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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내부 역시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바닥도 그렇고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타워 미니어처가 떡하니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깥 경치 구경하러 와서 특이한 걸 구경하게 되는군요.

 

 

 

에전보다는 좀 넓어진 것 같습니다. 라운지 밑의 식당과 까페도 이름이 바뀐 것 같고.

어느 타워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세계 각국의 유명 타워들과 비교해놓은 그림도 있네요.

사실 자세히 보면 자기 타워쪽에 뭔가 애정이 더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높이별 비율이 조금 이상하죠.

 

 

 

내부 모습은 그렇다치고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유리창은 어제까지 내린 폭우 때문에 중간중간 얼룩이 많이 묻어 있습니다.

실제로 창문 하나를 통해 찍는 사진은 실제 보는 것과 차이가 좀 나게 되더군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얼룩이 적은 곳을 노려서 셔터를 누르고는 있는데, 돈주고 올라온 만큼의 만족감은 얻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하늘이 참 좋았으니 찍으면서 기분은 좋았네요.

 

 

 

아마 지금은 가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 타워 번지점프입니다.

다른 번지점프와 달리 완전한 무중력 점프가 아니라 케이블이 어느 정도 제어를 하는 시스템인 것으로 들은 기억이 나네요.

 

원래 산 위에 세워진 타워라서, 여기서 점프하면 기분이 참 짭쪼름해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웃으면서 점프하는 외국인 사진 옆에 놓인 거대한 꽃다발, 뭔가 좀 기분이 이상하군요.

아무래도 뭔가를 연상시키는 하얀 꽃인데... 개그로 이해하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언제 가동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바깥 풍경을 본다면 진짜 스릴넘칠 것 같습니다.

아직 살아오면서 번지점프는 해 본적이 없어서, 언젠가는 한번 해 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높은곳은 좀 약한 편이라 뛰어내리다가 심장마비 걸리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카메라를 바꾼지 얼마 되지 않아서 렌즈가 하나밖에 없습니다.

이런 곳에는 광각에서부터 망원까지 다양한 렌즈를 들고 와서, 자기가 알고 있는 곳을 골라내 담는 것도 재미가 있는데 말이죠.

 

망원렌즈가 없으니 아쉽지만 그냥 표준화각대를 왔다갔다하며 대구의 전경을 담아봅니다.

도쿄 같은 대도시는 산이 없어서 타워에 올라가도 이런 풍경을 보여주지는 않죠.

 

 

 

타워는 돈 주고 올라와야 하는 곳이라 그런지 밑의 하늘정원과 달리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경치 좋은 곳에 그냥 눌러앉아 수다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진 찍으니 비켜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냥 깨끗한 하늘을 바라보려 왔다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하고 있으니 굳이 사진을 많이 찍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아파트들은 참 재미없게 생겼네요. 구름과 산줄기가 뒷배경을 빠방하게 채워주고 있어서 그나마 볼 만 합니다.

그냥 봐서는 아무래도 서울보다 커 보이진 않는데, 사실 대구 면적이 서울보다 더 크다고 하니 오묘하네요.

 

거대 아파트들 사이사이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주택단지들 모습이 예전 빠져들었던 심시티라는 게임의 발전상을 생각나게 합니다.

 

 

 

고래가 두둥실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은 구름입니다.

사람이 하늘에 대한 갈망을 버리지 못하고 수천년이 지나서야 기계의 힘을 빌어 꿈을 이루었는데

물 속에 사는 생물들은 이미 수만 년 전부터 하늘 속과 같이 3차원 공간을 마음껀 휘젓고 다녔죠.

 

 

 

망원렌즈가 있었다면 아파트쪽의 빛내림을 좀 더 대비시켜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싶습니다.

렌즈라는 건 있으면 별로 쓰지 않아도 없으면 꼭 아쉬운 느낌이 드는 도구죠.

 

카메라 바꾸는데 제일 귀찮은 게 렌즈군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제조사까지 바꾸지는 않고 동일 마운트 모델을 사용하는데, 이번엔 모험심이 발동해서 싹 바꿔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낙후된 느낌이 들지만 원래 두류공원 쪽과 그 일대 대명동 쪽은 대구에서 가장 잘 살던 지역이었죠.

대명동이라는 이름이 서울의 명동보다 더 크고 화려하다는 뜻으로 지어졌다는 말도 있으니.

 

확실히 두류공원과 우방랜드를 양 쪽에 거느리고, 맞은편엔 앞산이라는 훌륭한 산이 버티고 있어서

삭막한 도시 속에서는 그나마 거닐기 괜찮은 곳이긴 합니다. 요즘엔 산보다 강변쪽이 더 조명받는 느낌이지만.

