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Photo Diary'에 해당하는 글들

  1. 2015.05.17  대구 달성 토마토축제 2
  2. 2015.02.17  새해 최대의 선물 10
  3. 2015.01.09  더치커피 한 잔과 고양이 한 마리 - 더치미 6
  4. 2015.01.03  나름 레어 - 윌리 웡카 초콜릿 10
  5. 2014.12.31  또 한해 다시 한해 4
  6. 2014.12.31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3편 8

 

 

5월 16~17일 대구 달성군에서 토마토축제가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주말에 엄니와 함께 구경 가보기로 했습니다. 토마토 축제라 하면 스페인의 그 무서운 축제가 연상이 되는데

워낙 이미지가 강해서 아마 이곳도 비슷한 이벤트를 열 거라 하더군요.

 

달성군은 제가 서식중인 수성구와 상당히 멀어서 약 1시간은 달려야 합니다.

공단이 들어와 한창 개발중이긴 해도 여전히 부지는 넓은 편이라 대구과학관이라는 걸출한 전시관도 생겼죠.

 

16일 오전 11시쯤에 도착했기 때문에 널널하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차가 굉장히 많아서 놀랐습니다.

진행요원들이 교차로마다 서서 수신호로 주차장을 안내하는 모습이 만족스럽네요.

 

 

 

달성군이 원래 토마토가 유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아이템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대구과학관이 꽤나 넓은 녀석이라 기대를 했는데 사실 과학관 내부로 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옆의 도로 하나를 통제해 놓고 여는 행사였습니다.

규모는 상당히 작은 편인데 한국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종류의 축제니까 신기하게 보이네요.

 

아이들 동반 가족이 대부분이라 역시 축제에서는 애들을 잡아야 하는구나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용 카트도 대여중입니다.

제 조카는 진작에 누구한테 선물을 받아서 집에 차 한대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타질 않는다네요.

 

속이 텅 빈 플라스틱 말 모양 탈것 위에 앉아서 두 발로 열심히 땅을 박차고 놀던 제 어릴적 기억에 비하면

경천동지할 정도의 발전입니다만, 그래도 관심없는 애는 관심없나 봅니다.

 

아이들은 빨리 타고싶다고 난리인데 서류 작성하고 돈 내고 어른들 주민등록증까지 맡겨야 하는 절차때문에

어른들이 뭐 이런 것까지 하냐고 귀찮아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실 요금에 비해 많이 비싼 차라서 지킬건 지켜야 하는 듯.

 

 

 

이른 아침부터 왜 이리 사람이 많은가 싶었는데 12시에 토마토 풀장에서 금반지를 찾는 이벤트가 열린다고 합니다.

1천명이 들어가서 토마토 속에 있는 칩을 찾아내는 이벤트인데 아마 스페인의 그 축제를 연상시키는 모습이 펼쳐질 듯 하네요.

 

그를 위에 웃옷은 전부 흰색으로 통일해 달라는 사전 공지도 있었고, 조촐하긴 하지만 간이 샤워실까지 구비해 놔서 축제 준비는 참 깔끔하게 잘 해 놨습니다.

 

 

 

엄니나 저나 금반지 찾는다고 토마토 범벅이 되고 싶진 않으니 그냥 가볍게 구경만 해 보기로 합니다.

지난주에 문경 도자기 축제에 다녀왔는데, 그 때는 오전이라 사람이 적었지만

금반지 효과인지 사람이 놀랄 정도로 많아서 조금은 축제다운 시끌벅적함이 느껴집니다.

 

날씨는 꽤 더운 편이라 오래 돌아다니기는 힘들겠네요. 특히 엄니가 전날 드신 게 잘못됐는지 속이 안좋으셔서 딱히 군것질도 많이 하지 않기로 했으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70%정도. 지역 특산물 홍보와 음식점 등이 나머지로 이루어 진 듯 합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런 데서 뭔가 많이 팔아보는게 좋기는 한데

정작 토마토는 이곳이라고 해서 그렇게 싼 것도 아니라 뭘 사서 돌아갈만한 요소가 별로 없네요.

 

대규모 행사는 아니니까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즐기면 좋을 듯 합니다. 아이들은 놀거리가 많아서 신날 듯.

 

 

 

도로 바닥에는 여기저기 분필통이 뒹굴고 있습니다. 낙서를 마음껏 하라는 의미로군요.

애들은 역시 낙서가 좋은지 어른들의 굳은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인 기호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건 아무래도 아이들이 그린 것이 아니겠죠.

여의주 대신 토마토를 그려놓은 센스는 훌륭합니다.

 

퀄리티가 대단히 높은 편은 아니라서 부담없이 주변에 낙서하기 좋다는 점도 메리트로 볼 수 있겠네요.

 

 

 

잠시 후에 시작할 메인 이벤트 금반지 찾기의 무대가 되는 곳입니다.

1천명의 사전 예약으로 이루어지는 이벤트라 중앙에서 안내요원이 거듭 주의사항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신발을 신으면 안되고 질서있게 차례차례 들어가야 하고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시잔 전까지는 손을 들고 있어야 한다는 등.

금반지가 일단은 나름 고가품이니 과열 경쟁으로 부상자가 생기지 않아야 하겠죠. 주최측에서는 많이 긴장될 듯 합니다.

 

 

 

토마토들이 그냥 먹어도 될 만큼 멀쩡한 녀석들이라 약간 아까운 느낌도 들긴 합니다.

스페인 축제는 너무 익어서 질퍽한 녀석들을 던지고 논다고 하는데, 이 녀석들은 던졌다간 멍이 들 수도 있겠네요.

어차피 발로 밟는 녀석들이니 별 문제는 없겠죠. 근데 달성군이 원래 토마토로 유명한 지역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벤트장에서는 뭔지 모를 걸그룹이 드럼을 치는 공연중입니다.

앞에는 양복입은 노인네들, 즉 귀빈들이 앉아서 흥미있는 척 감상중이네요.

 

이 뒷편에는 부추전이나 순대 등을 파는 간이식당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자리가 많이 비어있어서 들어가려고 하니 빈 자리는 귀빈석이라서 지금 앉을 곳이 없다고 해 쫓겨났습니다.

귀빈들 귀히 챙겨주는 축제는 좀 짜증나는 법이죠. 얼굴마담들은 그냥 딴 데 가서 먹으라고 하면 안 되나?

 

 

 

모양을 봐서 전기스쿠터인 듯 한데, 많은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관계자로 보이는 분들이 열심히 설명중이네요. 이런 소형 교통수단이 한국에 뿌리를 내려야 교통문제도 한결 나아질 텐데요.

 

애초에 거의 대부분의 승용차를 혼자 타고 다니면서 오토바이는 거의 타지 않는 한국이라 얼마나 도로 낭비가 심한 것인지.

