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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09.30  히로시마 여행기 2편 - 쿠레, 야마토보다 궁금한 것 8
  2. 2009.09.29  히로시마 여행기 1편 - 난 이런 종족이다 8
  3. 2009.09.18  홋카이도(北海道) 여행기 7편 - 사토 수산(佐藤水産) 11
  4. 2009.09.17  홋카이도(北海道) 여행기 6편 - 시코츠 호수(支笏湖) 下 5
  5. 2009.09.16  홋카이도(北海道) 여행기 5편 - 시코츠 호수(支笏湖) 上 6
  6. 2009.09.07  홋카이도(北海道) 여행기 4편 - 후라노(富良), 비에이(美瑛) 下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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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역에 도착해서 잠시 생각에 묶여 발걸음이 멈췄다.
히로시마시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쿠레(吳)로 가기 전에
왜 도착 당일날 그곳을 둘러보기로 계획을 짠 건지에 대해.

사실 히로시마라는 지역은 일본 3대 절경중 하나라는 미야지마(宮島) 말고는 크게 볼것이 없는 그냥저냥한 관광지다.
세계 최초로 원폭에 의한 피해를 받은 무거운 역사가 이 도시를 관광지로 만들어 준 것이니까.
이 미야지마는 되도록이면 일요일에 가고 싶지 않았다는게 그때의 심정이었고.
최대한 체력을 회복한 후, 하루 아침부터 저녁까지 꼬박 시간을 보내며 둘러보고 싶었기 때문에 마지막 날도 무리.
사실 돌아가는 항공편도 저녁 7시라서 크게 무리가 가진 않았지만 혹여 내 생각보다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할 지도 모르는 곳이라 불안의 씨앗을 없애고자 했다.

그래서 미야지마는 둘째날로 정했고 쿠레는 첫날 아니면 마지막날이 되는데, 문제는 쿠레의 유일한 볼거리인 야마토 박물관이 화요일날(마지막날) 휴관이라는 사실.

고로 몸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첫째날에 쿠레를 가기로 한 것.

JR 선을 타고 쿠레에 도착하니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야마토 박물관과
어라? 옆의 거대한 잠수함이 더 눈에 들어오는군. 저긴 뭐하는 곳일까 했지만 일단은 첫번째 목표인 야마토 박물관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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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토 박물관 앞에는 유럽에서나 볼 듯한 넵튠의 누드상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쿠레가 왜 이렇게 바다틱한 요소를 부각시키느냐 하면, 당연하지만 2차대전 당시 일본 해군의 상징이었던 전함 야마토(大和)가 이곳에서 건조되었기 때문.
워낙 독특한 역사를 가진 전함이라 밀리터리 매니아에게 끝없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오락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다가, 그걸 건조한 일본인에게 있어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곳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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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의 대부분은 사실 이 모형 하나를 보기 위해 지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1/10 스케일로 재현된 전함 야마토가 처음부터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쯤에서 토막지식을 열거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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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재배수량 7만2천톤급, 길이 263m, 시속 27노트(50km 가까운 속력), 18.1인치 3연장 주포로 무장한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전함이란 놈이다.

현존하는 대형급 전함인 미국의 아이오와호가 만재배수량 5만 8천톤인것을 생각하면 당시 일본의 거함거포주의가 만들어낸 거대한 허상의 실체가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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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아이오와호의 16인치 주포가 불을 뿜는 장면.
아이오와호의 주포는 그 사정거리가 짧은 대신 화력만으로는 현존 항공모함 함재기 전체의 70% 를 커버할 정도로 막강하다.

