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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04  대구 장애학생 체육대회 2/2 16
  2. 2013.05.13  대구 장애학생 체육대회 1/2 12
  3. 2012.05.22  킨키 방황 - 오사카 길거리 농구 22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코트를 바꾸기 때문에 저도 슬쩍슬쩍 이동을 합니다.

가능하면 아군인 경북대표팀을 많이 찍어줘야 하기 때문에...

 

가족분들 응원과 관계자 선생님들, 그리고 대회가 열리는 학교 학생들도 조금씩 와서 구경하고 있기 때문에

자리 옮기는게 그렇게 쉽지는 않네요.

 

이때가 5월 초지만, 그때도 대구는 3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 들고 몇번 왔다갔다하니 제가 경기하는것 처럼 땀이 흐르더군요.

 

 

 

농구에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가 리바운드 아닌가 합니다.

일단 슛에 들어가기 까지는 다들 잘 막고 잘 피하고 하는데

골이 튕기고 나면 어쨌든 자기 손아귀에 들어올 때까지 그냥 손만 쳐들고 있습니다.

 

리바운드 제대로 하면 사고의 위험도 높고 하니, 그게 이 애들한테는 더 적절한 행동할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말이죠.

그러다보니 평균신장이 월등히 큰 상대쪽 팀도 별로 장점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덕분에 이긴 것일지도.

 

 

 

3쿼터때 경기대표팀이 많이 따라와서 엄니가 좀 긴장하시더군요.

하지만 많이 따라온게 2배 정도 되는 점수차라서 사실 별로 걱정할 건 없었습니다.

 

전 후반부는 그냥 느긋한 마음으로 사진이나 찍었죠.

경기대표팀의 페이스로는 후반부 내내 골을 넣어도 역전은 힘들었으니까요.

 

 

 

암튼 2 명쯤 되는 경북대표팀의 에이스가 종횡무진하면서 달려갑니다.

성공률은 낮아도, 어차피 다 낮은거 조금이라도 많이 슛하는게 좋죠.

물론 이 둘은 제가 봐도 특히나 슛을 잘 넣는것 같았습니다만.

 

 

 

블로킹도 몇번 성공하긴 했습니다. 상당히 낮은 확률이긴 했지만.

 

짦은 시간도 아니고, 농구가 워낙 체력소모가 큰 편이라서

과연 얘네들 끝까지 다 뛸수 있을까 싶었는데, 에이스급 선수들은 지친 기색도 없이 마구 뛰어다니고

패스를 맡은 선수 한두명을 교체하는 정도로 끝나더군요.

 

경북대표팀 입장에서 본다면, 벤치선수들은 이 애들보다 좀 더 정신지체가 심해서

이렇게 승부가 결정난 상황에서 배려 차원으로 교체를 해 준게 아닌가 싶습니다.

 

 

 

장님 세계에서는 외눈박이가 왕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체장애인 세계에서도 장애 등급에 따라서 학생들의 인지능력은 천차만별입니다.

 

경기대표팀은 사실 특수학교에서 차출한 선수가 아니라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서 차출한 선수들이라서, 특수학교 학생들보다는 지적수준이 조금 높은 편이죠.

하지만 특수교육 받아보신 분들은 다들 아시듯, 자기 자식이라고 무리해서 일반학교 집어넣어봤자 득보다 실이 큽니다.

 

뭐, 그게 경기결과하고 관계가 있는지 까지는 제가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룰만 외울수 있다면 농구라는 경기는 지적 수준보다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만이 성과를 가져오니까요.

나이는 둘째치고, 체력이 비슷하고 농구 경험이 별로 없는 일반학생들과 붙어도

이 학생들이 쉽게 지지는 않을겁니다. 그만큼 운동이란건 확연히 연습량이 눈에 들어옵니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는 지적장애가 조금 심한 학생인데

그래도 배운건 열심히 배웠는지, 큰 키와 덩치로 상대방 막아서는건 잘 하더군요.

그것도 공 들고 달려오는 학생만 골라서 떡하니 막아서는걸 보면, 학생 부모님도 대견해 하시지 않을런지.

