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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12.31  새해엔 복 받을수 있을려나요? 6
  2. 2009.12.28  그렇긴 해 10
  3. 2009.10.22  철분가득 추곡약수터의 약밥 20
  4. 2009.10.21  새벽의 산막골, 바이바이 고양이 10
  5. 2009.10.19  산막골의 밤과 쓸쓸한 고양이 8
  6. 2009.10.17  산막골에서만 맛볼수 있는 진수성찬 12

돌아보면 기쁜 일보다 슬픈 일이 더 많았던 한해였지만
그것마저도 저한텐 과분한 일상이었지 않나 싶네요.

복 받을 일은 한게 없어서 안 줘도 관계없지만...
누가 복을 준다면 로또 당첨 정도 될려나요.

새해엔 남한테 복을 줄 수 있을만한 인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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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베이 피어 39를 지났지
시간은 잘 기억이 안나고 이른 저녁이었어
빨간불에 서 있는 택시를 잡아탔어
주소는 긴가민가 했는데 맞긴 맞더군

택시기사가 바로 말하더라 '이딴 곳에 잘도 왔구려'
다짜고짜 말하길래 왜 그러냐고 묻자 '어디서 왔소?'
이야기를 하자 '그래 휴가 왔다고? 그럼 여기서 뭐 할건지 말해볼까?'

'하루종일 뒹굴면서 술이나 쳐마시겠지'
'당신네들 같은 관광객이 싫다우'
그가 말하길 '세상이 뭔가 잘못 돌아가. 어디나 다 똑같은 인간들 뿐이고'
'옷도 똑같이 입잖아. 다른건 억양밖에 없구만'

'당신네들이 헤엄치는 바다에서 내 식사거리가 올라온다구'
'난 하루종일 택시나 몰면서 냉동생선이나 쳐먹고 살지'
'이제 돈만 밝히는 놈들 뿐이고 아티스트따윈 없어. 당신네들도 돈이나 더 벌려고 이짓 하는거 아냐'

'좋은 하루 보내슈'

그렇긴 해 :: 2009. 12. 28. 02:25 Grinder


산막골을 떠나 돌아가는 길에 다시 차를 세운 건봉령 승호대에서 이상한 글귀를 발견했습니다.
살짝 섬뜩하더군요. ㅡㅡ;
아무 일 없었길 바랍니다.


산막골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위치한 추곡약수터.
철분이 가득 함유되어 있어서 입에서 비린 철 맛이 풍깁니다.
피를 마시는 흡혈귀가 된 느낌. ^^;


그저께 비가 와서 적당히 운치있고 조금은 쓸쓸한 약수터의 모습이었네요.


등산로도 있긴 한데, 굉장히 조그만 약수터라 그리 유명하진 않을듯.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민박도 겸하고 있습니다.


알맨님은 아프리카 계획을 상세히 설명해주셨는데
참, 젊은 나이가 아니면 뛰어들 수 없는 의지와 노력이 느껴지네요.


올해 3월에도 똑같은 곳에서 신기한 전화번호를 가진 이곳을 찍었었는데
떠들석했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세명이서 조용히 걷고 있군요.


별로 쓸쓸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알맨님 등이 너무 무거워 보이네요. 찍사의 실수... ㅡㅡ;


추곡약수터의 철분 가득한 약수로 만든 밥상이 일행을 기다리는군요.
순수 무공해 나물로 이루어진 반찬과 오곡 풍성한 잡곡밥은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역시 재료가 좋으면 조미료따윈 필요 없죠.
사람이 많으면 저것들과 된장 고추장 넣어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이번엔 그냥 주워먹기만 했습니다.


서울서는 맛도 보기 힘든 묵은 김치. 아마 제 나이또래에 이거 먹어본 분이 별로 없을듯.


진득한 된장국과 함께 인심좋은 아주머니의 옥수수 디저트까지 얻어먹고 부른 배를 움켜쥔 채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이리저리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한번 가는 길이 쉽지 않은 산막골이지만
우안선생님 계실 동안에 조금이라도 더 찾아갔으면 좋겠네요.


실컷 수다떨다가 새벽에 누웠는데 잠이 좀 일찍 깼습니다.
일행 분들은 여전히 잠에 빠져계셔서 살짝 카메라 챙겨서 밖으로 나왔네요.
가을이라지만 산막골의 새벽은 무지하게 춥습니다.

