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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창작인형협회 이홍자


이 부스에서는 사진을 한 장밖에 안찍었네요. 유진 박을 생각나게 하는 인형입니다.


블룸돌



작년에 관심있게 봤던 부스입니다.
다양한 빈티지 인형들의 배치 구도등에서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었는데, 작년과 거의 판박이라서 감흥이 없네요.


이번 전시회 대다수의 부스가 그랬지만 인형의 배치같은데 그닥 신경을 쓰지 않은 느낌입니다.


소품도 작년과 90% 이상 동일하게 전시해 놓은터라 작년의 신선한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바뀐 게 있다면 제 카메라 뿐일 듯.


이건 작년에 보지 못한 인형인 듯 싶은데, 제 기억력을 신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퓨전아트그룹 아트볼


부스의 제목답게 인형과 더불어 여러가지 캐릭터 아트를 선보인 부스입니다.
정체를 알기 힘든 묘한 인형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게 신기하더군요.


동화에 나오는듯한 두 축생.
두려움에 떠는 듯한 표정이 인상적입니다. 앞의 여우? 늑대?는 참 직설적으로 생긴 눈매를 갖고 있네요.


똘망똘망한 눈동자가 귀여운 캐릭터입니다. 이건 인형은 아니네요.


뭐라고 설명하기 난해한 인형...


돌쏘울


아담한 구체관절 인형과 적절한 소품으로 잘 꾸며놓은 부스였습니다.
아무리봐도 저 얼굴은 한복과 어울리지 않지만.


저런 얼굴은 이런 분위기에 확실히 더 어울리는 듯.
제 인격 탓인지 조금 무섭게 나온 듯 합니다? 꽤나 귀여웠는데...


뒤의 설명을 읽어보면 꽤나 무서운 아이 수지.


세기의 여인들


작년의 메인 부스였던 세계 명화 인형전을 토대로 만들어진 느낌을 강하게 주는 부스입니다.
부스 위치도 작년의 명화 인형전과 똑같고 말이죠. 수준은 두 단계 정도 떨어지는 느낌이었지만.
사진은 너무나 유명한 클레오파트라.


나폴레옹의 마누라 조세핀 드보아르네.
노예제도 부활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지 그녀의 생가 앞에 있는 흉상은 머리가 자꾸 잘려나간다네요.


600명이 넘는 처녀의 생피로 목욕을 했다는 엘리자베스 바토리.
세기의 여인들이라 쓰고 왠지 호러 명예의 전당에 오를 여인들이라 읽고 싶은 기분이군요.

적어도 이 여자사람분은 그 기록이 확실히 남아있는 편이라... 권력과 욕망이란 무섭습니다.


뭐, 이 분은 굳이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모 지역에서 모 아이스크림을 지금도 불티나게 팔아주고 있는 일등 공신이죠.


네페르티티. 투탕카멘의 의모입니다. 딱히 이 여인이 유명해서가 아니라,
베를린 알테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그녀의 흉상은 당대 최고의 조각상으로 엄청난 미술적,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죠.


바이에른의 마녀라 불리우는 로라 몬테즈. 인형과 실물과의 괴리감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바이에른이라는 국가 전체를 전복시킬 만큼의 파장을 일으킨 진정한 '세기의 여인'이죠.
1년 남짓한 시간동안 특유의 요염함으로 바이에른 국왕 루트비히 1세의 마음을 빼앗고 30억 가까운 돈을 뜯어냈지만,
추방당한 후 미국에서 숨을 거둘 당시엔 1200달러라는 유산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여인에 대한 해석은 지금도 호불호가 갈리니 뭐라 평가하긴 어렵습니다만, 참 인생을 격정적으로 살다 간 인물임에는 틀림없네요.


앨리자베스 1세의 어머니인 앤 볼린.
1000일의 스캔들(The Other Boleyn Girl, 2008)이나 TV 드라마 튜더스(The Tudors) 등으로 요즘 널리 알려진 인물이기도 합니다.
1000일이라는 날짜는 앤 볼린이 왕비로서 즉위해 있던 기간을 말한다고 하네요.


청나라 말기를 대표하는 권력자 서태후입니다.
유명한 영화인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 1987)의 주인공인 부의를 황제의 자리에 앉힌 인물이기도 하죠.


엘리자베스 1세.
무슨 설명이 필요하리오.


