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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3.07.28  대구에 생긴 알라딘 중고서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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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떠나고 항상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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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또 :: 2013. 12. 31. 18:15 Photo Diary

 

여기도 닥종이 공예 부스인데, 이곳은 사진찍어도 된다고 하셔서 열심히 찍었습니다.

닥종이 하면 추억의 장면들이 자동으로 생각나는 건 어째서일까요. 종이의 질감이 과거를 연상시키는 것일지.

 

 

 

디테일이 무시무시합니다. 홍시 주변에 감서리가 묻어있는 모습까지 표현해 냈군요.

하지만 홍시 치고는 좀 덜 마른것 같아서 약간 아쉽긴 했습니다. 닥종이 공예품에 너무 많은걸 바라는 것인지.

 

공예박람회다 보니 혹시 이런 사진 찍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마크로 렌즈 가져왔는데 다행입니다.

 

 

 

요즘엔 홍시나 곶감 만드는게 기계도 많이 쓴다고는 합니다만

여전히 값어치 높게 평가받는건 사람 손으로 일일히 손질하고 자연건조시킨 녀석들이겠죠.

 

사실 출하시기를 맞추려면 촉진제 없이는 아예 만들수가 없는게 요즘 홍시이긴 합니다만.

닥종이 공예품에서는 그런 씁쓸한 현실 느낄 필요없이 그때 그 시절의 소박함을 엿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도 이제 나름 나이좀 먹은 축에 들어갈 듯 하지만

그래도 저런 옷 입고 학교 다닌적은 없으니, 이쪽이 저보다 좀 더 연식이 오래된 것 같네요.

 

국민학교때는 정말 저런 판때기 바닥에, 난로에 장작 때가면서 겨울방학을 기다리는 생활이었는데 말입니다.

지금 모교에 다시 찾아가면 너무나 많이 달라져 있어, 추억이 상처받을까 두려워 안 가게 되더군요.

 

 

 

그러고보니 저 주전자도 생각이 나네요.

요즘에 그런 식으로 교실에 방치해 뒀다간 세균이 어쩌고 하면서 난리가 날 것 같은데

그때는 그냥 운동장에서 달리고 들어와 벌컥벌컥 마시곤 했습니다.

 

겨울엔 난로 위에 올려놓고 보리차를 즐기는 상류계급의 티타임 같은 분위기도 연출했었죠.

 

 

 

공예박람회라고 해도 사진 찍을곳이 몇 없고, 절반 이상은 그냥 순수한(?) 상업 부스라 찍을것도 없었습니다.

물건을 사는데 중점을 둔 구경이 아니라서 카메라는 쉬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래도 이런 닥종이 공예부스에서 열심히 찍어댄 덕에 무거운 카메라 들고 간 보람은 있었네요.

 

 

 

동생분이 디테일 좋다고 감탄한 감자 모형입니다.

 

카레를 좋아해서 자주 만들어 먹는데, 그러다보니 감자 껍질 깎아내는데도 익숙하죠.

그때 항상 절 귀찮게 만드는 저 배꼽처럼 살짝 들어간 부위도 절묘하게 묘사해 놓았군요.

닥종이의 특성이긴 하지만, 감자에 저렇게 옥수수 수염처럼 보송보송하게 나 있는건 좀 특이하긴 합니다만.

 

이거 제 손톱 크기 정도밖에 하지 않는 녀석들인데도 정교하기 그지없네요.

 

 

 

공예박람회는 어느 정도 둘러봤습니다만, 그냥 돌아가기는 시간도 좀 남고 해서

옆에서 개최중인 어린이 박람회라는 것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전시장이 칸막이 없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당연히 무료.

 

뭐, 아이들한테 쏟아붓는 돈을 생각하면 당연하게도 공예박람회보다 월등히 붐비고 있었습니다.

공예박람회는 사실 박람회라는 이름 붙이지 말 것을 진지하게 건의해보고 싶을 정도니까요.

 

어린이 박람회쪽으로 슬쩍 넘어와서 휴식도 취할 겸 음료수 한잔씩 마십니다. 즉석에서 짜 주는 레몬과 자몽에이드입니다.

음료수 마시고 싶었던게 아니라, 저게 원래 1잔에 5천원인데 1+1 서비스 중이라서 견물지심에 그만.

 

전 마시면서 참 특이한 색깔의 레몬도 있구나 싶었는데 동생분이 그거 색소넣은거라고 지적해 주더군요.

친절하게 사진 찍으라고 음료수를 들어주기도 했는데, 찍고나니 참 들고있는 포즈가 특이하구나 싶었습니다.

 

 

공예박람회는 아무렇게나 대고 찍어도 한산한 반면

이곳은 최대한 사람이 안담기게 찍어야 겨우 이렇게 나올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니, 부모들이 뭐라도 좀 더 보여주고 해 주고 사 주고 싶어하는 마음은 굉장하다는 것을 세삼 느꼈습니다.

사실 공예박람회 보면서도, 이곳 어린이 박람회 쪽에서도 많이 들었던 말인데

자꾸 동생분하고 저를 부부로 생각하고 말을 거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이제 이 나이대에서는 다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

 

뭐 기분이 나쁜 착각은 아니었습니다만, 만약 자식이 생겨서 부모가 된다면 이런데 애들 끌고오는거 참 힘겹게 느껴질 법 하네요.

 

 

 

이쪽 회장 중앙부에는 상당히 넓은 공간을 차지한 곳이 있었는데 시커먼 경찰버스가 임팩트를 풍기고 있습니다.

그냥 폼으로 만들어 놓은건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정말로 경찰인 듯 하더군요. 인상이나 몸집이나...

 

좀 전에 공예박람회 때도 경찰 조끼 입은 분들이 돌아다니길래

오늘 여기 테러 경고라도 있었나 했는데 아무래도 이곳에서 잠깐 외도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꿀같은 휴일에 나와 고생하는 경찰분들 대견합니다.

 

 

 

이쪽 부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씩 좀 헷갈리더군요.

이게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인지, 자기 아이가 이걸 가지고 놀면 머리가 좋아지고 훌륭한 아이가 되겠지 하고 자위하는 부모들을 위한 장난감인지.

 

별의 별 지능개발 장난감과 교육 프로그램들, 심지어 몇만원씩이나 하는 뇌파측정 기계까지 작동중입니다.

그 와중에 유아보험 들면 세탁기하고 냉장고를 준다는 부스는 오히려 순수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네요.

 

참 아이들 키우기 힘든 세상입니다. 어른들이 다 크지 않은 세상이기 때문이죠.

