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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류드'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9.10  대구국제재즈축제 - 프렐류드 6
  2. 2011.08.16  제4회 대구 재즈축제 - 프렐류드 16

 

 

26일 공연의 두 번째 타자는 작년에도 멋진 공연을 선보여 주던 프렐류드 팀입니다.

버클리 음대 동창생들로 이루어진 유쾌한 이 팀은, 제가 알기로 근 10년간 멤버가 바뀌지 않았죠.

보통 재즈 밴드들은 필요한 장르에 따라서 해쳐모여가 아주 일상화된 편인데

대학생 시절부터 이렇게 주욱 한팀을 이루어 연주하는 재즈밴드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멤버들간의 호흡이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작년 공연때도 느꼈지만 워낙 원숙하게 연주를 진행시켜서 듣는 쪽에서도 거부감이 거의 없더군요.

팀의 리더 피아노 고희안씨입니다. 사실 벗으면 굉장한 몸매...

 

작년에도 그렇지만 공연 끝날때까지 한마디도 안하십니다. 위트넘치는 진행을 맡는 쪽은 언제나 베이스의 최진배씨.

 

 


선두에 서서 팀의 얼굴마담을 책임지는 색소폰의 리처드 로 씨입니다.

최진배씨 말하길, 공연보러 온 여성분들의 반이상은 리처드씨 때문에 오신다고...

조명도 제일 잘받는 위치고, 색소폰이 확실히 눈에 띄기도 하죠. 외모는 다들 준수하신데 말입니다.

 

 

 

뭔가 작년에 비해 훨씬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시는 드럼의 한웅원씨.

프렐류드는 멤버들 기본기가 상당히 탄탄해서 안정된 느낌을 들려준다고 할까요.

 

듣기쉽고 즐거운 재즈를 모토로 하는 팀이라서, 재즈바의 담배연기와 함께 녹아들어가는 정통 쿨 재즈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네요.

제 개인적인 취향은 역시 마일스같은 전위예술적인 분위기입니다만, 그렇다고 이런 유쾌하고 조직적인 재즈가 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멤버 개개인의 개성보다는 통일된 음악의 완성도를 중시하는 이런 느낌이

사실 재즈에 크게 지식이 없는 일반 관객들이 많이 모이는 이런 재즈축제에 더없이 제격이죠.

 

 

 

쿨 재즈에 익숙한, 어느정도 파고든 경력이 있는 매니아들에게는

역시 조금 정형화된 느낌이 없잖아 있겠습니다만, 그건 밴드의 개성이지 실력부족으로 인한 결과는 절대 아닙니다.

사실 재즈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그냥 예술적이라고 해서 무작정 들어보려고만 하는, 소위 있는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교과서적인 재즈가 가지는 대중성의 파워를 좀 알려주고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어려워보이는 음악 들으면 자기도 유식해 보이나요?

 

 

 

멤버들 모두 쾌활한 성격이라서 그런지 음악에서도 그런 느낌이 물씬 풍겨나옵니다.

음악에 사람의 성격이 묻어난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까요. 재즈 들으면서 이렇게 즐거운 기분이 되는것도 재미있네요.

 

 

 

여전히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를 받으시는 리처드씨입니다.

작년과 거의 비슷한 멘트, 최진배씨 외에는 말을 하지 않는 팀원들 등...

작년 공연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대강 어떤 곡순서와 함께 어떤 소개말이 튀어나올지 예상이 가능해서 재밌더군요.

 

 

 

말 재미있게 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걸 입증해 주시는 최진배씨.

역시 공연 중간중간에 이렇게 말도 좀 섞고 해 주면 공연을 보는 재미가 늘어나죠.

 

 

 

지금와서는 국내에서 꽤나 유명해진 프렐류드이지만

사람들의 귓가에 가장 익숙하게 들려오는 곡은 역시 '인생의 회전목마'인듯 합니다.

작년 공연에서도 나왔었고, 저도 언제쯤 나오려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짠하고 등장하더군요.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등장해서, 거진 한번쯤은 다들 들어보셨을 그 음악입니다.