테지움


작년에 비해 가장 형편없이 변한 부스 테지움입니다.
성의도 보이지 않고 기껏해야 작년의 프로그램을 조금 변경한 재탕에 가까운 전시밖에는...



뭐, 이런 TV 프로그램의 테디베어화 라던가 말이죠. 작년엔 영화였습니다.
밑의 노란머리 테디베어는 노홍철이라네요. 그럼 옆에 있는 애들은 누군지 금새 아실 듯.


드라마는 본 적 없지만 이제 저도 이름은 아는 장금이 테디베어.


그나마 이게 제일 잘 꾸민 정도네요.
작년의 10억짜리 테디베어는 이제 사진으로 떡하니 걸어놨을 뿐이고. 거의 볼게 없었던 부스입니다.


구체관절인형협회


작년에도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작품으로 관심을 끌었던 부스입니다.
이 부스의 독특한 분위기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어요.


확실히 대중적으로 인기있을 만한 인형들은 아닙니다만...
제가 인형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에 가장 근접하지 않을가 생각.


굉장히 큰 인형이었습니다. 남자사람의 핏줄과 강인한 얼굴표정이 인상적이네요.


표정이 참 리얼합니다.


눈을 감고있으니 조금 덜 무서워 보이네요.


굉장히 정상적으로(?) 보이는 인형도 있습니다.
금발의 외국인이 어째서 저런 차림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를 나타낸 것일까요. 의자에 앉아있는 인형만이 두드러집니다.


꼬리는 그렇다치고 머리카락이 저래서는 달릴 때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이제 인형전시회 사진도 다음으로 마지막입니다. 참 많이도 찍었군요. 버릴거 다 버렸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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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지우펀 거리를 돌아봅니다.
촬영 스팟으로 적당한 넓은 지대가 들어왔는데, 아쉽게도 안개가 자욱해서 시야가 제한되더군요.


대강 보시면 아시겠지만 예전 한창 개발중이던 한국 산골동네와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가늘고 촘촘히 얽힌 골목길과 정감가는 옛날 집들.


마을 분위기만큼이나 고양이도 태평스러운 느낌입니다.


신세대틱하게 옷 입고 산책하는 강아지도 있구요.
지우펀도 이제 관광객으로 먹고 사는 마을이니 적당히 신구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중인듯.


아기자기한 간판과 그 뒤에 보이는 영어 설명문까지.
정작 이곳 사람들은 일본어를 하면 할 줄 알았지 영어는 정말 젬병이었습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도 여행하는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지만 말이죠.

세계 공통이겠지만 적당히 손가락질만 잘 하면 굶어죽을 일 없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저 멀리 바닷가도 보입니다.
아침에 그렇게 쨍쨍하더니 갑자기 산기슭까지 안개가 쏴악 올라오는 모습이 장관이더군요.
사진 찍을땐 조금 아쉽긴 했네요.


카메라 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형님이 파인더에 들어와버렸군요.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되는 것이 자연샷의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가가 가득 들어선 골목은 빠져나왔고 이제 일반 주택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수다떨고 있는 한가운데 고양이가 살포시 앉아있네요.
발치에서 가만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사람과 친숙한 녀석인가 봅니다.


쓰다듬으려고 하니 별 거부도 없이 살금살금 다가오더군요.

그런데 순간 냥이가 아주 미친듯이 펄쩍펄쩍 뛰며 비명을 지르길래 어디 병걸린 녀석 아닌가 싶었습니다.
뒤에서 형님부부가 상황을 봤는데, 동네 아주머니가 고양이 꼬리 밟은줄 모르고 계속 서 있었다네요.

한~참 밟고 있었던 탓에 냥이가 완전 신들린듯이 경기를 일으켰습니다.
아주머니들이 그거 보고 어찌나 웃어대던지... 고양이한테 굉장히 미안해 하시더군요.


혼비백산했던 냥이는 좀처럼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이곳 사람들하고 친근하게 지냈던 녀석인데 얼마나 놀랐으면 귀가 바싹 접혀있군요.

하루빨리 마음을 놓기를 기원하며 지나갔습니다.


이곳엔 한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드라마 촬영장소였다죠?) 한글로 된 민박집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네요.
사실 이곳의 상가들은 대만에서도 문을 일찍 닫는 편이라, 저녁에 그리 적절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좁은 골목 사이사이로 등이 켜진 저녁의 지우펀은 아주 아름답다고 하니 이곳을 숙소로 정하는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지도.

