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od For Fun'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8.03  무더운 엄니 생신엔 전복 32
  2. 2012.06.28  뭘 이런 것까지... 20
  3. 2012.06.21  다기다기닭 12
  4. 2012.06.18  대왕토마토 29
  5. 2012.06.13  더운날엔 수제비 12
  6. 2012.04.10  봄의 만찬을 흡입 14

 

어제가 엄니 생신이었습니다.

엄니께서는 전반부(점심)엔 친구분들과 식사 한끼 하시고

후반부(저녁)에는 가족끼리 한끼 하기로 햇죠.

 

저보고 뭐 먹고싶은거 없냐고 하시는데, 엄니 드시고 싶은거 드시라고 의견 제출을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나온게 영양가 만점 전복요리였죠. 해수전복 본점이라고, 대구 시내에서 전복요리는 제일 잘하는 편에 드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요즘 영계, 해삼, 전복, 버섯, 낙지 등등을 푸욱 고아내는 소위 용궁탕, 영양탕 등의 음식점이 많아지는 편인 듯 한데

해수전복은 흐름에 관계없이 오래전부터 충실한 전복요리를 내 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당히 입맛 까다로운 부모님께서도 이곳만큼은 딱히 불만을 표하지 않으시는 것만 봐도.

 

물론 그만큼 가격은 무시무시하니, 자주 갈 수 있는곳은 아니죠.

그래도 엄니 생신이니 인정사정 볼것 없습니다. 일단 전복찜 부드러운 맛을 한접시 주문합니다.

 

 

 

전복찜은 부드러운 맛과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저희 가족은 위에 부담가지 않는 부드러운 맛을 항상 선택하네요.

만드는 방식은 전가복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엄니께서는 주문하면서 '전가복 주세요' 라고 하셨을 정도니.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면 맛은 꽤나 다릅니다. 이 가게는 어떤 요리에서도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과장없이 재료의 향을 살려주는군요.

그리고 전가복보다 해산물의 양이 적고 버섯종류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한국식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양파도 매우 많이 들어갑니다.

전 양파의 단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버섯과 양파의 대량 투입으로 그 특유의 단맛이 오히려 중후한 느낌을 약간 헤치는 경향이 있네요.

맛이 강하지 않아서 전복보다 레어아이템인 송이버섯의 향도 나름 살아있고, 즐기기엔 참 좋지만 맛 벨런스가 약간 아쉽습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는 면에서는 훌륭히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요리지만, 아무래도 양파가 너무 많이 들었군요.

하지만 요리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따로 찍어먹을 간장이나 소스가 준비되어 있지 않고 적당히 간이 들어있습니다.

 

 

 

 

소스 한방울 남김없이 전복찜을 싸그리 청소해 버린 후 전복곰탕을 주문합니다.

찜을 먹은 후 한 사람당 탕 한그릇씩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두 그릇을 주문합니다. 알아서 세그릇으로 변환해 주십니다.

 

탕이 나오기 전에는 식사류에 맞게 반찬도 새로 나오는데요, 종류는 그리 많지 않아도 모두 짜지 않고 정갈한 녀석들입니다.

 

해수전복은 여러 지점이 있습니다만, 저희 가족은 본점만을 고집합니다. 이곳이 제일 정성들여 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엄니께서는 다른곳의 해수전복은 이름만 같지 아예 다른 가게라고 말씀하실 정도니...

화학조미료가 몸에 나쁜건 아니지만, 평생 입에 대질 않다보니 조미료 맛에 굉장히 민감한 가족들이라서

반찬을 포함한 이곳 음식 전반에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금방 알아챌 수 있군요.

 

왠지 모르겠지만 전복찜에 들어가는 낙지류만이 국산이 아니라고 적혀있는것 같던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것까지 맞추기는 힘이 드는 듯.

 

 

 

 

적당히 속을 든든하고 뜨끈뜨끈하게 해줄 만큼만 전복곰탕이 나옵니다.

전복 볶아보신분들은 알겠지만, 전복만으로는 육수를 우려낼만큼 맛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한방재를 포함해 다른 여러가지 것들을 사용해서 육수를 내고, 그 안에 전복을 몇 마리 넣는 방식이죠.