그렇다면 야마토의 18.1인치 주포의 위력이 어떠했겠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여담으로, 워낙 반동이 강한 주포라 야마토 자체의 함교 유리창이 깨지고 선원이 부상을 입는 상황도 자주 발생했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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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진화된 집중방어구조형 장갑으로 사기급에 가까운 맷집을 보유하고 있었던 터라, 일본 내에서는 일본인의 정신(!), 불침함(!!) 등으로 추앙받고 있었다.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방향없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그 자부심은 현실이라는 벽 앞에 무참히 무너지는 일이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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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해상전투의 실권은 함재기를 탑재한 항공모함으로 넘어가던 시절에 이렇게 거대한 연습용 타겟을 만들 나라가 과연 몇이나 있었을까.

아이오와호가 야마토보다 작았던 것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서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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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일본이 바랬던 것 처럼 전함 대 전함으로 힘싸움하는 양상에서는 야마토를 상대할 수 있는 전함은 거의 없다.
밸런스상으로 역대 최고를 자랑하는 독일의 비스마르크 역시 야마토와 상대해서 이길 수 있으리라는 확신은 없다고 지금도 각국 밀리터리 매니아들이 피튀기는 혈전중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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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재기의 공격에 대응할만한 대공방어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던 야마토는
그 거대한 위용과는 정반대로 출항 후 그 멋들어진 18.1인치 거포 한번 제대로 못 쏴보고
130여기의 전투기, 50기의 폭격기, 100기의 뇌격기가 쏟아내는 무수한 폭탄에 만신창이가 된다.
물론 워낙 거대한 선체와 집중방어형 장갑의 무식한 방어력으로 2천여 발의 폭탄을 몸으로 받아내고도 작전수행능력을 완전히 상실하지 않은 건 참 혀를 내두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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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개패듯 두들겨맞으면서도 침몰하지 않았던 맷집좋은 야마토.
20여발의 어뢰가 명중해서 한쪽으로 기울어버린 상태에서도 격침만은 되지 않고 버티는 모습에 일본인들은 감동을 받을 것인가, 혀를 찰것인가.

결국 야마토를 침몰시킨건 폭격의 화재로 인한 탄약고의 폭발이었다.
6000미터 상공까지 치솟은 불길때문에 그간 한 기도 떨어지지 않았던 미 폭격기들이 격추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연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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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야마토의 잔해는 워낙 거대해서 아직도 인양되지 않은채 바다속에 잠들어 있다.
2800명의 승무원 중 생존자는 269명.

야마토라는 전함이 당시 일본의 바램을 이루어주지 못한 것은 확실하지만
이 박물관에 들어서 있는 야마토에 대한 설명과 자료에는 그 어리숙함을 뛰어넘으려는 자긍심이 조금씩이나마 묻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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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과거의 야마토에서 당시 일본의 조선기술을 상기하며 자긍심을 가질 수도 있고
전황 판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군부의 노리개로 전락한 국민들에게 연민을 느낄 수도 있다.
더욱이 이곳은 히로시마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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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자기 역사에 대한 가치 판단을 어디에 두느냐에 대해 이방인인 내가 지적할만한 말은 별로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야마토라는 전함이 남긴 것이 진보된 기술에 대한 긍지라고 할지라도
그 속에 숨어있는 어리석음과 비참함을 애써 도외시하지는 말았으면 하는게 내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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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모토 레이지의 '우주전함 야마토'는 역시 그런 치부를 조금이나마 덮고 싶었던 일본인들의 바램을 나타낸 작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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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야마토 박물관에 모인 일본인들의 머리 속에는 과연 어떤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는 걸까.
야마토에 대해서는 이미 알만큼 알고 있다.
정말 궁금한 것은 그것.

특히 다음의 전시품들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궁금했다.
그것은 일본인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보편적 사상을 시험하는 무기들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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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4시쯤 집을 나섰다.
등에 맨 베낭에는 옷 한두 벌 밖에 안들어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와 렌즈 2개가 든 숄더백이 훨씬 묵직하다.
히로시마행 비행기의 출항 시간은 7시 35분. 공항까지 가는 리무진 버스는 4시 50분에 도착하는데 생각보다 택시가 빨리 잡히는 바람에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사들고 의자에 멍하니 앉아서 장장 30분동안 얼싸안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을 바라보고 있었다.

