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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8.30  대구국제재즈축제 - 성기문 하몬드 오르간 트리오 6
  2. 2012.08.29  대구국제재즈축제 - 호리 히데아키 트리오 (2) 8
  3. 2012.08.28  대구국제재즈축제 - 김은미 재즈밴드 13
  4. 2012.08.28  대구국제재즈축제 - 브로큰 타임 6
  5. 2012.08.26  대구국제재즈축제 - 메인스트림 14
  6. 2012.08.25  대구국제재즈축제 - 한여름밤의 재즈 카니발 11

 

 

24일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관람을 못했고 2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공연에 가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프레스 자격도 얻었고, 5일 전부 관람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맞는 날이 생겨버렸군요.

 

수성아트피아는 대구 재즈축제 공연장 중에서 가장 뛰어난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음악 감상하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이지만, 야외공연이나 소규모 까페와는 달리 지켜야 할 규칙들이 많죠.

프레스 자격이 있어도 공연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최후열에서만 촬영이 가능합니다.

 

뒷좌석에 앉아서 촬영하라고 하셨지만, 그랬다가는 주위 사람들에게 셔터소리로 방해가 될까봐

그냥 혼자 맨 뒷쪽 통로에 서서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삼각대도 없고 300mm 망원으로 촬영해야 위 사진 정도의 화각이 나오는 먼 거리인데다가

제 렌즈는 300mm 에서 조리개값이 F5.6 이 최대인 어두운 녀석이라서 촬영하기엔 참 애로사항이 많은 곳이죠.

그래도 불행중 다행으로 다양하게 변하는 조명중 가장 밝은 녀석이 비춰질 때는 꽤나 밝기 때문에

배경과의 명암차만 잘 보정해 주면 ISO800 에 셔속 1/60 으로 찍을수도 있었습니다.

손떨림방지 기능이 없이는 300mm 에서 1/60 으로 블러없이 촬영하기 힘들지만, 그거 하난 다행이었네요.

 

 

 

조명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연주자의 표정변화에 맞춰 아무때나 찍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대체로 골고루 잘 비춰주시고, 리드하는 파트쪽으로 조명을 맞춰주시니 타이밍을 잘 맞추면 크게 문제는 없네요.

 

촬영 상태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하고, 실은 이 성기문 트리오가 이번 재즈축제에서 가장 기대하던 분들입니다.

성기문씨는 원래 재즈 피아니스트이신데, 원래부터 이 하몬드 오르간을 굉장히 좋아해서 드디어 소원을 푸셨다는군요.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성기문씨는, 개인적으로 한국 최고의 실력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클럽 소공에서 연주하시는 걸 몇번 봤었는데, 정통 재즈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시는 특급 플레이어십니다.

 

그런 성기문씨가 그렇게 좋아하는 하몬드 오르간에 손을 대셨으니, 과연 어떤 음색을 들려줄지 굉장히 기대중이었죠.

프레스를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오늘 공연은 제 돈주고 갈 생각이었는데, 사실 프레스 신청한 것도 이분 공연의 탓이 큽니다.

 

 

 

하몬드 오르간은 그냥 쉽게 말하면 전자오르간인데요, 세계 최초로 출시한 회사 이름이 하몬드입니다.

건반악기지만 피아노와는 느낌이 너무나 달라서 예전부터 재즈에 많이 쓰인 녀석이죠.

다들 어디서든 한번씩은 들어보신 음색인데, 국내에서 하몬드 오르가니스트로 성기문씨보다 뛰어난 분이 있을까 싶네요.

 

 

 

물론 드럼의 박성진씨와 기타의 찰리 정씨도 성기문씨 못지 않게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십니다.

재즈밴드는 결국 실력되는 분들끼리 알아서들 잘 모이시니까요.

 

하몬드 오르간의 녹아내리는 듯한 음색이 빛을 발하는 블루스 계열의 음악을 연주할때면

기타의 찰리 정씨는 왠지 느낌이 에릭 클랩튼과 닮았다는 느낌도 들더군요,

 

 

 

아트피아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도 굉장히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라

약간 분위기가 어색하긴 하지만, 성기문 트리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시카고 재즈의 느낌과 사람 애간장을 사르르 녹이는 블루스의 진득한 음색이 느껴져서

허름한 나무 테이블에 앉아서 칵테일 한잔과 함께 들으면 금상첨화일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필이면 성기문씨 바로 앞에 마이크가 위치하는 바람에 제대로 찍어드리진 못했지만

이번 공연은 촬영보다 감상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오히려 촬영때문에 서 있는게 더 좋았습니다.

발을 들썩거리면서 리듬에 저절로 몸을 맡기게 되곤 했네요.

 

피아니스트 성기문씨는, 음악이 흥에 오르면 아주 폭발적인 연주를 들려주시기도 했는데

베이스 역할도 충분히 수행하는 하몬드 오르간에서는 훨씬 폭넓게 밴드를 어우르시더군요.

음악에 그리 식견이 있는건 아니지만, 성기문씨가 하몬드 오르간을 그렇게 좋아하신 이유는 충분히 알것 같습니다.

 

 

 

드럼의 박성진씨도, 연주를 듣고 있으면 '아니 저런 플레이를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소화해 내다니'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타, 드럼, 오르간만으로 이렇게 공연장이 꽉 찰 정도의 탄탄함을 보여주시니 감동일 따름이네요.

 

 

 

수성 아트피아의 빠방한 시스템으로 성기문씨의 공연을 들으니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듭니다. 작년엔 혹시나 했는데 대구 재즈축제에 나오지 않으셔서 참 아쉬웠기 때문에.