다른 가게들과는 달리 찻집은 밤늦게까지 운영한다니 산아래 펼쳐진 야경을 감상하며 차 마시는것도 좋을 듯.


이제 관광지로서의 지우펀은 끝이 난 것 같은데 여전히 여기저기 볼 만한 풍경은 많습니다.
이런 곳은 일상적일수록 오히려 좋은 관광지가 되니까요.


골목골목 사진 찍기도 좋구요.


요즘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아련한 광경도 눈에 들어옵니다.
벽돌담과 바이크가 아예 일체형이 되어버렸네요.


이 길이 아닌가벼...

형수님이 카메라 빌려서 여기저기 찍고 있는 동안에 가이드역을 맡은 형님은 열심히 지도 찾고 있습니다.
저는 그냥 생각없이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니 편하더군요.

이번 오사카 여행땐 제가 가이드가 되어 일행을 끌고다니느라 좀 고생했지만 말이죠.
속편하게 따라오며 자기가 어디 가는지도 잘 모르는 친구를 보니 뭔가 부아 비슷한게 좀 치밀기도 했는데
역지사지라는 단어 만든 녀석 참 머리 좋다는걸 느꼈습니다.


형수님이 찍으신 꽃. 색채 대비가 확연한게 좋은 사진이 나왔습니다.


저기도 아마 찻집인 듯 한데, 센스 넘치기도 하고 얼핏보면 좀 무섭기도 하네요.
저런 곳에서 차 마셔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지우펀이라는 곳은 그리 넓지도 않아서 금새 제 갈길을 찾아갈 수 있더군요.
공기가 좋아서 기분도 상쾌했습니다.


가는 길에 발견한 폐광.
원래 광산마을이었던 곳이라 이런 것이 아직 남아있군요.
물론 들어가지 못하도록 입구는 봉쇄되어 있습니다.


플래쉬를 켜고 찍어봤는데, 필름카메라로 찍다 보니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네요.
현상후 사진을 보니 살짝 섬뜩합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광산업은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괴로운 직업이니까요. 죽은 사람도 많을 듯.

여담으로, 일본엔 바다 위에 불쑥 솟아있는 광산 입구도 있습니다.
조그만 인공 방파제를 만들고 높게 빗면으로 된 광산 입구를 만들었는데 당시 기술력으로는 밀물때 밀려드는 바닷물을 막지 못해서
폐쇄되었다고 하네요. 지금은 그저 문만 닫혀있고 시에서도 관리하지 않아서, 관광지 소개에도 나와있지 않은 쓸쓸한 건축물이 되어 있습니다.


이곳엔 금광박물관도 있습니다.
진짜 관광객을 위한 박물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허름한 건물에
유치원생들 견학코스라도 되는 듯한 그림이 참 재밌더군요.
들어가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 볼 만한게 있을 것 같지도 않아서.


디카로 폼 잡을때는 한 손 샷이 멋지긴 합니다만...
그래서는 분명 집에 와서 확대해 볼때 떨림이 생겨있을겁니다. 넵.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성핑극장.
1927년에 목조 건물로 만들어졌다가 파손된 후 1951년에 재건한 상태입니다.
당시 일제시대땐 대만에서 가장 큰 극장으로 명성을 날렸다고 하더군요.

간판 그림은 대만을 대표하는 감독 허우 샤오시엔의 작품입니다.
1989년 베네치아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감독의 대표작 '비정성시'의 촬영지가 이곳 지우펀이었기 때문에
현재의 지우펀을 존재하게 한 일등 공신이었죠. (지금 한국에서 온에어 보고 찾아오는 것과 마찬가지였을 듯)

아이러니하게도 이 극장은 비정성시가 상영되기 전인 1986년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극장의 모습은 많은 관광객뿐 아니라 대만 현지인들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죠.


극장 옆 오르막길을 오르면 아기자기하게 장식된 홍등이 지붕을 덮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해가 진 후에 와보면 멋졌을 텐데, 일행은 일찍 이곳에 온 터라 저녁까지 개길수가 없었네요.


일본인 관광객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던 대만이지만
요즘엔 한국인도 굉장히 많이 옵니다.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들리는군요.



한국말~


가이드북에도 소개되어 있는 유명한 가면집이라는데
입장료도 내야 하고 해서 그냥 패스했습니다.
형님이 사진 찍는데 주인장이 사진 찍지마라고 하길래 깜딱 놀랐는데
알고보니 옆의 다른 관광객한테 한 말이더군요. 형님이 사진 찍은줄 몰라서 일행은 한 장 건졌다고 웃으며 그 자리를 떴습니다.


