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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1'에 해당하는 글들

  1. 2014.08.10  하늘이 푸르러도 귀차니즘에게는 10
  2. 2014.07.25  건강하지만 초복은 챙겼습니다 10
  3. 2014.07.22  이열치열 김치찌개 10
  4. 2014.07.11  예상못한 놀라움의 대구 맛집 트윈파파 12
  5. 2014.06.25  E-M1 길들이기 8
  6. 2014.06.22  미묘한 지름 OM-D 8

 

 

 

 

올 여름 들어서 대구가 이렇게 서늘해 진건 처음이네요. 밤에 선풍기 없이도 잠을 잘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흐리던 하늘이 잠깐잠깐 맑아지면 하늘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휴일에는 귀차니즘이 발동하는 저라서, 차 마시던 잔을 놓고 밖으로 나가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그냥 창문 열고 살짝 보이는 하늘만 적당히 담아봅니다. 발품을 팔면 좀 더 멋진 풍경을 담을 수 있겠지만

평일엔 차 한잔 하면서 뒹굴거리는 것도 중요한 일과라서.

 

 

 

이열치열이라 수제비를 한솥 끓였습니다.

원래는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내서 시원하고 칼칼하게 먹는데 이번엔 엄니가 들깨가루를 넣어서 좀 고소하게 되었네요.

 

점심 저녁까지 먹어도 아직 조금 남아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뭐든 한번 만들면 그 양이 장난 아니라서.

언제까지 이런 날씨가 계속될지 모르겠네요. 곧 다시 34도를 웃도는 더위가 찾아오겠죠.

무더운 여름날 한순간이지만 시원한 날을 보낼 수 있어서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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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폭리를 당하는 기분이 들지만, 엄니께서 지인에게 산을 뛰어다니는 토종암탉 두마리를 가져오셨습니다.

당연히 초복이었죠.

 

다음날 조카내외가 온다고 해서 한 마리는 남겨놓고 한 마리만 삼계탕에서 꺼냅니다.

닭장에서 평생 한 번 일어나지도 못하는 닭들과 달리 마구 뛰어다니던 녀석이라 살코기가 그냥 고무에 가깝습니다.

 

 

 

보신한다고 전복도 몇 마리 넣었습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보신하지 않아도 저와 엄니는 매우 건강합니다만.

사실 건강 생각한다기보다는 그냥 먹고 싶은데 구실이 생기는 날이기도 하죠.

 

 

 

지방질도 얇아서 오래 삶으면 저렇게 피부층이 오그라듭니다. 오징어다리 씹는 느낌으로 뜯어먹어야 하죠.

 

전 시중에 파는 하림닭 같은 건 다리뼈도 그냥 씹으면 두동강 쉽게 내는데

이 녀석은 손으로 부러트리려고 해도 절대 안 부러집니다. 강도가 거의 돌덩이에 가깝습니다.

 

한 마리에 2만원 후반대의 매우 비싼 녀석이지만, 건강하게 뛰어 놓던 녀석은 확실히 좀 다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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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가 10년쯤 된 녀석이라 김장 김치가 다 들어가질 않습니다.

그래서 한 박스 정도는 그냥 햇빛 안드는 베란다쪽에 놔 두는데, 지금쯤 되면 아주 입과 눈이 접합될 정도로 신 김치가 되죠.

 

막상 찌개 만들기 전엔 이거 삭은게 아니라 썩은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맛과 향기가 죽여주는데

이런 걸로 찌개 만들어 놓으면 그냥 폭풍흡입입니다.

먹고나면 배변활동이 매우 활발해 진다는 단점아닌 단점이 있어서 아침엔 못먹습니다만.

 

휴가철을 맞아 엄니하고 또 나갔다 옵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그냥 소소한 사진만 예약걸어놓습니다.

밀린 포스팅과 리플은 돌아와서 달기로 하죠.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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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불금을 맞아 뭐라도 먹어볼까 싶었는데 엄니께서 지인의 아들이 이번에 가게를 하나 내셨다고 합니다.

서른 살도 되지 않았지만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큰맘먹고 오픈했다고 하니, 후회없이 즐길 수 있을까 조금 걱정하면서도 일단 가 봅니다.

 

전 엄니의 지인이라는 분도 뵌 적이 없고, 당연히 그 아들되는 사람도 본 적이 없으니

단지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식사에서 만족하지 못하면 그건 또 모처럼의 외식에 아까운 일이라서

부디 맛있기만을 바라며 붐비기 시작하는 저녁 도로를 달립니다. 제 차가 아니라 운전은 엄니가 하셨지만.

 

 

 

사실 당시에 카메라를 막 바꾼 참이라 뭐라도 찍어보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던 차였기도 햇죠.

실내사진은 대충 찍어봤습니다만 식당에서 음식 사진을 찍어본 일이 딱 한번 뿐이어서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달려서 도착해 보니 왠걸 젊은 오너가 차렸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한 덩치 하는 건물이네요.

가게 하는 입장에서 건물에 세들어 시작한다는게 참 여러가지로 고민되는 일이라

과감하게 주택을 구입해서 완전히 개조를 했다고 합니다. 시원한 만큼 위험부담이 매우 큰 도전인데 말이죠.

 

오너분은 주방에 있어서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엄니가 들어가시자 카운터에 있던 여성분이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알고보니 오너의 여동생분인데, 같이 가게를 돕고 있다고 하네요.

엄니와는 한두 번밖에 얼굴 마주친 적이 없다는데 기억을 하고 계셔서 환대를 받았습니다.

 

일단 자리에 앉기 전에 양해를 구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내부 풍경을 구경해 봅니다.

밖에서 보는 모습도 주택 사이사이에 블럭을 끼워넣은 듯한 독특한 구조였는데

개업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실내도 굉장히 깔끔하고 분위기가 좋군요.

 

 

 

가게가 정확히 층이 구분되지 않고, 계단을 올라갈 때 반층 정도 되는 위치에 외부 테라스를 사이사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한 쪽 벽면엔 프로젝터도 설치해 놓아서 축구나 야구 경기 같은 것들을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식당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펍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 묘한 느낌이네요.

