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들의 로망 건담 부스로 이동해 봅니다.
플레이모빌이나 베어브릭은 여성들에게도 나름 어필할 수 있겠지만
건담 쪽은 정말 매니아가 아니고서는 기본적으로 남자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을 듯.
물론 여심을 자극하기 위한 건담 시리즈는 끝없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정작 그쪽은 건담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으니.
전 물론 조금 낡은 세대라서 옛날 모델들이 좀 더 정겹네요. 모습을 보니 구프같습니다. 색깔은 원래 파란색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건담 중 가장 좋아하는 녀석입니다. 역시 세월이 흘러도 좋아하는 모델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군요.
제가 어릴때는 이 정도 디테일한 녀석은 없었고, 거의 퀄리티가 좀 떨어지는 복제품이 판치고 있어서
원작의 느낌이 잘 살지 않았습니다만 요즘엔 오히려 원작보다 더 세밀한 녀석들이 많네요.
이런 굉장한 디테일을 가진 녀석들 보고 감상하는건 좋아하지만
막상 본인이 구입해서 먹선 등 각종 도구비 써가며 완성하고 나면 집에선 놔 둘데가 없다는 게 가장 아이러니합니다.
그래서 어릴 때 무지하게 만들어 재끼던 프라모델들 요즘엔 손을 놓아 버렸네요.
좀 더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 쪽 건담이 더 인기가 있었을 겁니다.
애초에 초기 컨셉은 리지날 건담의 오마쥬로 시작한 작품인데, 중간부터 그냥 개판이 되어 버렸죠.
작품은 그렇다치고 프라모델만큼은 당시의 발달된 기술력을 총집합해서 어마어마한 기동력을 보여주어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당시에 프라모델이 팔짱끼기, 꿇어앉기, 양반다리 등의 자세가 가능하다는 게 참 신기했네요.
건담 프라모델중 최상위 등급이 PG 라고 알고 있는데, 보통 PG급은 20만원즘 하죠.
어릴 때 500원짜리 기갑계 가리안 프라모델을 신나게 만들었던 저로서는 요즘 프라모델은 도저히 엄두가 안나는군요.
어릴 적 제 동심을 자극했던(?) 프레데터는 여전히 피규어 시장에서도 큰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 비디오 출시땐 삭제가 너무 많아서 국민학생인 제가 봐도 그닥 문제는 없더군요.
프레데터는 에일리언과 더불어 SF 호러 캐릭터의 양대 산맥인데
묘하게 B급냄새가 많이 풍겨서 1,2편 이후로는 영 힘을 못쓰고 있습니다.
캐릭터가 워낙 강렬해서 영화보다 캐릭터가 더 주목받는 독특한 케이스의 주인공이기도 하죠.
아놀드 형님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저 얼굴을 드러내던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처음엔 주인공이 처절해 보여서 감정이입이 되더니만
15년쯤 지나고 나니 그림 그리는 작가분이 너무 처절해 보여서 안스러운 작품 베르세르크입니다.
연재 25년동안 하루 15시간 가까이 그림을 그려가다보니 밖에 나간적도 별로 없고 친구도 없고 결혼도 하지 못하는 작가 모습은
어째 작품에서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주인공과 참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가 죽기전에 과연 완결을 낼 수 있을지 조마조마합니다. 요즘 주위를 보면 사람이 살 만큼 산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뉴 건담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사자비입니다.
이 친구는 다른 건담보다 좀 두툼하고 펑퍼짐한 편이라 칼로 깎아낸 듯한 기계적 날카로움이 좀 부족하지만
덩치에서 오는 박력은 여전히 굉장합니다. 최근 작품에서는 이 녀석을 원형으로 해서 요즘 트랜드대로 날씬하게 바꾼 모델도 나오는 것 같더군요.
이 녀석이 1988년에 나왔는데 제가 직접 본 것은 아마도 92년쯤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막도 없어서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가 싶었지만 시대를 뛰어넘은 전투 장면만은 인상적이었죠.
그 때는 십만원이 넘는 프라모델이란 거 상상도 못했는데, 만약 당시에 이런 모델을 접했다면 눈이 뒤집어지지 않았을려나요.
건담이 기계다 보니 꼭 이렇게 정비받는 모습을 재현하는 경우가 있네요.
SF적이긴 하지만 넓게 보면 밀리터리에 속하는 것이니, 이런 정비 모습도 매니아들의 로망인가 싶습니다.
여자들이 자수 뜨는것과 비슷하게, 프라모델 원형에 저만큼 수정을 가하는 것은 상당한 인내와 시간이 필요할 텐데요.
예전처럼 막 가지고 놀 수 있을만한 모델이 아니라서 그런지 제가 좀처럼 요즘 프라모델에는 손을 대지 못하겠습니다.
