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키요미즈데라'에 해당하는 글들

  1. 2014.05.31  엄니와 함께 - 쿄토 키요미즈데라 10
  2. 2010.02.19  오사카(쿄토)여행기 10편 - Jump in 키요미즈데라 7
  3. 2010.01.22  교토 여행의 대박 전리품, 꼬리흔드는 고양이 12

 

은각사를 버스 관광으로 오면 아쉽게도 그냥 지나쳐야 하는 곳이 이 앞에서 시작하는 철학의 길입니다.

 

혼자서 오면 거닐기 참 좋아하는 곳이 이 철학의 길인데, 쿄토의 유명 철학자 니시다 키타로가 산책하던 곳이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죠.

봄이나 가을에 오면 정말 철학하기 좋은(?) 풍경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사실 특별한 볼거리가 아니라 산책 자체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라, 버스 투어에서는 좀처럼 포함시키지 않는 길이죠.

 

 

 

버스 출발까지는 항상 5분 남기고 도착하도록 시간을 짜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저와 엄니가 가장 마지막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시간 관념이 철저한 건 좋지만 대체 언제부터 여기 도착해 있었던 걸까요.

 

엄니는 은각사에서 내려오면서 도토리 하나를 주워 귀엽다고 보여주십니다.

그러고보니 아이들 세계에서는 도토리가 화폐의 역할을 할 때도 있었는데.

 

 

 

버스 투어의 마지막 목적지 키요미즈데라(清水寺)에 도착했습니다.

각종 가게들의 할인 쿠폰을 나누어 주며 점심 식사 후 올라간다고 가이드 아가씨가 설명해 주는군요.

 

쿄토가 좀 그런 면이 있기도 하지만, 이곳 키요미즈데라는 워낙 관광객이 많이 오다보니

전체적으로 식사 품질은 좀 떨어지는 편입니다. 물론 정말 제대로 하는 곳도 있긴 합니다만

그런 곳은 버스 투어 중간에 들릴만한 곳이 아니죠.

 

그래서 그냥 정류장 근처 쿠폰 사용할 수 있는 아무 집이나 들어가 적당히 배만 채우고 나오기로 합니다.

제가 일본 음식이 워낙 잘 받는 면도 있고, 엄니는 지금 몸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걸 빼고 키츠네 소바 정식을 주문합니다. 톳 무침을 참 좋아하는데 그건 그럭저럭 괜찮더군요.

 

 

 

전 카츠동을 주문합니다. 엄니께서 저 정식을 전부 싹 비우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이미 예측하고 있었으니

전 국물 없는 녀석을 시켜서 엄니의 남는 키츠네 소바를 다 처리해야 하거든요.

 

남기면 되지 않느냐 하는데, 전 교육을 그렇게 받아서 그러는지 먹는 건 절대 안남깁니다.

 

카츠동은 아주 지극히 평범한 레벨인데, 유명 관광지라 그런지 가격은 꽤 비싼 편이더군요.

할인 쿠폰을 쓸 수 있지만 어차피 투어 가격에 다 포함되어 있고, 이곳 가게들도 다 그런거 감안해서 가격 산정하는 거라.

 

 

 

키요미즈데라는 저한테 이미 관광지로서의 의미가 거의 없는 곳일 정도로 자주 왔습니다만

요즘 들어 눈에 띄게 많이 달라진 점이라면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어마어마하게 밀려온다는 것일까요.

 

2000년 초반에 처음 왔을 당시엔 동양인 관광객의 거의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는데

지금은 한국인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보입니다. 처음에 일본인으로 알고 있었던 저 키모노 입은 커플 역시 중국인이더군요.

 

한국 관광객과는 달리 젊은 중국인 관광객은 이런 곳에서 키모노도 대여해 입어보는 등 적극적으로 즐기는 모습입니다.