 

 

 

까페를 운영중인 친구 몇몇 가게에 가 보면 확실히 인테리어 구상하는것도 보통 골머리가 아니겠구나 싶은데

이곳도 고민의 흔적이 여실히 느껴지는 듯 합니다. 분위기 만들어내는 걸로는 상당히 뛰어난 편이네요.

 

 

 

여기가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위치한 중간층쯤 되는 곳입니다.

소파 맞은편에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더군요. 오너가 젊은 분이다 보니 이런 식의 시도도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다시 1층으로 돌아와서 적당히 시원한 쪽에 자리를 잡습니다.

오너의 여동생 되는 분이 깍듯하게 여러가지를 안내해 주시는군요.

 

지인의 가게에 가게 되더라도 전 음식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뚜렷한 편이라

맛이 없거나 재료에 문제가 있으면 오히려 지인이라도 다시는 찾아가지 않을 생각으로 평가를 합니다.

이번엔 제가 아는 사람도 아니고 엄니에게 말만 들은 사실상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게 인테리어와 디자인은 만족스럽지만 앞으로 나올 메뉴들에 대해서는 매의 눈으로 살펴보기로 했죠.

 

 

 

친근하게 엄니에게 서빙을 하는 오너 여동생분 덕분에 주문은 쉽습니다.

딴 거 없이 모두 쉐프, 즉 오너가 추천하는 메뉴만으로 부탁을 했죠. 안심스테이크와 해물 파스타, 버섯 피자를 추천해 주시네요.

 

엄니와 둘이서 먹기엔 양이 좀 많을법한 주문이지만 피자의 경우엔 포장도 된다고 하니 별 문제 없습니다.

사실 이건 그냥 내숭일 뿐이고, 저하고 엄니라면 이 정도는 먹어야 식사 든든하게 했다고 만족할 만한 양이죠.

 

가격은 대구지역의 시내 중심가에서 벗어난 식당의 메뉴 치고는 싼 편이 아닙니다.

세 가지 메뉴를 선택하니 거진 7만원이 넘게 나오는군요.

많이 비싼편은 아니지만 가격이 부담되는 사람도 없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준비해 준 물에는 허브같은 식물이 들어있는데, 이게 그냥 폼이 아니라 정말로 풀내음이 확 나는게 신선했습니다.

제가 친근한 성격이라면 길가던 종업원 붙잡고 이 것의 정체에 대해 물어보기라도 하겠지만

그냥 소심하게 사진이나 찍고 물맛이나 음미하고 그랬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종업원 전부가 오너와 거의 비슷한 나이대의 젊은 분들이네요.

이제 막 개업한 곳이라 이곳만의 장점은 아니겠지만, 일단 테이블 세팅과 식기들이 전부 새 것이란 느낌이 들어서 좋습니다.

 

사실 카메라 오랜만에 새로 바꿨다고 이것저것 찍어대느라 만족했을 뿐이지만 말이죠. 깔끔한 식당은 언제든 좋습니다.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이리저리 둘러봅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거나 스테이크 하우스는 워낙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경험이 짧은 저로서는 이곳 인테리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딱히 평가할 만한 지식이 모자라네요.

 

바라는 바라면, 시간이 흐르더라도 지금 이 새것같은 깔끔함을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정도?

 

 

 

기다리던 식사 시간입니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한 포인트였는데, 세심하게 세팅한 겉모습만큼이나 빵이 매우 맛있습니다.

위에 올라간 녀석들은 삶은 감자와 토마토 등등인 것 같은데 바삭바삭한 빵과 달리 적당하게 익어서 부드럽게 씹힙니다.

 

거대 레스토랑이나 체인점과 달리 개인이 이름을 내걸고 영업하는 이런 가게들은 여기서부터가 평가의 시작인데

한 조각씩 먹어보고는 엄니나 저나 슬그머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여기 자리가 주방쪽과 가까워서, 왠지 요리 평가하는데 큰 소리 내기는 좀 껄끄럽더군요.

 

 

 

두 번재로 나온 녀석은 베이컨 롤인데, 요리하는 분들은 미적 감각도 뛰어난건지 집어먹기가 아깝더군요.

맛은 여전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습니다. 베이컨 치고는 그리 짜지 않고 씹히는 맛이 좋았습니다.

 

엄니의 지인 말로는 아들내미 가게가 재료만큼은 정말 좋은 녀석들만 골라서 쓰고 있다고 단언하셨다는데

당연하게도 직접 먹어보지 않고서는 그런 말에 휘둘릴 수가 없던 저였지만, 여기까지 먹어보고 납득이 갑니다.

 

 

 

앙증맞은 숟가락의 미소는 둘째치고, 적어도 엄니와 제 입맛엔 매우 적절한 맛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름은 모르겠지만 삶은 감자와 채소에 토마토 소스로 간을 한 수프같은 느낌인데

엄니께서 외식하실 때 가장 싫어하는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짜거나 단맛이 매우 적어서 부드러운 맛이네요.

 

요리를 잘하시는 건지 재료가 훌륭한 건지 모르겠지만 간이 과하지 않다는 건 외식에서 매우 좋은 장점입니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밑반찬이 나왔는데, 이것도 재료가 싱싱하기로는 합격점을 줄 만 합니다.

알록달록한 색깔을 다양하게 준비한 점도 좋고

특히 피자헛 따위에서 가끔 얼굴 찌푸리게 만들던 물렁물렁해진 피클이 없이 아삭아삭 씹히는 감촉이 만족스러웠군요.

 

 

 

특이 이 녀석은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버섯은 버섯인데 고소하고 살짝 알싸한 느낌의 소스가 좀처럼 경험해보지 못한 맛이었기에.

 

발사믹 식초인가 생각도 했지만 그것치고는 맛이 더 부드러운 느낌인데, 버섯을 먹으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거 먹고 있으니 매니저(오너의 여동생분)가 오셔서, 지금 개발중인 녀석이지만 엄니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특별히 내 놓은 것이라 하시네요.

