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원을 나와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온다. 아침보다는 월등히 사람이 많다.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을 돌아다녔지만, 저 다리를 보니 이제부터 진짜 시라카와고 둘러보기 시작이라는 느낌이 든다.

 

'만남의 다리'라는 의미를 가진 데아이바시(であい橋)라는 긴 다리는, 튼튼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사람이 지나가면 아주 시원하게 흔들흔들거리는 녀석이라, 조금 무서워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갓쇼즈쿠리 마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시라카와고의 풍경은 언제나 눈을 편안하게 해 준다.

삼나무라는게 한국에서는 자생하지 않는 녀석이라,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는 산의 모습도 사실 직접 보면 꽤나 느낌이 다르다.

곧고 높게 뻗은 침엽수가 높은 밀도로 서식하는 일본의 산은 한국의 산보다 머리칼이 더 풍성해 보인다고 할까.

나무의 높이와 밀도 때문에 지면이 거의 보이지 않고, 산이 좀 더 거대해 보이는 느낌을 준다.

 

여기서 풍경을 보니 무심하게도 목숨을 잃은 한국인 등산객이 또 생각난다.

아무리 비슷해 보여도 여기는 외국인데 말이지. 한국의 산과는 분명 다르다.

 

 

 

렌즈 갈아끼우는게 아무리 귀찮아도 여기서는 그만두기가 힘들다.

온통 자연으로 흘러넘치는 이곳에서 굉장한 인공미를 자랑하는 녀석이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리를 바로 건너기가 아쉬울 정도의 경치 훌륭한 장소가 여기저기 있어서 흐르는 땀을 닦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녀본다.

 

수량에 비해 폭을 널널하게 잡아높은 곳이라, 물이 살짝 적어보이는 강이 흐르고 있지만

가까이 가 보면 의외로 무난한 물흐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직접 내려가도 문제 없는 듯, 사람들이 여기저기 강가를 거닐고 있지만

강가까지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하다가는 마을 둘러보기도 전에 지쳐버릴 것 같아서 그냥 카메라로 당겨보기나 한다.

 

 

 

저 멀리 언덕 위에 건물의 모습과 함께 꼬물딱거리는 사람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시라카와고의 풍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유명한 전망대. 원래는 성의 천수각이 존재하던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 온 사람중 저기서 사진 담지 않는 사람은 없을거라 확신해도 좋을 만큼, 세상 어떤 시라카와고 관광 정보에서도

거의 동일한 구도의 사진이 반드시 들어가 있다. 베스트 스팟이 그냥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올라가려면 힘좀 써야겠다는 생각에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그냥 걸으면 별 문제 없는 높이지만 카메라 장비가 무거워서.

 

 

 

하늘도 더할 나위 없이 내 취향이다. 구름 한점 없는 푸르름보다는 이런 모습이 훨씬 좋다.

밑에 살짝 보이는 억새지붕은 방금 전까지 둘러보고 있었던 민가원 쪽 건물의 모습.

 

관광 버스를 타고 온 단체 관람이라면, 정해진 시간에 이것저것 둘러보느라 바쁘게 다리를 건너야 할 텐데

혼자 오다보니 왠지 다리를 건너지 않고 건너편에서 어물쩡 거리는 것 역시 일종의 특권으로 느껴진다.

사실 날씨도 좋고 풍경도 좋고 해서, 그냥 주변만 산책하며 걸어다녀도 서너시간 정도는 거뜬히 즐길 수 있을 법 하다.

 

 

 

DSLR 급의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동양인 여행객은 상당수가 중국인이다.

일본 사람들은 똑딱이 아니면 미러리스를 많이 들고 다니는 듯.

서양 관광객은 DSLR이긴 한데 보급형 조그마한 녀석들이 대부분이다.

 

카메라 가지고 자랑할만한 실력은 아니라, 본인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도 그리 당당해지진 않는다.

화각에 대한 욕심은 또 있어가지고 커다란 렌즈를 달아 다니고 있으니.

 

망원으로 후다닥 찍어버리면 거리 덕분에 사람들 눈치채지 않고 찍을 수 있기도 한데

자연스러운 사진이 좋다고는 하지만 역시 좀 미안한 기분이 들지 않는것도 아니다. 세계화 시대라 어디서든 이 블로그 접속이 가능할테니.