 

 

 

이 날이 토요일이었나 그런데, 다음날 엄니하고도 한번 와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예박람회 쪽에서는 다기 같은거 마음에 드실려나 싶어서 한번 구경이나 해 보시라는 생각이지만

이쪽 어린이박람회 같은 경우엔, 요즘 한창 신경을 빼앗기고 있는 한 살짜리 손자에게 쥐어주고 싶은 무언가를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대부분은 말도 어물어물 할 수 있을만한 나이대를 위한 부스라서 크게 관심 갈만한 건 없지만 말입니다.

 

아직 지문체취 같은 걸 이해하고 놀 만한 나이도 아니긴 하죠. 엄니는 손자를 계속 천재로 굳게 믿고 있는듯 합니다만.

 

 

 

경찰이 활약중인데 소방서라도 가만 있을수는 없나봅니다.

대구지역 소방서 중에서는 좀 규모가 큰 편인 중부소방서에서 지원 나오셨습니다.

 

아무래도 실제로 불을 피울 순 없으니, CSI 로 익숙한 과학수사대보다 어린이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듯 하네요.

참 목숨걸고 고생하는 분들인데 박봉에 대접도 야박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근데 저 자동차 디자인이 왠지 위기창출 넘버원을 생각나게 해서 괜스레 겁이 나는군요.

 

 

 

자식은 커녕 결혼도 하지 않은 남녀 둘이서 왜 유아박람회를 서성이고 있는 걸까 싶었는데 의외로 사진 담을만한 녀석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유아박람회 옆쪽에는 또 대구경북 초중고등학생들이 참가하는 과학대전도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죠.

각자 부스에다가 다양한 체험이벤트와 신기한 과학 현상들을 시연중이었습니다.

 

이건 기하학을 설명하려고 한 모형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크고 아름다워서 사진 담기는 좋더군요.

전 이런 모형을 보면 꼭 영화 '큐브'가 생각나서 참 재미있습니다.

 

 

 

구석탱이 공중에서 뭔가 흐물흐물 헤엄치고 있길래 가 보니 상어 한마리가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그냥 풍선인 줄 알았는데 사실을 매우 정교한 첨단 장비의 집합체입니다. 무려 지느러미를 움직여서 앞으로 헤엄을 칩니다.

 

자세히 보니 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밑에서 누가 조종하는 듯 하더군요.

아무리 하늘이 자유로워도 마음가는대로 움직였다간 얼마 안가 무서운 아이들 손에 걸레짝이 될 테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지면에서는 수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들로 지옥이 펼쳐지고 있는데

이렇게 혼자 느긋하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떠다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헤엄치는 모습이 너무 여유롭게 보여서, 굳이 상어로 디자인을 잡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다음엔 참치 정도로 만들어 놓으면 주위 식당들 매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 상어는 잠깐 내려온 상태고, 부스 주변 풍경이 대강 이랬다는 것을 한번 남겨봤습니다.

역시 과학교과서 펼쳐놓고 교실에서 꾸벅꾸벅 조는 것보다는 이런 체험학습이 압도적으로 유용하겠죠.

 

결국 학교에서 이렇게 교육시키면 되는데, 돈이 없어서 안되는 것 뿐일까요.

아님 뭐, 녹조라떼 생성 과정 같은거 체험학습 해 보는것도 괜찮겠습니다. 돈을 그만큼 처발랐으니까.

 

 

 

아이들이 정신없이 몰두하는 만큼 재밌다 싶은 부스는 대기열도 깁니다.

몇몇 부스는 벌써부터 재료가 다 떨어져서 문을 닫은 곳도 있더군요.

 

기술이 발달하다보니 과학관에서만 구경할 수 있었던 여러 실험 장치들을 이제 혼자서 만들어볼 수 있을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과학체험 할 만한 곳이 대구시내 전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말이죠.

온갖 병폐와 타협하면서도 오직 자식의 출세 하나만을 바라던 60년대 부모들의 열의가 최소한 이 정도 긍정적인 발전은 이루어 낸 걸까 싶습니다.

 

그게 애들한테 과연 좋은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어떨지는, 애들이 커 봐야 아는 것이겠지만.

 

 

 

요새 중국이 떠오르는 경제 대국이니, 한국에서도 역시 중국과 교류하는 법을 어릴때부터 익혀 놔야 하는가 봅니다.

중국하고 협력하면 역시 트레이드 마크인 가짜 계란 정도는 만들 줄 알아야겠죠.

 

선행학습에 그리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만, 이렇게 현실적으로 유용한 기술을 익혀 놓는 건

한국어도 모르면서 영어 쏼라쏼라하는 국경없는 멍청이들 양산하는 것 보다 훨씬 생산적이라 생각합니다.

 

음, 뭔가 쓰다보니 묘하게 의미가 왜곡되는 듯 하지만 뭐 괜찮겠죠.

 

 

 

이런 센스가 참 좋습니다. 얼마나 머리에 쏙쏙 들어올까요.

 

 

 

좀 넓은 부스에서는 단순한 체험학습을 넘어 로봇 축구 등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EBS 에서도 이런거 많이 해 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직접 조작하는 사람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겠죠.

 

미국에서는 좀 더 자극성을 가미해서 상대편 로봇을 아예 박살내버리는 방송도 내보냈던걸로 기억합니다.

한국은 뭐, 동방예의지국이기도 하고 소득이 좀 딸려서 그렇게 박살나는 로봇은 좀 문제가 있을 듯.

 

 

 

아이들이 뭔가 왁자지껄한 곳이었는데, 전 아동이 아니기 때문에 들어가기가 좀 그렇습니다.

어릴 때야 밖에 나가면 그럭저럭 뭐든 재밌어 하긴 합니다만

자주는 아니더라도 이런 전시회장에서 하루 꼬박 여러가지 체험을 즐길 수 있는걸 보면

확실히 예전보다는 질적인 면에서도 양적인 면에서도 풍요로워졌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단지, 그것을 위해 희생된 다른 쪽 풍요로움이 꽤나 아쉽다는 게 문제긴 하겠네요.

애들은 그저 열심히 놀고 배우면서 세상이 얼마나 신기하게 이루어져 있는가를 궁금해하는 마음을 가지면 될 것 같습니다.

 

중딩들도 뉴스에서 뭐 좀 봤다고 '힉스 입자 그 사람이 노벨상 받았더라'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니

한국에서도 걸출한 과학자가 좀 배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어지간히 구경 후 전시화장을 나오니, 우산이 거의 소용없을 정도의 비가 쏟아지던 하늘은 말짱해져 있습니다.

대구는 참 비가 어지간히 안오기도 하지만 왔다고 해도 어느샌가 싹 사라져 버린단 말이죠.

 

그래도 가뭄이랄 정도로 바싹 마르진 않았고, 기록적으로 무더운 날이 지속되었으니 농사는 잘 될거라 봅니다.