이것이 지인 파워인가 싶었습니다만, 이 소스의 정체는 품질 좋은 올리브유였습니다.

 

한국에서 레벨 높은 올리브유 먹기가 쉽지 않는데, 아마 가게에서 내놓을 만한 녀석중에서는 상급에 들어가는 올리브유일거라 생각합니다.

이탈리아에서 최고급 올리브유는 100ml 에 10만원이 넘어가는 녀석도 있는데, 한번 맛을 본 지인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군요.

 

물론 올리브유를 접할 일이 별로 없는 저로서는 이 녀석의 등급을 알 수 없지만, 맛은 진짜 훌륭했습니다.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와인을 준다는 말에, 술은 잘 마시지 않지만 일단 한 잔 받아들었습니다.

엄니 것도 주시려 했지만 엄니나 저나 술은 별로 마시지 않기에 한 잔으로도 충분합니다.

로제나 아이스 정도는 아니지만 신 맛은 아니고, 아주 캐쥬얼한 부드러움이라고 할까.

 

어쨌든 입에는 맞아서 전부 마시긴 했는데 아직까지도 전 카메라 성능 테스트 한다고 이리저리 구도 잡아가며 찍는게 더 중요했습니다.

 

 

 

엄니가 좋아하신 수프입니다. 부드러운 감자 조각이 들어가 있는데, 전혀 짜지 않고 크림향이 농후한 것이 부담없더군요.

엄니는 항상 이 수프가 너무 짜다고 불만이 많았는데 이번엔 맛있게 잘 드셨습니다.

 

젊은 나이에 주방을 책임지는 쉐프로서는 아마 지금이 일생에서 가장 긴장되는 기간이겠죠.

퀄리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의 이 곳 가게는 전식요리에서부터 굉장한 정성이 느껴집니다.

 

 

 

드디어 메인 요리가 등장하는데, 가격대가 높아서 걱정했던 것에 비해 좀 너무 푸짐한 느낌이 들더군요.

매니저분이 엄니가 오셨기에 조금 더 넣어주셨다고 하는데, 확실히 설명 듣기 전에도 좀 많다 싶었습니다.

 

지인 파워로 가게에 오게 되면 이런 장점이 있긴 합니다만,

전 소소하더라도 이런 건 좀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에 살짝 어색한 기분으로 포크를 집어듭니다.

 

특히나 사진 열심히 찍고 블로그 올리는데 괜히 사진과 다르게 나온다고 불만을 가질 사람들이 혹시 있을지도 모르니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맛집 거지들과 비슷한 취급을 받으면 저로서도 참 억울할 것 같아서 말이죠.

 

노파심에서 이야기 하지만 전 태어나서 식당 사진 찍어주고 뭘 제공받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욕 먹고나서 회사측에서 블로그 닫아달라고 항의 온 적은 있습니다만.

 

 

 

어쨌든 해물의 양과는 별개로 맛은 굉장히 훌륭합니다. 해물의 신선함은 감동스러울 지경이네요.

이제껏 먹은 파스타 중 거의 1,2위에 들어가는 완성도입니다.. 3위는 매드 포 갈릭 정도 될려나요.

 

소스를 강하게 쓰지 않아서 해물의 향이 잘 살아있는 터라 코가 즐겁기도 했습니다.

파스타 삶은 정도도 완벽해서, 엄니가 '넌 집에서 왜 이렇게 꼬들꼬들하게 안되냐' 라고까지 하시는군요.

이렇게 삶을 줄 알면 저도 가게 열겠습니다만.

 

 

 

그런데 사진 좀 찍고 이제 막 앞접시에 파스타를 담아서 맛있게 흡입하려는 순간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바로 피자가 나와버립니다. 엄니나 저나 순간 당황해 버렸습니다.

 

아무래도 파스타가 1인분짜리 음식이라 피자를 바로 내 주신 것 같습니다만

어차피 둘이서 파스타 나오면 함께 먹는게 당연하리라 생각했음에도 나오는 속도가 너무 빠르더군요.

 

요리 전부가 따끈따끈할때 먹어야 맛있는 것들이라,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피자를 앞에 두고

서둘러 파스타를 흡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었습니다.

 

 

 

한술 더떠서 피자엔 손도 대지 않은 채로 파스타를 거의 다 먹어갈 무렵 스테이크가 나와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피자는 식어버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인데 말이죠.

 

아마도 1인분씩의 메뉴다 보니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각각 앞에 놓고 피자를 중앙에서 먹으라는 의도가 아닌가 싶었지만

아무래도 코스 요리처럼 간격을 두고 나와주는게 음식의 맛을 음미하기에 더 낫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건 넘어간다고 해서 좋을 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매니저를 불러서 요리 나오는 간격이 너무 짧다고 지적해 드렸습니다.

매니저분은 죄송하다면서 피자를 데우는 캔들을 준비해 주겠다고 하셨지만, 그게 있다고 피자의 맛이 그대로 유지되는 건 아니죠.

식은거라도 맛있게 먹기는 하겠는데 다음부터는 시간을 잘 생각해서 요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스테이크는 엄니께서 레어쪽을 별로 안좋아하셔서 미디엄으로 구웠습니다.

전 먹으면서도 미디엄 레어 정도였다면 정말 육즙 팍팍 음미하면서 씹을 수 있었을거라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이탈리안 요리는 둘째치고 스테이크는 기회가 있어서 고급을 좀 썰어봤기 때문에 비교하기 쉬웠습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훌륭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품질에 있어서는 가격만큼의 가치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엄니는 스테이크가 너무 작다고 하시는데, 사실 워낙 얇은 고기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렇지 무게로 따지면 적당한 크기죠.