작년 자전거 여행 이후로 1년만에 혼자 떠나는 여행.
수백 번은 지나간 익숙한 일상의 거리 속에 앉아있어도 역시 기분은 남다르다.
반팔로 버티기 힘든 싸늘한 새벽 바람 속에 혼자 느끼는 고독이 흥분과 기대로 변하는 감정.

이게 바로 내가 좋아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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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広島) 공항엔 9시에 도착했는데, 히로시마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 대기소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대부분 나처럼 저렴한 항공편을 이용해 여행을 즐기려는 한국인 관광객들인듯 한데, 그 앞에서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열심히 설명중이었다.

일본은 9월 20일부터 골든위크라 전부 어디론가 떠나려고 정신없는 상황이다.
히로시마 시내쪽 교통이 워낙 밀려서 오늘은 아예 리무진 버스 운행이 불가능하니 버스를 타고 시라이치(白市)역까지 간 후, 거기서 히로시마역까지 가는 전철로 갈아타라는 이야기.

근데 그걸 다 일본어로 설명하니 대부분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알아들을리가 있나?
일본어를 알아듣는 몇몇 사람은 알아서 슬그머니 빠져나갔지만, 꽤나 많은 수의 사람들이 그냥 모르뚱구 모르뚱구 대기소 앞에 서 있는 실정이다.
어쩌겠나. 그냥 옆에 슬쩍 가서 이러저러 설명해주고 티켓 판매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티켓 판매기에도 사람이 밀려서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티켓 발매기에는 사실 영어 표시도 가능하기 때문에 마음을 차분히 먹으면 쉽게 발권할 수 있지만 그 때는 그럴 상황이 아니었으니.
플랜을 착실히 짜왔을 터인 관광객들이 예상하지 못한 사고를 당했을 때는 원래 할 수 있는 일도 잘 못하는 법.
덕분에 티켓 판매기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 몇몇에게 요렇게 요렇게 누르면 된다고 표 몇장 뽑아주고 내 갈길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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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이치역은 히로시마공항에서 버스로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조그만 역이다. 일본 내 상당수의 지역이 그렇듯 정말 작고 아담한 농촌 간이역이라 신기해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미리 리무진 버스 결행 소식을 접한 역무원이 앞에 나와서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손수 티켓도 끊어주고 하면서 애를 쓰고 있다.
조금만 안내판을 보면 금방 알 수 있긴 하지만, 어느 방향이 히로시마쪽인지 헷갈려서 당황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수의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바람에 상황은 자동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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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현은 11월에 단풍이 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아직 여름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햇볕 쨍쨍한건 여행에 도움이 되니 나로서는 반가울 따름.
작년 자전거 여행때는 근 1달 가까이 비만 맞아가며 페달을 밞았던 터라 여행자에게 비가 얼마나 귀찮은 존재인가 확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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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경비를 아주 조금만 갖고 온 터라, 경비 지출의 최대 원흉인 교통비를 줄여보고자 리무진 버스 왕복 할인권을 끊으려 했던 꿈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편도 1300엔, 왕복 2360엔)
뭐, 이렇게 갈아타면 시간은 좀 더 걸려도 오히려 가격이 싸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지만.

느긋하게 수동렌즈의 촛점을 맞추면서 전철이 오길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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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른 전철을 타는 아이는 어디로 가는 걸까.
전철 안은 관광객들뿐 아니라 현지인들로 인해 꽤나 혼잡한 상태였다.
나에겐 여전히 어색하고 신기한 세일러복을 입은 여학생이 가정교사로 보이는 덥수룩한 뚱땡이 남자와 지망교 이야기를 하고 있다.
히로시마는 찾아오는 관광객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 이제 서양인이든 동양인이든 전혀 어색해하는 기색이 없다.

