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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에 해당하는 글들

  1. 2008.04.30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 (Kingdom of Heaven Director's cut, 2006) 2
  2. 2008.04.06  찰턴 헤스턴도 떠났다. 2
  3. 2008.04.05  간만에 질러버렸습니다. 4
  4. 2008.02.18  야곱의 사다리(Jacob's Ladder, 1990) 2
  5. 2008.01.23  히스 레저 사망.. 2
  6. 2008.01.21  폭력의 역사 (A History Of Violence, 200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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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영화들을 잘 만들어 줘서 매우 좋아하는 감독 중 하나인 리들리 스캇이지만, 그의 작품 중
가장 실망했던 영화가 '글라디에이터'였다 보니 이 영화도 내심 기대 반 불안 반으로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극장에서 감상 후에는 여전히 낙심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당시 주로 나오던 불만이었던 '밋밋한 스펙타클'이 문제가
아니라, 전개의 개연성이 상당히 들쭉날쭉했다는 점에서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블랙 호크 다운'같은
영화에 애초에 정치적 공정성따윈 기대도 하지 않은 터라 스캇 감독 특유의 세심하기 짝이 없는 미장센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는데, 에픽물에선 그것만큼이나 서사의 흐름이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기 때문에 거기에만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블랙 호크 다운'의 경우엔 '라이언일병 구하기'와 멋진 승부를 펼치면서도, 두 작품 모두 공정성과는 담 쌓은 작품이라
딱히 어느 한 쪽이 두드러져 보이진 않았는데, 이 '킹덤 오브 헤븐'에는 뛰어넘어야 할 막강한 벽이 버티고 있었다.
에픽물에선 이미 전설이 되어 버린 시대의 명작 '반지의 제왕'의 절대적인 명성이 그것이었는데, 올리버 스톤 특유의
느낌은 잘 살렸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참을성을 시험하는데 일조해 버린 '알렉산더'나, 대놓고 전통 블록버스터
영화를 표방한 볼프강 페터슨의 '트로이'등의 작품들이 거센 비평과 함께 침몰해 버린 전례가 이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극장개봉판 사상 초유의 동시 3부작 제작을 힘에 입은 거대 에픽 '반지의 제왕'과 비교당하기엔 그 후의
작품들이 억울할 지경이었고, 가뜩이나 긴 상영시간 덕에 무리없이 짜여 있었던 구성의 탄탄함도 상상을 초월하는
확장판의 퀼리티 덕분에 그 명성을 확고히 하는데 일조했는데, 애석하게도 이 '킹덤 오브 헤븐'은 극장 개봉판으로는
그에 형편없이 못 미치는 구멍 쑹쑹 뚫린 전개를 보여주는 바람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꽤나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것을 생략해 버린 터라 필연적으로 나올 감독판이라고 해서 더 좋아질
수 있으려나 걱정도 했었는데, 나의 사랑스러운 리들리 스캇 감독은 내 기대를 몇 배는 뛰어넘는 최고의 감독판을
들고 나를 찾아왔다. 비교적 개봉판과 확장판의 차이가 심했던 '왕의 귀환'보다 훨씬 더 큰 차이를 보였으니 더 이상
할 말이 있겠는가. 추가된 50분 가량의 장면과 결합된 감독판은 아예 이야기 자체가 판이하게 틀려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환골탈태했다. 이것은 부족했던 설명을 덧붙였다기보다는, 아예 등장하지조차 않았던 스토리를 집어넣어
훨씬 깔끔하고 납득 갈 만한 전개를 만들어내는 수준이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데, 개봉판 영화에서의 주된 불만이 어색한 이야기 전개였던 사람이라면 두말 할 것 없이 감독판
을 다시 봐야 할 것이다. 감독판은 리들리 스캇의 모든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밀도높고 응집력 높은 전개력을 자랑하는
진정한 에픽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블랙 호크 다운'에서 조금씩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역사적 현실에 대한 조명 포기'는, 덕분에 가장 리얼한 근대전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해 줌과 동시에 아쉬운 점 역시 남겨주고 말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오히려 반대로 '너무나도 중립적'이라는 불평이 터져나올 정도로 시종일관 담담한 시점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내 입장에선 '블랙 호크 다운'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단번에 씻겨 나갈 정도로 만족한 편이었는데
의외로 이 극도의 중립적 시각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스펙타클한 쾌감의 감소가 많은 사람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나 보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거의 제 2의 '블레이드 러너'라고 느껴질 만큼 눈 돌아가게 만드는
엄청난 미장센과 역사적 고증이 가미된 공성전 씬이 얼마나 놀랍게 다가왔는지. 흥분해서 숨이 막힐 정도였다.