관사에서 폐교로 내려와서 주섬주섬 카메라를 꺼내고 돌아가기 전 감성샷이라도 찍어볼까 싶어서 이리저리 돌아봅니다.


어제의 숨가빴던 흔적이 드러나 있습니다.
처음엔 배불러서 먹을 수 있나 싶었던 볶음밥도 돌판 달달 긁어가면서 먹었네요. ㅡㅡ;


7시 반쯤 되었는데, 역시 농촌 어르신들인지 벌써부터 뭔가 들고 많이들 나가시더군요.


원래 사람 많이 올 땐 운동장 한 가운데서 캠프파이어를 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일행은 아니지만 누가 하고 갔던 흔적이 남아있군요.
장작 역시 거저 생기는 건 아니라서 다음에 올땐 저희들이 힘좀 써야 할 듯.


한여름에 오는건 모기때문에 조금 성가실 수도 있죠.
산막골의 진가는 추운 날씨에 발휘된다고 봅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구워먹는 삼겹살, 캠프파이어, 난로, 뜨끈한 온돌 등등...


폐교가 된지 오래된 터라 아이들이 놀던 흔적에는 세월이 덧씌어져 있네요.
우안선생님이 조만간 이곳을 떠나실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이 폐교는 더욱 외로워질 듯.


해가 좀 떠오르기 전까진 산막골 전체가 안개로 자욱합니다.
아침의 안개나, 대낮의 시린 하늘이나, 한밤중의 별빛에 쌓인 산막골은 매 시간이 놀라운 풍경입니다.


잘 지내다가 갑자기 불 속에서 명을 달리한 장작 속의 곤충들에게도 애도를... ㅡㅡ;


사람 인기척을 느꼈는지 고양이가 다가옵니다.
애교를 가득 담은 울음소리. 이 녀석 원래 이렇게 사교성이 풍부하진 않았는데 실은 내숭쟁이였을지도.


사료를 좀 먹다가 어제 저희가 광란의 파티를 벌였던 돌판 위에 남은 밥풀떼기를 핥아먹네요.
원래 고양이 몸에 좋은 음식은 아니지만, 어차피 공기좋고 물좋은 이곳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녀석인데
가끔 사람 음식 먹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겁니다. 가둬놓고 기르는 고양이도 아니라서 알아서들 살겠죠.


교정의 비탈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길래 슬쩍 옆에 다가가 앉았더니 금새 무릎 위로 올라와서 잡니다.
50분 정도 가만히 앉아서 얕게 그릉그릉거리는 고양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네요. 행복했습니다.


10시쯤 되니 몸도 춥고 해서 다시 관사로 들어갔습니다. 일행들이 자고 있는 옆방에서 E-Book 이나 읽으며 졸다가 깨다가 하니
어느새 10시 반. 알맨님과 나침반님이 벌떡 일어나서 후다닥 짐을 챙기고 떠날 준비를 합니다.


돌아갈 때 항상 추곡약수터에서 밥을 먹기 때문에 아침은 따로 필요없네요.
이제 한동안 고양이가 쓸쓸해 하겠구나 싶어서 마지막까지 몸을 쓰다듬으며 놀아줍니다.


조금 만져주니 제 마음을 알았는지 알아서 들어누워 포즈를 취해주는군요.
다음에 만날 때도 건강하게 잘 놀고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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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강원도 산골은 서울보다 추위가 빨리 오더군요.
우안선생님이 떠나시고 폐교를 차지한 일당(?)들은 마음가는대로 횡포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폐교 안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난로를 때우고 이야기를 나누니 금새 밤이 되었네요.
마을 분에게 반 강제로 밤까지 뺏어와서 뜨끈해진 난로 위에 올려놨습니다.
연신 '감자와 고구마를 가져올걸'을 연발하면서. ㅡㅡ;


거의 그믐에 가까운 달이라, 저 전등을 끄면 계단 밑이 암흑의 바다처럼 시커멓게 보일 정도로 불빛 한 점 없는 밤이었네요.
부드럽게 귀를 자극하는 벌레 소리와, 낯선 냄새때문에 왠종일 짖어대는 개 소리만 빼면 고요 그 자체였습니다.
서울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뻥 뚫린 공간감에서 느껴지는 고요함은 굉장한 매력이죠.
사하라사막의 밤에서 느꼈던 정도는 아니지만 좀 더 부드럽고 아득한 밤입니다.


야식으로 먹을 라면은 좀 있다 먹기로 하고, 일단은 맛있게 구워진 밤부터 먹었습니다.
직접 구워먹는 군밤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양이 적어서 아쉬울 뿐입니다.