 

 

 

종반부에 다다르자 엄니께서도 큰 걱정없이 관전하고 계십니다.

뒤족의 여성분은 엄니 학교 선생님이신데, 아기를 데리고 오셨더군요.

훗날 알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아이들 코치 하시는 선생님의 와이프분이라고 하십니다.

아마 두분 다 선생님이신 걸로... 학교에서는 그런 커플이 꽤 생기죠.

 

 

 

작전타임을 상당히 자주 부르기 때문에 그때마다 수고해주신 스탭분들 사진도 담아봅니다.

물론 저작권(?) 보호를 위해 앞모습은 건너뛰고 뒷모습만 올려봅니다.

 

선수들 모습은 당연하게도 책임자인 엄니의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렇게 올리는 것이죠.

 

 

 

두 배에 가까운 점수차로 경북대표팀이 승리했습니다.

사실 경기 전까지 감독 선생님조차 이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하실 만큼

겉으로 보이는 전력차가 상당했던 터라 걱정도 했습니다만, 낙승으로 끝났네요.

 

그래도 하라는 대로 인사도 잘 하고, 난투극 같은거 없이 잘 끝났습니다.

 

 

 

전국체전이라 선수들은 며칠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고 인솔교사의 지휘 아래 지정된 숙소에서 생활합니다만

일반 학생들이 아니라서 인솔교사분들의 마음고생은 말이 아닐듯 합니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이런 대회를 위한 숙소따윈 어디에도 없으니

항상 위태위태한 모텔같은거 빌려서 아이들을 숙박시키고 있죠. 괜찮을지 걱정도 됩니다.

 

이겼다는건 아는지, 학생들 되게 좋아하더군요.

엄니께서는 감독 선생님 불러서 애들한테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주라고 좀 쥐어주셨습니다.

사진 찍느라 고생한 저한테는 아이스크림 사주지 않으시던데.

 

 

 

승리한 기념으로 밖에서 기념 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우승까지 했다면 아마 교내 복도에 크게 장식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다음 준결승까지 승승장구하던 이 팀도, 결승전에서 맞붙은 서울대표팀에에 참패를 당해서...

 

교육은 일반인이나 장애인이나 마찬가지로 지방과 서울의 격차가 하늘과 땅의 차이입니다.

점수차조차 묻지 말아달라고 감독선생님이 말씀하셨으니.

그래도 잘 했죠.

 

 

 

대회가 3시 넘어서 끝났는데, 엄니하고 저는 그날 먹은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돌아오는 도중에 적당히 뭐 좀 먹어볼까 하다가, 길가에 오리구이집이 보여서 들어가 봤습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오리 꼬치구이로군요. 더운 날씨에 늦은 식사인데도 사람들이 아주 바글바글합니다.

바로 앞이 대구에서 산책장소로 유명한 앞산이라 그런 걸까요.

 

 

 

요기하려고 들어간 것 치고는 좀 제대로 된 식사였습니다만

아침도 안먹고 오후까지 농구 응원하다 보니 배가 많이 고팠습니다. 오리 한마리 정도는 그냥 흡수해 버리죠.

 

양쪽에 숯 넣어놓고, 꼬치를 중간에 끼워서 빙글빙글 돌립니다. 어느정도 익으면 철판위에 돌려놓고 마무리.

오리고기는 기름이 매우 많이 나오기 때문에 버섯이나 마늘 구워먹는 맛도 있죠.

 

인건비를 줄이려고 반찬을 더 먹으려면 직접 가서 덜어먹으라는 가게인데

마늘만큼은 꼭 주문해야만 가져다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냥 덜어먹어서는 수지가 안맞는 것이겠죠.

 

 

 

나름 희귀한 부위인 염통을 중앙에 놓고 한장 찍어봤습니다.

맛과 향은 살코기에 비해 떨어지지만 쫄깃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죠.

 

엄니하고 둘이서 한마리를 뚝딱 해치워 버렸습니다. 사실 80%는 제가 다 먹은거지만.

