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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18  대왕토마토 29
  2. 2012.06.13  더운날엔 수제비 12
  3. 2012.04.10  봄의 만찬을 흡입 14
  4. 2012.04.06  구미의 다모아 족발 15
  5. 2012.04.03  김치볶음밥은 다들 이렇게 만드나? 22
  6. 2012.03.16  새로운 고양이까페 - 강아지 VS 고양이 1편 14

 

 

엄니께서 맛있는 토마토 가져왔다고 하시는데

박스를 열어보니 왠걸, 요즘 참 보기 드물던 거대 토마토가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요즘 토마토는 작은게 더 맛있다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한 입에 넣기 편해서 그런지

점점 작아지는 추세던데... 오랜만에 이런 대왕토마토를 보니 참 신기합니다.

 

 

 

크기 비교할만한게 별로 없어서 엄니 휴대폰을 놓고 찍어봤습니다.

단지 크기만 한게 아니고, 저 모양은 이전 소개했던 짭짤이 토마토와 같은 종인 듯 하네요.

맛이 진하고 달달하고 짭쪼름합니다. 크다고 해서 싱겁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휴대폰으로는 크기 비교해도 뭔가 좀 아쉬운 것 같아서

엄니 손에 올려놓고 한장 찍어봤습니다. 이제 크기가 좀 실감이 가는군요.

제 손은 좀 두껍고 큰 편이라서, 제가 잡아봤자 별로 크게 보이질 않을 것 같아서 엄니를 찬조출연 시켰습니다.

 

잘라서 먹어보니 맛도 꽤 좋은 편이네요. 물론 방울토마토에 비해 먹기가 불편한 감은 있지만

사과 하나 깎아먹는다고 생각하고 조각을 내면 덥석덥석 씹히는 느낌이 훌륭합니다. 간만에 맛있는 토마토를 먹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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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토마토 :: 2012. 6. 18. 10:41 Food For Fun

 

 

밥도 없고 반찬도 살짝 매너리즘이 느껴질 때는

기본적으로 언제나 집에 재료가 갖춰진 수제비를 만들어 먹습니다.

만드는 법이야 워낙 간단하니 딱히 설명할 것도 없네요.

국물 맛이 중요하니 다시마와 멸치 등의 해산물을 넣고 1시간 정도 푹 우려냅니다.

큰 솥에 물 가득 넣고 1/3 정도가 줄어들 때까지 끓이고 또 끓이면 진하게 우러나네요.

좀 낭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듬뿍 넣고 우리기 때문에 어쨌든 맛있습니다.

예전에 그마트에서 샀던 건조 꼴뚜기나 홍합 등도 넣어주면 씹는맛이 가미되기도 합니다.

 

엄니께서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밀가루는 항상 국산 우리밀로만 만듭니다.

계란 풀고 물 좀 부어서 반죽을 만드는데, 요즘엔 운동도 하는 겸 해서 아주 떡이 될때까지 주무르고 패대기를 칩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남은거 다음날 먹을때도 불어터지지 않고 모양을 잘 유지해 주더군요.

가족들 전부 수제비를 꽤나 많이 먹기 때문에 한번 만들면 꼭 조금씩 남게 되는데

이렇게 제대로 패대기를 치지 않으면, 다음 날 죽처럼 변해버리고 맙니다.

 

 

 

숙달된 엄니에 비해 제가 여전히 어려워 하는건 이렇게 쑥쑥 떼어내서 국에 집어넣는 부분입니다.

손에 물을 살짝 묻혀서 떼긴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진득진득해지네요.

엄니는 적당한 크기로 빠르게 쫙쫙 찢어내시는데, 전 손이 커서 그런지 덩어리가 좀 커집니다.

 

 

 

요즘 햇감자가 나와서 그걸 넣어보니 정말 사르르 녹는군요.

작년 감자는 이미 제철이 지나버려서 텁텁하고 딱딱한 느낌이 드는데, 햇감자가 맛있긴 합니다.

펄펄 끓는 국에다가 바로 집어넣으니 대충 던져넣어도 서로 달라붙거나 하는 일 없이 척척 모양이 갖춰집니다.

