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긴 한데

일본 내부적으로는 그 중의 몇몇 사찰이나 가옥들이 또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고

그런 곳은 관람하는데 대부분 입장료가 필요하다. 유지 보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민가원에서 500엔 내고 구경하고 나니, 개별 건물에 각각 요금내고 들어가서 구경하는게 왠지 시들해진다.

내부도 실컷 구경했고, 마을쪽 문화재들은 사람들 밀도가 높아서 흥미가 동하지 않는 이유도 있고.

 

 

 

문화재를 구경한다는 감각은 민가원에서 충분히 만끽했고

이곳에서 느끼는 것은, 이런 문화재같은 가옥 안에서도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보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흔적이다.

 

갓쇼즈쿠리 방식에다가 물받이를 포함한 현대식 처마가 퓨전된 하이브리드 가옥의 모습도

보수용, 땔감용으로 쌓아놓은 장작 무더기도

관광객들 지나다니는 길을 피한 구석에 살그머니 걸려있는 빨랫감도

전통성을 지닌 문화재와는 다른, 현실감을 느끼게 해 주는 좋은 소재들이다.

 

 

 

도시 입장에서 보면 이런 자연에 둘러싸인 마을이라는 점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해도

중간중간 뒷마당에 주차중인 자동차들이 이런 곳에서는 오히려 괜찮은 데코레이션이 된다고 할까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해 줘서 나쁘지 않다.

 

문화유산이니 뭐니 해도 주민들의 편의성을 아예 무시해서는 오히려 지나치게 딱딱한 인상을 줄 테니까.

 

도로를 주욱 걸어가다가 옆으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뭔가 굉장히 큰 갓쇼즈쿠리 가옥의 옆모습이 살짝 보인다. 푯말이 세워진 것으로 봐서 중요문화재에 들어가는 보존용 건물인 듯.

루트가 단순한 곳이어서 저쪽 길은 돌아오는 길에 둘러볼 예정이라, 가기 귀찮아 망원으로 찍어본다.

 

뭔가 유명한 건물인 듯. 아직까지 별로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장 오래된 건물은 민가원에 있었는데 가장 큰 건물은 마을에 위치해 있다. 가다 보면 보일텐데, 혹시 밸런스를 의식한 것일까.

 

 

 

좀 특이하긴 하지만 어쨌든 시골집, 자그마한 논밭과 짜투리 비닐하우스, 낡은 전신주와 구식 전등, 아담한 자동차.

단어의 나열만으로는 지극히 평범한 시골 마을임에도 눈으로 바라보는 모습은 왜 이렇게 셔터를 누르고 싶어지게 만드는지.

 

이상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지만, 이상의 세계에서 떠오르는 농촌 풍경과 상당히 가까운 이미지를 현실에서 감상하고 있다.

 

 

 

일반적인 거주 문화에서 본다면 한국은 목조 뼈대에 점토, 석회를 이용한 복합건물이 발달했고 일본은 목조 주택이 발달했다.

과학적, 기술적인 측면에서 객관성을 두고 파악한다면 한옥 쪽이 더 우수한 면이 많은데

집이라는게 지리적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개념이다 보니, 사실은 다들 자기 지역에서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집을 만들어낸 게 정답일 듯.

 

일본의 전통 가옥은 기둥부터 벽면까지 거의 모두 목재를 사용하는데

온돌과 흙벽으로 무장한 한옥에 비해서 거주의 안락함 면에서는 확연히 떨어지지만

반대로 내구성과 공간 확보에는 강점을 보인다. 계절변화가 심한 지역에서도 목재가 유리하고.

 

한옥이 목재로만 지은 집보다 더 튼튼하리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반대다.

한옥은 담이나 벽, 지붕 사이에 현대의 시멘트 대용으로 복합 점토나 회반죽을 사용하는데

이런 재료들은 습기를 매우 잘 머금고, 계절에 따라 부피의 변화가 심하다.

연결 부위가 목재인 이상 그것과 오래 접해있으면 과도한 스트레스로 집 전체가 휘어진다거나 하는 일도 잦았다.

 

그외 반대로 일본은 목재를 사용해 중량이 가벼웠으므로 일반 가정집에서도 2층 3층 주택을 짓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한옥은 온돌의 무게가 워낙 무거워서 복층 주택을 짓기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였다.