언덕 끝까지 올라가면 그냥 학교 하나 덩그라니 있고... 그게 끝이네요.
하지만 이곳 꼭대기에는 지우펀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중 하나인 위위엔으로 유명한 가게가 있습니다.

위위엔은 달짝한 국물에 감자, 토란등을 떡처럼 빚어넣어 만든 간식거리입니다.
따뜻한 국물로 먹을수도 있고 더울 땐 빙수처럼 얼음을 갈아넣어 먹기도 하는 전천후 간식.
겨울이라지만 날씨는 춥지 않았는데 그냥 따뜻한 위위엔 한번 먹어봤습니다.
말랑말랑 씹히는게 별 특색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맛있더군요.


한동안 계단에 앉아서 위위엔을 씹으먹으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느긋하게 4~5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 돌고도 뽕을 뽑을 지우펀이지만,
그 유명한 야경을 보지 못했던 것은 좀 아쉽네요. 하지만 짧은 여행기간동안 둘러봐야 할 곳이 많아서 자리를 뜹니다.

타이베이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대만여행때는 빠져서는 안될 곳이라고 생각.


내리는 곳도 탄 곳과 같습니다.
무지 거대한 백화점 SOGO에서 적당히 밥 챙겨먹었어요. 지우펀에서 워낙 가지가지 주워먹어서 배가 좀 불렀지만.



백화점에서 이것 저것 구경한 후 대만 최대의 서점 체인이자, 2004년 타임지에서 아시아 최고의 서점으로 뽑히기도 했던 청핀수뎬(誠品書店)으로 향했습니다.
사진은 백화점 꼭대기쯤에 있던 일본식 정원.
왜 이런걸 만들어 놓은 건지는 모르겠네요.


서점으로 들어가는 도중 뭔가 대만에서는 유명한 듯한 가수분이 노래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마지막 노래였는지 금새 끝나고 인사하고 자리 뜨더군요.


청핀수뎬은 규모도 규모지만 적절한 인테리어 배치와 공간 활용의 극대화, 인덱스의 체계화 등을 통해 그 명성을 높힌 케이스입니다.
현재 한국의 거대 교보문고, 반디북등의 내부 배치나 인테리어도 이곳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지하에는 여러가지 악세사리나 관광 상품, 음반 등 다양한 매체를 팔고 있기도 합니다.
문득문득 사고 싶어지는 포스트 카드같은것도 있어서 눈이 즐겁더군요.

저는 일본어 원서를 좀 싸게 살 수 있나 싶어서 기대했는데, 기대했던 것 만큼 많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물건너 주문해야만 구할 수 있는 유명 사진가들의 작품이 무진장 쌓여있어서 행복했네요.
이런 것들은 무게도 권당 5~6kg 이나 나가고 가격도 허벌나게 비싸서 사들고 오진 못했지만
황송하게도 몇몇 작품은 샘플용이라고 직접 볼 수 있게 해 놔서 정신없이 사진 들여다봤습니다.

보통 왠만해서는 유명 사진가들의 작품집은 절대로 속을 볼 수 없게 해놓는데, 과연 대륙의 후손.


다리도 꽤나 피곤하고 해서 서점을 둘러본 후 서점 내부의 까페에서 커피 한잔 했습니다.
가고싶은 곳 리스트를 너무 빡빡하게 잡았는지 예정된 지역을 다 둘러보진 못했는데
출발 전부터 꽤나 강행군을 한 터라 그냥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들어가 쉬기로...

원래대로라면 내일은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협곡인 타이루거 쪽을 가려고 했지만
타이베이시에서 타이루거로 가려면 편도 3시간을 훌쩍 넘는 이동거리 때문에 다른 곳 관광이 거의 불가능한 고로.
좀 더 가까운 곳을 돌아봄으로서 둘러볼 수 있는 곳을 더 늘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형수님이 지우펀의 샵에서 구입한 반지와 함께 닭살샷 한 장.
가격도 싸고 단순한 모습이 마음에 드는 반지였습니다.

내일은 특이한 바위들이 즐비하다는 예류의 해양박물관으로 고고씽합니다.

진작에 다 올렸어야 하는데 여러 사정상 많이 늦은 관계로 한꺼번에 팍팍 올라갑니다.