일단 애니메이션에 쓰인 음악을 한번 들어보시면 아 이거~ 하실 듯.

 

 

 

이 녀석을 신나는 재즈풍으로 해석해서 힘있게 연주해주셨습니다.

워낙 인기좋은 곡이라서 정말 오만가지 버전이 존재하데, 프렐류드 특유의 유쾌한 사운드와 만나니 분위기 띄우는데 딱이더군요.

 

 

 

대사는 없지만 피아노로 자기표현이 뚜렷한 고희안씨입니다.

아주 신나게 엉덩이까지 들석거리면서 힘있게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흥겹네요.

 

 

 

마지막 곡의 멤버소개에서는 드럼의 한웅원씨도 제대로 필받은 모습입니다.

점점 격앙되는 드럼소리에 관객들의 박수소리도 슬슬 터질 준비를 하게 느껴지더군요.

 

 

 

전 연사를 날리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 싶은 장면을 많이 놓치고는 하는데

그래도 이 모습은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한순간이었지만, 흥에 겨운 한웅원씨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니 관객들도 환호성을 지르는군요.

음악이라는 길지 않은 예술행위가 사람을 이렇게 불타오르게 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부담없는 재즈를 아낌없이 선사해 준 프렐류드의 무대였습니다.

 

이 밴드는 쭈욱 대구 재즈축제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처음 들을때부터 익숙하고, 아무리 들어도 지겨워지지 않는 흥과 즐거움을 가진 밴드라서 말입니다.



8월 14일입니다.

더위에 찌든 몸을 이끌고 집에서 한참 떨어진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닥 관심없었던 동생분(?)까지 끌어들여서 말이죠.

열심히 준비중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는 사실 그닥 관계없이
대구를 재즈음악이 흐르는 문화의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올해 4회째를 맞는
재즈축제라서... 대구에 있던 시기엔 꼭 참석하곤 했었죠.

올해로 육상대회가 끝나니, 내년부터가 재즈축제의 진면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암튼 올해는 시기가 시기다 보니 출연하시는 분들도 힘이 들어가서 기대가 되더군요.


두류공원 아외음악당에서 12~14일간 공연한 후
19~21일 동성로 특설무대에서 다시 공연,
26~28일에 수성 아트피아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이 중, 수성 아트피아에서의 공연만 유료이고 나머지 공연은 전부 무료!

물론 훌륭한 음향시설과 빠방한 냉방시설이 갖춰진 아트피아에서의 공연이 유료인만큼 감상엔 좋겠지만
재즈란 게 적당한 위치에서 적당히 앉아서 맥주나 적당히 빨며 흥을 즐기는 음악이니까 (전 지금 맥주는 못 마십니다만...  T_T)
더위에 찌들다 못해 녹아내릴듯한 대구의 밤거리에서 음악에 취해보는것도 나쁘진 않겠죠.

사진은 샤방샤방한 꽃을 올리면서 전혀 관계없는 주절주절을...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은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무려 40분 이상을 걸어야 할 정도로 멀었습니다.
공연은 7시 시작인데, 느긋하게 한 시간 정도 전에 도착하겠다고 생각했던 저는
거의 공연 시작할 때쯤에야 헥헥거리며 도착할 수 있었죠. ㅡㅡ;

그래도 공원이니까 중간중간 꽃사진도 찍고 했습니다.

동생분(?)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정면사진은 배제하는 뛰어난 배려심까지 발휘하면서 말이죠.


무더운 날씨덕에 공원은 어마머아한 인파로 붐비고 있었습니다만
다행히도 자리에 앉아서 재즈만을 기다리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거의 최전방에 자리를 잡고, 덤으로 중앙 카메라에 잡히지 않을 사각지대까지 선점했습니다.
저렇게 메인 스크린에 제 모습이 나오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죠.


오늘은 스테이지에 퍼커션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두류공원 공연은 12일 개막전에 JK 김동욱이라는 나름 유명한 뮤지션이 온다고 해서... 그땐 많이 붐볐을 듯.
사정만 되면 전부 다 가고싶었지만 몸 상태도 엉망이었고
13일 공연땐 비까지 쏟아져서 여러가지로 힘들었다고 하니 나름 좋은 날을 선택한 듯 합니다.