하지만 추운 겨울을 나는데는 온돌 없는 복층주택보다 온돌 있는 단층주택이 월등히 안락하고 편안하다. 복층이 필요가 없는 것.

 

이렇게 한국과 일본은 멀지 않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미묘하게 다른 지형, 기후, 자재, 문화 등의 요인으로

모양만 비슷하다 뿐이지 판이하게 성격이 다른 거주 환경을 형성하게 되었다.

도쿄 정도 가면 한국하고 별 다른것도 없네 싶겠지만, 일반 거주지역 골목으로 한걸음 가 보기만 해도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갓쇼즈쿠리 가옥과 현대식 주택이 공존하는 시라카와고의 모습은, 특히나 한국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특색이 묻어있어서 관광온 기분이 난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꽃망울부터 준비하는 성격급한 녀석이 있다.

덕분에 묘하게 정갈한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고맙긴 하다.

 

 

 

그냥 지나가길래 과연 이 카메라로 담을 수 있을까 하며 셔터 눌러봤다.

원본 크기에서 반쯤 잘라낸 사진인데, 그래도 대강 디테일은 남아있어서 다행.

 

이 여행을 떠나기 전, 건물 안으로 들어와 기진맥진한 참새 한마리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잡아서 놔주려고 해도 도망가느라 바쁘고, 혼자서는 어디가 창문인지도 찾지 못하고 있는 패닉 상태였다.

꽤나 지친듯 해서 조금만 다가가면 잡을 수 있을것 같아 조심스럽게 다가갔는데

마지막 순간에 후다닥 날아올라서 도망가더니, 그대로 닫혀있는 아크릴 창문에 들이받고 떨어져 버렸다.

내 두 손 안에서 생명이 마지막 두어 번의 가쁜 숨을 내쉬던 경험은 처음 해본듯 하다.

 

참새는 아니지만, 이 녀석은 적어도 창문에 머리를 들이받아 뇌진탕으로 생을 마감할 일은 별로 없을테니

그것만으로도 이 마을이 좀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정말 무덥다. 각오는 했지만 이런 여름날에 야외를 하루종일 걸어다닌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몸만 왔으면 별것 아니었겠지만, 어깨에 맨 카메라 장비만 5kg는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시라카와고의 공기가 도시와는 전혀 다른 상쾌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입에서 육두문자가 쏟아지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었음에 틀림없다.

 

한국은 지금 농촌이라 불리는 지역의 상당수가 10km 이내에 금속공장이나 화학공장 등

오염 폐기물 처리가 극히 어려운 산업체와 인접하고 있다. 도시에서 가까우면 허가와 동의받기가 정말 힘들어서.

시골이 깨끗하다는 건 이제 한국에서는 옛말이 되어가는 듯 하다.

 

공장이고 뭐고, 이런 전통 한가지만으로 마을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주민들은 배운게 없고 지원해야 할 공무원들은 자기 호주머니에 들어올 게 없으면 극도의 게으르니스트가 되어 버리니.

이런 곳에 올때마다 한국에서 이런 곳 찾기가 왜 그리 어려운지 아쉬움이 들지 않을때가 없다.

 

하다못해 관광객들이 고로케 사먹는다고 도로에 삐져나와있어도

경적 한번 울리지 않고 슬금슬금 돌아가는 자동차만큼이라도 배워보면 안될까 싶다.

 

 

 

다리를 건너 마을 입구에서 전망대 쪽으로 걸어가면 거의 왠만한 중요문화재는 다 구경할 수 있는데

이 와다(和田)가문의 집은 시라카와고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유명한 녀석이다.

오래되기도 약 300년 정도로 오래되었고, 크기가 현존 갓쇼즈쿠리 건물 중에서 가장 크기 때문에.

 

당연히 그냥은 못들어가고 입장료가 300엔이다.

그 아름다운 민가원을 전부 다 둘러보는데 500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건물 한 채 관람에 300엔이 든다는 건 좀.

사실 이곳에서 기대한 것은 건물 내부의 모습이 아니라 이 갓쇼즈쿠리 건물이 마을과 조화되어 있는 풍경이었으니

굳이 들어가고픈 생각은 들지 않는다. 밖에서 봐도 참 크다는 생각이 들긴 하니까.