하지만 가끔씩 귓속말로 자기네들끼리 외국 관광객에 대해 수근거리는건 좀 참아주길.
이제 일본어 알아먹는 사람도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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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홋카이도에서의 마지막 날이군요.
비행기가 1시 출발이라 11시에 삿포로 역으로 가야 하는고로. 오늘은 딱히 놀러갈 예정이 없습니다.
원래는 홋카이도대학을 가보려고 했는데, 때마침 아침 뉴스에 '홋카이도대학에서 신종플루 환자 발생' 이라고 뜨는 바람에 포기. ㅡㅡ;

그래서 조식 뷔페를 배터지도록 먹고 근처 서점에서 책을 구경한 다음 홋카이도 여행의 마지막 목표인 사토 수산(佐藤水産)의 주먹밥을 구입해들고 공항으로 직행.
구입한 책의 이름은 '일본인들이 잘 틀리는 일본어' ㅡㅡ;

쥐꼬리만한 치토세공항 면세점에서 친구 줄 선물을 주섬주섬 구입한 후 로비에 앉아서 사토 수산의 주먹밥을 손에 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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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수산은 삿포로역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유명한 해산물 백화점입니다. 홋카이도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은 없는게 없죠.
그중에서도 특히 관광객에게 유명한 건 '매진되면 짤도 없는' 한정 주먹밥입니다.
오전중에만 손에 넣을 수 있고, 점심 지나서 가면 구경도 하기 힘들다는 초호화 주먹밥.

튼실한 연어알과 연어살이 골고루 들어있고, 홋카이도 제 2의 도시 아사히카와(旭川)에서 생산한 고급 쌀 호시노유메(
ほしのゆめ)를 사용해 식감도 최고입니다.
크기도 상당히 커서 2개만 먹으면 한끼 식사를 떼울 수 있을 정도.
하나에 380엔으로, 햄버거 가격과 맞먹지만 홋카이도에서 꼭 한번 먹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고급 주먹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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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앉아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아버지 사진 한장 찍으라고 옆구리를 꾹꾹 찌르시더군요.
책읽고 공부하는걸 평생의 낙으로 삼는 분이라 특이할 건 없는 사진이지만
어머니께서는 재미있으셨던 모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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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길지는 않은 4박 5일의 홋카이도 여행이었는데, 제 가이드에 부모님이 만족하셨을지 모르겠군요.
일본어를 할 줄 안다고 해도 타인을 가이드하는 것은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일이라... 전 그냥 듬성듬성 넘어간 것 같기도 하고.

