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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11.22  고양이로 센서대결 - a99 18
  2. 2012.11.18  고양이로 센서대결 - a900 16
  3. 2012.11.16  고양이로 센서대결 - NEX C3 10
  4. 2012.11.14  소니 a99 로 바꿨습니다 23
  5. 2012.05.09  올림푸스 OM-D 22
  6. 2011.07.30  M42 렌즈의 종착역, Fujinon EBC 50mm 19

 

 

얼마전 a99 를 구입했지만, 아기보느라 밖에 돌아다닐 시간도 없고 서울 날씨도 한동안 햇빛 볼일 없어서

새 제품을 손에 넣었으니 뭐라도 찍어보고 싶어서 시간 잠깐 날때 고양이까페 다녀왔습니다.

 

서울에서 고양이까페 가는건 처음이네요. 대구와 비교해 별 다른건 없지만, 이곳은 특히 조명이 화려했습니다.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네온라이트가 번쩍이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는 디지털 카메라의 화이트밸런스 능력을 알아볼 수 있죠.

복합광 중에서도 상당히 강한 광원이라서 색이 완전히 틀어질 수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고양이 봐서 즐겁기도 했고, 이런 극한 환경에서 처음 테스트해보는 a99 라서 조금 두근거렸네요.

찍어본 바 상당히 놀랍습니다. 뒤의 저 강한 네온라이트를 두고서도 고양이 털색깔이 굉장히 정확하게 나왔군요.

 

 

 

커다란 네온라이트는 캣타워도 겸하고 있는데, 그것 외에도 보시다시피 강한 조명이 주르륵 박혀있죠.

저 정도 조명이면 화이트밸런스가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는데 깔끔 쌈박하게 잘 나왔습니다.

고양이 털색깔을 보면 아시겠지만, 앞의 네온 캣타워에서는 보라색 빛이 나오는 중입니다.

 

이 정도 복합광에서 이렇게 잡아낼 정도면, a900 에 비해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이네요.

a900 은 주광 밸런스는 좋지만 실내에서는 화벨이 틀어질 때가 많았는데 말입니다.

 

 

 

렌즈는 35mm 단렌즈로 찍고 있습니다.

모터가 없는 수동렌즈라서, 디지털의 편리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광학식 뷰파인더와 달리 a99 는 전자식 뷰파인더라서, 수동렌즈 사용이 촛점이 맞은 부분의 색깔을 바꿔주는 피킹기능이 있고

거기 더해서, 촛점 부분을 확대시킨 후에 세세하게 촛점을 맞출 수 있어서 편의성이 극대화됩니다.

 

아무리 숙달되도 광학식 뷰파인더 보면서 수동 맞춘다는게 보통 힘든일이 아닌데

아날로그의 총아인 수십년전 수동렌즈를 사용하는데 가장 최적화된것이 100% 디지털 바디인 a99 라니 참 아이러니하네요.

 

 

 

구박이 쓰면서 아쉬웠던 점이라면, 크게 신경쓰이진 않았어도 역시 고감도 노이즈였죠.

지금 올리는 a99 사진은 대부분 ISO3200 으로, 가끔은 6400 으로 찍었습니다.

밑의 포스팅중 NEX-C3 사진은 ISO1600 과 3200 이 섞여 있네요.

 

센서 크기도 차이가 나긴 하지만, ISO3200 으로 이 정도 디테일과 색정보를 유지한다는 건 놀라울 따름입니다.

니콘 D3 의 고감도에 놀라던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이 녀석은 D3 의 고감도를 뛰어넘었군요.

물론 최신기종인 D4 는 또 이것보다 한두스탑 더 노이즈가 훌륭하지만. 그래도 이정도 노이즈만 해도 더 바랄게 없네요.

 

네온 캣타워 안에서 자고있는 냥이를 찍었습니다.

여기 높이가 2m 가 넘는데, a99 의 틸팅액정을 이용해서 손을 높이 쳐들고 찍었죠.

구박이같은 경우엔 손을 높이 들면 수동렌즈 촛점을 맞출 수 없어서 촬영히 불가능했지만

a99 는 LCD 창을 보면서 바로 촛점을 맞출 수 있으니 이런 사진도 찍어냅니다.

 

라이브뷰도 안되는 구닥다리 카메라 사용하다가 온갖 첨단기술이 집약된 카메라 사용하니 여러가지로 신기하네요.

 

 

 

a99 의 센서는 구박이와 거의 동일한 2400만 화소입니다.

실제 화소수는 조금 줄어서 의아했는데, 라이트룸에 불려들여보니 보정관용도가 가히 놀라울 따름이네요.

 

RAW 보정시 네거티브 필름의 관용도조차 가볍게 뛰어넘어버립니다.

물론 필름 그레인과 묘한 색밸런스는 재현되기 힘드니, 앞으로도 결코 필름과의 우열을 논할 순 없지만

필름의 DR과 계조를 뛰어넘어버린 디지털 센서의 위력은 정말 무섭군요.

필름도 이렇게 계속 발전해 줬으면 하는 욕심이 있지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그 꿈같은 이상을 따라가지 않네요.

 

 

 

처음엔 두더지라는 생각이 들던 녀석입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살짝 실눈을 뜨더니 다시 감는데

촬영후 머리나 쓰다듬어줄까 싶어서 다가가니 아주 귀찮은듯 딴곳으로 가버리는군요.

 

이곳 고양이 까페가 사람한테 많이 시달려서 그런지, 영 손님 대하는 태도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먹이 사들고 오는 사람한테는 잘 따라가더군요. 고양이가 원래 영악하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속물(?)이 되어버린 모습이 좀 서글프네요.

 

 

 

강렬한 복합광이 최악의 촬영환경을 만들어 냅니다.

화이트밸런스는 그래도 무너지지 않았지만, 테이블과의 경계면에 부자연스러운 컬러가 생겨버리는군요.

사실 이 정도 광원은 명백하게 디지털 센서의 허용범위를 넘어서는거라 예상하긴 했습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뺨에 화장까지 하면서 제 한몸 바쳐 손님을 즐겁게 해야 하는 냥이의 눈빛이 왠지 애처롭네요.

 

 

 

사방팔방에서 오만가지 광원이 난립하고 있지만, 화이트밸런스는 꽤 잘잡아줍니다.

구박이 이후로 디지털 기기들을 그닥 만질 기회가 없었는데, 요즘엔 화벨도 이만큼 좋아졌나 싶네요.