그래도 뭐, 지난번 여행때 겪었던 모 축제 영상에서 본인이 찍힌 사진과 동영상이 떡하니 걸려있는 걸 보니

이런 곳에서 슬쩍슬쩍 찍히는 건 큰 문제 없는건가 생각하며 합리화를 해 본다.

 

 

 

바람이 아예 없는 편은 아니라 거기에 실려가는, 엷지만은 않은 구름이 만드는 그림자의 명암은

흔들거리는 다리 위에서 한동안 시선을 멈추고 같은 곳을 바라보게 해 준다.

 

무지개빛 스펙트럼뿐 아니라 그 양과 세기만으로도 프리즘처럼 반짝이는 녹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모습은

시야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의 거대한 캔버스에 그리는 액션 페인팅 같은 느낌이다.

게르니카 같은 큰 작품들을 직접 볼 떄의 위압감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다리가 생각보다 높고 꽤나 많이 흔들려서 약간 두근두근하긴 해도

하단부가 워낙 튼튼하게 보강되어 있어서 그냥 재미로 넘길만 하다.

 

가능한 한 지나가는 사람들 방해가 되지 않게 옆으로 물러서서 이리저리 경치를 감상하고 있는데

강의 모습을 보니 세삼스러울지도 모르지만 이곳이 '천혜의 비경'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마음이 간다.

 

물론 환경이 훌륭하게 보존되어 있지만 이곳은 자연유산이 아니라 문화유산이다.

인류의 생활이 퇴적층처럼 시간을 걸쳐 쌓이며 만들어 간,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문화를 가진 곳이지

그랜드 캐년이나 장가계처럼 자연의 힘과 순수성만으로 사람을 압도하는 곳은 아니라는 이야기.

갓쇼즈쿠리 가옥과 푸르른 산맥만 줄창 바라보다가 강에 도착하니, 이곳 역시 사람의 힘으로 이것저것 꾸며진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치수 공사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고, 사람이 사는 마을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가장 인공미가 느껴지는 듯 하다.

 

 

 

물론 자연 경관도 빼어나기 그지없는데, 이곳의 자연은 인간과의 조화로움이 훌륭한 평가를 받는 것이고

야생에 가까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사람이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모습은 의외로 상냥해진다. 이곳도 그런 풍요로움과 포근함이 느껴지지만

워낙 보기가 좋아서일까, 문득문득 홋카이도의 시레토코가 생각이 나기도 한다. 그쪽은 세계자연유산이라 정말로 야생을 그대로 간직중이라서.

이것도 좋은 의미에서의 아쉬움이라 다행이다. 시레토코를 생각나게 할 만큼 이곳 풍경이 뛰어나다는 뜻이니까.

 

 

 

다리를 건너면 마을 입구를 알리는 소박한 토리이(鳥居)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의도적인 연출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마을은 다리를 건너기 전까지 나무숲으로 시야가 막혀있어

다리를 건너서 이곳에 도착하면 조금 전까지와는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도 든다.

 

「国境の長いトンネルを抜けると雪国であった」(국경의 긴 터널을 벗어나자 눈의 나라였다) 라는

카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의 첫 장면이 워낙 유명해서, 이제 일본인의 유전자 속에 그 심상이 박혀버린걸까.

장소와 장소 사이의 경계를 넘어가는 순간의 극적인 심상 변화를 실생활에서도 구현해 놓은 듯한 이곳 시라카와고의 입구.

 

날씨도 좋고, 세계 어디서나 한창 연휴 시작중일 시기라 사람이 적지는 않은 편이다.

벌써 구경할거 다 하고 돌아가려는 사람도 있고 더운 날씨에 땡기는 빙수를 그늘에 앉아서 퍼먹는 사람들도 있다.

일본은 빙수 종류가 꽤나 명확히 갈리는 편이데, 밖에서 간단히 사 먹는 빙수는 얼음에 달콤한 식용색소만 뿌른 녀석이고

까페에서 메뉴로 나오는 녀석은 단팥, 떡, 과일 등등 다양한 데코레이션으로 무장한 녀석이다.

 

까페에서 돈 좀 주고 먹는 빙수는 일단 얼음 갈아내는 수준부터 굉장한 녀석들이 많아

TV에 소개되기도 할 정도의 유명 빙수 얼음은, 마치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하듯 얼음을 만들어 겨우내 보관하고

여름이 되면 출하하는 장인정신의 산물인 녀석도 있다. 1년에 단 한번만 먹을 수 있는 비단같은 식감의 얼음이라고.