역사적 사실과 영화 내 이야기와의 차이점은 상당수 존재하지만, 스캇의 특기인 집요한 리얼리티 추구의 결과
영화 내 등장하는 건물, 의상, 소품, 전쟁 등 거의 모든 시각적 요소들은 그보다 더 할수 없을 정도의 사실성을
자랑하고 있다. 섬세하기 그지없었던 '반지의 제왕'의 그것조차 가볍게 뛰어넘을 정도니 말이다.

논란이 많았던 발리앙 역의 올랜도 블룸도 그 소심하고 내성적인 느낌을 소화하는데 제격이었고, 시대상과 비교해
볼 때 조금은 과하지 않나 싶은 그의 휴머니즘 사상도, 작품 전체를 꽤뚫고 있는 감독의 중립성을 대변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과장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이 정도의 괴리감조차 없으면 더욱 밋밋한
작품이 되어버리지 않았을까 역설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한데.

특히 한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도덕성을 떡쳐먹고 있는 현실속에서 발리앙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련한 향수마저
느껴지니 말이다. 쑥맥같아도 차라리 그게 낫다.

여러가지 면에서 감독판은 에픽물을 아주 싫어하는 부류만 아니라면 누구에게라도 추천해주고 싶은 제대로 된
명작이라고 거리낌없이 말하고 싶다. 감독판을 5점 만점이라면 개봉판은 2점 정도밖에 줄 수 없을 정도로 두 버전은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이니, 극장 개봉판에 실망한 사람들이라면 절대로 놓쳐선 안되는 작품이라고 생각.




P.S. 볼드윈 4세(극중 인물들 발음 체계가 좀 이상한 듯. 보드엥으로 읽어야 되는거 아닌감?)의 목소리를
주의깊게 듣지 않으면 에드워드 노튼이 연기했다는 사실을 알기는 어렵다. 굳이 이런거 알아야 영화매니아라고
자랑질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 감상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니 별 의미없지만, 굳이 노튼의 이름을 들먹이지
않아도 볼드윈 4세의 연기는 극중 최고의 카리스마를 자랑한다. 주인공 발리앙 따위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존재감이 막강하다. 데뷔작 '프라이멀 피어'때 부터 감동만 받고 있는데, 이 배우 정말 놀라운 연기력의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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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C. 클라크 옹 사망소식보다는 덜 놀랐다.

이 양반은 살아있는줄 알고 있었기 때문에.. 84세의 나이로 세상과 작별.

배우로서는 더 할 나위 없었는데.

NRA 회장을 맡으며 벌였던 추한 꼴들은 사람 참 씁쓸하게 만든다.

 딱히 애정을 가졌던 배우도 아닌터라, 애도하고픈 마음은 없네. 살 만큼 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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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소프트 몇개를 처분하려고 남부터미널 국전으로 갔는데..

한동안 손 씻고 살았던 터라 못본 DVD 들이 진열되어 있는 걸 보고 그만 구입을 하고 말았네요. ㅡㅡ;

위 사진은 제9중대, 카핑 베토벤, 30 Days of Night, 관타나모로 가는 길.

이중 30 Days.. 는 극장서 봤지만 나름대로 애착이 있는 작품이라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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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타인의 삶, 글래스톤베리, 아메리칸 갱스터까지 질렀습니다. ㅡㅡ;

어째 돈 좀 벌려고 갔더니 더 써버리고 온 것 같군요.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봐야겠습니다.