저쪽도 일본한테 만만치 않게 당해 온 역사가 있는데, 젊은 층에서는 이제 별로 의식을 하지 않는 것인지.

 

 

 

식사 후 다시 집합해서 키요미즈데라 쪽으로 향합니다.

규모가 상당히 큰 곳이라 정해진 시간안에 둘러보려면 절 앞까지 안내를 해야 할 듯.

여기서 바로 해산 후 알아서 보세요 하면 아마 절까지 접근도 못하고 관광 끝내는 분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녹차로 유명한 쿄토이다 보니 음료수 자판기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그 위에는 말차 아이스크림 모형이 떡하니 올라가 있군요.

 

 

 

일단 키요미즈데라는, 오전 10시 이후엔 1년 내내 사람이 없는 모습을 보기가 힘든 곳입니다.

수학여행, 단체 관광만 해도 쉴새없이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제가 쿄토에서 바라는 이미지와는 좀 다른 느낌이 듭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쿄토에 와서 키요미즈데라를 가보지 않는 것도 이상한 기분이 들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

 

 

 

특이 요즘의 키요미즈데라는 이곳 삼중탑을 포함해 여기저기 공사중이라서 더더욱 주위가 산만합니다.

국보 히메지 성 같은 경우는 공사 기간중엔 아예 입장료를 깎아주기도 하는데

이곳은 이러나 저러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 딱히 할인받는게 없군요.

 

공사 할때도 철근의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모습을 보니, 이곳 사람들에게 키요미즈데라가 가지는 중요성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무사시보 벤케이(武蔵坊弁慶)라는 유명한 거구의 무장이 사용했다는 석장이 소소한 볼거리입니다.

실존인물일 가능성이 낮아서 실제로 저걸 들고 휘두르진 않았으리라 봅니다만.

 

큰 석장은 무게가 90kg에 육박하기 때문에 팔힘만으로 들기는 어렵습니다.

 

 

 

시간대로도 관광객이 제일 많이 몰릴 때라서 사진 찍기도 쉽지 않네요.

키요미즈데라에서 가장 유명한 무대(舞台) 지지대입니다. 높이가 16m 정도 됩니다.

여기서 떨어져서 살아남으면 소원이 이루어지고, 죽더라도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아서

예전부터 여기서 몸을 던지는 사람이 매우 많았죠.

 

놀랍게도 생존률이 80%를 넘는다고 하는데, 그래도 흉내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이곳저곳 공사중이라서 지금의 키요미즈데라는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로군요.

 

밑에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키요미즈의 청수는 각각 건강, 사랑, 학문을 상징하는데

세 줄기의 물을 한꺼번에 마시면 불행해 진다는, 욕심부리지 마라는 교훈을 주는 곳입니다.

엄니나 저나 저기서 줄 서서 물 마시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그냥 사진만 담아봤습니다.

 

 

 

이곳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별로 오래 있고 싶지 않더군요.

은각사에서는 사람이 많아도 정원의 경치가 워낙 좋아서 한참 거닐고 싶었는데

키요미즈데라는 이만큼 사람이 많으면, 그냥 적당히 구경하고 남는 시간에 아래쪽의 상가 구경하는게 더 재미있습니다.

 

 

 

사찰 안에 위치한 인연맺기 신사입니다. 여기 대해서는 제 블로그의 오사카 포스팅에 자세하게 나와있으니 패스.

제가 엄니하고 같이 올라갈 일도 없고, 독신주의다 보니 딱히 인연을 바랄 일도 없네요.

젊은 사람들에겐 항상 인기 넘치는 곳입니다만.

 

 

 

봄과 가을의 키요미즈데라는 이 곳에서 보는 풍경이 정말 절경입니다.

겨울은 역시 좀 황량한 기분이 드는군요. 

