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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8.24  대구국제재즈축제 - 요디제 뽕 디스빠레 10
  2. 2012.08.24  대구국제재즈축제 - 호리 히데아키 트리오 14
  3. 2011.08.27  제4회 대구 재즈축제 -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 18
  4. 2011.08.27  제4회 대구 재즈축제 - 이바디 16
  5. 2011.08.20  제4회 대구 재즈축제 - 정중화 & JHG 6
  6. 2011.08.18  제4회 대구 재즈축제 - 애쉬튼 무어 퀄텟 14

 

호리 히데아키 트리오의 공연이 끝나고 다음 공연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생판 듣도보도 못한 '요디제 뽕 디스빠레' 라는 의미불명의 문자가 공연안내서에 적혀있군요.

악기는 전부 사라지고, 조명기기와 노트북, 일렉트로닉 믹서가 준비되는 것을 보고 아주 약간은 감을 잡았습니다.

 

사실 이번 공연은 재즈라는 장르와는 거의 관계가 없지만, 이곳이 'Art Factory 청춘' 이라는 공연장이다 보니

오늘 밤 신나게 한번 청춘을 흔들어보자는 의미에서 기획하셨다는 듯. 오늘밤은 재즈축제의 전야제 같은 성격이니까요.

 

 

저는 청춘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엔 좀 늙었고, 겉모습은 중년을 넘어서는 위엄을 보이며, 태어나서 한 번도 클럽에 가본적이 없는고로

사막 한가운데 떨어진 듯한 기분이었습니다만, 일단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으니 순수하게 프레스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자고 다짐합니다.

 

 

 

본명은 모르고, DJ 이름이 '요디제 뽕 디스빠레'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평범한 조명아래선 지극히 평범해 보이시는 분이 조금 쑥스러운 듯 인사를 합니다.

조금 전까지 놓여있던 의자와 테이블은 전부 치워버렸고, 넓직한 홀이 만들어졌네요.

관객들은 모두 스탠딩 상태로 대기중입니다. 앞으로 일어날 광란의 시간에 동참하기 위한 준비자세인듯 합니다.

 

영화 등에서 간접 경험한 클럽 분위기를 떠올려보면, 아마도 엄청 어두운 곳에서 현란한 광선이 홀을 매우는 그런 모습일 것 같아서

어두운 망원렌즈로 담을 수 있는 사진은 없다고 판단하고, 혹시나 싶어 가져온 35mm 단렌즈를 장착합니다.

어차피 AF 따윈 맞지도 않을테니 수동렌즈라고 해서 어려운 건 없겠군요.

 

 

 

춤추는데는 관심이 없지만 이것저것 잡지식을 머리에 집어넣는걸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예전에 DJ에 대해서 조금 들어본 기억이 있군요. 이게 쉬워보여도 사실 예술의 경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숙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일단 분위기를 띄우는건 DJ 분의 역할이니, 조명이 돌변하고 나서 힘차게 스타트합니다.

 

 

 

그런데 관객들이 몸을 좀 움찔거리기도 전에 장비 에러로 잠시 중단되어 버렸네요.

DJ 분이 굉장히 뻘쭘하시겠지만, 아날로그가 아닌 풀 디지털 믹싱이다 보니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겠죠.

 

 

 

세팅이 다시 완료되고 본격적으로 디제잉이 시작됩니다. 까페를 가득 채우는 비트와

카메라 센서를 작살낼듯한 강렬한 조명이 분위기를 돌변시키는군요.

 

과묵한 신사의 나라 대구라서 그런지 선뜻 홀 중앙으로 돌격하는 분들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익숙한 듯 금새 리듬 타시는 분들이 몇몇 보입니다. 저하고는 사는 세상이 다르네요.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싶지만, 스트로보 없이 이곳에서 사진을 촬영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마 프레스용 최고 플레그쉽에 F1.4 정도 되는 단렌즈라면 간신히 촛점 맞출 수 있을지도.

 

어차피 육안으로 봐도 뭔가 눈앞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정도밖에 보이지 않으니

사진도 그런 식으로 나와주는게 정상이겠죠.

 

 

 

수동렌즈라서 촛점도 대강 맞추고 그냥 셔터를 눌러재끼면 됩니다.

왠지 이렇게 찍는게 초상권 신경쓸필요도 없고 좋군요.

디제잉이 그렇겠지만, 다양한 음악과 비트가 묘하게 계속 연결되어 끝이 없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렇게 음악에 맞춰 끝없이 흔들어 대는게 청춘의 에너지일까요.

