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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2.11.12  휴일김밥 35
  3. 2012.10.02  추석 잘들 보내셨는지 24
  4. 2012.08.20  손이 많이가는 추어탕 19
  5. 2012.08.12  말복때문은 아니지만 보양식 14
  6. 2012.08.03  무더운 엄니 생신엔 전복 32

 

 

갈수록 빡빡한 나날이지만 설날엔 그래도 먹을게 많이 들어와 좋습니다.

전 좋아할게 아니라, 설날만 지나면 몇kg  씩 늘어나는 체중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말이죠.

 

 

 

엄니 학교 선생님을 통해서 매년 몇 박스씩 주문하는 강정입니다.

늦으면 주문도 불가능할 정도로 인기 메뉴인데, 제가 먹어본 강정 중에서 최상급에 속합니다.

 

이거 먹고 나면 다른 곳에서 들어오는 어떤 강정 세트를 먹어도 맛이 없어서 말이죠.

 

 

 

파래와 유자, 오미자를 섞어 만든 세 가지 종류로 되어 있는데

이게 그냥 보기에만 그럴 듯한 색깔이 아니라 향기와 맛도 굉장히 잘 느낄 수 있습니다.

튀긴 찹쌀은 어떤 방식을 사용했는지 몰라도 퍼석한 느낌 없이 바삭바삭한 과자처럼 씹히죠.

이 녀석 먹은지 5년은 되어가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이것보다 더 잘 만든 녀석은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이거 말고 조금 장르가 다른 유과의 경우, 이 녀석과 등급으로 살살 녹아드는 멋진 녀석이 있긴 합니다만.

 

 

 

만드는 법을 모르는 건 아닌데, 시중의 강정과 이렇게도 차이가 크다는 것은

역시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팍팍 사용한 탓이 클 것이라 예측해 봅니다.

 

그 외에도 분명 튀기는 방식 같은데서 이쪽만의 노하우가 있는 듯 하긴 해요.

맛과 향은 둘째치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보통 저희 집은 이거 너댓 박스쯤 주문해서 두 박스는 집에 놔두고

세 박스는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두 박스 중 한 박스는 차 마시면서 뜯어먹고

나머지 한 박스는 혹시 예상못한 손님이 올 때 드리거나, 무사히 잘 넘어가면 가족끼리 알아서 처리합니다.

 

설날 1~2주일쯤 전에 주문하지만 항상 받자마자 뜯어서 차를 한 잔 마실 수 밖에 없는 마력이 있는 녀석이네요.

 

블로그 찾아주시는 분들 맛있는 거 많이 드시는 설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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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날은 형님이 쉬었습니다.

뭔 당연한 일인가 싶겠지만, 사실 주말도 거의 쉬지 못하는게 지금 현실이라서.

하루 풀타임으로 쉴 수 있다는게 굉장한 사건이죠. 아기가 이제 2달째인데 형수님이나 형님이나 얼마나 서글플지...

 

어쨌든 쉬는 날이 생겼으니 애는 형님이 볼거고, 식사는 형수님이 챙겨주시네요.

저는 평일에도 그다지 도움은 되지 않지만, 어쨌든 일요일이니 좀 느긋하게 지냅니다.

저야 조카를 그냥 귀여워해주는 정도라고 형님은 자기 자식 노이로제 걸릴 정도로 좋아 죽으려니까요.

 

점심때 형수님이 김밥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한번 만들어 먹기에는 꽤나 손이 가는 녀석인데...

 

 

 

옆에는 어묵탕도 따뜻하게 온도를 유지하고 있네요.

식으면 맛없다고 일부러 인덕션에 올려놓는 센스까지.

 

무가 들어가서 국물이 시원시원합니다.

 

 

 

백미를 먹지 않는 집이라 김밥도 잡곡이 들어가 색이 묘하게 되었습니다만

밖에서 파는 일률적인 김밥맛과는 다른 매력이 있어서 계속 집어먹게 되는군요.

살짝 매운 소스를 바른 어묵이 포인트인것 같습니다. 계란말이도 두툼하고.

 

음식 평가하려는 포스팅이 아닌데, 사진 올리고 글 쓰다보면 자꾸 음식의 맛을 되돌리게 되니 저절로 그렇게 되네요.

