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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5  30 Days of Night (2007) 6
  2. 2008.01.13  셰리베이비 (Sherrybaby, 2005) 2
  3. 2008.01.12  미스트 (The Mist, 2007) 4
  4. 2008.01.09  구타유발자들 5
  5. 2008.01.01  블레이드 러너 - Final Cut 3
  6. 2007.12.24  나는 전설이다 (200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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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작년부터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PS3 의 북미계정에서 예고편을 보고 홀딱 반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작년 10월에 개봉했다고 들었는데 동시개봉이 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웠다.

뭐, 미스트도 그렇고 이렇게 개봉해주는것만 해도 다행은 다행이지만.

그런 면에서 오랫동안 기대치가 높던 영화라서 감상 후 느낌은 조금 씁쓸한 편이다.

기대 안하고 봤던 미스트와 비교당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인데.. 이 30 Days of Night 는 훨씬 호러영화 본연의

B급 냄새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정통파 영화라고 한다면 미스트는 사생아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합리적 설정 무시하기와 짜임새 부족한 스토리 전개는 저예산 B급 영화의 표본이라고 해도 될 만 하다.

그런 것 치고는 북미에서 흥행도 좋았고 조쉬 하트넷같은 배우도 나오니 조금 의아하긴 하다.

일반인이라면 분명 미스트에 손을 들어줄 듯. 하지만 호러매니아라고 슬그머니 말을 꺼낼 정도는 되는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풍기는 아련한 향수도 그럭저럭 마음에 들 것이라고 본다.

낮이 오지 않는 30일간의 고립된 마을과 뱀파이어. 얼마나 멋들어지는 설정인가.

특히 예고편이 정말 사람 낚을 정도로 멋지게 잘 나와서 본편보다 예고편이 더 재미있는 영화가 되고 말았다.

잔인하기도 적당히 잔인하고 뱀파이어의 압도적인 힘 앞에 무력하게 도살당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좋았다.

초반 살육장면이 너무 짧게 끝나버리지 않나 하는 평이 있던데, 뱀파이어의 위력을 표현하는데 딱 들어맞는

좋은 시간 배분이라고 본다. 문제는 나머지 생존자들의 20일 넘는 생존씬인데.. 이건 아무래도 긴장감을

타이트하게 조여놓는데 실패한 것 같다. 장면간 연결이 이야기의 개연성보다 잔혹씬의 등장 시기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전형적인 B급 호러의 구성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어딘가 엉성한 것을 부정할 순 없다.

개인적으로는 호러영화 매니아로서는 충분히 즐길만한 재밌는 영화였는데, 소재가 너무 매력적이라 이 정도

퀼리티로 나오기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샘 레이미가 차라리 감독도 맡았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한데

감독인 데이빗 슬레이드는 그룹 'Muse' 의 뮤직비디오도 맡은 적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 비주얼적 면에서는

그다지 불만이 없다. 문제는 플롯 전개가 너무 허술하다는 점. 중간중간 깜짝 씬은 재밌었고 고어씬도 즐길만 한

부분이 많은데,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가는 힘이 이런 고어씬과 뱀파이어 자체의 매력에 너무 의지하는 바람에

스토리와 구성에서 느낄 수 있는 관객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재밌긴 한데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지 참으로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

사실 잭 슈나이더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 이후로 웰메이드 호러 영화에 대한 기준치가 많이 높아져 버려서

좀처럼 순수하게 만족하기가 힘들다는게 마음에 걸린다. 원조 감독인 조지 로메로와 비견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리메이크작이라 그 이후의 다른 호러영화들을 볼때면 항상 이 작품과 비교가 되어버린다.

P.S 뱀파이어 우두머리 아저씨.. 다 괜찮긴 한데 마지막 부분의 연설은 정말 쓸데없었다.

      그 몇사람 생존자들이 있다고 설마 신화가 현실이 될 리가 있나?

      얘네들 30일의 밤이 지나가고 나면 동면이라도 하는 건가?

      미스트는 15세이상이고 이 영화는 18세이상인데.. 사실 고어씬으로 보자면 둘다 동급이다. 굳이 나눌 필요가

      없다고 보는데.. 한국 정서를 생각하면 둘다 18세 이상이 맞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본인은 이런 영화를 국민학교때부터 보고 있었단 말이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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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Days of Night (2007) :: 2008. 1. 15. 20:17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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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영화 좋아하긴 한다.