동생분과 저는 점심이나 한끼 먹으려고 하는데 비가 그쳐서 다행은 다행이었네요.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어릴적에 이런 추억이 있을수가 없는 게

그 당시엔 코엑스나 엑스코 같은 컨퍼런스 회장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으니까요.

 

이제는 쉴새없이 전시화나 박람회가 열리고, 그 중에서 잘만 찾아들어가면 일년에 몇 번씩 새로운 것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분명 물질적인 양육, 교육 요건은 예전에 비해 참 좋아진 세상인데

어째 가면 갈수록 애 키우기 너무 힘들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거야 뭐, 어른들이 애 키우기 힘들게 만드니까 그렇죠.

 

 

 

동생분하고는 시내에서 새로 생겼다는 무한 회전초밥집에 갔습니다만

비싸지 않은 가격에 무한으로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식도락이 아니라 진귀한 체험현장 같은 즐거움일 뿐이지

먹는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곳의 초밥을 초밥이라 부르는 건 제 정체성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초밥을 먹기 위해서 가는게 아니라 그냥 시장에서 떡볶이 사먹는다는 기분으로 가면 딱 맞을듯 하네요.

 

이상하게 2시간 가까이 먹으면서 딱 한접시 나온 보리새우 초밥의 정체는 무엇이었을지 지금도 궁금하긴 합니다.

 

동생분하고 제가 구입한 브로치 비스무리한 정체불명의 장식품입니다.

질감도 특이하고 좀처럼 본 적이 없는 신기한 녀석이라, 부모님 옷에 끼워드릴까 싶어서 구매해 왔죠.

얼마나 끼고 나가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보석이나 귀금속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닥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을것 같네요.

 

하나는 동생분거고 하나는 제가 엄니 드리려고 산 거고, 하나는 그냥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제가 산 건데

잠깐 서울 갔다오니까 엄니가 제 걸 형수한테 줘버렸습니다. 뭐 이쪽 집이란 원래 그러게 돌아가는 것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9월에 열린 이 공예박람회라는 건, 만족할 만한 볼거리는 거의 없었습니다만

파장시간에 떨이 상품이라도 한번 사 보려는 사람들은 마지막날 오후쯤 한번 가보면 괜찮을 것 같더군요.

저희 엄니와 저도 마지막 날 오후에 가서 적혀있는 가격보다 5만원 정도 싸게 다기세트를 하나 업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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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4일날 대구 엑스포 전시장에서 공예문화박람회가 개최되었다는 동생분의 정보에

오랜만에 카메라 녹이라도 좀 털어내려고 가 보았습니다만, 그날 대구에 비가 어마하게 쏟아지고 있었죠.

저도 꽤 고생했습니다만, 동생분은 40분 넘게 지각할 정도로 대구 도로상태가 많이 안좋았습니다.

 

시원하게 내리니 기분은 좋았습니다만.

 

박람회는 무료라서 부담될 것 없지만 반대로 무료 전시회라는 것은 전시회장 내부가 상품 판매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차라리 입장료가 있는 전시회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구경하고 안 사면 되니까 그냥 한번 와 봤네요.

 

 

 

안에서 기다리는것도 귀찮아서 밖에서 서성이고 있으니 동생분이 도착했습니다.

그 날 코엑스에서는 공예 박람회 외에도 어린이교육 용품전이나, 대구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과학축전까지 열리는 탓에

단체관람객이 많은 어린이 부스나 과학축전 쪽에는 사람들이 꽤나 바글바글한데

공예박람회 쪽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더군요. 저한테는 매우 다행스런 일이었습니다.

 

 

 

한국이 대체적으로 야행성 문화라 그런지, 오전에 도착한 박람회 내부는 꽤나 널널했습니다.

스마트폰이란게 존재하지 않을 때부터 박람회를 다녀오고 있는데

요즘엔 확실히 부스 직원들이 별로 지루하지는 않겠더군요. 전부 맛폰만 보고 있으니.

 

하지만 역시 부작용도 있는 것이, 관객들이 앞에 다가가서 구경하고 있어도 눈길 한번 안주고 계속 맛폰만 터치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무료 입장이라는 거 티라도 내는듯이, 접객마인드라는 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서 그냥 마음 비우고 둘러보면 좋겠더군요.

 

 

 

그래도 직접 만든 금속공예품을 판매하시는 분의 부스에는 꽤나 볼게 많았습니다.

정교함에서 뛰어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감성있는 작품을 잘 만드시더군요.

 

저 머리에 꽃 소녀는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막상 생각해봐도, 제가 저걸 어디 달고 다닐만한 공간이 없어서 이성이 감성을 압도하고 말았습니다.

목에 걸고 다니는 사람은 없어 보이는데 정말 저런 거 어디다 걸고 다니는 건지.

 

 

 

사진촬영도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열심히 찍었습니다.

감성적인 작품도 많지만, 캐리커쳐나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인지 눈에 익은 캐릭터들 모형이 자주 들어옵니다.

금속으로 저렇게 굳게 다문 입술표정까지 표현해 내려면 어떻게 주물러야 할지 저로서는 상상이 안가는군요.

 

확실히 보고있으면 참 대단하다 하나 갖고싶다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것도 아닙니다만

악세사리라는 건 막상 사용할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게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인것 같네요.

 

 

 

캐릭터 상품뿐 아니라 제대로 된 브로치 등 장신구도 제작 판매중이십니다.

이런거라면 여자사람들 가방이나 옷주름 같은 곳에 끼워다니고 할 수 있겠죠.

전 물론 끼워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수공예품이다 보니 얼핏 생각보다는 비싸게 느껴질 수 밖에 없기도 할것 같습니다.

이런 장르에 대해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보통 여자사람들은 이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수공예품을 좋아하는지

세상에 꽤 많이 돌아다녀도 사치품 마크가 딱 박혀있는 그런 대량생산품을 좋아하는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까요.

 

 

 

애니메이션에도 조예가 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건담 모형도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제가 초딩 3학년쯤 되면 아주 열망에 사로잡혀서 저걸 사달라고 떼를 쓴 다음

월요일날 학교 가서 아이들한테 실컷 자랑을 했을텐데 말이죠.

 

지금은 뭐, 전체적으로 특정한 몇몇 관심거리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흥미가 동하지 않는

세상에 찌들어가는 인간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걸 본인 스스로도 잘 느끼고 있는 편이라서.

 

 

 

이건 아마 촛대겠죠? 방짜를 생각나게 하는 무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용적으로 생각하자면, 촛농 흘러넘치는 걸 방지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는 단점이 생각나더군요.

 

 

 

추억의 캐릭터가 상당히 정교하게 제작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은 애증밖에 남지 않은 어두운 역사일 뿐이지만, 이 녀석 컨셉은 참 잘 설정했다고 생각합니다.

