엉덩이쪽에 신경이 집중된 것은 수컷도 마찬가지고

매우 섬세한 자궁때문에 너무 심히 때리다간 병에 걸릴수도 있는 암컷에 비해 수컷은 그냥 두들겨도 나름 괜찮습니다.

 

 

 

의도치 않은 패닝샷이 되어버렸지만 뭐 이것도 쓸만한 것 같아서 저장해 놨습니다.

검은 고냥이는 어두운 곳에서 보면 눈만 깜빡깜빡거리는 매력이 대단하죠.

 

이제 건장한 청소년기를 막 지나고 있는 녀석이고, 주인장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서인지 굉장히 튼실합니다.

냥이는 어쨌든 건강한 게 최고입니다.

 

 

 

호기심 어린 눈을 땡글땡글하게 해서 바라보는 모습은 냥이의 필살기 중 하나죠.

이렇게 냥이의 매력에 끌려서 자리에 앉게 되면 한 잔 마실 커피를 두 잔 마시게 되는 효과가 있으니

이 녀석도 나름 자기 밥벌이는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꼬리 끝이 뭉툭하게 휘어진 게 특징이네요. 꼬리 변형은 냥이에게 매우 빈번한 일이라 딱히 질병까지는 아닙니다만.

 

길냥이었을 때 고생을 안했을 리는 없으니 이 녀석도 나름 힘든 인생을 잠깐이나마 경험했을거라 봅니다.

지금은 그냥 털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밖에 나가면 길냥이 중에서도 지위가 꽤 높지 않을까 싶네요.

 

이 까페 주변엔 길냥이가 꽤 많은데, 산전수전 겪은 얼굴을 하고 있는 녀석도 있어서 어떨런지는 모르겠지만.

 

 

 

한창 나이때인것 치고는 생각보다 발광을 덜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 벽에까지 도달한 후

항공모함 위에서 출발하기 직전의 전투기처럼 힘을 잔뜩 모으고 돌진하는 기술을 선보입니다.

 

튀어나가기 전의 흔들흔들이 이게 또 참을 수 없는 매력이기도 하죠.

 

 

 

이런 녀석처럼 말입니다.

 

 

 

검은 고양이가 좀 강인해 보이는 면도 있지만 이 녀석도 기본적으로 듬직하게 생겼습니다.

울음소리는 아직 아기티를 못 벗었기 때문에 그 갭이 오히려 귀엽지만 말이죠.

 

사람들 등쌀에 치이고 중간중간 스크래쳐에서 뚜둑거리기도 하고 나름 심심하지 않게 지내고 있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는 때 방문해 보니 밖에서 노는 시간이 현저히 줄고 수면시간이 많아지더군요. 역시 냥이는 냥이입니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속담은 누가 만들어 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냥이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뭘 쳐다보는지 몇 번이고 바깥 풍경을 뚫어져라 바라보는데 막상 나가면 겁내는 녀석들이 많죠.

 

후쿠는 가끔 창문을 열고 무단 산책도 감행하는 모양입니다만 아직까지는 별 사고가 없었다고 합니다.

멀리만 나가지 않으면 잠깐잠깐 나가는 것도 생활의 활력소가 되겠죠. 문제는 한국의 길거리가 고양이들에게 매우 위험한 곳이라.

 

 

 

저는 사람을 거의 찍지 않습니다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쨌든 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은 좀 기피하게 되네요.

어디까지나 제가 존재하지 않는 입장에서 일상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싶은 게 제 지론이라

이쪽을 쳐다보는 녀석들은 왠지 담기가 좀 부담스럽습니다.

 

뭐 이 녀석은 눈동자와 털 색깔의 대비가 훌륭해서 이렇게 보고 있으면 재미있긴 하네요.

 

 

 

까페에서 제일 편안해 보이는 의자에 훌쩍 올라가 앉습니다. 전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있는데 말이죠.

냥이는 사람에 비해 동공의 수축과 확장이 훨씬 뛰어난 편이라 밝기에 따라 확확 변하는 눈동자가 재미있습니다.

 

사람도 이렇게 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요. 첫 인상이 중요한 대면 장소는 반드시 어두운 곳을 택하게 되겠지만.

 

 

 

하도 사진을 많이 찍혀서인지 알아서 포즈도 잘 취해줍니다.

더치미 까페 블로그에 가 보시면 이 녀석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 있죠.

하지만 이렇게 드러누웠다고 해서 배를 만지면 응징이 돌아옵니다. 아무래도 배는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곳인가 보네요.

이것도 냥이차가 있어서 개처럼 쓰다듬어 달라고 발랑 까지는 녀석도 있긴 합니다만.

 

 

 

관록이 묻어나는 얼굴입니다. 왠지 사자를 좀 닮은 것 같기도 하네요.

재미있는 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런 얼굴일수록 성격이 순하다는 겁니다.

 

가끔 애교를 부리긴 하지만 말이 많은 편은 아닌데,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시선을 맞추면 뭔가 그윽하게 말을 걸어주는 느낌이 듭니다.

 

 

 

쓰다듬어 주다보니 제 손에 고개를 얹고 잠을 청하네요.

오른손을 쓸 수 없어서 옆의 손님분에게 카메라를 부탁하고 한 장 담아달라고 했습니다.

예전에 고냥이 까페에서도 이런 일이 몇 번 일어났었는데, 제 손이 잠자기 편한 구조를 하고 있는걸까요.

 

 

 

손님들하고 노는 게 좀 피곤하긴 한지 아주 깊게 잠들어버립니다. 흔드는 정도로는 꼼짝도 하지 않네요.

왠지 이 녀석이 잠자기 시작하면 슬슬 일어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반쯤은 혹은 그 이상 이 녀석때문에 까페를 찾는 거나 마찬가지지만

동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게 당연한 거니 제가 죄책감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겠죠.

 

커피와 책 한권, 그리고 고양이를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시간을 보낼 가치가 있는 까페입니다.

윌리 웡카 초콜릿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딱히 식사거리도 없고 커피도 오직 더치커피만 판매하는 곳이라

오히려 퀄리티에서는 나름 신용이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커피라는게 범위를 넓힐수록 상당한 지식을 요구하다 보니 이렇게 한 우물만 파는게 낫기도 하죠.

 

카메라를 들고 간 것은 처음 한 번 뿐이라 더 찍지는 못겠지만, 그 후로도 가끔 가서 후쿠를 괴롭히고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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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사실 포스팅 순서가 잘못됐습니다.

하지만 정말 갑작스러운 여행 준비때문에 사진 매수가 작은 것부터 포스팅하다 보니 이런 참사가.

이 초콜릿을 구입한 까페 소개는 나중으로 미뤄야 할 듯 하네요.

 

늦깎이 대학원생으로 오랜만에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원생이 2명밖에 안되는 아담하고 가족적인 수업을 하고 있는데

함께 공부하시는 분이 경영하는 조그마한 까페에서 재미있는 상품을 들여와서 이렇게 포스팅을 남기게 되었네요.

 

영화 좋아하는 분들이야 저처럼 딱 보는 순간 어라 웡카 초콜릿 하실거라 생각합니다.

팀 버튼 버전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등장하는 녀석이죠. 월리 웡카로 분장한 좌니 뎁만큼 임팩트있었던 거대 초콜릿입니다.

크기 비교를 위해 국민볼펜을 가져다 놨는데 상당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어릴 적 이 정도 초콜릿 포장을 벗겨서 그대로 한 입 오도독 씹어무는 것은 아이들의 꿈 중 하나죠.

 

 

 

영화에 등장하는 초콜릿 그대로 재현해 놔서 처음에 좀 놀랐습니다.

일본서 주문했다고 하는데 저도 나름 일본을 미친듯이 왔다갔다 하는 편인데도 본 적이 없는 녀석이었네요.

한국서도 영화 개봉때 이 녀석 수입 좀 해놨으면 그래도 영화 매니아라서 한두 번쯤 사먹어 봤을텐데.

 

디테일하게도 포장 뒷면의 바코드와 분리수거 아이콘마저도 작품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꼼꼼함이 알게 모르게 상품에 손을 가게 만드는 숨은 공신이죠. 군것질할 여력이 없었던 일본 여행때라도 이 뒷면을 봤다면 아마 구입했을 겁니다.

 

 

 

초콜릿 자체는 한국에서 파는 일반적인 초콜릿보다 덜 단 편입니다.

한국 초콜릿은 카카오버터 함유량이 워낙 낮은 모조 초콜릿에 불과하니 어쩔 수 없겠죠.

이 녀석은 초콜릿 자체가 그리 달지 않은 대신에 속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달콤한 땅콩 연유를 넣어놨습니다.