실내에서 색이 틀어지는 구박이때문에 RAW 촬영 말고는 건드리기가 참 힘들었는데

a99 는 JPG 촬영도 큰 문제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래도 전 RAW 사용하겠지만.

 

 

 

고양이까페의 중앙 광장에는 냥이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냥이들이 좋아하는 박스도 있고, 털 없는 스핑크스 고양이를 위해 담요도 준비되어 있네요.

 

얼굴 모양새를 봐선 오리지날 스핑크스는 아닌듯 한데, 어쨌든 한국 기후는 좀 춥게 느껴질테니 배려가 필요하겠군요.

 

 

 

사람에게 관심있는 고양이는 거의 없고, 대부분 누워자기 바쁩니다.

많이 널널한 편이라 그런지, 어떤 고양이는 간식거리를 들고 와도 본척만척 계속 자더군요.

 

고양이가 박스를 좋아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밝히면 세기의 큰 발견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렌즈를 바꿔봤습니다. 70-300mm 렌즈인데, 조리개값이 4.5-5.6 인 녀석이라 상당히 어둡죠.

ISO 3200 의 상황에서도 손떨림방지가 없으면 담기 힘든 환경입니다.

 

구박이의 3200 결과물을 생각해 보면 참 세상 오래살고 볼일이다 싶네요.

같은 화소 센서가 4년만에 이정도로 발전한건, 필름시절 20여년간의 발전속도와 맞먹는듯 합니다.

센서의 수광면적이 넓어져서 고감도에서도 색손실이 일어나지 않는군요.

 

 

 

뒤의 냥이가 뭘 찍고있나 싶은지 절 노려봅니다.

셔터소리가 들릴 거리는 아닌데, 시커먼 덩치의 렌즈가 자기를 조준하고 있으니 신기한가보군요.

 

촬영후 보정하는 중에, 이 렌즈 촛점이 좀 이상하다 싶은 느낌이 들어서

훗날 서비스센터 갔더니 핀이 약간 안맞다고 하시더군요. 오토 포커스는 이거 신경쓰는것도 귀찮긴 합니다.

 

 

 

이 냥이는 제가 사진찍는게 그렇게도 놀라운지 아주 눈을 똥그랗게 뜨고 쳐다보는군요.

처음에 흔들려서 몇번 실패했는데, 그래도 계속 이렇게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이런 카메라와 렌즈를 처음보나 싶네요.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속담처럼 참 뭐가 그리 궁금한지 모르겠습니다.

 

이 사진 촛점거리가 300mm 인데, 셔터스피드는 1/50초 입니다.

평균적으로 사진의 떨림방지를 위한 셔터스피드는 1/촛점거리 정도를 확보하는게 정석인데

1/300초가 아니라 1/50초로 이 정도 결과물을 낸 것은 역시 손떨림방지라는 편리한 기술 덕분인 듯 합니다.

 

예전에 니콘 D3 사용할 때는, 미놀타 사용할 때의 감각으로 촬영했더니 상당수의 사진이 흔들려 있어서

손떨림 방지기능이 괜히 있는건 아니구나 체감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처음 가본 고양이까페인데, 어째 저한테는 다들 냉담합니다.

사람을 좀 지겨워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번화가에 위치해서 특히 그런걸지도 모르겠군요.

 

주인장분은 고양이 좋아하시고, 여러가지로 냥이들 신경써주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지만

정작 고양이들이 이미 사람들에게 별 관심이 없는 상태라서, 이런 고양이까페는 뭔가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듭니다.

 

 

 

털 없는 고양이는 큰 녀석, 작은녀석 두 마리가 있는데

큰 녀석은 이미 캣타워에 들어가서 자는 중입니다. 옆구리에 다른 고양이 끼워서 뜨끈하게 말이죠.

작은 쪽은 그닥 활동을 열심히 하지도 않고, 그냥 슬금슬금 먹이 먹고 또 카펫으로 슬금슬금 돌아와 앉고 하네요.

 

기분탓인지도 모르지만 털 없는 고양이는 왠지 더 불쌍해 보입니다.

이게 이집트에서 유래된 종이라는 속설이 너무 많이 퍼졌는데, 사실은 1960년대 유럽에서 발견된 돌연변이일 뿐입니다.

 

 

 

쓰다듬어도 피하지 않는건 고맙긴 한데

좋아서 피하지 않는다기보다는 그냥 움직이기가 귀찮다는 인상을 느꼈습니다.

이때가 공교롭게도 수능시험 당일날이었던가로 기억하는데, 그 정도 날씨면 털 없는 냥이한테는 꽤나 추운 날씨죠.

 

원래 털이 풍성하면 저 식빵자세때 다리가 전부 털에 가려서 편안히 앉아있는 듯한 포즈가 나오는데

털이 없으니 엉성하게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라서 더욱 애처롭게 보이는군요.

사실 고양이 본인은 그런거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그냥 사람의 관점일 뿐이지만.

 

저야 본인이 찍었으니 금방 알수 있지만, 눈썰미가 매서운 분은 아마 느끼실 수도 있을거라 봅니다.

이건 감도 6400 사진인데, 약간이지만 색이 살짝 물빠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뒤쪽의 노이즈 패턴을 보면 3200 과는 확연히 달라서 구분이 어렵진 않지만

6400 으로 이 정도 결과물이라면 블로그에 올리는 정도로는 충분히 사용이 가능할것 같습니다.

 

물론 상업용이라면 많이 잘 봐줘야 1600 정도가 한계이겠는데, 애초에 그런 용도로는 그만큼 감도 올리지도 않죠.

프레스 기자분들은 니콘이나 캐논 1D 시리즈로 대동단결하는게 여러모로 이득이기도 하고.

 

 

 

도도하게 눈감고 누워있는데, 사진 좀 찍고 앞으로 다가가자

노골적으로 싫은 내색을 보이며 고개를 반대로 돌려버리는 차가운 도시고양이 차도고입니다.

 

촬영중에 6~7살쯤 되어보이는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일행이 들어왔는데 소리지르면서 고양이한테 달려드는 아이들 모습을 보니

차도고가 생겨나는 이유도 이해 못할바는 아니겠더군요. 그래서 저는 점점 고양이 까페에 대해서 아쉬움이 생기고 발걸음을 끊고 하는 것이겠죠.

 

 

 

덩치 큰 스핑크스 고양이는 따뜻한 샴고양이를 배게삼아 숙면중입니다.

이녀석은 의외로 성격이 좋아서 만져도 별로 싫어하지 않더군요.