 

금속제다 보니 이런거 목에 걸고다니면 목디스크 걸리는거 아닌가 좀 걱정이 되긴 하더군요.

 

 

 

무료 입장인 만큼 모든 부스가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들어온 곳입니다.

그래서 무심코 사진 한장 찍으려 하니까 바로 옆에서 '찍으면 안되요' 라는 목소리가 날아오더군요.

물론 부스별로 흔쾌히 촬영 승락하시는 분도 있고 한데, 한번 그런 말을 들으면 부담되어서 더 이상 찍지 않게 됩니다.

 

뭐, 미천한 사진속에 담기기에는 너무나 굉장한 공예품들이라 그런 것이겠죠.

덕분에 구매의욕같은건 싹 사라져 버렸으니 잘된 것 같기도 합니다.

 

사진의 황토염색 제품들은 그리 만들기 어려운 건 아닙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슬쩍슬쩍 만들어서 엄니한테 선물해 주시더군요.

 

 

 

사진 찍는게 시들해져서 대부분 눈으로만 관람합니다.

저같은 실력으로 사진 찍어봤자 마케팅에 도움될 건 하나도 없으니까 별 문제는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뭘 봤는지도 잘 기억이 안나고 하니, 사진 안찍은 부스에 대한 말은 할 게 없네요.

 

다육이는 확실히 귀엽고, 볼때마다 한두 개씩 집어오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것도 아닌데

이렇게 너무 작은 녀석들은 집에서 잘 기르면 금새 새 화분이 필요해질 정도로 잘 자라버리는 통에

좁은 곳에 가둬놓고 키우는게 좀 미안해 지기도 하더군요.

 

 

 

한지공예도 참 잘 해놨다 싶었는데, 이게 인형전시회와는 달리 입장료를 안 받아서 그런지

한장 찍자마자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말씀하시길래 그냥 카메라 접었습니다.

 

김장담는 순서대로 잘 만들어 놔서, 마지막에 완성된 붉은 김치는 종이공예가 가지는 부드러움을 압도할 정도로 생동감이 있었네요.

 

 

 

그 다음부터 찍은 사진은 전부 일일이 허가를 받은 것들입니다. 귀찮아서 구경한 것의 1/10도 찍지 않았지만.

방짜유기는 어릴적부터 볼때마다 참 느낌이 좋아서 엄니보고 하나 구입하자고 말을 하곤 했는데

이게 관리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라서 절대로 구입하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어쩌면 제가 태어나기 전 시집살이에서 엄니는 이런 방짜유기에 어떤 한이 서려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사용과는 별개로 보기엔 참 아름다우니 이렇게 사진이나 찍어야죠.

 

 

 

가격도 물어보기 좀 부담스러워 보이는 멋들어진 녀석이었는데

잔 내부의 빛반사가 마치 가을의 강아지풀처럼 아련하게 흔들려 올라오는 느낌이 굉장했습니다.

 

이번 공예박람회는 참가사 전부가 대구 경북 주위에만 집중되어 있어서

여기 전시품(상품)들이 국내 전체에서 상위권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10군데 중 1군데 정도는 실력 있다 생각이 딱 드는 곳이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그냥... 별것 아닌 것들이나 좌악 늘어놓고 뚱하게 앉아서 맛폰이나 만지작거리는 장사치들 뿐이죠.

 

 

 

색이 참 곱게 세팅된 다기세트였습니다만,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왠지 흑백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고운 색을 버리고 담아봤습니다. 사진은 맛있는 밥을 먹을 때처럼, 적당히 아쉬울 정도가 제일 좋은 법이겠죠.

 

 

 

이건 색을 버리면 존재의미가 없어서 울긋불긋하게 담아봤습니다.

특정 모양을 한 틀에 이녀석을 한알 한알 끼워넣어서 장식품을 만드는 건데

동생분과 저는 한참을 앞에 서서 고민했습니다. 도대체 그렇게 만든 모양을 어떻게 유지시키는 것인지.

 

접착제로 붙이는 것도 아닌듯 한데 어떻게 저 콩알 비스무리한 것들이 딱 붙어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죠.

 

 

 

결국 앞에서 체험교실 열고 있는 분한테 어떻게 만드는 거냐고 물어보니

다리미로 녹여서 붙이는 방식이라는 명쾌한 대답을 얻었습니다. 답을 알고나니 굉장히 간단한 발상이었네요.

 

왜 이런 것들은 알고 나면 '왜 몰랐을까'하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몇몇이 꽤나 집중해서 한알 한알 뭔가를 만들고 있더군요.

자수보다는 수고가 덜하겠지만 아이들한테는 재미있는 놀이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의 다림질은 조심해야겠지만.

 

 

 

공예문화라는 제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예술작품이라 불릴만한 그림들이 벽면 가득히 붙어있는 부스입니다.

 

사진 찍어도 된다고 하시길래, 허락해 주신게 후회될 정도로 동생분과 둘이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그러면서도 구입은 하나도 하질 않았으니, 장사하러 온 사람들이 사진촬영 귀찮아 하는것도 이해는 가더군요.

 

증거를 남기려고 일부러 비스듬하게 찍었습니다. 그림이 아니라 종이로 만든 입체 작품입니다.

 

 

 

밥아저씨의 참 쉬운 그림처럼 밑바탕 색을 은은히 깔아놓은 캔버스에

종이를 입체적으로 배열한 작품입니다. 이런 방식의 재미있는 점은, 정면에서 봐도 은근히 입체감이 느껴진다는 것이죠.

 

프로급의 작품이니 초목의 형태도 굉장히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있고, 색 조합도 단순한 색종이로 보이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직접 하나하나 색칠한 종이가 아니라면 아마도 그라데이션으로 만들어진 색종이를 사용한게 아닌가 싶더군요.

 

아이가 없는 집에 걸어놓으면 부서질 염려도 없고 좋은 장식품이 될것 같습니다.

 

 

 

지금 한창 블로그에 연재중인 여행기 중 토요타 박물관의 전시 부스에 있었던

종이 겹쳐서 만드는 예술 작품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만, 소재가 종이일 뿐 표현 방식은 완전히 상이하다고 하는게 맞겠더군요.

 

이곳은 종이로 글자 그대로의 입체감과 현실성을 표현하는데 힘을 둔 반면

토요타 박물관의 작품은 색이 다른 평면적인 종이를 겹쳐서 명암대비로 입체감을 느끼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두 작품을 나란히 비교해 보면 참 재미있겠다 싶었습니다.

 

 

 

이쪽에 전시된 작품들은, 종이를 이용한 입체 그림이라는 표현방식뿐 아니라

대부분의 작품들이 꽃, 나무, 호수 등을 소재로 한 밝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는 점도 특징이라면 특징일 듯.