그래서 한 입 배어물면 상당히 단 맛과 함께 초콜릿의 씁쓸한 매력이 잘 조합되더군요.

 

저는 단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다크 초콜릿을 즐기는 편이지만

웡카 초콜릿의 저 디자인 하나에 충분히 싸지 않은 금액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까페에서 하나 까 먹고 집에 하나 가져와서 가족들과 함께 씹어먹었죠.

 

가격은 크기도 크기도 일본 직수입품이라 꽤나 나갑니다만 캐릭터 상품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이니 아깝지는 않네요.

 

 

 

까페에서는 일단 시험삼아 들여놨다고 하시는데, 수량이 떨어지면 다시 감상하기 힘들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그 영화의 광팬이라면 일부러 뜯지 않은 초콜릿 한 봉지라도 소장하고 있겠는데

팀 버튼과 좌니 뎁 합작품 중에서는 그냥 중위권에서 조금 더 높은 정도의 평가를 하고 있어서 그냥 그렇습니다.

물건에 집착할 것 없이 이런 경험이 즐거웠다고 생각하며 남은 녀석을 싸그리 입에 집어넣어 버렸죠.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초콜릿인데다 고증이 훌륭한 녀석이라 간만에 즐겁게 시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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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 형태로 만들어진 녀석들은 이상하게 오리지날과는 다른 매력이 풍성해 진다고 느낍니다.

이건 금방 잡은 소고기보다 숙성을 거친 소고기가 더 맛있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런지.

 

디자인은 참 멋지게 나와서 첫 변신 장면은 어른이의 꿈과 로망을 되살리는데 성공했지만

작품 자체는 누가 마이클 베이 아니랄까봐 어설프고 지저분한 3류 B급 액션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던 작품의 주인공 옵티머스입니다.

1편은 극장가서 봤지만 2편을 잠깐 TV에서 보고난 후 두 번 다시 관련 작품은 안 보고 있습니다. 영화에 투자하는 시간은 매우 소중하니까요.

 

 

 

베이더 옹은 SD로 만들어도 전혀 그 위압감이 줄어들지 않는군요. 이것이 빠심이라는 것인가 봅니다.

이 녀석만큼은 정말 덥썩 물어가고 싶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판매용 제품이 보이지 않았고 있어도 상당한 가격이리라 생각해서 꾹 참았습니다.

이렇게 볼 때는 좋은데 인형이란게 사실 집에 놔 두면 그닥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편이기도 하고.

 

피규어에 관심이 많았을 때는 이것저것 구입해서 전시도 해 보고 했는데 자주 바라보며 즐기지 않으면 금새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되어 버리네요.

 

 

 

처음 봤을 때 건담이 이제 정신이 나갔구나 싶었던 GP-03 덴드로비움입니다.

훗날 저 스케일로 프라모델이 나왔을 때 한 번 더 놀라고 했었죠.

 

작품 자체가 작화 수준은 굉장해도 주제나 사상이 굉장히 형편없는데가 개연성이라고는 밥말아먹었기 때문에

남은 건 결국 멋들어진 건담 기체들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라모델만큼은 여전히 인기를 발하고 있긴 합니다만.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란 건 결국 부가상품에서 본전을 찾는 녀석들이라 결과적으로 보면 성공한 작품이죠. 작품성은 멀리 날려 보냈지만.

 

 

 

쿼드콥터를 시연중인 부스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신기하게 쳐다보느라 목이 아팠습니다.

일반적인 헬리콥터에 비해 안정성이 뛰어나고, 반대로 밸런스 조절만 좀 하면 온갖 묘기에 가까운 동작도 구현이 가능하죠.

강하하면서 한바퀴 휙 도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주위에서 탄성이 흘러나왔습니다.

 

이제 무선 조종 장난감도 입체적으로 움직이며 노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군요.

 

 

 

몇 주 전에 영화 '퓨리'를 보고 이 글을 적으니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2차대전의 전차들은 각본가들에게 쓰라고 해도 이렇게는 못 쓸 정도로 신기한 역사를 걸어왔죠.

허구헌날 쥐어터지고 공군이나 찾는 미국의 셔먼 전차였지만

사실은 셔먼이 나쁜게 아니라 독일쪽 중전차들이 시대를 좀 앞서갔다고 보는게 맞을 듯.

 

영화사상 처음으로 작동 가능한 세계 유일의 티거 전차가 등장한다는 점 하나만으로 퓨리는 두근거리면서 감상했습니다.

단순히 전차 몸매 감상한다고 볼 만한 영화는 아니고 상당히 사람 우울하게 만드는 내용이라 오히려 느낌이 좋더군요.

 

 

 

요즘 차세대 산업으로 각광받는 3D 프린터도 시연중입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어서 단순한 색과 떨어지는 디테일밖에 구경하지 못했지만

요즘은 그야말로 어떤 기술이든 순식간에 대중화 되어버리는 광속같은 시대니 조급할 건 없습니다.

 

10년만 지나도 지금 가정집 프린터들처럼 보급형이 팔리고, 집에서 필요한 단순 도구들은 그대로 뽑아내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인터넷 마켓에서는 제품들의 설계 도면을 판매하고 불법 복제 도면을 막으려고 프로텍터도 개발하는 그런 일이 빈번할 것 같기도 하고.

 

 

 

3D 프린터는 굉장한 가능성을 지닌 녀석이지만

이렇게 피규어 쪽으로는 일정 이상 레벨을 올리기에 채산성이 부족한 편이긴 합니다.

겹겹히 원료를 쌓아서 만드는 방식으로는 나무의 나이테가 생각나는 흔적 때문에 살짝 아쉬운 점이 있죠.

 

물론 다른 여러가지 방식으로 분사하는 프린터도 많이 있고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니 점점 금형공장에서 찍어내는 수준에 근접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프린터 때문에 나중엔 캐드 같은 프로그램이 워드 프로세서처럼 누구나 배워야 하는 과목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오리지날 로보트 킹과는 조금 다르지만 어쨌든 분명 로보트 킹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고유성씨의 만화가로서 능력은 시대를 많이 앞서간 편이지만

이 디자인만큼은 자이언트 로보에 나오는 녀석을 완전히 베낀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항상 보면서도 씁쓸한 기분을 지우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한국 만화사의 어두운 일면이지만 그래도 철인 캉타우 등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고, 그렇기에 매우 독창적인 작품 역시 그 당시에 탄생했으니

좋던 실던 현재 한국 만화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겠군요.

 

아마 이 녀석도 복고 향수에 인기가 많아지면 자연히 표절 논란도 거세질거라 생각합니다. 역시 캉타우가 다시 인기를 누려야 하는데.

 

 

 

헬보이는 원작과 영화의 캐릭터 디자인이 많이 달라서 구분하기가 쉽군요.

코믹스 원작은 거의 오크와 사무라이를 합친 듯한 동양적 캐릭터였는데

워낙 독특한 스타일이라 이걸 영화화 하면 대체 누가 이 역할을 맡을 것인가가 참 궁금했습니다.

 

감독을 잘 만나서 그런지 론 펄만의 헬보이는 그야말로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상의 배역을 찾을 수가 없네요.

육순을 넘긴 배우라 더 나이들기 전에 빨리 영화 3편을 찍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이제는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매너리즘이 되어버린 철남의 흉상.

아이들이 그렇게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철남 잠옷에 철남 츄리닝에 철남 마스크와 리펄서 건까지.

 

하긴 제가 요즘 시대에 태어났으면 그야말로 그 철컹철컹 장면에 마약처럼 반해버렸을 것 같습니다.

2편은 한심할 정도로 단점이 넘쳐났고, 3편은 조금 돌아오긴 했지만 더 이상 진전할 스토리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요즘 조금 시들하긴 합니다.

이 캐릭터는 본인 매력이 너무 철철 넘쳐서 악역이 밸런스 맞추기가 참 힘든 것 같아서 말이죠.

 

 

 

카리스마 넘치는 등장에 비해 너무도 허무하게 사라진 그리버스 장군입니다.

캐릭터 다자인도 멋지고 설정도 훌륭하며 라이트 세이버를 4개나 휘두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만

막상 보스 캐릭터가 아닌데다가 4개의 팔로 액션 시퀀스 짜기가 너무 어려웠던 고로 그냥 평범한 중간보스로 전락해 버렸죠.

 

쌍제이가 맡은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에도 이런 포스넘치는 악역이 다시 등장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다섯 군대 전투를 보고 나니 세삼스럽게 사우론이 그리워졌습니다.

아무래도 반지의 제왕과는 원작 분위기부터가 많이 달랐던데다가

1편짜리 작품을 3편의 영화로 나누다 보니 아무리 피터 잭슨이라도 한계를 많이 보여서 아쉽더군요.