 

 

 

밥만 시키면 오리탕은 무료로 따라옵니다. 어차피 꼬치구이를 만들려면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는 녀석이라서.

 

하지만 의외로 탕 안에도 살점이 붙어있는 오리뼈가 꽤나 보이더군요.

국물만 떠먹을 필요 없이 고기 뜯어먹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국도 음식점 치고는 그다지 짜지 않아서 시원하게 퍼먹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온 가게인데 고기보다 탕쪽에 합격점을 주고 싶군요.

 

대구는 이번 5월에 장애인 체전과 학생체전 등 전국체전이 많이 열려서

더운 날시에도 불구하고 시내 학교 곳곳이 활기를 띄고 있었습니다.

평소엔 한산한 월드컵 경기장도 꽤나 성황을 이뤘구요.

 

모텔같은 숙박업소는 대실이 아니라 숙박쪽이 이득이 될지는 모르니 뭐...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의 노력과 교육의 대단함을 몸소 체감할 수 있어서 뿌듯했네요.

전혀 갈 생각이 없었지만, 같이 가자고 바람을 넣어주신 엄니께도 감사의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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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제 7회 전국 장애학생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엄니께서 특수학교 다니고 계시기 때문에 저한테도 아주 먼 이야기는 아니죠.

 

일단 대구에서 타 지역 참가자들을 맞이하는 형태라서

엄니께서는 휴일에도 여기저기 나가시면서 인사드리고 돌아보시느라 좀 바쁘십니다.

 

일요일엔 엄니 학교 학생들 농구경기가 있어서 저하고 같이 가보자고 하시길래

카메라가 녹슬기 전에 오랜만에 한번 굴려볼까 싶어서 주섬주섬 장비 챙기고 따라갔습니다.

 

 

 

갔더니 애들은 몸 풀고 있더군요. 상대편은 경기도 대표였습니다.

좀 전에 끝난 타 지역 예선을 보니 무시무시한 서울 대표가 타 대표를 66-2 라는 스코어로 압승했더군요.

 

어차피 장애학생들 역시 지역격차라는게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만.

그리고 당연하면 당연하겠지만, 관계자들의 이런 경기에 대한 승부근성은 대단합니다.

 

엄니께서 화이팅 한번 해 주시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1층은 경기 관계자 외에는 출입금지라서 2층에서 관람해야죠.

사진은 그냥 양념으로 찍는 것이니 제가 굳이 허락받고 1층에서 정신 사납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코치 선생님 말씀으로는, 상대방 경기도 대표가 꽤나 준비를 해 온듯 하고

신장차이도 눈에 확 드러날 만큼 커서 쉬운 경기는 아닐거라고 하시더군요.

 

경북대표인 이쪽은 엄니학교 학생들에서만 선발해 왔지만

경기대표 쪽은 각 학교의 뛰어난 선수들을 모두 모아서 왔다는 듯 합니다.

 

 

 

체격적으로 불리함은 어쩔 수 없지만

이쪽은 오랫동안 같은 학교에서 쌓은 팀워크라는 게 있으니 그래도 아주 불리하다고만 할 수는 없겠죠.

 

일단 경기는 경기고, 학생들도 이런 데에서는 눈에 띄게 승부욕을 불태우기 때문에

결코 설렁설렁 경기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일반 경기보다 점수차는 많이 나는 편이긴 하죠.

 

  

 

2층에 올라가서 적당히 자리를 잡습니다. 만석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관람하는 사람들은 꽤 있네요.

장애인 체육대회다 보니 심판분 중에는 휠체어를 타신 분도 계셨습니다.

 

학생들이 지적 장애를 겪고 있기 때문에, 일반 팀보다 감독의 지시가 훨씬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끊임없는 반복 연습으로 각각 할 일을 맡아 나가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보다는 훨씬 잘 하죠.

 

 

 

스포츠는 지적 장애학생들의 정서발달에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여건만 된다면 다들 이렇게 어울리게 해 주고 싶지만

사실 여기서 뛸 수 있는 학생들은 그래도 특수학교 내에서 제일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부류라서 아쉬울 뿐이죠.