 

 

 

호박, 당근, 버섯 등등... 몸에 좋은건 다 넣습니다.

여름에 이런걸 한 그릇씩 먹으면 식사가 운동처럼 느껴질 정도로 땀이 쫙쫙 빠집니다만

얼큰한 국물 맛에 입맛 떨어지는 날에도 가족들 모두 무난히 한그릇은 비워내는군요.

 

그 그릇이라는 녀석의 크기가 너무 커서, 항상 과식을 하게 된다는게 조금 서글프긴 하지만

몸에 나쁜건 하나도 안들었으니 가끔씩 별미로 먹으면 좋습니다.

밖에서 사먹는, 조미료 향밖에 안나는 녀석보다는 훨씬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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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도착하니 형수님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간식거리를 만들어 주시는군요.

이제 출산도 그리 멀지 않아서, 위장 저격수마냥 있는듯 없는듯 사라지려고 했는데...

다행히 입덧도 거의 없었고 애는 잘 크고 킥도 잘 날리고 있다고 하시니 다행은 다행입니다.

 

감자전 먹으면서 요즘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들었는데 세상이 좀 바뀌긴 한것 같더군요.

애 하나당 50만원씩 지급되기도 하고, 뭔 초음파도 초정밀 검사에 3D 입체 사진까지 나온다고 하니.

그런데 초음파조차 많이 찍으면 애한테 부담될 것 같아서 조심하는데

확실히 무리가 가는 입체사진까지 찍으려고 안달난 부모들이 있다고 하는걸 보니 세상 참.

 

강남에서 연예인들이 출산했다는 산부인과는 미어터진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으니

애 낳는것도 사치품 경쟁하듯이 소문거리가 되는 걸까요.

 

 

 

2~3살 애한테 짜장면이나 먹이는 어미들 이야기는 자주 들어왔으니 이젠 좀 면역이 되었습니다만

적어도 나중에 '내가 널 어떻게 고생하며 낳고 키웠는데~' 따위의 한탄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내일과 모레 일정이 좀 빡빡해서, 들어오자마자 잠깐 일보러 나가려고 했지만

고속도로 정속주행의 여파로 시간이 많이 간당간당한지라 그냥 내일 열심히 돌아다니기로 합니다.

 

저녁에 칼같이 형님 퇴근후 금새 식사를 뚝딱뚝딱 만들어 주시네요.

매일 이렇게 먹진 않겠지만, 제 나이대에 이 정도 요리가 가능한 것은 자랑할만 하겠죠?

자만은 아니라도 자취 10년 경력의 남정네인 저보다도 월등히 요리 못하는 젊은 부부가 많은건 사실인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대학생 때까지 사과를 못깎아서 어른한테 사과와 칼을 공손하게 내어놓던 동갑내기 여자사람도

주말에 연하남과 결혼하는군요. 이제 사과는 깎을 수 있으려나?

 

 

 

대구 본가에서는 요즘 싱싱한 시금치가 많이 들어와서

근 1주일 가깝게 된장과 바지락, 두부를 넣은 시원한 시금치국을 줄창 흡입중이었는데

여기선 봄의 이미지에 딱 맞은 쑥국을 내 놓으시는군요. 봄이 아니면 맛보기 힘든 국이죠.

 

사진 잘 나오라고 형님이 고추 조각을 위에 올려놨습니다.

 

 

 

원래 이렇게 많이 만들진 않는데 제가 두부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실컷 먹으라고 쌓아두셨습니다.

무김치와 달래무침이 또 봄을 대표하는 반찬이네요. 계절별로 반찬을 로테이션 시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유능하신 듯.

보통 대학생때 자취하다보면 식탁 위에서 계절을 잊어버릴 확률이 매우 높으니까요.

 

 

 

떡갈비 혹은 너비아니인듯. 직접 만드신건지 사오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직접 만들려면 상당히 손이 가는 요리로 알고 있어서... 수제라면 먹기가 좀 아까울 듯.

 

다른건 거의 가리는것 없이 잘 먹지만 양파는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손이 잘 안갑니다.