500원짜리 프라모델들은 신나게 가지고 놀다가 다리나 팔 한쪽이 뚝 부러지면 한동안 슬퍼하고 다시 사러 나가곤 했으니까 말입니다.
문화컨텐츠라는 개념은 사람처럼 나이를 먹어간다고 봅니다. 그 산 증거가 여기 있네요.
이 초대 건담은 1978년도 등장 당시만 해도 그냥 로봇탈을 쓴 사람인것마냥 허술한 설정 투성이였지만
인기를 끌고 나서 끊임없이 팬들에 의해 부족했던 설정이 채워지고 수정되고 하면서
지금은 거의 수백년에 걸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날이 시대적 한계상 많이 단순한 모델이었기에 오히려 지금 와서는 극단적인 리얼리티를 표방할 수 있게 되었네요.
일본은 한술 더 떠서 도쿄 오다이바에 실제 크기 건담을 전시해 놓기도 하니
문화 컨텐츠의 지속성이란 점에서 이 건담이란 녀석은 큰 획을 남겼다고 할 수 있겠네요.
원작은 그닥 재미있지 않아서 보지 않았지만 프라모델은 참 많이 샀던 보톰즈 입니다.
건담처럼 폼나는 매력은 적지만 쓰다 버리는 소모품 느낌의 기계라 그 무미건조함이 지금와서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렇게 실제로 험하게 굴러서 생긴 것 같은 스크래치를 재현해 내는 모델러 분들의 능력은 감탄입니다.
프라모델도 이쯤 되면 그냥 예술작품이라 해도 되겠죠. 유명 모델러들의 작품은 재료비 인건비만 해도 수백만원은 훌쩍 뛰어버립니다.
보톰즈의 매력은 역시 진짜로 전장에서 뒹구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죠.
건담이야 뭐 기계 자체가 주인공급의 매력을 발산하지만
보톰즈에서는 주인공이 타던 기체조차 특징없는 양산형 모델이고, 고장나면 스스럼없이 버리고 다른 기체를 타 버리기도 합니다.
리얼리티와는 건담과 똑같이 한참 동떨어진 작품이라도 기체에 대한 묘사만큼은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덕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죠.
감탄을 하게 만들었던 자쿠였네요. 플라스틱으로 저런 질감을 낸다는 것은 새로운 창작의 영역인 듯 합니다.
왠지 물로 박박 씻어주고 싶어지는 녀석인데, 그러다가는 애써 만들어 놓은 작품 다 망칠 듯.
오리지날 건담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코어 파이터와, 건담 하면 생각나는 그 주인공의 모습입니다.
사실 방영한지 35년이나 된 작품이라 요즘 아동층에게는 어른들의 추억거리로밖에 인식되지 않지만
그러다가 중고생이 되고 대학생쯤 되어 우연히 그 시절의 건담을 접하게 되면
그 어른들이 그랬듯 오리지날 건담에 푹 빠지게 되어 매니아로 전환하는 그런 순환이 일본에서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화의 되물림이라는 것은 이렇게 자연스러워야 하는 것이죠.
한국에서는 대중문화 컨텐츠를 재생산하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만,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건담쪽 디테일이 워낙 대단해서 다음 부스에 전시중인 겟타 로보 등은 조금 감흥이 덜합니다.
애초에 리얼한 고증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 아니기도 하지만.
로봇 애니메이션은 당시에 인기가 없었더라도 언젠가 다시 조명을 받아 리메이크되고 하는 경우가 빈번한 편입니다.
캐릭터들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세대간 소통의 기회도 늘어난다고 할 수 있겠죠.
제가 좀 더 나이가 들어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캐릭터가 뭘까 생각해 보는데, 불행히도 한국 작품중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뽀로로 같은 건 결국 어린이 세대에게만 머물러 있는 녀석이라 한계가 있고.
누구에게나 추천하는 우량만화 '요츠바랑'에 나오는 골판지 인형 담보의 모습니다만
어디선가 밀리터리 매니아의 숨결이 닿은 것인지 손과 발의 형태가 조금 이상하네요. 거기다 무시무시한 무기까지.
실제 작품에서는 저렇게 나오지 않습니다.
뉴건담을 좋아하는 사람은 저만이 아닌 듯. 다양한 버전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반짝반짝한 유광도료를 바른 녀석을 일본에서는 멕키 버전이라고 하는데
이게 아무런 변화 없이 그대로 수입되는 바람에 한국에서도 금멕기 은멕기 하면서 부르고 있습니다. 그냥 도금 버전이라고 하면 될 텐데.
1차생산직의 용어 상당수가 아직도 일본어를 그대로 쓰고 있는 현실상 여기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는 듯 하네요.