 

 

 

그런데 생각보다 경북대표쪽이 굉장히 잘 합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나니 체격차이라 그닥 의미가 없는게

얘네들은 디펜스때 적극적인 몸싸움이나 점프 블록 같은걸 잘 안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약간의 방해를 뚫고 슛을 누가 더 잘 넣느냐가 관건인데

엄니 학교 학생들의 슛 능력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저보다는 훨씬 잘 넣네요.

 

 

 

리바운드까지는 아니지만, 일단 골대를 맞고 떨어지는 공이 자기 손에 닿을 위치가 되면

상당히 과격한 골 쟁탈전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상황이 상황이니, 사고 발생을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판분들이 아주 유심히 집중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얘네들은 일부러 몸을 부닥치거나 하지는 않으니 나름 신사적으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더군요.

 

 

 

사실 팀원들간의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져 있어서

패스 하는 학생은 패스 잘하고, 드리블 하는 학생은 드리블 잘 하고 슛 하는 학생은 슛 잘합니다.

 

그런 식으로 나눠보면 일단 저보다 패스 잘하고 드리블 잘하고 슛 잘하네요.

 

엄니가 이끄는 경북대표팀의 학생은, 두 명이 아주 굉장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더군요.

그 중 한명이 저 빨간 머리띠 학생입니다. 거의 올라운더에 가까운 솜씨를 보여줍니다.

 

  

 

경기장 내부는 일단 조명이 환하긴 해도 밖의 화창한 날씨에 비할바는 아니고

멀리 2층에서 조리개 값 낮은 망원 줌렌즈로 사진 담으려니 한계가 보입니다.

 

ISO6400 까지 올려야 간신히 셔터스피드를 맞출 수 있을 정도라서 약간 아쉽긴 했죠.

하지만 경기 사진에 노이즈니 정확한 동체추적이니 따지는 건 프로 프레스 기자들의 몫이고

저는 엄니 학교 학생들의 노력하는 모습만 담으면 그걸로 만족입니다.

 

그리고 고감도의 노이즈도 잘만 조절하면 필름 입자감 흉내를 조금이나마 낼 수 있으니 마음에 드네요.

 

 

 

 

경기대표팀도 결코 떨어지는 실력은 아닙니다만

이쪽의 수비가 빛을 발하는 것인지, 그냥 원정팀 경기의 부담 때문인지

슛이 잘 들어가지 않아서 기회를 빈번히 놓치고 있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경북 대표팀의 슛 결정력이 정말 상당한 수준이라서

저쪽이 못 넣고 이쪽이 넣고 하니 점수차이가 꽤나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시작 전에 애들 덩치를 보고 걱정하시던 엄니께서도 쑥쑥 잘 들어가는 슛을 보고 이제 안심하시더군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학생들이라서 중간중간 타임을 많이 부릅니다.

이 학생들이 코트 안을 전후반 32분을 전부 뛰어다닌다는 것 하나만 해도

아마 응원하러 오신 부모님들은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인터셉트도 많이 나오고, 경기로서의 모습은 뭐하나 빠질 것 없이 잘 갖추고 있네요.

그만큼 심판들의 판정도 가차없습니다.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일반인 농구 룰에 충실하더군요.

 

심지어 감독과 코치 선생님이 흥분해서 잠깐 선 근처로 다가오자 순식간에 제지하시는 것 까지.

 

 

 

저 학생이 엄니 학교에서 투탑을 달리는 실력자입니다.

거의 혼자서 다 해먹는다고 할 정도로, 힘이 부족해서 슛 자세는 엉망이지만 저보다 훨씬 더 잘 넣더군요.

 

격렬한 디펜스가 아닌 한에는 혼자서 상대방 골 밑까지 빠른 드리블이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지적장애인들이라 어떨까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런 학생들의 운동경기는 사실 일반인들의 그것과 거의 다를게 없습니다.

 

차이점이라면 룰 기억을 잘 못한다는 것과, 체력과 체격 차이에 의한 절대적 실력의 부족함 뿐이죠.