 

본인은 식용색소 넣은 얼음조각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이런 곳에서는 빙수를 잘 먹지 않는다.

 

 

 

갓쇼즈쿠리 가옥의 밀집도만으로 따진다면 좀 전의 민가원이 훨씬 높다.

실제로 사람이 살아가는 마을이기 때문에 전부 갓쇼즈쿠리 가옥에 산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처음 마을로 들어오면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일본 시골의 마을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곳의 생명력 넘치는 환경이 주위를 감싸주니, 특별할 것 없는 모습이 굉장히 특별하게 보인다.

 

 

 

강설 대비책이 예전에 비해 좋아졌고, 농촌 마을역시 핵가족화가 가속되고 있는 요즘이라서

몇몇 갓쇼즈쿠리 가옥들은 지붕만 억새일 뿐 거의 일반적인 현대식 주택의 형태와 닮아가고 있다.

 

에도시대부터 절경으로 유명한 관광지였기 때문에 일본인들에게는 익숙한 곳이었지만

정작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가혹한 자연에 힘들게 맞서고 있었고

근대화 이후 빠르게 건축 기술이 발달하자 개조되거나 버려지는 갓쇼즈쿠리 건물도 늘어갔다.

 

1976년 중요전통건물보존지구로 지정되고, 199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됨에 따라

이 곳은 현대와 과거의 숨가쁜 발전상의 중간 즈음에서 시간이 정지된 듯한, 한 폭의 그림으로 남아있다.

 

 

 

아직까지 마음속에 남아있는 생활 습관이 발현도고 있는 것일까.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고립된 마을일수록 사람들 손재주가 좋다. 뭐든 스스로 만들고 수리해야 했으니까.

지금처럼 그러지 않아도 될 만큼 발전한 마을이라도, 대대로 내려오는 습관은 남아있는지

여전히 시골 사람들은 필요한 거 직접 만드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장담하는데 이 폭포형 음료수 냉장연못(?)은 가게 주인이 직접 만들었으리라.

더운날 보고 있으니 참 시원해 보이는데, 가격이 좀 비싸다. 관광지가 원래 그런데다가 시라카와고는 교통도 불편하니 어쩔 수 없다.

 

지불은 가게 안의 레지에서 해 달라고 적혀있다.

그냥 가져가 버리면 어쩌나 싶은데, 관광지의 격식이라고 할까, 그런 짓을 해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만한 곳이 있는 반면

왠지 사고치거나 비행한번 해 볼만한 공간이 아니라는 묘한 경직감이 느껴지는 관광지도 있는 법.

 

 

 

자연 풍경이야 어느 계절이나 아름답지 않을 때가 있을까만은

시라카와고의 특징인 갓쇼즈쿠리 가옥의 특이성을 생각해 보면,

이곳은 다른 정원이나 시골마을과 달리 가을의 정취가 상대적으로 덜할 듯한 느낌이 든다.

사방에 침엽수가 많고, 눈이 내리기 전의 갓쇼즈쿠리 가옥은 마치 털갈이 전의 북방여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것만 같아서.

아마 논밭에서 익어가는 황금빛 곡식들의 모습이 그나마 최고의 계절이라는 가을의 면목을 세워주지 않을까.

 

물론 가을에 와 본적이 없으니 그냥 상상일 뿐이다. 이 풍경을 보고 있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갓쇼즈쿠리 가옥의 상당수는 민박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기 어려운 이곳에서 여행자들이 머물고 싶은 곳이라면 단연 갓쇼즈쿠리 가옥일테니까.

본인은 쿄토에서 옛 건물 민박을 실컷 즐겨봤으니 충분히 실감했지만,

이런 가옥은 체험적으로 숙박해 보기엔 좋지만 편리함과 편안함을 추구하긴 힘들다.

방음시설 전무에, 화장실 욕탕은 시간별로 공동 이용이니까. 좋은 점은 화덕에 둘러앉아 모르는 사람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것 정도일까.

숙박시설이라 보다는 방 딸린 인터내셔널 까페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사람 사는 세상이야 다 그렇겠지만, 관광지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다.