시작부터 이렇게 사람 혼을 빼는 공연을 보여주시니, 다음 밴드들 음악에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하몬드 오르간이란게 그랜드 피아노 저리가랄 정도로 여간 비싼게 아니고, 무게도 어마어마하게 무거워서

공연하실때 이거 갖고 이동하는것도 큰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별로 안 무거워 보일지도 모르지만, 오르간 뒤의 저 나무상자도 세트라서 말이죠.

저게 진공관 앰프라서 한두 사람으로는 절대로 들 수 없을만큼 무겁습니다.

 

 

 

성기문씨 팬이라서 자동적으로 오르간 소리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긴 하지만

다른 세션들도 국내 정상급 실력을 뽐내고 계십니다.

 

사실 한국 재즈계가 너무 척박해서 평가를 제대로 못 받는 것이지

친근하고 조용하게 관객들 근처에서 연주하시는 정상급 플레이어들이 알게 모르게 활동중인곳이 한국이죠.

 

 

 

찰리 정씨의 기타 역시 성기문씨의 오르간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음색을 끊임없이 피로하고 계십니다.

제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연주 스타일도 그렇고, 아무래도 에릭 클랩튼의 느낌이 계속 나는것 같네요.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도 인생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게 블루스라는 음악인데

하몬드 오르간과 묘하게 조합된 블루스풍의 재즈를 듣고 있으니, 모처럼 행복해지는 기분입니다.

 

 

 

공연장 위의 대형 스크린에 비춰진 찰리 정씨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한장 남겨봤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건 제 사진이라기 보다는 카메라에 잡힌 녀석을 그냥 보여드리는 것이니 이해를...

색감은 제가 알아서 흑백으로 변환해 봤습니다만.

 

 

 

이 밴드의 음악은 정말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후회되지 않을만큼 훌륭합니다.

취향을 크게 타는것도 아니고, 한국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호소력이 있더군요.

 

 

 

딱히 활기차게 관객과 토크를 벌이진 않아서 약간 아쉬웠습니다.

오늘은 공연이 세 팀이니, 어제 생각하면 한 팀당 한시간 반씩 공연해도 관계는 없겠는데

아트피아 사정도 있고 그렇게 하기는 힘들겠죠. 곡이 하나하나 넘어가는게 점점 아쉬워 지더군요.

 

 

 

성기문씨쪽 조명 위치가 애매해서 잘 찍히질 않았습니다.

결국 노출을 한스탑 이상 줄이고 RAW 촬영후, 라이트룸에서 암부를 상당부분 끌어올려야 겨우 이런 사진이 나오네요.

노이즈 대마왕인 카메라지만 라이트룸의 성능이 워낙 뛰어나서 어지간하면 적당히 보정 가능합니다.

 

 

 

하몬드 오르간이 꽤나 특수한 악기라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성기문씨 팬이라서 자꾸 그쪽에 집중이 됩니다만

마지막 곡이 끝나는게 아쉬울 정도로 제 스타일에 딱 맞는 음악을 들려주셔서, 앵콜 한두곡은 더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피아노에서, 설명하기 힘든 그윽한 맛이 넘치는 하몬드 오르간으로 변신한 성기문씨는 또 다른 매력이 넘치는군요.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여기저기 공연을 찾아다니고 싶지만, 아직은 대구안에서 입안에 떠넣어 주는 밥만 먹고 있네요.

 

 

 

부디 다음 재즈축제에도 꼭 오셔서 멋진 연주를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참 아쉬웠는데, 올해는 굉장히 흡족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몬드 오르간 재즈를 라이브로 드는건 처음이라서 좋은 경험도 되었네요.

 

 

 

길고 길었던 23일 공연도 드디어 끝이 다가오는군요.

이제껏 관람중 가장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계시는 관객분들이 꽤 있습니다.

호리 히데아키 트리오를 보러 오셨는지, 간간히 일본어도 들리더군요.

 

전 22일날 'Art Factory 청춘'에서 이분들 공연을 봤습니다만, 그래도 한번 더 들어서 나쁠거 없죠.

아마 곡과 연주순서는 어제하고 똑같을 테니, '재즈계의 아이유'씨도 중반부터 다시 참가하실거라 예상합니다.

 

 

 

멤버들 전부 어제와는 다른 의상으로 출동하셨네요.

어제 공연은 아담한 까페에 어울리는 일상 복장이었다면, 오늘은 그래도 뭔가 제대로 차려입고 나오신 느낌입니다.

 

 

 

베이스의 타카세 히로시 씨는 트로피컬한 복장을 하고 오셨군요.

시작부터 지금까지 4시간 가까이 꾸준히 비내리는 날씨지만 저런 의상을 입고 나오니 조금 상쾌해진 듯한 느낌도 듭니다.

어제는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친근했다면, 오늘은 좀 더 풍부한 장비빨로 시원시원한 소리가 나옵니다.

 

전날 들었던 곡이라 따라가기도 쉽고 훨씬 편안하게 감상이 가능하네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재즈 소비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호리 트리오는 기본기가 매우 탄탄하고 막힘이 없습니다.

젊은 나이지만 20년 가까이 재즈 연주를 해 온 호리 씨라서 원숙미도 느껴지고 말이죠.

 

시작부터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는 곡을 들으니 마지막 공연까지 버텨왔던 피로감이 사라지는듯 합니다.

 

 

 

굉장히 가볍게 연주하는 듯하면서도 곡을 리드를 확실히 책임지고 있습니다.

피아노, 드럼, 베이스만으로 이루어진 트리오에서도 이렇게 꽉 찬 음악이 나온다는건 놀랍더군요.

색소폰의 홍순달씨와 '재즈계의 아이유'씨가 일본에서 호리 씨와 친밀히 교류하고 있다는게 허언이 아닌 실력입니다.