덩치큰 고양이가 왠지 절 좋아하는 느낌이 들지만, 확인이 불가능하니 뭐.

 

근데 샴고양이 안면을 찍어누르고 있는 모양새라서, 샴고양이 잘도 자는구나 싶습니다.

 

카메라 테스트를 위해 찾아간 고양이 까페니 a99 이야기를 좀 하자면

RAW 파일의 보정관용도를 시험하기에 좋은 샘플이었네요.

실제 스핑크스 고양이의 그늘부분은 상당히 어두웠는데, 암부를 끌어올려보니 색정보가 그대로 살아있었습니다.

a99 로 고양이 까페 촬영한 사진들은 테스트를 위해서 일부러 화이트홀과 블랙홀을 하나도 없게 보정했죠.

사진의 어떤 부위도 완전한 블랙(0,0,0)이나 화이트(255,255,255)가 없습니다. 이 정도 환경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만들 수 있더군요.

 

 

 

새로 산 장난감에 정신이 팔린 어린아이와 같은 심정으로 돌아다녔으니

정작 고양이들과 느긋하게 즐기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줄창 조카 얼굴만 찍어주다가 딴거 찍어보니 신선하네요.

 

사실 서울의 형님집은 아파트 1층이라서 정말 어둡습니다. 아기 때문에 불도 밝게 켜지않기 때문에

아무리 조카 찍어줘도 워낙 광량이 부족해서 사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스트로보를 사용하면 되겠지만 아무래도 아기한테 좀 무리가 갈까 걱정도 되고.

 

100일때는 살짝 써볼까 합니다. 바운스로 촬영하면 아기한테 무리가 없다는 걸 여러번 확인했으니.

 

 

 

저한테 친근하고 잘 놀아주는 고양이도 고맙긴 한데

역시 냥이는 편안히 자는 모습이 제일 보기 좋습니다.

 

자연계에서는 죽을때까지 한 번도 이렇게 편안하게 잠들지 못하는게 고양이의 위치니까요.

이런 수면은 정말 극상의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의 킹은 이 녀석입니다. 제가 와서 떠날때까지 단 한번도 깨지 않았네요.

옆에 종이로 만든 왕관이 떨어져 있길래 머리에 올려줬는데, 그래도 깨지 않고 줄창 잠만 잡니다.

조그만 박스나 너무나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서울에서는 고양이 까페 갈일이 거의 없어서, 아마도 이곳을 다시 찾게 될일은 없을것 같은데

한결같이 잠자는 모습만 보여준 이 녀석의 근황은 가끔 궁금할지도 모르겠군요.

 

a99 촬영도 나름 만족했습니다. 이 정도라면 촬영에 문제될만한 약점은 별로 없고

모든 감도영역에서 구박이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줬으니, 이제 제가 실력을 키우는 것밖에 남지 않은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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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한달은 넘은 사진인데, 일단 순서대로 올리고 있으니 이걸로...

블로거 체님이 대구 사진 비엔날레 입장권을 선물로 주셔서 동생분하고 보러 갔습니다.

사진 비엔날레는 3곳에서 동시에 개최가 되는데, 카메라 들고 가서 사진 담은건 이 봉산문화회관밖에 없었네요.

 

애초에 여기 들렀다가 고양이 까페 가려고 카메라를 가지고 왔으니까요.

 

봉산문화회관쪽 전시는, 각국의 젊은 작가들이 선보이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전시가 되어있었는데

젊은 작가는 둘째치고 확실히 아마추어 느낌이 지워지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어딜봐도 사진학과 졸업하는 학생들이라는게 느껴지는 한국쪽 전시품들은, 그냥 졸업작품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듯.

이곳은 원래 무료관람이니 딱 이 정도가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봐서 해될것 없죠.

 

 

 

지난번 동생분의 NEX-C3 으로 촬영을 하고, 보정을 위해 메모리카드를 가지고 갔던 터라

오늘은 동생분 만나서 메모리카드 돌려주고, 다시 고양이까페 가보기로 했습니다.

고양이까페는 오후가 되어야 문을 열기때문에 그 전에 사진 비엔날레도 좀 둘러보고 한 거죠.

 

 

 

자꾸 고양이 사진이 안나오고 왠 쓰잘데기 없는것만 나오느냐 할 텐데

어쨌든 그날의 궤적이 이랬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비엔날레 보고 나서도 고양이까페 개장시간이 되질 않아

일단 점심이나 먹자고 해물 철판구이를 주문했습니다. 양이 별로 많지 않아서 가볍게 먹을만 했네요.

 

세사람이서 왔다면 철판에 볶음밥도 해먹을만 하겠는데 말이죠.

 

 

 

느긋하게 밥을 먹고 개장시간에 맞춰서 까페로 왔지만

코리안 타임이란게 적용되어서, 좀 더 기다려 주셔야겠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어쩔 수 있나요. 밖에서 새끼냥이들이 열심히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새끼들은 사람 손에 너무 시달릴 것 같으니, 손님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습니다.

자기네들끼리도 잘 놀더군요. 이 녀석이 제일 활발했습니다. 공 하나 넣어주면 광란의 드리블을 보여주네요.

 

 

 

20분쯤 기다리다가 들어갔는데, 직원분이 죄송하다며 고양이 간식을 한봉지씩 주셨습니다.

원래는 돈내고 사서 먹여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제 돈주고 간식사서 다시 이곳 냥이들한테 준다는 이 모순은...

 

평일 이른 시간이라서 손님은 없습니다. 동생분하고 둘이서 그나마 햇살이 좀 비치는 곳에 앉아 멍하니 고양이 구경이나 합니다.

지난번엔 NEX-C3 로 촬영해봤으니, 이번엔 a900 으로 한번 찍어볼까 합니다. 그런데 렌즈가 50mm 수동렌즈라서 쉽지 않네요.

 

뷰파인더가 아무리 광활해도 수동렌즈의 촛점을 정확하게 맞추는건 쉬운 일이 아니죠.

특히 어두울수록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고양이까페에서 수동렌즈 사용하는건 좋은 연습이 됩니다.

 

 

 

C3 와 가장 쉽게 구별이 가능한 부분이라면 역시 심도일까요.

번들 줌렌즈를 사용한 C3 는, 센서도 APS-C 크기에다가 조리개값이 5.6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구박이는 APS-C 보다 면적이 1.5배 크고 단렌즈 조리개값이 F1.4 이니 심도는 약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하면 되겠네요.