철없는 놈들이 폭주하거나 배달업 하는 사람들이 인도고 차도고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거나 하는 최악의 면모만 보이는 바람에

저처럼 안전하고 즐겁게 오토바이를 즐기려는 사람들 열을 많이 받게 합니다.

 

일단은 헬멧도 없이 멋대로 폭주하는 어린 바이커들은 개인적으로 사고로 죽어도 전혀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는 부류이기도 하죠.

 

 

 

사이드 부스에는 캐리커쳐나 토마토 와인 시식등 여러가지 소소한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천원의 행복이라는 조그만 컵을 1000원 주고 구입하면 옆에서 토마토 주스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고

다른 부스에서는 컵을 지참시 토마토 한 조각을 즉석으로 구워 주기도 하는 등 즐길거리가 많습니다.

 

토마토의 영양분은 가열하거나 갈아서 주스로 만들거나 할 수록 흡수율이 매우 높아진다고 하네요.

흠잡기 어려울 정도로 몸에 좋은 녀석이 토마토라서 이런 축제를 통해 아이들이 토마토를 좋아하게 된다면 그 간접 이익은 굉장할거라 봅니다.

전 생오이나 생양파를 이상할 정도로 싫어하지만 토마토는 어릴 적부터 좋아해서, 집에 있기만 하면 거의 매일 과자먹듯이 씹어먹습니다.

 

 

 

더울때 물놀이는 아이들에게는 마약과도 같은 즐거움이죠. 거기다 요원들이 물줄기까지 쏴 주니까.

 

조카가 4살인데다가 낯을 많이 가려서 이런 데서 잘 놀지는 않겠지만

조금만 더 크면 이런 축제에서 날고 길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 속에서 이렇게 놀 수 있는 나이에는 유통기한이 있으니까요.

 

 

 

다양한 장애물 통과 놀이도 만들어져 있어서 아이들이 끝없이 빨려들어갑니다.

푹신푹신한 기구들 속을 통과하던 즐거움은 아직도 뇌리 깊숙히 남아있네요. 몸이 둥실둥실하는 느낌이 참 재미있었죠.

 

좀 전의 전기자동차 같은 놀이를 빼면 대부분의 이벤트가 무료라서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토마토는 물론 어느 연령대나 관계없이 몸에 좋은 식품이긴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평생의 건강을 책임질 만큼 중요한 녀석이니 이런 곳에서 토마토와 조금 더 연관을 시키는 이벤트가 있으면 어떨까 싶네요.

물론 조금 있으면 펼쳐질 메인 이벤트가 그런 결정적인 추억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러고보니 제가 어릴 적에는 이런 축제도 거의 없었고

거의 엄니하고 시장 가다가 가끔씩 출몰하는 봉봉 아저씨 만나는 게 랜덤이벤트였는데

지금은 이런 거대한 장애물 놀이기구도 프레셔 몇 개로 금새 설치가 되어 버리니 참 좋은 세상이다 싶습니다.

 

물론 그 때는 이런 것 말고 놀거리가 많이 있었고, 그런 것들은 요즘 아이들이 경험할 수 없다 보니 어느 쪽이 더 좋다고 하기는 어렵겠죠.

유년시절의 추억이란 기술의 발달과는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법이니까 말입니다.

 

 

 

축제장은 그리 크지 않아 끝에서 끝까지 20분도 안걸려서 도착이 가능합니다.

12시에 금반지 찾기는 실제 참여하지 않아도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것 같아 기대중이죠.

 

그 전에 토마토 스파게티 집에 들어가 간단히 점심을 때웁니다.

엄니는 속이 안좋아서 저 혼자만 먹는게 좀 아쉬웠네요.

축제 행사장 음식들은 레벨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닌데, 이 스파게티는 숙련된 분들이 즉석해서 만들어내고 있어서 꽤나 맛있습니다.

간이 음식점이다 보니 외관이 좀 그렇다 뿐이지 내용물은 스파게티 전문점에서 만들어 나오는 녀석과 거의 동일하네요.

김치와 단무지가 대체 왜 있는가 하는 문제는, 그냥 한국인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면 되겠고.

 

 

 

점심 먹고 다시 이벤트장으로 가니 사람들이 입장을 완료했습니다.

막 시작하기 직전인데 과연 장관이더군요. 떡대가 큰 카메라를 짊어진 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저도 물론 한 떡대 한다는 카메라는 거진 다 써봤지만 요즘엔 그냥 조그마한 똑딱이만 들고 다니는데

이런 이벤트에서는 역시 신뢰성 높은 덩치가 편하긴 하죠. 뭐 요즘엔 그냥 소소하게 살기로 생각중이라.

 

재미있는 건 D3X 라는 발매당시 압도적인 고가 카메라를 들고 계신분도 있었다는 점.

나온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녀석이지만 발매가가 천만원에 근접한 녀석이었죠.

물론 더 오래전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는 그렌저 한 대 살만한 가격인 것도 있었지만

10년전이면 충분히 DSLR 시장이 안정화 된 시절이었는데도 다른 기계에 비해 압도적으로 비쌌다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뭐, 디지털 기계다 보니 지금 나오는 200만원짜리 카메라보다 좋을 건 없지만요.

 

 

 

걱정과는 달리 다들 차분하게 금반지를 찾기 시작합니다.

역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이다 보니 얌전한 분위기를 보여주네요.

예전 모 회사의 휴대폰 이벤트때 벌어진 무서운 광경이 재현되면 어떻하나 싶었지만

이런 축제는 그냥 즐겁게 즐기기만 하면 되니까 진행은 매우 부드럽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겐 참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아닐까 싶네요.

음식가지고 장난치지 마라는 말을 자주 듣는 나이일테니까 말입니다.

언제 저렇게 토마토를 마음껏 밟아볼 수 있을까요.

 

 

 

이런 곳에서 찾으려면 꽤나 힘들겠구나 싶었는데 역시 사람이 많으니 시작한지 5분쯤 되고 벌써 경품 뭔가를 찾는 분이 생깁니다.

 

금반지를 포함한 경품은 실제로 토마토 안에 집어넣으면 손상되거나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 위험성도 있어서 조그마한 칩을 대신 넣어 놓았다고 합니다.

그냥 밟아도 재밌겠지만 저렇게 뭔가 찾게 된다면 기분이 날아갈 듯 하겠네요.

 

 

 

이벤트를 구경한 후 엄니와 함께 그늘에 앉아 물을 마시고 있는데

바로 앞의 캐리커쳐 그려주는 부스에서 어른 둘이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캐리커쳐 그려주는 사람이 둘이다 보니 착각하는 사람들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습니다만

이 곳은 원래 한 줄로 서서 기다린 후 줄의 가장 앞에서 양 쪽의 의자에 앉는 방식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그냥 두 줄인줄 알고 앞으로 나선 사람과 기다리던 사람이 시비가 붙은 듯 합니다.