 

 

 

하이브리드 갓쇼즈쿠리 가옥도 생각외로 밸런스가 좋은듯 하다.

관광객이 워낙 많아 와서 프라이버시가 좀 위태위태하겠지만

대인관계에 부담 가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런 곳에서 살아도 좋을듯 하다.

 

이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순백의 세계 안에서의 모습은 과연 어떨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저 멀리 논마지기 안쪽에는 창고로 보이는 건물이 처연하게 서 있다.

시라카와고가 다른 마을과는 충분히 고립된 곳이지만, 건물들이 상당히 조밀하게 밀집해 있어서

마을 내부는 꽤나 북적북적한 느낌이다. 이렇게 홀로 서 있는 건물 모습이 오히려 새로워 보인다고 할까.

 

그림같은 풍경이라고 생각하는건 나 뿐만이 아닌지, 좁은 농로 사이를 산책하는 커플 한쌍이 시야안으로 들어온다.

양복입은 단정한 남성과, 폭이 넓은 모자를 쓰고 하늘하늘한 흰색 스커트를 가끔 휘날리는 여성이 나란히 걸어가는데

옷차림으로 봐서는 젊다기 보다는 30대 중후반 즈음의 적당한 나이인 듯.

 

한동안 계속 저 창고 사이에서 알짱거리며 사진 찍고 있길래, 자연스럽게 본인 카메라에도 담겨 버렸지만

둘만의 즐거운 시간을 세간에 널리 알리고 싶지는 않으니 사진은 컴터 하드안에만 보관하기로 한다.

 

 

 

시골 생활의 좋은 점중 하나는, 마음껏 손가는대로 식물을 키워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파트는 좁아터진 베란다와 항상 일정 각도로만 들어오는 햇빛으로 인해 식물들이 답답해 하는것 처럼 보이기 일수고

요즘엔 아예 베란다를 터 버리는 일도 많으니, 동물원에 갖힌 코끼리를 보는 기분마저 들기도 한다.

 

저렇게 떡하니 화분 늘어놓고 알아서 잘 자라는 꽃들 모습을 보니, 사람 자라는 데도 좋은 환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그것과는 별개로, 시라카와고는 그닥 맛있는 요리가 없다고 소문을 들었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물좋고 공기좋은 것과는 별개로, 이런 외진 관광지는 밖으로 새는 손님이 없기도 하고

장인 소리를 들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요리사가 이곳에 머물며 어중이 관광객 상대할 일도 없으니.

 

그와 별개로 여관 요리는 상당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여관의 요리는 자신들의 프라이드나 마찬가지라서.

이번에 원래 묵을 예정이었던 여관은, 주인장이 사냥꾼의 후예라서 지금도 산과 강에 나가 직접 잡고 기른 재료로 식사를 만들어 준다는데

예약이 되지 않아서 조금 아쉽긴 하다. 물론 그만큼 여관에 머문다는건 지출도 생각해야 하는 일이긴 해도.

 

 

 

주민들의 소일거리라고 할까, 마데인 차이나의 걱정을 무릅쓸 필요 없이

이곳의 선물가게에 전시된, 대나무나 싸리를 엮어서 만든 제품들은 마을 사람들이 직접 만든 것들이다.

굳이 중국 것을 수입해 만들 필요도 없이 예전부터 만들어 오던 것들이고, 순간의 차익을 위해 마데인 제품을 들여오는 순간

이곳의 선물시장 구조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을지도 모르니까.

 

시골 마을 사람들의 단합심이랄까, 나쁘게 말하면 왕따정신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집단에서 빠져나가서는 살기 힘든 생활공간 덕에

여전히 이런 수제생산품은 원산지를 잘 지켜나가고 있는듯 하다. 그것과 별개로 아동용 모자 참 인상깊다. 핑크펭귄인가?

 

 

 

자연에 둘러싸인 시라카와고라지만, 이런 최첨단스러운 기술도 가지고 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길가 골목에 물이 나오는 구멍이 일렬로 배치되어 그곳에서 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보통 이곳 사람들이라면 히다 타카야마와 마찬가지로, 바가지를 이용해 물을 퍼서 뿌릴듯 한데

이렇게 자동으로 물이 나오는 것은 더위 해소 외의 다른 이유가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

 

 

 

대구시 전체를 동서로 관통하는 달구벌 대로의 몇몇 구역에도 이렇게 중앙성 내부에 물이 나오는 장비를 설치해 놓았다.