에슐리에서 나온 스테이크라 불리는 고깃덩어리는 먹다 뱉어버릴 정도였고

TGI의 스테이크는 이 녀석의 60% 정도 되는 퀄리티에 가격은 거의 동일했으니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같은 무게에서 가격이 이 녀석의 두 배나 되는 스테이크를 한번 먹어본 경험이 있는데

소고기라는 녀석의 진짜 맛은 이런 것이로구나 하는 감탄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대학 교수를 맡다가 요리를 그만둘 수 없어서 스테이크점을 차렸다는 그 쉐프분은

가격에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품질을 추구한다고 하셨는데

그 점을 생각한다면 이 트윈파파라는 가게에서 젊은 쉐프분의 현실적인 초이스는 정답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피자는 식어버렸지만 맛은 충분히 훌륭합니다. 버섯향이 입안 가득히 퍼지는게 질리지 않는다고 할까요.

 

평범한 일행이었다면 피자 반쯤은 포장해서 가져갔을 테지만 엄니와 저는 겨우 이것가지고 뭘 남기나 하며 입에 쓸어넣습니다.

종업원이 더 필요하신거 없냐고 묻기에 그냥 빵을 조금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버섯을 다 먹고 나니 남아있는 올리브유가 아까워서, 빵에 좀 찍어먹으려고 한 부탁이었는데

어디선가 말이 잘못 전해진건지 전식에 나왔던 그 메뉴가 그대로 다시 나오더군요. 이런 손가는 요리를 부탁한 게 아닌데.

 

아무튼 나왔으니 감사히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좀 미안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온 것을 물릴수도 없고 말이죠.

남아있던 올리브유를 빠게뜨 위에 뿌린 후 엄니와 한조각씩 씹어뭅니다. 역시 진하고 부드러운 향이 입속에 퍼지는 게 행복하더군요.

 

 

 

매니저분이 가끔 와서 입맛에 맛냐고 물어보시는데, 빈 말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서 맛있다는 칭찬을 연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엄니 지인의 아들이라 만족할만 할까 걱정도 했었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남한테 추천해줘도 욕 먹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늘은 예약손님이 많아서 잘 봐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십니다. 이거보다 더 잘 봐주면 긴장해서 식사가 될런지 모르겠지만.

 

주택을 개조한 식당이라 주차장이 좀 좁은데, 들락날락하는 차들이 전부 삐까번쩍한 외제차들이라 벌써 입소문이 좀 퍼지긴 했나 싶습니다.

개장 한 달이라면 아마 대부분 관계가 있는 사람들끼리 찾아오는 것이겠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이 정도로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가진 식당은 대구에서 좀처럼 경험하기 힘들었는데

오랜만에 맛있게 먹었다는 생각에 매우 훈훈한 기분으로 돌아옵니다.

카메라 파악한다고 건물 사진도 좀 찍어대면서 말이죠.

 

 

 

기대한 것 이상으로 만족한 외식은 별로 없는데, 이 쪽은 확실히 여러가지 요소에서 훌륭한 점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개장한 터라 아는 사람이 그닥 없을테지만 오히려 그 덕에 왠지 숨겨진 맛집을 발견해서 뿌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외부와 격리된 가족룸도 있어서 엄니께서는 훗날 조카 가족이 오면 여기에 데리고 오려고 생각중이십니다.

외부 테라스도 넓직하고 시원해서, 술 좋아하는 친구하고 와도 괜찮을 듯 하네요. 그 친구는 미국에 있지만.

 

오랜만에 디자인과 서비스, 요리 세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곳을 발견해서 훈훈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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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날 제품을 받고, 찍을 수 있는 시간은 오직 토, 일요일밖에 없었기 때문에

뭐라고 찍어보자 하면서 셔터수를 늘리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안좋아서 밖에서 찍을 만한 것도 없고.

 

지금까지 여러 회사의 렌즈캡을 많이 봐왔지만 굉장히 공을 들인 느낌이 역력한 렌즈캡이네요.

 

 

 

E-M1 은 여러가지로 굉장한 성능을 가진 녀석이지만

아직 발전중인 미러리스라는 한계상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셔터의 구조가 일반적인 SLR 과는 좀 다른 터라, 저속 셔터스피드에서 블러가 일어나는 현상이 발생했더군요.

 

다행히도 공돌이 정신으로 무장한 올림푸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저속에서 셔터쇼크를 없애는 모드를 펌웨어 업데이트로 넣어줬네요.

단지 펌웨어 업데이트가 SD 카드에 파일을 넣어서 실행하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바디를 PC와 연결해서 전용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야 하는 좀 살떨리는 방식이라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바디와 PC 연결시에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강제 해제되면 안되니까 말이죠. 자칫하다간 AS 보내야 합니다.

다행히도 펌웨어 업데이트는 별 문제 없이 끝났습니다.

 

올림푸스는 렌즈에도 CPU 칩이 장착되어 있어 바디뿐 아니라 렌즈 펌웨어란 것도 따로 있더군요.

디지털 시대를 고려해서 설계한 포서드 마운트라서 여러가지로 전자식 개념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요즘 집에서 자주 만들어먹는 슬러쉬 컵입니다. 혹시나 하고 샀는데 성능이 괜찮더군요.

우유에다가 요구르트 가루를 넣어서 크림 슬러쉬를 만들거나, 탄산음료수를 넣어 옛날 중학생때 처음 먹었던 로손표 슬러쉬를 만들거나 합니다.

일단 컵 자체를 냉동시키는데 5시간은 걸리니 준비성이 없는 사람은 먹기 힘들긴 하네요.

 

 

제가 읽으려고 빌려왔는데, 엄니가 먼저 읽으시고는 세상이 나치 독일이 이런 짓까지 하다니 하면서 한탄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에게 거의 비슷한 짓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한국도 뭐 별로 다르진 않습니다.

 

저야 오래 전부터 인간불신이라, 지금도 세계멸망 버튼이 눈 앞에 존재한다면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바로 눌러버릴테니까 말입니다.

 

 

 

휴일엔 그냥 집에서 쉬고 싶어서, 카메라가 있어도 잘 안나가는데

조카가 서울에서 온 터라 저녁 한끼 먹으러 가자고 하는 바람에 다행히도 따끈따끈한 E-M1 을 사용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직 영 어색하네요. 아무리 AF 가 발전했다고 해도 여전히 검출법이 일반적인 DSLR 과 좀 다르고

동체추적도 셔터스피드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5축 손떨방은 정말 올림푸스만의 특권이라 할 만하더군요.