좋은 구경 많이 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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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에서 내렸지만 아직 시간은 널널합니다.
홋카이도의 많은 부분이 그렇지만, 제대로 둘러볼려면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냥 슬쩍 보면 시간이 많이 남는 곳이 많아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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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옆의 산책로를 슬금슬금 걸어봅니다.
다리 위에서 치토세(千歳) 쪽으로 빠져나가는 물을 한참 쳐다봤네요. 여기도 바닥이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로 깨끗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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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약 연습하는 사람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노 젓는 사람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정도 되어보였습니다.
아주 능숙하게 노를 젓는걸 보니 오래 전부터 연습을 해 온듯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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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서 볼 건 역시 호수밖에 없지만
아무리 봐도 쉽게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는 곳이네요. 그저 푸르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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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옆에는 등산코스도 있었습니다만, 날씨도 무덥고 여기서 체력 빼고싶진 않아서 그냥 구경하는걸로만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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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발 담을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신발벗고 양말벗고 들어가 봅니다.
저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엄청 시원하다고 하시더군요. 옆에 그늘도 있어서 느긋하게 발 담그고 쉬었습니다.
옆에 꼬맹이들도 신나서 놀고 있었네요.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찍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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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이나 온천을 즐길 요량이 아니라면
이곳 시코츠 호수에서는 그저 가만히 호수를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내는게 가장 좋은 관광법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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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버스 정류장쪽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돌아가는 버스가 오려면 2시간은 더 있어야 합니다.
시코츠 관광 안내소를 한번 둘러본 후(별것 아닌 관광소가 아니더군요. 아주 상세하고 다양한 설명으로 꽉찬 곳이었습니다)
술이 고픈 아버지를 위해 생맥주와 안주를 사왔습니다.
기온은 높지만 습기는 적어 그늘 아래서는 시원한 환경에서 마시는 생맥주의 맛은 저도 충분히 상상이 갈 정도죠.
물론 한 잔으로 만족하실리 없어서 그후 추가주문을 했지만, 오징어도 맛있고 닭꼬치도 싱싱하고 통통한게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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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문득 나무 위에 재미있는 건축물들이 만들어져 있는걸 발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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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하게 만들어놓은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실제로 새가 사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날은 새의 흔적이 전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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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관광지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이런 사소하지만 눈길을 끄는 것들이죠.
시원한 그늘과 맛있는 맥주, 그리고 센스있는 작품들이 어우러져 멋진 휴식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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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삿포로의 숙소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저녁엔 회전초밥집으로.
회전초밥은 물론 질이 좀 떨어지는 편에 속하지만, 작년 제가 자전거 여행하면서 마음 크게 먹고 들어가서 3000엔 가까이 먹은 추억이 있는 곳이라
부모님껜 좀 죄송하지만 일부러 이곳을 택했습니다. (자전거 여행땐 하루 경비가 1000엔 정도였으니... 작정하고 먹으러 들어갔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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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삿포로의 회전초밥집은 어지간한 한국의 초밥집보다는 질이 좋은 편입니다.
이 날의 특별 추천요리는 전복 한마리. 전복의 모든 부위를 전부 사용해서 만드는 초밥입니다.
저 내장쪽을 먹으면 그날 X 색깔이 시커매지는 효과를 볼 수 있죠. (냄새도 꽤나 지독해요. ㅡㅡ;)

부모님의 후광을 등에 업어, 작년엔 손떨려서 먹지 못했던, 보탄새우, 성게알, 중뱃살 등의 고가 초밥을 마구 먹었습니다. ㅡㅡ;
물론 배고픈 거지신세였던 작년에 비해서 딱히 맛을 느낄 상황은 아니었죠. 작년엔 맨밥에 라면스프만 넣어먹어도 꿀맛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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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서 틈틈이 챙겨놓은 전리품도 감상하고 (기껏해야 소설책 몇권하고 친구 선물 정도지만) 마지막 밤을 느긋하게 보냈습니다.
어떤 맛인가 궁금해서 구입해 본 펩시 시소맛.
시소(しそ)는 한국의 차조기 소엽을 말하는데, 일본에선 익숙한 요리 재료입니다. 깻잎과 비슷하지만 향이 상당히 강하고 코를 쏘는 독특한 느낌이 있죠.

싫어하는 분이 더 많을것 같은 맛이었지만, 단 걸 별로 안좋아하는 저한테는 아주 알맞은 음료였습니다.
한국에 한 박스 사오고 싶을 정도였네요. 쌉싸름하면서도 상쾌한 향과, 오리지날에 비해 달지 않은 맛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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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에 느긋하게 목욕을 마친 후 밤 늦게까지 TV를 보면서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네요.
제가 일본에서 애용하는 Route-INN 호텔은 적당한 가격에 훌륭한 무료 조식 뷔페, 보기좋은 LCD TV 덕분에
마음에 든 비즈니스 호텔입니다. 전국적으로 넓게 체인망이 퍼져있어서 이용하기도 편하고.

일본의 많은 비즈니스 호텔이 아직 조그마한 볼록이 TV로 버티고 있는걸 생각하면, 일본 방송을 재미있게 보는 저한테는 딱 맞은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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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여행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내일이 돌아가는 날인데, 비행기가 2시 출발인 만큼, 역에서 적어도 11시엔 출발해야 하니까요.
그냥 아침 느긋하게 일어나서 느긋하게 아침 먹고 느긋하게 주위 산책 한번 한 후에 가야 할 듯.
오늘은 홋카이도에서 버스로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시코츠 호수(支笏湖)가 목표입니다.