누가 시킬것도 없이 정말 열심히 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승부욕은 인간의 본성인 걸까요.

 

 

 

전반전에 점수차가 30점에 육박할 즈음이 되니 엄니께서도 마음을 놓으신 듯 합니다.

딴건 몰라도 슛 결정력의 차이가 너무나 크더군요. 저도 경북대표팀이 이렇게 슛을 잘 넣을줄은 몰랐습니다.

 

선생님들이 지도를 철저하게 해서, 디펜스 할때 다리 굽히고 팔 벌리고 하는 기본동작도 충실히 잘 수행하네요.

잘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이런 거 보시면 이게 지적 장애학생 대회인지 일반 학생대회인지 구분이 되시나요?

 

 

 

명실공히 경북 대표팀의 에이스입니다.

슛 자세는 정말 몸 균형이 휘청일 정도로 엉망이지만 놀랍도록 잘 들어가더군요.

그것도 그냥 서서 점프슛이 그렇고, 레이업까지 부드럽게 소화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습니다.

 

아마 떨어지는 체력으로도 이렇게 열심히 달리고 슛을 넣으면, 그 때의 함성소리가 잊혀지지 않아서 더욱 더 열심히 뛰는 것이겠죠.

 

 

 

대회 중에 가장 많이 나온 실책은 물론 볼을 놓치는 것이었습니다만

일반인 대회와 비교해서 유달리 많이 나온 실책은 하프코드 바이얼레이션이었습니다.

 

학생들이 룰을 잘 모르다보니, 하프코트 넘어오기 전의 팀원에게 패스를 해 버리는 것이죠.

저도 일부러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습니다만, 심판들이 약간이지만 살짝 망설이면서 휘슬을 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런 것까지도 적용해야 하는가 싶었을수도 있겠죠. 하지만 어쨌든 도 대표끼리의 경기이고, 상대방도 조건은 마찬가지이니

정말 한 발만 코트 뒤로 나가있어도 가차없이 휘슬을 부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전 올해 처음이다 싶을 정도로 오랜만에 카메라를 잡았고

동체추적 사용해 보는건 이 카메라 구입후 처음이라서

학생들 농구하는 것보다 더 어색하게, 찍어가면서 간신히 적응해 나가는 수준이었습니다만

일단 경기의 흥이 나서 그런지 열심히 찍었습니다. 후반전 사진은 다음 포스팅으로 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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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임중에 이야기를 나누는 심판들.

개인적인 원한은 없지만, 우연찮게도 심판들이 주로 서 있는 곳이 내가 앉아있는 곳 바로 앞이라서

선수들 잘 따라가다가 갑자기 뷰파인더에 저분 엉덩이가 꽉 차버리는 순간이 몇 번이고 반복되어서 깜짝깜짝 하곤 했다.

그럴때는 카메라 내려놓고 경기 자체를 즐길 수 있으니까 나쁜것만도 아니다.

사진에 너무 신경쓰다가는 축제를 즐길 수 없으니, 그때의 기분을 남기기 위해서 찍는 사진이지 주객이 전도될 수는 없으니까.

 

 

스포츠 사진은 정말로 찍을 일이 없는 나로서는 이번 기회가 꽤나 신선했기에

평소와는 달리 일단 많이많이 찍어보고 훗날 골라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100장 찍어서 10장 건진다는 디지털 시대 찍사들의 이야기와는 달리

잘못 찍혀서 그자리에서 삭제하는 사진을 제외하고는 거의 버리는 것 없이 블로그에 올리는게 전부인데

좀처럼 없는 기회를 놓치기 아까워 할때는 역시 무식하게 찍고 보는게 정답인가보다.

 

 

 

 

 

 

 

손가락 연사로 찍은 드리블 사진.

내 카메라는 연사기능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그냥 셔터 후다닥 누르는게 더 편하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상대를 재치고 파고드는 모습은, 이게 농구하는 맛이구나 하는 느낌이다.

농구 좋아하는 강군도 저렇게 신나게 날뛰고 있었겠지. 지금도 농구 하는걸로 아는데 고질적인 발목 부상은 괜찮은지 모르곘다.