그런데 열정을 가지고 있진 않은 것 같다.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긴 하는데 영화를 보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특별히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찾아보려고 이리저리 발품팔지 않고 그냥 오는대로 떠먹여 주길 바라니까.

하지만 뭐, 그게 나의 영화 취미에 대한 죄책감으로까지 발전될 필요는 없겠지.

단지 영화 보는걸 좋아한다는 선 이상으로 나 자신을 우쭐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되새길 필요는 있다.

오늘 밤 KBS 에서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중 몇몇은 나처럼 이렇게 주절대고 싶을 거라고 본다.

로리 콜리어 감독은 처음 듣는데, 당연하게도 필모그라피에 이 작품밖에 없어서다.

주연인 매기 질렌할은 '어댑테이션'과 '세크리터리' 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쳐서 눈에 익긴 한데..

이 영화는 19세에 마약 남용과 강도죄로 붙잡혀 3년후 가석방으로 풀려난 셰리가 사회와 가족에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빠 부부가 양육하고 있는 자신의 딸 알렉시스를 보고 희망에 차기도 하는 셰리지만

그녀를 끌어안은 사회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냉혹한 법이다. 불안과 초조는 주위 사람들에게 전염되고,

다시 마약에 손을 댄 셰리는 오빠 부부에게 딸을 빼앗길까봐 딸을 데리고 도주할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결국 다시 오빠에게 돌아온 셰리는 자신이 알렉시스를 잘 키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지금도 도와주고 있지 않느냐는 오빠의 당연한듯한 대답에 '내가 스스로 부탁한 건 처음이야' 라고 흐느끼는 셰리.

이 감독의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영화 내내 이렇게 아련하면서도 따스한 느낌이다.

좋은 감독과 좋은 배우가 만나면 장면 하나에서도 풍부하기 그지없는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어설픈 감정선 자극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동질감에서 우러나오는 설득력이 영화를 지배한다.

제목대로 셰리는 알렉시스보다 더 세상물정 모르는 아기에 불과하다.

아기는 스스로 일어서려고 노력한다. 본능적으로.

세상은 영화에서도 나타나듯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일 없이 냉정하게 쏘아볼 뿐이지만

감독은 셰리와 세상 둘 다 사랑스러운 자식을 보듬어 주는 시선으로 말을 건내 준다.

멜로, 가족드라마를 장르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나지만 이런 영화에서는 위안을 얻는다.

아직도 놓치고 있는 수많은 작품들이 있겠지만 여전히 나는 이런 우연한 기회에 가끔씩 접할 뿐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대비하지 않았던 기쁨은 그 맛이 훨씬 진하고 달콤하니까.

늦은 밤에 멋진 영화 한편 발견한 기쁨은 로또 불발로 침울했던 마음에 시원한 박카스 한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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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안보셨다면 이 글을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스티븐 킹과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짝짝꿍이 잘 맞는것 같다.

쇼생크 탈출과 그린마일에서도 느꼈지만 이 감독은 스티븐 킹의 작품에 대단한 애착을 갖고 있는듯.

피터 잭슨 감독을 봐도 그렇듯이 이런 매니악한 내용을 멋있게 영화화 하는 좋은 방법은,
 
거의 팬덤에 가까운 원작에 대한 충성심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것이라고 본다.

결말부분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다.

호러영화로서 사람을 긴장시키게 할 수 있는 요소를 빠지지 않고 잘 갖췄다.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과 유사한 방식으로 써먹은 이 영화의 호러요소는 폐소공포증이다.

샤이닝의 오버룩 호텔에서 느꼈던 공포는 숨막힐듯한 대칭구도와 과장된 호텔의 끝없는 복도에서 오는

좌절감이라고 할까. 도망칠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없애버리는 절망적인 공간, 미스트에서는 말 그대로

'안개'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개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고, 아무리 사방이 탁 트여있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심리적 공포를 멋들어지게 살려냈다. 시스템이 마비된 상태 아래서 퇴화된 인간 본성이 얼마나 추악할 수

있는가 따위는 솔직히 안개 자체의 매력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이 영화는 굳이 머리 싸매고 인간의 추한 본성 따위를 고찰해내려 노력할 필요가 없는 영화다.

오히려 안개를 매체로 그런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데 중점을 줬다면 훨씬 식상해 졌을 것 같다.