 

반지의 제왕 편은 감독판을 10번 넘게 봤기 때문에 그냥 눈에 선한데

호빗 마지막 장면을 보니 이렇게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톨킨의 위대한 역사서는 종지부를 찍는구나 싶었습니다.

 

 

 

중앙의 거대한 부스쪽에서는 마블과 DC가 사이좋게 등신대 피규어들을 전시하고 있더군요.

극장에서 본 사람 덕분에 팬이 늘어나서인지 다른 부스와는 차원이 다른 행렬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나침반님이나 저나 굳이 저 줄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멀리서 한 장 담아봅니다.

 

애초에 카메라는 많이 만져도 셀카라는 걸 찍지 않으니 굳이 앞에서 기념사진 찍을 이유가 없네요.

 

 

 

밀리터리 미니어쳐 치고는 묘하게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작품이라 한 장 담아봤습니다.

고증은 훌륭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태평양 전쟁 때 쌍주포 전차가 존재했을 것 같지가 않아서 말이죠.

 

저는 밀덕은 아니라 실제로 전쟁 때 저런 전차가 있었는지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게임에서 자주 나오는 저런 쌍주포 전차는 이미 1차대전부터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에

셔먼조차 티거의 위용을 압도하는 것 처럼 느껴졌던 태평양 전쟁 때 저런 전차가 나왔으리라고는 생각하기가 힘듭니다.

 

 

 

옆쪽 미니어처를 보니 그 비현실성이 이해가 되더군요.

비현실 속에서 현실을 창조해 내는 몇 가지 보드게임 중에서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워해머 시리즈입니다.

아마 제가 태어날 때에 발매되어 지금까지 즐기는 사람이 많은 게임인 걸로 알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죠.

 

우주급 스케일로 이루어지는 전쟁게임인데 하인라인에서 시작한 흉포한 외계 생명체의 디테일한 추가 설명이 이 게임에서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종족도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즈와 이 게임의 타이라니드에서 영감을 얻었죠. 영감이라기 보다는 거의 헌정에 가깝지만.

 

 

 

전차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게 없어서 그렇지만, 어째 사람과 전차 비율이 좀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2차대전때 저렇게 큰 탱크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독일의 티거2 나 마우스 같은 전차는 저 정도 크기이겠지만.

 

이런 디테일한 미니어처들은 이리저리 사진 찍으며 감상하는데 참 최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만드는 사람은 만드는데서 재미를 느끼고, 저 같은 사람은 여러 각도에서 찍어보는데 재미를 느끼죠.

조립형 장난감이란 게 대부분 그렇지만 만들 때 가장 재미있고 다 만들고 나면 감상하는 뿌듯함으로 즐기는 것이겠죠.

 

 

 

쌍제이의 스타워즈는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만

프로모션 영상에서 메인 테마와 함께 등장하는 이 팔콘과 타이 파이터의 모습을 보면 본능적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네요.

근데 X 윙과 타이 파이터 크기를 보니 팔콘이 저렇게까지 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미니어처는 크기 비율도 정확해야 현실감이 살아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철인 28호 하면 이 녀석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죠.

저보다 더 어린 사람은 또 이게 아니라 날개달린 로봇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원조 철인 28호는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온 적이 없는 흑백 애니메이션이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1980년 버전이 가장 오리지날과 현대성이 잘 접목된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프라모델도 참 무지하게 많이 만들었죠. 동글동글한 게 의외로 오래 보면 볼수록 매력이 살아납니다.

 

 

 

대전 당시 저렇게 터널 밑에 잠복해 있다가 포를 빵빵 쏴 대는 전차는 공포의 대상이었죠.

특히 독일군의 전차는 장갑도 장갑이지만 유효사거리가 연합군의 주력 전차보다 많이 길어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쉭쉭 날아오는 포탄에 소름이 돋은 전차장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전쟁의 역사에 비추어 보면 사실 이런 현대 전차가 활약한 시기는 꽤나 짧은 편입니다.

티거 같은 현대 전차의 시초를 닦은 녀석들도 그 무시무시한 공군의 힘이 커지면서 한낱 고철덩어리로 전락해 버렸으니.

요즘 와서는 일단 어떤 수를 쓰더라도 전차는 공군에게 움직이는 타겟이나 마찬가지라 밀리터리의 로망으로서는 참 아련한 수준까지 내려왔죠.

물론 땅에 발을 딛고 움직이는 물체들에게는 여전히 지상 최강의 공방을 자랑하는 괴물이긴 하지만.

 

현대 미국처럼 외계인을 고문한 듯한 병기가 개발중인 곳에서야 재블린 같은 전차잡는 대전차 미사일도 제식 병기로 운용되고

공군에게는 뭔 짓을 해도 상대가 안되는 전차이긴 하지만, 육지전에서 전차 부대를 막아설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전차부대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현대 문명의 괴물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재블린 미사일은 본체와 미사일 한 발을 합하면 3억원이나 하니까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 장면을 재현한 듯 합니다.

주변을 보면 아마 상륙 후 첫 전투인 것 같네요. 디테일이 그냥 끝내줍니다.

자기 힘으로 저 장면을 만들어 놓은 후의 달성감은 참 대단할 듯 하네요.

 

사람이 어느 한 취미에 몰두하게 되면 거기서 얻는 만족감은 인생의 목표에도 버금간다고 할 수 있겠죠.

애초에 큰 뜻을 품고 태어나서 사회에 뭔가를 남겨야 한다는 시덥잖은 헌장 같은게 두루두루 읽히고 있는 것 자체가 희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은 날씨가 급변하고 있어서, 관람을 마치고 나와보니 하늘이 심상치 않더군요.

둘 다 우산은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비가 거세지자 지붕 밑에서 시간을 좀 때웠습니다.

이래가지고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하겠으니 식사할 만한 곳을 생각해 봤는데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예전 서울 살 때 가끔 가던 보노보노에 가 볼까 싶었습니다.

 

나침반님은 생활 패턴상 보노보노에 가 보신 적이 없을 것 같아서 이것도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었죠.

음식 수준에 비해 가격은 역시 강남이니 만큼 좀 비싼 편입니다만

여러가지 음식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찾아가는 것이 뷔페니까요.

 

 

 

비가 좀 많이 쏟아져서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습니다.

여름이라 젖는 것 쯤은 별 상관이 없네요. 그래도 사람은 어찌나 많은지 외식 인구는 참 대단하구나 싶습니다.

 

저나 가족들 모두 먹는데 돈 아끼지 않는다는 게 인생의 신조라 버는 돈에 비하면 여러가지를 먹는 편이긴 합니다.

보노보노 같은 곳은 맛난 걸 먹으러 간다기 보다는 뭘 먹을지 선택하기가 좀 애매한 기분일 때 대안적으로 선택하는 곳이죠.

 

나침반님이 이런 곳을 좋아하실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제가 추천해서 왔으니 조금 책임감을 느끼기는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럭저럭 먹을 만한 음식들이 포진해 있어서 기분이 나빠질 정도는 아니네요.

초밥은 일본쪽에 비하면 거의 간식 수준이라 크게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뷔페 가격에 포함이라고 생각하면 납득할 만 합니다.

 

이곳은 식탁 쪽 조명이 어두운 편이라 음식 사진 찍으려면 중앙 홀에 전시된 녀석들을 담는 게 좋은데

소심한 성격상 남들 음식 담아가는 곳에서 사진 찍는게 조금 부담스럽더군요.

그래서 그냥 한두 장 찍고 포기했습니다. 어차피 키덜트 페어 감상이 주 목적이었으니 이거야 그냥 여흥일 뿐이죠.

 

 

 

 

게가 자주 많이 못 먹는 녀석이다 보니 이걸 한 포대기 담아가서 막 뜯어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여기 게는 그냥 향기만 살짝 맡는 수준이라 이걸로 배 채우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요.

물론 막 쪄낸 튼실한 게라면 혼자 20~30만원 어차피는 가볍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게를 좋아하긴 합니다.

 

소원 중 하나가 게를 배 터져서 못 먹을 정도로 먹어보는 것인데, 예전에 집에서 박달대게 5마리 정도를 혼자 먹어봤지만

배가 불러서 못 먹겠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어느 정도 먹어야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지.

 

 

 

보노보노는 원래 해산물이 좀 괜찮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마지막으로 갔던 때가 근 7년쯤 전이었으니 좀 바뀐 듯.

해산물은 조금 질이 낮아지고 즉석요리나 스테이크, 고기류가 조금 더 힘을 받는 느낌이네요.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지난번엔 참치 해체 쇼 같은 것도 있었는데.