관광객과 현지 주민들은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다. 서로서로 얻을 걸 얻어가는 관계이기 때문에 배려심 역시 동등한 레벨이어야 한다.

 

관광객들이야 뭐, 쓰레기 버리지 않고 낙서하지 않고 돈 좀 많이 써주고 가는것 정도겠지만

이쪽 사람들이 관광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상당히 많고 세세하다. 특히 재화를 판매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판매 전략 자체가 공격 수단인 동시에 관광객에 대한 배려로도 이어지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다.

 

보기 좋게 진연될 상품들, 호기심을 끌어들일 마스코트의 배치, 가게 주변의 깔금한 청소 등등

여기까지가 손님을 맞이하는 가게의 배려심이라 할 수 있는데, 이곳에는 마음에 드는 또 한가지가 있다.

2층 창문 옆의 에어콘 실외기 설치 장소를 이곳 분위기가 잘 맞는 나무 판대기로 둘러싸 놓은 점.

크게 드러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도 발견하면 뿌듯한 배려심이

나같이 여기저기 둘러보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본은 맨홀뚜껑에 특징 집어넣는게 관광지에서는 거의 일상화 되어 있다.

내 생각에, 전국 관광지에 놓여있는 다양한 맨홀 뚜껑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관광상품화 하면 꽤 잘 팔릴것 같은데.

500원 동전크기로 만들어 놓으면 다녀온 관광지만큼 전리품이 늘어가니, 관광청 같은 곳에서 시도하면 어떨까 싶다.

 

 

 

민박집은 그냥 가정집을 살짝 개조만 해 놓은 모습이라서 부담이 없고 정겨운 느낌이다.

단지, 이런 곳의 이득을 극대화 하려면 적어도 해당 국가의 언어를 조금이나마 할 수 있는게 좋다는게 함정.

 

본인 경우엔 비슷한 민박집에 들어가서 처음에 아주머니한테 말 잘 터놓으면

외국인이 말 잘한다는 징검다리 효과 덕인지 굉장히 호의적으로 대해 주시기 때문에

맛있는 것도 하나 더 챙겨주시고 하는 일도 어렵지 않게 일어난다.

 

한국의 시골이나 일본의 시골이나 근본적인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은지, 나이드신 분들은 의외로 말상대가 없어서 쓸쓸해 하신다.

 

 

 

손님이 사용하는 민박이지만, 동시에 평생을 생활하는 자기 집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민박들의 분위기는 더없이 정성스럽게 손질되어 있음을 느낀다.

꽤나 더운 여름인데도 아직 제대로 덩쿨이 자라지 않았던 게 좀 신기했지만

워낙 빨리 자라는 녀석이니, 한 1주일만 지나면 시원한 차광막이 하나 마련될 듯 하다.

 

교통이 워낙 불편한 곳이라, 버스로 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이미가 없지만

자가용으로 민박하러 오는 사람이 꽤 많기 때문에 주차 문제는 나름 고민을 하게 만든다.

다리 건너기 전의 버스 정류장 옆에는 꽤나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자가용으로 온 관광객들은 단순히 시라카와고 마을 한 곳만 둘러보는게 아니라

그쪽 계곡길에서 이어지는, 자동차 없이는 가기 힘든 거리의 천연 온천여관이나 명산 트래킹 등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민박집에서 제공해주는 주차장을 사용하는게 제일 편리한데, 장소가 장소다 보니 그런 주차장은 매우 협소하다.

 

2011년에는 그 탓에, 농지로 등록된 땅의 일부분을 주차장으로 개조해 사용하다가 적발된 민박집이 신문기사로 나오기도 했다.

전통가옥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농지의 용도변경 역시 철저한 조사를 통한 허가가 있어야만 가능한 곳이다.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시라카와고의 거리는 단순하다.

자동차가 다니는 중앙 도로와 그 옆에 난 자그마한 산책길 두어 개가 전부.

 

이곳 큰길로 나오자 비로소 관광객들이 생기있게 돌아다니며

그런 일말의 번잡함을 포용하고도 남는 푸근한 흑갈색 건물들과 푸른 산덩어리가 저 멀리 펼쳐져 있다.

가게가 많지만 물건을 사고 싶은 생각은 없고, 마을 전체의 분위기를 눈 속에 각인시키려고 노력하며 앞으로 나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