생양파를 제외하면 사실 못 먹는것도 아니고 내키는대로 먹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아지진 않네요.

어릴적에 트라우마라고 할까 그런게 있어서 아마 감각이 굳어져 버린 듯.

 

 

밤 11시에 출출하다고 형님이 떼를 쓰는 바람에

마침 차도 있겠다 근처 그마트로 휭하니 달려가서 빵과 치즈, 햄 등을 사왔습니다.

며칠전에 개발했다며 자신만만하게 만들어 주는 토스트 피자. 근데 이게 개인 발명품이었던가?

 

식빵 위에 토마토소스를 깔고 모짜렐라를 포함한 치즈 2장을 깔고 얇게 썬 햄과 파슬리를 올려서

예열시킨 오븐에 구워주면 완성... 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서든 다들 이렇게 만드는거 아닌가 싶더군요.

워낙 자랑스러워하니 뭐 맛만 있으면 되지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료를 받을 것도 아니고.

 

저도 피자에 오만가지 야채와 별의 별 재료들 올리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게 좋습니다.

잘 만든 도우와 비교하기엔 식빵이란 녀석은 오븐안에서 금방 수분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그 점이 좀 아쉽지만요.

상온에 둔 버터를 얇게 코팅하듯이 식빵에 두르면 수분 손실을 조금 막을 수 있습니다.

 

오븐이 작아서 간신히 세 조각 만들 수 있었군요. 불행히도 형님 건 바닥에 내동댕이당했지만.

다음날 아침에 형님부부는 대구 본가로 자동차 가지고 내려가기 때문에

고급 가정식 요리는 이 날로 끝이고, 다음부터는 적당히 알아서 찾아먹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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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음식블로그는 아닌데, 이상하게 연달아서 음식 포스팅을 하게 되는군요.
구미쪽 학교에 출근하시는 엄니께서 학교 선생이 가져온 족발을 참 맛있게 먹었다고 말씀하셔서
저도 하나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지 하룻만에 가져오셨습니다.

이름은 모르시던데, 젓가락 포장지에 다모아족발이라고 적혀 있어서 알게 되었네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미 22년째 구미 중앙시장에서 족발집을 운영중이고, 구미에서는 매우 유명한 족발집이라고 합니다.
특이하게도 족발에 마늘을 베이스로한 소스를 버무린 양념족발이더군요.
흔히 보이는 매운맛 양념이 아닌, 마늘향이 강하게 나는 간장맛입니다.

조금 식어도 매우 쫀득쫀득하게 씹는 맛이 있고, 양념이 되어 있어서 함께 넣어온 새우젓이나 간장은 필요가 없네요.
거참 맛있네 하고 자꾸 먹다보니까 이게 좀 심각하게 짭니다.
확실히 맛은 있는데 이미 되어 있는 양념을 덜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식사 후 물을 어마어머하게 들이키게 되었습니다.
제 입맛의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달달하고 혀에 자극적인 맛이, 조미료가 좀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
마늘의 알싸한 맛과 어우러져서 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는 건 좋습니다만, 이렇게 짜서야...

그냥 소주 안주용으로 씹어먹기엔 그만인 녀석인데, 보통 족발 생각하고 먹으면 물을 상당히 쓰게 될 듯 합니다.
매운 족발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아예 먹질 않지만, 제가 평생 먹어본 족발 중에서 가장 짜다고 생각하네요.
대구의 음식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구미 대표인 이 녀석을 먹어보니 대구의 대표인 서남왕족발을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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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주일도 넘은 이야기입니다만...
아침에 엄니가 TV 보시길래 오랜만에 저도 봤습니다. 어디선가 김치볶음밥 만드는 요리프로가 나오더군요.
집에서 먹는 김치볶음밥은 그냥 김치 썰고 고기 있으면 넣고, 김치국물 좀 부어서 만드는게 정석이었는데
유명한 한식 요리장인분이 나오셔서 뭔가 저희 집하고는 다른 레시피를 보여주는 덕에
프로그램 끝나자 마자 엄니하고 저는 동시에 벌떡 일어나서 묵묵히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집에 버터도 없고 모짜렐라 치즈도 없고... 재료가 좀 부족하긴 하더군요.
김치볶음밥에 그리 목숨걸일도 없으니 그냥 있는대로 흉내만 내 보자 하는 생각으로 제작에 돌입합니다.
일단 당근과 파를 촘촘하게 썰고.