 

 

 

포기한건지 배려한건지 알 수는 없지만 라운지 내부의 테이블은 이미 성한 곳이 없습니다.

이렇게 보고 있으면 참 미개함의 발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수가 없는데 말이죠.

동물로 말하자면 암수컷들이 사이좋게 영역표시 한다고 오줌 갈기는 수준밖에 더 되겠나요.

 

이런 곳이야 그냥 마음껏 새기게 놔 두면 됩니다만, 문화재 기둥에도 이런 짓 해 놓는 꼴을 보면 역시 권장할만한 짓은 아니라 봅니다.

 

 

 

만약 검은 구름과 우중충한 하늘이 사방을 뒤덮고 있었다면

블레이드 러너가 생각났을 만한 풍경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봐도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군요.

 

이렇게 평소 시야와 전혀 다른 높이에서 바라보게 되면, 이 특이한 콘크리트 더미가 나름 매력적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역시 저 안에서 살고 있으면 뭔가 점점 답답해지는 기분을 막을 수가 없네요.

 

 

 

라운지가 높긴 높은데, 높아서 보기 좋은 아래쪽 풍경은 전부 콘크리트라 그닥이고

하늘은 오히려 창문 때문에 밖에서 보는게 더 깨끗하니 그닥 입장료에 비해 만족스럽진 않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도쿄 스카이 트리는 라운지 내부에 다양한 설명과 시각별로 변하는 포토 갤러리와 까페, 기념품점 등 즐길거리가 꽤 있었는데

여기는 그냥 썰렁하기만 해서 풍경 한번 둘러보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네요. 그래서 별로 미련가지지 않고 다시 내려갑니다.

 

 

 

이랜드가 인수한 후 타워 하단부에 개장한 푸드 폴리탄이라는 곳에 구경 겸 들어가 봅니다.

역시 이런 곳에서는 먹는 장사가 최고겠죠.

 

이랜드 역시 부채덩어리인 우방랜드를 그냥 놀릴 생각은 없는지, 대구 시내는 물론 서울 중심가에 내놔도 꿀릴 것 없는 굉장한 규모와 시설을 자랑합니다.

시간이 그런건지 정식 개장 전이라 그런건지 사람은 거의 없어서 묘한 기분으로 가볍게 돌아다닐 수 있었네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으면 사진 찍기는 좀 힘드니까.

 

 

 

가게별로 스타일을 차별화하긴 했지만 푸드폴리탄 전체의 통일감은 느껴지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 패스트푸드 과자 술집 등등 외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장르는 거의 다 입점해 있네요.

 

좀 더 본격적인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푸드폴리탄 외에 뷔페음식점인 에슐리도 위치해 있으니 선택의 여지는 많습니다.

나이를 먹고 대기업들의 흡혈행위에 진저리가 나서 그런지, 대단하다는 느낌 보다는 역시 돈을 쏟아붓는구나 하는 생각이 더 강하긴 합니다만.

 

 

 

조명이나 분위기를 일단 술집 비스무리하게 세팅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거기까지는 괜찮은데, 푸드 폴리탄이라는 곳 전체가 완전히 개방된 하나의 공간이라

뒤에서 왁자지껄하며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술을 즐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애초에 지금은 사람이 너무 적어서 이 쪽은 아예 휴업상태였습니다.

 

 

 

놀이공원도 인접해 잇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인테리어로 무장한 곳도 있더군요.

일단 자주 오지 않는 곳이기도 하고, 해질 무렵까지 사진 찍으려면 시간도 좀 남아있어서

가볍게 뭔가 먹어보려고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있는데 좀처럼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치즈전문점 와인전문점 등 장르는 매우 다양합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다니다 사고나지 않도록 기둥쪽에 완충장치를 해 놓은 것도 보기가 좋군요.

 

치즈 전문점에서는 유럽 사진에서 항상 신기하게 느껴졌던 저 동그란 녀석이 진열되어 있어서 눈길을 끕니다.

유럽의 치즈는 유럽여행 갔던 한 지인이 저 주려고 치즈를 사 놨다가 너무 맛있는 바람에 유럽에서 다 먹어버렸다는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로

그 맛이 기가 막힌다고 하는데, 그런 치즈를 맛보기 전까지는 한국의 치즈에 그리 집착하지 않으려 합니다.

 

 

 

결국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엔 배가 고프지 않다는 점을 들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햄버거집인 글로버거라는 곳을 시험해 보기로 합니다.