이런 곳에선 그저 이야기하고, 커피 마시고 군밤 먹고 해도 즐거울 뿐이지요.


폐교 안을 둘러보다 생각에 잠기게 하는 사진도 보고


재미있는 애들이 올려져 있는 난로. 그림이 되더군요.


낮에 그렇게 먹었는데 어째 그리 배가 꺼지는지.
세명이서 무려 5개나 라면을 먹으려고 작정했습니다.
부엌에서 끓여도 되지만 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밖에서 먹는 재미를 놓칠수는 없죠.


밤의 산막골은 으슥한 가로등 불빛 말고는 암흑천지입니다.
보름달이 뜰 때는 인공적인 불빛이 없어도 환하기 그지없는데, 이번엔 그믐이라 정말 어둡더군요.


라면을 끓이고 있으니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습니다.
반쯤 야생, 반쯤 집고양이로 우안선생님 근처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네요.
삼겹살을 구울 때면 슬그머니 나타나서 앵앵거리는데 이번엔 나타나지 않아서 좀 의아했습니다.
나타나는게 좀 늦었네요.


우안선생님한테 딱 붙어 사는 녀석은 아니고, 산에서 쥐나 새나 잡아먹고 가끔씩 폐교앞에서 사료도 얻어먹고 하죠.
우안선생님이 병원에 입원하셨던 기간동안 꽤나 쓸쓸했는지 굉장히 반가워하면서 의자 위로 올라와 몸을 비비댑니다.

저 말고 다른 두분은 고양이를 안좋아하셔서 저 혼자만 이녀석과 놀아줬네요.


어엿한 아들녀석도 있는데, 그녀석은 완전 야생이라 사람 소리만 들려도 도망가버려서 사진에 담을수가 없었네요.
낮에 왔으면 삼겹살 꽤나 얻어먹었을 텐데 뭐 하고 있었을까요.


고양이는 혼자서도 잘 살수 있다지만
사실 사람과 함께 지내던 고양이는 사람이 없으면 상당히 외로워합니다.

예전엔 만지는걸 은근히 싫어해서 슬쩍 도망가곤 했는데 오늘은 자기가 적극적으로 애교를 부리네요.


오랜 기다림 끝에 라면이 만들어졌습니다. 고양이한테 줄 수는 없지만 사료도 공급해 줬고, 돌판에 남은 음식도 알아서 먹을테니 안심.
물과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소화도 잘 되고, 낮에 그렇게 먹었는데 라면 5개 정도는 금새 해치울수 있었습니다.


은박지에 싸서 난로 속에 집어넣어놨던 군밤까지 마지막 후식으로.
장작 향이 느껴지는 바싹 구워진 군밤을 찬바람에 식혀서 먹으니 그야말로 천국입니다.

먹고 이야기하고, 한동안 가만히 고요를 즐기고, 또 이야기하고 하면서 새벽을 넘긴 후 내일 아침을 기약하며 잠자리로 들어갔습니다.
5~6시간 전부터 미리 아궁이에 불 지펴놓은터라 뜨끈하게 달구어진 온돌이 아득하더군요.
냄새나는 이불 속에서 아련한 여행의 추억을 다시 되살리며 모두 금새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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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알맨님이 돌아오셔서 나침반님과 함께 산막골에 놀러갔습니다.
한국화의 대가 우안선생님이 거주하시는 산막골은 인구 30명 정도의 작은 마을로
휴대전화 전파도 통하지 않는 조그만 산골 마을이죠.

산막골에 가는 도중 항상 차를 세워서 풍경을 즐기게 되는 건봉령 승호대. 한국에서 가장 멋진 풍경 중 하나라고 생각.


보통 산막골엔 까페 회원들과 단체로 왔던 일이 많은데, 이번엔 3명이서 조용하고 느긋하게 왔습니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를 먹으며 그저 고요함을 즐기기 위해서.


알맨님이 홀홀단신 아프리카에 뛰어든지도 3년이 되었고, 점점 그 규모나 중요성도 커지는 중이라 할 이야기가 많았는데
승호대 앞에선 그저 풍경만 바라보면 근심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네요.