 

여담이지만 나침반님 세계일주 떠나기 전에는 마지막 만찬이라고 생각하고 서울의 최고급 호텔 뷔페를 한번 가보자고 하십니다.

저는 서울서 한 번 가보고 싶은 음식점이라면 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초밥집 정도가 신경쓰이는데

어차피 나침반님하고는 오토바이로 일본 일주 한번쯤 해 볼 생각이라 굳이 여기서 먹을 필요가 없긴 합니다.

물론 서울의 그 집은 일본 레벨로 쳐도 굉장한 실력자분이라 먹을 가치는 충분하지만요.

 

아무튼 당일치기 여행이라 좀 바빴지만 오랜만에 피규어 사진도 담고 나침반님하고 산책하다가 돌아왔습니다.

그게 벌써 거의 반 년 전 이야기지만 말이죠.

 

여행기 쓰다보니 이 블로그만 완전히 시간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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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들의 로망 건담 부스로 이동해 봅니다.

플레이모빌이나 베어브릭은 여성들에게도 나름 어필할 수 있겠지만

건담 쪽은 정말 매니아가 아니고서는 기본적으로 남자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을 듯.

 

물론 여심을 자극하기 위한 건담 시리즈는 끝없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정작 그쪽은 건담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으니.

전 물론 조금 낡은 세대라서 옛날 모델들이 좀 더 정겹네요. 모습을 보니 구프같습니다. 색깔은 원래 파란색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건담 중 가장 좋아하는 녀석입니다. 역시 세월이 흘러도 좋아하는 모델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군요.

제가 어릴때는 이 정도 디테일한 녀석은 없었고, 거의 퀄리티가 좀 떨어지는 복제품이 판치고 있어서

원작의 느낌이 잘 살지 않았습니다만 요즘엔 오히려 원작보다 더 세밀한 녀석들이 많네요.

 

이런 굉장한 디테일을 가진 녀석들 보고 감상하는건 좋아하지만

막상 본인이 구입해서 먹선 등 각종 도구비 써가며 완성하고 나면 집에선 놔 둘데가 없다는 게 가장 아이러니합니다.

그래서 어릴 때 무지하게 만들어 재끼던 프라모델들 요즘엔 손을 놓아 버렸네요.

 

 

 

좀 더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 쪽 건담이 더 인기가 있었을 겁니다.

애초에 초기 컨셉은 리지날 건담의 오마쥬로 시작한 작품인데, 중간부터 그냥 개판이 되어 버렸죠.

 

작품은 그렇다치고 프라모델만큼은 당시의 발달된 기술력을 총집합해서 어마어마한 기동력을 보여주어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당시에 프라모델이 팔짱끼기, 꿇어앉기, 양반다리 등의 자세가 가능하다는 게 참 신기했네요.

 

건담 프라모델중 최상위 등급이 PG 라고 알고 있는데, 보통 PG급은 20만원즘 하죠.

어릴 때 500원짜리 기갑계 가리안 프라모델을 신나게 만들었던 저로서는 요즘 프라모델은 도저히 엄두가 안나는군요.

 

 

 

어릴 적 제 동심을 자극했던(?) 프레데터는 여전히 피규어 시장에서도 큰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 비디오 출시땐 삭제가 너무 많아서 국민학생인 제가 봐도 그닥 문제는 없더군요.

 

프레데터는 에일리언과 더불어 SF 호러 캐릭터의 양대 산맥인데

묘하게 B급냄새가 많이 풍겨서 1,2편 이후로는 영 힘을 못쓰고 있습니다.

캐릭터가 워낙 강렬해서 영화보다 캐릭터가 더 주목받는 독특한 케이스의 주인공이기도 하죠.

 

아놀드 형님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저 얼굴을 드러내던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처음엔 주인공이 처절해 보여서 감정이입이 되더니만

15년쯤 지나고 나니 그림 그리는 작가분이 너무 처절해 보여서 안스러운 작품 베르세르크입니다.

 

연재 25년동안 하루 15시간 가까이 그림을 그려가다보니 밖에 나간적도 별로 없고 친구도 없고 결혼도 하지 못하는 작가 모습은

어째 작품에서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주인공과 참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가 죽기전에 과연 완결을 낼 수 있을지 조마조마합니다. 요즘 주위를 보면 사람이 살 만큼 산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뉴 건담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사자비입니다.

이 친구는 다른 건담보다 좀 두툼하고 펑퍼짐한 편이라 칼로 깎아낸 듯한 기계적 날카로움이 좀 부족하지만

덩치에서 오는 박력은 여전히 굉장합니다. 최근 작품에서는 이 녀석을 원형으로 해서 요즘 트랜드대로 날씬하게 바꾼 모델도 나오는 것 같더군요.

 

이 녀석이 1988년에 나왔는데 제가 직접 본 것은 아마도 92년쯤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막도 없어서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가 싶었지만 시대를 뛰어넘은 전투 장면만은 인상적이었죠.

그 때는 십만원이 넘는 프라모델이란 거 상상도 못했는데, 만약 당시에 이런 모델을 접했다면 눈이 뒤집어지지 않았을려나요.

 

 

 

건담이 기계다 보니 꼭 이렇게 정비받는 모습을 재현하는 경우가 있네요.

SF적이긴 하지만 넓게 보면 밀리터리에 속하는 것이니, 이런 정비 모습도 매니아들의 로망인가 싶습니다.

 

여자들이 자수 뜨는것과 비슷하게, 프라모델 원형에 저만큼 수정을 가하는 것은 상당한 인내와 시간이 필요할 텐데요.

예전처럼 막 가지고 놀 수 있을만한 모델이 아니라서 그런지 제가 좀처럼 요즘 프라모델에는 손을 대지 못하겠습니다.

 

500원짜리 프라모델들은 신나게 가지고 놀다가 다리나 팔 한쪽이 뚝 부러지면 한동안 슬퍼하고 다시 사러 나가곤 했으니까 말입니다.

 

 

 

문화컨텐츠라는 개념은 사람처럼 나이를 먹어간다고 봅니다. 그 산 증거가 여기 있네요.

 

이 초대 건담은 1978년도 등장 당시만 해도 그냥 로봇탈을 쓴 사람인것마냥 허술한 설정 투성이였지만

인기를 끌고 나서 끊임없이 팬들에 의해 부족했던 설정이 채워지고 수정되고 하면서

지금은 거의 수백년에 걸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날이 시대적 한계상 많이 단순한 모델이었기에 오히려 지금 와서는 극단적인 리얼리티를 표방할 수 있게 되었네요.

일본은 한술 더 떠서 도쿄 오다이바에 실제 크기 건담을 전시해 놓기도 하니

문화 컨텐츠의 지속성이란 점에서 이 건담이란 녀석은 큰 획을 남겼다고 할 수 있겠네요.

 

 

 

원작은 그닥 재미있지 않아서 보지 않았지만 프라모델은 참 많이 샀던 보톰즈 입니다.

건담처럼 폼나는 매력은 적지만 쓰다 버리는 소모품 느낌의 기계라 그 무미건조함이 지금와서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렇게 실제로 험하게 굴러서 생긴 것 같은 스크래치를 재현해 내는 모델러 분들의 능력은 감탄입니다.

프라모델도 이쯤 되면 그냥 예술작품이라 해도 되겠죠. 유명 모델러들의 작품은 재료비 인건비만 해도 수백만원은 훌쩍 뛰어버립니다.

 

 

 

보톰즈의 매력은 역시 진짜로 전장에서 뒹구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죠.

건담이야 뭐 기계 자체가 주인공급의 매력을 발산하지만

보톰즈에서는 주인공이 타던 기체조차 특징없는 양산형 모델이고, 고장나면 스스럼없이 버리고 다른 기체를 타 버리기도 합니다.

 

리얼리티와는 건담과 똑같이 한참 동떨어진 작품이라도 기체에 대한 묘사만큼은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덕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죠.

 

 

 

감탄을 하게 만들었던 자쿠였네요. 플라스틱으로 저런 질감을 낸다는 것은 새로운 창작의 영역인 듯 합니다.

왠지 물로 박박 씻어주고 싶어지는 녀석인데, 그러다가는 애써 만들어 놓은 작품 다 망칠 듯.

 

 

 

오리지날 건담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코어 파이터와, 건담 하면 생각나는 그 주인공의 모습입니다.

사실 방영한지 35년이나 된 작품이라 요즘 아동층에게는 어른들의 추억거리로밖에 인식되지 않지만

그러다가 중고생이 되고 대학생쯤 되어 우연히 그 시절의 건담을 접하게 되면

그 어른들이 그랬듯 오리지날 건담에 푹 빠지게 되어 매니아로 전환하는 그런 순환이 일본에서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화의 되물림이라는 것은 이렇게 자연스러워야 하는 것이죠.