 

 

망원으로 촬영중 자꾸 엉덩이가 확확 들어와서 난감했던 심판.

길거리 농구라고 해도 대충대충 하는건 아니라는 느낌을 갖게 해 준 분이다.

참 열성적으로 휘슬을 불어대니 진짜 경기장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다.

 

바스켓 카운트시 울려퍼지는 휘슬 소리와 동시에 볼이 링을 쑥 통과할 때, 심판도 짜릿한 기분이 들까.

 

 

 

의도한건 아닌데도 카메라에 자주 잡히는 선수가 있다.

틀림없이 주장이라고 생각하는데, 좁은 코트를 종횡무진하며 묘기에 가까운 움직임을 선보여 준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꾸준히 기다렸다면 메일 주소 받아서 사진이라도 좀 보내줄까 싶었는데

이 대회를 끝까지 보다가는 다른 이벤트를 전부 놓치는 꼴이 되어버려서 그럴 수 없었다는게 조금 아쉽다.

 

한국어로 된 이 블로그를 저 사람들이 우연히 찾아오는 기적에 가까운 일은 일어날 것인가.

 

 

 

스포츠는 말할것도 없이 역동적인 녀석이기 때문에

빠른 셔터스피트로 담을 땐 평소의 모습과는 다른 찰나의 순간이 재미있는 경우가 많다.

이어질때는 자연스럽게 지나가지만, 수천분의 1초를 떼어놓고 보면 뭔가 묘한 사진들.

공간과 함께 시간도 함께 붙잡아놓는, 사진이라는 취미의 재미있는 점 중 하나다.

 

 

 

농구에 대해서 잘 아는건 아니지만 TV에서 보던 프로농구에 비하면

볼을 돌릴 때 외곽 선수들이 노마크가 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빈번한 듯이 느껴진다.

슛 성공률이 낮은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가끔씩 의아하다.

 

현란하게 파고들어 성공시키는 슛이 확실히 멋지긴 한데,

외곽에서 깔끔한 포물선을 그리며 기분좋은 철썩 소리와 함께 빨려들어가는 슛도 관중을 열광시킨다.

 

 

 

가만히 서서 슛해도 잘 안들어가는데 팍팍 부딪쳐가면서 바스켓 카운트를 성공시키는 모습은 놀랍다.

재미있게도 프리드로우는 의외로 실패를 많이 하더라.

프리드로우를 실패했을 때, 관객들의 아쉬움 반 웃음 반씩 섞인 웅성임과 선수 본인의 멋적은 표정도 나름 재미있다.

 

 

 

해설자는 아니고 지역연고팀의 매니저? 응원단 비슷한 입장에 있는 분인 듯 한데

시원시원한 목청으로 내지르는 응원 코맨트가 인상적이다. 머리 모양도 인상적이고.

선수들보다 더 신나 보이는 모습을 보면 관객들 기분도 업 되는것 같다.

 

 

 

짧은 경기 하나가 끝났지만 토너먼트전이라 곧바로 다음 팀들이 준비를 시작한다.

아무리봐도 우리 엄니보다 나이들어 보이는 할머니가 열정적으로 관람하는 모습을 보니

응원 강도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뒤지지만, 젊은 스포츠를 이렇게 남녀노소 불문하고 즐기는 모습은 부러울 따름.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된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야 선수라면 당연히 갖고 있는 마음이겠지만

첫 번째 경기 끝나고 나서도 상대 선수들간에 끌어안고 까칠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길거리 농구는 승부 결과만큼이나 그 내용을 즐기는 것도 중요한가 보다.

프로가 아니니까 뭐, 꼭 이기겠다는 비장한 얼굴에 비해서는 훨씬 가벼운 표정이다.

 

 

 

심판이 볼을 위로 던질 때의 긴장감은 농구 초반의 볼거리라고 생각.

볼의 소유권이 특정 팀에게로 넘어가는 찰나의 순간 이후 정신이 번쩍 들지 않을까.

동전던지기로 정하는 공방보다는 훨씬 재미있다.