 

심도가 얕다는게 꼭 좋은 건 아닙니다. 만약 심도가 아주 깊은 똑딱이로 위 사진을 찍었다면

뒤에 있는 고양이도 선명하게 나와서, 마치 두 마리가 마주보고 있는 착시사진이 나왔겠죠.

 

 

 

C3 에 비해 떨어지는 고감도 성능을 커버하기 위해 조리개를 많이 개방해서 촬영합니다.

덕분에 가뜩이나 심도확보에 불리한 FF 센서라서, 고양이 면적만큼의 심도도 확보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군요.

구박이는 감도 800만 올려도 DR 이나 색밸런스가 아슬아슬해서, C3 으로 촬영할때보다 더 편하다던가 하는 느낌은 없습니다.

 

 

 

C3 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역시 빛이 어느정도 받쳐주는 곳에서의 표현력이랄까요.

일단 충분한 광량만 확보되면 DR, 계조, 컬러 등등 모든 면에서 C3 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JPG 로 찍으면 유리창 뒤의 모습이 전부 새하얗게 나오는데, RAW 보정으로 이만큼이나 살아나죠.

니콘의 플래그쉽 D3 도 써보고 하면서도, 4년간 결국 이녀석을 계속 갖고 온 이유도 오직 주광화질이 최고라는 점 때문입니다.

 

 

 

화이트밸런스는 C3 이나 a900 이나 별로 좋지 않습니다.

실외 태양광은 잘 들어맞는데, 실내에서는 좀 오락가락하더군요.

전 RAW 촬영을 하니 아주 기본적인 색온도만 좀 맞춰주면 나머지는 그냥 후에 보정합니다.

 

몇몇 고양이들은 아주 네가지가 없는게, 손에 간식이 있을때만 번개같이 튀어와서 간식 달라고 보채고

간식 없다는거 확인하면 쓰다듬을 틈도 주지않고 바로 떠나버리는 간사한 모습을 보여주네요.

 

몇번 그러다가 열반은 저와 동생분은, 그 머리돌리는 녀석한테는 더이상 간식을 주지 않았습니다.

먹고나서도 한동안 주위를 돌면서 제 손길을 거부하지 않는 순한 녀석들한테만 간식을 줬죠.

냥이들도 영업하는 이상 상도덕과 양심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진담으로 돌리면 무섭지만.

 

 

 

이 친구는 이곳 까페에서 가장 덩치가 큽니다. 거의 개 수준으로 거대하더군요.

그런데 생긴 것 치고는 아주 순해서, 알아서 슬금슬금 걸어와서 만져달라고 고개를 내밀기도 합니다.

 

직원분이 이 녀석 보더니 '남자를 아주 좋아해요. 엄청 순해요' 라고 설명해 주시네요.

전 농담인가 싶었는데, 가만 보니 정말로 동생분이 아니라 제 쪽으로만 접근하는게 보입니다. 수컷인데?

 

 

 

 

저 위의 흰고양이 사진과 비교해 보시면 이 녀석의 덩치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우직하게 움직이면서도 놀아달라고 슬금슬금 다가오는 모습을 보니 이것도 보통 귀여운게 아니군요.

잘못 만지면 톡 하고 터질것만 같은 새끼냥이와 달리 이 녀석은 신나게 귀여워해줘도 다칠것 같지 않네요.

 

러시안 블루를 좋아하지만, 이런 덩치녀석도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세삼 깨닫습니다.

 

 

 

결국은 제가 사진 촬영하러 자리를 비운 사이, 제 가방을 배게삼아 퍼질러 버렸습니다.

가방과 크기를 비교해보면 저 녀석 덩치를 가늠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순해서 귀여운 녀석이죠.

특히 파란 눈동자를 계속 보고있으면 빨려들어갈듯한 느낌입니다.

 

구박이 센서는 여전히 주광하에서 최상급이긴 하지만, 유일하게 아쉬워하는 점이 있다면

RED 계열을 제대로 표현하는 능력이 좀 부족하다는 것 정도일까요.

RED 계열 채도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고 약간 오렌지색 + 핑크색이 섞인 느낌으로 표현됩니다.

진짜 붉은색은 디지털 센서가 표현하기 힘든 분야이긴 합니다. 워낙 채도가 높아서 조금만 잘못하면 색포화가 일어나 버리기 때문에.

 

소니는 그 색포화를 어떻게 해보기 위해 아예 색을 좀 틀어버리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 같은데

그 부분만큼은 4년간 쓰면서 항상 조금씩 아쉽더군요. 코닥이나 펜탁스의 센서는 색을 잘 표현합니다.

 

 

 

그 후에도 저 거대 고양이가 제 무릎위로 올라오기도 하고, 여러가지 어택을 받으면서 까페를 즐겼습니다.

동생분이 학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오래 앉아있진 못했죠.

 

이번에도 어김없이 떠날때쯤에 냥이들이 무릎에 올라와서 잠을 청하는 탓에 고생 좀 했습니다.

몇시간을 들고 뛰던 새끼들은 한두 마리가 자기 시작하니까 전염이라도 된 듯 일시에 기절을 해 버리는군요.

 

우리 조카도 저렇게 놀다가 픽 쓰러져서 잠을 자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 녀석 형님을 빼다박아서 그런지, 안아주지 않으면 절대로 자지 않고 목이 터져라 울어댑니다.

아마 태어나서 한 번도 혼자 누운 상태에서 바로 잠이 든 적이 없을겁니다.

빨리 나이좀 먹고 혼자서 잘 만해야 형수님도 편할텐데 싶네요. 냥이들 모습 보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구박이는 제가 워낙 오랫동안 사용하던 녀석이라 딱히 말할게 없습니다.

역시 주광에서의 성능은 최고라는 느낌이죠. 지금 위의 사진들중, 실내쪽 사진과 창가쪽 사진의 퀄리티 차이도 심하게 납니다.

그럼 4년만의 후속모델인 a99 의 사진 퀄리티는 어떻게 나올런지 다음 포스팅으로 넘깁니다.

사실 a99 는 서울에서 체류중에 구입한 녀석이라서 이곳과는 다른 고양이까페에서 촬영했으니

객관적 비교라는건 완전히 물건너 갔습니다만,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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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의도한 건 아닙니다만, 어쩌다보니 동생분(?)이 갖고 있던 미러리스 카메라 NEX-C3과

좀 전까지 제가 사용하던 a900, 그리고 따끈따끈한 a99 로 각각 한번씩 고양이까페 출사를 가게 되었네요.