용인송담대학




대학생들의 특권이라면 역시 상업성을 의식하지 않은 독창적인 발상이겠죠.
개인적으로는 팔리기 위한 인형보다는 특색이 있는 인형이 좋습니다.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내는 인형이 아니라서 만든이의 개성도 살아있구요.

뭐, 그런 개성조차도 많이 획일화된 한국이긴 하지만.


훈훈한 애니 'UP' 입니다. 동글동글한게 아주 귀엽네요.
Wall-E 만큼 사회적인 내용을 담고 있진 않아서 제 취향은 아니지만 픽사가 어디 갈까요.


한복에도 초롱초롱한 서양식 눈망울을 갖다붙인 인형들이 어색해 보였다면
이런 얼굴이 진짜 동양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
그런데 정말 인형전시회는 전연령 관람가인가?


아기도 마찬가지.
인형이란게 꼭 리얼함을 추구하는건 아니지만서도 역시 대상의 특징을 잘 살리는것도 중요하니까요.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인형들이 나옵니다.
조금만 선을 넘으면 'Tortured Soul' 같은 작품도 나올 수 있을텐데 말이죠.


하반신은 켄타로우스 같은 느낌.
손에 들고 있는 리퍼가 몸체에 비해 좀 작은게 아쉬웠지만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작년에도 출품되었던 기억이 나는 거미여인.
동일 작품은 아닙니다.


그나마 올해 작품은 덜 그로테스크했다는 느낌.
작년의 거미여인은 (거미도 아닌가?) 블로그 찾아보시면 나옵니다.


집에 장식하긴 좀 그렇지만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나 뺨의 흔적이 인상적입니다.


이 때는 아바타를 보기 전이지만 몸 색깔이 왠지 비슷하네요.



대학 작품 중에서도 왠지 대중적인 것들은 물론 있습니다.

저런 금발 복슬머리는 관리하기가 참 어렵겠네요. 푸들에게 더 어울릴지도.


마음에 드는 작품.
사진 찍기 좋은 구도는 아니지만 강렬한 인상을 풍겨줬습니다.


뿔과 얼굴의 채색, 검은 의상의 조합이 안정적이었던 작품이네요.


나름 무섭습니다. ㅡㅡ;
특히 팔이.


소홍 비스크돌


작년에 이어 비스크돌 분야의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는 소홍 비스크돌입니다.
도자기를 구워 만드는 형식의 비스크돌은 섬세한 피부 색감이 특징이죠.


작년에도 멋진 작품들을 많이 소개해 준 부스라 기대하고 갔는데
다행히도 여전히 만족할만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표정이 일관되지 않아서 더욱 볼 맛이 났죠. 소품의 배치도 무리없는 느낌이고.


개중엔 살짝 무섭게 보이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오른쪽의 여자는 꼭 일본 신화에 나오는 것 같군요.


타이타닉의 케시 베이츠(상류사회 인간중에 정신 똑바로 박힌 부인)가 문득 연상되던 얼굴이었습니다.
푸근하네요.


비스크돌은 역시 피부 표현이 굉장한 듯.
어려운 제작과정만큼 실력에 따라 결과물의 질을 충분히 높힐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비스크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독특한 표정에 눈이 가게 만드는군요.


꽃이 무겁지 않을까...
몽환적인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소빈 이야기


작년 인형전시회때도 대호평이었던 소빈님의 닥종이인형 부스입니다.
닥종이만이 가지는 따스한 분위기가 한국 정서에 잘 맞는군요.
미묘한 표정과 구도로 수줍은 느낌을 멋지게 표현해놨습니다.


항상 가족이라는 구성원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가득 찬 소빈님의 작품인데
이번엔 어머니라는 존재에 촛점을 맞춘 느낌이 강했습니다.


소빈님의 어머님은 이제 팔순을 넘기셨다고 들었는데, 그런 어머님께 바치는 작품일지도.


원래 소빈님이 닥종이인형을 만들게 된 계기가
아이를 갖지 못하는 형수를 위로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작품들에게서 애정이 느껴지는게 당연한지도 모르겠군요.
같은 닥종이라도 저렇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표정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될거라고 봅니다.


인형전시회 말고도 전국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갖는 분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한번 찾아가 보시길 권합니다.