한국에서는 대중문화 컨텐츠를 재생산하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만,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건담쪽 디테일이 워낙 대단해서 다음 부스에 전시중인 겟타 로보 등은 조금 감흥이 덜합니다.

애초에 리얼한 고증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 아니기도 하지만.

 

로봇 애니메이션은 당시에 인기가 없었더라도 언젠가 다시 조명을 받아 리메이크되고 하는 경우가 빈번한 편입니다.

캐릭터들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세대간 소통의 기회도 늘어난다고 할 수 있겠죠.

 

제가 좀 더 나이가 들어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캐릭터가 뭘까 생각해 보는데, 불행히도 한국 작품중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뽀로로 같은 건 결국 어린이 세대에게만 머물러 있는 녀석이라 한계가 있고.

 

 

 

누구에게나 추천하는 우량만화 '요츠바랑'에 나오는 골판지 인형 담보의 모습니다만

어디선가 밀리터리 매니아의 숨결이 닿은 것인지 손과 발의 형태가 조금 이상하네요. 거기다 무시무시한 무기까지.

실제 작품에서는 저렇게 나오지 않습니다.

 

 

 

뉴건담을 좋아하는 사람은 저만이 아닌 듯. 다양한 버전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반짝반짝한 유광도료를 바른 녀석을 일본에서는 멕키 버전이라고 하는데

이게 아무런 변화 없이 그대로 수입되는 바람에 한국에서도 금멕기 은멕기 하면서 부르고 있습니다.  그냥 도금 버전이라고 하면 될 텐데.

1차생산직의 용어 상당수가 아직도 일본어를 그대로 쓰고 있는 현실상 여기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는 듯 하네요.

 

 

 

조금 큰 부스에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몰려있어서 뭔가 싶었는데

어릴 적 아이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던 그 미니카의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국민학생일 때 동네 골목길에서 이거 가지고 질주하던 모습이 많이 보였죠.

모터를 좋은 걸로 바꾸고, 구리스 비싼 녀석으로 칠해주고 하면서 튜닝의 매력을 느끼던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물론 요즘도 정식 대회가 열릴 만큼 대중화 되어 있습니다.

이 녀석들은 사실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코스에서 튕겨나가지 않는 밸런스를 잡는 것이 목표였죠.

 

 

 

옆에는 잠시 후에 RC카 레이싱이 벌어질 예정이라 나침반님과 함께 잠깐 앉아서 구경해 보기로 했습니다.

트랙을 보니 좀 던에 전시중이던 미니카 레이싱은 아니네요. 미니카는 조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트랙이 이런식으로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참가자들은 역시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이지만 구경은 어린이들도 많이 하는군요.

키덜트 페어다 보니 어른들이 비싼 RC카 들도 참전해도 그닥 이상하지 않습니다.

 

 

 

역시나 자동차가 너무 빨라서 스트로보가 없이는 실내에서 저 움직임을 따라가기가 힘드네요.

진짜 레이서들의 인간을 초월한 반사신경을 조금이라도 대리만족하는 광경인가 싶습니다.

이 녀석들도 빠르기는 상당히 빠르니 꽤나 정밀한 조작이 필요하긴 하죠.

 

 

 

나침반님이 흥미를 보이셨던 차세대 장난감 쿼드콥터입니다.

익스트림 스포츠 등에서 사용하던 액션캠이 점점 경량화 고품질화 되는 것과 발맞추어

저렴하고 작동 편한 멀티콥터와 폭발적인 시너지를 이끌어가고 있죠.

 

단순히 오락용으로 뿐만 아니라 전문 촬영에도 대부분 멀티콥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활용도는 무궁무진해서 연구 자료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반대로 성능이 너무 좋아지다 보니 사생활 침해의 소지도 많아지고 있더군요.

뭐든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윤리간 충돌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마블 캐릭터들이 영화 덕에 대인기를 누리다보니 그쪽 피규어들이 꽤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촌티나는 수트를 그래도 시대상에 어울리게 재현해 놓은 영화가 참 대단하긴 하죠.

 

마블 영화는 이제 한 편씩 나올 때마다 그냥 축제분위기로 즐기는 듯한 느낌인데

못 볼 정도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식상해 질 수밖에 없는 구성이라 조금 걱정입니다.

일단 시도는 좋았으니 어벤저스 스토리가 일단락 될 때까지는 볼 생각입니다만.

 

 

 

전신을 이 정도 크기로 만들어 줬으면 더욱 행복했겠지만

그러다가는 가격이 수백만원을 가볍게 호가해 버릴 것이 분명하니, 이렇게 흉상으로만 존재하는 뉴 건담입니다.

 

건담 디자인은 오리지날부터 시작해 이 뉴 건담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참신적인 면에서는 Z 건담이 시대를 한창 뛰어넘긴 했지만 어쩐지 이쪽에 더 정감이 가네요.

 

 

 

 

전성기 시절의 주지사님 모습. 영화에서는 적당히 화면 처리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전신 모형을 보니 T1000 과의 싸움에서 진짜 험하게 굴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만드는 장르마다 그 특성을 최대한 응축시켜 관객들에게 던지는 통에

이 사람 작품 하나 보고 나면 동 장르의 다른 작품에 관심이 한동안 없어져 버린다는 이상한 단점이 있었죠.

 

 

 

어릴적엔 삭제 버전만 봐도 좀 많이 잔인하구나 싶었는데

무삭제판을 보니 거의 고어 영화에 가까운 연출로 충격을 먹었던 작품입니다.

아, 뒤에 달린 걸 보니 혹시 3편일지도 모르겠네요. 로보캅은 1,2편 밖에 없는데 말이죠.

 

1편에서는 머피의 방탄복 성능실험 장면과 페기물에 돌연변이화 된 조무래기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고

2편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닭다리처럼 바둥바둥 거리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네요.

 

 

 

이 모습을 보니 전 한 번에 '못난 아비가 미안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전위예술'이 생각이 나던데 말입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느끼셨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아이언 맨 작품 내에서는 저 포즈가 나온 적이 없을텐데.

 

올해도 여전히 보도사진들은 멋진 작품이 많이 나오더군요. 대부분이 인간 탈만 쓴 괴물들의 순간포착이지만 말이죠.

그런 것과 별개로, 저 피규어는 실제 가동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움직이는 녀석이라면 가동률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미니 피규어는 부피도 작고 앙증맞아서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만 덩치에 비해 가격이 좀 나가서 놀랄 때가 많습니다.

이 정도라면 한 개 업어가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한번 욕구가 터지기 시작하면 물 세는 댐처러머 되어 버리니 꾹 참는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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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날입니다. 예전엔 크리스마스 전후로 코엑스에서 인형전시회를 열어서 그게 연말의 이벤트였는데

마지막 전시회 즈음부터 부스 퀄리티도 그렇고 뭔가 문제가 생기는가보다 싶더니 언젠가부터 아예 개최가 안되고 있더군요.

 

피규어나 인형 찍는것도 나름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한동안 서울에서도 떨어져 있고 해서 자연스레 잊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키덜트 페어라는 이름으로 조금 더 상업성을 갖고 돌아온 이벤트가 코엑스에서 열린다길래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올라가 볼 생각으로 아침 기차타고 달려갔습니다.

 

 

 

나침반님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동행하셨는데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게 입장료를 꽤 비싸게 받는 행사라 이런 쪽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 가면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행이랄까 볼거리는 나름 많아서 마음이 조마조마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키덜트 페어라고 해도 어른 가는 길에 아이들이 안 달라붙을 수는 없으니 사실상 아이 반 어른 반인 느낌이네요.

하지만 키덜트라는 이름 속에는 어릴 적 눈길만 줬던 장난감들 & 고성능 고가의 어른용 장난감들을 마구 사들일 수 있는 무서운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저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오늘 빈손으로 돌아간다고 굳게 다짐하며 들어갔기 때문에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죠.

 

 

 

어릴적에 레고와 함께 아이들의 욕망에 기름을 부웠던 녀석이 오랜만에 나타났습니다.

예전엔 그냥 레고 짝퉁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잘 생각해보니 그건 옥스포드라는 회사였고 이 플레이모빌은 레고와 아무 관련이 없더군요.

 

레고보다는 그냥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가까워서 좀 더 어린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엔 오히려 그 때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어른이들에게 지갑을 열게 하는 제품이 된 듯 하네요.

 

 

 

생각보다는 디테일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나침반님은 원래 빠져있었고, 저는 요즘 관심이 많은 오토바이 쪽만 보더라도 말이죠.