 

 

 

진지한 표정 짓고 있을때는 좀 무서워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연주 중에 자주 잘 웃으시는 타카세 씨입니다.

 

 

 

그러고보니 호리 씨는 박라온씨와 앨범도 낸다고 하시더군요.

아직 발매는 되지 않았다고 하시던데, 발매되면 구입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음악에서 그렇게 느껴집니다만, 이 트리오는 굉장히 쾌활한 분위기인것 같네요.

진중한 느낌보다는 조금씩 장난끼가 느껴진다고 할까. 듣고 있으면 기분이 밝아지는 음악이라고 할까요.

 

 

 

드럼의 우미노 슌스케씨도 신나게 두드려댑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분위기에 맞추는 느낌이죠. 테크닉에서는 모자람이 없습니다.

 

 

 

가끔씩 신나게 몸을 흔드시길래 약간 장노출로 잡아봤습니다.

카메라에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있어서 그나마 손각대로 잠시동안은 버틸 수 있었네요.

 

 

 

몇곡 끝나고 호리 씨가 다시 열심히 연습한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하십니다.

한두 단어 정도 완전히 반대되는 뜻을 사용하시기도 했지만, 한국 사람이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더군요.

외국분들이 대부분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정도만 연습하는 반면 호리 씨는 꽤나 긴 문장을 연습해 오셨습니다.

 

박라온씨와 교류를 오래 했으니 조금 익숙해지신 걸까요. 아무튼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좋군요.

 

 

 

어김없이 라온씨와 홍순달씨가 참가해서 더욱 빵빵한 음악을 들려주십니다.

트리오만 연주할때는 활기가 넘치는데, 라온씨의 음색이 덧입혀 지고 나면 조금 더 부드러워지는 느낌이네요.

홍순달씨의 색소폰도 들어본 분만 아는 그 독특한 음색으로, 트리오의 좀 전 연주와는 전혀 다른 색을 만들어 줍니다.

 

 

 

독도문제 등으로 양국관계가 영 좋지 않지만, 예술의 교류에는 그런 거 없어야 합니다.

협연관계에 있는 스미다 재즈 스트리트 쪽도 그런 정치적 문제와는 전혀 관계없이 열정적으로 교류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재즈풍의 해석이 곁들여진 진도 아리랑을 맛깔나게 연주하는 모습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홍일점이니 자연스레 라온씨에게 카메라가 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사실 보컬이 서 있는 부분이 조명이 잘 들어오는 곳이라서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파워보다는 서정적인 음색이 가득 느껴지는 라온씨의 목소리가 비오는 야외음악당에서 울려퍼지니

촬영하지 않을 때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음을 음미하게 되곤 합니다.

 

 

 

 

다들 '재즈계의 아이유'에게 눈을 뺐겼군요?

근데 TV를 안보는 저로서는 3단 부스터라는 단어는 알아도 정작 아이유씨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니.

 

 

 

메인스트림 밴드 공연시에 사용했던 비눗방울 제조기가 다시 가동되었습니다.

비때문에 바닥이 젖어있어서 그런지 방울들이 땅에 떨어져도 한참동안 터지지 않고 모습을 유지하고 있더군요.

 

흩날리는 방울은 못잡겠고 해서, 은은히 지면을 굴러다니는 녀석들을 잡아봤습니다.

 

 

 

마지막은 역시 라온씨의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장식합니다.

이틀간 연이어 들으니 음악도 귀에 잘 들어오네요.

 

 

 

4시간 넘게 비를 맞으며 촬영을 하고 있으니 이젠 판초우의가 있으나 없으나한 상황이고

요즘 카메라에 비하면 꽤나 무거운 녀석이라서 슬슬 손이 떨려오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듣는 라이브라는게 사실 더 흥이 나는 편이죠.

 

호리 히데아키 트리오도, 마지막 공연까지 꾸준히 기다리시느라 꽤 힘드셨을텐데

5일간의 재즈 축제중 가장 길었던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만큼 충분히 보람있었을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단순히 기교만으로는 흉내낼 수 없는 홍순달씨의 독특한 색소폰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힘을 빼고 나긋하게 부는 것 같아도, 라온씨의 목소리에 뒤지지도 않고 앞서지도 않는 밸런스를 보여주시네요.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관객석엔 정말 드문드문 사람들이 남아있었지만

박수소리는 변함없이 우렁차더군요. 지금까지 버티고 계신 분들이라면 뭐 정말 매니아중의 매니아니까요.

 

오늘 참가하신 분들, 시간이 너무 늦어서 뒷풀이라도 하실 수 있을지 좀 걱정은 되더군요.

자원봉사팀 쟈스지기 분들도 최악의 환경에서 열심히 뛰어다니시고, 마지막 뒷정리까지 착착 하십니다.

5년째를 맞는 이 축제도 쟈스지기 분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진행될 수 없었겠죠.

 

단지 열의가 너무 앞선 탓인지, 공연장 바로 앞에서 공연중에도 너무 큰소리로 관객들 안내하는건 조금 자제를 해 주시는게?

우의 나눠드린다고 그러긴 했지만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큰 소리로 안내를 하시길래 약간 당황했습니다.

다음엔 동선을 잘 파악해서 관객석으로 들어가기 전에 나눠드리는게 좋을 것 같더군요.

 

작년에 비해서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성공적으로 공연을 끝마친 보람은 충분했던 여름밤이었습니다.

 

 

 

이번 대구 재즈축제 기간중 가장 장시간 공연 + 비맞아가면서 야외공연이라서

참가자분이나 자원봉사팀 쟈스지기분들이나 관객분들이나 어렵지만 꿋꿋히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이번 공연은 재즈 플루티스트 김은미씨가 이끄는 '김은미 재즈밴드' 가 맡아주셨습니다.