시코츠 호수는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칼데라 호인데, 백두산처럼 단일 화산의 폭발로 이루어진게 아니라 3~4개의 화산활동으로 산맥 중앙에 생겨난 호수입니다.
겨울에 얼지 않는 부동호로서는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호수이며, 일본에서 2번째로 수심이 깊은 호수입니다.
이곳 시코츠의 최고수심은 360m. 참고로 일본에서 가장 깊은 타자와 호수(田澤湖)의 수심은 423m 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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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무지하게 덥고, 오늘은 이 시코츠 호수만 둘러보면 딱히 정해진 일정이 없기 때문에
호수 구경하기 전에 느긋하게 앉아서 메론맛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하나 뜯어먹었습니다.
홋카이도는 그 자연적 특성 때문에 신선한 우유로 만든 소프트크림이 인기인데
모르겠네요. 이런 곳에서도 홋카이도산 크림을 쓰는지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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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는 메론맛 빙수(かき氷) 를 드셨습니다. 입 안을 상쾌하게 하기엔 소프트 크림보다 빙수가 제격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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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는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보니 세세한 부분에 일본인 특유의 장사꾼 기질을 엿볼 수 있는데요.
삿포로에서 시코츠 호수로 가는 버스 정류소에서, 단순 왕복티켓뿐만 아니라 시코츠 호수 유람선 티켓까지 함께 구입할 수 있는 관광 상품도 판매중이었습니다.
할인율은 정말 눈꼽만큼도 안되는 편이었지만 (100엔도 될까말까) 어차피 시코츠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지 않는 관광객은 거의 없다시피 한 터라
무심결에 이 티켓을 구입해 버리게 되는 것이죠. 정말로 유람선을 타지 않기로 결심했다면 버스 티켓만으로도 그럭저럭 관광이 가능한게
버스 티켓 뒷쪽에 '이 티켓을 가지고 가면 할인되는 음식점, 특산품점' 리스트가 좌악 나와있거든요.
이것 역시 할인율은 미미하지만 역시 조금이라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참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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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호수를 둘러본 후 유람선에 오릅니다.
원래 티켓 판매소엔 사람이 줄줄이 늘어서 있어서 한참 기다릴 뻔 했지만, 처음부터 투어 티켓을 갖고 있었던 터라 쉽게 승선이 가능했습니다.
왜 시코츠 호수에서 이 유람선을 타지 않고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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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수는 투명도가 18m를 자랑하기 때문이죠.
빈영양호라 생물이 거의 살지 않는 덕에 이곳 호수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의 투명도를 자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투명도가 높은 호수는 뭐니뭐니해도 바이칼 호수. 투명도 40m에 수심 1630m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가지고 있는 세계 최대, 최고의 담수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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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유람선은 특별히 지하쪽에 순도가 높은 유리를 장착해서 호수 밑부분을 직접 관람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시코츠 호수를 관광하는데 이 유람선을 빼 놓으면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거죠.

원래 빈영양호라 생물이 거의 살지 않지만, 인공번식으로 데려온 송어계열의 물고기들이 이제는 적당히 번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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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람선의 백미는 사실 출발하기 전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농담이 아니고 진담일수도 있더군요)
수심이 깊지 않은 연안가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재미있습니다.
호수 속이라 꽤나 어둡고 물고기들도 멈춰주지 않아서 사진을 건지기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두 장은 괜찮게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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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출발하자 물고기들이 스윽 따라오는 광경도 장관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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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8m 정도 되는 곳이지만 여전히 바닥을 두눈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황홀합니다.
이런 투명도는 생물이 거의 살지 않는 빈영양호라서 가능하다는게 나름 아이러니한 일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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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호수 밑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보이는 거대한 구덩이를 끝으로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됩니다.
수심이 수백미터로 깊어지기 때문에 상하좌우 모두 녹색밖에 안보이는 거죠.
그렇게 되면 항해사분이 위로 올라와서 경치 감상하라고 방송을 합니다.
밑에 볼게 있으면 또 내려오라고 하니 그냥 말을 따르면 됩니다.