 

이건 10월에 찍은 녀석입니다만, 아기 기르느라(?) 업로드할 시간이 없었는데

우연찮게 여러 카메라로 사진을 담아봤으니, 가볍게 센서 성능이나 테스트해 볼겸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음엔 a900 의 고양이 사진, 그 다음엔 a99 고양이 사진을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대구의 고양이까페 '고양이가 열리는 나무'에서 찍었는데요, 리뉴얼을 해서 예전보다는 찍을만한 환경이 되었더군요.

 

 

 

하지만 해가 진 어두운 까페였기 때문에, 센서의 고감도 성능을 테스트할만한 여건이었습니다.

NEX-C3 은 동생분 카메라인데, 제가 당시 구박이를 들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허락을 얻어 촬영해 봤네요.

 

감도 3200 으로 담은 녀석들입니다. 구박이는 용을 써도 1600 이상은 사용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미러리스 초기 센서인 C3 은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갖고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담아봤습니다.

 

이제는 뭐 연례행사나 마찬가지인데, 제가 고양이까페 가면 냥이들이 이상하게 제 가방에 관심을 많이 보이네요.

동생분 여행 선물 꺼낸다고 열었더니만 불쑥 들어가 버렸습니다. 제가 집어넣은 거 아닙니다.

 

 

 

NEX-C3 는 미러리스중에서도 가장 초기형 센서를 사용하는 녀석이라서

현세대 미러리스의 센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열악한 성능이긴 합니다만

RAW 파일로 보정하니 그래도 찍을만한 사진을 건져주는군요.

 

단지, 이 정도 고감도에서는 역시 색밸런스도 무너지고 DR도 좁아지기 때문에

RAW 보정 말고는 조금 힘든 감이 있습니다. AF는 소니 기종들이 원래 그리 좋지 않아서 그런갑다 합니다만.

 

 

 

렌즈도 구형 번들이라서 편의성때문에 사용하지 화질을 생각할 만한 녀석은 아니죠.

구박이는 고감도 성능이 엉망이지만, 갖고 있는 단렌즈들이 그래도 한 성능 하는 녀석들이라서

꽤나 언벨런스한 비교가 될것 같습니다. 어쨌든 고양이가 가만 있어주면 담기는 편하네요.

 

미러리스를 처음 빌려서 사용해 보니 넓직한 LCD로 구도잡기 편하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구도로 촬영하려면 거의 카메라를 제 복부에다 갖다대고 찍어야 하는데

구박이같은 뷰파인더 촬영 기기로는 항상 무릎을 꿇어야 하는 위치죠. 미러리스는 그냥 편안히 촬영가능합니다.

 

조그만 미러리스인데도 냥이는 관심이 많은 듯 빤히 쳐다보더군요. 구박이는 워낙 거대하고 시커매서 놀라는것도 이해가 되지만.

 

 

 

9월에 마츠에(松江) 갔을때 'ANTWORK GALLERY'에서 구입한 고양이 오똑이입니다.

 

나무를 깎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가볍도 질감이 좋더군요.

12지를 비롯해 다양한 오똑이들이 있었는데, 동생분도 고양이를 좋아하니 일단 이녀석으로 구해왔습니다.

이게 참 귀엽고 장식하기 좋아서, 다음에 마츠에 갈때는 좀 더 많이 사와서 선물로 써먹어 볼까 생각중이네요.

 

C3 센서는 농담으로라도 요즘 미러리스에 비해서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성능이라

이 정도 어두운 곳에서 감도 3200 으로 촬영하면 색이 뒤틀리는걸 막을 수 없습니다.

물빠진 느낌도 들고 해서, 보정을 많이 하지 않는다면 왠지 유통기한 지난 필름같은 느낌이 나는군요.

 

 

 

대신 가볍고 구도 변경이 용이한 미러리스의 장점을 살려서

촛점만 맞는다면 원하는대로 금방금방 결과물을 담을 수 있습니다.

미러리스 렌즈들은 대체로 최단거리도 짧아서, 원하는대로 들이대도 잘 찍히더군요.

 

눈높이까지 내려가서 살살 담으니 냥이가 더욱 호기심에 찬 눈으로 바라보네요.

 

 

 

APS-C 규격의 센서를 사용하는것도 오랜만인데

수치상으로 표시되는 화각에 비해 확실히 감각이 다르다는 점을 빼면 촬영에 큰 문제는 없군요.

심도는 어차피 그렇게 얕은걸 좋아하지 않으니, FF 센서보다 저렴한 APS-C 쪽도 괜찮겠지만

필름판형에 워낙 익숙해져 있어서 막상 제가 구입해서 사용해 보니 결과물이 왠지 어색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어차피 익숙해지면 어떤 판형이든 문제없겠지만, 이왕 익숙해진 거 그냥 FF 계속 사용하자는 결론을 내렸지만...

지금도 가난하지만, FF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가난뱅이가 되면 그냥 APS-C 쪽으로 전향할지도 모르겠네요.

 

 

 

구박이는 감도를 더 올릴수가 없어서, 이 정도 밝기에서 움직이는 냥이를 담기는 힘든데

NEX-C3은 감도가 아니라 렌즈 조리개값과 AF 성능 때문에 움직이는 냥이를 담기가 힘듭니다.

 

동체추적은 기대도 하지 않지만, 컨트라스트 AF만으로 냥이를 담기에는 성능이 많이 부족하죠.

미러리스중 최상급의 AF 속도를 보이는 파나소닉 정도가 아니면 힘들듯 하네요.

어차피 이 시간대엔 그렇게 활발히 움직이는 녀석들도 없어서, 전체적으로 느긋한 사진이 나옵니다.

 

 

 

색 밸런스가 무너지고, 노이즈 많고 하면 역시 흑백변환이 좋은 대안이죠.

전체적으로 어두운 까페 안에서 밝은 털색을 가진 냥이들이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고양이까페 애들이 그렇듯 사람에게 별로 살갑지 않은데

쓰다듬으려 하면 귀찮은듯 도망가지만 카메라 살짝 들이대는 것 정도는 관대히 봐주시는군요.

 

C3 이 출시될때의 번들렌즈는, 최상의 화질을 갖는 조리개값이라도

구박이같은 FF 카메라에 사용되는 렌즈들의 최저 화질과 엇비슷할 정도라서 조금 아쉽긴 합니다.