재즈밴드에 플룻이 들어가는건 꽤나 레어한 일인데요.

김은미씨는 작년 대구 재즈축제에서 'Standard Jazz Quintet' 이라는 밴드로 신비로운 재즈 플룻을 선보이신 적이 있죠.

 

이번엔 멤버들이 많이 바뀐것 같은데, 재즈에서는 이렇게 뭉쳤다 나눴다 하는게 흔한 일이라서.

 

 

 

작년 'Standard Jazz Quintet' 팀에서는 여성분이 피아노를 맡아주셨는데

올해는 오영준씨께서 멋진 연주를 선보여 주셨습니다.

SJQ 팀에 비해서는 보컬이 빠지고 기타와 테너 색소폰이 추가되었군요.

 

 

 

굉장히 서정적으로 생기신 드럼 분.

찍고나서야 안 사실이지만 단독 사진에서 전부 눈 감은 모습만 찍혀있더군요.

뭔가 좀 죄송한 느낌이 듭니다.

 

플룻이 메인이 되는 재즈밴드라는건 굉장히 독특한데요.

다른 파트들도 플룻의 이미지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부드러운 조화를 보여주십니다.

 

 

 

제가 관악기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플룻 소리도 참 좋아하는데

플룻이 재즈와 앙상블을 이룬다는 것은 사실 쉽게 예상하지 못하는 일이죠.

재즈의 거장 존 콜트레인같은 색소포니스트가 플룻으로도 연주를 하긴 했지만, 어쨌든 흔한 케이스는 아닙니다.

 

특히 플룻이라는 악기가 길들이기 보통 힘든 녀석이 아닌데, 자유분방한 기교가 필요한 재즈에 사용한다는 건

상당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소리내기는 쉬워도 연주하기는 어려운 악기라는 별명도 있으니.

 

재즈 견식이 짧아서 실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관악기의 왕이라 불리는 오보에를 재즈에 사용하는 분만 만나면 되겠네요.

 

 

 

테너 색소폰을 맡으신 신명섭씨는 꽤나 절재된 연주를 보여주십니다.

여러 밴드들이 촉박한 시간에 공연을 하다 보니 음향장비 세팅이 잘못될 때가 많아서

이번 공연에도 테너 색소폰쪽에 뭔가 문제가 좀 있었던 듯 하더군요.

 

플룻과 테너 색소폰의 협연이라,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플룻이 물론 여성스러운 악기이긴 하지만

숙달된 플루티스트의 손을 거친 소리는, 천성적으로 음역대가 고르지 않은 문제점을 모두 극복하고

오리지날 재즈가 갖추고 있는 야성적인 면까지 표현하는데 모자람이 없습니다.

 

작년에 비해 살도 좀 빠지신 듯한 김은미씨의 신들린 연주는 정말 놀라울 따름이더군요.

섬세하기 짝이없는 플룻으로 이렇게 열정적인 그루브를 선사해 주십니다.

 

 

 

기타와 베이스분은 수많은 장비와 앞쪽 사람들로 인해 사진 담아드리기가 힘들군요.

간신히 한장 건져서 올려봅니다.

 

음악과는 별개로 팀원 전체적으로 자기주장없이 차분하게 연주에만 몰두하는 분위기라서 약간 아쉽긴 했습니다.

예전처럼 곡 끝나고 잡담도 좀 돌리고, 멤버소개도 재밌게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좋을텐데.

이번 야외음악당 공연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역시 날씨와 시간의 문제였죠.

 

 

 

다른 밴드에 비해 솔로파트의 비중도 많이 적은 편이고 플룻과의 조화로움에 신경을 많이 쓰신 듯한 느낌이라서

묘한 매력은 철철 넘치지만 피로가 쌓여가는 관객들에게는 쉽게 다가올 수 있을지 조금 의문이었습니다.

 

이럴때는 하염없이 비내리는 하늘이 조금 야속하기도 하더군요.

전 라이브로 정말 듣기 힘든 플룻 재즈를 듣는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긴 했지만.

 

 

 

요즘엔 악보를 타블렛이나 휴대폰에 넣어서 보는게 유행인가 봅니다.

좀 전의 브로큰 타임 피아노분도 아이패드인 듯한 녀석으로 악보를 보시던데.

 

 

 

 

멤버들 모두 섬세한 성격이라는게 음악에서 풍겨져 나오는 듯 합니다.

테너 색소폰이라면, 작정하고 쳐 올라간다면 굉장한 장악력을 보여주는 파트인데도

조금씩 기대를 하며 들어봐도 결국 그런 느낌은 없이 맡은 부분에 충실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펑키한 재즈와는 전혀 느낌이 다른 부류이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재즈는 멤버들간의 개성을 즐기는 방법도 중요하니까

다음에는 좀 더 개성을 드러내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재즈축제가 시작된지도 벌써 2시간 30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비가 내리고 해서 점점 피로에 지쳐가시는 분들도 많을 듯 하네요.

전 판초우의 입고 이게 땀인지 비인지 모른 채 젖어가면서 촬영하느라 바쁩니다.

 

이번 공연은 아메리칸 재즈와는 느낌이 많이 다른 유럽 재즈의 진주를 들려주시는 브로큰 타임이 맡아주셨습니다.

미국 태생의 재즈라는 장르는 술과 마약, 윤락으로 가득찬 뉴올리언스의 밑바닥에서 천천히 일어난 음악이지만

전세계로 퍼져나가면서 각 지역별로 특색을 보이며 정착하는, 적응성이 매우 강한 녀석이라서 다양한 매력이 있죠.