 

모짜렐라 치즈대신 그냥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벨큐브 치즈 몇조각을 준비합니다.
계란은 두개 넣어도 괜찮을 듯 하지만 일단은 하나만 넣어보기로.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갈아넣어줍니다.
참고로 저희 집은 햇마늘이 막 나왔을때 잔뜩 사서 믹서기에 간 후, 덩어리 몇 개씩 나눠 만들어 냉동고에 넣어놓고 필요할때 꺼내씁니다.

 

마늘이 노랗게 볶아지면 밥과 파를 넣고 볶습니다.
원래는 흰쌀밥이어야 하겠지만 집에선 매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흰쌀밥을 먹지 않기 때문에 (옆동네냐....)
그냥 평소 먹는 오만가지 잡곡콩밥을 넣습니다. 비쥬얼이 조금 딸리지만 영양을 생각합니다.
원래는 여기 버터를 넣어야 하는데, 집에 버터가 없는 관계로 그냥 포도씨유 좀 넣고 볶습니다.

 

적당히 볶아지면 밥을 한쪽 모서리로 치우고 계란을 풀어줍니다.
미리 숟가락으로 곤죽을 만들어 놓는게 낫다고 TV에서 그랬으니 저도 따라해 봅니다.
밥과 잘 섞이려면 여기서도 팍팍 잘 저어줘서 골고루 익히는게 좋다고 하네요.

 

일단 여기까지 만들어 놓고 프라이팬을 비운 다음, 기름 좀 두르고 김치와 당근, 소금, 후추를 넣어 볶습니다.
제대로된 요리라는게 다 그렇겠지만 재료에 맞춰서 각각 요리를 한다는게 참 정성이랄까 귀찮다고 할까.
원래 제가 만들때는 그냥 다 부어버리고 함꼐 볶아버리는데 말이죠.

 

김치와 당근이 볶아지면 만들어놨던 밥과 함께 치즈를 넣고 다시 볶습니다.
모짜렐라 치즈였다면 진득진득하고 고소한 느낌이 더 날법 합니다. 다음에는 재료를 완비해놓고 시도해 봐야겠네요.
원래대로라면 김치국물을 넣습니다만, 이번 볶음밥은 치즈다 소금이다 들어갔기 때문에 딱이 간을 맞출 필요는 없는 듯.

 

평소 먹던 간단 김치볶음밥과는 여러가지로 다른 녀석이 완성되었군요.
조금더 고소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난다고 할까.
김치와 김치국물로만 맛을 낸 녀석이 전통적인 알싸한 맛이 난다면, 얘는 좀 더 요즘 사람 입맛에 맛는 느낌이군요.
버터와 치즈, 각종 야채가 추가로 들어가니 당연한 일이겠습니다만, 밥보다 먼저 마늘을 살짝 볶는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향기가 좋았어요.

요리 프로그램 진행하시던 명인분이 이걸 보면 한탄하실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엄니와 둘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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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동생분하고 새로 생긴 고양이까페를 찾아나섰습니다.
동생분이 오후에 일하러 가서 오전 일찍 가려고 했습니다만
알고보니 그 까페는 오후 1시에 오픈하더군요. ㅡㅡ;

어쩔 수 없이 한시간 반정도라도 맛을 보기로 하고, 일단 좀 일찍 만나서 점심식사나 한끼.
대구 동성로의 '맛을 아는 쉐프'라는 재미있는 타이틀의 레스토랑입니다.
젊은 유학파 쉐프분의 열정이 느껴지는 꼼꼼한 메뉴 설명과 함께, 올리브 오일 스파게티를 주문했습니다.
문 연지 10일밖에 되지 않으셨다고 하는데, 해산물의 향이 날아가지 않게 잘 볶아서 나왔습니다.