기존의 상하좌우만 커버하는 손떨방이 아니라 앞뒤축으로도 흔들림을 보정하는 올림푸스만의 기술은

손떨방이 없을 때에 비해 4~5배 가까운 셔터스피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놀라운 성능을 자랑합니다.

 

이 사진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칭얼거리는 조카를 형님이 엄니한테서 받아드는 순간인데요.

손떨방이라도 사람의 움직임까지 잡아주지는 않기 때문에, 배경은 흔들리지 않고 움직이는 사물만 잔상이 생기는 이런 표현도 가능합니다.

 

 

 

햇빛 아래에서 처음 찍어 본 E-M1 의 사진입니다.

다른 가족들은 전부 조카에게 관심이 쏠려있는데, 전 불경하게도 카메라 조작에만 신경이 쓰여 있었네요.

확실히 센서 성능은 좀 아쉽습니다만 주간에 나오니 굉장한 속도의 AF 가 촬영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아이가 다들 그런 것이겠지만 이 조카도 자기 좋을땐 참 순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게 있으면 일단 광속으로 징징거리기부터 하네요.

의사 표현이 명확하다는 건 그만큼 부모를 신뢰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니 나쁘진 않습니다.

 

문제는 워낙 오냐오냐 해주니 오히려 낯선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얼어버린다는 점일까요.

 

 

 

엄니가 손자와 사진 좀 찍자고 하셔서 한 장 남겨봤습니다.

말은 잘들어서 V 자 까지 그려주는군요. 약간 필름틱하게 그레인을 넣어봤습니다.

 

E-M1 을 포함한 포서드 진영은 센서의 종횡비가 기존 필름처럼 3:2 가 아니라 4:3 입니다.

그래서 좀 더 정사각형에 가까운 느낌이 들죠. 특히 세로 사진 찍을 때 필요 이상으로 길게 느껴지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빠른 걸음은 아닙니다만, 이렇게 피사체가 걷고 있고 저 역시 뒤로 걸어가는 도중에 동체추적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손떨방과 동체추적의 힘으로 이 정도까지는 나와주더군요. 물론 너댓 장 중 한 장 성공하는 정도입니다만.

애초에 피사체와 찍사가 동시에 움직이며 찍는 이런 상황은 그냥 똑딱이로 스냅 찍을때나 쓰는 방식이죠.

 

 

 

올림푸스만의 축복 또 한가지는 초음파를 이용한 센서 먼지털이입니다.

다른 먼지털이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올림푸스의 특허 기술인데, 사진에서 먼지 생각을 아예 없애버려도 될 정도죠.

 

소니 먼지털이는 재미있게도 센서 자체를 털털털 움직여서 털어내는 방식인데

센서에 붙어있는 미세먼지는 그렇게 흔든다고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모아레 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센서 앞에 장착되던 로우패스 필터도 이 모델은 아예 없애버렸더군요.

전문적인 설명은 귀찮을 뿐이니, 좀 더 선명한 결과물이 나온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태생적으로 센서 크기의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크기의 센서에서만 사용하기 적합한 각종 유용한 기술들을 접목시켜서

시장을 돌파해 나가는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의 행보는 참 주목할만 합니다.

 

 

 

조금 걸어서 골목의 허름한 한식집에 들어왔습니다.

대구에서 돈 좀 만진다는 사람들이 찾는 비밀의 가게 같은 느낌인데요.

밖에서 보면 5천원까지 고등어 정식이라도 파는가 싶은 분위기지만

사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유기농 웰빙 재료로만 만드는 굉장히 비싼 가게죠.

 

 

 

저는 아무리 그래도 그 돈 주고 이런 음식 먹는건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전혀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조카가 밖에서 먹을만한 음식은 이런 것 밖에 없기 때문에 따라왔습니다.

 

배가 살짝 찰까 말까한 정도의 코스요리가 1인당 치킨 2~3마리 정도라는 어마어마한 가격대를 지불해 가며

유기농 웰빙 음식들을 먹는다는 건, 그냥 집에서 믿을만한 재료 사서 먹는것에 비해 어떤 이득도 없다는 느낌이니까 말이죠.

 

 

 

돈 많은 사람들의 특징은 집에서 만원이면 해 먹을 수 있는 몸에 좋은 식단을

밖에서 십만원 가까이 내고 먹으면서 '아~ 좋다'라고 하는 점이라 할까요.

 

그래서 기천만원짜리 보이차를 사들고 금고에 넣어두며 마시면서 '이거 마셔서 죽어가던 사람이 생기가 돌아온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도

옆에서 보면 참 돈을 모으려면 어느 정도 머리도 비워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 어쨌든 이곳 음식은 하나부터 열까지 농약이나 인공조미료 쓰지 않고 만드는 것들이라

조카도 많이 짜지 않은 음식은 전부 먹어도 된다는 점에서 좋긴 합니다.

 

이 친구가 아직 미각이 발달하지 않은 건지, 도통 못 먹는게 없어서 몸은 튼튼하게 자랄 것 같네요.

소금을 넣지 않은 심심한 청국장도 퍽퍽 퍼먹는 모습을 보니.

 

 

 

현재 E-M1 과 함께 사용하는 렌즈는 12-40 하나밖에 없습니다.

DSLR 풀프레임의 24-70 렌즈와 비슷한 상위급 모델이죠. 실제 화각은 24-80 정도 됩니다만.

 

F2.8 의 조리개를 갖고 있어도 심도 표현만으로는 풀프레임의 F5.6 정도 되니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대신 빠른 셔터스피드와 비교적 가벼운 무게, 센서의 크기를 오히려 이점으로 살린 접사능력 등이 눈에 들어오죠.

 

풀프레임 센서를 쓰는 카메라 렌즈는 기본적으로 접사에 불리한 편이라

따로 접사렌즈를 구입하거나, 구입하더라도 심도 확보를 위한 플래시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가게는 상당히 어두운 편인데, 손떨방의 위력을 믿고 40mm 화각에서 1/15초 정도로 찍어봤습니다.