 

엄밀히 말씀드려서 그냥 보기 좋은 작품이지 예술적 감각이 느껴지는 쪽은 아닙니다.

은은하고 밝은 색상으로 아이들이 만든 듯한 단순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묘하게 사실적이고 입체감 있는 '두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이쪽의 장점이 아닐까 싶네요.

 

 

 

제작 방식이 방식이다보니, 정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만드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마치 풀 한포기 한포기 정성들여 심어가는 것이, 모내기 때의 고난이 생각나는 듯 하네요.

저도 한번 만져보고 싶어지는 기분이 드는데 아이들한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장르 같습니다.

 

 

 

다기를 판매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동생분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을 고려하는 찻잔이 있었기 때문에

미리미리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게 되었네요. 다른 곳에 비하면 확실히 부스가 잘 꾸며져 있어서 사진 담이 좋았습니다.

 

저희집 차방은 이미 꽉 차버려서 더 이상 장식품 관련은 구입하기가 힘드네요.

차방은 정갈함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기 좋다고 자꾸 사들이다간 창고처럼 되어버립니다.

 

 

 

저는 녹차도 좋아하긴 하지만 보이차, 오룡차, 철관음, 대홍포 계열을 많이 마시는데

이곳 부스의 다기들은 도자기처럼 흙을 유약없이 고온으로 구워내서 만드는 방식이고

흙에 철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완성품은 은은히 반짝반짝한 모양이 됩니다.

 

보기는 좋은데 사실 흑차나 청차에 어울리는 다기는 아닙니다. 철 성분과 흑차는 궁합이 별로 좋지 않죠.

암차인 대홍포 정도라면 이런 다기와도 잘 어울립니다만, 국내서 고급 대홍포 구하는건 꿈같은 이야기라...

 

 

 

구입할 마음은 들지 않아도 사진 찍기엔 좋은 잣찬.

살짝 바랜듯한 꽃도 좋은 포인트가 되고, 철 성분때문에 불규칙하게 그을린 잔 속의 무늬가 매력입니다.

 

 

 

동생분이 구입한 다기, 좀 전의 입체파 꽃처럼 너무 튀지도 않으면서

디자인의 매력을 살리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조금 흥정을 해서 구입했습니다.

저희 엄니도 이런거 좋아하니, 다시한번 같이 와서 구경시켜드리면 몇개 득템하는게 있을지도 모르겠더군요.

동생분이나 저나 이런데 돌아다니면 충동은 많이 들지만 좀처럼 돈이 무서워서 구매까지는 꺼리는 성격인데

덕분에 재밌게 구경하면서도 가끔 발걸음이 아쉬워지는 식으로 회장을 둘러봅니다.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으로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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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싶어 말씀드리지만 이거 조카 아닙니다.

 

이제 돌을 막 지난 조카가 추석을 맞아 본가에 내려온다고 해서

엄니께서 여러가지 준비중이십니다. 물론 이걸 조카가 먹는 건 아니죠.

근데 소고기도 구워가면서 뭐하러 또 닭고기까지 만드는가 싶었는데,

먹지 않더라도 최대한 많이 준비해 주려는게 부모 마음 아니겠습니까.

 

 

 

각종 소스와 마늘을 잔뜩 넣고 조그만 닭 두마리를 삶는데

한마리는 오늘 먹고, 나머지는 내일 추석때 쓰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마 오늘 한마리도 다 먹지 못할 듯.

먹음직스러운 소고기가 아주 한덩어리 준비중이라, 닭하고 소고기가 있는데 누가 닭을 먹으리요.

 

삶긴 잘 삶아지는데, 제가 보니 뭔가 임팩트가 좀 부족한 것 같아서 한 단계 더 거치기로 했습니다.

 

 

 

잘 삶아진 닭을 예열된 오븐에 넣고 굽습니다.

향미를 보강하기 위해 버터를 녹여 살살 처바르는 것도 잊지 않았죠.

소고기와는 달리 닭고기는 꽤나 오래 익히고 구워도 많이 텁텁해지지 않아서 가능한 방법입니다.

 

 

 

한번 뒤집어 주는데, 시술을 잘못한 관계로 한쪽 날개뼈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손님 대접하는 음식이라 폼 좀 잡으려 했는데 장애닭이 되어버렸네요. 저건 완성후 맛보기로 제가 먹어버렸습니다.

 

 

 

추석이라고 엄니 학교 선생님들이 화환도 보내주고 하셨습니다.

엄니는 이번에 퇴직하셨기 때문에, 이게 아마 마지막 화환이 아닐까 싶네요.

내년에 또 이런 꽃을 보내주는 사람이 있다면 참 감사하겠습니다만, 세상 일이란게...

 

닭 굽다가 시간이 남아서 그냥 한장 찍어봤습니다.

 

 

 

완성된 닭.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은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소고기가 많아서 아무도 닭에는 손을 대지 않았네요.

특히 조카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어서 조용히 식사를 즐길 여유가 없었던 것도 한몫 했습니다.

버리지 않고 먹으면 좋겠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퍼석해지는데 어쩔까 싶습니다.

 

 

 

11개월째 부터 서기 시작하더니, 13개월된 지금은 마구 뛰어다니는데

남자아이가 이런 거 아무래도 좀 빠른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주변 사람들도 사진 보면, 돌된 아이치고는 너무 성숙해 보인다는 말을 하는데

지금 빨리 늙으면 나중에 젊어보인다는 말이 있으니 그걸로 승부를 걸어보는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30분 정도 어리둥절하다가도 이내 적응이 되는지 뭐든 잘 갖고 놉니다.

 

장난감에 대한 반응도 그렇고, 부모들 몇가지 명령어에도 반사적으로 반응하는걸 보니 지능이 꽤나 향상되었더군요.

장난감 가지고 잘 놀다가도 부모가 '차렷~' 소리를 내면, 고개도 안 돌리고 장난감을 쳐다보면서 손만 허리 뒤에 척 갖다대는

뭔가 조건반사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동물 새끼와 암수를 겨룰만한 수준이지만, 이 정도 성장 속도를 봐서

좀만 더 있으면 동물따위는 따라갈 수 없는 영특함을 과시할거라 예상해 봅니다.

 

 

 

아주 외설적인(?) 사진이 많이 찍혀서 차마 올리지는 못하겠네요.

 

의사선생님이 놀랄 정도로 살이 좀 안찝니다. 먹기는 잘만 먹는데 워낙 쉴새없이 뛰어다녀서 말이죠.

부모들 등골 빠질 정도로, 잠잘 때 외에는 아예 멈춘다는 개념이 없는것 같습니다. 저래도 안 지치는지.