 

아이들 십여 명이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데 온갖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뒤에서 은근히 싸움을 부추기는 와이프들도 참 볼만하더군요. 이게 욕하면서 본다는 한국 드라마인가 싶었습니다.

결국 진행요원이 와서 애들한테 '얘들아 어른들이 싸우니까 귀 막고 보지 말자'는 재치있는 기지를 발휘하며 싸움을 진정시킵니다.

 

싸움구경 물구경 불구경이 재미있는건 사실입니다만 꼬꼬마 아이들 앞에서 다 큰 어른들이 싸우고 있으니 참 기가 차네요.

 

그 와중에 바로 옆 부스의 토마토 던져서 표적 맞추기 부스에서는

던지기 전용 토마토를 노인네 몇 사람이 비닐봉지에 꽉꽉 담아서 양 손 가득 들고 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원래는 진행요원이 이건 가지고 가시는거 아니라고 제지를 하는데, 마침 옆에서 싸움중이라 미처 파악을 못한 모양입니다.

저런 노인네들이 축제 진행시 예절이라는 걸 알고 있을리는 없지만 참 꼴불견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군요.

 

엄니한테 아무리 더 나이 들어도 저런 도둑질은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 한마디 드렸습니다.

 

 

 

금반지 찾기는 예전에 끝났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부스에서 나오려고 하질 않습니다.

이미 곤죽이 되어버린 토마토 풀장이 매우 마음에 들었나 보네요.

 

사실 금반지 찾기처럼 얌전한 이벤트보다는 이런 모습이 진짜 토마토 축제다운 발랄함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냥 물속에서만 놀아도 재밌어하는 아이들인데 토마토 주스 안에서 몸을 뒹굴고 있으니 어찌 재미없을수가 있을까요.

 

 

 

토마토는 세탁을 해도 잘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주최측에서 이벤트 참가자에게는 단추가 떨어졌거나 목이 늘어나는 등 버려도 될 만한 흰 옷을 입고 와 달라고 공지를 했습니다.

그 공지의 효과를 이곳에서 보게 되는지, 옷 더러워 지는 것 정도는 신경도 쓰지 않고 모두들 즐겁게 토마토를 뒤집어 쓰고 있네요.

 

아이들한테 오랫동안 즐거운 기억을 남을 수 있는 이벤트라 사진만 찍고 있어도 흐뭇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토마토는 미용에도 좋겠죠?

토마토 원액은 모기도 싫어해서 접근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 애들 오늘 밤은 잠을 편안히 자겠네요.

 

그나저나 그 싱싱하던 토마토가 저렇게 곤죽이 되어 버릴 정도로 밟아댔다니 사람들의 힘은 대단합니다.

 

 

 

다음 이벤트 진행을 위해서인지 안전을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진행요원들이 나가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떠날 생각을 않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다음 축제때는 아예 토마토 풀장을 정식으로 만들어서 애들을 집어넣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사실 바닥이 그냥 아스팔트다 보니 사고 위험도 없잖아 있어서 요원들로서는 걱정되는것도 당연합니다.

오후에는 토마토 쌓기 대회라던가 토마토 빨리 먹기 등의 이벤트도 있지만 엄니와 저는 그때까지 기다리기는 힘들고

이 이벤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네요.

 

 

 

이제 슬슬 돌아갈까 하던 차에 뭔가 무서운 광경을 본 것 같아서 한 창 남겼습니다.

그럴 일이 있을까는 싶지만, 조카가 나중에 좀 더 커서 저를 저렇게 토마토 주스 속에 파묻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길 바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규모가 그렇게 큰 축제는 아니었지만 진행도 매끄럽고 소소한 서비스도 좋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도 많아서

젊은 가족이라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고 봅니다. 꾸준히 발전해서 또 하나의 유명 축제로 자리매김을 하면 좋겠군요.

'Photo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구 티엑스포 2015 2편  (2) 2015.05.29
대구 티엑스포 2015 1편  (2) 2015.05.27
새해 최대의 선물  (10) 2015.02.17
더치커피 한 잔과 고양이 한 마리 - 더치미  (6) 2015.01.09
나름 레어 - 윌리 웡카 초콜릿  (10) 2015.01.03

 

 

 

엄니 은퇴하시고 이제 명절 선물 들어올 일은 없겠구나 싶었는데

인덕이 많아서 그런지 퇴직 후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선물이 야금야금 들어오는군요.

 

올해는 딴것보다 이 우람한 문어가 워낙 인상적이라 오랜만에 사진 찍어봤습니다.

아버지 말고는 문어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딱히 사 먹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명절상에는 하나쯤 있어야 하는 녀석이라 고맙기도 할 뿐더러, 근래 본 적이 없는 통통하고 거대한 녀석이라 놀라울 따름이네요.

 

 

 

크기 비교를 위해 가위를 위에 놓아봤습니다.

이건 뭐 다리 한 줄만 손에 쥐고 뜯어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네요.

문어를 사 먹어 본 적이 없으니 가격은 잘 모르겠지만 엄니 말로는 이 정도 문어라면 십여만원 단위는 아닐거라 합니다.

 

문어를 좋아하는 집이었다면 축제 분위기였겠는데 조금 아쉽네요. 그래도 차려놓으면 잘 씹어먹는 편이리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요 근래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많아서 오랫동안 블로그를 비워놨는데

설날을 계기로 다시 한번 가동을 시켜 볼까 합니다. 와 주시는 분들께 인사도 못드려서 죄송하네요.

천천히 예전처럼 인사드리러 돌아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Photo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구 티엑스포 2015 1편  (2) 2015.05.27
대구 달성 토마토축제  (2) 2015.05.17
더치커피 한 잔과 고양이 한 마리 - 더치미  (6) 2015.01.09
나름 레어 - 윌리 웡카 초콜릿  (10) 2015.01.03
또 한해 다시 한해  (4) 2014.12.31

 

 

지난번 포스팅에 소개했던 윌리 웡카 초콜릿을 구매했던 곳입니다.

제 블로그는 상업적 소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주소나 연락처를 적지 않습니다만

인터넷에서도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니, 그쪽으로 검색해 보시면 되겠네요.

 

늦깎이 대학원 생활중 만난 분이 커피가게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기대를 했고

검은고양이 한 마리가 가게를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했습니다.

 

그냥 고양이만 보러 가도 발품이 아깝지 않은데 커피 한 잔까지 곁들일 수 있다면 저한테는 그만한 휴식처가 없죠.

 

제가 다니는 대학은 아니지만 어쨌든 대구의 모 대학교 근처에 위치해서 학생들이 많이 찾습니다.