 

키요미즈데라 사찰의 지붕은 편백나무 껍질을 얇게 썰어서 붙인 히와타부키(檜皮葺)라는 공법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중국와 한국에서 전래되어 발전한 일본 전통 건축양식중 가장 독특한 공법으로, 일본에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내구성이 약하지만 기와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드러운 곡선 표현에 강점을 가지고 있죠.

 

쿄토는 저기 멀리 보이는 쿄토 타워를 제외하면 도시 미관상 엄격한 높이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키요미즈데라 등에서 바라보는 쿄토 시내의 모습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난잡하지 않고 정취를 풍길 수 있게 되어 있죠.

 

 

 

쿄토에서도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곳이지만 청결도 역시 최고를 자랑합니다.

 

요즘 중국인 관광객이 워낙 많이 오는 바람에 혹시 좀 더러워지지 않았나 싶었지만

나름 일본에 오는 관광객은 적어도 저와 엄니 일행보다 수십 배 부자들이라 그런지

나름대로 쓰레기 버리지 않고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네요.

 

호텔에서 중국인 가족이 저와 엄니를 위해 닫히던 엘리베리터를 열어주고, 나갈 때 '바이바이~'하고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중국인에 대한 깊은 편견이 살짝 사라지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이곳은 왔던 길을 돌아갈 필요 없이 한바퀴를 주욱 돌아볼 수 있게 되어 있어서 편리합니다.

시간을 좀 더 들이면 산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산책도 가능합니다만

엄니의 체력도 그렇고, 버스 집합시간을 생각하면 거기까지는 무리더군요.

 

물론 이곳이 버스 투어의 마지막 코스라서, 실제로 버스를 타지 않고 그냥 여기서 헤어지는 팀도 있긴 합니다만.

엄니와 저는 어차피 쿄토 역에 돌아가는게 더 편하기 때문에 집합시간을 맞춰서 걸어가고 있습니다.

 

 

 

오토와노타키(音羽の滝)는 그냥 구경한 하고 갑니다. 줄 서서 물을 마시고 싶을 정도는 아니니까 말이죠.

예전에 한번 마셔 본 적이 있는데 확실히 물이 맑고 맛있긴 합니다.

키요미즈데라라는 이름 자체가 청수사, 물이 맑은 절이라는 뜻이니까 말이죠.

 

 

 

쿄토를 포함한 킨키 지방은 젠자이(ぜんざい)와 아메유(あめ湯)가 유명합니다.

 

젠자이는 단팥죽, 아메유는 따뜻한 감주라고 보시면 되는데

비슷하달 뿐이지 맛은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특히 아메유의 경우엔 살짝 시큼한 맛이 매우 독특하죠.

추운 날이라 아메유 한 잔이면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만, 엄니께서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패스.

 

 

 

어디든 그렇지만 일본식 정원은 특히 봄과 가을에 와야 진면목을 볼 수 있다고 봅니다.

홋카이도처럼 여름과 겨울의 모습이 완전히 다른 그런 곳이 아니면, 역시 헐벗은 나무들 모습은 좀 그렇죠.

 

여전히 쿄토엔 사람이 관광객이 어마어마한데, 봄가을 즈음의 이곳은 좀 무서울 듯 하네요.

 

 

 

이 앞에서는 여전히 카메라 가진 사람이 단체 사진 찍어주면서 필요하면 사 가라고 합니다.

일단 저와 엄니도 버스 단체 투어를 따라온 사람이기 때문에 모여서 한 장 찍긴 했네요. 물론 찾진 않았습니다.

 

단체 투어를 가지 않는 저로서는 매우 희귀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버스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쪽은 여전히 기념품과 먹을거리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옛스런 멋이 남아있는 이곳 거리에 저렇게 가끔 깨는 듯한 디자인의 마스코트가 놓여있으면 재미있는 셔터 찬스가 되죠.

 

그 도넛군이 서 있는 박스는 아주 오래된 나무처럼 보인다는 점이 또 독특합니다.