오후 4시의 여자.
이 작품도 힘들게 자식들을 키워내신 어머님의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닥종이 공예라는 소재가 얼마나 풍부한 표현력을 갖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


작년에도 출품하셨던, 그리고 소빈님의 대표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열 손가락.
항상 궁금하지만 9명인데 말이죠... ㅡㅡ;


오른쪽의 핑크색 여자사람은 사실 작년에도 등장한 분입니다.
다음엔 새로운 작품도 많이많이 전시되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카톨릭에 적을 둔 분이신만큼 수녀님 인형도 보이는군요.
등받이가 없는 벤치에 다곳히 앉아 있는 수녀님의 모습이 아주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작년에 비해 볼 것 없는 전시회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꾸준히 훌륭한 작품을 출품해 주시는 작가분들 덕에 기분이 풀어집니다.
다음 전시회때도 멋진 작품들 볼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다락방 인형공방


다시 비스크돌 부스인 다락방 인형공방입니다.
이 부스에서 마음에 들었던 작품. 소재 배치가 아기자기한게 좋았어요.


비스크돌의 인상적인 피부 톤은 100년이 지나도 변색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거의 100% 수작업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성품에 비해 오래 감상해도 질리지 않죠.

마음 크게 먹고 괜찮은 인형 하나 구입하시려면 비스크돌도 좋은 선택이 될 듯.


이런 건 좀 평범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두캐릭도 자꾸 보면 질리는 것 처럼
날씬하고 매끈한 구관인형도 좀 그런면이 없잖아 있는데
이런 작품들은 그런게 없어서 마음에 드는군요.


크기 탓도 있겠지만 포즈가 부자연스러운 느낌도 들구요.
인형은 그 자체만으로가 아니라 주위 사물과도 잘 매치가 되어야 매력이 배가되는것 같습니다.


역시 인형은 눈을 감고 있을때가 귀엽네요. 눈 뜬 인형은 왠지 무셔...


비스크돌의 피부 질감을 나름 잘 나타나게 찍었다고 자화자찬... 까지는 아니고.


요런 것도 만들 수 있습니다. 장식용으로 알맞군요.
재미있는 표정인데, 화장실 문앞에 걸어놓으면 들어갈 때마다 기분전환이 될듯.



소박한 옷이든 화려한 옷이든 잘 소화하는 비스크돌이지만
개인적으론 약간 따스한 느낌을 주는 옷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비스크돌의 특징인 피부 톤을 죽이지 않게 받쳐주는 역할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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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 열심히 보고 돌아다닌 덕에 아쉽진 않은 여행이었습니다만...

돌아오니 목이 붓고 콧물이 나오고 미열이 발생하는 바람에 조금 기가 죽어있네요.
의사한테 보이니 그냥 목때문에 생긴 미열이겠지만 열이 더 나거나 하면 신종플루 검사를 해봐야겠답니다.

기력이 없어서 + 필름현상을 못해서 여행기는 아직 올릴 여건이 안되지만
(대만여행기하고 인형전시회도 마저 끝내야죠... ㅡㅡ;)
같이 간 친구가 카메라를 전혀 쓸줄 몰라서 거의 모든 사진을 필름으로만 찍었기 때문에
현상된 사진을 기다리며 두근두근하고 있네요.

그동안 홈피 방문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슬금슬금 천천히 방문인사도 드릴게요.
빨리 나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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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을 숨기기 위한 다양한 여권들...


이라고 하면 견찰이 날아들지도 모르니. ㅡㅡ;
친구와 친구 동생분 가이드겸 겸사겸사해서 오사카로 잠시 날아갔다 올게요.
취향이 분명한 친구라 루트짜는데 크게 불편은 없지만 그래도 대중적으로 볼만한 곳은 다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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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끔찍한 조식을 대충 입에 집어넣고 짐을 챙깁니다.

오전에 노크도 없이 그냥 문 따고 들어오는 청소 아주머니가 절 보고 화들짝 놀라 미안하다며 문을 닫고 나가더군요.
형님쪽 방에서도 똑같은 일을 당했답니다. 이런 걸 보면 과연 대륙의 후손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다음부터는 방에 들어가 있으면 무조건 '방해하지마' 팻말을 걸어놔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숙소를 나섭니다.

어제 우리를 성심껏 도와주던 경찰서에서는 아침부터 성대하게 축하의 음악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더군요.
경찰서장 생일인가 나름껏 추측하면서 가던 길을 갑니다.