레고처럼 디테일한 조립이 필요한 제품이 아니라 재미에 있어서는 다른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키덜트 페어는 인형전시회보다 조금 더 상업성을 부각시키고 있어서 꽤 많은 부스에서 직접 구매가 가능합니다.

아무래도 최신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장난감이라 그런지, 전시회장 입구 바로 앞에 부스가 위치한 점이 또 판단을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바퀴 돌때쯤이면 이것보다 더 자극적인 녀석들이 눈에 많이 들어올 테니까 말이죠.

 

 

 

한국에서는 뭔 장난감이든 교육적 효과에 결부시키는 안 좋은 버릇이 있기 때문에 레고보다는 인기가 많이 떨어진 제품이기도 하죠.

닌텐도 DS 라는 게임기도 처음 들어올 때 뇌교육이라든지 하는 교육용 소프트가 있어서 부모들이 많이 사줬다는 말이 있으니.

 

플레이모빌은 레고에 비하면 완제품 성격이 강해서 디테일로 보자면 조금 더 세밀한 경향이 있습니다.

나이가 좀 더 들어서 직접 조립하는 재미를 찾게 된다면 자연스레 레고 쪽에 손이 가겠죠.

 

 

 

그러고보니 제가 어릴적엔 레고 중 단연 인기있었던 것이 이런 중세시대 성과 기사 버전이었죠.

경찰서나 소방서 같은 현대 제품의 경우엔 중세시대 버전에서 보기 힘든 반투명 아크릴 재료가 들어있다는 게 포인트였고.

 

그래서 친구한테 성 제품이 있고 제가 경찰서 버전을 구입하면 나름 퓨전을 해서 사이버틱한 아크릴 창이 달린 중세 성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이곳 부스안에도 걸음을 옳기기가 힘들 정도의 인파가 몰려 구경중이었는데, 의외로 구입해가는 사람이 많더군요.

가격은 싼 편이 아니었지만 어린이 시절 손가락만 빨던 추억이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태권브이 형상이 다양한 버전으로 전시된 곳도 있습니다.

캐릭터 자체는 빼도박도 못할 표절이라 이제는 그냥 하찮게 느껴질 뿐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작가들의 조형 실력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군요. 그냥 그런 점에서만 관심을 가지고 구경했습니다.

 

 

 

최근 자꾸 태권브이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나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게 정착된다면 결국 역사 왜곡하는 일본과 다를게 뭐가 있나 싶습니다. 자랑스러워 할걸 자랑스러워 해야죠.

 

그냥 그런 추억이 있었고 당시 한국 상황은 그런 편이었다는 감회를 느끼는 정도로만 사용해야지

저걸 한국적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면 요즘 창궐중인 친일 매국노 색히들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페이퍼 크래프트 부스에 들어가니 저의 구매욕에 불을 당기는 제품들이 산더미처럼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 페이퍼 크래프트가 참 인상적인 것이, 디테일을 의도적으로 간소화시킨 점이 오히려 매력포인트로 다가온다는 묘한 아이러니함이 만재해 있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도 거의 실사에 가까운 디테일을 자랑하는 한지 공예가 있으니 종이란 재료는 참 매력적인 녀석입니다.

마블이나 DC, 스타워즈 등 키덜트들이 미쳐 날뛸만한 소재를 한껏 뽐내고 있어서 몸이 근질근질해지는 걸 참을 수가 없네요.

상표값도 있고 해서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점을 인식하고 간신히 구매욕구를 참으며 구경합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제외하고 말한다면 기본적으로 캐릭터성에서 스타워즈를 따라갈 만한 프렌차이즈가 별로 없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요즘 젊은 층에게서는 역시 팝콘무비로 끊임없이 재생산중인 마블 히어로즈 캐릭터들이 더 인기가 있겠죠.

 

완구 팔아먹을 심산은 아니었겠지만 아이언맨 수트 버전이 워낙 많아서 페이퍼 크래프트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수트 버전에 따라 금형을 바꿔야 되는 기존 피규어와 달리 페이퍼 크래프트는 그냥 무늬만 바꾸면 되니까요.

 

페이퍼 크래프트는 심플함 때문에 이런 걸 돈 주고 구입하나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판매용 제품은 그 단순함 속에서 특징과 흥미를 잡아내야 하는 난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휴대용 수트의 고증 재현도를 보시면 참 머리 잘 쓰는구하 싶죠.

 

종이를 돈주고 사기가 싫다는 분들은 그냥 칼라프린트로 한 장 뽑아서 오려 접으면 됩니다.

개인 작업자들 중에는 수십만원대의 정밀 피규어를 능가하는 디테일을 종이로 구현하시는 괴수들이 많더군요.

 

 

 

요 근래 즐기는 게임 중 가장 오랫동안 플레이중인 디아블로 3의 주인공(?) 디아블로도 전시중입니다.

일반적인 캐릭터와 달리 장식도 많고 굴곡도 많은 편이라 조형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디자인은 마음에 드는데 정작 게임 내에서 전혀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 캐릭터라서 그냥 좀 시큰둥 합니다.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의 마스코트 캐릭터로군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땐가 처음 발매되었는데, 그 이후 대학에 들어와보니 온 세상에서 난리가 나고 있었던 게 참 신기했습니다.

PC방 이라는 녀석이 처음 생기던 때라 지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기도 했었죠. 진짜 까페같은 느낌이 나기도 했습니다.

 

 

 

역시 저는 나이가 나이라 그런지 아날로그의 감성이 살아있는 스타워즈의 매력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영화 자체만 본다면 엉성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캐릭터 만들기에 있어서는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죠.

루카스가 쿠로사와 감독의 광팬이고 7인의 사무라이를 많이 참고한 느낌이 나기 때문에 당시 서양 오락물에 비해 훨씬 입체적인 구성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감독이 쌍제이로 바뀌고 또 다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가 부활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요즘엔

그저 매니아 빠심으로 나오기만 하면 일단 봐주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쌍제이가 영화를 맛깔나게 만들기는 하는데 여전히 무게가 가볍습니다만 스타워즈가 원래 별로 무겁지 않은 영화니까 뭐.

 

 

 

스타워즈 하면 베이더 경 + 스톰트루퍼의 조합이죠.

 

뒷 배경에는 또 센스있게 AT-AT 까지 그려놓았으니 머릿속에서는 저절로 임페리얼 마치가 재생되고 있네요.

임페리얼 마치는 영화 BGM 사상 최고의 명곡중 하나로 뽑혀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여기는 그림이 아니라 진짜 AT-AT 페이퍼 크래프트까지 전시해 놓았네요. 그야말로 웅장합니다.

BGM 으로 음악도 깔려있으면 좋겠지만 회장 내부가 워낙 소란스러워서 별 효과는 없었을 듯.

 

악당들 역시 똥배 튀어나온 페이퍼 크래프트화 되면 귀여워 진다는 점이 특징인 것 같네요.

베이더 경과 똘마니 10명 정도 구입하면 멋진 부대를 만들 수 있었겠지만, 앞서 말했듯 하나 하나가 좀 비싼 편이라 포기.

막상 이 녀석들은 단체로 몰려다녀야 보는 맛이 있어서 말입니다.

 

 

 

1편까지만 해도 그냥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한 편린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윈터 솔저쯤 오니 아이언맨과 한 축을 이룰 정도로 명확한 캐릭터를 확립시켜서 기대중인 캡틴 아메리카 입니다.

 

제작자들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만 윈터 솔저가 대히트를 치면서 비중이 커졌는데

캡틴 아메리카 영화시리즈 3편이 하필이면 '시빌 워'로 결정나는 바람에 이 사람 고생도 끊일 일이 없겠네요.

 

 

 

베어브릭 부스에서는 시작부터 강렬한 녀석이 일행을 맞이해 줍니다.

것도 앨범 자켓을 딱 연상시키는 색감이 조화를 이루는군요. 개인적으로 섹스 피스톨즈 베어브릭이라면 좀 더 과격해도 될 것 같지만.

 

베어브릭이란 게 탄생부터 어른이들을 위한 장난감이었기 때문에 이런 버전도 충분히 용납되는거 아닌가 싶네요.

레고에 섹스 피스톨즈나 오아시스 같은 밴드들을 접목시킨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너무 유익한(?) 영향을 줄 것 같으니.

 

 

 

베어브릭이 발표된 게 2000년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걸 보면서 이제 어덜트 완구류의 취향은 저하고 멀어지는구나 싶었죠.

 

21세기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중성과 유니크함의 역설적인 조화를 실체화시킨 히트 상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다양한 문화를 마치 뷔페에서 배가 터질 때까지 악으로 집어넣는 폭식증 환자처럼 소비하는 세상에 어울리는 완구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한 놈만 패는 성격이라 역시 이런 광범위한 바리에이션이 조금 부담스럽네요.