 

날씨는 춥지만 키요미즈데라에 오면 녹차 관련 군것질은 한번 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법칙에 따라

말차맛 소프트크림 하나 먹고, 엄니하고 함께 먹을 야츠하시(八つ橋)를 구입했습니다.

야츠하시는 쌀가루로 만든 얇은 만두피 속에 팥이나 설탕 시나몬 등을 넣어 삼각형 형태로 만든 납작만두 같은 녀석입니다.

원래 삶거나 찌지 않고 날것 그대로 먹는 녀석이라 나름 독특한 식감이 있는 녀석이죠.

 

 

엄니께서는 어느 특산품점의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다기 그릇들에 눈을 뻇겨서 버스 도착 시간 아슬아슬할 때까지 보고 계셨습니다.

맘에 드는 다기가 한국돈으로 30만원쯤 하는데, 한국에서 사는 것과 비교해서 그리 비싸지도 않는 편이라 구입해 갈까 말까 많이 고민하시더군요.

 

다기는 가격 뿐만이 아니라 구입 시기를 놓치면 돈이 있어도 구입하기 어려운 것이 많아서

저는 온김에 하나 사 드리겠다고 했지만 엄니는 고민 좀 하시다가 '집에 많이 있으니' 그만두겠다고 하십니다.

 

쇼핑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만, 엄니는 대신 오늘 저녁에 요도바시 카메라에 가서 손자 줄 장난감을 사기로 합니다.

 

버스타고 쿄토역으로 돌아가는 도중 엄니가 절 보고 저것 좀 보라고 하시길래 뭔가 싶었는데

거대한 트럭 운전석 좌석 밑에 저런 인형이 놓여있네요. 뭔가 센스가 있는 운전사인 듯 합니다.

 

 

 

손자 줄 장난감을 좀 사고나서 여행 마지막 밤의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손자가 역시 사내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자동차를 환장하도록 좋아하는 터라

각종 스포츠카와 함께 소리나는 버스도 하나 구입했네요.  재미있게도 스포츠카 보다 버스를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알았는데, 타요라는 버스 캐릭터가 그 당시 대인기였다고 하더군요.

 

쿄토의 마지막 밤이기도 하고, 이제껏 그리 비싼 식사를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가격대 성능비로는 별로 훌륭하지 않은 쿄토 요리 정식, 쿄 요리(京料理)를 먹어봅니다.

 

 

 

쿄 요리하고는 별개로 술안주로 개별 주문이 가능한 카마보코(かまぼこ)를 먼저 먹습니다. 술은 안마셨지만.

 

카마보코는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어묵의 단어적 의미에 가장 잘 들어맞는 녀석입니다.

생선살과 조미료를 갈아서 한번 튀겨낸 녀석이죠.

일본에서는 오뎅과는 전혀 다른 음식이지만, 한국에서는 어묵 하면 오뎅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아서 좀 헷갈립니다.

 

 

 

따로 주문한 술안주 두 번째로, 제가 일본식 선술집에서 아주 좋아하는 겨자오징어입니다.

짭쪼롬하고 톡 쏘는 맛이 오독오독 씹히는 오징어와 매우 잘 어울리죠.

엄니께서는 술을 안 드시기 때문에 이건 처음 먹어본다고 하시는데 굉장히 맛있다고 하십니다.

단지 상당히 짠 편이라 그냥 이것만 먹기엔 좀 힘들긴 합니다.

 

 

 

쿄토는 천 년간 일본의 수도였고, 그 당시 일본 불교가 찬란하게 꽃 핀 경향도 있어서

쿄 요리라 하면 전통감 넘치는 고급 요리를 뜻합니다만

반대로 고위 승려들이 즐기던, 고기를 넣지 않고 두부만으로 만들어 내는 코스 정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몸이 좋지 않은 엄니도 부담없이 드실 수 있게 두부를 중심으로 하는 쿄 요리를 주문하기로 했죠.