아무튼 집어먹기 좋은 음식이라서, 자꾸 먹다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 과식하게 되는 무서운 집김밥이었습니다.

 

전 저녁에도 남은거 슬쩍 집어먹었군요. 참아야 하는데 먹기쉬운 김밥이 딱 놓여있으면 집어먹게 되고야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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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김밥 :: 2012. 11. 12. 11:06 Food For Fun

 

추석도 추석이지만 요즘 갓 태어난 조카가 본가로 내려온 탓에

TV 한번 켜지 않는 고요한 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행기도 후딱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역시 조카의 울음소리가 신경쓰여서 머리가 돌아가질 않네요.

공교롭게도 이번 산인여행은 일기장을 놔두고 가서, 그냥 사진 보면서 머리를 굴려야 하는데 말입니다.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 포스팅 구경하러 가는것도 영 여의치 않아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조금씩이라도 인사하러 들를테니 양해해 주시길...

 

어쨌든, 그것과는 별개로 추석때 먹을만한게 좀 들어오는 덕에 맛있게 먹었다는 인증사진이나 한장 남기고 갑니다.

 

 

한달쯤 전에 엄니 지인이 미꾸라지를 가득 선물해 주셨습니다.

자기 논에서 직접 잡은 귀한 오리지날이라고 자신만만하게 권해주셨는데요.

요즘 시중에 돌아다니는 건 99% 중국산이라서 확실히 귀한 녀석이 맞긴 한데...

 

잠깐 서늘해졌나 싶더니 다시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시작되는 대구라서

과연 추어탕을 해 먹을수 있을것인가 한참 고민했지만, 더 묵혀둘수도 없어서 일단 시작해 봅니다.

 

 

 

일단 각종 야채를 살짝 데쳐서 깨끗하게 씻는 일에서부터.

그냥 한두끼 먹을 정도만 해버리면 그럴 걱정이 없지만

미꾸라지 양도 상당히 많고, 여러번 해먹기가 영 귀찮아서 한꺼번에 큰 한솥 만들어 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후반부엔 야채들도 곤죽이 되어버린다는 슬픈 전설이 있긴 하죠.

 

 

 

살짝 데치기만 하는 것이니 물을 바꿀필요 없이 그냥 계속 씁니다.

지금 보이는 저 큰솥에 추어탕을 끓일 예정인데, 저거 크기가 어마어마하거든요.

 

아마도 4~5일간은 삼시세끼 추어탕만 먹게 될 듯. 중간에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먹어줘야 질리지 않겠군요.

 

 

 

일단 해감은 다 한녀석을 보내주셨으니 잘 씻어서 삶습니다.

만들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원래 추어탕은 손이 상당히 많이 가는 녀석이라서

귀한 녀석 선물해주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받아놓고도 이걸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지역별로 만드는 방식의 차이가 큰 음식이기도 하죠.

이쪽에서는 뼈째로 갈아서 넣는 방식인데, 다른 곳에서는 갈아넣지 않고 그냥 통째로 넣는 곳도 있다고 하네요.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지만 왠지 통째로 국 속에 떠다니는 녀석을 보는 건 왠지 사양하고 싶습니다.

 

 

 

이 날도 35도까지 올라가고, 폭염경보 발령까지 나서 아주 쪄 죽습니다.

엄니와 저는 그냥 땀을 물처럼 쏟아내면서 열기 앞에 서 있죠.

 

미꾸라지 삶는 동안 삶의 활력을 위해서 복숭아 하나 깎아먹어줍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저한테 엄니는 뭔 식당홍보 사진 찍냐고 하시는군요.

 

 

 

재료도 대강 다 삶았습니다.

사실 여기서부터가 진짜 고역이었는데, 옛날엔 마늘 빻듯이 열심히 손으로 갈아버렸기 때문에

먹다가 잔뼈 안걸리게 하려면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열심히 갈아야 했으니까 말이죠.

 

엄니께서는 그거 힘들어서 추어탕 만들기 싫다고 하시니...

물론 요즘에야 제가 하겠습니다만,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 그짓 하고 있으면 이건 뭐 극기훈련이 따로 없죠.

 

 

 

그래서 문명의 이기를 빌리기로 했습니다.