 

 

 

경기 시작전에 해설자가 하던 말이 있다.

열정적인 응원과 환호성으로 다른 이벤트장의 사람들이 '저기 뭐 하나'라고 발걸음을 옮길 정도로 즐겨보자고.

확실히 다른 이벤트장에 비하면 훨씬 역동적이니까 즐기는 맛이 있다. 해설자들의 고함소리도 맛깔나고.

 

 

 

슬램덩크라는 만화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거라 생각.

그 만화에서 나오던 치열한 리바운드 모습을 한번 담아보고 싶었지만

의외로 골 밑의 싸움이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부상의 위험도 있고 해서일까.

그래도 가끔 훌쩍훌쩍 뛰어올라서 공을 낚아채는 모습을 보고 학생시절 슬램덩크의 추억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농구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가장 헷갈리는 것이 디펜스의 허용 범위.

뭘 어떻게 막아야 반칙이 아닌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몸싸움이 필연적인 경기인데 말이지.

 

강군도 예전에 뭣도 모르는 녀석들은 대놓고 반칙하면서 디펜스를 한다고 짜증내곤 했는데.

 

 

 

심판의 표정, 코치의 표정, 선수의 표정에 미소가 끊이질 않는 걸 보고

이게 길거리 농구의 최대 장점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승패야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스포츠를 다른 조건없이 웃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프로의 세계에서 퇴색되어버리기 쉬운 스포츠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고 있다는 증거일 테니까.

 

 

 

반쪽짜리 코트밖에 사용하지 않는 길거리 농구라서 좀 덜 힘들려나 싶었는데

오히려 그럴수록 선수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힘을 쥐어짜는 느낌이다.

순간이동을 하듯이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나도 왠지 젊어지는 느낌.

 

 

 

사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지적발달도 뛰어다나는 연구결과는 셀 수도 없이 나온다.

찰나의 순간에 상대를 파고드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이런 스포츠 내용을 생각하면 당연할지도.

무엇이든 집중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두 번째 경기가 끝나고 슬슬 일어나서 다른 이벤트장을 찾아가 볼까 싶던 찰나

휴식시간에 소소한 이벤트가 열려서 다시 엉덩이를 붙일 수 밖에 없었다.

 

관객들이 프리드로우를 해서 성공하면 기념 타올을 한 장씩 나누어 주는 이벤트.

좀 쭈뼛쭈뼛할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후다닥 달려나갔다. 특히 아이들이.

조금 재미있었던 게, 왼쪽에 보이는, 개그맨 닮은 어른 아저씨도 상품을 노리고 출전한 사람.

하지만 우선권은 아이들에게 먼저 있었기 때문에 저 분은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

 

상품 수에 제한이 있어서 애들이 전부 다 성공해 버리면 아저씨는 던지지도 못하고 끝날 상황.

 

 

농구하고는 인연이 멀어보이는 꼬마 아가씨도 당당하게 출전.

아마 세간의 관심은 분명 나처럼 이 아가씨가 과연 성공시킬 것인가에 모아져 있었으리라 추측해 본다.

 

 

 

초반의 조마조마했던 마음과는 달리 이 녀석들 어디서 좀 굴러봤는지

단 한번의 프리드로우를 착착 잘도 성공시킨다. 지원자 전체로 봤을때는 거의 80% 가까운 확률로 다들 넣더라.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저씨가 점점 불쌍해지고 있었다.

 

 

 

기대를 모았던 아가씨도 단 한번에 성공시켰다. 정말 농구 좀 해본 솜씨인 듯?

유난히 박수소리가 컸던 것도 아마 나만의 착각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다행히도 몇몇 아이들이 실패하는 바람에 좀 전의 아저씨한테도 기회가 왔다.

타올이 딱 두장 남아서 아슬아슬했는데, 무난히 성공시키고 즐거운 표정으로 타올을 하나 받아간다.

 

 

 

자리를 뜰 찬스를 놓쳐버려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한 경기 더 보기로 한다.

초반에 비해 경기가 무르익어서 그런지, 예전 팀들보다 좀 더 오바액션하다가 슛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게 길거리 농구의 맛이라고 생각. 흥에 맞춰서 즐기는게 관객도 더 즐겁니다.