 

기름기도 적고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면 크어~ 하는 추임세가 나오는 그런 시원묵직한 맛입니다.

이것도 간은 맞춰져 있어서 따로 소금이 필요하지 않지만, 취향에 맞춰서 파나 고추를 넣어 먹을 수 있습니다.

매콤 칼칼한 맛도 좋겠지만 전 위에 부담없는 구수한 맛이 좋으니 그냥 이대로 먹습니다. 밥은 그냥 거들 뿐이죠.

 

 

 

전복이 많이 들긴 했지만 당연하게도 그리 크지는 않은 양식전복입니다.

하긴 여기에 제대로 된 자연산 전복을 이만큼 넣으면 가격은 수십만원을 돌파하지 않을 수 없으니.

 

백발백중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저 내장만 먹어봐도 이게 양식인지 자연산인지 대강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고기의 질감과 맛은 년수나 덩치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서, 같은 크기라면 구분하기가 쉽지 않지만

뭘 먹고 자랐는지를 금새 알 수 있는 내장은 정말 맛이 다르더군요.

 

더워서 잠도 깊게 자지 못하는 날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이렇게 튼실한 영양식을 먹어주니 왠지 양기가 보충되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부모님이 워낙 가리지 않고 잘 드시는 편이라서 보양식이란게 의미가 없긴 하지만

요 근래 일주일 가까이는 정말 폭염에 지치고, 에어콘 바람에 지치고, 새벽에 계속 잠이 깨는 나날이 계속되던 터라서

이런 녀석 푸짐하게 먹어준 것은 도움이 된 듯한 기분이네요. 엄니께서는 만수무강하시길.

'Food For Fu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이 많이가는 추어탕  (19) 2012.08.20
말복때문은 아니지만 보양식  (14) 2012.08.12
뭘 이런 것까지...  (20) 2012.06.28
다기다기닭  (12) 2012.06.21
대왕토마토  (29) 2012.06.18

 

 

생일이라서 뭐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는 말씀에 적당히 고민해봤습니다.

사실 밖에서 먹고싶은건 별로 없었지만, 그렇다고 먹지 말자고 말씀드리기도 뭣하고...

 

예전에 피자헛에 직접 가서 피자 먹었을때 아버지께서 맛있다고 호평하시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도 그냥 피자헛 가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배달피자보다는 직접 가서 먹는게 제일 맛있긴 하죠?

 

세명에서 아쉽지 않게 먹으려면 피자 한판 + 파스타 2개 + 윙 10조각 + 샐러드바 정도는 해야 합니다.

파스타중 하나는 토마토소스를 베이스로 한 조금 매운 새우파스타로.

밖에서 먹는 음식이 어디든 다 마찬가지지만, 약간 짠 느낌은 있더군요. 그래도 바로 만든거라 맛은 있네요.

 

 

 

피자는 나오자마자 따뜻할때 먹어야 된다고 후다닥 잘라서 접시에 나눠드린 고로

제 모습을 갖춘 녀석을 찍을 기회따위는 없었습니다.

 

역시 아무리 온도유지를 하느니 뭐니 해도 직접 가서 먹는 피자가 제일 낫긴 하군요.

사실 피자헛 피자는 제가 좋아하는 종류가 아니지만, 대구의 본가 근처에서는 직접 가서 먹을수 있는 곳이 여기밖에 없습니다.

미스터피자가 한군데 있긴 한데, 거기는 꽤나 허벌나게 맛이 없더군요.

 

피자헛 피자는 아메리칸 스타일에 한국식 토핑을 집어넣는 부류라서, 가끔 피자가 아니라 빈대떡 먹는듯한 느낌도 드네요.

 

 

굳이 외식을 한다면 좀 괜찮은 일식집 같은데 가고는 싶은데

요즘 바닷물 상황이 영 좋지 않고 해서, 섭취 횟수를 줄이려고 하다 보니 이곳으로 오게 됐습니다.

 

나이먹어서 생일 대접 받는건 좀 그러니, 아버지께서 맛있다고 하신 곳에 가는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

 

두 번째 파스타는 크림소스 베이컨 파스타로군요. 순서를 생각하면 이게 먼저 나와야 하는것 아닌가 싶은데...