이런 쪽에 그렇게 밝은 편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햄버거집이라 살짝 기대를 해봅니다.

 

 

 

버거킹 정도의 가격이라 소위 말하는 수제버거 정도로 비싼 가격은 아니더군요.

놀이공원과 인접한 푸드코트는 가격이 좀 아름다운 경우가 많은데, 생각만큼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적당히 세트 주문해놓고 앉아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이곳은 규모도 꽤 크고 거진 종류별로 있을 건 다 있어서, 한 끼 때운다는 의미로는 대안이 필요없을 정도로 무난하네요.

요즘 어지간히 검증된 곳이 아닌 데서 외식을 하면 속이 영 안좋아서 점점 밖에서 먹는 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만

아이들 데리고 이곳에 오면 일단 먹는 거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햄버거는 롯데리아나 맥도날드의 빈대떡 버거보다는 볼륨감이 있습니다.

중간에 흐트러짐 방지용으로 꽂아놓은 스틱은 별 필요가 없어 보이지만.

양상추는 적당히 아삭하고 양파는 굽지 않은 날것을 얹어 놓았네요. 이건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으니 취향맞춰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패티는 바로 구워서 나오기 때문에 주문 후 시간은 좀 걸리지만 따끈따끈하고 육즙이 적당히 살아있네요.

감자튀김은 일반적인 것보다 좀 굵고 부드럽습니다. 이것 역시 취향따라 갈리는 부분이죠.

 

 

 

패티는 고소하고 조금 덜 짠 대신 치즈와 잘게 자른 피클을 함께 먹어서 맛을 보완하는 듯 합니다.

버거킹급의 맛이지만 바로 만들어 내준다는 점 때문에 약간 더 맛이 있어 보이는 듯한 느낌일까요.

 

적당히 음미하기에 나쁘지 않은 녀석이었습니다만, 이상하게 먹고 나시 장내 가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생양파를 먹으면 그런 일이 종종 있어서 그것 때문인가 싶은데, 재료가 덜 깨끗하거나 한 건 아니었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생양파나 매운 음식에 배가 매우 민감해서 그럴 수 있으니 뭐라 할 순 없군요. 맛은 괜찮았습니다.

 

 

 

배도 채웠겠다 이제 슬슬 노을이 질 무렵이라 다시 하늘을 담으러 밖으로 나가봅니다.

푸드 폴리탄 끝에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거대 마카롱 탑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네요.

 

고급 과자로 유명하긴 하지만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는 그냥 무덤덤한 녀석이기도 합니다.

손바닥만한 마카롱 한두 개가 거의 밥 한공기 칼로리에 육박하기 때문에

저 탑에 보이는 크기의 마카롱이 진짜라면 아마도 괴물같은 칼로리를 자랑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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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에 비가 한동안 오고 난 후 하늘이 매우 맑았습니다.

전날 밤새도록 비가 신나게 내리고, 아침에 하늘이 깨끗해 진 것을 보고 오늘은 카메라를 들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군요.

 

과연 투명한 하늘이 무엇인가 알려주듯히 깨끗했는데 중간중간 아직 남아있던 구름도 반찬 역할을 해서 참 보기 좋았습니다.

직장에서는 사진 찍기도 쉽지 않아서 카메라 갖고 간 보람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네요.

 

 

 

퇴근하면서 하늘을 보니 이거 이대로 집에 들어가면 한동안 후회하고 살 것 같더군요.

저녁이 다가오는데 산을 올라가기는 시간이 좀 애매하고 해서 손쉽게 올라갈 수 있는 두류타워로 향했습니다.

 

요즘엔 두류타워가 아니고 이랜드에서 인수해서 이름이 바뀐 것 같던데, 기억이 안납니다.

하늘 쳐다보러 가는 것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곳이라.

 

 

 

1년 전쯤 하늘 보러 이곳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해서 겉모습은 바뀐 게 없네요.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니 뭔가 대대적으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금새 눈치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랜드에서 꽤나 투자를 크게 했나 보더군요.

 

 

 

더운 여름날 뭔 눈꽃나무와 북극곰이 있나 싶었더니 실내 스케이트장 앞이었습니다.

원래 이런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의아했는데, 거의 개장휴업 상태였던 타워를 환골탈태 시켜놓았더군요.

 

역시 돈의 힘이구나 감탄하면서 스케이트장에 잠깐 들어가 차가운 공기도 맡아보고 했습니다.

 

 

 

역시 이런 곳의 장사는 아이들의 마음을 잡아야 하나 봅니다. 어른들의 돈주머니는 자연스레 따라오니 말이죠.

