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의 공연이 끝나고 개회사가 시작됩니다. 사회자로 박라온씨도 참가하신걸 보니 이제부터가 본방이라는 느낌이네요.

비는 여전히 그칠줄을 모르고, 자원봉사팀 쟈스지기분들은 분주하게 관객들에게 비닐 우의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전 판초우의를 덮어쓰고 있지만 워낙 낡아서 방수기능은 많이 떨어져 있고, 카메라는 비맞을 때가 많아서 조금씩 걱정입니다.

 

박라온씨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재즈계의 아이유'라는 멘트를 지속적으로 날리고 계시는데요.

저야 뭐 아이유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자학개그에 들어가는 건지?

 

 

 

대구쪽 조직위원장님 축사와 대구시장 인사 등등이 예전처럼 끝나고 공연이 시작하나 했는데

올해는 깜빡 게스트께서 출연하셨습니다. 대구 재즈축제와 협력관계에 있는 일본 스미다 재즈 스트리트의 실행위원장이신듯 한 분께서 등장.

 

재즈계의 아이유씨가 일본어를 잘하셔서 즉석 통역해 주셨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배웠으니 그냥 들었습니다만.

강인한 몸체에 표현력 풍부한 이마를 가지신 이분은 목소리가 루이 암스트롱처럼 걸걸해서 뭔가 신기하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스미다쪽 축제와 이쪽 축제 왔다갔다하면서 너무 지르는 바람에 목이 완전히 쉬어버렸다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간단하게 노래도 한곡 뽑아주시고... 개그끼가 넘치는 분이셨습니다.

 

 

 

갑자기 웃통을 훌떡 벗어제껴서, 재즈하는 사람들이란 역시 이런 부류인가 하고 놀랐는데

사실은 티셔츠를 두겹 입고 있었는데 잘못해서 둘다 끌어올린 사고일 뿐이었습니다.

 

입고 있던 셔츠는 스미다 재즈 스트리트 홍보 티셔츠였는데, 대구쪽 조직위원장분께 우호의 선물로 드리려는 이벤트였네요.

아무래도 땀과 비에 젖은 녀석이라서 바로 입어볼 순 없겠죠.

 

 

 

인사말은 짧게 끝내는게 관객을 위한 것이니, 정리할거 정리하고 바로 공연에 들어갑니다.

이번 공연은 작년 대구 재즈축제에도 참가했던 '메인스트림' 이라는 밴드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공연중인 인기밴드라고 알고 있습니다. 작년 재즈 축제때는 저하고 타이밍이 안맞아서 관람을 못했는데 잘됐네요.

머릿수가 많아서 음도 풍성하고 분위기 띄우는데 좋은 가벼운 스윙을 선사해 주시는군요.

 

 

 

어제 'Art Factory 청춘' 에서도 요디스 뭐시기 하는 DJ 분이 광란의 파티를 만들어 주셨는데

우연이겠지만 오늘 메인스트림 밴드에도 디제잉을 하시는 분이 있네요.

다양한 디지털 이펙트로 인해서 얼핏 고리타분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재즈라는 장르에 젊음의 힘을 나눠줍니다.

 

 

 

솔로파트에서 아무래도 가장 열광적인 호응을 받는 악기라면 단연 드럼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역시 색소폰에 애착이 있다 보니 색소폰 솔로에서는 저절로 어깨가 들썩들썩하는군요.

 

지향점이 그런 밴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리지날 재즈의 향기보다는 일반적인 대중가요의 향기가 풍기는 듯 합니다.

야외음악당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공연이라서 관객과의 적절한 소통에는 이런 가볍고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이 어울리겠죠.

 

 

 

사진 찍고보니 어쩐지 미미시스터즈 생각이 들었던 키보드 분들입니다.

 

 

 

DJ 분께서는 본인 목소리로 디지털로 변환해서 살짝 기괴한 음색을 만들어 주십니다.

그러고보니 저기 저 스티커, 아시는 분은 다들 아시겠죠?

 

 

 

가볍게 한곡 끝나자 보컬분들이 들어오십니다.

여성보컬분은 조그만 몸집에서 아주 파워풀한 목소리를 뿜어내시더군요.

음역도 넓고 어느 영역에서도 미성을 유지하시니 밴드와 관객 두쪽을 모두 잡아냅니다.

 

단지 그것과는 별개로, 어마어마한 하이힐을 신고 계시는걸 보고 자칫하다가 뽀각 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되긴 했네요.

 

 

 

아무래도 두분 모두 재즈를 주류로 하시는 분은 아닌 듯 하고

다양한 대중음악에 밴드의 색을 입혀서 해석하는 방향으로 진행을 합니다.

 

나이드신 분들이나, 저처럼 대중가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도 금새 친숙해질 수 있는 느낌입니다.

반대로 해석하자면, 저같은 경우엔 역시 재즈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이곳을 찾아온 것이다 보니

오리지날 재즈가 갖는 천의 얼굴과 같은 개성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만, 이번 공연은 지극히 대중 지향적인 공연이니까요.

 

 

 

분위기 타는 곡을 위해서 비눗방울 머신이 작동하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이야 보기 좋겠지만, 저처럼 비때문에 노심초사하는 찍사는

비눗방울이 카메라 렌즈에 갖다박힐까 싶어서, 마치 부유기뢰를 피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며 촬영중이었죠.

 

 

남자보컬분은 훤칠하기 짝이 없는 외모에

여자보컬분은 하이힐을 신어도 어쨌든 조그만 분이시라서

 

거의 일렬로 세워놓고 찍은 이 구도에서도 원근법을 무시하는 초자연적인 사진을 만들어 주십니다.

 

 

 

두분 참 친해보이시네요.

색소폰 분은 노래도 잘하십니다. 다재다능하시군요.

 

 

 

드럼이나 키보드 등 후방에 위치한 분들은 사진을 제대로 담아낼 수가 없어서 죄송햇습니다만

위치도 좋고 조명도 좋고 반짝반짝 색소폰까지 들고 계시니 찍기도 좋네요.

 

 

 

맴버가 많다보니 시야가 가리긴 해도, 어찌어찌 포지션을 잡아서 기타와 베이스분을 담아봤습니다.

신나고 활기찬 색소폰과 보컬분들에 비해서 묵묵하게 연주를 계속하고 계십니다만, 그게 또 매력이죠.

 

 

 

관객들이 신나하는 음악 중심이라서 호응도도 높았습니다.

자꾸 앵콜을 연발하니, 기다리는 다른 밴드들 때문에 난감하지만 짧게나마 앵콜도 추가하셨습니다.

 

날씨가 영 엉망이고, 오늘 하루 총 6팀이나 공연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촉박한 터라 밴드분들도 여러가지로 난감하시겠더군요.

 

젊음넘치는 메인스트림 밴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