직접 말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음식이 한꺼번에 와르르 쏟아지니 따뜻할 때 처리하는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메뉴얼에 없는 접객을 바라는건 무리니까, 사실 주문할 때 조금씩 텀을 두고 가져오라고 말을 했어야 했네요.

 

 

 

언제부턴가 피자헛 피자를 먹을때면 꼭 빠지지 않고 먹어대는 버팔로 윙.

제가 원래 닭을 좋아하기도 하고, 덥썩덥썩 반찬 느낌으로 집어먹기에 적당한 크기를 하고 있어서일까요.

 

그나저나 예순 넘기신 부모님이나 저나 입맛 없다고 음식 남기는 일은 없으니 그건 참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나이 드시면 더더욱 걱정이 되는데, 입맛 없어지는건 정말 좋은 현상이 아니니까요. 두분 다 다이어트를 고민하시고 있긴 하지만.

 

 

 

저것들 다 흡입하는 와중에도 전 꾸준히 자리를 떠서 샐러드바를 침략중이었습니다.

샐러드바 6접시 + 요구르트 2잔씩 싹싹 비우셨네요. 이래도 되는건가 싶었는데, 결국 제가 제일 먼저 배가 차서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아마도 저 녀석 때문인 듯 합니다. 패션 후르츠라는 중남미 열대과일인데, 기이한 모습도 모습이지만 상당한 신맛을 자랑하더군요.

 

적당히 달달하면서 혀를 자극하는 신맛때문에 묘한 중도성이 있어서 자꾸 퍼먹게 되는데, 그러면 속에서 바로 반응이 옵니다.

아직까지 이곳 피자헛 이외의 장소에서는 본 적이 없는 과일이라서, 이곳에 오면 이걸 중점적으로 먹게 되네요.

 

 

 

얼핏 보면 올챙이 알처럼 생겨서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만

과일은 뭐든 좋아하니 개의치않고 숟가락으로 마구 퍼먹습니다.

 

이 사진 보고 있으니 그 신맛이 기억에 남아서 입안에 침이 도는군요.

마트같은곳에서도 파는걸 본 기억이 없어서, 이 녀석을 어디서 좀 더 사먹을 수 있을까 생각중입니다.

저거 먹으려고 피자헛까지 갈 수도 없고.

 

암튼 배터지게 먹고 돌아와서 배출도 몇번 하고, 엄니께서는 속이 좀 안좋아지셨는데...

피자헛 때문이라기보다는, 아마도 그 전 산행에서 먹었던 비빔밥에 육회가 들어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7천원짜리 비빔밥에 육회라니... 육회가 필수적으로 가져야 할 신선도와 퀄리티를 생각하면 납득이 안가는군요.

전 육회를 먹지 않습니다. 한국의 외식업체는 기본적으로 절대로 믿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제대로 조리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요리라면 그냥 먹겠습니다만, 육회같은건 한국 외식 시스템상 무리라고 봅니다.

물론 먹고 멀쩡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느냐와는 별개의 문제죠.

 

암튼 다 큰 자식 생일도 챙겨주시고 여러가지로 만감이 교차하는 하루였습니다. (며칠 지났지만)

빨리 부모님 크루즈 세계여행이라도 시켜드려야 하는데...

'Food For Fu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복때문은 아니지만 보양식  (14) 2012.08.12
무더운 엄니 생신엔 전복  (32) 2012.08.03
다기다기닭  (12) 2012.06.21
대왕토마토  (29) 2012.06.18
더운날엔 수제비  (12) 2012.06.13

 

 

예전에 고슷고에 매실원액용 설탕포대를 사려고 갔을 때 닭다리도 사왔습니다.

여러가지 먹는 방법을 고려해 봤는데, 일단 절반은 이렇게 오븐구이로 만들고

나머지 절반은 간장찜닭 비스무리하게 만들어 먹기로 합니다.

 

간장찜닭 비스무리한 녀석은 제가 밖에 나간 사이 엄니께서 만들어 버리셔서 그대로 후다닥 먹어버리는 바람에 사진이 없네요.