한동안 바람도 쐬고, 부모님 사진도 찍어드리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늘이나 바람이나 호수나, 그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시원해지는 공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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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항해사분의 호출로 밑으로 내려갑니다.
이곳의 특이한 화산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깎아지른 듯한 모양의 바위들을 보기 위해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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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설명은 바위에 시선이 뺏긴 터라 귀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저 호수 밑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경험 자체가 신선해서 마냥 신기하고 기분좋았네요.

이곳을 잠시 둘러본 후 배는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갑니다.
3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영리 목적 외의 이유도 있긴 있더군요.
시코츠 호수 일대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지역 유지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수많은 논의 끝에 사용이 허가된 유람선이기 때문에 (허가받은 배 이외엔 호수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갈 수 있는 코스도, 시간도 한정되어 있더군요.

어찌보면 손님을 더 태우기 위한 변명일 수도 있지만, 시코츠 호수 주변의 환경 보호 수준을 보면 적어도 그 결과만은 칭찬해 줄 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납득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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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에서는 여전히 연기를 내뿜고 있는 다루마에산(樽前山)이 보입니다.
저 주변으로 등산 코스도 있긴 하지만, 일정 거리부터는 유독가스와 열기로 인해 엄격히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이 많아서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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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노의 하늘은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하늘이더군요.
작렬하는 사하라 사막의 하늘은 뭔가 삶의 의지를 일깨워주는 그런 하늘이었는데 말입니다(땡볕에 있으면 죽는다는 실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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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먹었겠다. 다음 목적지인 비에이(美瑛) 출발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어서 느긋하게 특산품 상점도 둘러보고 산책합니다.
후라노쪽에서 라벤더 말고 유명한 것이라면 메론을 들 수 있을지도.
원래는 유바리(夕張) 메론이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데, 후라노도 그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메론재배가 활발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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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입장료를 받는 꽃밭이지만 버스투어에 비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냥 들어가 봤습니다.
꽃밭 주위를 천천히 도는 열차는 여기서도 유료지만 든든한 두 발이 있는데 굳이 탈 필요는 없었네요. (실제로 저거 타야할만큼 크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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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꽃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라벤더 꽃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분풀이를 여기서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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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서 꽃에 둘러싸인 부모님 사진도 한 장 찍어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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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솟아오른 전망대까지 느긋하게 꽃 구경하며 거닐었습니다.
누가 일본인 아니랄까봐 항상 일본인 관광객들은 집합시간보다 5분~10분 일찍 모이길래 시간이 아슬아슬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비싼 돈주고 구경하는데 약속에 늦지만 않으면 되겠지 싶어서 아슬아슬할 때 까지 구경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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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말하는 거지만 꽃사진은 찍을때도 좋고 볼때도 좋아요. 천연 모델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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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정열의 단독샷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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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떼거지샷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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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끔은 쓸쓸해 보이는 샷도 꽃들은 전부 소화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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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보지 않는 해바라기는 뭐라고 할까요... (이게 츤데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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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을 산책하시는 부모님 모습이 보기 좋았네요.
역시 사람은 꽃과 풀과 숲이 있는 곳에서 동물과 함께 살아야 사람다운 거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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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관광용으로 재배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참 가지런하게도 키운다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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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시간도 되었고 하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비에이를 향해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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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이는 후라노보다 더 시골틱한 곳으로, 관광 시설이랄까 그런 장소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원래 비에이는 자전거를 빌려서 하루 날잡고 코스를 돌아보는게 정석인 곳이라, 버스를 타고 찾아가서 구경할만한 스팟은 그리 많지 않죠.