원래는 Into the Wild 사러 간건데.. 그게 없으니 다른걸 사 버렸네요. 역시 지름은 계획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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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지 않았고,
볼 계획이 있는 분들은 절대로 이 글을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런 류의 장치가 식상해져 버린 가장 큰 원흉은 뭐니뭐니해도 식스센스임에 틀림없지만

(물론 식스센스는 그 장치의 신선함보다 감독의 교묘하기까지 한 연출과 구성력을 등에 업은 작품이다)

영화 가방끈이 짧은 나로서는 최초로 그 짜릿한 오르가즘을 느끼게 만들었던 작품이다.

물론 잘 만든 영화는 그 반전이라는 단순한 요소로 첫 감상시 절정을 맞이케 하고 난 다음

훗날 곱씹어 볼 때, 반전이라는 요소에 가려 눈치채지 못했던 여러 맛깔스러운 속내를 드러내 보이곤 한다.

이 작품도 딱 그러한 느낌인데, 대중적 한국인이 '화려한 휴가'나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며 공감을 느끼고

'그때 그 사람들'을 보며 냉소에 빠지는 것과 비슷하게, 미국인에게 있어 9.11 이전까지 가장 오랜 후유증을 남겼던

사건인 베트남 전쟁을 통해 미국인들의 통감대를 사정없이 찔러댄다.

이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역시, 반전이라는 훌륭한 요소에 파묻히지 않고 그것을 감독 자신의 속내를

끄집어 내는 촉매 역할 이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감독 애드리안 라인은 '나인 하프 위크'나 '위험한 정사'에서 보여줬듯이 인물의 심리묘사엔 마이너적인 심미안을

가진 사람이라, 이러한 호러 요소를 가미한 영화에 아주 딱이라는 느낌이다. 요즘 통 이 감독 소식을 들은 적이

없어서 아쉬워 지고 있는 중인데..

호러영화 캐릭터 중에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샘 닐과 팀 로빈스인데, 이 작품에서 팀 로빈스를 처음

접하고, '플레이어'에서 고개를 끄덕였고, '미스틱 리버'에서 감동 받았으며, '우주전쟁'에서 역시! 하는 감탄을

내뱉게 되었다. (쇼생크 탈출은 어디갔냐고 하신다면, 그건 배우보다 감독의 힘이 더 강했다는 느낌이라..)

옆에서 보기엔 실소가 나올 정도의 '겁내는 표정'과, 정신박약처럼 보이는 '덜덜떠는 연기'에만 집중하려는 풋내기

호러영화 배우들은 샘 닐과 팀 로빈스의 영화를 100번만 감상해 보시라. 한 줄기 희망이 빛이 보이리라.

식스센스와 이 작품을 비교해 보면 구성 자체가 놀랄 정도로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이것이 영화를 많이 접하는 사람의 비애라고도 생각하는데, 영화를 영화로 감상하지 못하니

이 어찌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있겠는가 하는 느낌이다. 사람의 뇌라는게 마음대로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보니 비슷한 류의 영화를 보게 되면 영화 자체에 파고들기보다 공통점에서 플롯을 유추해 내는데 대뇌피질을

더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베트남전의 후유증 하면 이미 셀 수도 없이 많은 영화가 나왔고, 개중엔 상당한 명작 칭호를 받아도 아깝지 않은

것들도 있다. 하지만 이 '야곱의 사다리'는 마이너를 지향하면서도 공감대의 폭은 상당히 넓은 웰메이드 영화라는데

그 장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옥의 묵시록'같은 영화를 아무에게나 붙잡고 보여주는 행위는 클로로포름으로

강제 기절시키는 행위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 영화는 스릴러, 호러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하고 난해한 베트남전 성찰 영화라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개연성으로 따진다면 샤말란 감독의 그 수학 공식과도 같은 아름다운 작품들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애드리안 감독 특유의 인간 불신적인 불쾌감과 음울한 느낌은 굳이 샤말란 감독과 비교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만든다.

10년 전쯤에 DVD 구입 해놨는데 어디 가버렸는지 없어져서 참으로 서글픈 나머지, 생각날 때 끄적여 봤다.



P.S. 1 -> 이걸 보면 구운몽과 같은 사상 역시 인류 보편적인 심리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과 꿈의 경계에 대한 자각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즐거운 지적유희가 아닌가.