 

이걸 잘 개발하면 뭔가 운동선수 같은걸로 키워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다들 살갑게 대하니 우물쭈물하면서도 잘 다가가긴 하는데

저는 덩치도 그렇고 좀 과묵해서 그런지 일정 거리 이상으로는 다가오지 않습니다.

신생아일때 제가 아비노릇을 해 줬는데도 말이죠. 이래서 사람은 믿을수가 없는 존재.

 

하는짓이 강아지나 고양이하고 정말 비슷한 게, 제가 제 방안에 앉아있으면 호가심 만땅인 얼굴로 스윽 쳐다는 보는데

절대로 먼저 문턱을 넘질 않더군요. 엄마나 할머니가 방 안으로 들어와야 슬슬 따라 들어옵니다.

 

며칠 더 보고 얼굴 익히면 잘 따라다니겠지만, 아마 조카와 대면은 아주 짦은 순간일 듯 하네요.

 

 

 

남자라 그런지 성격이 그런지 힘 쓰는 일도 좋아합니다.

자기 덩치의 두 배는 될만한 거대 캐리어를 어떻게든 움직여 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조카.

움직이지 않자 불만섞인 신음을 내는데, 단어를 말하지 못할 뿐 어지간한 의사표현은 응응 거리면서 다 하더군요.

 

 

 

으아니짜~ 나는 왜 햄볶할 수가 업서!

너무 진지하게 힘을 쓰고 있으니, 이 근성과 막가는 정신이 앞으로 애 좀 먹이겠구나 싶습니다.

아예 포기란 걸 모르고, 짜증내면 부모가 와서 도와주니 독불장군이 되지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아비가 캐리어를 새워서 바퀴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자 끙끙거리며 밀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무겁긴 해도 이제 움직이니 만족했는지 한참을 밀고 다니더군요. 땀이 샘솟을 정도로 힘이 드는데도 거침없습니다.

13개월까지가 걸음마는 커녕 막 달리고 있으니 이래도 되는건가 싶은데.

 

 

 

뭐든 재밌어하고, 책 읽어주나 음악 들려주나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

아무것에도 흥미가 없어서 빈둥거리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듯 해서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이 녀석은 나중에 뭘 하고 싶어 할런지.

 

벌써부터 도전정신을 불태우고 있으니 앞으로 뭔가 멋진 일을 해낼지도 모르죠.

할머니 할아버지, 즉 저희 엄니와 아버지는 '천재 났다'고 연신 감탄을 토해내시는데

그 말 아마 저나 형님이 어릴때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신을 두 번 당하는 건 좋지 않을텐데.

 

 

 

원래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먹을거 구별을 꽤나 잘 하더군요.

처음보는 것을 봐도 먹는게 아니면 처음부터 입으로 가져가질 않습니다. 어떻게 아는 건지?

커피같은것 역시 줘 봤자 먹을 생각은 없이 그냥 컵을 흔들며 노는데만 정신이 팔리더군요.

 

냄새를 잘 맡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먹을 수 없는건 입에 가져가지도 않지만 먹을 수 있는건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가 될 정도니까요.

 

 

 

산수유 원액을 조금 태운 달달한 물을 꿀떡꿀떡 잘 마십니다.

힘 쓰느라 피곤했는지, 마시고 컵을 치우니까 더 달라고 덤벼들더군요.

 

자기가 마실수도 있는데 저러는것도 재미있습니다.

가끔 본인이 숟가락이나 컵을 들고 아빠 입에 가져대기도 하고.

먹는 시늉만 하면 짜증을 내니 진짜로 입 안에 넣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천재같기도 하고.

 

 

 

아이들은 소리나는것은 좋고 싫은게 별로 없나봅니다.

플라스틱 잔을 쾅쾅 두드리면서도 마냥 좋다고 꺅꺅 소리를 지르는군요.

 

아무래도 음악가로 성장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뭐든 잘 집어던지니 투포환 선수같은거 해 보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아비하고는 오래 놀아서 그런지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일부러 '어디갔지' 하면서 딴데 보고 있으면 등쪽을 슬금슬금 돌아와서 얼굴을 마주치는 놀이를 하는군요.

아이를 키우러면 이런 유머센스도 잘 갖추고 있어야 하는가 봅니다.

 

 

 

얼굴이 마주치면 재미있나봅니다.

 

한번 웃어주고 나서 다시 등 뒤쪽으로 슬슬 돌아가고, 아비가 또 '어디갔지' 하면

반대쪽으로 돌아가서 또 얼굴을 마주치고 하네요. 이런 놀이로도 재밌어 하는 시기가 제일 좋은 때가 아닐까 합니다.

본인도 게임 참 징하게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PC 방 같은곳에는 물들지 말아줬으면 하네요.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다음엔 정말 어떻게 될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어쨌든 행복한 시기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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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생겼습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동네 곳곳에 서점이 즐비해 있어서 책 사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요즘엔 오프라인 서점 자체가 멸종위기로 지정되어 있어서...

 

서점이라는 곳은 특히 한국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본이나 대만 서점에 가보면, 일단 좁은 통로를 사람들한테 치여가면서 다닐 필요가 없다는게 좋더군요.

광화문 교보문고 크기의 서너 배는 되는 서점이 거진 모든 도시마다 영업중이니 찾는 책이 없어서 성질날 일도 별로 없습니다.

 

대구 교보문고는 갈때마다 꼭 한두 권은 필요한 책이 품절상태라서 잠깐 열받고 가는게 일상이죠.

 

아무튼 알라딘 중고서점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짬을 내서 친구일행과 한번 가 봤습니다.

그날 들어온 책은 1802 권이로군요. 이때 방문후 다시 가서 중고책을 40권 정도 팔았는데

그때는 제가 판 책도 저 숫자에 들어있었겠죠.

 

 

 

다른 블로거님 사이트에서도 보고 참 감동했던 안내문이었습니다. 정말로 안내'문'입니다.

 

가장 임팩트가 강한건 책 읽는 개만임에 틀림없습니다만, 저같은 사람에게는 사진촬영 환영이라는 말도 반갑고.

이거 만든 사람이 참 센스있다고 느껴진 부분은 PTSD 를 외상사절로 연결시킨 곳이더군요.

 

다들 아시겠지만 노파심에서 말하자면, PTSD 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입니다. 물론 외상이 그 외상은 아니죠.

 

 

 

동성로 지하에 위치한 알라딘 중고서점은 원래 별로 장사가 안되던 장소에 들어서 있어서

발길 좀 끌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 막상 가보니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아이들한테 책 읽혀주려고 데리고 온 부모들도 꽤 많았구요.

아무래도 대구에 이 정도 규모의 중고서점이 들어서는건 처음이라서 관심가진 사람들이 많나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흥미가 중고책을 '파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지 중고책을 '사는'것에 집중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더군요.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겠지만, 중고책 수가 너무나도 적습니다.