 

 

 

저는 이쪽 방면에 경험이 부족해서 디제잉 실력이 어떤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셔터를 누르고는 있습니다만 마음은 붕 떠서 나는 어디? 여긴 누구? 상태입니다.

 

 

 

가끔씩 제대로 된 듯한 사진도 좀 남겨주고.

DJ 분께서 저런 포즈를 잘 취하시길래 타이밍 맞춰서 한번 담아봤습니다.

왠지 플래툰 생각이 나긴 하네요.

 

 

 

춤추기 싫은데 억지로 추실 일은 없을테고

다들 재미있게 방방 뛰면서 비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좋아서 추는 거라면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칼로리 소비도 되고 나쁠거 없군요.

 

 

그래도 여전히 쑥스러운건 쑥스러운지, 홀 중앙에는 어지간해서는 사람들이 잘 안서는군요.

가끔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용감하게 뛰어드는 분들이 있긴 하지만 효과는 미미합니다.

 

방금 전까지 재즈 듣던 곳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알콜의 힘을 좀 더 빌려야 할런지.

 

 

 

그래도 분위기 좋을대는 기차놀이도 하면서 재밌게들 노시더군요.

전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데 흡수될 수 없는 성격이고, 애초에 흡수되려고 노력하는 성격도 아니라서...

 

그래도 뭔가 웃으면서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는건 좋아합니다. 남들 웃는 모습 보는게 기분나쁠 리가 없죠.

 

 

 

대구 국제재즈축제는 여러 젊은 자원봉사단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활동명은 '쟈스지기'입니다.

이 쟈스지기 분들도 신나게 흔들어 대시고, 촬영 맡으신 분은 이동하면서 마구 난사를 하시더군요. 재미있는 사진이 나올 듯.

 

사실 이런 공연에서는 스트로보 마음껏 터트려도 뭐라 할 사람 없겠지만, 애초에 갖고 오질 않았으니 뭐.

 

 

 

강렬한 조명은 디지털 카메라 센서에 별로 좋지 않죠.

강한 인공광원은 센서 표현의 범위를 넘어서 이미지가 깨지는 현상이 발행합니다만

이 상황에서는 왠지 이런 이미지가 더 어울리는군요.

 

 

 

그래도 DJ 분은 정상적으로 찍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한 번도 제 인생과는 관계가 없었던 공간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재즈와는 관계없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네요.

 

 

 

마지막으로 장노출 한번 남겨봤습니다. 당연하지만 사람 몸에서 빛나는게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의 유령처럼 나왔습니다만, 이것도 당시의 불타는 청춘이라는 느낌을 표현하는데는 괜찮은 것 같네요.

 

 

 

12시가 넘어서 공연장을 나왔습니다만, 들어갈때는 멀쩡했던 하늘이 나갈 때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군요.

우산을 갖고 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냥 장대비를 맞으면서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집까지는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니 별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카메라 가방도 방수기능은 갖추고 있으니 뭐.

눈뜨기 힘들 정도로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김광석씨의 모습이 이 빗줄기와 너무 어울리는 바람에

후다닥 카메라를 꺼내서 한 장 담아낼 수밖에 없었네요. 음악이 넘치는 하루였습니다.

 

 

어김없이 대구국제재즈축제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여행중이었던 2010년에는 관람하지 못했지만 그 외엔 대강대강 보러 가던 공연인데요.

작년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덕에 재즈축제 규모도 상당히 커져서 화려한 여름밤을 보낸 기억이 납니다.

 

올해는 일단 육상대회도 끝이 났고 해서 규모는 작년에 비해 조금 아담해 진 편입니다만

여전히 상당한 실력파들이 여기저기서 참가해 주시는 덕분에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번에는 대구에 특화된 문화이벤트 소설커머스 사이트인 '이놀자'에서 전 공연 무료관람, 사진촬영이 가능한 프레스 데뷰어 안내를 해주셔서

작년과 달리 좀 더 정식으로 활동하면서 마음껏 재즈를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습니다.

프레스라고 해도 수성아트피아 공연 외에는 원래 촬영에 문제가 없는 공연들이라서

가끔 공연에 너무 몰입하다가 촬영하는걸 까맣게 잊어버리고는 했는데, 이번엔 정식으로 데뷰어 자격을 얻었으니 자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공연을 무료 관람 + 프레스 자격을 얻는 대신 제가 제공해야 할 것은 이렇게 블로그에 리뷰 쓰고, 태그와 제목에 규정 단어 넣고

데뷰 배너를 포스팅에 삽입하는 것 정도입니다. 처음 해보는 거라 생소하네요.

