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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 아트피아'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8.30  대구국제재즈축제 - 성기문 하몬드 오르간 트리오 6
  2. 2011.08.27  제4회 대구 재즈축제 - 이바디 16

 

 

24일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관람을 못했고 2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공연에 가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프레스 자격도 얻었고, 5일 전부 관람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맞는 날이 생겨버렸군요.

 

수성아트피아는 대구 재즈축제 공연장 중에서 가장 뛰어난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음악 감상하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이지만, 야외공연이나 소규모 까페와는 달리 지켜야 할 규칙들이 많죠.

프레스 자격이 있어도 공연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최후열에서만 촬영이 가능합니다.

 

뒷좌석에 앉아서 촬영하라고 하셨지만, 그랬다가는 주위 사람들에게 셔터소리로 방해가 될까봐

그냥 혼자 맨 뒷쪽 통로에 서서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삼각대도 없고 300mm 망원으로 촬영해야 위 사진 정도의 화각이 나오는 먼 거리인데다가

제 렌즈는 300mm 에서 조리개값이 F5.6 이 최대인 어두운 녀석이라서 촬영하기엔 참 애로사항이 많은 곳이죠.

그래도 불행중 다행으로 다양하게 변하는 조명중 가장 밝은 녀석이 비춰질 때는 꽤나 밝기 때문에

배경과의 명암차만 잘 보정해 주면 ISO800 에 셔속 1/60 으로 찍을수도 있었습니다.

손떨림방지 기능이 없이는 300mm 에서 1/60 으로 블러없이 촬영하기 힘들지만, 그거 하난 다행이었네요.

 

 

 

조명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연주자의 표정변화에 맞춰 아무때나 찍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대체로 골고루 잘 비춰주시고, 리드하는 파트쪽으로 조명을 맞춰주시니 타이밍을 잘 맞추면 크게 문제는 없네요.

 

촬영 상태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하고, 실은 이 성기문 트리오가 이번 재즈축제에서 가장 기대하던 분들입니다.

성기문씨는 원래 재즈 피아니스트이신데, 원래부터 이 하몬드 오르간을 굉장히 좋아해서 드디어 소원을 푸셨다는군요.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성기문씨는, 개인적으로 한국 최고의 실력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클럽 소공에서 연주하시는 걸 몇번 봤었는데, 정통 재즈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시는 특급 플레이어십니다.

 

그런 성기문씨가 그렇게 좋아하는 하몬드 오르간에 손을 대셨으니, 과연 어떤 음색을 들려줄지 굉장히 기대중이었죠.

프레스를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오늘 공연은 제 돈주고 갈 생각이었는데, 사실 프레스 신청한 것도 이분 공연의 탓이 큽니다.

 

 

 

하몬드 오르간은 그냥 쉽게 말하면 전자오르간인데요, 세계 최초로 출시한 회사 이름이 하몬드입니다.

건반악기지만 피아노와는 느낌이 너무나 달라서 예전부터 재즈에 많이 쓰인 녀석이죠.

다들 어디서든 한번씩은 들어보신 음색인데, 국내에서 하몬드 오르가니스트로 성기문씨보다 뛰어난 분이 있을까 싶네요.

 

 

 

물론 드럼의 박성진씨와 기타의 찰리 정씨도 성기문씨 못지 않게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십니다.

재즈밴드는 결국 실력되는 분들끼리 알아서들 잘 모이시니까요.

 

하몬드 오르간의 녹아내리는 듯한 음색이 빛을 발하는 블루스 계열의 음악을 연주할때면

기타의 찰리 정씨는 왠지 느낌이 에릭 클랩튼과 닮았다는 느낌도 들더군요,

 

 

 

아트피아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도 굉장히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라

약간 분위기가 어색하긴 하지만, 성기문 트리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시카고 재즈의 느낌과 사람 애간장을 사르르 녹이는 블루스의 진득한 음색이 느껴져서

허름한 나무 테이블에 앉아서 칵테일 한잔과 함께 들으면 금상첨화일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필이면 성기문씨 바로 앞에 마이크가 위치하는 바람에 제대로 찍어드리진 못했지만

이번 공연은 촬영보다 감상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오히려 촬영때문에 서 있는게 더 좋았습니다.

발을 들썩거리면서 리듬에 저절로 몸을 맡기게 되곤 했네요.

 

피아니스트 성기문씨는, 음악이 흥에 오르면 아주 폭발적인 연주를 들려주시기도 했는데

베이스 역할도 충분히 수행하는 하몬드 오르간에서는 훨씬 폭넓게 밴드를 어우르시더군요.

음악에 그리 식견이 있는건 아니지만, 성기문씨가 하몬드 오르간을 그렇게 좋아하신 이유는 충분히 알것 같습니다.