조개에서 약간 모래 씹는듯한 느낌이 난게 감점요인이지만, 대구 시내에서 이 정도면 상위급 파스타라고 생각하네요.
대구시내 맛집 찾아서 방황하다가는 형편없는 음식 먹기 딱 좋은데
이곳은 후회없이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은 시내치고 크게 비싼편이 아니고, 요리 수준을 보니 맛없다고 욕먹을 일은 없을 것 같더군요.


잠시 수다좀 떨다가 1시가 넘어 고양이 까페로 돌격합니다.
대구 시내에선 굉장히 희귀한 고양이 까페인데, '강아지 VS 고양이'라는 제목답게
3층은 고양이 본진, 4층은 강아지 본진으로 나눠져 있더군요.
사실상 시내 유일의 고양이 까페였던 '고양이가 열리는 나무'보다 월등히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합니다.

대신 까페로서의 기능은 고나보다 확실히 떨어지는 듯 보입니다.
직원들의 서비스나 어드바이스도 최소 수준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고양이와의 접촉과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고나 스탭에 비해서
이곳은 그냥 주문후 음료수 하나 갖다주고 나면 스탭들과 얼굴 마주할 일이 없을 정도로 방치형이더군요.


기본적으로 고양이를 안아올리는 것도 금지, 리본 매고 있는 녀석들은 터치 금지라서
고양이 본인들에게는 좀 널널하겠지만 아마 심기 불편한 고객들이 많이 생길듯한 느낌이더군요.
고나같은 경우엔 가끔 스탭분들이 고양이를 안아서 고객들 품안에 안겨주기도 하는데, 이곳에선 일절 그런거 없습니다.

고나가 고양이 매니아 사장과 스탭이 문을 연 까페라고 한다면
이곳은 까페라기 보다는 규칙이 엄격한 동물 놀이터라고 보는 편이 좋겠더군요.

일조량이 현저하게 떨어진 현재의 고나에 비하면 넓은 공간과 크게 어둡지 않은 조명 부분이 마음에 듭니다.


오픈 하자마자 쳐들어 온 터라 손님이 아무도 없습니다.
횡재했다고 생각하며 터줏대감들에게 인사 돌리며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제 카메라가 워낙 육중해서 조금 신기한듯이 쳐다보더군요.


영역에서 잘 나가지 않는 고양이지만, 그놈의 호기심만은 억누를 수 없는지
출입문이 열리면 후다닥 빠져나가려고 준비 하고 있는 녀석들이 많더군요.
점프력이 어찌나 대단한지 자기 몸의 4배쯤 되는 높이도 확 뛰어올라가합니다.


이 사진들 찍으려 순회하고 있는 동안 제 가방은 후덕한 냥이들이 호기심을 보이며 점령해버렸더군요.
이번엔 새끼가 한 마리도 없이 전부 성묘들이었는데, 극소수의 몇마리를 제외하곤 대부분 사람에게 무관심합니다.
냥이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더군요. 개체의 성격차이일수도 있지만
완벽하게 가족 공동체로 생활중인 고나의 스탭들과는 달리, 접점이 없는 고양이 무리라서 그렇다는 느낌도 듭니다.

어쨌든 스코티쉬 폴드는 그냥 늘어져 있어도 귀엽군요. 크로스 된 앞발이 매력포인트.


놀아달라고 몸을 들이대면서 애정표현을 해 주는 냥이님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냥이들은 그냥 세월아 하면서 자기 할일만 합니다.


개냥이라고 소문난 노르웨이 숲냥이도 그냥 카메라에 살짝 관심을 가질 뿐.
노르웨이나 러시안 블루 같은 냥이는 주인이라고 인식한 사람에게는 개보다도 더한 친근감을 보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경계심을 많이 품으니, 이런 까페에서는 별로 치근대는 모습을 보기 힘들죠.


나가면 X 될걸 알면서도 나가고 싶어하는 건 냥이나 사람이나 천성인듯 합니다.
창문마다 냥이들이 어찌나 하염없이 바깥을 쳐다보는지...