 

물론 한국의 중고책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1년 넘게 일본의 중고책 서점인 북 오프에서 책을 사다보니, 현재의 알라딘은 중고책서점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힘든 편이죠.

 

대구로 치면 저~기 논밭이 보일 정도의 변두리에 속하는 곳의 북 오프도 이것보다는 구비서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북 오프는 이미 십년을 훨씬 넘게 성장해온 기업이니, 지금의 알라딘과 비교하긴 어렵겠죠.

사실 실망했다기보다는 그 현실이 아쉽고 안타깝다는 기분일 뿐이지

중고책들이 진열된 모습을 보니 뭔가 세포 단위에서 즐거움이 솟아나고 있었습니다.

 

이게 여기가 몇년 지나서, 저 뒤의 단촐한 책장들 사이에 책이 가득가득 쌓이게 된 광경이 기대될 따름입니다.

 

동생분한테는 배명훈씨의 타워가 최상품질 중고도서에 비치되어 있길래 바람을 불어넣어서 읽어보라고 꼬셨습니다.

 

 

 

사실 일반 서점보다 중고책 서점이 말이죠, 구비장서수가 더 많아야 합니다.

중고책이란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요없어져서 처분된 책도 포함이 되기 때문에

항상 개중에 쓸만한 책이란 10% 도 되지 않는게 일반적이니까요.

 

북 오프는 한국에도 진출해 있습니다만, 일본의 절반의 절반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규모더군요.

매입방식이나 그에 따른 중고 가격차이도 알라딘과는 다른점이 많기 때문에, 아마 한국에서는 더 성장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알라딘은 매입하는 책의 종류에는 조금 제한을 두는 듯 하지만

일단 매입가 자체는 무리없이 납득이 갈 만한 수준이라서 각각의 장단점이 있을듯 합니다.

 

훗날 제가 책을 끙끙 싸들고 가니 점원이 이렇게 깨끗하고 최신작품들만 가져오시다니 하면서 놀라더군요.

제 전용 서재까지 만들어 준다고 하던데, 설마 이름을 떡하니 붙여놓는건 아니겠죠.

거진 10만원쯤 받았으니 그걸로 또 신나게 책을 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알라딘엔 제가 환장할만한 책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환장할만한 책은 읽어본것들 뿐이고, 읽고싶어서 찾아본 책들은 전부 재고가 없더군요.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제가 읽고 싶은 책도 찾을수 있을런지.

하지만 그래도 블루레이, DVD 를 포함해서 의외의 책 몇권을 입수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는 있었습니다.

 

 

 

일바적으로 아동코너는 항상 인기인가 봅니다.

학술지가 시간에 따라 그 가치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아기들이 보는 책은, 보존 상태만 좋으면 얼마든지 물려받을 수 있으니까요.

 

위 사진은 그거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친구 모습입니다. 그냥 카메라가 손에 들려 있어서.

 

 

 

친구의 동생분도 독사진 안 남기면 서운할지도 모르니(?) 한 장.

 

동생분은 이날 책 좀 사갔습니다. 제가 바람을 넣은 책이 몇권 있어서 괜히 좀 미안한 기분도 드는군요.

제 기준으로는, 여기 오는 사람들이 수준이(?) 좀 있는건지... 한 달쯤 후 여기 왔을때는

그나마 몇권 보이던 괜찮은 책도 싸그리 없어져 버리고 정말 살만한 책이 별로 없었습니다.

 

괜찮다 싶은 책은 싹싹 사라져 버리는건가 싶네요. 자만은 아니지만, 제가 가지고 간 40여권의 책은

지금쯤 몇권이나 남아있을지 그것도 기대가 됩니다. 다음에 한번 가봐야겠네요.

 

 

 

아직은 넓은 공간에 비해 책장이 널널한 편이라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습니다.

단지, 북 오프의 경영철학과는 조금 방향이 다른게, 북 오프는 책 사이에 공간을 없애고 어떤 책장이든 빡빡하게 채워넣어서

충분한 물량의 과시와 함께 도난의 위험도 방지하자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하는데, 여긴 아직 그렇지는 않은 듯.

 

넓직넓직해서 돌아다닐 재미도 있고, 한켠에는 독서가 가능한 테이블도 준비되어 있어서

이곳은 중고책 서점이라는 점과 함께 소소한 마음의 휴식처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군요.

 

 

 

북 오프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살짝 이건 공간의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국사람에게는 아마 이런 분위기가 더 어울릴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일본사람들은 생활 어디서나 빡빡함이 뭄에 배여있지만 한국은 아직 그만큼은 아니니까요.

 

품절도서에서 보물을 좀 찾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아직 제 수준이 미천한 관계로 마음에 드는건 별로 없었다는게 아쉬웠습니다.

 

 

 

일행이 이날 구입한 책과 영화입니다. 상태는 다들 괜찮은 편이라서 만족.

 

저는 노벨상 수상작가가 모로코에 체류하던 나날을 쓴 책을 한권 샀는데

전혀 모르던 책을 발견하게 되어서 그 기쁨이 더욱 배가 되었습니다.

중고 서점이란 역시 이런 게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죠. 모르고 있던 책을 발견하는 것은 로또 당첨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끝나고는 근처 파르페점에 가서 시원한 아이스크림 파르페 하나씩 먹었습니다.

꽤 널널하게 보여도 사실은 공간이 그렇게 충분하지는 않은 알라딘 서점이라서

가능하다면 장사가 잘 되서 확장도 좀 하고, 내부 까페도 정식으로 하나 떡하니 차려서

구입한 책을 바로바로 읽을 수 있는 그런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성장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같은 사람은 중고책 나올때까지 참지 못하고 새 책을 신나게 구입한 후

책 놓을 공간이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이곳에 따끈따끈한 중고책을 팔러 오게 되겠죠.

 

뭐, 그럼으로써 중고책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그건 그거대로 뿌듯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 갱신도 늦었는데, 8월 초순까지 일본 잠깐 다녀오는 고로

한동안 갱신이 없을거라는 확언을 드릴 수 있다는게 죄송할 따름이네요.

 

다녀와서 뵙겠습니다. 또 원서 좀 사들고 올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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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는 아직 외식 할 나이가 아니지만, 어른들은 맛있는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뭐 먹을까 생각하다가 근처의 괜찮은 중국집으로 향했습니다.

 

대구의 나름 알려진 고급호텔 인터불고에서 중식집을 운영하던 사장님이

호텔을 나와서 직접 차린 중국집입니다. 이름은 까먹었네요.

 

 

 

예전에 호텔 중국집 가서 먹어보니 가격은 허벌나게 비싼데 그렇게까지 괜찮은 품질도 아니어서

실망하고 다시 올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호텔 나와서 직접 개장한 이곳에 엄니께서 친구분들과 가 보시더니 생각보다 괜찮다고 추천을 해 주셔서

호텔에서 하던 것보다는 좀 하고싶으신대로 할 여유가 생긴걸까 싶어서 한번 가 봤습니다.