주인장 분들이 모두 사교성이 뛰어나서인지 학생들이 알아서 잘 오는 듯 하네요.

 

 

 

가게는 상당히 아담한 편인데 여기저기 고양이 관련 상품과 사진이 빼곡합니다.

저도 뭐 동물이라면 사람 빼고 다 좋아하는데다 특히 고양이는 심각한 중독증세에 빠져있는 터라

이런 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물론 진짜 고양이가 한 마리쯤 돌아다니고 있다면 금상첨화죠.

 

 

 

선물용으로 포장해놓은 커피 병들 디자인이 꽤나 부드럽고 좋습니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겠지만 이런 소규모 가게에서 디자인 하나까지 꼼꼼하게 신경쓴다는 건 역시 성격이 엿보인다고 할까요.

 

고의는 아니지만 몇 안되는 지인들 중 까페를 하는 사람이 상당수라 요즘 조금 신기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매출액 같은 건 모르지만 규모만 본다면 이쪽 더치미가 제가 아는 지인 까페중에서는 가장 작네요.

하지만 까페 중심이라기보다는 인터넷 판매 중심인 이 곳은 독특한 개성이라는 면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달해 있다고 봅니다.

 

전공이 같다 보니 원서도 쉽게 빌려 읽을 수 있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장점도 있고 말이죠.

하루키의 신작 소설을 원서로 빌려주셔서 즐겁게 읽고 있는 중입니다.

 

 

 

더치커피는 요즘 워낙 유명해져서 딱히 설명할 게 없습니다.

이곳에서는 역시 가게의 마스코트를 소개해야 제맛이겠죠.

 

일본어로 '복'이라는 의미를 가진 '후쿠'라는 검은고양이 입니다.

검냉이는 체험상 성격이 조금 까칠한 편인데 이 녀석은 굉장히 사교성이 좋고 참을성이 대단하더군요.

고양이 입장에서 사람이 꽤나 귀찮게 굴어도 거의 스스로 물러나는 편이고, 정말 작정하고 장난을 걸어도 조금 아프게 깨무는 정도입니다.

 

원 출신이 길냥이었다고 하니 이해가 되긴 합니다. 어릴적 사람에게 구해진 길냥이는 대체로 참을성이 좋더군요.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니 마냥 귀여워하기엔 조금 안타깝습니다만 그래도 지금 행복하게 삶을 보내고 있으니 더 바랄게 없겠죠.

 

 

 

작은 까페지만 사람이 많을 때는 앉을 자리도 모자랄 때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성격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을 좋아하니 마냥 편안하지만은 않은 환경일 듯.

힘겨운 경쟁사회에서 이 녀석도 나름 근무를 하고 정당한 페이를 받는 사회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여느 냥이와 마찬가지로 하염없이 창 밖을 바라보길 좋아합니다.

 

 

 

손님은 들어가지 못하는 공간에 슬쩍 올라갔다가도 금새 밖으로 나오는 걸 보면

고양이 까페에서 사람들 등쌀에 시달린 피곤한 냥이들과는 달리 꽤나 적응을 잘 하는 듯 싶네요.

 

매우 친한 손님에게는 알아서 달려와 무릎 위에 안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궁디팡팡을 매우 좋아합니다. 땅콩을 까기는 했어도 수컷인데 말이죠.

기본적으로 궁디팡팡은 암컷이 더 좋아하긴 합니다만 어차피 엉덩이쪽에 신경이 집중된 것은 수컷도 마찬가지고

매우 섬세한 자궁때문에 너무 심히 때리다간 병에 걸릴수도 있는 암컷에 비해 수컷은 그냥 두들겨도 나름 괜찮습니다.

 

 

 

의도치 않은 패닝샷이 되어버렸지만 뭐 이것도 쓸만한 것 같아서 저장해 놨습니다.

검은 고냥이는 어두운 곳에서 보면 눈만 깜빡깜빡거리는 매력이 대단하죠.

 

이제 건장한 청소년기를 막 지나고 있는 녀석이고, 주인장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서인지 굉장히 튼실합니다.

냥이는 어쨌든 건강한 게 최고입니다.

 

 

 

호기심 어린 눈을 땡글땡글하게 해서 바라보는 모습은 냥이의 필살기 중 하나죠.

이렇게 냥이의 매력에 끌려서 자리에 앉게 되면 한 잔 마실 커피를 두 잔 마시게 되는 효과가 있으니

이 녀석도 나름 자기 밥벌이는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꼬리 끝이 뭉툭하게 휘어진 게 특징이네요. 꼬리 변형은 냥이에게 매우 빈번한 일이라 딱히 질병까지는 아닙니다만.

 

길냥이었을 때 고생을 안했을 리는 없으니 이 녀석도 나름 힘든 인생을 잠깐이나마 경험했을거라 봅니다.

지금은 그냥 털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밖에 나가면 길냥이 중에서도 지위가 꽤 높지 않을까 싶네요.

 

이 까페 주변엔 길냥이가 꽤 많은데, 산전수전 겪은 얼굴을 하고 있는 녀석도 있어서 어떨런지는 모르겠지만.

 

 

 

한창 나이때인것 치고는 생각보다 발광을 덜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 벽에까지 도달한 후

항공모함 위에서 출발하기 직전의 전투기처럼 힘을 잔뜩 모으고 돌진하는 기술을 선보입니다.

 

튀어나가기 전의 흔들흔들이 이게 또 참을 수 없는 매력이기도 하죠.

 

 

 

이런 녀석처럼 말입니다.

 

 

 

검은 고양이가 좀 강인해 보이는 면도 있지만 이 녀석도 기본적으로 듬직하게 생겼습니다.

울음소리는 아직 아기티를 못 벗었기 때문에 그 갭이 오히려 귀엽지만 말이죠.

 

사람들 등쌀에 치이고 중간중간 스크래쳐에서 뚜둑거리기도 하고 나름 심심하지 않게 지내고 있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는 때 방문해 보니 밖에서 노는 시간이 현저히 줄고 수면시간이 많아지더군요. 역시 냥이는 냥이입니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속담은 누가 만들어 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냥이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뭘 쳐다보는지 몇 번이고 바깥 풍경을 뚫어져라 바라보는데 막상 나가면 겁내는 녀석들이 많죠.

 

후쿠는 가끔 창문을 열고 무단 산책도 감행하는 모양입니다만 아직까지는 별 사고가 없었다고 합니다.

멀리만 나가지 않으면 잠깐잠깐 나가는 것도 생활의 활력소가 되겠죠. 문제는 한국의 길거리가 고양이들에게 매우 위험한 곳이라.

 

 

 

저는 사람을 거의 찍지 않습니다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쨌든 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은 좀 기피하게 되네요.