뭐, 마샤 게이 하든이 연기한 광신도 아줌마의 열연 덕분에 그런 본성 탐구도 그리 부실하지만은 않지만.

척 하고 싶은 감독이 선택할만한 소재와 주제를 반대로 사용함으로서 호러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이행했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많은 분들이 느꼈으리라 생각하는 후반부의 생뚱맞은 음악이다.

안개는 안개만으로도 충분히 불안감을 심어주고도 남는데, 감정과잉된 음악이 판을 다 망쳐놓은 느낌이다.

여타 헐리우드 영화와는 크게 대조적인 엔딩 장면은 넷상에서 여러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모양.

개중엔 '조금만 더 침착하게 다른 차를 찾아보던가 기다려 보던가 하지 멍청하게스리' 따위의 평가를 늘어놓는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상당히 영화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 이유를 감독 탓으로 돌리기엔

조금 변명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마지막 엔딩 15분 이전까지 이 영화는 짜임새있는 전개로 관객을

휘어잡는데 충분히 성공했다고 본다.

어느날 갑자기, 어떤 정보도 없이, 안개 속에 고립되어 서로 죽고 죽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도망쳐나온 인물의

심리가 그렇게 커피 한잔 입가에 머금고 앞으로의 행동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주인공이 그런 적절한 대처로 일관한다면 그야말로 이 영화는 소재의 매력을 한꺼풀도 살리지 못하는 형편없는

C급 영화가 되어 버렸을 것이다. 개연성도 충분하다. 자신이 괴물에게 죽임당하는 것 만큼은 막아달라고 간청

하는 아들을 앞에 두고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은 차분히 다음 방법을 생각하는 것일까 권총을 겨누는 것일까.

태생부터가 손 쓸 수 없는 절망의 극한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자기 아들까지 쏴 죽이고

자신은 여전히 그 지옥에서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의 행동은 충분히 현실적이고 타당하다고 본다.

물론 그 장치를 만들어 놓은 감독의 짖굳음에 대해 관객이 한탄하는 거야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고.

그냥 안개 속으로 걸어가는 엔딩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감독의 의도를 고려한다면 이 최악의 베드엔딩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

생뚱맞은 음악만 제외하면 2008년을 여는 수작 호러로 평가하기에 손색이 없는 영화다.



P.S 영화관에서 발광하는 커플들 정신좀 차리자.

소리지르는것 까지는 뭐라 안하겠는데, 저사람 XX 되는거 아냐? 저사람 왜 저러지? 등등의 토론은

영화관 나가서 행복하게 식사하면서나 즐겨라. 그 남자친구 뱃가죽에서 거미새끼가 푹푹 튀어나오게 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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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영화관에서 떠드는 2MB 만큼이나 인간 덜된 놈들 때문에 머리가 돌아버리시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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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 (The Mist, 2007) :: 2008. 1. 12. 15:43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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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오랫동안 수납장 안에서 잠들어 있던 DVD 를 꺼내 감상했다.

나는 한국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다.

예전 쉬리가 극찬을 받으며 한국영화의 부흥기를 이끌기 시작했을때도 사대주의에 찌든 인간이라는 평만 들었다.

왜냐고? 쉬리도 재미없었고 JSA 도 재미없었고 실미도도 재미없었고 태극기도 재미없다고 말했거든.

조폭 양아치들이 배설하는 구수한 욕설도 나한텐 구역질나는 치장으로밖에 안보이고

여기서 웃으라고 감정선을 자극하는 씬에서는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올 뿐이다.

그런데 그 욕설가득한 영화중에서 유일하게 후하게 평가하는 영화가 둘 있다.

'복수는 나의 것' 과 '구타유발자들' 이다.

사실 두 영화 다 감상후엔 기분이 정말 더럽기 그지없어지고, 두 번 감상하기는 꺼려진다.

개인적으로 박찬욱 감독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복수' 빼고는 그의 감성과 상성이 안맞는 편이다.

하지만 내 감상과 평가는 별개다. 저 두 영화는 목적 자체가 감상자의 기분을 나락까지 떨어뜨리는 게 목적인 영화고

둘 다 그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능력을 갖췄다. 그럼 잘 만든 영화라는 얘기다.

폭력이 미화되지 않고 그 실체를 드러낼 때, 관객은 카타르시스가 아닌 역겨움을 만끽한다.

거기다 '구타유발자들'에서 드러나는 폭력의 실체를 보면 더더욱 눈을 돌리고 싶어진다.