두부는 중국이 원조이지만 한국과 일본, 중국이 이제와서는 모두 다른 방식으로 두부를 만들기 때문에

각 나라별로 맛이 상당히 다른 음식에 속합니다. 일본의 두부는 식감과 맛 모두 한국과는 다른 편입니다.

 

 

 

쿄 요리를 먹어보면 두부도 이렇게 종류와 맛이 다르게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어묵처럼 쫄깃쫄깃한 두부에서부터 구수한 검은콩 두부까지

한 사람당 나오는 양이 적어서 뭔가 좀 간질간질한 느낌이지만, 다양한 맛의 두부를 즐기기엔 좋은 코스입니다.

 

 

 

쿄 요리는 기본적으로 일본의 다른 대중적인 요리와 달리 심심한 맛을 특징으로 내세웁니다.

원래 사찰 음식이었던 탓도 있어서, 일본의 짠 음식에 부담을 가진 사람이라면 쿄 요리가 알맞을지도 모르겠네요.

 

단지 쿄 요리는 기본적으로 좀 비싼 편이라, 여행 와서까지 이 가격에 두부만 줄창 먹는게 좀 아까울 수도 있습니다만.

 

 

 

톳 무침도 제가 아주 좋아하는 반찬입니다만, 이곳은 평소 먹던 간장졸임 톳무침이 아니라

양념을 하지 않은 톳에 두부를 갈아넣어 버무린 녀석이군요. 심심한 맛이 괜찮습니다.

 

 

 

이것도 물론 두부튀김입니다. 아주 부드럽고 물렁물렁한 흰두부를 튀겨낸 녀석이라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운 느낌이 재미있더군요.

 

 

 

차왕무시(茶碗蒸し)라고 하는 계란찜입니다.

한국의 일반적인 계란찜과는 달리 조그마한 그릇에 다시마 육수로 풀어낸 계란을 넣고 중탕으로 찌듯히 삶아내기 때문에

푸딩같은 말랑말랑한 식감이 매력적인 녀석이죠. 안에는 새우 등의 해산물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각종 튀김요리도 나옵니다. 완전한 두부 코스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너무 심심할 것 같아서 이것도 넣었죠.

숙소 근처 마을의 조그마한 가게라 거의 토박이 손님만 오는 곳이기도 하고

노부부 둘이서 요리하고 서빙하고 다 맡아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어서 뭔가 친근한 느낌이 드는 튀김이었습니다.

 

 

 

코스의 마지막은 역시 밥인데요, 식기가 재미있어서 한 장 찍어봤습니다.

엄니는 밥만 덩그러니 나오는 모습을 보고, 뭐하고 같이 먹냐고 의아해 하셨습니다만.

 

 

 

뚜껑을 열면 이렇게 되어 있죠. 정갈하다면 정갈하고, 이 돈 주고 이렇게 나오냐고 한탄할 수도 있는 그런 녀석입니다.

엄니께서는 '쌀은 좋네'라고 하시며 조금씩 천천히 드시더군요.

 

제 덩치를 생각하면 확실히 양이 좀 부족했습니다만, 엄니는 다행히도 드시고 속이 불편하지 않아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후식은 물렁물렁한 꿀떡 같은 녀석과 양갱이 나오는군요.

후식 자체보다도 찍어먹으라고 준 저 나무작대기가 재미있었습니다.

일본 음식은 눈으로도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외적인 면도 중요시 하는데

포크나 이쑤시개가 나오는 것보다는 확실히 운치가 있네요.

 

 

 

숙소에 돌아와서 쉬고 있다가, 여행 마지막 밤을 이렇게 보내기엔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엄니 쉬는 동안 밖에 나가서 서점에서 책도 좀 사고 편의점에서 오뎅도 좀 사서 돌아왔습니다.

한국 오뎅과는 여러가지로 다른 재료가 많이 들어간 녀석이라, 일본에 가면 한 번씩 사 먹고는 하는 편이죠.