어디까지나 제가 존재하지 않는 입장에서 일상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싶은 게 제 지론이라

이쪽을 쳐다보는 녀석들은 왠지 담기가 좀 부담스럽습니다.

 

뭐 이 녀석은 눈동자와 털 색깔의 대비가 훌륭해서 이렇게 보고 있으면 재미있긴 하네요.

 

 

 

까페에서 제일 편안해 보이는 의자에 훌쩍 올라가 앉습니다. 전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있는데 말이죠.

냥이는 사람에 비해 동공의 수축과 확장이 훨씬 뛰어난 편이라 밝기에 따라 확확 변하는 눈동자가 재미있습니다.

 

사람도 이렇게 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요. 첫 인상이 중요한 대면 장소는 반드시 어두운 곳을 택하게 되겠지만.

 

 

 

하도 사진을 많이 찍혀서인지 알아서 포즈도 잘 취해줍니다.

더치미 까페 블로그에 가 보시면 이 녀석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 있죠.

하지만 이렇게 드러누웠다고 해서 배를 만지면 응징이 돌아옵니다. 아무래도 배는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곳인가 보네요.

이것도 냥이차가 있어서 개처럼 쓰다듬어 달라고 발랑 까지는 녀석도 있긴 합니다만.

 

 

 

관록이 묻어나는 얼굴입니다. 왠지 사자를 좀 닮은 것 같기도 하네요.

재미있는 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런 얼굴일수록 성격이 순하다는 겁니다.

 

가끔 애교를 부리긴 하지만 말이 많은 편은 아닌데,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시선을 맞추면 뭔가 그윽하게 말을 걸어주는 느낌이 듭니다.

 

 

 

쓰다듬어 주다보니 제 손에 고개를 얹고 잠을 청하네요.

오른손을 쓸 수 없어서 옆의 손님분에게 카메라를 부탁하고 한 장 담아달라고 했습니다.

예전에 고냥이 까페에서도 이런 일이 몇 번 일어났었는데, 제 손이 잠자기 편한 구조를 하고 있는걸까요.

 

 

 

손님들하고 노는 게 좀 피곤하긴 한지 아주 깊게 잠들어버립니다. 흔드는 정도로는 꼼짝도 하지 않네요.

왠지 이 녀석이 잠자기 시작하면 슬슬 일어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반쯤은 혹은 그 이상 이 녀석때문에 까페를 찾는 거나 마찬가지지만

동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게 당연한 거니 제가 죄책감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겠죠.

 

커피와 책 한권, 그리고 고양이를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시간을 보낼 가치가 있는 까페입니다.

윌리 웡카 초콜릿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딱히 식사거리도 없고 커피도 오직 더치커피만 판매하는 곳이라

오히려 퀄리티에서는 나름 신용이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커피라는게 범위를 넓힐수록 상당한 지식을 요구하다 보니 이렇게 한 우물만 파는게 낫기도 하죠.

 

카메라를 들고 간 것은 처음 한 번 뿐이라 더 찍지는 못겠지만, 그 후로도 가끔 가서 후쿠를 괴롭히고 옵니다.

'Photo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구 달성 토마토축제  (2) 2015.05.17
새해 최대의 선물  (10) 2015.02.17
나름 레어 - 윌리 웡카 초콜릿  (10) 2015.01.03
또 한해 다시 한해  (4) 2014.12.31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3편  (8) 2014.12.31

 

 

이거 사실 포스팅 순서가 잘못됐습니다.

하지만 정말 갑작스러운 여행 준비때문에 사진 매수가 작은 것부터 포스팅하다 보니 이런 참사가.

이 초콜릿을 구입한 까페 소개는 나중으로 미뤄야 할 듯 하네요.

 

늦깎이 대학원생으로 오랜만에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원생이 2명밖에 안되는 아담하고 가족적인 수업을 하고 있는데

함께 공부하시는 분이 경영하는 조그마한 까페에서 재미있는 상품을 들여와서 이렇게 포스팅을 남기게 되었네요.

 

영화 좋아하는 분들이야 저처럼 딱 보는 순간 어라 웡카 초콜릿 하실거라 생각합니다.

팀 버튼 버전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등장하는 녀석이죠. 월리 웡카로 분장한 좌니 뎁만큼 임팩트있었던 거대 초콜릿입니다.

크기 비교를 위해 국민볼펜을 가져다 놨는데 상당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어릴 적 이 정도 초콜릿 포장을 벗겨서 그대로 한 입 오도독 씹어무는 것은 아이들의 꿈 중 하나죠.

 

 

 

영화에 등장하는 초콜릿 그대로 재현해 놔서 처음에 좀 놀랐습니다.

일본서 주문했다고 하는데 저도 나름 일본을 미친듯이 왔다갔다 하는 편인데도 본 적이 없는 녀석이었네요.

한국서도 영화 개봉때 이 녀석 수입 좀 해놨으면 그래도 영화 매니아라서 한두 번쯤 사먹어 봤을텐데.

 

디테일하게도 포장 뒷면의 바코드와 분리수거 아이콘마저도 작품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꼼꼼함이 알게 모르게 상품에 손을 가게 만드는 숨은 공신이죠. 군것질할 여력이 없었던 일본 여행때라도 이 뒷면을 봤다면 아마 구입했을 겁니다.

 

 

 

초콜릿 자체는 한국에서 파는 일반적인 초콜릿보다 덜 단 편입니다.

한국 초콜릿은 카카오버터 함유량이 워낙 낮은 모조 초콜릿에 불과하니 어쩔 수 없겠죠.

이 녀석은 초콜릿 자체가 그리 달지 않은 대신에 속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달콤한 땅콩 연유를 넣어놨습니다.

그래서 한 입 배어물면 상당히 단 맛과 함께 초콜릿의 씁쓸한 매력이 잘 조합되더군요.

 

저는 단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다크 초콜릿을 즐기는 편이지만

웡카 초콜릿의 저 디자인 하나에 충분히 싸지 않은 금액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까페에서 하나 까 먹고 집에 하나 가져와서 가족들과 함께 씹어먹었죠.

 

가격은 크기도 크기도 일본 직수입품이라 꽤나 나갑니다만 캐릭터 상품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이니 아깝지는 않네요.

 

 

 

까페에서는 일단 시험삼아 들여놨다고 하시는데, 수량이 떨어지면 다시 감상하기 힘들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그 영화의 광팬이라면 일부러 뜯지 않은 초콜릿 한 봉지라도 소장하고 있겠는데

팀 버튼과 좌니 뎁 합작품 중에서는 그냥 중위권에서 조금 더 높은 정도의 평가를 하고 있어서 그냥 그렇습니다.