관객 자신은 그 연쇄 속에 들어있지 않은 정상인이라고 굳게 되뇌며 자신의 불쾌감을 영화 탓으로 돌리기 바쁘니까.

하다못해 자신은 끝까지 힘없는 피해자일 뿐인 차예련 역에 걸맞다고 자위하겠지.

하지만 현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지 않는다.

자신의 현실에서의 배역이 차예련이라고 생각하시는 많은 분들.

그 배역이 현실에서 얼마나 비참하고 힘없는 존재인지 잘 생각해 보시라. 그건 주인공이 아니라 엑스트라다.

영화가 끝나면 역겨운 경험을 지워버리려고 노력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죽을때 까지 이어진다.

이 영화가 역겨운 이유는, 애써 잊어버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두시간동안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다.

박찬욱 감독과 마찬가지로 원신연 감독도 다음 작품인 세븐데이즈에서 나를 여지없이 실망시켜 줬기 때문에

앞으로도 크게 기대는 하지 않겠지만, 이 걸출한 작품을 남겼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오랫동안 회자될 수

있다고 본다.

P.S 이 영화에서 몸값이 가장 높았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밴츠. 1억 2천정도 들었다. 참고로 한석규는

개런티 5천만원만 받고 흔쾌히 촬영에 응했다. 이문식을 비롯해 연기자들의 연기는 부족한 극중 공간감과

개연성을 싸그리 짓뭉개버릴 정도로 놀랍기 그지없는 수준이다. 연기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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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유발자들 :: 2008. 1. 9. 00:25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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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의 추종자들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렸던 25주년 기념 감독판이 드디어 발매됐다.

사실 이 작품은 82년에 개봉해서 단 한번도 감독의 진정한 의도대로 상영되지 못한 저주받은 걸작이다.

82년 북미 개봉시엔 얼토당토 않은 나레이션과 라스트의 힘빠지는 해피엔딩 때문에 많은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그래도 소수 매니아들을 양산하기엔 충분할 정도로 작품이 가지는 힘은 대단했고,

개봉후 근 10년 가까이 이 작품은 매니아들이 열광해 마지않는 컬트 SF로 존재했었다.

하지만 1989년 워너브라더스의 창고 안에서 이 작품의 오리지널 러프컷 필름이 발견됨으로 인해 매니아들은

극도의 흥분에 휩쌓였다. 이 러프컷은 데커드의 나레이션과 쓸데없는 엔딩이 없어진 진정한 전설의 희귀본이라는

소문과 함께 흥행참패 후 음지에서 세력을 키우던 블레이드 러너 매니아들의 마음에 도화선을 당겼다.

하지만 감독인 리들리 스캇은 이 러프컷은 결코 자신이 원한 감독판이 아닌, 미편집본에 불과하다며 92년에

일단 감독판을 다시 제작해서 출시했다. 그런데 이것 역시 촉박한 시간 제한과 기술적 한계로 인해 그의 진정한

의도를 나타냈다기엔 미흡한 버전이라고 감독 자신이 선언을 해 버렸다.

2007년 극장 개봉 25년 만에 드디어 감독 자신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편집과 보정을 거친 Final Cut 이 발매되었다.

블레이드 러너 매니아들은 올해를 자기 생애 가장 기쁜 해 Best 10 에 넣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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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박스한정판은 국내에 DVD 버전밖에 들어오질 않아서 결국 DVD 한정판과 함께

블루레이 수입판까지 따로 구입을 해 버렸다. 한정판에 들어있는 유니콘.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 유니콘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금새 알아차리겠지.

물론 지독한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영상적 기법의 극대화를 통해 드러낸 작품이 비단 이것뿐만은 아니다.

이 작품 역시 원작자 필립 K. 딕과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의 영향을 받았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을 위의 두 작품보다 더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감독의 집념에 가까운 역량이 이 영화에

기분나쁘고 질척한 웅덩이같이 헤어나올 수 없는 마력을 주입시켰기 때문이다.