 

 

 

대구 국제재즈축제의 모토중 하나가 '알려진 뮤지션뿐 아니라 알려져야 할 뮤지션도 함께하는' 축제이기 때문에

대구지역에서 재즈를 들어오신 분들에게는 나름 친숙한 그룹인 브로큰 타임의 경우 그 취지에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바로 전 공연인 메인스트림이 굉장히 대중적인 음악을 선보여 주셨다면

이번 브로큰 타임은, 이런 큰 공연장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독특한 해석의 음악을 피로합니다.

 

 

 

 

게스트로 참가해주신 Joep van Rhijn 씨의 색깔이 많이 입혀져서 더욱 독특한 음악을 선보여 주시는군요.

한국어로 '윱 반 립'이라고 읽는 듯 합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트럼페터로, 놀랍게도 저보다 어린 분이십니다.

 

격정적이고 즉흥적인 느낌의 미국 재즈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보여주는데요.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조화로운 음률을 중시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메인스트림 밴드가 워낙 활기넘치고 강렬한 음악을 들려줘서, 분위기가 급반전하는 지금 관객들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더군요.

 

 

 

 

팀의 리더인 색소폰 홍정수씨와의 듀엣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완전히 다른 성향의 플레이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만

이렇게 색깔이 다른 분들이 멋진 화음을 연출해 주시는 모습은 왠지 흐뭇하네요.

 

 

 

 

이 팀에서 가장 다채로운 표정변화를 보여주시는 베이스 장진호씨입니다.

역시 팀에 한두분 쯤 이렇게 멋진 표정을 보여주시는 분이 있어야 라이브 재즈를 즐기는 보람도 있죠.

 

 

 

 

유럽 재즈는 그닥 들어보질 않아서 이번 연주만으로 뭐라고 설명하기는 참 난감하지만

재즈라는 큰 흐름에 있어서는 당연히 같은 길을 가고 있어도

미국 재즈에 비해서 잘 짜여져 있다고 할까, 미국 클래식 재즈와는 다른 의미의 클래시컬함이 느껴집니다.

 

과장되지 않고 정도를 걷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퍼커션의 김남훈씨는, 배포된 팜플렛에 드럼이라고 적혀버리셨군요.

실제 드럼인 최권호씨는 아예 이름이 지워져 버려서, 브로큰 타임 소개에는 4명만 적혀있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미 5회째를 맞이하는 대구 재즈축제인데, 이런 치명적인 미스를 범하는 건 아쉽습니다.

디자인에 신경쓰는것도 좋지만 관객들이 바라는 건 플레이어들에 대한 좀 더 정확한 정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되겠죠.

 

 

 

이어지는 곡들이 전체적으로 통일된 분위기를 계속 내주고 있어서

부드러운 곡 하나 -> 신나는 곡 하나 이런 형식으로 진행되는 방식보다 좀 더 진지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방금 전까지 종이악보가 놓여있던 곳에는 아이패드틱해 보이는 무언가가 놓여있군요?

 

타블렛들이 실생활에 적절히 활용되는 모습입니다. 바람이 심했는데 이녀석은 휘날릴 걱정도 업네요.

 

 

 

메인스트림 밴드의 공연에 맥주가 필요했다면

이번 브로큰 타임의 공연에는 따뜻한 드립커피 한잔이 필요하다는 느낌입니다.

왠지 흩날리는 빗방울 속에서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군요.

 

Joep van Rhijn 씨의 트럼펫은 과장되지 않은 정직성이 느껴져서 편안해집니다.

 

 

 

중앙부 관객석은 예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각종 장비때문에 천막을 칠 수 없었는데도

많은 관객들이 우의와 우산으로 비를 커버하면서 그곳에 앉아 음악을 감상중입니다.

 

역시 재즈 매니아들이란 이래야죠. 저 역시 카메라 촬영이 없었다면 그냥 우의에 우산 쓰고 저기 앉아 있었을 듯.

 

 

 

테너 색소와 트럼펫의 조화가 이렇게 감칠맛 나는 소리를 들려준다는데 살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멤버들 전부 양념같은건 치지 않고 우직하게 나가보자는 느낌이 드는 제대로 된 하모니를 들려주십니다.

 

트럼펫이 좀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만, Joep van Rhijn 씨의 표정변화가 별로 없어서

중간중간 베이스 장진호씨의 다채로운 표정을 감상하는 것도 포인트더군요.

 

 

 

이제껏 찍어드릴 찬스가 생기지 않았는데

솔로파트에서 드디어 제대로 된 조명빨을 받은 드럼의 최권호씨가 그 날개를 펴기 시작합니다.

 

역시 솔로파트에서 제일 시원한 박수를 받는 쪽은 이 드럼이죠.

마음껏 후려치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시간적으로 부족한 건지, 제대로 된 무대인사는 건너뛰고 간략하게 인사만 한 후 다음 공연으로 넘어가는군요.

저야 뭐 새벽까지 밴드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음악 감상해도 관계는 없지만

워낙 많은 팀이 공연하는 날이어서 시간배분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아쉽긴 하지만 다음 공연때는 각 그룹별로 토크타임을 따로 배정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더군요.

 

 

 

두 팀의 공연이 끝나고 개회사가 시작됩니다. 사회자로 박라온씨도 참가하신걸 보니 이제부터가 본방이라는 느낌이네요.

비는 여전히 그칠줄을 모르고, 자원봉사팀 쟈스지기분들은 분주하게 관객들에게 비닐 우의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전 판초우의를 덮어쓰고 있지만 워낙 낡아서 방수기능은 많이 떨어져 있고, 카메라는 비맞을 때가 많아서 조금씩 걱정입니다.

 

박라온씨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재즈계의 아이유'라는 멘트를 지속적으로 날리고 계시는데요.

저야 뭐 아이유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자학개그에 들어가는 건지?