하긴, 렌즈 하나가 C3 몇대 가격에, 렌즈 크기만 바디보다 훨씬 크니 화질차이가 안난다면 사기겠죠.

 

하지만 써보고 나니, 왜 미러리스가 인기있는지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는 감성은 없어도 이렇게 가볍고 편리하게 사진을 척척 찍어낼 수 있다는 건 놀랍더군요.

감성에 호소하는 시장이 그런 편이듯, 카메라라는 개념도 역사에 비해 상당히 경직되어 있는데

미러리스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다는 느낌입니다. 좋던 실던 이제 SLR 이라는 구조는 낡은 유물이니까요.

 

 

 

세계 최고의 명성을 날리던 라이카 정도가 그나마 아직도 감성장사를 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10년 이내로 SLR 시스템 역시 과거 RF 처럼 매니아들만 찾는 유물로 변해갈것 같습니다.

AF 속도와 동체추적, 다양한 렌즈군만 구비된다면 SLR 시스템을 사용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SLR 시스템의 발전에 워낙 목을 맨 프레스 시장때문에 여전히 기술적인 격차는 큰 편이지만

디지털 시대의 10년이라면 그 정도 격차는 극복하고도 남을거라 생각합니다.

당장 미러리스로 카메라 시작한 분들은, 아무리 작은 DSLR이라도 너무 크고 무겁다며 난색을 표하니까 말이죠.

 

그건 그렇고, 검은 냥이녀석이 자꾸 밑의 저 냥이 등뒤에 올라타려고 안간힘을 쓰네요.

짝짓기 할 분위기는 아닌데, 그냥 장난인지 호감인지... 밑의 냥이는 계속 도망가는데 끝까지 따라가더군요.

 

 

 

RAW 파일의 보정범위가 JPG 에 비하면 막강하긴 해도

센서 자체의 한계를 넘을수는 없으니, 최대한 화이트밸런스 보정하고

DR을 넓힐때까지 넓혀서 나오는 결과물이 이 정도입니다.

 

원본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고감도와 렌즈 성능때문에 털쪽의 해상력이 많이 떨어지고

조금 과하게 노출을 보정하면 화이트홀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서 이 정도가 적당하네요.

암부쪽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정하면 색이 뒤틀리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 밝기에서 이 정도 감도로 촬영한 결과물이 이렇다는 건

디지털 센서의 발전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건 이미 구형 센서인데도 말이죠.

 

 

 

한동안 촬영하고 슬슬 자리를 뜰까 생각하면

고양이들이 마음을 읽는지, 여지껏 도망치다가도 갑자기 무릎위에 올라와서 잠을 청하더군요.

 

영업 참 잘하는 녀석들입니다.

 

구박이로 뷰파인더 보며 촬영하려면 이 구도 만들기가 보통 난감한게 아닌데

미러리스는 LCD 위로 착 올려서 찍기만 하면 되는군요. 편하긴 편합니다.

 

 

 

센서 성능을 테스트하려는 마음으로 주물거리다 보니

사진의 감성에 대해서 이야기할 거리가 많이 줄어버렸습니다만

예전 필름카메라의 묘한 그레인과 틀어진 색공간에서도 매력을 느꼈듯이

한계까지 장난을 치는 디지털 센서의 느낌도 그렇게까지 나쁘지만은 않네요.

 

고양이 오른쪽 어두운 부분을 보시면, 암부를 끌어올려서 붉은기가 돌고 필름 노이즈처럼 오돌도돌해 졌습니다만

되려 이런 결과물도 옛날생각나서 좋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물론 상업용 사진으로서는 최대한의 여유를 갖고 있는편이 좋으니, 어떤 상황에서도 균형잡힌 결과물이 필요하긴 한데

취미로 찍는 사진에서야 이렇게 여러 변수들이 드러나도 별 문제될거 있나 싶습니다.

 

 

 

까만 냥이를 담고나니 암부쪽 데이터가 거의 날라가버려서

잠깐 고민하다가 흑백으로 전환을 해 버렸습니다.

 

의자 뒤쪽이 진짜 필름그레인처럼 노이즈가 끼어버리니 이것도 나름 괜찮군요.

물론 이건 센서 노이즈가 아니라 보정할때 일부러 필름 그레인을 집어넣은 겁니다만.

 

NEX-C3 을 잠깐 조물조물해 본 결과

일상적인 사진에서는 무리없는 고감도까지 사용 가능해서 편의성이 놀랍게 발전했는데

좀 깊게 따지고 들어가면 계조나 DR, 컬러벨런스 등이 조금 불안한 모습이 보이는군요.

 

C3 이후로 나온 NEX-5N 센서들은, 조금 과장해서 경천동지할 만큼 성능이 좋아졌기 때문에

이제와서 C3 센서 이야기 하는건 이미 추억을 되씹는 정도의 이야기거리밖에 되지 않습니다.

발매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구형취급 당하는 센서의 발전속도는 실로 놀라울 따름이네요.

 

근데 이건 디지털 데이터에 연연하거나, 상업적인 촬영에 몸담는 사진가들에게나 중요한 이야기고

취미로 가볍게 들고다니며 어디서든 촬영 가능한 사람들에게는 솔직히 의미가 없을듯 하네요.

당장 저만해도, 렌즈만 좀 좋은거 구비하면 이 녀석으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을것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엔 4년간 동고동락한 구박이로 담은 고양이까페 사진을 올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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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애보고 있으려니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때마침 서울집은 매우 어두워서 제 구박이가 활약할 곳이 부족하더군요.

더더욱 때마침 소니에서는 4년만에 새 기함급 모델이 출시되고...

 

이럴땐 그냥 기분이다 하면서 질러줄 뿐입니다. 넵.

떠나기 전 제 수족이 되어준 구박이를 남겨봅니다.

 

 

 

사실 자전거 여행등등 오래 함께 한 녀석이라서 팔지 않고 놔둬도 되긴 한데

똑같은 용도와 똑같은 크기의 카메라를 두대 놔두는건 괜한 고민의 씨앗이 되기 때문에

과감하게 팔아버렸습니다. 그리운 면도 없잖아 있지만 계속 놔두면 오히려 새 제품을 팔아버리게 될지도 모르죠.

 

워낙 많이 쓰고 자전거 안에서 구르던 녀석이라 도장이 맨질맨질해졌네요. 원래는 까칠한 녀석입니다만.

 

 

 

저한테는 저 뿔각의 도장 벗겨진 부분도 추억의 하나겠지만, 중고품으로서는 가격하락의 요인일 뿐이네요.