산막골의 폐교에 도착하면 맨 먼저 하는일이 불 지피기.
우안선생님이 작품활동을 하고 계시는 폐교는 운동장에서 캠프파이어하기 딱 좋은 곳이지만 3명이서 왔으니 그렇게까지는 필요없고

개울가에서 주워온 넙적한 바위를 올려놓고 열심히 장작을 때워서 그 위에 삼겹살을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세상 어디에서도 맛보기 힘든 최고의 고기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전날 밤에 비가 온 터라 불이 잘 붙질 않네요.
불 지피고, 밥 만들고, 상추 씻고, 미역국 만들고 하느라 초반엔 정신없습니다.


7개월만에 찾아간 폐교 안에는 우안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신데다, 원래 있던 전기밥솥이 어디 가버렸는지 보이지 않아서
그냥 솥에 물넣고 가스레인지에서 밥 만들기로 했습니다.
1인분 쌀밥이야 진저리나도록 해먹어 봤는데 6인분 잡곡은 불이나 불조절이 처음이라 좀 착오가 많았네요. ㅡㅡ;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진액. 일단 여기는 공기 냄새가 도시와는 차원이 달라서 (나침반님 표현으로는 필터없이 그냥 들이마시는 듯한 느낌)
사방을 꽉 채운 풀내음에 장작 타는 냄새가 어우러져 그저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집니다.


우안선생님이 지난 번 심경색으로 쓰러지신 후로 그림을 배우는 제자분들이나 사모님께서 집안일을 하러 자주 오신다네요.
원래 부엌에 있던 밥솥은 우안선생님 방 안으로 옮겼다는데, 이미 만들고 있었던 중이라 그냥 허탈한 웃음만.
냉장고에 있던 미역과 멸치, 황태로 미역국 뚝딱 만들어서 식사 준비 끝냈습니다. 이제 구워진 고기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릴 뿐.


쓰러지신 후로 살도 좀 빼시고, 음식량도 조절하시고 짠 것도 줄이셨다는 우안선생님.
그냥 봐서는 지난번보다 더 건강하신 것 같은데, 아무튼 건강하셨으면 좋겠네요.


제자분들은 갓 피어난 국화꽃을 따고 있습니다. 국화차도 만들고 손님들에게 선물도 주기도 하고 하려고.
오색찬란한 향기에 국화까지 더해지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향기의 향연이 벌어졌습니다.


사진으로 표현하기 힘든 국화의 아름다움에 더해
미술에 조의가 있는 분들이 사진빨 잘 나오게 하려고 국화를 이리저리 세팅하시는 바람에 오히려 부담 백배.


빛의 방향과 구도까지 생각해 가며 간만에 살떨리는 촬영을 했습니다. 마음에 들 만한 건 별로 안나왔지만... ㅡㅡ;


돌판이 꽤나 두꺼워서 달궈지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일단 한번 달궈지면
기름기는 밑으로 줄줄 흐르고, 아무리 구워도 타거나 늘어붙지 않는 최고의 불판이 탄생하죠.


마늘과 버섯, 김치등은 은박지에 싸서 은근히 굽습니다.
그때서야 고구마와 감자를 사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참 아쉬워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저 숯불에서 구워먹는 고구마와 감자는 별미중의 별미인데 말입니다. 밤의 대화시간에 위장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었는데. ㅡㅡ;


교대로 고기 구워가며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상추에 쌈장, 김치, 마늘과 함께 고슬고슬한 잡곡밥과 잘 구워진 삼겹살을 싸서 입에 넣을 때의 기분은~


6명이서 삼겹살 세근은 그리 많은 양이 아니지만 밥과 미역국이 꽤나 많아서 배불리 먹고 먹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어떤 방법을 써도 이 맛을 재현할 수 없다고 자신합니다.
알맨님 말마따나 여기는 공기마저도 양념이 되는 곳이니까 말이죠.


배는 터질 것 같은데, 남은 밥과 이제껏 은박지에서 잘 익혀진 김치와 버섯을 섞고, 고추장을 듬뿍 넣으면
오리지날 숯불 돌판 볶음밥이 완성됩니다.
 
은박지에서 넘쳐흐를듯한 팽이버섯의 액즙이 저 위로 쏟아질 때의 모습은 저절로 입에 침이 고이게 하죠.


정말 저걸 어떻게 다 먹나 막막할 정도였지만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금새 해치워 버렸습니다.
아마 여기서 밥 먹어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실 내용일 듯.

배에 부담가지 않고 언제까지나 들어가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음식입니다.

이 날은 우안선생님께서 폐교에서 주무시지 않고 제자분들과 함께 떠나는 터라 산막골에서 처음으로 일행 셋이서 보내는 밤을 맞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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