실제로 풀프레임과 비교하면 80mm 의 화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1/80초 이상 확보해야 사진이 흔들리지 않는데

5축 손떨방은 이 정도는 쉽게 커버해 주는군요.

 

 

 

요리 수준도 높고 기본적으로 모든 재료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만

저 같은 서민의 경우엔 역시 먹을 때마다 이게 대체 얼마야 하는 생각 뿐이죠.

집에서 사 먹으면 이런 전복 너댓마리는 먹고도 남을 정도니까.

 

 

 

조카는 먹을거라면 그냥 입을 쪽쪽 벌리는군요.

이 친구가 무서운게, 이렇게 잘 먹다가도 갑자기 찌찌~ 하면서 엄니한테 파고든다는 점입니다.

이제 젖 떼도 되는 나이에 접어들었을 텐데 그냥 편안하다는 본능만으로 덤비는 듯한 느낌.

 

그래서 이렇게 밖에서 식사하다가도 젖을 물려야 하는 형수는 여러가지로 힘드실 듯 하네요.

 

 

 

대부분 손으로 집어먹습니다만 국 같은거 먹을때는 나름 숟가락으로 떠서 잘 먹더군요.

처음 보는 것이거나 호기심이 동한 음식의 경우엔 아비가 떠먹여 주려고 해도 짜증내면서 자기가 직접 집어 먹기도 합니다.

 

 

 

이 곳은 따로 메뉴가 없고 그냥 그때그때 재료에 맞게 내 놓습니다.

계절에 맞는 나물과 채소는 꼭 색깔을 맞춰서 내더군요. 기본적으로 소금을 적게 넣고, 나물 무치는 실력도 좋은 편입니다.

문어는 역시 지역이 지역이다보니 해안가처럼 싱싱하진 않지만, 레벨 자체는 높은 녀석이더군요.

 

 

 

일본의 낫토와 같은 방식으로 만든 '그냥 먹는 청국장' 입니다.

제작 방식은 낫토와 거의 동일하지만 낫토균이 들어있지 않아서 진득진득한 점액은 나오지 않더군요.

 

조금 짠 편이지만 몸에는 좋을듯 하니 조카도 몇 조각 집어먹습니다. 누가 먹으라 하지도 않았는데 저런 걸 먹는 아기는 참 신기하네요.

 

 

 

수육과 다양한 나물이 메인 메뉴로 나왔습니다. 물론 하나하나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더군요.

주인장 아주머니가 예전에 암으로 수술도 받았는데, 식단을 바꿔서 완치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식의 가게를 운영하시는 상당수 사람이 비슷한 사연을 가지고 있긴 하죠.

 

수육은 확실히 잘 삶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희 엄니의 수육삶는 실력이 거의 요리사 레벨이라서

딱히 감흥은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엄니의 수육 실력은 요리학원에서 강의를 해도 될 정도.

 

 

 

양파가 들어있는 간장에 찍어먹으면 물론 더 맛있습니다만

배합이 적절해서 문어에다가 채소만 함께 먹어도 적당히 짭짤합니다.

먹다보면 드는 생각이, 한국도 외식업의 기본 수준을 지키려면 이 정도 요리에 이 정도 가격은 받아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저도 역시 쓰레기같은 재료로 만든 싼 음식보다는 좀 더줘도 좋으니 제대로 만든 음식을 먹기를 바라니까 말입니다.

 

 

 

메뉴가 없다고 말씀드렸듯이, 이곳의 나물은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 가도 딱 적당한 나물이 적절하게 무쳐 나오니 마음편하게 먹기엔 좋은 곳이네요.

지갑이 두둑하지 않으면 별로 마음편하진 않겠지만.

 

 

 

20개월 된 아기치고는 참 먹기도 잘먹는다 싶은데

불사신인가 싶을 정도로 활발하게 뛰어다니다 보니 살이 전혀 찌지 않습니다. 부럽네요.

아기는 좀 통통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인데, 벌써부터 저러고 있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궁금합니다.

 

 

 

야채는 항상 다양한 색깔을 조합해서 나옵니다. 예전에 방송에서도 이렇게 먹는게 좋다고 하더군요.

기본적으로 노란 야채에는 별로 애착이 가지 않는게 참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두 번째 메인요리는 자기와 소고기 조림이네요. 가지는 양념이 잘 배기 때문에 소고기 조림과 어울립니다.

조카는 가지도 잘 먹지만 역시 껍질까지 씹기는 좀 힘들고, 아무래도 다른 요리에 비해 좀 짠편이라 많이는 안먹었습니다.

 

아비되는 사람이 콜라를 미칠듯이 좋아해서 잇몸까지 내려앉고 있는데, 자기 자식한테는 아직 콜라 안먹이겠죠.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기 인생을 한번 돌아볼 기회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어릴때 식감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연근도 조카는 잘 씹어먹네요.

편식하지 않는 습관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정통 한식만 내놓을 것 같지만 의외로 재미있는 요리도 나오는군요.

연어와 아보카도의 조합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꽤나 좋아하는가 봅니다.

비싼 음식이라 그런지 한 사람 앞에 딱 한조각씩 나오네요.

 

 

 

골뱅이와 멍게입니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참 먹음직스러운 녀석.

아무래도 멍게는 너무 짠 편이니 조카가 지금 먹기에는 좀 부담스럽겠죠.

 

 

 

마지막 메인요리인 메로구이가 나왔습니다. 이쯤되면 한식과는 별 관계가 없어지는군요.

 

메로는 심해어에 속하기 때문에 맛이 좀 닝닝한 편입니다. 단백질 구성이 해안 물고기와는 좀 다르거든요.

지방질도 상당히 많은 축에 들어가지만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서 몸에 나쁘지는 않다고 하네요.

 

일식에서는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숯불구이나 간장조림으로 많이 먹습니다.