스타워즈(77) 이후로 이만한 시각적 충격을 선사해 준 작품이 과연 있었을까. 이 영화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일반인들도 영화 도입부의 거대한 불기둥을 뿜어내는 지옥과도 같은 도시의 상공을 보여주는 장면과

반젤리스의 음악에 대해서는 '보여주면 기억할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촬영했을지

상상할 수도 없는 82년작 블레이드 러너의 시각효과는 SF의 예술성을 50년 전부터 개무시해오던 자칭 평론가

들의 콧대를 E.T 와 함께 더블카운터로 꺾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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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호회 회원분들이 아닌 한, 지금 이 영화를 같이 보자고 하면 지루하고 암울해서 나를 욕할 친구들이 대부분.

하지만 고전을 감상한다는 느낌을 가질 필요가 없는것이 이 작품의 장점이다. 2007년을 살면서 이 작품이

보여주는 이상으로 인간의 본질에 대해 고찰해 본 사람이 있을까? 시각, 청각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으려면 영화 속 모든 장치들이 유기적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이 작품은

철저히 지키고 있다. 더 이상의 디스토피아는 없을 정도의 배경(파이널 컷에서는 색보정을 통해 더욱 더 이런

암울함이 극대화되었다)과 함께 대사와 행동의 함축성이 모자라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게 조화를 이루어 낸 결과는

더할 수 없는 절망적인 세계의 창조였다. 이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베어나오는 절망과 슬픔의 감정은

어떤 가식도 없이 순수하기 때문에 작품은 더욱 빛을 발한다. 가장 인공적일수 밖에 없는 SF에서 더할 수 없는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 것. 이것이 내가 블레이드 러너에게 바칠 수 있는 칭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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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재미있게 사는 법 -> 머리에 아무것도 든것 없이 사는 것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법 -> 사전지식 하나도 넣지 말고 가는 것

이번엔 덕분에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알고 봤다면 분명히 아쉽기 그지없었다는 감정이 앞었음에 틀림없다.

천운이 겹친 것이, 오메가 맨은 봤어도 그 원작소설 이름이 'I AM LEGEND' 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이 작품이 오메가 맨과 같은 원작 리메이크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

덕분에 극장용 예고편 한편만 보고 갔던 터라 좀비(?)가 나오는줄도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관람이 가능했다.

상당히 좋아하는 작품 '콘스탄틴'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가 만들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보러 갔다.

황량한 뉴욕 시티의 모습을 절제된 시각으로 표현한 초반부도 마음에 들고

상영시간의 80% 가까이 원맨쇼하면서도 저절로 고개를 끄덕일만한 연기력을 보여준 윌 스미스도 만족 만족.

하지만 상을 받는다면 사실은 윌 스미스보다는 샘에게 주는것이 타당할 정도로 샘의 연기력은 최고였다.

영화 최고의 명장면은 샘의 사망 후 마네킹에게 말을 거는 네빌의 모습이다.

네빌은 감염자들을 좀비로 취급하지만 사실 죽어있던 사람은 네빌 자신이었다.

10년째 얼굴 한번 보지 못하는 친구가 해외에 나가 있을 때도 그 친구는 살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어제 이야기를 나눈 친구가 죽어버리면 그 친구와는 영원히 대화를 할 수 없다.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죽음의 의미는 바로 이 소통의 단절이다.

영화가 시작되고 3년간 감염자들은 동족끼리 함께였지만 네빌은 혼자였다.

마네킹에게 말을 거는 장면이 압권인 이유는 바로 그 이유에서이다.

죽음이란 개념을 이렇게 직설적으로 느끼게 해 주는 장면은 정말 드물다고 생각했다.

이 장면의 임팩트가 워낙 강렬했던 탓에 오히려 결말이 더욱 한심하게 느껴졌지만,

충분히 재밌게 즐길만한 좋은 작품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을 만드는 감독이 아니라서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는 그런 타입이 이 프란시스 로렌스라는 사람의 작품이니까. 콘스탄틴도 그랬고.

어째 콘스탄틴이나 나는 전설이다나 전부 원작의 팬들에게는 철저히 욕먹는 작품인 듯.

원작이 있는 소설을 영화화 하는게 그래서 어렵나보다. 반지의 제왕 같은 케이스는 정말 희귀 그 자체.



P.S 밥 말리의 음악은 같은 곡이 극중 여러번 플레이 되지만 각 장면마다 전해주는 느낌이 틀린 점에 주목.

      시대의 위대한 아티스트 밥 말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 것만으로도 영화속 전리품은 두 팔 한가득.

      부모님과 함께 IMAX 관에서 관람했는데 이건 크나큰 실수였다. 화면이 너무 커서 어머니께서 멀미로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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