 

 

 

엄니는 이것까지 먹었다가는 속이 안좋아 질거라 하셔서 안 드셨습니다. 안타깝긴 하지만 역시 여행은 건강이 중요한 겁니다.

국물 맛이 진득하게 배여있는 실곤약과 계란은 제가 좋아하는 메뉴죠.

 

특히 곤약은 식감이 아주 마음에 들어 꼭 빠지지 않고 먹는 편인데, 편의점에서 파는 곤약도 저렇게 디자인을 중시하는 걸 보니

어차피 입 안으로 없어질 녀석이지만 참 꼼꼼하게 해 놓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TV를 보면서 밤을 보냅니다.

엄니께서는 일본어 모르시는데도 방송을 어느 정도는 알아들으시더군요. 궁금한 거 물어보시면 제가 답하고 하는 식으로 TV를 봤습니다.


빵빵해진 배를 붙잡고 다음 목적지인 키요미즈데라(清水寺)로 향합니다...만
사실은 초밥집에서 버스정류장으로 가능 동안 사소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걷다가 발견한 어뮤즈먼트 센터(한마디로 오락실)에 들어가서 재미삼아 UFO 캐쳐를 했다가
이들의 마수에 걸려버렸습니다. ㅡㅡ;

처음에 아주 손쉽게 한번만에 인형을 2개나 건져올리는 바람에 의기양양해진 저는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을 발견하고 자신만만하게 도전했지만
이녀석은 방금 전의 UFO 캐쳐와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를 자랑하더군요. ㅡㅡ;
건져질 것 같으면서도 결코 건져지지 않는, 사람을 초조하게 말려죽이려는 의도가 포함된 악마의 기계였습니다.

결국 하나도 건지지 못하도 2만원에 가까운 예산을 탕진해버렸네요.
그냥 없었던 일로 하고 생각하는걸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T_T


평일이라 그런지 키요미즈데라 근처엔 사람이 별로 없었네요.
일본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모인다는 키요미즈데라인데, 이렇게 사람이 적은건 처음 봤습니다.
어제 비를 맞아가며 전전긍긍했던 보상일지도 모르겠군요.
라고 하고싶은데 날씨가 심상치 않습니다.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 덮혀있고 바람도 매섭더더군요.


2년 전에도 왔지만 여전히 여기저기 공사중인 키요미즈데라.
원래 798년에 세워졌다고 전해지지만 불에 타버리고 현 사찰은 1633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곳의 볼거리인 본당도 여전히 공사중이죠. 쿄토엔 지금 공사중인 사찰이 많아서 언제 구경하러 와도 조금 아쉽긴 합니다.


높게 솟아오른 삼중탑(三重塔)이 인상적입니다. 이 삼중탑은 일본에서 가장 큰 녀석이라고 하네요.


일단 관람하기 전에 위생실에 들어가는데,
바람이 거세다 싶더니 눈발이 휘날리기 시작하더군요.
일본 와서 비도 맞아보고 눈도 맞아보고 가지가지 합니다.

날씨가 쨍하게 맑았던 날이 없어서 아쉽긴 합니다만
디카와 달리 필카는 이런 우충중한 날씨와도 그 느낌이 잘 맞는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네요.


들어가기 전에 물이라도.
사실은 그냥 사진 좀 찍고싶어서 동생분에게 포즈 부탁했습니다.


왜 키요미즈데라가 일본 전국에서 가장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지는 몇번 와본 저도 모르겠군요.
딱히 신성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접근성이 좋고, 주변에 함께 둘러볼 곳이 밀접해 있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쿄토 시내의 모습이 워낙 아름다워서가 주된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키요미즈데라에 온 사람들이 한번씩은 들어보려 한다는 무사시보 벤케이(武蔵坊弁慶)의 철장과 철게다.
벤케이는 헤이안시대 말기의 유명한 무장으로, 미나모토 요시츠네(源義経)의 오른팔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요즘 일본인들에게 인기있는 전란의 시대를 풍미한 무장이라 각종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에도 단골로 등장하죠.