테지움과 비슷한 느낌으로 추정되는 유로지움이 매표소 옆에서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입장료도 있을 것 같고, 오늘은 하늘을 보러 온 것이니 그냥 밖에서 한 장 찍고 넘어갑니다.

 

 

 

타워로 올라갈 때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드는게 아닙니다만

타워로 올라가기 전 3~4층 정도에 넓직하게 조성된 하늘공원의 모습을 보니 더더욱 돈이 아까워졌습니다.

 

예전엔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느새 어엿한 공원 규모의 광장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네요.

타워 라운지처럼 지저분한 유리로 덮힌 곳도 아니라서 이곳에서만 사진 찍고 놀아도 충분할 듯 싶었습니다.

 

환불하려고 해도 이유가 좀 웃겨서 그냥 올라가기로 했는데, 그 전에 바뀐 타워 주변 모습이나 구경하기로 합니다.

그냥 폼으로만 만들어 놓은 스카이 스테이션인가 싶었는데 여기까지 버스나 자전거로 올라올 수 있는 듯 하네요.

완전한 개장은 아니고 지금도 열심히 준비중인듯 합니다. 덕분에 사람은 적은 편이라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죠.

 

 

 

올해는 생각보다 푸른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하늘은 일 년에 열 번도 보기 힘들었는데, 요즘 가을하늘은 꽤나 훌륭하더군요.

삭막한 도시 생활중에 그나마 이런 하늘이 위안을 주니, 올해는 그래도 좀 흡족한 느낌입니다.

 

 

 

앞으로 무슨 공연이 펼쳐질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저곳에 공연을 위한 무대를 많이 만들어 놓았더군요.

근처에 주거지도 많아서 여름 저녁엔 아이들 데리고 와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다른 쪽 무대엔 사람 키만한 체스말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막상 무대 위로 올라가지 마라는 푯말이 붙어있어서 어디 쓰는건지 궁금할 뿐이었네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푯말따윈 신경쓰지 않고 올라가 체스 옆에서 기념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었지만.

 

 

 

옆에는 밤이 되면 뭔가 빛날 법한 일렉트로닉 허수아비들이 너덜거리고 있습니다.

구름이 적절히 양념된 하늘이 워낙 멋져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만족할만 하더군요.

 

 

 

퇴근 후에나 움직일 수 있어서 가장 쨍할 때의 사진을 남기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런 시간에 왔으니 해가 질 무렵까지는 한번 버텨보자는 생각을 하며 이곳저곳 사진을 담습니다.

 

상당히 투박해 보이는 타워지만 20년전 지어질 때만 해도 참 신기한 건물이었죠.

요즘 와서야 이거보다 더 높은 아파트가 척척 들어서고 있어서, 높은 곳에서 구경하기 위한 목적은 많이 상실되어 가는 듯 합니다.

 

 

 

밑의 놀이공원에서 로프웨이를 타고 저기에 도착할 수 있나 봅니다.

예전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겉치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전혀 기억에 없네요.

 

작년엔 타워에 올라가 풍경만 보고 바로 돌아간데다, 그걸 빼면 제가 이곳을 찾아온지가 거진 15년은 넘었기 때문에

도통 기억나는게 없습니다. 디자인이나 시설들 상태로 유추해서 전부 리뉴얼되었다는 추측을 할 뿐이죠.

 

 

 

낮에 포근했던 하늘과 달리 여전히 맑긴 하지만 점차 구름이 많아지고 바람이 거세어지는 분위기입니다.

내일쯤 되면 또 흐려지거나 비가 올 것 같으니, 좀 피곤하긴 하지만 오늘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놀이공원 이용권이 있으면 저 로프웨이 타고 편하게 올라올 수 있지만

타워만 보러 오는 사람들은 가볍게 산 탄다고 생각하고 걸어오는 것도 좋습니다.

셔틀버스라는게 있긴 한데 시간 맞추기가 쉽지는 않군요.

 

참 대구에서 오랜만에 보는 역동적인 하늘이라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거의 무너질것 같던 예전 분위기와 달리 돈 많은 이랜드가 인수를 해서 그런지 꽤나 있어보이는 곳으로 변신했습니다.

4~5세 아이들이라면 아마 월례행사로 이곳에 가자고 졸라댈 것 같네요.

 

전 뭐 이제 다 늙어서 이런 곳에 와 봤자 사진 찍는것 외엔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만.

이랜드한테 돈 보태주는 것도 별로 탐탁지 않고 말이죠.