주광에서의 센서 성능은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최상급이라서 아쉬울게 없지만

어두운 집안에서 스트로보도 없이 아이 찍어주는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로군요.

 

ISO를 최소 800~1600 이상 올려야 하는데, 구박이는 그 이상 올리면 색정보가 소실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철컹철컹 셔터소리가 워낙 커서 애가 깜짝깜짝 놀라는것도 문제라면 문제.

 

카메라가 이것밖에 없어서 한참동안이나 제대로 된 초상화를 찍어주지 못했는데

결국 떠나기 전에 그 모습을 담게 되는군요. 그동안 수고했습니다.

 

 

이를 대신해 한동안 저와 함께 할 소니의 신제품 a99 입니다.

구박이에는 미놀타의 향기가 잘 남아있었는데, 이제 소니 제품에서 미놀타의 향기는 완전히 없어졌다고 확신합니다.

아직도 미놀타의 향기를 그리워하는 분은 펜탁스로 가시길. 개발팀이 이동했는지 놀랄정도로 미놀타의 향기가 느껴지더군요.

 

소니는 이제 전통 방식의 DSLR을 만들지 않고 반투명 미러를 이용한 DSLT를 출시합니다.

광학식 뷰파인더를 제외한 대신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막강한 편의성으로 무장한 녀석이죠.

 

감성적인 면이 많이 사라진 카메라인데, 시대가 시대인만큼 점점 DSLR의 입지는 줄어들겠죠.

그래서 항상 필름카메라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중엔 돈좀 넘치는 사람만이 필름을 만질 수 있을지도.

 

 

 

아이 찍기는 참 편합니다. 고감도도 훌륭하고 LCD 가 전후좌우 이동하기 때문에 어느 각도에서든 찍을 수 있고.

전 사용렌즈의 절반 이상이 수동렌즈인데, 이 녀석은 확대기능도 있고 촛점 맞는 부분의 색깔을 바꿔주는 피킹기능도 있어서

구박이 뷰파인더 들여다보며 찍는것보다 훨씬 수월하긴 합니다.

 

가장 아날로그적인 수동렌즈를 가장 디지털적인 기계에서 사용하는 묘한 느낌이 참.

 

 

 

구박이는 동영상따윈 없는 기계였는데, 이 녀석은 동영상의 첨단을 달립니다.

DSLT 라는 구조에서 가장 유리한 점이 동영상 촬영시에도 오토 포커스가 작동한다는 점인데

전 수동렌즈라서 아직 그런 이점을 누릴 수는 없네요.

 

애초에 동영상엔 관심도 없는데, 아기 좀 촬영해주고 결과물을 보니 아빠들이 꽤나 군침흘릴것 같습니다.

형님이 나중엔 알아서 잘 찍고 촬영하고 해야 할텐데 말이죠. 제가 사시사철 붙어사는건 아니니까.

 

 

 

전 잡다 기능이나 동영상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고, 단지 센서 성능이 워낙 좋아졌기 때문에 눈독을 들였지만

막상 써보니 수동렌즈 촬영시에도 굉장히 편리하고 동영상도 아기 찍어주긴 좋겠더군요.

 

이제 아날로그적인 느낌은 거의 없이 완벽한 디지털 기기로서 바뀌는 과도기적인 모델이라서

예전 모델들의 작동 방식이 그립기도 합니다만, 바꿨으니 후회없이 잘 길들여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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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나침반님이 카메라를 구입하려고 저한테 문의를 하셨는데

그당시는 올림푸스 펜3 로 결정할까 싶었지만, OM-D 소문이 흐르고 있었던 터라서

제가 좀 더 기다려 보시는게 어떨까 하는 말씀은 드렸는데

 

그 이후 여러가지 귀찮은 사건들이 많이 겹쳐서 결국 이제서야 이 녀석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정식발매가 워낙 늦었고, 한국 가격이 영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서 (제 구박이 카메라 중고가격보다 높다니... ㅡㅡ;)

구입 전까지는 영 기분이 내키지 않았습니다만, 막상 정식발매 하고나니 쇼핑몰 카드할인율이 높아서 그냥저냥 구입했네요.

 

나침반님 대신해서 물건은 받았고, 주말에 서울 올라갈때 드려야 하지만

외관 사진이라도 좀 남겨도 되겠냐는 부탁에 나침반님이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죄송하지만 처음으로 본체 씰을 뜯고 기기를 꺼내봤습니다. 원래 이런건 구입자 본인이 먼저 누려야 할 호사인데...

 

 

 

필름카메라 OM 시리즈의 맥을 잇는 디자인을 계승함으로써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녀석입니다.

광학식 뷰파인더가 존재하지 않는 미러리스 카메라임에도 필름시절의 모습을 남긴 전자식 뷰파인더가 인상적이죠.

OM 시리즈의 향수를 가진 분은 물론이고, 감성적인 면이 큰 영향을 미치는 카메라계에서

바디 디자인만으로 구입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몇 안되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클래시컬한 느낌을 위해서 예전 OM 시리즈처럼 실버모델이 훨씬 인기있을듯 싶지만

실버모델은 도색과정에 문제가 생겨서 다시 만드는 바람에 초기 예약구매자 외에는 아직 물건이 풀리지 않네요.

 

 

 

정식명칭은 E-M5 입니다만 워낙 복고적인 모델이라서 OM-D 라는 이름이 더 유명하죠.

PEN 모델 역시 E-P 시리즈라는 이름이 있지만 대부분 펜으로 부르는 것과 유사합니다.

과거 올림푸스 카메라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름이 마케팅적으로도 아직 유효하다는 반증일 듯.

 

카메라에도 E-M5 가 아니라 OM-D 라고 찍혀있으니 참 재미있군요.

 

번들 12-50 렌즈입니다. 상당한 화각과 동영상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전동줌까지 포함되어 있어

기존 번들보다는 우수한 면을 가진 렌즈이지만, 조리개값이 상당히 어둡고 기존 번들에 비해 덩치가 커서

계륵이라는 평도 받고 있습니다. 나침반님은 이번이 첫 미러리스 카메라라서 번들이 꼭 필요했으니 문제는 없습니다.

 

 

 

이녀석들만 찍으면 크기를 가늠하기 힘드니 제 렌즈도 함께 넣어봤습니다.

제가 쓰는 렌즈중 구형 M42 렌즈를 제외하고는 '가장 작은' 24mm 단렌즈입니다.