예전 국제육상대회를 위한 도시정비계획에 들어있었던 녀석인 듯 한데, 이번 여름이 워낙에 더워서 그런지

환경 미화와는 관계없이 대낮에 한번씩 물이 나와서 도로를 식혀주곤 했다.

 

기술 발전이 대단한건지, 거의 눈에 뜨이지 않을 정도로 지면에 얌전히 박혀있는 모습이 시라카와고의 모습에 위화감을 더하지 않는다.

 

 

 

8월 초순에 방문한 시라카와고의 모습은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지금쯤이면 슬슬 들판이 황금 비스무리하게 변해가기 시작할 만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위도도 좀 높고 산 속의 마을이라 추수시기는 좀 늦어지겠지만, 10월 중순이면 이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런지.

 

그것과는 별개로, 겨울의 시라카와고는 언제쯤 가볼까 하고 한여름 여행중에 벌써 고민중이다.

 

 

 

본인같은 초보도 이런 사진 담아내는 것을 보면

실력 좀 있는 사람들이 이곳에 가서 얼마나 굉장한 사진을 뽑아오는지 상상이 갈 듯.

 

아무리 시간이 느긋하다고 해도, 사진을 잘 담기 위한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이런 곳에서 눈과 손이 이끄는 대로의 감성을 사진에 담아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부러 여관까지 잡아가며 하루정도 머무려고 했던 곳인데.

 

사진에 대한 아쉬움이야 뒤로 넘기고, 여기저기 둘러보며 걸어도 눈에 거슬리는게 없어서 묘한 기분이 든다.

 

 

 

어느 정도 계속 걸으면 갓쇼즈쿠리의 향기가 남아있는 마을의 분위기는 사라지고 평범한 시골마을이 모습이 나타난다.

물론 그쪽에도 관광객을 위한 여관이나 민박, 가게등은 늘어서 있지만, 마을 중심부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관광지라는 건 결국, 봐 주는 사람이 있어야 생명력이 넘치는 곳이니까.

 

조금만 더 가면 전망대로 가는 길이 나오리라 생각하고 열기 넘치는 도로가를 걸어가는데

몇몇 건물에서는 '외부자본으로 들어오는 호텔 결사반대!' 라는 플랫카드를 걸어놓은 모습이 보인다.

 

이곳에 오기 전 히다 타카야마에서도 수많은 체인 호텔을 보며 느낀 점이었지만

숙박업이란 게 관광지 주민들의 생계수단이자 파이가 큰 장사거리다 보니, 힘있는 세력들이 눈독들이지 않을 리가 없다.

타카야마와는 달리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지정된, 고립된 시골마을인 이곳이라서 아직까지는 숙박업의 규모가 제한되고 있는 듯 한데

사실 돈이 얽히기 시작하면 어떤 방법으로든 숙박업을 확장하는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문화유산지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고 해도, 외부 자본의 입장에서는 숙소와 시라카와고를 잇는 셔틀 몇대만 있으면 별 문제 아니다.

 

아무리 풍요로운 환경속에 생활하고 있어도, 자본주의 세상에서마저 고립될 수는 없나보다.

실제로 교통이 워낙 불편하고 숙소도 비싸고 제한된 시라카와고라서 불만을 가지는 관광객도 없지 않으니

외부 자본이 들어오면 관광의 편의성 면에서는 환영할 사람이 틀림없이 존재할 것이다.

어느 게 좋은 방법일지. 앞으로 시라카와고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런지.

 

무서운 플랫카드를 보며 조금 복잡한 심정으로 걸어다가 보니, 조그만 샛길이 나타난다.

아마도 이 녀석이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인 듯. 생각보다는 좁고 험하다.

마을에서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두 군데가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제대로 정비된 길이고 하나는 아마 이 산길일 것이다.

조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긴 해도, 올라갈 때나 내려갈 때나 같은 길을 선택하고 싶지는 않아서

어깨에 맨 카메라를 좀 더 단단히 둘러매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