 

 

 

대구쪽 조직위원장님 축사와 대구시장 인사 등등이 예전처럼 끝나고 공연이 시작하나 했는데

올해는 깜빡 게스트께서 출연하셨습니다. 대구 재즈축제와 협력관계에 있는 일본 스미다 재즈 스트리트의 실행위원장이신듯 한 분께서 등장.

 

재즈계의 아이유씨가 일본어를 잘하셔서 즉석 통역해 주셨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배웠으니 그냥 들었습니다만.

강인한 몸체에 표현력 풍부한 이마를 가지신 이분은 목소리가 루이 암스트롱처럼 걸걸해서 뭔가 신기하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스미다쪽 축제와 이쪽 축제 왔다갔다하면서 너무 지르는 바람에 목이 완전히 쉬어버렸다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간단하게 노래도 한곡 뽑아주시고... 개그끼가 넘치는 분이셨습니다.

 

 

 

갑자기 웃통을 훌떡 벗어제껴서, 재즈하는 사람들이란 역시 이런 부류인가 하고 놀랐는데

사실은 티셔츠를 두겹 입고 있었는데 잘못해서 둘다 끌어올린 사고일 뿐이었습니다.

 

입고 있던 셔츠는 스미다 재즈 스트리트 홍보 티셔츠였는데, 대구쪽 조직위원장분께 우호의 선물로 드리려는 이벤트였네요.

아무래도 땀과 비에 젖은 녀석이라서 바로 입어볼 순 없겠죠.

 

 

 

인사말은 짧게 끝내는게 관객을 위한 것이니, 정리할거 정리하고 바로 공연에 들어갑니다.

이번 공연은 작년 대구 재즈축제에도 참가했던 '메인스트림' 이라는 밴드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공연중인 인기밴드라고 알고 있습니다. 작년 재즈 축제때는 저하고 타이밍이 안맞아서 관람을 못했는데 잘됐네요.

머릿수가 많아서 음도 풍성하고 분위기 띄우는데 좋은 가벼운 스윙을 선사해 주시는군요.

 

 

 

어제 'Art Factory 청춘' 에서도 요디스 뭐시기 하는 DJ 분이 광란의 파티를 만들어 주셨는데

우연이겠지만 오늘 메인스트림 밴드에도 디제잉을 하시는 분이 있네요.

다양한 디지털 이펙트로 인해서 얼핏 고리타분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재즈라는 장르에 젊음의 힘을 나눠줍니다.

 

 

 

솔로파트에서 아무래도 가장 열광적인 호응을 받는 악기라면 단연 드럼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역시 색소폰에 애착이 있다 보니 색소폰 솔로에서는 저절로 어깨가 들썩들썩하는군요.

 

지향점이 그런 밴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리지날 재즈의 향기보다는 일반적인 대중가요의 향기가 풍기는 듯 합니다.

야외음악당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공연이라서 관객과의 적절한 소통에는 이런 가볍고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이 어울리겠죠.

 

 

 

사진 찍고보니 어쩐지 미미시스터즈 생각이 들었던 키보드 분들입니다.

 

 

 

DJ 분께서는 본인 목소리로 디지털로 변환해서 살짝 기괴한 음색을 만들어 주십니다.

그러고보니 저기 저 스티커, 아시는 분은 다들 아시겠죠?

 

 

 

가볍게 한곡 끝나자 보컬분들이 들어오십니다.

여성보컬분은 조그만 몸집에서 아주 파워풀한 목소리를 뿜어내시더군요.

음역도 넓고 어느 영역에서도 미성을 유지하시니 밴드와 관객 두쪽을 모두 잡아냅니다.

 

단지 그것과는 별개로, 어마어마한 하이힐을 신고 계시는걸 보고 자칫하다가 뽀각 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되긴 했네요.

 

 

 

아무래도 두분 모두 재즈를 주류로 하시는 분은 아닌 듯 하고

다양한 대중음악에 밴드의 색을 입혀서 해석하는 방향으로 진행을 합니다.

 

나이드신 분들이나, 저처럼 대중가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도 금새 친숙해질 수 있는 느낌입니다.

반대로 해석하자면, 저같은 경우엔 역시 재즈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이곳을 찾아온 것이다 보니

오리지날 재즈가 갖는 천의 얼굴과 같은 개성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만, 이번 공연은 지극히 대중 지향적인 공연이니까요.

 

 

 

분위기 타는 곡을 위해서 비눗방울 머신이 작동하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이야 보기 좋겠지만, 저처럼 비때문에 노심초사하는 찍사는

비눗방울이 카메라 렌즈에 갖다박힐까 싶어서, 마치 부유기뢰를 피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며 촬영중이었죠.

 

 

남자보컬분은 훤칠하기 짝이 없는 외모에

여자보컬분은 하이힐을 신어도 어쨌든 조그만 분이시라서

 

거의 일렬로 세워놓고 찍은 이 구도에서도 원근법을 무시하는 초자연적인 사진을 만들어 주십니다.

 

 

 

두분 참 친해보이시네요.

색소폰 분은 노래도 잘하십니다. 다재다능하시군요.

 

 

 

드럼이나 키보드 등 후방에 위치한 분들은 사진을 제대로 담아낼 수가 없어서 죄송햇습니다만

위치도 좋고 조명도 좋고 반짝반짝 색소폰까지 들고 계시니 찍기도 좋네요.

 

 

 

맴버가 많다보니 시야가 가리긴 해도, 어찌어찌 포지션을 잡아서 기타와 베이스분을 담아봤습니다.

신나고 활기찬 색소폰과 보컬분들에 비해서 묵묵하게 연주를 계속하고 계십니다만, 그게 또 매력이죠.