작년 자전거 여행땐 추위가 느껴지는 늦가을 (홋카이도에서는 겨울이나 마찬가지)에 왔던 터라 여기서 한가하게 투어링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단지 최북단을 향해 미친 야수처럼 헥헥거리며 달렸던 때라, 이렇게 엘레강스하고 앙뉘한(?) 여행을 즐기진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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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촉박한게 버스투어란 것이니, 비에이는 그냥 요런 곳에서 차 세워놓고 잠시 숨돌리는걸로 끝입니다.
물론 버스안에서도 일본같지 않은 전원풍경을 감상하는건 가능하죠.
가이드 분의 말로는 비에이 근처에서 무슨 영화를 찍는 바람에 관광 스팟이 하나 생겼다고 하는데, 제가 아는 영화가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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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노와 비에이는 서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풍경이 확 바뀐다던가 하진 않지만
자세히 보면 은근히 느낌이 다르긴 하더군요.
그저 경치만 느긋하게 바라보는 여행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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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하나 덩그라니 있는 황량한 곳이지만 이런 센스도 발휘해 놓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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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확 트인 곳이라 어디서 찍어도 인물사진이 잘 받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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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노에서부터 참았는데, 투어 마지막이라니까 결국 참지 못하고 라벤더향 소프트 아이스크림 하나 입에 물었네요. ㅡㅡ;
확실히 라벤더향이 나긴 합니다. 감동할만한 맛은 아니지만 특산품이라는데요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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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경치좋은 곳입니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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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가 애초에 일본 본토와는 굉장히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긴 한데
그 중에서도 후라노와 비에이는 꽤나 유럽풍의 전원 분위기를 은근슬쩍 풍기는 듯 하네요.

사실 홋카이도의 자연이란 이런 게 아니라, 좀 더 거칠고 황량하고 고독하면서도 생명력 강한 야생의 무엇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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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삿포로로 돌아와서 저녁식사하러 나갔습니다. 가는 길에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에 잠시 들렀습니다.
1888년에 세운 네오바로크 건축 양식이라 건물 자체가 삿포로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죠.
옆에는 조그만 연못이 있어서 시민들이 맥주 파티를 벌이는 중이었습니다.

삿포로는 여름엔 맥주, 겨울엔 얼음축제로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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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창업 40년이 넘은 라멘집 타이코우(大公)에서 먹었습니다.
하지만 예상했던대로 짠 음식을 싫어하시는 어머니는 아주아주 질색을 하시더군요.

전 라멘을 워낙 좋아해서 작년 자전거 여행때도 하루 한끼는 꼭 라멘을 먹을 정도였는데
일본 라멘의 진한 국물을 도저히 좋아하실수 없는 엄니였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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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는 뭔가 유명한 사람들의 사인이 걸려있었는데
사실 요즘 삿포로역 옆의 라멘공화국이나, 유명한 라멘요코쵸(ラ-メン橫丁)에 비해 특출난 맛은 아니었습니다.

저 혼자 왔다면 아마 매일 점심마다 맛있는 라멘 찾아다느라 정신이 없었을텐데... 어머니께서 질색하시니 그건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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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길에 아버지께서는 다시 츄오도리에서 열리는 맥주축제에 발걸음을 옮기셨습니다.
밤에도 여전히 사람은 많더군요. 3~4명이서 5L 짜리 거대 생맥주 통을 놓고 마시는 모습을 보니 이쪽 사람들도 한가닥 하는듯.
홋카이도가 원래 본토에 비해 강인하고 남성적인 분위기를 많이 풍기는 곳이라, 술마시는 모습도 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내일도 버스표 끊어서 떠나야 하는 일정입니다. (가이드 투어는 아니고 제가 직접 가이드해서)
마지막 날은 아침에 산책할 시간말고는 없는 빠듯한 일정이라 사실상 마지막 관광이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