조금 큰 부스에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몰려있어서 뭔가 싶었는데
어릴 적 아이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던 그 미니카의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국민학생일 때 동네 골목길에서 이거 가지고 질주하던 모습이 많이 보였죠.
모터를 좋은 걸로 바꾸고, 구리스 비싼 녀석으로 칠해주고 하면서 튜닝의 매력을 느끼던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물론 요즘도 정식 대회가 열릴 만큼 대중화 되어 있습니다.
이 녀석들은 사실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코스에서 튕겨나가지 않는 밸런스를 잡는 것이 목표였죠.
옆에는 잠시 후에 RC카 레이싱이 벌어질 예정이라 나침반님과 함께 잠깐 앉아서 구경해 보기로 했습니다.
트랙을 보니 좀 던에 전시중이던 미니카 레이싱은 아니네요. 미니카는 조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트랙이 이런식으로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참가자들은 역시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이지만 구경은 어린이들도 많이 하는군요.
키덜트 페어다 보니 어른들이 비싼 RC카 들도 참전해도 그닥 이상하지 않습니다.
역시나 자동차가 너무 빨라서 스트로보가 없이는 실내에서 저 움직임을 따라가기가 힘드네요.
진짜 레이서들의 인간을 초월한 반사신경을 조금이라도 대리만족하는 광경인가 싶습니다.
이 녀석들도 빠르기는 상당히 빠르니 꽤나 정밀한 조작이 필요하긴 하죠.
나침반님이 흥미를 보이셨던 차세대 장난감 쿼드콥터입니다.
익스트림 스포츠 등에서 사용하던 액션캠이 점점 경량화 고품질화 되는 것과 발맞추어
저렴하고 작동 편한 멀티콥터와 폭발적인 시너지를 이끌어가고 있죠.
단순히 오락용으로 뿐만 아니라 전문 촬영에도 대부분 멀티콥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활용도는 무궁무진해서 연구 자료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반대로 성능이 너무 좋아지다 보니 사생활 침해의 소지도 많아지고 있더군요.
뭐든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윤리간 충돌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마블 캐릭터들이 영화 덕에 대인기를 누리다보니 그쪽 피규어들이 꽤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촌티나는 수트를 그래도 시대상에 어울리게 재현해 놓은 영화가 참 대단하긴 하죠.
마블 영화는 이제 한 편씩 나올 때마다 그냥 축제분위기로 즐기는 듯한 느낌인데
못 볼 정도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식상해 질 수밖에 없는 구성이라 조금 걱정입니다.
일단 시도는 좋았으니 어벤저스 스토리가 일단락 될 때까지는 볼 생각입니다만.
전신을 이 정도 크기로 만들어 줬으면 더욱 행복했겠지만
그러다가는 가격이 수백만원을 가볍게 호가해 버릴 것이 분명하니, 이렇게 흉상으로만 존재하는 뉴 건담입니다.
건담 디자인은 오리지날부터 시작해 이 뉴 건담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참신적인 면에서는 Z 건담이 시대를 한창 뛰어넘긴 했지만 어쩐지 이쪽에 더 정감이 가네요.
전성기 시절의 주지사님 모습. 영화에서는 적당히 화면 처리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전신 모형을 보니 T1000 과의 싸움에서 진짜 험하게 굴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만드는 장르마다 그 특성을 최대한 응축시켜 관객들에게 던지는 통에
이 사람 작품 하나 보고 나면 동 장르의 다른 작품에 관심이 한동안 없어져 버린다는 이상한 단점이 있었죠.
어릴적엔 삭제 버전만 봐도 좀 많이 잔인하구나 싶었는데
무삭제판을 보니 거의 고어 영화에 가까운 연출로 충격을 먹었던 작품입니다.
아, 뒤에 달린 걸 보니 혹시 3편일지도 모르겠네요. 로보캅은 1,2편 밖에 없는데 말이죠.
1편에서는 머피의 방탄복 성능실험 장면과 페기물에 돌연변이화 된 조무래기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고
2편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닭다리처럼 바둥바둥 거리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네요.
이 모습을 보니 전 한 번에 '못난 아비가 미안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전위예술'이 생각이 나던데 말입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느끼셨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아이언 맨 작품 내에서는 저 포즈가 나온 적이 없을텐데.
올해도 여전히 보도사진들은 멋진 작품이 많이 나오더군요. 대부분이 인간 탈만 쓴 괴물들의 순간포착이지만 말이죠.
그런 것과 별개로, 저 피규어는 실제 가동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움직이는 녀석이라면 가동률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미니 피규어는 부피도 작고 앙증맞아서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만 덩치에 비해 가격이 좀 나가서 놀랄 때가 많습니다.
이 정도라면 한 개 업어가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한번 욕구가 터지기 시작하면 물 세는 댐처러머 되어 버리니 꾹 참는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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