여담으로 제 카메라 본체는 저 24mm 단렌즈의 4배는 되는 크기죠.

 

저도 관심이 참 많은 OM-D 였는데, 이렇게 놓고보니 저도 하나 업어왔으면 하는 욕구가 솟아납니다.

다행이랄지 덩치 큰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에 부족할 체력은 아니라서.

총합 6kg쯤 되는 장비를 메고 24시간 정도는 산책하듯이 걸어다닐 수 있으니, 일단은 이걸로 버텨보죠.

 

아, 저 OM-D 와 번들렌즈는 베터리와 메모리카드 다 넣어서 640g 입니다.

 

 

 

옆으로 본 사진. 분명 올림푸스의 12-50 렌즈도 기존 렌즈에 비하면 큰 편이긴 하지만

제가 쓰는 단렌즈와 비교하면 이건 뭐 장난감 수준이네요.

 

제 카메라처럼 135 판형에 동일한 화각인 24-100 정도의 렌즈는 저 24mm 단렌즈의 2.5배는 될겁니다.

물론 길이때문에 여성분들의 핸드백에 들어가긴 힘들겠지만, 핸드백에 들어가고 말고를 휴대성의 척도로 삼기엔 좀.

 

단순히 모양만 바뀐 것이라면 굳이 PEN3 보다 2배이상 비싼 이 녀석을 권해드리지 않았겠지만

이번 OM-D 는 공돌이 장인정신의 산물 올림푸스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지적받았던

센서 성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기 변경없이 계속 쓰셔도 문제없다고 판단하고

좀 심하게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이 녀석을 추천해 드렸습니다.

 

OM-D 는 센서를 어느 회사에서 가져왔는지 밝히질 않아서 정확한 스펙은 알수 없지만

센서 성능이 워낙 뛰어나서 암부와 명부표현의 범위인 DR도 높고, 고감도 노이즈도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어두운 곳이나 명암차가 큰 곳에서도 훌륭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제 a900 카메라는 이미 센서성능에서 많이 뒤쳐지죠.

유일하게 밝은 대낮에서는 여전히 업계 최고수준의 화질을 뽑아주니 그걸 위안으로 계속 쓰고는 있지만.

 

나침반님은 이번 구매후 길게는 10년 가까이 카메라를 구입하시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긴 기다림과 불합리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무리해서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말에 제품을 받고 나시면 이제 신나게 찍으시는 일만 남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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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OM-D :: 2012. 5. 9. 15:57 Photo Diary


M42 라는 수동렌즈는 50년쯤 전부터 애용되어오던 녀석이죠.
수많은 카메라 브랜드로 인해 분산된 렌즈의 범용성을 주창하며 만들어진 마운트라서
칼 짜이스에서부터 일본의 짜이스 카피품, 넓게는 유럽과 소련, 미국의 소수 렌즈까지...

한때는 굉장히 싸고 성능은 훌륭한 렌즈였는데, 요즘 디지털 카메라에서 쉽게 사용가능한 어댑터가 나오고 나서부터는
중고시장이 과다 활성화 되는 바람에 가격이 허벌나게 올라버렸죠. 그래서 지금은 그닥 추천도 못하겠음.

각설하고... 제가 애용하던 짜이스 판콜라 50.8 이라는 렌즈가 일본 자전거 여행중 박살이 나 버리는 바람에
표준 단렌즈가 없다시피 한 저는 조금의 장터링 끝에 상당히 구하기 힘든 레어렌즈에 눈이 꽂혔습니다.


렌즈 코팅 능력으로는 짜이스의 T* 코팅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후지논 EBC 코팅을 사용한 50.4 렌즈입니다.
짜이스가 확고한 원색 표현능력과 강한 컨트라스트를 보여준다면
후지논 EBC는 부드럽고 은은한 색표현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렌즈죠.


이녀석은 일본 갈때 가져가지 않아서 화를 면한 칼 짜이스 Biotar 58/2 렌즈입니다.


희귀한 렌즈이기도 하고, 현행 짜이스 표준단렌즈의 기본인 플라나 설계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련에서 헬리오스라는 이름으로 카피렌즈를 내기도 했던 녀석입니다.

굉장히 독특한 결과물을 내 주지만, 58mm 라는 특이한 화각과 F2.0 의 조리개. 그리고 꽤나 긴 최소촛점거리로
실상 DSLR보다 RF 렌즈에 더 어울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녀석이죠.


일단 50mm F1.4 의 밝은 렌즈 하나쯤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에 구입한 후지논입니다.
받아들고 엄니와 차를 홀짝이며 대충 건드려 봤죠.

후지논 특유의 부드러운 묘사력이 조금은 드러나는지?


짜이스로 똑같은 사진을 찍으면 색감이 꽤나 진득하고 깊습니다.
후지논의 아련하면서도 왜곡없는 색감은 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현재 후지논 렌즈는 고가의 방송촬영 장비등에 사용되고
35mm 카메라 시장에서는 완전히 철수한 상태입니다. (예외적으로 후지필름의 X100 등에 사용되긴 합니다)
짜이스 만큼이나 이름값에 거품이 끼였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그만큼 멋진 렌즈임에는 틀림없죠.


이번에 읽어볼 책입니다. 엄니 지인분이 추천해 주셨는데, 책을 좋아하는 분이더군요.
추천해주신 책이 전부 상당한 수준으로... 맘에 드는 책을 추천받는것 만큼 즐거운 일도 없죠.


어지간히 M42 렌즈를 써본 분이 아니라면 어떤 차이인지 바로 감잡기는 힘든 사진들이라 죄송...

쉽게 구분해 보시려면, 위의 렌즈를 찍은 사진과 그 밑의 EBC로 찍은 사진을 비교해보시면 됩니다.
렌즈 사진은 시그마 24-60 으로 찍었거든요.

디지털 시대에 만들어진 렌즈와 필름 시대에 만들어진 렌즈의 표현 방식의 차이는 확연합니다.
지금처럼 엄청난 화소에 대응할만한 해상력이 필요없었던 필름시절 M42 렌즈들은
일정 이상의 해상력만 만족시키면 그 다음부터는 렌즈 특유의 보케와 색표현력에 중점을 두곤 했으니까요.

아직도 가끔은 제가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던 짜이스 판콜라 50.8 렌즈가 그립기도 하지만
후지논 EBC도 한번 손에 넣으면 평생 방출하지 않을 정도의 매력은 가진 녀석이라
앞으로 이녀석과 친하게 지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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