 

 

 

드럼의 박성진씨도, 연주를 듣고 있으면 '아니 저런 플레이를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소화해 내다니'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타, 드럼, 오르간만으로 이렇게 공연장이 꽉 찰 정도의 탄탄함을 보여주시니 감동일 따름이네요.

 

 

 

수성 아트피아의 빠방한 시스템으로 성기문씨의 공연을 들으니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듭니다. 작년엔 혹시나 했는데 대구 재즈축제에 나오지 않으셔서 참 아쉬웠기 때문에.

시작부터 이렇게 사람 혼을 빼는 공연을 보여주시니, 다음 밴드들 음악에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하몬드 오르간이란게 그랜드 피아노 저리가랄 정도로 여간 비싼게 아니고, 무게도 어마어마하게 무거워서

공연하실때 이거 갖고 이동하는것도 큰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별로 안 무거워 보일지도 모르지만, 오르간 뒤의 저 나무상자도 세트라서 말이죠.

저게 진공관 앰프라서 한두 사람으로는 절대로 들 수 없을만큼 무겁습니다.

 

 

 

성기문씨 팬이라서 자동적으로 오르간 소리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긴 하지만

다른 세션들도 국내 정상급 실력을 뽐내고 계십니다.

 

사실 한국 재즈계가 너무 척박해서 평가를 제대로 못 받는 것이지

친근하고 조용하게 관객들 근처에서 연주하시는 정상급 플레이어들이 알게 모르게 활동중인곳이 한국이죠.

 

 

 

찰리 정씨의 기타 역시 성기문씨의 오르간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음색을 끊임없이 피로하고 계십니다.

제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연주 스타일도 그렇고, 아무래도 에릭 클랩튼의 느낌이 계속 나는것 같네요.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도 인생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게 블루스라는 음악인데

하몬드 오르간과 묘하게 조합된 블루스풍의 재즈를 듣고 있으니, 모처럼 행복해지는 기분입니다.

 

 

 

공연장 위의 대형 스크린에 비춰진 찰리 정씨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한장 남겨봤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건 제 사진이라기 보다는 카메라에 잡힌 녀석을 그냥 보여드리는 것이니 이해를...

색감은 제가 알아서 흑백으로 변환해 봤습니다만.

 

 

 

이 밴드의 음악은 정말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후회되지 않을만큼 훌륭합니다.

취향을 크게 타는것도 아니고, 한국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호소력이 있더군요.

 

 

 

딱히 활기차게 관객과 토크를 벌이진 않아서 약간 아쉬웠습니다.

오늘은 공연이 세 팀이니, 어제 생각하면 한 팀당 한시간 반씩 공연해도 관계는 없겠는데

아트피아 사정도 있고 그렇게 하기는 힘들겠죠. 곡이 하나하나 넘어가는게 점점 아쉬워 지더군요.

 

 

 

성기문씨쪽 조명 위치가 애매해서 잘 찍히질 않았습니다.

결국 노출을 한스탑 이상 줄이고 RAW 촬영후, 라이트룸에서 암부를 상당부분 끌어올려야 겨우 이런 사진이 나오네요.

노이즈 대마왕인 카메라지만 라이트룸의 성능이 워낙 뛰어나서 어지간하면 적당히 보정 가능합니다.

 

 

 

하몬드 오르간이 꽤나 특수한 악기라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성기문씨 팬이라서 자꾸 그쪽에 집중이 됩니다만

마지막 곡이 끝나는게 아쉬울 정도로 제 스타일에 딱 맞는 음악을 들려주셔서, 앵콜 한두곡은 더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피아노에서, 설명하기 힘든 그윽한 맛이 넘치는 하몬드 오르간으로 변신한 성기문씨는 또 다른 매력이 넘치는군요.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여기저기 공연을 찾아다니고 싶지만, 아직은 대구안에서 입안에 떠넣어 주는 밥만 먹고 있네요.

 

 

 

부디 다음 재즈축제에도 꼭 오셔서 멋진 연주를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참 아쉬웠는데, 올해는 굉장히 흡족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몬드 오르간 재즈를 라이브로 드는건 처음이라서 좋은 경험도 되었네요.

 



그저 무료 공연을 즐기게 된 것이 즐겁고 고마워서 슬쩍슬쩍 올린 사진인데
대구 재즈축제측에서 수성 아트피아 공연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김중화 집행위원장님과 김유림 기획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수성 아트피아까지는 보통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넉넉잡아 40분 전에 출발했는데
정말 어마무지하게 도로가 막히더군요. 가서 인사나 하고 기다리지 생각했었는데
왠걸 공연 시간에서 5분이나 늦어버렸습니다.