저 철장은 아마 최홍만급이 아니면 들 수 없을겁니다.
옆의 조그만 녀석은 한손으로도 들지만 큰 녀석은 두손으로도 못들어요. 80kg 가까이 나간다던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시도도 안해보려는 친구를 가만 놔둘순 없습니다.
멋진 사진이 나왔네요. 올레~


키요미즈의 본당.
이곳은 상당히 큰 절이지만 건축물 전체에 못이 하나도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덕분에 보수하는데도 꽤나 힘이 들고, 툭하면 관광객 출입이 금지되기도 하지만
관광 수입보다 문화재 보존을 우선시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고 할 수 밖에 없네요.


유명한 키요미즈의 무대 위에서 한 장.
원래라면 이렇게 서서 사진 찍을 공간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지만
이번엔 꽤나 느긋했습니다. 학생들 단체 관람이 없었던게 다행이군요.


이곳 키요미즈데라 옆에 붙어있는 신사도 나름 유명합니다.
수학여행오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곳은 젊은이를 위해 '인연 맺어주는 신사'로 유명하네요.
지난번 여행 땐 아예 올라가지도 않았지만 이번엔 한번 올라가 봤습니다.


신사는 물론 신성한 곳이기도 하지만
일본인들의 정신 세계속의 신토(神道)라는 개념은 그리 중후하지 않고
생활속에 녹아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존경심에서 시작되는 거라
이런 신사들도 성업을 하고 있는 것이겠죠.

이 바위는 신사 중앙에 위치해 있는데
앞쪽에 똑같이 생긴 바위가 하나 더 있습니다.
눈을 감고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똑바로 걸어가서 앞쪽 바위까지 도달하면
인연이 이루어진다는 괴이한(?) 소문이 있습니다.
교복입은 학생들이 열심히 도전중이더군요.


여자는 행동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디서 나온 말이더라...)
이런데서 혼자 속썩이지 말고 그냥 대쉬해 버리는게 인연만들기 확률이 더 높아질것 같지만
역시 연애한번 해보지 않은 중년오덕의 영양가없는 건조한 말보다는
이곳 신사의 신들이 알아서들 잘 맺어주겠죠. ㅡㅡ;


슬쩍 딴데 찍는 척 하면서 화려한 키모노 입은 학생들 좀 찍어봤습니다.
좀 더 용기가 있었다면 말 걸고 정식으로 찍을 수도 있었지만 전 소심한 터라.


신사는 대충 구경하고 나온 후
키요미즈에서 가장 유명한 무대(舞台)를 바라보며 한 장 찍었습니다.
이곳 무대는 '키요미즈의 무대에서 뛰어내리는 각오로'(清水の舞台から飛び降りる思い)라는 속담으로 유명한데요.
일을 성취하려면 이곳에서 뛰어내릴 만큼의 대담함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곳 무대는 높이가 16m 가량 되기 때문에
실제로 뛰어내리면 십중팔구 죽어버릴 듯.
모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그래서 '차라리 자포자기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아'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역사적으로 보면 1694년대부터 시작해서 1872년에 정부가 이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금지할 때까지
약 230명 정도가 이곳에서 뛰어내렸고, 생존률은 무려 85%나 된다고 합니다.
한때 자살 명소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던, 사연많은 장소네요.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불상.
일본의 사찰 여기저기에 이런 불상이 많이 놓여있는데
대부분 반들반들하죠.


지형상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한 키요미즈데라라서
교토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으로 유명하지만
이번엔 눈발이 날려서 거기까지는 시야가 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키요미즈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답네요.
주위 풍경과 어우러진 모습은 쿄토 내에서도 단연 아름답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 위의 수많은 팻말들은 무덤일까요.
들어가지 마라고 하니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냥 사진만 찍었습니다.