믹서기가 아주 작아서 여러번 나눠서 갈아야 하지만, 손으로 빻는것보다는 훨씬 편하겠죠.

물을 약간 넣어서 갈면 더 잘 갈린다고 합니다.

 

왠지 저런 모양의 투명 컵에 넣어놓으니 음식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좀 그로테스크하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잘 갈려서 다행입니다.

잔뼈 나오지 않게 멈췄다 돌렸다를 반복하면서 꼼꼼하게 갈아버립니다.

잘 삶은 녀석들이라 순식간에 죽이 되어 버리는군요.

 

 

그래도 꺼진 불 다시보자고, 체에 걸러서 남아있다 싶은 것들을 다음에 다시 넣어 갈아버립니다.

이걸 예전엔 전부 손으로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런지...

 

한때는 뼈를 발라버리고 속살만 넣기도 했는데, 건강 생각하는 엄니께서 칼슘덩어리 뼈를 버리는건 아까워 하시더군요.

어쨌든 예전보다는 편해졌지만 그래도 이 더위에 계속 작업을 하다 보니 샤워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미꾸라지를 다 갈아버리고 본격적으로 끓여내기 시작합니다.

그 사이에 추어탕에 꼭 필요한 다진 양념도 만듭니다. 추어탕 맛이나 냄새나, 사람을 좀 가리는 편이라

잡내를 없애줄 여러가지 양념이 꼭 필요하죠. 고추나 후추나 초피가루나...

 

여담으로 초피가루를 엄니께서는 제피가루라고 하시더군요. 사투리인 듯.

 

 

 

이제 신나게 끓이기만 하면 됩니다. 추어탕은 진득하게 오래 끓여내야 맛이 우러나기 때문에

끓었다고 바로 먹을 수는 없죠. 최소 2시간 정도는 계속 끓여내야 겨우 첫 그릇 먹을 수 있을 정도.

 

엄니께서는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허기진다고 하십니다. 엄밀히 말자하면 전해질 불균형 때문에

식은땀이 나는 현상입니다만, 아무튼 추어탕이 완성되기를 기다리기엔 배가 너무 허하군요.

 

 

 

그래서 추어탕은 끓게 놔두고 대충 남아있는 반찬 후다닥 긁어모아서 밥 먹습니다.

저는 며칠전 순두부집에서 무료로 가져가라고 놔둔 비지로 만든 비지찌게를 먹었죠.

두부보다 비지를 좋아하는 타입인데, 시골에서 직접 만든 비지보다 영 맛이 없어서 좀 아쉽긴 합니다.

 

비지란 녀석이 워낙 빨리 상하고, 두부를 직접 만들어야만 손에 넣을 수 있는 귀찮은 녀석이라서

요즘 좀처럼 제대로 된 비지를 접하기가 힘드네요.

시골의 작은할머니가 많이 만들어 주셨는데, 이제 연세가 있으셔서 힘들고... 아파트에서 두부를 만들수도 없고.

 

 

 

결국 추어탕은 저녁 8시가 넘어서야 한그릇 할 수 있었습니다.

조미료는 일절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오리지날 추어탕이로군요.

 

식당의 추어탕과는 맛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미꾸라지 특유의 씁쓸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감칠맛 넘치는 가게 추어탕맛에 길들여져 있다면 아마 이건 맛없다고 못 먹을 사람도 있을 듯.

 

하지만 미꾸라지를 쏟아 부어서 만든 탕이 이 정도인데, 가게에서 조미료 없이 그 맛 내려면 한그릇에 15000원 이상은 족히 나가죠.

뭐라 말하기 힘든 묘한 맛이 추어탕의 특징입니다. 조미료를 넣으면 그런 조합된 맛이 싹 사라져 버리니 영 어색합니다.

후추 치고 초피가루 치고 다진 고추 넣고 밥 말아서 먹어주니, 지방 제로에 단백질 든든한 보양식이로군요.

 

8시라도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라, 땀 줄줄 흘려가며 극기훈련하듯이 먹어치우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한그릇 비우는 건 일도 아니고, 이게 소화가 워낙 잘되서, 몇시간만 지나면 배가 허전해지죠.