초대까지 해주셨는데 죄송하기 그지 없더군요. 김유림님 보고계시면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ㅡㅡ;

사진은 공연장 맨 뒷쪽에서 촬영가능하다고 하셔서 좌석표는 받았지만 그냥 뒤에 서있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촬영 불가인데 특별히 스탭증까지 넘겨주셔서 무난히 촬영 가능했네요.

운이 좋아서 슬쩍 들어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덕분에 공연은 놓치지 않고 전부 감상할 수 있었군요.
첫 번째 공연의 막은 클래지콰이의 호란씨가 참여해서 화제가 되고있는 그룹 이바디 입니다.



음, 제 음악 취향이 호란씨와 그렇게 어울리는 편은 아니지만
기괴한 매력이 살아숨쉬는 코믹스 '에밀리 더 스트레인지'의 번역활동도 하셨고
음악 외적인 부분으로도 참 매력적인 분이구나 해서 관심 갖고 있었던 분이죠.


이바디는 보컬의 호란씨, 드럼의 거정씨, 베이스의 저스틴 김씨로 이루어진 밴드입니다.
호란씨가 소개할 때 이바디가 아니고 삼바디라고 말씀하신 대로(?)
2 + Body 라는 뜻이... 라고 설명하면 또 믿어버릴분이 계실까봐, 그게 아니고

'잔치'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라고 하네요.

게스트로 출연해주신 기타와 키보드 분께서도 멋진 음색을 들려주셨습니다. 이젠 오바디라고 불러야 할까요.


아트피아 공연장 제일 뒤에서, 그것도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이라
딱 제 카메라 장비에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네요.
고감도 노이즈 쩌는 구박이에 최대 조리개값이 5.6 밖에 되지 않는 구닥다리 망원렌즈 하나로
감도 최대한 올리고 노출 최대로 낮춰서 어찌저찌하게 겨우 건져낸 사진들이 요런 것들입니다.

개인 블로그에서 취미로 올리는 것이니 뭐 이 정도면 혼자서 그럭저럭 감상은 가능하겠지만
초대해 주신 주최측에겐 죄송할 따름이네요. 그저 이렇게 포스팅 열심히 해서 홍보라도 해 드려야...


클래지콰이 앨범도 그리 유심히 들어보진 않았고, 이바디라는 그룹의 음악은 이번이 첫 감상이라
섣불리 판단하긴 힘들지만, 클래지콰이와는 방향성이 상당히 다른 음악을 들려주셨습니다.

상당히 차분하고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음악이 주가 되었는데요.
호란씨의 나른하면서도 호소력있는 보컬이 굉장히 잘 어울리더군요.


중간중간 솔로 파트로 들어갈 때면 가슴이 뜀박질 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차분하고 감성적인 음색을 들려주셨습니다.
호란씨의 몽환적인 음색에 자칫 느슨해 질 수도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올려줄 곳은 확실히 올려주는 느낌을 받아서 만족했습니다.


거정씨는 드럼도 치시고 기타도 치시고...

여담이지만, 두 번의 야외 공연에 비하면 수성 아트피아는 음향시설이 워낙 빠방해서
음악 감상에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사운드가 전혀 다르군요.

하지만 야외공연은 그 나름대로 관객과의 소통도 편리하고 분위기 타기 좋기 때문에 둘 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이겠죠.
조금 많이 시끌벅적했던 동성로 야외공연을 제외하면 어느 쪽이든 재즈라는 음악을 즐기기엔 더없이 훌륭한 기회였습니다.


이바디의 음악은 잠깐 눈을 감고 감상하는게 더 좋았다는 느낌입니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부들부들해 진다고 할까요.


보컬이 있는 그룹이라서 당연하겠지만
조명이 호란씨에게 좀 집중되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촬영시에는 조금 아쉬웠네요.
그저 사진이 잘 찍히지 않은 본인의 개인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이바디의 앨범 전체를 들어보질 못해서 뭐라 단정짓긴 힘들지만
일단 호란씨가 이번 공연에 쓰인 음악은 전부 본인들 노래라고 말씀하셨으니 생각해 보는데...

클래지콰이에서 들려운 음악과는 상당히 다른, 서정성이 몇 배는 증폭된 듯한 느낌입니다.
호란씨의 목소리가 이런 음악과도 이렇게 어울리는구나 싶어서 조금 놀랐죠.


음악만큼이나 중간중간 멘트도 나긋나긋하게 말씀하셔서
조금 더 나긋해지면 이소라씨 멘트와 비슷해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 봤습니다.

대중적으로는 역시 호란씨의 위치가 부각되긴 하겠지만
잘 들어보면 밴드 전체의 분위기에 호란씨의 보컬이 잘 녹아들어간 느낌이라
클래지콰이와는 다른, 새롭게 즐길만한 밴드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헐레벌떡 뛰어와 미안한 마음과 쿵쿵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 이바디의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