키요미즈의 또 다른 명물 중 하나인 오토와 폭포(音羽瀧).
이 절의 이름인 키요미즈(清水)는 깨끗한 물이라는 뜻으로, 바로 이 곳의 물을 의미합니다.
신성한 물로 이름높은 녀석인데, 세 줄기의 물은 각각 지혜, 건강, 장수를 나타낸다고 하네요.
지난번 왔을 때는 엄청난 인파로 인해 한 잔 마시기 위해서는 20분 이상 기다려야 했지만
이번엔 사람이 없어서 동생분이 쉽게 마시고 내려왔습니다.

친구는 뻘쭘하게 그냥 지켜만 봤고, 저는 사진 찍느라 바빴죠. 예전에 한번 마신적이 있으니.
여담으로, 속설에 따르면 세 줄기를 모두 마시면 욕심많은 인간으로 분류되어 불행이 따른다는 말도 있네요.


봄이나 가을에 오면 (인파가 밀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참으로 아름다운 산책길로도 유명한 키요미즈입니다.
비록 이번엔 겨울이라 그 아름다움이 조금 퇴색하긴 했지만, 사람이 없어서 느긋하게 산책할 수 있었네요.


본당과 무대를 받치고 있는 느티나무 기둥은 총 139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큰 녀석의 길이는 12m를 넘는다고 하네요.
위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녀석도 천천히 길을 따라 산책하다보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쿄토에 오면 언제나 한 번씩은 꼭 들리는 키요미즈데라인데
여러 번 와도 실망하지 않는 멋진 풍경으로 둘러싸인 곳이네요.
아마 쿄토에 살고 있다면 한 달에 서너 번씩은 계속 오게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토의 키요미즈데라 상점에서 결국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덥썩 구매해버린 마성의 고냥이.

방석위에 식빵을 굽고 있는 저 모습도 아주 강력한 내공을 자랑합니다만
사실은 이 녀석에겐 관광객의 지갑을 노리는 비장의 무기가 숨어있었으니...


바로 빛을 받으면 꼬리가 달랑달랑 흔들린다는 것!
꼬리를 흔들며 가게 안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본다면 이건 빠져나갈 수가 없습니다.


구조는 매우 간단합니다.
방석 뒤에 태양열 전지가 있어서 빛을 받으면 흔들흔들하는 거죠.

나무 박스는 포장용 소품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저 꼬리 장치가 나무상자 안에 있습니다.


키요미즈데라 언덕길의 상점가는 굉장히 쿄토스럽지 않게 변질된 곳이 대부분입니다.
일본 전체에서 연중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곳이 키요미즈데라인 터라, 온갖 괴상한 기념품들이 판을 치죠.

그나마 야츠하시 팥떡이나 아이스크림 정도는 먹을만 하고, 후덜덜하게 비싼 고급 기념품들은 쓸만한게 있지만
서양 관광객들에게 어설픈 일본색 나는 제품 팔려고 하다보니 기념품의 질이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제가 들어간 가게에의 인기 상품에다, 일본 관광성에서 수상도 한 대박 아이디어 상품이더군요.
사실 구조만 알면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아이디어라는 건 이렇게도 떠올리기 어려운 건가 봅니다.


이녀석은 요즘 차 한잔 마시려고 차방에 들어가서 불을 켜면 슬그머니 꼬리를 흔들며 가족들을 반겨주고 있습니다.
참 간만에 마음에 드는 기념품 하나 건져왔네요.

'Photo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기가 꽃피고 소운다는 대학교?  (27) 2010.02.02
아기는 정말 금방 큽니다  (6) 2010.01.27
2009 서울인형전시회 사진 #8  (7) 2010.01.19
이것이 레드 페페의 꽃  (2) 2010.01.19
2009 서울인형전시회 사진 #7  (4) 2010.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