 

어쨌든 크라우저씨의 모습은 참 인상적입니다만.

 

 

 

베어브릭의 기본 뼈대는 어쨌든 저 똥배이다 보니 그 날씬하던 에바들이 후덕한 아저씨가 되어버렸네요.

본인의 취향과 먼 장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모델들도 인기가 있어서 잘 팔린다는게 이해하기가 어렵긴 합니다.

 

베어브릭은 단순히 만들어 주는 것만 소장한다기 보다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뭔가를 덧칠할 수 있다는 점이 각광받는 녀석이죠.

키덜트가 된다는 것은 역시 아이였던 당시의 열정만 남아있고 신체와 뇌구조는 낡아버린 탓에 옷갈아입히기 인형 정도의 놀이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인지.

 

 

 

사실 베어브릭의 매력은 실제 살아있는 사람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란 어차피 남들보다 멋져보이는 옷을 열심히 올라서 걸칠 뿐, 기본적인 모습은 다들 비슷하니까 말이죠.

 

그리고 위 사진처럼 찢어진 눈이나 왕방울 눈처럼 개인적인 특성 몇 가지로 외형이란 게 완성이 됩니다.

영화속 아이언맨과는 달리 똥배가 나온 평범한 모습이지만, 곰처럼 귀여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도 있죠.

베어브릭이 태생부터 어른을 위한 장난감이었다는 점은 시대적 흐름을 꿰뚫는 디자이너와 계획자들의 혜안이었다고 할 수 있을 듯.

 

 

 

사실 베어브릭은 그 다양성과 함께 나만의 장난감이라는 문구로 유명합니다만

실은 종류가 너무 많아서 대충 하나 고르면 적당한 유니크성이 생길 뿐 대량 생산품과 다를 거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앞서 본 페이퍼 크래프트쪽이 기본 구조만 파악하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자신만의 장난감 창조에 훨씬 효과적이죠.

리락쿠마 베어브릭으로 시작해 이제와서는 셀 수도 없는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중인 녀석이지만

볼 때마다 본인과 어울리는 장난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아 저는 역시 베이더 옹이 좋습니다.

촌티나면서도 위엄있는 저 따뜻한 패딩복장이 시대를 타지 않는 것 같네요.

 

이번 겨울처럼 추운 날을 위해 어디서 스타워즈와 콜라보한 베이더 패딩 좀 안만들어주려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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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고 계속 걷다보니 인사동 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참 많더군요. 다들 더운데 잘 돌아다닙니다.

국악 공연을 하고 있던데, 나침반님이 가지고 계신 망원렌즈를 빌려서 테스트 해봅니다.

 

중고 가격이 10만원짜리라 광학 성능을 크게 기대할 필요는 없지만, 사진이란 건 렌즈빨로 결정되는게 아니니 별 관계없습니다.

사실 1년 자전거 여행때도 중고샵에서 제작한지 20년이 넘은 5만원짜리 망원 렌즈 하나 사서 잘만 쓰고 다녔기 떄문에.

 

 

 

사람 많은걸 좋아하지 않아서 인사동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딱히 갈 곳도 없고 해서 그냥 들어가 봅니다.

외국인들이라면 왜곡된 모습이라도 한국의 풍물시장 느낌을 조금을 받을 수 있을테니 나름 존재 가치는 있다고 봐야겠죠.

남대문은 아예 외국인 상대로 장사하려는 분위기밖에 남아있지 않으니 되려 한국 사람이 갈 필요는 없을 듯 하고.

 

예전에 쓰던 카메라 렌즈군을 아직 처분하지 않아서 새 카메라에는 렌즈가 한 개밖에 없습니다.

나침반님 덕분에 오랜만에 망원 렌즈를 사용해 봤네요. 다시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죠.

 

 

 

조리개값이 많이 낮아서 실내나 저녁 이후로는 사용이 좀 힘들지만 낮에는 준수한 화질을 보여줍니다.

요즘 카메라에서는 심도 표현이 워낙 부각되는 면이 강한데, 심도는 광각보다는 망원에서 여실히 차이를 드러내는군요.

 

예전 카메라는 망원으로 찍으면 거의 자동으로 심도가 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만

이번 카메라는 센서가 좀 작아서 그런지 망원으로 찍어도 심도 확보는 어렵지 않네요.

 

사실 개인적으로 적정 이상의 심도는 찍사의 실력부족을 감추는 도구로 사용된다고밖에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배경 확확 날라가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거보다 아쉬운 점은 센서의 DR과 계조 등 화질에 관한 문제죠.

 

워낙 기계적 성능이 뛰어난 모델이라 혹해서 구매를 해 보고 신나게 체험중입니다만

센서 성능은 정말 나날이 발전해 가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으려면 언젠가는 다시 좋은 센서쪽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이 E-M1도 절대 성능이 나쁘다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예전에 쓰던 모델들이 전부 기계적 성능은 제외하고 센서가 최상급인 탓에 비교가 좀 되긴 합니다.

 

 

 

사람 사진 찍는것도 싫어해서 인사동 같은 혼잡한 곳에 오면 담고싶은 장면 찾기가 쉽지 않네요.

나름 한국의 문어발식 건물 증축의 모형을 잘 보여주는 곳이 인사동이라서 정겨운 혼돈의 모습은 마음에 듭니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 전에도 그렇긴 했지만 요즘엔 거의 돈 뜯어먹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바깥 모습만 구경하고 실제로 소비를 하진 않습니다만.

 

서울 처음 올라왔을 때는 엄니가 한창 보이차 등에 관심을 보이던 시기라, 엄니 상경하면 인사동 가서 차도 마시고 했지만

그때부터도 이미 차의 품질과 가격대가 비참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많이 실망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상가의 분위기라는 건 자기 혼자만 튀어봤자 도움이 되지 않다보니

일단 찻집에서 수다를 떨 만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 이곳 인사동은 나름 데코레이션에 신경을 쓰는 것 처럼 보입니다.

 

말로는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거리라고 하는데 막상 한국인들이 가면 이게 뭔 전통이냐 싶은 곳이죠.

한국인이 가서 만족할만한 전통성이나, 하다못해 먹고 보고 즐길 것이 만족스럽지 않은 곳은 외국인들에게 있어도 그냥 잠깐동안의 흥미거리에 지나지 않으리라 봅니다.

한국사람이 일본 어디가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어지간히 답변을 할 수 있어도

일본사람이 한국 어디가면 좋겠냐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조금 어려운 저로서는,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만한 관계라면 인사동 정도 추천해 줘도 괜찮을까 싶습니다.

 

 

 

부산스러움이 전통의 매력 중 하나인 한국이니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별로 전통스럽지도 않은 플라스틱 간판과 건물 벽을 가득 메운 광고들은 아무래도 미관상 영 좋지 않네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속한 거리를 좀 더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욕심보다 가게 매상이 더 중요할테니 그러는 것이겠지만

그런 마인드가 모이고 모이면 결국 홍콩 구룡성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카오스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야 아예 그런 무질서의 매력을 한껏 뽐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만.

 

 

날씨가 덥고 해서 어디 들어가서 쉴까 싶기도 했지만 나침반님이나 저나 인사동 가게에 들어가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나름 분위기는 잘 만들었네 싶은 곳에 셔터만 누르고 식후 산책을 즐기는 정도로만 이용중이었죠.

 

나침반님은 준비가 끝나면 일반인들이 평생동안 가는 여행보다 훨씬 긴 기간동안 자전거 여행을 떠나시는데

과연 몇 년 정도 달리다 보면 문득 이런 한국의 모습도 그리워 질려나 궁금하기도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마 그리워지기는 커녕 돌아올 날이 다가오는 것을 더 두려워 하실 것 같지만.

 

 

 

악세사리 판매점들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놓여있어서 사진찍는 맛이 났습니다.

관광객용 상품이라 그런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저런 큐빅 많이 붙여놓는 건 싸구려틱해 보이기 때문에 좀 지양했으면 하네요.

 

 

 

아주 예전에 딱 한번 올라가 봤던 쌈지길입니다. 이 안의 가게는 조금 더 개인적인 느낌의 악세사리들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물론 그 더운 날 저기를 두루두루 올라갈 일은 없어서 그냥 사진만 찍었습니다만.

 

외국 관광객들이 뭔가 한국에서 기억에 남을만한 선물을 사 간다고 하면 이곳 가게를 한번 둘러보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그나마 프렌차이즈보다는 개성이 묻어나는 가게들이 포진해 있고

옥상 정원까지 걸어가며 눈구경할 요소가 많이 있으니 말이죠.