그래서 건진 건 제가 만든 이 오븐구이의 흔적밖에...

 

 

 

몇번 만들어 먹다보니 이제 간 조절하는것도 대강 감잡았고, 문제없이 만들었는데

닭 자체의 품질이 그렇게 좋은게 아니라서 아쉬웠습니다. 대형마트 닭 레벨이 이렇게 떨어진건가요.

와인에 두 시간쯤 담궜다가 씻어내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후 상온에서 녹인 버터를 주물주물 발라줍니다.

 

감자를 팬 밑에 두른 후 그 위에 닭을 올려놓으면 육즙이 고스란히 감자속에 들어가서 맛있어 지더군요.

오븐에서 적당히 굽다가 닭을 한번 뒤집어 주고 계속 구으면 손쉽게 완성입니다.

 

 

 

닭의 퀄리티가 그닥 좋지 않아서 그런지 오히려 감자가 더 맛있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햇감자라서 사르르 녹는데, 버터맛나는 육즙까지 듬뿍 흡수했으니, 생크림 케익 먹는듯한 느낌이 드네요.

 

정작 닭다리는 조그만 녀석들 8조각 밖에 없어서, 아버지와 제가 3조각씩, 엄니 2조각으로 순식간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처음엔 이거 다 먹어도 되려나 싶었는데 막상 먹기 시작하니 이건 뭐 간식거리밖에 안되는군요.

가족들 전부 배가 큰편이라서, 이렇게 감질맛나게 조금만 먹는 것도 참 특이한 케이스에 들어갑니다.

 

다음엔 그냥 큰 닭 한마리 사서 조각을 낸 후에 만들어 먹어야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듯.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똥배는 점점 늘어만 갈 뿐...

'Food For Fu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더운 엄니 생신엔 전복  (32) 2012.08.03
뭘 이런 것까지...  (20) 2012.06.28
대왕토마토  (29) 2012.06.18
더운날엔 수제비  (12) 2012.06.13
봄의 만찬을 흡입  (14) 2012.04.10
다기다기닭 :: 2012. 6. 21. 12:05 Food For Fun

 

 

엄니께서 맛있는 토마토 가져왔다고 하시는데

박스를 열어보니 왠걸, 요즘 참 보기 드물던 거대 토마토가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요즘 토마토는 작은게 더 맛있다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한 입에 넣기 편해서 그런지

점점 작아지는 추세던데... 오랜만에 이런 대왕토마토를 보니 참 신기합니다.

 

 

 

크기 비교할만한게 별로 없어서 엄니 휴대폰을 놓고 찍어봤습니다.

단지 크기만 한게 아니고, 저 모양은 이전 소개했던 짭짤이 토마토와 같은 종인 듯 하네요.

맛이 진하고 달달하고 짭쪼름합니다. 크다고 해서 싱겁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휴대폰으로는 크기 비교해도 뭔가 좀 아쉬운 것 같아서

엄니 손에 올려놓고 한장 찍어봤습니다. 이제 크기가 좀 실감이 가는군요.

제 손은 좀 두껍고 큰 편이라서, 제가 잡아봤자 별로 크게 보이질 않을 것 같아서 엄니를 찬조출연 시켰습니다.

 

잘라서 먹어보니 맛도 꽤 좋은 편이네요. 물론 방울토마토에 비해 먹기가 불편한 감은 있지만

사과 하나 깎아먹는다고 생각하고 조각을 내면 덥석덥석 씹히는 느낌이 훌륭합니다. 간만에 맛있는 토마토를 먹었군요.

'Food For Fu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뭘 이런 것까지...  (20) 2012.06.28
다기다기닭  (12) 2012.06.21
더운날엔 수제비  (12) 2012.06.13
봄의 만찬을 흡입  (14) 2012.04.10
구미의 다모아 족발  (15) 2012.04.06
대왕토마토 :: 2012. 6. 18. 10:41 Food For Fun

 

 

밥도 없고 반찬도 살짝 매너리즘이 느껴질 때는

기본적으로 언제나 집에 재료가 갖춰진 수제비를 만들어 먹습니다.

만드는 법이야 워낙 간단하니 딱히 설명할 것도 없네요.