리본은 맨 녀석들은 몸이 안좋거나 성격이 안좋아서 잘 무는 녀석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만지지도 마라고 주의를 주는데... 문제는 체감상 냥이의 절반 가까이 리본을 하고 있어서.
전 딱히 싫어하는 녀석들 억지로 안거나 만지거나 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무난하게 사진만 찍는데
냥이들과의 스킨쉽을 기대하고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분명 불만이 있을만한 상황입니다.


상당히 사이가 좋지 않던 러블과 샴.
자꾸 러블이가 쫓아다니면서 슬쩍슬쩍 공격을 해대더군요.
둘다 어릴적부터 기르기 시작하면 주인과 절대적인 교감을 자랑하는 녀석들입니다만
집에 냥이를 기를 수 없어 이렇게 찾아온 까페에서는 주인 대접을 받지 못하니 그저 아쉬울 따름이죠.



스코티쉬 폴드의 접한 귀와 똘망똘망한 눈동자의 조합은 정말 무시무시하군요. 버틸수가 없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창밖을 보려는 녀석의 모습은 귀여움보다 진지함이 앞설때도 있습니다.


한바퀴 순회공연을 끝내고 돌아오니 또 다른 녀석이 제 가방을 차지하고 있네요.
가방 분명히 새워놨는데 왜 밑에서 깔고 앉은건지...
저렇게 쳐다보면 내려오라고 할 수도 없고.


털 고를때면 언제나 신묘한 유연성을 피로해 주십니다.
저렇게 보니까 뒷다리가 닭다리같네요. 넓적살 부근을 마사지 해주고 싶은 욕망이...


캣타워에 올라가서 취침 준비중인 냥이.
리본이 달려있어서 만지진 않았지만 카메라를 쳐다보는 말똥말똥한 모습에서는 사나움을 찾을 수 없더군요.
성격 좋기로도 유명한 노란둥이인데 왜 리본을 달고 있는건지...


언제나 물이 흐르는 자동 급수대는 항상 냥이들이 한두 마리씩 진을 치고 있네요.
모터의 힘으로 계속 물이 돌고 도니 그게 신기해서라도 물을 많이 먹는 듯한 느낌입니다.
먹는데 방해하는건 나쁜 짓이니 그냥 얌전히 뒤에서 셔터만 누르네요.


저렇게 후덕한 녀석도 리본을 달고 있다니... 아쉽습니다.
사실 뒤의 샴고양이가 이 녀석의 철저한 스토커더군요.
딱 저 정도 거리까지 접근해서 하염없이 쳐다보기만 하고 있습니다. 뭐 하자는 건지.


후덕냥이가 물 마시러 이동해도 반드시 따라와서 계속 바라만 봅니다.
싸우려는 것도 아니고 애정공세를 펴는 것도 아닌데... 끈질기게 따라만 가더군요.
안내문을 좀 더 열심히 공부했으면 뭔가 사연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전 냥이한테 이름도 안붙이는 타입이라서 그냥 생소한 모습 그대로 즐기기로 합니다.


문 연지 1시간도 안됐는데 벌써 이곳저곳 잠을 청하는 녀석들이 속출하는군요.
반쯤 눈뜨고 입술도 내놓고 잘 자는 녀석입니다.


스토커 샴냥이는 아직도 후덕냥이를 쫓아다니고 있네요.
후덕냥이쪽이 오히려 심기가 안좋은 듯 귀를 내리고 있습니다.
샴냥이는 딱 저 저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바라만 보는군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저렇게 아무짓도 하지 않고 스토킹만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는 걸지도.


딱 잘것같던 캣타워 위의 노란둥이도 어느새 잠에 빠져 있습니다.
저렇게 몸에 딱 맞은 공간에서 동그랗게 FIT 한 상태로 자고 있는 냥이는 참 행복해 보입니다.
고나의 경우엔 어린 아해 손님들이, 자려고 하는 냥이들도 마구 만지고 안고 해서 좀 보기 안좋았는데
아예 안기가 금지된 이곳에서는 그래도 냥이들이 좀 더 느긋한 듯이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스탭과의 교감이란게 느껴지질 않아서 느긋하지만 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일장일단이 있네요.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으로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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