 

조카덕에 미리 예약해서 방 하나를 잡았으니 좀 울어도 별 문제는 없을 듯.

덥고 낯설어서 약간 짜증을 부리는 것 같기도 했지만 금새 적응하더군요.

서빙하는 아가씨한테 아기가 입에 물만한 게 없냐고 물으니 깎은 오이를 몇조각 가지고 와 주셨습니다.

 

 

 

런치세트가 저렴하고 다양한 메뉴로 무장중이었지만

아무래도 그것만 즐기기에는 이 가게를 평가하는데 부족할 것 같아서

런치세트는 사람 수보다 하나 작게 시키고, 따로 요리를 하나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집에서 저희 가족이 자주 쓰는 방법이죠. 다들 배가 크고, 다양한걸 맛보고 싶어하니까.

 

처음 나오는건 누룽지탕입니다. 물론 세트에 포함된 스프같은 개념이라서

제대로 시키는 누울지탕하고는 좀 다르죠. 비싼 누룽지탕은 거의 전가복의 개념이라서.

조금 짜긴 하지만 맛있습니다. 생각같아서는 한그릇 더 먹고 싶을 정도로.

 

 

 

누룽지탕이 스프의 역할을 하는것 까지는 알겠는데 그 다음 나오는게 냉채라서 좀 당황.

시원한 냉채라기보다는 살짝 미지근한 느낌이더군요. 사실 이게 맞긴 합니다.

 

인터불고에서 먹었던 그 중국요리는 거진 6~7년도 넘었기 때문에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먹어가면서도 그때 받았던 느낌하고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이번 요리는 맛없다는 소리는 안 나올 정도의 퀄리티를 충분히 갖추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불쑥 나온 개별 주문요리인 금사오룡입니다.

제가 중국요리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요리가 전가복과 금사오룡이죠.

 

손질한 새우살을 해삼으로 덮어서 튀겨내는 꽤나 고급 요리입니다. 손도 많이가고 재료비도 많이 들죠.

소스는 주방장의 성향에 따라 많이 바뀌는 편이지만, 해삼 + 새우의 조합이 갖는 맛과 향은 어디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8만원이나 하는 이 녀석의 품질은 제 기대만큼 아주 뛰어나진 않았다는게 아쉽네요.

 

 

 

해삼의 품질이 생각만큼 따라와주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대구에서 가장 뛰어난 중국요리점에서 시켰던 금사오룡은

탱글탱글한 해삼의 식감이 새우의 쫄깃함과 융합되어 정말 한개 한개 집어먹기가 아쉬울 정도였는데 말입니다.

 

해삼이 귀한건지, 점점 예전의 그 퀄리티를 찾으려면 돈을 더 지불해야만 하는 것 같아서 착잡하네요.

뭐, 아예 맛이 없는건 아닌지라 먹기는 맛있게 먹었습니다만.

 

그런데 이거 조카 사진 올리는 포스팅 아니었나?

 

 

 

조카는 일단 음식에 관심은 보이는 듯 한데, 지금은 아무래도 먹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서

오이와 함께 이유식을 떠먹여주니 알아서 잘 받아먹습니다.

 

이 당시에는 정말 입에 대기만 하면 넙죽넙죽 잘 받아먹던데

요즘 서울에서는, 이제 먹기 싫을때면 고개를 푸더덕 하고 흔들어재낀다고 하더군요.

고개 흔드는 건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건지.

 

 

 

코스요리도 중반부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탕수육은 뭐, 익히 알려졌다시피 과일통조림을 사용해서 그냥 그렇네요.

물론 동네 중국집처럼 튀김옷 속에 대체 고기가 어디 들어있는지 모를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인원수대로 세트메뉴 다 먹고도 따로 요리 충분히 더 먹을 수 있는 식성이지만

가격도 비싸고 자중 좀 하자는 의미에서 세트 수를 좀 줄였는데

포만감에 넘치지 않아도 이렇게 조금조금씩 먹는 방식 역시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에 짜장면이나 짬뽕 먹으면 어지간히 배부른 느낌도 들고.

 

 

 

조카는 좀 심심했는지 울다가 보채다가 잠들어 버리는군요.

이 녀석이 놀때는 참 잘 노는데, 잠들기 시작하는 그 무렵부터는 좀 많이 깐깐해지기 때문에

깨우지 않도록 조심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님부부가 번갈아가면서 식사를 하고, 손이 남을때 자기 음식 먹어야 하죠.

그냥 눕혀놓고 알아서 잘 자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그럴 애가 아닙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세트메뉴의 마지막은 꽃빵입니다.

빵과 함께 먹는 저 녀석이 생각보다 짠 편이라서 아쉬웠지만

아마도 일부러 그렇게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양념이 없는 빵하고 같이 먹는 녀석이다보니.

 

여름이라 그런지, 대중 입맛이 그래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제 취향보다는 좀 짠 느낌이 드는 요리였지만

퀄리티는 먹으면서 욕할 수준은 아니더군요. 외식하면서 이 정도면 남한테 추천해도 되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중국요리라는게 가격이 왠만한 한우구이점보다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냥 추천할 수는 없죠.

남한테 얻어먹을 기회가 있으면 한번 가보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물론 양은 적지만 식사라고 불리우는 녀석들도 따라나옵니다.

저는 국물 마시기가 좀 그래서 짜장면을 주문. 그런데 역시 좀 짭니다.

짬뽕도 싫어하지는 않는데, 국물을 남기자니 아쉽고 국물을 마시자니 배가 더부룩하고 해서...

 

물론 이렇게 각잡고 먹는 식사가 아닌, 동네 중국집서 먹을때는 짬뽕도 잘 먹습니다.

 

 

 

조카는 피곤했는지 잘 자더군요. 깨어나서 우렁차게 울어주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언제쯤 바닥에서 알아서 잠을 잘런지...

 

 

 

잘때는 잘 자는건지, 차 타고 집에 돌아오는 내내 한 번도 깨지않고 잘 잤습니다.

저렇게 안겨 자는게 습관되면 정말 혼자서는 잘 자지 않죠.

 

예전에 키웠던 냥이새끼도, 하도 안아주고 하니 나중엔 의자에 않아서 TV 보고있는 제 다리를 타고 올라와서

제 목하고 턱 사이에 몸을 들이민 채로 잠을 자더군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잠버릇은 제대로 들여야 하는것 같습니다.

 

조카는 이미 서울로 떠난지 두달도 넘어갑니다. 8월 18일이 첫돌이라서 아마 다시 볼 수 있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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