국물 맛이 중요하니 다시마와 멸치 등의 해산물을 넣고 1시간 정도 푹 우려냅니다.

큰 솥에 물 가득 넣고 1/3 정도가 줄어들 때까지 끓이고 또 끓이면 진하게 우러나네요.

좀 낭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듬뿍 넣고 우리기 때문에 어쨌든 맛있습니다.

예전에 그마트에서 샀던 건조 꼴뚜기나 홍합 등도 넣어주면 씹는맛이 가미되기도 합니다.

 

엄니께서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밀가루는 항상 국산 우리밀로만 만듭니다.

계란 풀고 물 좀 부어서 반죽을 만드는데, 요즘엔 운동도 하는 겸 해서 아주 떡이 될때까지 주무르고 패대기를 칩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남은거 다음날 먹을때도 불어터지지 않고 모양을 잘 유지해 주더군요.

가족들 전부 수제비를 꽤나 많이 먹기 때문에 한번 만들면 꼭 조금씩 남게 되는데

이렇게 제대로 패대기를 치지 않으면, 다음 날 죽처럼 변해버리고 맙니다.

 

 

 

숙달된 엄니에 비해 제가 여전히 어려워 하는건 이렇게 쑥쑥 떼어내서 국에 집어넣는 부분입니다.

손에 물을 살짝 묻혀서 떼긴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진득진득해지네요.

엄니는 적당한 크기로 빠르게 쫙쫙 찢어내시는데, 전 손이 커서 그런지 덩어리가 좀 커집니다.

 

 

 

요즘 햇감자가 나와서 그걸 넣어보니 정말 사르르 녹는군요.

작년 감자는 이미 제철이 지나버려서 텁텁하고 딱딱한 느낌이 드는데, 햇감자가 맛있긴 합니다.

펄펄 끓는 국에다가 바로 집어넣으니 대충 던져넣어도 서로 달라붙거나 하는 일 없이 척척 모양이 갖춰집니다.

 

 

 

호박, 당근, 버섯 등등... 몸에 좋은건 다 넣습니다.

여름에 이런걸 한 그릇씩 먹으면 식사가 운동처럼 느껴질 정도로 땀이 쫙쫙 빠집니다만

얼큰한 국물 맛에 입맛 떨어지는 날에도 가족들 모두 무난히 한그릇은 비워내는군요.

 

그 그릇이라는 녀석의 크기가 너무 커서, 항상 과식을 하게 된다는게 조금 서글프긴 하지만

몸에 나쁜건 하나도 안들었으니 가끔씩 별미로 먹으면 좋습니다.

밖에서 사먹는, 조미료 향밖에 안나는 녀석보다는 훨씬 맛있네요.

'Food For Fu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기다기닭  (12) 2012.06.21
대왕토마토  (29) 2012.06.18
봄의 만찬을 흡입  (14) 2012.04.10
구미의 다모아 족발  (15) 2012.04.06
대구 동성로의 한스델리  (11) 2012.04.05

 

 

서울에 도착하니 형수님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간식거리를 만들어 주시는군요.

이제 출산도 그리 멀지 않아서, 위장 저격수마냥 있는듯 없는듯 사라지려고 했는데...

다행히 입덧도 거의 없었고 애는 잘 크고 킥도 잘 날리고 있다고 하시니 다행은 다행입니다.

 

감자전 먹으면서 요즘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들었는데 세상이 좀 바뀌긴 한것 같더군요.

애 하나당 50만원씩 지급되기도 하고, 뭔 초음파도 초정밀 검사에 3D 입체 사진까지 나온다고 하니.

그런데 초음파조차 많이 찍으면 애한테 부담될 것 같아서 조심하는데

확실히 무리가 가는 입체사진까지 찍으려고 안달난 부모들이 있다고 하는걸 보니 세상 참.

 

강남에서 연예인들이 출산했다는 산부인과는 미어터진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으니

애 낳는것도 사치품 경쟁하듯이 소문거리가 되는 걸까요.