그래서 밤 12시쯤 한그릇 더 비웠습니다. 이 날은 잠을 잘만한 날이 아니어서... 엄니께서는 기쁘지만 많이 속상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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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형수님 출산일이 얼마 안남아서 가족 전부가 한번 들렀습니다.

처음 몇개월동안은 정말 변화가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좀 무서울 정도로 빵빵하시더군요.

애는 건강하게 잘 크는데 형수님 체중이 늘질 않아서, 애가 움직이는게 밖에서도 보입니다.

 

예전에 본 프로메테우스 생각이 나서 살짝 섬찟하기도 했지만, 그건 제가 출산경험이 없어서겠죠.

 

암튼 엄니 생신날 근처에 올라간 터라, 조촐하지만 맛있는 케이크도 먹었습니다.

굉장히 맛있었지만 케이크 전체가 저 오레오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정말 어마어마한 칼로리를 자랑할 듯.

 

엄니 생신이라고 해서 촛불을 팍팍 박아버리는건 엄니가 싫어하실것 같다고 형수님이 그냥 한개만 준비하셨습니다.

이런 센스가 세상 살아가는데는 꼭 필요하죠.

 

서울서는 여의도 근처의 꽤 괜찮은 고기집에 가서 고기도 먹고 그랬습니다만, 사진 찍은게 없으니 이 정도로...

 

 

 

며칠 지나서 대구에 이모가족이 찾아왔습니다. 여러가지 볼일이 있는데 겸사겸사.

미국 유학중인 사촌동생도 한국에 돌아왔기 때문에, 더운날 원기보충이라도 하자고 하시네요.

 

며칠 전 포스팅에 소개했던 해수전복에 가고싶다고 하셨는데, 공교롭게도 저희 가족은 거기서 먹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저기 알아보고 그것과는 좀 다른 의미의 보양식을 하는 곳으로 장소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나름 깔끔한 음식을 자랑하는 곳이죠.

 

그 집에서 가장 고급요리진 용궁약탕은, 미리 예약해서 주문해놔야지 먹을 수 있는 요리입니다.

가장 큰 특대사이즈가 20만원 (부가세 별도인듯) 인데, 소고기 뜯는것에 비하면 양도 많고 값도 싼 편이네요.

6명이서 먹어도 배가 상당히 부를 정도로 양이 많으니 어찌보면 그렇게까지 비싼 건 아닐수도 있겠습니다.

 

요리 자체는 간단한데, 한방 육수에 온갖 해산물이란 해산물을 다 집어넣고, 오리 한마리 넣어서 푹 고아만든 탕입니다.

 

 

 

간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알아서 소금 살짝 쳐서 먹습니다.

여름이라고 해서 이렇게 보양식을 자주 먹은 적은 없는데, 올해 대구가 정말 몸에 이상생길정도로 찌는 날씨라서

이렇게 먹어줘도 영양과잉은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엄니께서는 굉장히 기력이 떨어지시는것 같아서 좋은거 많이 드셔야 할 듯.

 

작은 접시에 종업원분이 계속해서 탕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얼핏 양이 적어보여도 이걸 세 접시 이상은 먹습니다.

처음에는 전복, 낙지, 새우, 조개 등 해산물 중심으로 퍼 주시네요.

 

 

 

두 번째 그릇부터는 오리고리를 중심으로 퍼 주십니다. 오리고기는 뼈도 다 발라서 건네주시니 먹기가 편합니다.

이렇게 잡탕식으로 끓여내니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음미하기는 좀 힘들어도

조미료 없이 이 녀석들만으로 우려낸 육수가 꽤나 묵직한 맛이라 마음에 듭니다.

 

순수하게 음식의 레벨로 보자면 해수전복의 전복찜이 더 고급인듯 하지만, 이곳의 음식은 식성 가리지 않고 무난하게 잘 맞겠더군요.

특대사이즈는 5인분이라고 적혀있지만, 6명이서 먹어도 충분히 배부를 만큼 양이 많습니다.

 

 

 

재료가 대강 없어지면 육수에다가 잡곡밥을 넣어서 죽까지 만들어 주거든요.

엄니를 비롯한 여성쪽에서는 이 죽까지 먹기가 힘들 정도로 배가 든든합니다.