신베이토우 역앞에서 찍은 사진이 없다는 형님의 말에 제가 찍어줬습니다.
구도가 마치 X스라도 하는 것처럼 나왔군요. 물론 정상적인 사진도 나왔지만 나름 조금조금씩 저작권도 존중하는 의미에서...

오늘의 목적지는 지우펀. 한국에서는 온에어라는 드라마로 인해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전 드라마를 전혀 안보니 알리 없지만 꽤나 인기가 있었나 봅니다. 지우펀 하면 온에어라는군요.

일단 타이베이 중앙역으로 가야 일이 되겠죠. 거기서 다시 중샤오푸싱 역까지 간 후에 버스를 탑니다.
숙소인 신베이토우에서 지우펀까지는 2시간 남짓 걸린 듯 합니다.


버스 안은 엄청 시끄럽더군요. 원래 중국어는 성조 때문에 자연적으로 시끄럽다고는 하지만...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새 도착했는데, 관광지로도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사람이 꽤나 많습니다.
도착할 때만 해도 이렇게 맑은 하늘에 저 멀리 바다까지 보이는 화창한 날씨였는데
고도가 높고 바다를 낀 지형이라 그런지 날씨가 변화무쌍합니다.


지우펀은 1920년대 금광개발로 유명한 광산마을이었지만
광산업의 쇠퇴 후 독특한 옛 정취와 빼어난 자연 경관을 이용해 관광마을로 재탄생했습니다.
골목도 엄청 좁고 낡은 건물도 많은 것이 외국 관광객들에겐 대만만의 느낌을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더군요.


왼쪽의 전망대와 오른쪽의 낡은 건물이 지우편의 현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런 골목이 관광하기엔 참 재미있죠. 이른 시간임에도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지우펀은 홍등이 켜진 야경도 멋지지만 오후 7시만 되면 찻집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숙소를 이곳에 잡지 않았은 당일치기 여행자들은 되도록 일찍 가서 먹거리와 풍경을 즐기는게 나을 듯 합니다.


사람 모이는 곳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는 대만이지만
이곳은 관광객들로 먹고사는 마을이다 보니 기념품점같은 평범한 상점도 많습니다.
가격도 잘 찾아보면 적당한 곳이 많아서 조그만 기념품 정도는 구입해도 괜찮더군요.
딱히 특색을 잘 살렸다기보다는 그냥 잡화점 같은 분위기가 풍겨도 그 또한 매력.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지 이곳도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사람이 일본어는 잘 하더군요.


좁고 빽빽한 건물 사이로 올려다보는 얇은 하늘이 아련합니다.
시끌벅적한 시장의 풍경. 한국에서도 마음에 드는 풍경이죠.


지우펀에서도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인기였던 땅콩엿 아이스크림 크레페.
저 땅콩이 박힌 거대한 엿덩어리를 대패로 갈아서 전병 위에 올린 다음 아이스크림을 넣고 돌돌 싸서 크레페처럼 만들어 먹는 음식.
원래는 시향차이를 넣어 먹는다고 하는데 우리가 외국인 관광객인걸 아신 주인장이 처음부터 빼서 주더군요.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가루에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함께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지우펀에서 꼭 먹어봐야 할 간식거리라고 생각.


냄새로 사람 기절시킬 기세인 썩은 두부만큼은 여전히 손을 못 댔지만
먹을거리가 너무 풍부해서 아주 작심하고 이것저것 먹어제낍니다.

가격도 관광지라 크게 싼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보다는 싸니 인정사정 볼것없습니다.
잘 구워진 소라고둥도 먹고


향긋함이 코를 찌르는 버섯구이도 먹고


특이한 화장에 가발을 쓰신 유명한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소시지 구이도 먹습니다.
수제 소시지라서 향도 풍부하고 육즙이 훌륭하더군요.
앞으로도 계속 먹어야 하니 일단 조금씩 조금씩...


서울서는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이런 좁고 가파른 골목길도 한국사람들에겐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네요.
아이들이 여기저기 뛰어놀기 좋은 풍경입니다.


입에 먹거리를 주렁주렁 달며 신나게 골목을 탐색하다가 지우펀 차방에서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차를 마시고 싶은 시간대이기도 했고, 가게 아주머니의 적극적인 권유로 들어가게 되었네요.


이곳엔 각종 오룡차, 철관음, 보이차등을 팔기도 하고 뒷뜰에서 차를 마실수도 있으며
조그만 지우펀 민속 박물관도 마련해놓고 있는, 꽤나 규모가 큰 찻집입니다.
오룡차는 말할 것도 없고, 보이차의 원류인 중국 운남성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지금은 대만이 세계적인 중국차 강국임에 틀림없습니다.