 

 

 

관객들이 신나하는 음악 중심이라서 호응도도 높았습니다.

자꾸 앵콜을 연발하니, 기다리는 다른 밴드들 때문에 난감하지만 짧게나마 앵콜도 추가하셨습니다.

 

날씨가 영 엉망이고, 오늘 하루 총 6팀이나 공연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촉박한 터라 밴드분들도 여러가지로 난감하시겠더군요.

 

젊음넘치는 메인스트림 밴드였습니다.

 

 

 

22일 'Art Factory 청춘'에서의 공연이 전야제 느낌이었다면

23일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한여름밤의 재즈 카니발'은 대구 국제재즈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공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공연은 국제육상선수권대회와 맞물려서 성대하게 진행되기도 했고

좀 덥긴 했지만 날씨도 화창해서 산책나온 사람들까지 몰려드는 덕에

좌석은 금새 가득 차고, 뒤의 잔디밭에도 가득가득 모여들어서 대성황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어지는 폭염에 견디지 못하고 하늘이 무너지기 시작한 날이 딱 이때쯤이어서

아침부터 공연이 시작되는 저녁 7시까지도 꾸준히 비가 쏟아지고 있군요.

 

혹시나 싶어서 오늘 공연 하는지 문의전화까지 넣어봤는데, 비가 와도 공연은 진행한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관객들이 모이지 않을 것은 뻔한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공연을 취소할 수는 없겠죠.

 

역시나 공연장에 도착하니 좌석의 1/10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중입니다.

그렇지만 작년에도 그랬듯 공연이 시작되고 나면 조금씩이나마 사람들이 모여드니

잘하면 좌석의 절반 정도는 머릿수가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세 파트로 나뉜 좌석의 양쪽 사이드에는 그나마 비를 피하기 위한 천막이라도 세워져 있었지만

촬영과 음향장비가 설치된 중앙 좌석부는 시야를 가릴 수 없어서 천막도 없습니다.

 

프레스 신분인 제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게 도움이 되는 편이죠. 어차피 판초 우의 덮어쓰고 돌아다녀야 하니까.

자전거 여행때 신세를 졌던 판초우의를 오랜만에 꺼내입으니 살짝 감회가 새롭습니다.

 

 

 

대구 재즈축제의 단골 진행자 평론가 권오성씨가 어김없이 등장하십니다.

어라 박라온씨는 어디? 라는 의문을 품고 있으니, 일단 개회사에 앞서서 식전행사 개념의 공연이 두가지 준비되어 있다고 하시네요.

글쎄요. 아무래도 인사 한마디 해야 하는 어디의 높으신 분이 늦게 와서 이러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듭니다만.

 

비때문에 곤란한 쪽은 관객보다는 사실 진행요원들이죠. 지금 아주 정신없을 듯 합니다.

오늘은 참가 팀이 많아서 시간도 부족하고, 날씨는 엉망이고 해서, 언뜻 보이는 무대 뒤의 스탭들의 긴장한 표정이 역락합니다.

 

 

 

 

시작을 끊은 팀은 김명환 퀄텟이라는 재즈밴드입니다.

김명환씨는 대구의 재즈매니아들에게는 유명한 까페 '클럽소공'의 주인장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분명 많이 봤었다는 느낌은 드는데, 확실히 기억하는건 '호우앤프랜즈' 에서 드럼을 맡으셨을 때로군요.

그러고보니 호우 & 프랜즈에서 '프랜즈 부분이 이번에 나오신 퀄텟분들인것 같은 느낌이...

 

밴드해먹고 살기 참으로 빡빡한 한국에서, 그것도 그나마 나은 서울보다 훨씬 더 빡빡한 대구인데

요즘 클럽소공 홈페이지도 들어가지지 않고, 가끔 시내 나가서 걸어다닐때도 영업을 하지 않으시는것 같아서 조금 걱정입니다.

 

 

 

 

피아노의 김정식씨입니다. 우람한 체격이시라고 꽝꽝 때려대는 분이라고 생각하시면 곤란.

물론 파워넘치는 연주도 하십니다만 섬세한 연주도 잘 하시죠. 덩치와 섬세함은 꼭 반비례관게가 아닙니다. 저를 포함해서.

 

 

 

 

 

중앙부 좌석은 천막이 없는데, 그럼에도 이렇게 우산 펴들고 공연을 감상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역시 진정으로 음악을 즐기는 분들에게 비 따위는 장식일 뿐이죠.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트럼펫 배선용씨입니다. 요 근래 앨범을 내셨다는걸로 기억하는데, 제가 요즘 음악에 신경쓸 여력이 별로 없는 인생을 살아서리...

관악기를 좋아하다보니 트럼펫도 좋아하는 악기입니다. 클라리넷이 여성의 숨소리라면 트럼펫은 남성의 숨소리라고 개인적으로 생각.

 

 

 

뭔가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김정식씨 외에는 전부 동네 산책나갔다가 돌아오신 듯한 편안한 옷차림이시군요.

베이스의 강성민씨도 언뜻 보입니다. 포지션상 배선용씨가 주목받는 위치라서 강성민씨 찍어드리기가 쉽지 않네요.

 

관객들도 좀 늦게 도착하는 편이고, 비가 이렇게 내리다 보니 재즈축제라는 큰 틀에서 본다면

스타트를 끊는 김명환 퀄텟 분들이 부담이 좀 클것이라고 걱정도 해봤습니다만, 시동 거는데는 충분한 음악을 들려주셨습니다.

 

 

 

어렵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은, 귀에 착착 감기는 시원시원한 음악으로 거친 날씨를 날려버리는군요.

시간이 촉박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주 끝나고 무대인사가 없이 바로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게 약간 아쉽긴 했습니다.