 

 

 

타워쪽에서는 지금 야생사진전이 열리고 있어서 그 콜라보 상품이 많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상시 전시인지는 모르겠는데, 시간이 나면 한번 보고는 싶더군요.

이 날은 우방타워가 이렇게 바뀐 줄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냥 무작정 올라온 터라 다른 거 즐길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식당가도 대대적으로 단장했다는 안내문에는 조금 혹해서, 올라갔다가 시간 남으면 한번 구경해볼까 싶긴 했지만.

 

 

 

방금 전까지는 하늘 쳐다보느라 눈치를 못 채고 있었습니다만

무대 앞쪽 광장이 체스판 모양으로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무대 쪽에 커다란 체스말들이 서 있었던 걸까요.

실제로 체스를 둘 것 같지는 않지만 아이들은 점박이 무늬만으로도 신이 나서 돌아다닙니다.

 

 

 

타워가 서 있는 이쪽 부근이 가깝게는 두류공원부터 시작해 조금 떨어진 곳에 앞산까지 보여서 풍경이 참 좋은 곳입니다.

대구는 분지 지형이라 어쨌든 끝자락에 가면 항상 멋들어진 산이 버티고 있다는 게 좋은 점이긴 하죠.

 

도심지는 볼품없는 아파트와 콘크리트 숲이라 위에서 바라봐도 그닥 흥미롭지 않은데

이런 날은 하늘이 양념을 충분히 쳐 주기 때문에 아래 풍경도 덩달아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네요.

 

 

 

스카이 라운지로 올라가려 하니 좀 전에 봤던 사진전 홍보가 눈에 들어옵니다.

내년 1월까지 꽤나 오래 전시하고 있으니 여유 있을때 한번 가 보면 나쁘지 않겠더군요.

위치가 방금 전의 그 유로지움인데, 설마 유로지움 입장료와 사진전 입장료를 따로 받는 건 아니리라 생각해 봅니다.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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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좀 많긴 했지만 청명한 하늘을 보여주던 곳이었는데

타워에 올라가니 저 멀리서 소나기 내리는게 보입니다. 대구 전체가 다 보이다 보니...

항상 올려다보는 하늘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라서, 이럴때는 타워 올라가는 것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관광지 같은 곳에서 타워 올라가면 시간에 차이고 인파에 차이고 해서 질색하는 편인데

좋은 의미가 아니지만, 이곳 83타워는 거의 개점휴업 상태라서 느긋함을 즐길 수 있습니다.

 

 

눈에 익는 녀석들 찾는 재미도 있죠.

유치원때부터 중학교때까지 서식했던 동신점보입니다. 대구에서 엘리베이터가 장착된 최초의 고층아파트였죠.

13층까지 있나 그런데... 자세히 보니 원래 없던 건물이 한 채 더 서있는것 같습니다?

 

원래는 1동 밖에 없는 아파트인데, 주차장과 놀이터 있던 곳에 하나 더 들어선 것 같군요.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제가 있던 시절의 모습과는 좀 다릅니다. 다음에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 할 듯.

 

워낙 오래된 아파트라서, 요즘 아파트에서는 보기 힘든 시설들이 들어있던 곳이기도 합니다.

사용하지 않은지는 오래됐지만, 세탁기 있는 곳에 쓰레기 배출구가 떡하니 있어서 그게 지하 쓰레기장까지 이어져 있었죠.

덕분에 온갖 벌레들과 쥐가 뒤끓는 터라 얼마 지나지 않아 폐쇄해 버리기도 했네요.

 

자살자도 워낙 많아서, 일년에 너댓번은 학교 돌아오면 입구 마당앞에 모래로 뒤덮힌 핏자국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이란게 시작되는 시기부터 서식하던 곳이라 저한테는 마음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인데요.

그래서 가끔 돈이 넉넉하면 그때 그 집을 구입해서 별장 형식으로 가끔 놀러가볼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엄니께서는 좋은 추억이 전혀 없던 곳이라, 그 말을 들으면 아주 질겁을 하시지만...

 

 

 

지금은 미국에 가 있는 강군의 부모님이 거주하시는 곳도 지난번 가봤으니 한 장 남겨봤습니다.

나즈막한 아파트인데, 높이문제때문에 원래 계획보다 낮아졌다고 하더군요.

 

정말 아무것 없어보이는 모습이지만, 그 내부로 들어가면 놀라움이 펼쳐지는 숨겨진 비경입니다.

 

 

 

방향을 돌려서 서울의 강남 역할을 하는 수성구쪽을 찍어봅니다.

원래는 온통 논밭밖에 없던 황무지였는데, 지금은 대구 최대의 부촌이 되어버렸죠.