시작하기전에 뭔가 퀴즈같은 걸 맞추면 경품을 준다고 사회자께서 흥을 돋궈 보려고 하시더군요.
전 그런거엔 관심이 없어서 그냥 사회자와 참가자를 제물로 카메라 설정이나 맞추고 있었습니다.

3만원짜리 초 저렴한 구닥다리 망원렌즈 하나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야간공연에 취약한 제 구박이로서는 힘겨운 하루가 될 것 같더군요.
그래도 라이트룸이란 훌륭한 보정도구의 위력을 믿어보기로 하고...


재즈평론가 권오성씨는 이 축제의 단골 사회자신듯. 몇년 전 수성 아트피아에서도 뵈었습니다.

뒤에서는 오프닝 팀인 프렐류드가 세팅중이군요.


간략한 인사와 함께 프렐류드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서나가지 않고 힘을 빼지도 않은 적당함이 인상적이었던 객원 드럼 한웅원 씨입니다.
멤버중 가장 어린 나이에 곰돌이 푸우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름에도 '웅'자가 들어있는 귀여움의 화신.



원래 6명으로 시작한 버클리 음대 동아리 프렐류드는 현재 3명의 멤버 + 객원 드러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친화력이 대단한 소프트 재즈의 형식을 빌면서도 맛깔나는 음색을 들려줍니다.

재즈 매니아라기 보다는 더위에 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즐거운 한 때를 선사하기 위한 공연이니
영화 '원스' 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같은 익숙한 음악들을 통해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더군요.


제가 색소폰을 배워서인진 몰라도 역시 시선이 자주 가는 곳은 색소 쪽...

그냥 가만히 있으면 훈남인데, 잠시도 가만있질 못하고 장난스러운 재스쳐와 표정을 보여주시는 리처드 씨.
물론 색소폰도 그런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귀여운 남자 타입이죠.


팀의 리더임에도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않으시는 피아노 고희안 씨.
팔뚝은 디립다 키워놓으셨는데 그렇게 입을 다물고 계시면 어떻합니까. ㅡㅡ;

피아노로 대화한다고 치면 스티브 잡스 급의 달변가임에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조용한 분이시더군요.


연주가 끝나고 어지간하면 가만히 서 있지 않으시는 리처드 씨...
폭풍 뒷모습도 한 장 찍어드렸습니다.


아, 그래도 색소 연주는 정말 심금을 울리더군요.

스타일상 테너보다는 소프라노가 좀 더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프렐류드라는 팀의 색깔이 그래서일까요.


신나게 두드리는 드럼 옆에서
자기 파트 아니라고 짝다리 폼으로 서 계시는 프렐류드의 입담가 베이스 최진배 씨.
누가봐도 본인이 리더인것 처럼 제일 말이 많으시고 강력한 관객 친화력을 자랑하시더군요.


오프닝으로 이 프렐류드를 선택한 것은 정말 훌륭한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부담되지 않게 입맛을 돋구는 산뜻한 전채를 먹는 그 느낌이었으니까요.
최진배씨의 구수한 입담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해 내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물론 베이스 연주도 구수했습니다. 말만 앞서는 분은 아닙니다. ^^


리처드씨의 다양한 표정과 애교넘치는 포즈는 왠지 여자사람분들이 '꺄~ 귀여워'라고 소리지를법한 느낌이었는데요...
여자사람과 손 한번 잡아본 적이 없는 본인의 말이니 신뢰성다윈 쥐박이 양심만큼밖에 없다고 생각해 주시길.

공연 끝날때까지 팔뚝 자랑만 하시는 '리더'  고희안씨... ㅡㅡ;
다음엔 제발 말 좀 해보세요.


프렐류드는 깔끔하게 분위기 띄워놓고 다음 팀에게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다음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재즈를 선보이는 애쉬튼 무어 퀄텟의 무대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