정신없을 정도로 시끌벅적하던 골목길에서 이곳으로 들어오니
조금 마음이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한쪽에서는 뒷뜰에서 차를 마시는 손님들을 위해 분주히 찻물을 끓이고 있습니다.
관광지로서 상업성에 찌들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곳은 나름의 정취를 잘 간직하고 있는 편이었네요.


일본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이제껏 제가 대만에서 본 사람 중에선 가장 능숙한 영어로 설명을 시작합니다.
찻잎은 마시고 남은 걸 가져갈 수 있다고 하는군요. 한두 잔씩 팔수 있는 차가 아니라서 이해는 합니다만 가격이 꽤나 비쌉니다.
찻잎의 품질에는 자신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니 일단 한번 마셔보기로 합니다.


함께 먹을거리로는 녹차인지 오룡차인지를 가미한 치즈케이크 한 조각.
주인 아주머니가 양이 너무 작으니 좀 더 시키라고 말했지만 배를 채울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이것만 시켰습니다.


차를 타 마시는 방법을 한번 시연해 주시고 나면 다음부터는 직접 알아서 타 마십니다.
어차피 한국에서도 질리도록 마셔대는 차라서 우리 일행은 능숙하게 타 마시죠.

분명 청차계열의 오룡차였지만 굉장히 맛이 옅고 은은한 느낌으로, 청차와 녹차의 중간쯤 되는 맛이었습니다.
요즘 대만의 차 트렌드인가 보네요. 차의 취향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딱히 어떤 맛이 더 훌륭하다고 따지긴 힘들죠.


물은 저렇게 옆에 준비된 화로에서 적당히 끓어주고
수시로 점원이 와서 물을 채워줍니다.
중국차를 워낙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대만에서 마시는 첫 차다 보니 원없이 신나게 마셨네요.


바깥 경치도 탁 트인게 참 보기 좋았습니다만 순식간에 좋던 날씨가 안개속으로 묻혀버리네요.
안개에 뒤덮힌 산자락의 풍경 역시 차를 마시기는데는 좋은 안주거리가 되니까 문제없습니다.


날씨가 좋았다면 청명한 하늘과 함께 저 멀리 바닷가도 보였을텐데...
여행에서 모든 걸 만족할 순 없지만 워낙 순식간에 변한 날씨라 타이밍을 잡지 못한 아쉬움은 남네요.


대구 본가에선 한때 엄니하고 차 마실 때 마다 제가 차를 탔었는데
형수님이 타주시니 받아 마시기만 하면 되서 편했습니다. 형수님은 안 편하셨겠네요. ㅡㅡ;


절벽에 매달린 듯한 낡은 옛집도 그림이 됩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라면 이런 곳에서 아늑한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너무 죽치고 앉아있으면 여행에 지장이 생기니 그럴수도 없긴 하지만.

뒷쪽의 일본인 관광객들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완전 발광하듯이 웃고 나자빠지던데요... ㅡㅡ;
그때는 '정말 미친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환장을 하길래 황당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한 장 찍고싶기도 했지만 의도가 불순한터라 그냥 이렇게 말로만 남기기로 하고 패스.


당시에 열심히 기록을 남기던 필름카메라 세븐이.
여행에 DSLR 대신 필름카메라를 갖고 온건 처음이라 찍을 당시에도 긴장 많이 했었죠.

현상하고 보니 대단할 정도는 아니지만 적당히 괜찮은 결과물들을 보여줘서 조금 자신이 붙었습니다.
다음 오사카 여행때는 좀 더 잘 찍을 수 있기를.


마음껏 차를 마신 후, 형님부부는 엄니 선물로 드릴 자사호를 구입했습니다.
이 집에서 직접 만든 자사호라는데, 손잡이 끝부분이 독특하게 만들어져 있어 차를 따를때 뚜껑이 떨어지지 않아 편리하네요.


차를 다 마신 후 남은 차를 가지고 적당히 건물 내부를 구경하다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인진 모르겠는데 가게 쪽 말로는 기울어져가는 지우펀을 부흥시키는데 이 가게가 큰 공헌을 했다고 하더군요.

지우펀의 가게 중에서도 상당히 큰 규모의 찻집이니 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가서 피로를 풀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