 

음식 남기는건 용납 못하는 성격이라서 어쨌든 싹싹 긁어먹으려고 제가 몇 그릇이나 더 먹고 먹고 했네요.

제 배둘레가 늘어난다고 해도 어쨌든 음식을 남길수는 없어서...

 

좀 전에 남겨놓았던 오리고기와 해산물 몇점을 죽에 넣어서 같이 먹으니 씹는맛이 있어서 좋습니다.

 

 

 

신나게 먹고 집으로 와서 차를 마시고 잡담시간을 가집니다.

한창 올림픽 중이라서 차 마시다가 거실로 나와서 경기 보다가 하는군요.

대학 1학년인 사촌동생은 어릴적부터 미국서 혼자 학교를 다니다 보니 자립심도 강하고 든든(?)합니다.

 

대학 들어가서는 조정부에도 들어가서 열심히 연습중이고, 성적도 거의 학교 1등에 가까워서 만능의 파워를 자랑하는군요.

영어를 활용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를 공부할 목표로 삼고 있는 아버지께서

네이티브가 왔다고 평소 궁금했던 여러가지 것들을 물어봅니다. 저희 가족이 그 모습을 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지만...

천상 조선시대 양반처럼 평생 방안에서 책이나 훑는 인생이 세상에서 가장 어울리는 아버지다 보니

그걸 옆에서 평생 봐 오는 가족의 기분은... 뭐 대충 아실분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에 돌아온 기념으로 이모가족 전부가 이번에 나온 갤럭시 S3 를 구입했더군요.

칩만 바꾸면 미국에서도 사용가능하니 문제없는 듯 합니다. 기술의 발전이란 참 놀랍네요.

 

하지만 이모는 저희 엄니와 마찬가지로 이제껏 전화만 되는 폰을 사용해 온 터라서

맛폰이란게 뭐에 쓰는건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합니다. 슬쩍 보니 아예 새로 설치한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네요.

 

그럴때는 일단 고스톱 깔아드리고 보라는 진리가 생각나서 무료 버전이라도 설치를 했습니다.

애초에 이모는 고스톱도 거의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라서 이것 역시 낯설어 하지만, 재미삼아서라도 활용을 해 보면 좋겠군요.

 

엄니께서는 S2를 사용하고 계신데, 더 커졌음에도 더 가벼워진 S3가 참 대단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결국 S3가 필요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서 그냥 그렇네 하고 지나가 버리셨지만.

저도 한때 굉장한 하드웨어 매니아였는데 아무래도 스마트폰 세대는 아닌지, 갖고 있는 맛폰으로 최소한의 네트워크 활용만 하고

카카오톡도 한 달에 한두 줄 사용할 정도로 별 의미가 없는 스마트 라이프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냥 기술발전이 놀랍다는 사실 자체를 즐기는 타입.

 

이제 드디어 대구도 폭염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네요. 참 굉장한 나날이었습니다.

제 인생중 이렇게 보양식을 많이 먹은 여름은 처음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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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엄니 생신이었습니다.

엄니께서는 전반부(점심)엔 친구분들과 식사 한끼 하시고

후반부(저녁)에는 가족끼리 한끼 하기로 햇죠.

 

저보고 뭐 먹고싶은거 없냐고 하시는데, 엄니 드시고 싶은거 드시라고 의견 제출을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나온게 영양가 만점 전복요리였죠. 해수전복 본점이라고, 대구 시내에서 전복요리는 제일 잘하는 편에 드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요즘 영계, 해삼, 전복, 버섯, 낙지 등등을 푸욱 고아내는 소위 용궁탕, 영양탕 등의 음식점이 많아지는 편인 듯 한데

해수전복은 흐름에 관계없이 오래전부터 충실한 전복요리를 내 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당히 입맛 까다로운 부모님께서도 이곳만큼은 딱히 불만을 표하지 않으시는 것만 봐도.

 

물론 그만큼 가격은 무시무시하니, 자주 갈 수 있는곳은 아니죠.

그래도 엄니 생신이니 인정사정 볼것 없습니다. 일단 전복찜 부드러운 맛을 한접시 주문합니다.

 

 

 

전복찜은 부드러운 맛과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저희 가족은 위에 부담가지 않는 부드러운 맛을 항상 선택하네요.