 

엄니께서도 가끔 농담으로, 그때 땅좀 사놨으면 지금은 억만장자가 되었을텐데 하십니다.

하지만 되어가는 꼴도 강남과 별로 다르지 않아서, 멋들어지게 지어놓은 고층 아파트들은 분양이 안되서 난리중이죠.

 

 

 

왼쪽 하단에 보이는 살색 아파트가 좀 전의 동신점보입니다.

저기 살때 심심하면 올라갔던 앞산의 모습을 오랜만에 담아보는군요.

30분만 걸어가면 등산로에 도착하기 때문에, 잘 나갈때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가던 곳이죠.

 

660m 정도의 높이라서 올라가기도 편하고 경사도 심하지 않아서, 이 부근 사람들의 소중한 휴식처가 되어줍니다.

올라가기 귀찮다 싶을 때에는 중간의 약수터까지만 올라갔다 오기도 했네요.

 

 

 

83층 까페에서 음료수 한잔 마시고 땀을 좀 식힌다음 77층 전망대로 내려왔습니다.

영수증을 보여주면 입장료를 대신하기 때문에 의기양양하게 내려갔는데, 전망대 내부는 그냥 공터나 마찬가지네요.

 

한때 몇 시간이고 줄을 서서 올라가곤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거의 버려진채로 남겨져 있는 모습이 찡합니다.

한국인은 저 포함 너댓 명, 나머지는 동남아시아 인으로 보이는 관광객 여남은 명, 서양인으로 보이는 관광객이 서너 명 정도.

동남아시아 인으로 보이는 관광객은, 꽤나 좋은 DSLR을 갖고 여기저기 신나게 찍어대고 있네요.

 

관리가 안되다 보니 온갖 낙서가 보입니다. 구수하게 사투리 쓰는 미국백인(?)의 천박한 모습이 현재 83타워의 모습이죠.

 

 

 

한국화가 우안선생님이 소양호를 칭할 때 '산첩첩 물겹겹'이라는 문구를 사용하셨는데

지리적으로 보면 대구의 모습도 굉장히 훌륭한 편입니다. 개발이 중구난방으로 되다 보니 매력이 많이 퇴색되긴 했지만

대구의 숨구멍으로 불리는 곳도 점차 개발로 막혀가고 있는 중이라서, 자칫하면 현재보다 더 찜통이 되어버릴지도 모르죠.

 

 

 

좀 전에 비를 뿌리던 거대한 구름이 조금씩 타워쪽으로 이동중인듯 합니다.

타워까지 오기엔 한참 멀었지만, 그 규모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일주일 가까이 엄청난 폭염이 계속되었으니 이제 모인 구름이 한번 내려줄때가 되긴 했죠.

어차피 이건 기온때문에 생긴 녀석이라 한번 쏵 내리고 나면 끝이고, 더위가 가시지도 않지만.

 

이렇게 떨어진 곳에서 24mm 광각으로 담으려고 해도 한 눈에 잡히지 않을만큼 어마어마한 구름입니다.

 

 

 

크기 가늠이 되질 않아서 밑에 도시의 모습을 깔아보려고 노력해도

구름이 전부 담기질 않는군요. 놀라운 모습입니다.

 

16mm 광각이 있었다면 장관을 연출했을 텐데, 전망대는 유리로 막혀있어서 더 뒤로 가면 구조물에 가려버리고 말아서

아무리 애를 써도 이 정도밖에 담을수가 없더군요. 아쉬웠지만 어쨌든 눈이 즐거운 경험 했습니다.

 

 

 

윗부분이 짤렸으니 세로 사진도 한 장.

저 쪽은 지금 소나기가 내리고 있겠지만, 이곳은 아직 말짱하네요.

 

지면에 붙어있을때는 이런걸 보기 힘든데, 높은곳에서 보니 구름의 모습이 좀 더 입체적으로 보여서 좋습니다.

옛날부터 하늘과 가까워지려고 한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군요.

 

 

 

대구에서 가장 널널한 공원인 두류공원의 전경입니다.

넓은 부지에 왠만한 운동시설을 다 갖춰놓고, 산책하기도 좋은 멋진 곳이죠.

여름이면 여러가지 페스티발도 열리고... 현재 서식지에서는 좀 멀어서 자주 가진 못하지만

예전 이 근처에 살때는 이 공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저 멀리 구름은 뭔가 상태가 메롱하군요.

핵폭발이라도 일어난 듯한 모양인데...