P.S. 2 -> 실제 스토리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쓰지 않았는데 스포일러 주의 문구를 단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다.

              반전영화는 '반전'이라는 말을 먼저 듣기만 해도 이미 정상적인 영화 감상은 물건너 가거든.

              그래서 사실 눈치빠른 사람은 위의 경고문구만 봐도 이미 종 친거나 마찬가지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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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분이 출연한 영화는 기사 윌리엄, 브로크백 마운틴밖에 본 적이 없고,

딱히 좋아하는 축에 들어가는 배우는 아닙니다만.

다크 나이트의 조커가 그의 마지막 연기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그는 결국 조커로서 죽는 셈이 되어 버렸군요.

다크 나이트 촬영 도중 심한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사인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마약이 아닌 수면제로 알고 있는데 아직은 알려진게 없군요.

이제 다크 나이트를 정상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는 영원히 없어진 것 같습니다.

크로우를 볼 때 마다 영화보다 브랜던 리가 생각이 나듯이 말이죠.

20년쯤 뒤엔 정말 좋아하는 배우가 될 수도 있었던 재능있는 사람이 사라져 버려서 아침부터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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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 레저 사망.. :: 2008. 1. 23. 10:05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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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의 시놉시스와 감독의 이름만 들어도 대충 어떤 느낌의 영화가 나올지 예상이 가능한 몇 안되는 작품.

크로넨버그의 폭력에 대한 관점은 샘 패킨파의 그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평소 난해함을 주무기로 휘두르던 크로넨버그의 타 작품과는 궤를 달리하는 매우 친절한 영화임과 동시에

그 특유의 무게감있고 직설적인 화법은 변하지 않은 고로, 영화의 의미를 관객에게 아주 강하게 직격시키는

선이 굵은 영화로 탄생했다. 20년이 넘게 함께 해온 스텝들과 비고 몰텐슨, 에드 헤리스 같은 최고급 등심같은

S급 배우들이 참여한 이 영화는 90분 정도밖에 안되는 짧은 상영시간 동안 감상자를 주눅들게 할 정도의 힘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폭력은 얼마 전 글을 올렸던 '구타유발자들'과 상통하는 면이 있으면서도 훨씬 더

본질적인 면을 강조한다. 구타유발자들이 폭력의 순환을 애달픈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면 '폭력의 역사'는

그 폭력을 '자연스러움'으로 인식한다. 폭력에 어떠한 선악관도 주입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폭력들.

스스럼없이 아이에게 방아쇠를 당기는 싸이코패스의 폭력이나

그 싸이코패스로부터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휘두르는 폭력이나

자신이 행한 과거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저지르는 폭력이나

이 영화에서는 무표정한 시선으로 바라볼 뿐 딱히 거기에 선악의 개념을 주입시키지 않는다.

탐 스톨이 싸이코패스를 죽인 후 온 마을 사람들이 그를 영웅으로 추대하지만 정작 탐은 기분이 착찹하다.

사회적 인식에 따른 평가의 차이는 실제 폭력이라는 행위 자체가 가지는 의미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취미살인이든 정당방위든 결국 폭력의 본질은 같다는 것이다.

탐 스톨의 아들이 자신을 괴롭히던 학교 건달에게 참고 참다가 결국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보면서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은 관객이 과연 있을까? 그런데 그 행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점을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물론 감독은 허무한 도덕론과는 담쌓은 사람이라

그 감정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하지만.

용납되는 폭력과 용납되지 않는 폭력을 구분하는 것은 단지 사회 시스템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데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른 것일 뿐, 폭력 자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탐 스톨의 행동이 옳은 것인가 아닌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없는 것도 그것 때문.

폭력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다. 폭력은 사람이 자식을 낳아 기르고 주위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것과 똑같이 성장하고 확장된다. 이는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본능과 연결되어 있다.

진부하기 짝이없는 이 소재에 영화적 생명력을 차고 넘치도록 불어넣은 감독의 역량은 정말 놀랄 만하다.

군더더기없는 편집과 명배우들의 노련한 연기가 거기에 어우러져 영화는 말하고자 하는 본질 이상의 힘을 가진다.

영화는 깔끔하고 단순하지만 그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는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머리싸매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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