 

 

 

오바는 둘째치고, 가끔씩 이렇게 깔끔한 장거리 슛이 들어갈 때의 통쾌함은

묵묵히 셔터만 눌러대는 나도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넣는 본인의 기분은 정말 째지겠지.

 

 

 

중간에 마이크가 작동을 하지 않아서 휴대용 확성기로 중계를 하기도 했던 해설자.

확성기로 소리지르는 모습을 보니 시장에서 물건 떨이하는 상인의 느낌이 나기도 했다.

길거리 농구쪽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사람인 듯 하다.

 

 

 

이 아가씨도 관객들의 호응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손에 든걸 빙글빙글 돌리며 응원을 하니 주위에 있는 사람도 웃어준다. 분위기 메이커는 이래서 필요한 건가 보다.

 

 

 

가끔은 아예 심판보다 더 가까이서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한다. 선수들보다 더 눈에 띠는 느낌.

응원 얌전하기로 소문난 일본이지만, 이렇게 막나가기로 치면 한국보다 더한 사람들도 있긴 있다.

 

 

 

슛 장면을 담으려고 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점프를 높게 하는 바람에 윗부분이 짤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런데서 노하우 부족이란게 느껴지는 듯.

 

그래도 상업사진이 아니니까 본인의 추억거리로 삼기엔 크게 부족하지 않은 사진이라 다행이다.

 

 

 

이번 경기는 점수가 잘 나지 않는다. 골 성공률이 낮은 건 역시 오바액션 때문일까.

이 팀중 누군가는 꽤나 인기가 있는지, 골을 잡을 때 환호성이 들리는 순간이 종종 있다.

 

 

 

참 펄쩍펄쩍 잘도 뛴다 싶다.

드리블 중에 갑자기 멈춰서서 그대로 슛하는 순간인데, 그런 과격한 움직임 후에도 이런 포즈가 나오는구나.

 

 

 

표정이 거의 예능인 수준의 선수.

볼을 가지고 있는 상대선수의 웃음보를 공격하는 새로운 기술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어머나스러운 포즈도 사실 이어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카메라의 셔터스피드가 만들어낸, 어딘가 현실과는 조금 일그러진 공간의 매력이다.

 

 

 

이번 대회 첫 덩크가 터졌다. 관객들의 환호성이 거리 전체에 울려퍼진다.

아마 다들 은근슬적 이런 시원한 덩크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잠시 경기가 중단될 정도로 선수들도 서로서로 웃고 즐기고, 관중들은 간만에 소리를 질러댄다.

 

 

 

그 후로 선수들이 필 좀 받았는지, 3경기 동안 한 번도 등장하지 않던 덩크 시도 횟수가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덩크란게 그리 쉬운 건 아닌지 의욕 만만으로 몸을 날린 이 덩크는 허무하게 튕겨나가 버렸다.

선수들의 장난스러운 표정에 민망함이 조금 묻어나지만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었으니 역할은 다 했다고 본다.

 

 

 

이번 덩크도 실패. 역시 아무나 하는 건 아닌가 보다.

물꼬를 튼 건 좋은데 다들 신나게 실패하니까 대회가 점점 묘기대행진으로 바뀌는 느낌.

 

역시 먼저 하는 녀석이 임자인 건가.

 

세 번째 경기가 끝나고 나서 휴식시간을 이용해 슬그머니 일어선다.

난생 처음으로 이런 모습을 담아본 것도 재미있긴 했지만, 일단 다른 이벤트장도 구경은 해 봐야 했기에.

인파는 더더욱 늘어나 있고, 벌써부터 지쳤는지 도로 난간에 걸터앉아서 휴식중인 사람들도 많다.

애완견과 함께 나온 사람들은 신기하게 의기투합했는지 서로서로 모여서 강아지들 귀여워해 주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뜨거운 햇살에 피곤에 찌든 몸이 더욱 무겁게 느껴지지만 축제 분위기 덕인지 아직은 기운이 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