 

 

 

삼각대가 없어서 야경 찍기는 좀 힘들고, 해가 지기 시작하니 슬금슬금 내려왔습니다.

과장없이 전망대층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 한 때의 위상을 생각하면 참 처량한 생각밖에 안 드네요.

전원이 꺼져버린 자판기와, 지금은 작동하지 않는 번지점프대만이 황량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저기서 번지점프하면 정말 짜릿할 것 같은데.

 

 

 

올라올때는 고역이었지만 이제는 내려갈 일만 남았으니 그리 힘들진 않을 듯.

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냥 걷기만 해도 물 속에서 헤엄치는 기분입니다.

지저분한 유리창에 가려져 있고, 지붕이 무겁게 내리누르는 곳이라서, 산 정상만큼 상쾌하게 사진을 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더운날 용을 써서 집을 나선 보람은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공원을 내려갑니다.

 

 

 

이것보다 더 어두워지면 고감도가 취약한 제 카메라로는 사진 담기가 힘드니

내려가기전에 기념으로 불 밝힌 83타워도 한번 남겨줍니다.

 

지금 여러가지 이벤트 준비를 하면서 다시 한번 손님을 끌어들일 노력을 하는 듯이 보이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모르곘지만, 저는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이곳에 더 오를 듯 싶네요.

그 이유는 타워때문이 아니라, 공원 맞은편에 대구 최초로 테디베어 박물관인 테지움이 들어설 예정이라서.

 

테지움 구경후에 이곳으로 오는 코스가 머릿속에 그려지는군요.

 

돌아와서 아주 녹초가 되었지만, 대구 토박이로서 처음 가본 타워의 모습에 나름 성취감을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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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대구의 최고온도는 37도 정도였습니다.

체감온도 약 43도... ㅡㅡ;

 

차방에 들어박혀서 에어콘 틀고 차마시고 책보고 빈둥거리면서도

잠깐 방문 열고 나가면 펼쳐지는 핀란드식 사우나의 향연이 아주 인상깊은 하루였죠.

 

대구가 덥다덥다 하지만 요 근래 정말 이만큼 더운 날이 일주일 가까이 지속되는건 신기합니다.

그래도 하늘이 워낙 좋아서 한참을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우방타워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우방타워는 높긴 높아도 유리창에 막힌 곳이라서 아쉽긴 한데

아파트 옥상이 닫혀있어서, 큰맘먹고 하늘 좀 제대로 담아보려고 각오 단단히 하고 출발.

 

역에서 내려서 150m 남짓한 우방랜드 입구까지 걸어가는 것만 해도 이미 온몸은 땀으로 샤워를 하는군요.

십여년만에 와 보는 곳인데, 오늘같은 날에도 일단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는게 신기하긴 했습니다.

애들은 역시 더위보다 노는게 더 중요하겠죠. 부모들은 아마 죽을 상이겠지만.

 

우방랜드는 이름이 E 랜드로 바뀌고, 우방타워는 83타워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방타워는 만들어질때 대단한 이슈거리였지만, 전 아직 태어나서 한 번도 올라가본 적이 없군요.

 

기념으로 한장 찍는데도 뷰파인더 안으로까지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환상적인 날씨입니다.

 

 

 

자전거 여행때 가장 더웠던 날씨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때는 뭐랄까, 떠도는 인생이라서 땀이 아무리 흘러도 그냥 흐르는구나 하고 놔뒀는데

문명인의 생활을 영유하는 현재로서는, 순식간에 거지꼴이 되어가는 모습이 조금 신경 쓰이기도 합니다.

 

낮은 곳에서 항상 보이는 방식으로 사진 좀 남겨놓고, 좀 있다가 높은 곳에서 본 풍경과 비교해보고 싶더군요.

 

 

 

매표소에 물어보니 타워에 가려면 산을 팽이처럼 한바퀴 돌아 올라가야 한답니다.

공원 입장료를 끊고 들어가면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지만, 그런데 돈 쓸수는 없는 노릇이고...

 

자동차를 가져와야 했다는 후회를 하며 나즈막한 산을 빙글빙글 둘러 올라가는데

이건 뭐, 땀이 흐르는게 아니고 후둑후둑 떨어지는게... 지금 땅 위에 있는건지 물 위에 있는건지 모르겠더군요.

카메라 가방과 장비만 5kg 정도 나가니 이런 날에는 정말 죽음입니다.

차라리 여행중이라고 한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그냥 그런거지 하고 넘어가겠는데, 마음가짐이 틀리네요.