 

 

 

2~3살 애한테 짜장면이나 먹이는 어미들 이야기는 자주 들어왔으니 이젠 좀 면역이 되었습니다만

적어도 나중에 '내가 널 어떻게 고생하며 낳고 키웠는데~' 따위의 한탄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내일과 모레 일정이 좀 빡빡해서, 들어오자마자 잠깐 일보러 나가려고 했지만

고속도로 정속주행의 여파로 시간이 많이 간당간당한지라 그냥 내일 열심히 돌아다니기로 합니다.

 

저녁에 칼같이 형님 퇴근후 금새 식사를 뚝딱뚝딱 만들어 주시네요.

매일 이렇게 먹진 않겠지만, 제 나이대에 이 정도 요리가 가능한 것은 자랑할만 하겠죠?

자만은 아니라도 자취 10년 경력의 남정네인 저보다도 월등히 요리 못하는 젊은 부부가 많은건 사실인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대학생 때까지 사과를 못깎아서 어른한테 사과와 칼을 공손하게 내어놓던 동갑내기 여자사람도

주말에 연하남과 결혼하는군요. 이제 사과는 깎을 수 있으려나?

 

 

 

대구 본가에서는 요즘 싱싱한 시금치가 많이 들어와서

근 1주일 가깝게 된장과 바지락, 두부를 넣은 시원한 시금치국을 줄창 흡입중이었는데

여기선 봄의 이미지에 딱 맞은 쑥국을 내 놓으시는군요. 봄이 아니면 맛보기 힘든 국이죠.

 

사진 잘 나오라고 형님이 고추 조각을 위에 올려놨습니다.

 

 

 

원래 이렇게 많이 만들진 않는데 제가 두부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실컷 먹으라고 쌓아두셨습니다.

무김치와 달래무침이 또 봄을 대표하는 반찬이네요. 계절별로 반찬을 로테이션 시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유능하신 듯.

보통 대학생때 자취하다보면 식탁 위에서 계절을 잊어버릴 확률이 매우 높으니까요.

 

 

 

떡갈비 혹은 너비아니인듯. 직접 만드신건지 사오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직접 만들려면 상당히 손이 가는 요리로 알고 있어서... 수제라면 먹기가 좀 아까울 듯.

 

다른건 거의 가리는것 없이 잘 먹지만 양파는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손이 잘 안갑니다.

생양파를 제외하면 사실 못 먹는것도 아니고 내키는대로 먹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아지진 않네요.

어릴적에 트라우마라고 할까 그런게 있어서 아마 감각이 굳어져 버린 듯.

 

 

밤 11시에 출출하다고 형님이 떼를 쓰는 바람에

마침 차도 있겠다 근처 그마트로 휭하니 달려가서 빵과 치즈, 햄 등을 사왔습니다.

며칠전에 개발했다며 자신만만하게 만들어 주는 토스트 피자. 근데 이게 개인 발명품이었던가?

 

식빵 위에 토마토소스를 깔고 모짜렐라를 포함한 치즈 2장을 깔고 얇게 썬 햄과 파슬리를 올려서

예열시킨 오븐에 구워주면 완성... 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서든 다들 이렇게 만드는거 아닌가 싶더군요.

워낙 자랑스러워하니 뭐 맛만 있으면 되지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료를 받을 것도 아니고.

 

저도 피자에 오만가지 야채와 별의 별 재료들 올리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게 좋습니다.

잘 만든 도우와 비교하기엔 식빵이란 녀석은 오븐안에서 금방 수분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그 점이 좀 아쉽지만요.

상온에 둔 버터를 얇게 코팅하듯이 식빵에 두르면 수분 손실을 조금 막을 수 있습니다.

 

오븐이 작아서 간신히 세 조각 만들 수 있었군요. 불행히도 형님 건 바닥에 내동댕이당했지만.

다음날 아침에 형님부부는 대구 본가로 자동차 가지고 내려가기 때문에

고급 가정식 요리는 이 날로 끝이고, 다음부터는 적당히 알아서 찾아먹어야 합니다.

'Food For Fu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왕토마토  (29) 2012.06.18
더운날엔 수제비  (12) 2012.06.13
구미의 다모아 족발  (15) 2012.04.06
대구 동성로의 한스델리  (11) 2012.04.05
김치볶음밥은 다들 이렇게 만드나?  (22) 2012.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