 

재즈공연때 중간중간 인사말 듣는게 소소한 낙인데, 이런 면에서는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운 소규모 까페가 더 좋긴 하죠.

훗날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대부분의 밴드들이 중간 소개 없이 음악만 연주하고 돌아가시는 걸로 봐서

시간적인 문제가 컸지 않나 예상해 봅니다.

 

 

 

맥주라도 한잔 들고왔으면 판초우의 속에서 빗소리와 함께 음악 들으며 한잔 마시면 완벽하겠는데

프레스로 초청받아 온 몸이라서 그렇게까지 태만할 수는 없죠.

 

음악을 귀에 계속 집어넣으면서도 사진 찍으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조금씩 집중이 흐트러집니다.

다음 재즈축제에는 프레스 자격은 사양해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 촬영보다 감상이 저한테는 더 중요합니다.

 

 

 

물론 느긋하게 듣다가 조금씩만 사진 담아도 문제없긴 한데

성격 자체가 일단 감투를 쓰면 받은만큼 일을 해야 한다는 타입이라서, 그게 그리 쉽지가 않네요.

 

이동해서 사진 좀 찍고, 2~3분 정도 음악 감상하고 다시 슬금슬금 이동하고 하고 있습니다.

관객이 적다고 해도 관람에 방해가 되면 안되니 허리 숙이도 움직이는것도 고역이네요.

 

 

 

공연 첫 순서는 까페에서 자리잡고 한숨 돌리며 마시는 드립커피 한 잔과 같은 느낌입니다.

과격하거나 개성이 폭발하는 그런 음악은 아니지만 흠잡을 데 없는 안정된 연주로 분위기를 올려 주시는군요.

 

어두침침한 카운터에서 마니티 한 잔과 함께 하는 쿨 재즈와는 달리, 넓직하고 금욕적인(?) 야외공연장에서는 이분들 음악이 참 어울립니다.

 

 

 

마지막 곡을 들을 때쯤에는 보통 귀에 잘 남아있는 인상적인 파트가 조금씩 확립이 되는데

이번 김명환 퀄텟은 연주 끝까지 딱히 어느 파트가 튄다는 느낌 없이 조화롭습니다.

이런 것도 참 좋구나 싶네요.

 

 

 

이어지는 연주는 Jazz Duction 이라는 젊은 그룹이 맡아주셨습니다.

저는 처음 보는 밴드라서 미지의 영역에 대한 기대감이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었군요.

다들 젊은 분들인데, 알토와 테너 색소가 리드하는 그룹입니다.

 

 

 

그러잖아도 재즈 기반이 너무나 열악한 한국인데

젊은 피가 이렇게 계속 수혈된다는 건 멋진 일입니다.

좋아서 하시는 것이겠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자원봉사 받는 것처럼 황송한 기분도 들고.

 

제가 좋아하는 색소폰이 더블로 나와서 더욱 흥겨운 느낌입니다.

 

 

 

드럼 분의 머리스타일이 참으로 인상적이라서 자꾸 카메라가 돌아갑니다.

그런데 저 스타일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게 더욱 대단하군요. 아무나 하는 머리가 아니죠.

 

하늘로 치솟는 패션 센스에 비해서 드럼은 살짝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워낙 인상적인 분이라서 한장 더.

요즘 젊은 밴드분들은 왜 이리 훈남훈녀가 많지...

 

 

 

홍일점 피아노분도 굉장히 우월한 외모를 자랑하시는군요.

그런데, 올해 재즈축제 홍보 팜플렛이 너무 부실해서 이분 성함도 안 적어놓으셨습니다.

 

그나마 다음에 포스팅할 브로큰 타임 멤버들도 이름이 뒤바뀐 체로 프린트 되어 있고.

아무리 무료로 배포하는 책자라지만 이렇게 성의없이 만든다면 비판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경을 쓰여야 할 부분이군요.

 

 

 

저야 그렇게까지 공연을 많이 찾아다니는 편이 아니라서

이 분들 경력이 어떻게 되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 번도 접한 적이 없는 분들입니다.

대구를 대표하는 재즈 축제에서 공연을 펼칠 정도라면, 최소한 팜플렛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시해 주셔야 하죠.

 

충분히 인지도있는 유명 밴드 멤버들에 대한 소개가 충실하고, 이렇게 잘 모르는 밴드들은 한두 줄로 설명 끝내버리는건

이 축제의 취지에 맞춰 생각해 볼때, 주객전도가 아닌가 합니다.

 

 

 

베이스나 드럼, 퍼커션 같은 파트의 경우

항상 여러가지 자재들과 멤버들의 철벽 수비로 인해서 사진을 담기가 쉽지 않죠.

그나마 이번에는 프레스 카드를 목에 걸고 왠만큼은 종횡무진할 수 있기 때문에

콩알만한 심장으로 조금씩이나마 자리를 옮겨서 간신히 몇 장 건질 수 있었습니다.

 

위치상으로도 그렇지만, 음악적으로도 뒤에서 묵묵히 리듬을 책임지는 분들이라서, 관람 중에도 신경이 좀 더 쓰입니다.

 

 

 

중간에 색소폰 마이크가 휙 돌아버리는 바람에 난감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그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준 Jazz Duction 이었습니다.

 

아직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한 편이라고 하기는 조금 모자라지만 무대장악력이랄까, 임팩트를 주는데는 능력이 있네요.

피아노분이 약간 조심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약간 더 텐션을 올린다면 두 대의 색소폰과도 좋은 조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역시 무대 인사는 있는듯 없는듯 넘어가 버리고, 개회사 준비로 넘어가는군요.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한 재즈공연에서는 참 아쉬운 일인데... 근래 관람한 공연 중 거의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엔 제발 화창한 하늘 아래에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