물건에 집착할 것 없이 이런 경험이 즐거웠다고 생각하며 남은 녀석을 싸그리 입에 집어넣어 버렸죠.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초콜릿인데다 고증이 훌륭한 녀석이라 간만에 즐겁게 시식했습니다.

 

'Photo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최대의 선물  (10) 2015.02.17
더치커피 한 잔과 고양이 한 마리 - 더치미  (6) 2015.01.09
또 한해 다시 한해  (4) 2014.12.31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3편  (8) 2014.12.31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2편  (6) 2014.12.26

 

 

I saw the light fade from the sky
나는 하늘에서 바래는 빛을 보았네
On the wind I heard a sigh
나는 바람에서 한숨을 들었네
As the snowflakes cover my fallen brothers
내 형제들 위로 눈이 쌓일 때
I will say this last goodbye
나는 이 마지막 작별을 할 것이오

Night is now falling
밤이 이제 저무니
So ends this day
하루가 끝나네
The road is now calling
길이 지금 부르고 있으니
And I must away
나는 가야만 하네


 

Over hill and under tree
언덕 너머로, 나무 밑으로
Through lands where never light has shone
빛이 한 번도 닿지 못한 땅으로
By silver streams that run down to the sea
바다로 통하는 은빛 강으로


 

Under cloud, beneath the stars
구름 밑으로, 별들 아래로
Over snow one winter's morn
겨울 아침의 눈밭 위로
I turn at last to paths that lead home
나는 드디어 집으로 향하는 길로 돌아오네


 

And though where the road then takes me
이 길이 날 어디로 이끌지
I cannot tell
나는 말할 수 없네
We came all this way
우린 여기까지 함께 했으나
But now comes the day to bid you farewell
이제 작별을 고할 날이 오네


 

Many places I have been
많은 길을 가 보았소
Many sorrows I have seen
많은 슬픔도 보았소
But I don't regret
하지만 후회하지 않으리
Nor will I forget
잊지도 않으리
All who took the road with me
나와 길을 함께한 모두를


 

Night is now falling
밤이 이제 저무니
So ends this day
하루가 끝나네
The road is now calling
길이 지금 부르고 있으니
And I must away
나는 가야만 하네


 

Over hill and under tree
언덕 너머로, 나무 밑으로
Through lands where never light has shone
빛이 한 번도 닿지 못한 땅으로
By silver streams that run down to the sea
바다로 통하는 은빛 강으로


 

To these memories I will hold
나는 이 기억들을 간직하고
With your blessing I will go
당신의 축복을 받으며 떠날 것이오
To turn at last to paths that lead home
마침내 집으로 향하는 길로 돌아오기 위해


 

And though where the road then takes me
이 길이 날 어디로 이끌지
I cannot tell
나는 말할 수 없네
We came all this way
우린 여기까지 함께 했으나
But now comes the day to bid you farewell
이제 작별을 고할 날이 오네


 

I bid you all a very fond farewell
나는 그대 모두에게 따뜻한 작별을 고하네

 

 

 

 

 

SD 형태로 만들어진 녀석들은 이상하게 오리지날과는 다른 매력이 풍성해 진다고 느낍니다.

이건 금방 잡은 소고기보다 숙성을 거친 소고기가 더 맛있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런지.

 

디자인은 참 멋지게 나와서 첫 변신 장면은 어른이의 꿈과 로망을 되살리는데 성공했지만

작품 자체는 누가 마이클 베이 아니랄까봐 어설프고 지저분한 3류 B급 액션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던 작품의 주인공 옵티머스입니다.

1편은 극장가서 봤지만 2편을 잠깐 TV에서 보고난 후 두 번 다시 관련 작품은 안 보고 있습니다. 영화에 투자하는 시간은 매우 소중하니까요.

 

 

 

베이더 옹은 SD로 만들어도 전혀 그 위압감이 줄어들지 않는군요. 이것이 빠심이라는 것인가 봅니다.

이 녀석만큼은 정말 덥썩 물어가고 싶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판매용 제품이 보이지 않았고 있어도 상당한 가격이리라 생각해서 꾹 참았습니다.

이렇게 볼 때는 좋은데 인형이란게 사실 집에 놔 두면 그닥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편이기도 하고.

 

피규어에 관심이 많았을 때는 이것저것 구입해서 전시도 해 보고 했는데 자주 바라보며 즐기지 않으면 금새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되어 버리네요.

 

 

 

처음 봤을 때 건담이 이제 정신이 나갔구나 싶었던 GP-03 덴드로비움입니다.

훗날 저 스케일로 프라모델이 나왔을 때 한 번 더 놀라고 했었죠.

 

작품 자체가 작화 수준은 굉장해도 주제나 사상이 굉장히 형편없는데가 개연성이라고는 밥말아먹었기 때문에

남은 건 결국 멋들어진 건담 기체들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라모델만큼은 여전히 인기를 발하고 있긴 합니다만.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란 건 결국 부가상품에서 본전을 찾는 녀석들이라 결과적으로 보면 성공한 작품이죠. 작품성은 멀리 날려 보냈지만.

 

 

 

쿼드콥터를 시연중인 부스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신기하게 쳐다보느라 목이 아팠습니다.

일반적인 헬리콥터에 비해 안정성이 뛰어나고, 반대로 밸런스 조절만 좀 하면 온갖 묘기에 가까운 동작도 구현이 가능하죠.

강하하면서 한바퀴 휙 도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주위에서 탄성이 흘러나왔습니다.

 

이제 무선 조종 장난감도 입체적으로 움직이며 노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군요.

 

 

 

몇 주 전에 영화 '퓨리'를 보고 이 글을 적으니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2차대전의 전차들은 각본가들에게 쓰라고 해도 이렇게는 못 쓸 정도로 신기한 역사를 걸어왔죠.

허구헌날 쥐어터지고 공군이나 찾는 미국의 셔먼 전차였지만

사실은 셔먼이 나쁜게 아니라 독일쪽 중전차들이 시대를 좀 앞서갔다고 보는게 맞을 듯.

 

영화사상 처음으로 작동 가능한 세계 유일의 티거 전차가 등장한다는 점 하나만으로 퓨리는 두근거리면서 감상했습니다.

단순히 전차 몸매 감상한다고 볼 만한 영화는 아니고 상당히 사람 우울하게 만드는 내용이라 오히려 느낌이 좋더군요.

 

 

 

요즘 차세대 산업으로 각광받는 3D 프린터도 시연중입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어서 단순한 색과 떨어지는 디테일밖에 구경하지 못했지만

요즘은 그야말로 어떤 기술이든 순식간에 대중화 되어버리는 광속같은 시대니 조급할 건 없습니다.