 

인사동에 가서 쌈지길 한번 안 올라가는 외국인은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그 사람들의 눈에 이곳 상품들은 어떻게 보일런지.

나가노에 있는 몸이 불편한 지인분도 한번쯤 둘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는데, 완전한 경사로가 아니라 계단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서 아마도 힘들 것 같네요.

 

 

 

인사동에서 재미있는 볼거리는 가게 상품이 아니라 이런 느슨한 멋이 살아있는 간판들이더군요.

낡아보이는 간판이 사람 지문처럼 다들 묘하게 다른 질감을 가지고 있어서 질리지 않습니다.

거기다 일부러 그런 건지 낡아서 그런 건지 묘하게 구부러진 지지대가 자연스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과다한 간판이 영 보기싫은 한국에서 이런 센스라면 참 보기가 좋은데 말입니다.

 

 

 

인사동이 끝나는 곳 광장에서는 무슨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사람이 많아 그냥은 보이지 않아서 자동차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기둥같은 곳에 한 발만 딛고 올라갔습니다.

나침반님의 망원렌즈를 마운트중이라, 멀리서도 한 장 당겨보자는 생각으로 힘을 좀 썼네요.

 

커플이 아니라 남매로 보일 정도로 굉장히 닮은 두 사람이 본보기(?)로 불려나와 뭔가를 당하고 있습니다.

아마 불 붙여도 뜨겁지 않게 확 사라지는 그런 거품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즐거워보여서 좋다고 생각하며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갑니다.

 

 

 

날씨는 덥고 해서 뭐 시원하게 먹을 거 없나 하다가, 좀 전부터 묘하게 생긴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이 기억나더군요.

지팡이 아이스크림이란 가게에서 팔고 있기에 인사동에서 군것질이라도 해 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갑니다.

일반적인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별 다른 건 없지만 저 길쭉한 모습에 혹하기도 하고, 양 끝에 아이스크림이 올라가니 왠지 이득본 듯한 매력이 있습니다.

 

 

 

걸어다니며 군것질이란 것도 참 오랜만에 해 보네요. 망원렌즈로는 찍을 수가 없어서 다시 렌즈를 서로 갈아끼웁니다.

맛이야 뭐 딱히 특이할 거 없지만 더운 날 아이스크림은 역시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네요.

 

일본 자전거 여행때도 저렴한 아이스바로 유명한 가리가리군을 한 개 깨어물면 참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산 아이스는  유지방이 안들어간 얼음 아이스, 비싼 녀석은 풍미가 제대로 느껴지는 소프트크림이 좋다고 봅니다.

어중간한 소프트 크림은 별로 농후한 맛도 없고 비싸기만 해서 만족감이 적더군요.

 

 

 

조금 이르긴 하지만 저는 대구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동대문의 양꼬치 집으로 이동합니다.

예전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청계천을 지나가는 도중 간이 화분에 늘어놓은 꽃을 한 장 담아봅니다.

오설록이란 이름이 붙어있는데, 아마도 조금 전 인사동에서 그런 간판을 내건 곳을 본 기억이 나네요.

 

 

 

카메라에 작동 방법에 대해 나침반님과 이야기도 좀 나누고, 꽃도 찍고 하면서 슬금슬금 이동합니다.

동대문이나 인사동 같은 곳을 거닐면서도 별로 기분이 흥하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나침반님처럼 베가본드로서의 여행을 즐기는 타입이 이런 도시 볼거리에 그닥 흥미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봅니다.

물론 저도 나침반님만큼은 아니지만 적당히 이레귤러 여행자에 들어가는 편이라, 서울이란 도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구요.

 

 

 

꽃에는 죄가 없으니 열심히 찍어봅니다.

가끔 가다 보이는 꽃인데, 작은 녀석들이 무리지어 알록달록한 색깔을 연출하기 때문에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서울 공기가 탁해서 그런지 대부분 잎파리를 축 늘어트리고 있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걷다 보니 베를린 장벽 일부가 보여서 신기한 마음으로 담기도 했습니다.

축제란 항상 지나고 나면 조금 어색해 지는 것이겠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의 그 흥분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 같네요.

한국과는 분단 상황이 너무 다르다 보니 이쪽에 대입하기는 힘든 편임에도 이 벽이 가지는 상징성은 역사에 오래도록 남으리라 봅니다.

 

 

 

인이 밴드들이 붙여놓은 듯한 포스터인데, 대부분의 보기싫은 불법 광고물에 비하면 의외로 괜찮네요.

오히려 옆에 남아있는 무수한 싸움의 흔적이 이 포스터와 시너지를 일으키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은근히 고전적인 그림과 색상이면서도 QR 코드만 달랑 적혀있는 근미래적 시도도 재미있군요.

 

 

 

청계천 도매상가들은 일요일날 휴무라서 대부분 셔터가 내려져 있습니다.

뚱땡이 아저씨라는 문구와 피카소적인 그림이 이곳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어쩐지 조금 전 인사동 풍경보다는 훨씬 마음에 드는군요. 사진에서도 그런 기분 변화가 느껴질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청계천이지만 꽃에는 죄가 없으니 찍고 봅니다.

나침반님이 렌즈의 화각에 따른 구도의 변화에 대해 질문하시길래 이것저것 대답은 해드렸습니다만

화각과 심도 등의 요소는 사실 다양한 렌즈로 많이 찍어봐야 몸으로 체감이 가능한 것이라서.

 

지금은 그리 자주 찍으실 기회가 없겠지만 어차피 여행 시작하면 외국어보다 더 빨리 몸에 익을거라 생각합니다.

 

 

 

동대문에서 알아놓은 양꼬치 구이집은 화교 가족이 영업하는 듯 합니다.

객석에서도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려오는 것으로 봐서, 예전 우즈벡 요리점에 갔을 때의 미묘한 긴장감이 살아나는 듯 하더군요.

 

그래도 한국어 알아듣는데는 큰 문제가 없어서 주문하시는대로 척척 가져다 주십니다.

양꼬치 부위별로 1인분씩에다가 이곳에서 맛있다는 꿔바로우를 주문했습니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서 맛만 본다는 심정이었죠.

처음 음식이 나올때만 해도 이 정도면 양도 적고 적당히 먹을만 하겠다 싶었는데

막상 먹기 시작하니 둘이 먹으면 꽤나 배가 부른 느낌이라서 놀랐습니다.

 

평소라면 이런 고기는 그냥 한입거리도 안되는데, 요즘 나이를 먹어서 배가 좀 줄었나 싶기도 하더군요.

 

 

 

각종 향신료로 배합해 놓은 소스에 찍어먹으면 양고기의 부드러운 육즙과 매콤쌉쌀한 소스의 궁합이 상당합니다.

한국은 고추가루가 대세인 만큼 향신료가 별로 다양하지 않은 편이라, 이런 소스의 맛이 신선한 체험으로 다가오는군요.

 

꼬치는 금방 구워서 따끈따끈하고, 양고기 기름에 소스가 묻으면 간식이나 술안주로 훌륭한 조합을 자랑합니다.

문제는 안그래도 더운데 숯불 위에서 꼬치를 굽고 있으니 지금 입으로 들어가는게 양기름인지 제 땀인지 모르겠다는 점이었지만.

 

 

 

꿔바로우는 한국에서는 찹쌀 탕수육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돼지고기를 넓적하게 썰고 찹쌀가루를 묻혀 튀겨냅니다.

일반적인 탕수육보다 겉이 쫄깃쫄깃해서 안의 돼지고기살과 묘한 조합을 이룹니다.

 

물론 바삭바삭한 맛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반 탕수육이 더 나을듯 하기도 하네요.

양이 적어보여서 둘이서 먹으면 별 것 아니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꼬치구이하고 이녀석을 계속 먹다보니 배가 부릅니다.

 

이런 곳은 자주 오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맛을 체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데

나침반님은 겨울에 와서 술이라도 한 잔 하며 먹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하십니다.

저도 땀흘리지 않고 먹는 양꼬치 구이가 좋습니다.

 

 

 

더운 여름날, 그것도 바로 대구로 내려가야 하는 시간 부족때문에 술을 하기는 어려웠고

대신 시원해 보이는 탄산 음료라도 마십니다. 좋긴 한데 역시 땀을 많이 흘려서 단 음료는 조금 무리가 있네요.

그냥 맥주 3000cc 짜리 통에다가 얼음과 물을 가득 담아놓으면 시원하게 들이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대구는 서울에 비해 이런 이국적인 음식 찾아다니기가 좀 힘든 편이라

서울에 올라갈 때는 가능한 한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음식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죠.

 

대충 포스팅이 끝났으니 다음부터 다시 홋카이도 여행기로 돌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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