사실 개체량이 별로 없는 보호어종이고, 현재 시장에 올라오는 메로의 80% 이상이 불법 어획된 녀석들이라

이걸 먹을때는 살짝 부담이 되긴 합니다.

 

 

 

조카는 오래 앉아있으면 심심해 하는 타입이라 벌써부터 밖에 나가자고 합니다.

밖에 나갈때면 새! 새! 거리는데, 산책하면서 새를 많이 보여줬더니 하루에 한 번은 꼭 새보러 나가자고 하네요.

 

그리고 자동차도 매우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큰 도로쪽에 나가면 가끔씩 멍하니 차만 쳐다보고 있기도 합니다.

 

 

 

일단 자기도 참긴 참는다고 하는데, 어른 입장에서는 언제 참았는지 모를 정도로 짧은 찰나에 불과하죠.

그리고 마음먹은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앵앵거리기 시작합니다.

아직까지는 고양이 울음소리보다 마음에 들지는 않고, 비둘기 우는 소리보다는 덜 해로운 정도로군요.

 

 

 

요리는 다 즐겼고, 한국인이라면 밥을 먹어야겠죠.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도 분식집 김치처럼 새빨간 녀석이 아니라 제대로 담근 녀석입니다.

 

 

 

짭쪼름한 조림 반찬도 남기는 일 없도록 조금씩만 나옵니다.

물론 더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주긴 하니까 이렇게 조금씩 나오는게 좋죠.

 

저희 가족은 기본적으로 음식을 남기지 않는 편이라, 이번에 나온 모든 음식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비웠습니다.

 

 

 

지난번에는 시레기국과 밥이 나왔었는데, 이번엔 각종 야채를 넣은 죽이 등장하는군요.

짜지도 않고 잘 끓였습니다. 적당히 밑반찬과 함께 먹으면 상당히 맛있습니다.

물론 조카도 넙죽넙죽 잘 받아먹네요.

 

 

 

E-M1 의 센서성능이 가장 아쉬웠던 극한 상황 사진 한 장입니다.

적정 노출로 촬영했더니 등 안쪽이 완전히 하얗게 날아가버려서 RAW 파일로도 데이터를 살릴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한참 어둡게 찍어 암부를 복원해서 양쪽 모두를 살린 사진입니다.

암부를 무리하게 끌어올려서 색이 틀어지고 있네요. 노이즈는 별 신경 안쓰는 성격이라서.

 

이게 a99 였다면 적정 노출로 촬영해도 어렵지 않게 등 내부를 복원 가능한데 말입니다.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죠.

 

 

 

후식은 블루베리와 노란색 토마토입니다. 노란 토마토는 기분 탓인지 맛도 좀 다르더군요.

지인이 블루베리 농사를 해서 좀 싸게 사는 바람에 집에서 폭풍 흡입중인데, 여기서 또 먹게 됩니다.

 

조카가 블루베리를 이상할 정도로 좋아해서, 20개월까지 아기가 저 정도 접시에 가득 든 블루베리를 다 먹는다고 하네요.

많이 달진 않으니 괜찮겠지만 혹시 그러다가 몽골인처럼 눈이 좋아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가정집이었던 곳을 이리저리 확장하고 하느라 식당 구조는 거의 미로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손님이 많이 모여있는 걸 보면 확실히 이런 정갈한 음식점에 대한 수요가 있나 보더군요.

 

저 같은 경우엔 아무래도 이 정도 금액으로 외식을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집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으니 소화도 시킬 겸 걸어갑니다만

조카가 달구벌대로를 가득 매운 차량을 보고 충격을 받았는지 걸어가려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습니다.

남자라서 차를 이렇게 좋아하는 걸까요? 어디서 이런 취향이 차이가 생기는 것인지 참 신기하네요.

 

 

 

집으로 돌아가다 보면 김광석 길이 나옵니다. 날씨가 선선해서 그런지 산책나온 사람들이 많더군요.

소박한 것이 김광석씨와 어울릴 수는 있겠지만 아직 이곳은 좀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대구는 그네꼬 생가 같은 똥꼬빠는 관광사업이 아니라 삶을 노래하던 가수인 김광석씨 같은 분을 더욱 조명해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죠.

 

 

 

걷다가 안겼다가 하면서 집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조카보다 더 어린 아기 안고 가는 가족과 마주쳤는데, 아기 가진 가족끼리는 처음 봐도 뭔가 굉장히 친근해지는 특징이 있죠.

 

 

 

따라하는 건 아이의 본능이라지만 참 재미있는 모습입니다.

조카의 할머니, 즉 저희 엄니가 뒷짐지고 걷는 모습을 보니 금방 누가 뭐라하지도 않았는데 따라하는군요.

 

물론 과학적으로 분석하자면, 자기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사람들을 웃게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만.

 

 

 

걷기를 배우지 못하고 뛰기만 배우는 바람에 하루종일 뛰어만 다니는 조카입니다.

덕분에 여러가지 상황에서 손에 익지 않은 E-M1 을 실컷 사용해 봤네요. 왠지 조카를 실험대상으로 쓴 듯한 느낌도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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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1 길들이기 :: 2014. 6. 25. 14:07 Photo Diary

 

 

사실 지금 쓰고있는 카메라에 대해서 별로 불만도 없는데 말입니다.

사진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오히려 기분전환이 필요했던 걸까요.

 

현역 a99 는 스위블 LCD 등 여러가지 편의 기능에도 불구하고 센서 성능 외에는 그다지 특출날 것이 없는 모델인데

그래서인지 a99 와는 정반대의 방향성을 가진 녀석을 한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올림푸스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의 기함급 모델인 E-M1 입니다.

E-M5 와 더불어 과거 히트작인 OM 시리즈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전부 OM-D 라고 부르기도 하죠.

 

올림푸스의 기함 답게 기계적 성능으로는 DSLR 최상위급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할까말까 할 정도더군요.

 

 

 

세로그립은 있으면 다는 편인데, DSLR 모델은은 세로그립 달면 커져도 너무 커져버리는 바람에 난감했었습니다.