만드는 방식은 전가복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엄니께서는 주문하면서 '전가복 주세요' 라고 하셨을 정도니.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면 맛은 꽤나 다릅니다. 이 가게는 어떤 요리에서도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과장없이 재료의 향을 살려주는군요.

그리고 전가복보다 해산물의 양이 적고 버섯종류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한국식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양파도 매우 많이 들어갑니다.

전 양파의 단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버섯과 양파의 대량 투입으로 그 특유의 단맛이 오히려 중후한 느낌을 약간 헤치는 경향이 있네요.

맛이 강하지 않아서 전복보다 레어아이템인 송이버섯의 향도 나름 살아있고, 즐기기엔 참 좋지만 맛 벨런스가 약간 아쉽습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는 면에서는 훌륭히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요리지만, 아무래도 양파가 너무 많이 들었군요.

하지만 요리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따로 찍어먹을 간장이나 소스가 준비되어 있지 않고 적당히 간이 들어있습니다.

 

 

 

 

소스 한방울 남김없이 전복찜을 싸그리 청소해 버린 후 전복곰탕을 주문합니다.

찜을 먹은 후 한 사람당 탕 한그릇씩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두 그릇을 주문합니다. 알아서 세그릇으로 변환해 주십니다.

 

탕이 나오기 전에는 식사류에 맞게 반찬도 새로 나오는데요, 종류는 그리 많지 않아도 모두 짜지 않고 정갈한 녀석들입니다.

 

해수전복은 여러 지점이 있습니다만, 저희 가족은 본점만을 고집합니다. 이곳이 제일 정성들여 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엄니께서는 다른곳의 해수전복은 이름만 같지 아예 다른 가게라고 말씀하실 정도니...

화학조미료가 몸에 나쁜건 아니지만, 평생 입에 대질 않다보니 조미료 맛에 굉장히 민감한 가족들이라서

반찬을 포함한 이곳 음식 전반에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금방 알아챌 수 있군요.

 

왠지 모르겠지만 전복찜에 들어가는 낙지류만이 국산이 아니라고 적혀있는것 같던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것까지 맞추기는 힘이 드는 듯.

 

 

 

 

적당히 속을 든든하고 뜨끈뜨끈하게 해줄 만큼만 전복곰탕이 나옵니다.

전복 볶아보신분들은 알겠지만, 전복만으로는 육수를 우려낼만큼 맛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한방재를 포함해 다른 여러가지 것들을 사용해서 육수를 내고, 그 안에 전복을 몇 마리 넣는 방식이죠.

 

기름기도 적고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면 크어~ 하는 추임세가 나오는 그런 시원묵직한 맛입니다.

이것도 간은 맞춰져 있어서 따로 소금이 필요하지 않지만, 취향에 맞춰서 파나 고추를 넣어 먹을 수 있습니다.

매콤 칼칼한 맛도 좋겠지만 전 위에 부담없는 구수한 맛이 좋으니 그냥 이대로 먹습니다. 밥은 그냥 거들 뿐이죠.

 

 

 

전복이 많이 들긴 했지만 당연하게도 그리 크지는 않은 양식전복입니다.

하긴 여기에 제대로 된 자연산 전복을 이만큼 넣으면 가격은 수십만원을 돌파하지 않을 수 없으니.

 

백발백중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저 내장만 먹어봐도 이게 양식인지 자연산인지 대강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고기의 질감과 맛은 년수나 덩치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서, 같은 크기라면 구분하기가 쉽지 않지만

뭘 먹고 자랐는지를 금새 알 수 있는 내장은 정말 맛이 다르더군요.

 

더워서 잠도 깊게 자지 못하는 날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이렇게 튼실한 영양식을 먹어주니 왠지 양기가 보충되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부모님이 워낙 가리지 않고 잘 드시는 편이라서 보양식이란게 의미가 없긴 하지만

요 근래 일주일 가까이는 정말 폭염에 지치고, 에어콘 바람에 지치고, 새벽에 계속 잠이 깨는 나날이 계속되던 터라서

이런 녀석 푸짐하게 먹어준 것은 도움이 된 듯한 기분이네요. 엄니께서는 만수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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