 

10년만 지나도 지금 가정집 프린터들처럼 보급형이 팔리고, 집에서 필요한 단순 도구들은 그대로 뽑아내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인터넷 마켓에서는 제품들의 설계 도면을 판매하고 불법 복제 도면을 막으려고 프로텍터도 개발하는 그런 일이 빈번할 것 같기도 하고.

 

 

 

3D 프린터는 굉장한 가능성을 지닌 녀석이지만

이렇게 피규어 쪽으로는 일정 이상 레벨을 올리기에 채산성이 부족한 편이긴 합니다.

겹겹히 원료를 쌓아서 만드는 방식으로는 나무의 나이테가 생각나는 흔적 때문에 살짝 아쉬운 점이 있죠.

 

물론 다른 여러가지 방식으로 분사하는 프린터도 많이 있고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니 점점 금형공장에서 찍어내는 수준에 근접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프린터 때문에 나중엔 캐드 같은 프로그램이 워드 프로세서처럼 누구나 배워야 하는 과목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오리지날 로보트 킹과는 조금 다르지만 어쨌든 분명 로보트 킹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고유성씨의 만화가로서 능력은 시대를 많이 앞서간 편이지만

이 디자인만큼은 자이언트 로보에 나오는 녀석을 완전히 베낀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항상 보면서도 씁쓸한 기분을 지우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한국 만화사의 어두운 일면이지만 그래도 철인 캉타우 등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고, 그렇기에 매우 독창적인 작품 역시 그 당시에 탄생했으니

좋던 실던 현재 한국 만화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겠군요.

 

아마 이 녀석도 복고 향수에 인기가 많아지면 자연히 표절 논란도 거세질거라 생각합니다. 역시 캉타우가 다시 인기를 누려야 하는데.

 

 

 

헬보이는 원작과 영화의 캐릭터 디자인이 많이 달라서 구분하기가 쉽군요.

코믹스 원작은 거의 오크와 사무라이를 합친 듯한 동양적 캐릭터였는데

워낙 독특한 스타일이라 이걸 영화화 하면 대체 누가 이 역할을 맡을 것인가가 참 궁금했습니다.

 

감독을 잘 만나서 그런지 론 펄만의 헬보이는 그야말로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상의 배역을 찾을 수가 없네요.

육순을 넘긴 배우라 더 나이들기 전에 빨리 영화 3편을 찍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이제는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매너리즘이 되어버린 철남의 흉상.

아이들이 그렇게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철남 잠옷에 철남 츄리닝에 철남 마스크와 리펄서 건까지.

 

하긴 제가 요즘 시대에 태어났으면 그야말로 그 철컹철컹 장면에 마약처럼 반해버렸을 것 같습니다.

2편은 한심할 정도로 단점이 넘쳐났고, 3편은 조금 돌아오긴 했지만 더 이상 진전할 스토리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요즘 조금 시들하긴 합니다.

이 캐릭터는 본인 매력이 너무 철철 넘쳐서 악역이 밸런스 맞추기가 참 힘든 것 같아서 말이죠.

 

 

 

카리스마 넘치는 등장에 비해 너무도 허무하게 사라진 그리버스 장군입니다.

캐릭터 다자인도 멋지고 설정도 훌륭하며 라이트 세이버를 4개나 휘두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만

막상 보스 캐릭터가 아닌데다가 4개의 팔로 액션 시퀀스 짜기가 너무 어려웠던 고로 그냥 평범한 중간보스로 전락해 버렸죠.

 

쌍제이가 맡은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에도 이런 포스넘치는 악역이 다시 등장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다섯 군대 전투를 보고 나니 세삼스럽게 사우론이 그리워졌습니다.

아무래도 반지의 제왕과는 원작 분위기부터가 많이 달랐던데다가

1편짜리 작품을 3편의 영화로 나누다 보니 아무리 피터 잭슨이라도 한계를 많이 보여서 아쉽더군요.

 

반지의 제왕 편은 감독판을 10번 넘게 봤기 때문에 그냥 눈에 선한데

호빗 마지막 장면을 보니 이렇게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톨킨의 위대한 역사서는 종지부를 찍는구나 싶었습니다.

 

 

 

중앙의 거대한 부스쪽에서는 마블과 DC가 사이좋게 등신대 피규어들을 전시하고 있더군요.

극장에서 본 사람 덕분에 팬이 늘어나서인지 다른 부스와는 차원이 다른 행렬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나침반님이나 저나 굳이 저 줄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멀리서 한 장 담아봅니다.

 

애초에 카메라는 많이 만져도 셀카라는 걸 찍지 않으니 굳이 앞에서 기념사진 찍을 이유가 없네요.

 

 

 

밀리터리 미니어쳐 치고는 묘하게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작품이라 한 장 담아봤습니다.

고증은 훌륭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태평양 전쟁 때 쌍주포 전차가 존재했을 것 같지가 않아서 말이죠.

 

저는 밀덕은 아니라 실제로 전쟁 때 저런 전차가 있었는지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게임에서 자주 나오는 저런 쌍주포 전차는 이미 1차대전부터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에

셔먼조차 티거의 위용을 압도하는 것 처럼 느껴졌던 태평양 전쟁 때 저런 전차가 나왔으리라고는 생각하기가 힘듭니다.

 

 

 

옆쪽 미니어처를 보니 그 비현실성이 이해가 되더군요.

비현실 속에서 현실을 창조해 내는 몇 가지 보드게임 중에서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워해머 시리즈입니다.

아마 제가 태어날 때에 발매되어 지금까지 즐기는 사람이 많은 게임인 걸로 알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죠.

 

우주급 스케일로 이루어지는 전쟁게임인데 하인라인에서 시작한 흉포한 외계 생명체의 디테일한 추가 설명이 이 게임에서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종족도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즈와 이 게임의 타이라니드에서 영감을 얻었죠. 영감이라기 보다는 거의 헌정에 가깝지만.

 

 

 

전차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게 없어서 그렇지만, 어째 사람과 전차 비율이 좀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2차대전때 저렇게 큰 탱크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독일의 티거2 나 마우스 같은 전차는 저 정도 크기이겠지만.

 

이런 디테일한 미니어처들은 이리저리 사진 찍으며 감상하는데 참 최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만드는 사람은 만드는데서 재미를 느끼고, 저 같은 사람은 여러 각도에서 찍어보는데 재미를 느끼죠.

조립형 장난감이란 게 대부분 그렇지만 만들 때 가장 재미있고 다 만들고 나면 감상하는 뿌듯함으로 즐기는 것이겠죠.

 

 

 

쌍제이의 스타워즈는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만

프로모션 영상에서 메인 테마와 함께 등장하는 이 팔콘과 타이 파이터의 모습을 보면 본능적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네요.

근데 X 윙과 타이 파이터 크기를 보니 팔콘이 저렇게까지 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미니어처는 크기 비율도 정확해야 현실감이 살아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철인 28호 하면 이 녀석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죠.