 

산책나온 개한테 목줄 안매달았다고 이 더운날에 목청이 터져라 싸워대는 아줌씨 두명의 우렁찬 목소리를 들으며

펜스 너머로 보이는 꽃밭이 참 보기좋아서, 떨어지는 땀에 굴하지 않고 망원렌즈로 갈아끼워 사진 좀 담고 다시 출발합니다.

 

 

10여분만 올라가면 되는 언덕이긴 한데, 이런 날씨에는 그것도 만만히 볼 수 없습니다.

간신히 타워 앞에까지 도착하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슬슬 해가 질려나 말려나 할 시간이었는데

기왕 폭염속에 나오는 것이라, 푸른 하늘과 해질녘 하늘을 둘다 담아가고 싶어서 시간을 조절했죠.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83타워는 처음이군요. 참 볼품없게 생겼지만 완공 당시엔 굉장한 흥미거리였습니다.

그때 뉴스에서는 전망대 올라가려고 한시간 넘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행렬이 가득했었는데

지금은 거의 고대 유적지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렸죠.

 

사실 이제와서는 고층아파트보다도 낮은 녀석이라.

 

 

 

한숨 돌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뒤에서 희희락락하게 올라오는 케이블카가 보입니다.

돈의 힘을 빌리면 저렇게 쉽게 이곳까지 올 수 있는데, 역시 돈이란 대단하군요.

 

휴일이라서 혹시 자동차가 막히는게 아닐까 싶었지만, 이곳은 거의 텅텅 비었습니다. 차 가져오는게 나을뻔 했네요.

 

 

 

걸어서 산 올라오는 시간을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좀 늦었지만

운 좋게도 크고 아름다운 구름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버린 태양이 폭발하듯이 빛을 방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광경이라서, 온 몸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는 와중에도 셔터를 계속 누를 수 밖에 없었네요.

 

이미 타워 올라가지 않아도 충분히 멋진 풍경을 즐기고 있다고 자각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올라가지 않으면 아마 평생 올라갈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구사람으로서 경험이나 해보자는 생각에 들어가 봅니다.

 

 

 

이 타워가 개장된게 90년대 중반이었나 그럴텐데...

조금 과장하면 이제는 오사카의 통천각과 비슷한 처지가 되어버린 듯 하네요.

 

하늘에 맞닿는 탑이라는 의미의 통천각이지만, 가 보신분들은 아마 피식 웃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냥 들어가기는 아무래도 아쉬워도 한장 더 남깁니다. 정말 멋들어진 구름이군요.

이런걸 빛내림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보면 이건 빛올림이라고 하는게 더 들어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곳은 꿈속이고, 현실의 나는 복날 가마솥에 들어가 끓고있는 영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 날이었지만

이런 풍경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이 짜증과 더위는 충분히 그 값을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매표소에서는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더군요.

전망대는 5천원이지만, 그보다 더 높은 83층 까페에서 음료수 주문하면 전망대는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뭐라도 마실 생각이었으니 당연히 83층에 가서 음료수를 주문. 조그만 레몬에이드가 8천원이었지만 입장료 생각하면 뭐...

 

까페에서도 당연히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대강 사진을 남겨봅니다.

아주 작은 까페지만 그래도 날씨때문인지 여기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타워엔 거의 올라가지 않는 편이라서 신선하기도 했고, 대구라는 녀석이 참 특이한 지형이라는걸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한바퀴 빙 돌아도 주위는 전부 산으로 둘러쌓인 분이이긴 한데, 대구 면적이 정말 넓기는 넓더군요.

 

 

 

하늘과 좀 더 가까워지니 하늘 풍경도 평소와는 많이 다릅니다.

유리창에 전등빛이 계속 반사되다 보니 하늘 여기저기에 UFO가 날아다니고는 있지만...

 

아까 봤던 구름도 이곳에서 보니 그 모양이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군요.

결심하고 올라올 만큼 날씨가 좋았던 날이라서, 이런 날씨라면 입장료따윈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더위에 오버히트된 머리탓인지 멍하게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 조금씩 현실감이 없어지는 듯한 느낌도 드네요.

 

 

 

24mm 광각렌즈는 전망대에서 또 써보기로 하고, 망원렌즈로 여기저기 도촬을 시작해 봅니다.

잘 알고있는 곳이라면 이렇게 전망대 위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는게 또다른 재미이기도 하죠.

 

특히 이곳은 제가 수십년간 자라온 곳이다 보니 보기만 해도 여기가 어디다 라는 느낌이 드는 곳이 많습니다.

도넛구멍안에 빡빡하게 멋없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형상의 대구지만, 빙 둘러싼 산세만큼은 참 멋진 곳이죠.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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