이 녀석은 세로그립 달아도 그렇게까지 큰 편은 아니라서 마음놓고 달 수 있었네요.

 

물론 미러리스가 작긴 해도 이 녀석은 방진 방적, 영하 10도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완성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미러리스와 비교해도 훨씬 크고 무겁습니다. 세로그립 달면 높이는 제 a99 보다도 더 높아지는 아이러니함.

 

 

 

a99 와 동급의 전자식 뷰파인더, 터치 AF 가능한 LCD 화면, 투 다이얼에다가 기능 1,2 를 설정할 수 있는 스위치 레버까지 들어있어서

공간이 많아서 버튼 넣기 편한 DSLR 과 비교해도 어지간한 설정은 메뉴 들어가지 않고 외부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플래그쉽의 특징은 편리한 메뉴안내보다 손에 익을수록 빠른 직관적 조작감이 중요한데

기실 현재 카메라 메이커중 플래그쉽의 인터페이스가 가장 훌륭한 것은 단연 니콘입니다.

D3나 D4 같은 시리즈들은 LCD 화면창이 아예 필요없을 정도의 조작성을 보여주니까요. 익숙해지면 아날로그식이 더 편합니다.

 

 

 

AF 성능과 동체추적 성능도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거의 DSLR 상급기 정도의 검출력을 보여주더군요.

물론 D4 나 1D 시리즈 정도의 능력은 아닙니다만 미러리스에서 가장 어렵다는 동체추적을 이 정도로 해낸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발전이죠.

 

올림푸스 공돌이의 산물이라 여겼는데, 올림푸스의 대주주가 된 소니가 기술 제휴라도 했는지, 이 녀석보다 동체추적이 더 뛰어난 a6000 이란 모델을 내는 바람에

살짝 김이 빠진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 물론 방진방적, 오축 손떨방, 셔터스피드 등 그 외의 모든 부분에서 이 녀석이 훨씬 뛰어나니.

 

 

 

미러리스치고는 결코 작지 않은,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DSLR 이상의 신뢰성이 담보된 E-M1 입니다.

단단한 만듦새가 그냥 손에 쥐고만 있어도 좋은데, 역설적으로 크기가 작다보니 저처럼 손이 큰 사람은

좀 넓직하게 잡으면 세로그립의 셔터 버튼이 살짝 눌리는 일도 있어서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네요.

 

 

 

사실 여기까지 E-M1 을 찍어준 녀석은 다름아닌 이 a99 입니다.

예전 모델인 a900 만큼 오래 쓰진 않았지만 나름 정이 든 모델이기도 하죠.

 

기계적 성능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지만 센서에서 뽑아내는 결과물이 워낙 좋아서 아쉬움 없이 사용하던 모델입니다.

왠지 E-M1 찍은 사진을 보니 옴디가 좋은건지 옴디를 찍어 준 a99 가 좋은 건지 구분이 안될 정도네요.

 

그래서 이 a99 사진은 당연히 옴디로 찍었습니다.

RAW  파일은 아무래도 최소 천 장 이상은 찍고 보정을 해 봐야 센서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아직 뭐라고 단언하긴 힘들지만, DR과 계조에서 a99 의 75%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네요.

 

 

 

회사를 바꿔 RAW 파일을 쓸 때는 처음엔 익숙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잘 안나옵니다.

센서 크기 차이가 4배나 나는 녀석이니 당연히 a99 와 동급의 결과물을 바라는 건 무리겠지만

예전에는 뭐 카메라 성능 후지다고 사진 못 찍고 하진 않았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별 문제 없을거라 생각.

 

a99 는 정들었지만 잠시 떠나보내야 할 것 같네요.

두툼하게 손에 잡히는 느낌은 참 좋은데, 미러리스가 판치는 요즘 세상에 렌즈 2~3개만 들고 나가도 완전 중무장 덩치가 되어버리니

미러리스의 뛰어난 기동성이 부럽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주말에 조카 일행이 놀러와서 테스트삼아 이것저것 만지며 찍어봤습니다.

아직 스트로보가 없어서 전부 실내광만으로 찍은 거라 결과물은 그냥저냥이지만.

 

 

 

조카가 알로에 오일을 들고 자기 엄마한테 주더나 발랑 드러눕네요.

아직 20개월밖에 안된 녀석이고 밥도 참 많이 먹는데, 갈비뼈가 저렇게 드러나는 건 참 의아합니다.

 

원인은 뭐, 걷는 건 모르고 뛰는 것밖에 몰라서이긴 합니다만.

 

 

 

호기심도 많고 개인주의적인 경향은 이 나이대 아이들이 다들 그런 것이겠죠.

저한테는 무서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보이고 있는 듯 합니다.

제가 방에 들어가 있으면 문을 열긴 하는데, 자기 아빠를 반드시 불러서 먼저 밀어넣고 따라 들어오더군요.

 

그래도 요즘엔 차방에서 초콜릿 들고 와 저한테 건네주고 하는 걸 봐서는 일단 호의는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패션 모델' 이라고 하면 어디 백화점에서 봤는지 다리를 꼬고 허리에 손을 대는 자세를 취하더군요.

그런데 험악한 삼촌 앞에서 시연을 보일려니 얼굴이 굳어있는 모습입니다.

 

자기 부모들하고만 있을 때는 웃는 표정이 참 자연스럽더군요. 사진과 동영상으로 봤죠.

사람 많은곳에 가면 얌전해 진다는 걸로 봐서 이 친구도 좀 내성적인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그래도 얼굴과 몸매로 봐선 앞으로 좀 미남이 될 듯한 느낌도 드니, 훗날 어떻게 될런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옴니 테스트는 이렇게 실내 최악의 환경에서만 이루어진 터라 언제쯤 주광에서 마음껏 셔터 눌러볼 지 모르겠습니다.

완성도를 보면 참 듬직하긴 한데, a99 가 싫어서 바꾼 게 아니다 보니 기분이 미묘하네요.

 

홋카이도 겨울 여행 포스팅이 워낙 양이 많아서 잠깐 머리 식히는 겸 올리는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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