저보다 더 어린 사람은 또 이게 아니라 날개달린 로봇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원조 철인 28호는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온 적이 없는 흑백 애니메이션이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1980년 버전이 가장 오리지날과 현대성이 잘 접목된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프라모델도 참 무지하게 많이 만들었죠. 동글동글한 게 의외로 오래 보면 볼수록 매력이 살아납니다.

 

 

 

대전 당시 저렇게 터널 밑에 잠복해 있다가 포를 빵빵 쏴 대는 전차는 공포의 대상이었죠.

특히 독일군의 전차는 장갑도 장갑이지만 유효사거리가 연합군의 주력 전차보다 많이 길어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쉭쉭 날아오는 포탄에 소름이 돋은 전차장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전쟁의 역사에 비추어 보면 사실 이런 현대 전차가 활약한 시기는 꽤나 짧은 편입니다.

티거 같은 현대 전차의 시초를 닦은 녀석들도 그 무시무시한 공군의 힘이 커지면서 한낱 고철덩어리로 전락해 버렸으니.

요즘 와서는 일단 어떤 수를 쓰더라도 전차는 공군에게 움직이는 타겟이나 마찬가지라 밀리터리의 로망으로서는 참 아련한 수준까지 내려왔죠.

물론 땅에 발을 딛고 움직이는 물체들에게는 여전히 지상 최강의 공방을 자랑하는 괴물이긴 하지만.

 

현대 미국처럼 외계인을 고문한 듯한 병기가 개발중인 곳에서야 재블린 같은 전차잡는 대전차 미사일도 제식 병기로 운용되고

공군에게는 뭔 짓을 해도 상대가 안되는 전차이긴 하지만, 육지전에서 전차 부대를 막아설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전차부대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현대 문명의 괴물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재블린 미사일은 본체와 미사일 한 발을 합하면 3억원이나 하니까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 장면을 재현한 듯 합니다.

주변을 보면 아마 상륙 후 첫 전투인 것 같네요. 디테일이 그냥 끝내줍니다.

자기 힘으로 저 장면을 만들어 놓은 후의 달성감은 참 대단할 듯 하네요.

 

사람이 어느 한 취미에 몰두하게 되면 거기서 얻는 만족감은 인생의 목표에도 버금간다고 할 수 있겠죠.

애초에 큰 뜻을 품고 태어나서 사회에 뭔가를 남겨야 한다는 시덥잖은 헌장 같은게 두루두루 읽히고 있는 것 자체가 희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은 날씨가 급변하고 있어서, 관람을 마치고 나와보니 하늘이 심상치 않더군요.

둘 다 우산은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비가 거세지자 지붕 밑에서 시간을 좀 때웠습니다.

이래가지고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하겠으니 식사할 만한 곳을 생각해 봤는데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예전 서울 살 때 가끔 가던 보노보노에 가 볼까 싶었습니다.

 

나침반님은 생활 패턴상 보노보노에 가 보신 적이 없을 것 같아서 이것도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었죠.

음식 수준에 비해 가격은 역시 강남이니 만큼 좀 비싼 편입니다만

여러가지 음식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찾아가는 것이 뷔페니까요.

 

 

 

비가 좀 많이 쏟아져서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습니다.

여름이라 젖는 것 쯤은 별 상관이 없네요. 그래도 사람은 어찌나 많은지 외식 인구는 참 대단하구나 싶습니다.

 

저나 가족들 모두 먹는데 돈 아끼지 않는다는 게 인생의 신조라 버는 돈에 비하면 여러가지를 먹는 편이긴 합니다.

보노보노 같은 곳은 맛난 걸 먹으러 간다기 보다는 뭘 먹을지 선택하기가 좀 애매한 기분일 때 대안적으로 선택하는 곳이죠.

 

나침반님이 이런 곳을 좋아하실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제가 추천해서 왔으니 조금 책임감을 느끼기는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럭저럭 먹을 만한 음식들이 포진해 있어서 기분이 나빠질 정도는 아니네요.

초밥은 일본쪽에 비하면 거의 간식 수준이라 크게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뷔페 가격에 포함이라고 생각하면 납득할 만 합니다.

 

이곳은 식탁 쪽 조명이 어두운 편이라 음식 사진 찍으려면 중앙 홀에 전시된 녀석들을 담는 게 좋은데

소심한 성격상 남들 음식 담아가는 곳에서 사진 찍는게 조금 부담스럽더군요.

그래서 그냥 한두 장 찍고 포기했습니다. 어차피 키덜트 페어 감상이 주 목적이었으니 이거야 그냥 여흥일 뿐이죠.

 

 

 

 

게가 자주 많이 못 먹는 녀석이다 보니 이걸 한 포대기 담아가서 막 뜯어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여기 게는 그냥 향기만 살짝 맡는 수준이라 이걸로 배 채우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요.

물론 막 쪄낸 튼실한 게라면 혼자 20~30만원 어차피는 가볍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게를 좋아하긴 합니다.

 

소원 중 하나가 게를 배 터져서 못 먹을 정도로 먹어보는 것인데, 예전에 집에서 박달대게 5마리 정도를 혼자 먹어봤지만

배가 불러서 못 먹겠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어느 정도 먹어야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지.

 

 

 

보노보노는 원래 해산물이 좀 괜찮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마지막으로 갔던 때가 근 7년쯤 전이었으니 좀 바뀐 듯.

해산물은 조금 질이 낮아지고 즉석요리나 스테이크, 고기류가 조금 더 힘을 받는 느낌이네요.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지난번엔 참치 해체 쇼 같은 것도 있었는데.

 

여담이지만 나침반님 세계일주 떠나기 전에는 마지막 만찬이라고 생각하고 서울의 최고급 호텔 뷔페를 한번 가보자고 하십니다.

저는 서울서 한 번 가보고 싶은 음식점이라면 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초밥집 정도가 신경쓰이는데

어차피 나침반님하고는 오토바이로 일본 일주 한번쯤 해 볼 생각이라 굳이 여기서 먹을 필요가 없긴 합니다.

물론 서울의 그 집은 일본 레벨로 쳐도 굉장한 실력자분이라 먹을 가치는 충분하지만요.

 

아무튼 당일치기 여행이라 좀 바빴지만 오랜만에 피규어 사진도 담고 나침반님하고 산책하다가 돌아왔습니다.

그게 벌써 거의 반 년 전 이야기지만 말이죠.

 

여행기 쓰다보니 이 블로그만 완전히 시간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Photo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름 레어 - 윌리 웡카 초콜릿  (10) 2015.01.03
또 한해 다시 한해  (4) 2014.12.31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2편  (6) 2014.12.26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1편  (4) 2014.12.24
언젠가 양꼬치  (4) 201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