 

 

이렇게 넣으면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6일간 여러 장소에서 펼쳐지는 이번 재즈축제의 첫 단추는 'Art Factory 청춘'에서 시작하는군요.

원래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전야제를 하는 날이기도 했는데, 대구가 하필 이날부터 비가 들이붓고 있어서

실제로 축제의 스타트라인은 이곳에서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제 서식지와 매우 가까워서 편리한 곳인데, 대딩때 홍대 근처에서 익히 보아오던 까페형 공연장입니다.

열악한 면이 많았던 홍대 지하까페보다는 훨씬 넓직하고, 제대로 된 까페 시설도 갖추고 있어서 음악과 커피를(혹은 맥주를) 즐기기에 부담없는 곳이네요.

물론 음향시설이야 수성아트피아 같은 곳과 비교할 수 없지만, 관객과의 거리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이런 곳이

오히려 재즈공연과는 더 어울리는 법이죠. 작년엔 이런 곳에서의 공연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올해는 시작부터 느낌이 좋습니다.

 

 

 

이곳의 담당자분이신듯 한데, 공연 시작하기 전에 간단하게 참여 그룹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처음엔 사람이 별로 없더니 차근차근 모여서 홀을 꽉 채우더군요.

촬영하는 입장에서는 동선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곳이라서 난감하지만, 재즈 공연 즐기는데는 특화되어 있으니 뭐.

 

 

 

재즈 색소포니스트 홍순달씨가 첫 번째 그룹인 호리 히데아키 트리오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니다.

한국에서도 인지도 높지만, 홍순달씨는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중이시라서, 이번 트리오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군요.

 

전 호리 히데아키라는 분을 들어본 적이 전혀 없어서 대체 어떤 타입인가 궁금증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대구 재즈축제와 상호관계를 맺은 일본의 스미다 재즈축제도, 말만 많이 들었지 가본적이 없네요.

 

 

 

홍순달씨의 설명으로는 떠오르는 신예중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가진 분들이라고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쪽 밴드들과 달리 뭔가 쑥쓰러운지 살짝 인사하고 후다닥 자리를 잡아 들어가는 트리오 분들.

리더인 피아노의 호리 히데아키씨는, 홍순달씨가 서태지 닮았다고 하셔서 기대했는데 피아노 위치상 얼굴이 안보입니다.

 

피아노와 컨트라베이스, 드럼으로 이루어진 훈훈한 밴드로군요. 훈남 세명이라서 더욱 훈훈한지?

 

 

 

제 카메라는 요즘 나오는 입문형 카메라보다도 고감도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녀석이라서

특히나 이런 어두운 실내공연 촬영은, 부탁받는게 이쪽에서 죄송할 정도로 결과물이 형편없습니다.

원래 주로 찍는게 주광 사진인 탓에 카메라를 고감도에 강한 녀석으로 바꿀수도 없고.

 

초대해 주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사진들 뿐이지만 그래도 어쩌겠나요. 열심히 올리는 수 밖에.

 

 

 

호리 히데아키씨는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자꾸 궁금증만 더해갑니다.

처음 접하는 밴드라서 첫 곡이 인상을 결정짓는데 큰 역할을 하죠.

뭔가 듣고 있으면 생김새에 딱 맞는 스타일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종종 발랄한 느낌이 들지만 기본적으로 차분하고 섬세한 느낌이군요.

 

 

 

드럼을 맡고 있는 우미노 슌스케씨입니다. 왠지 여자사람한테 다정할 것 같은 얼굴.

이 트리오는 멤버들이 전부 동안이신 듯 한데, 우미노씨가 79년생으로 가장 어립니다. 아까 얼핏 본 바로는 호리 씨가 더 젊어보였는데...

표정변화가 다양한 분이신데 제대로 잡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네요.

 

 

 

베이스의 타카세 히로시 씨는 멤버중 가장 연장자인데, 나이차가 8~9살이나 나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군요.

타카세 씨의 멍한 눈빛이 의도와는 달리 찍힌 것 같지만, 재즈의 눈빛교환을 보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입니다.

 

유럽쪽 밴드에 비해 아시아쪽의 재즈 밴드들이 확실히 호흡 맞추기에서 능숙한 느낌입니다.

멤버 개개인의 개성은 유럽 쪽이 좋은데, 협동이라는 면에서는 이족이 더 능력을 발휘하는 듯.

사실 이것도 개인 실력이 상당히 뛰어나야지만 제대로 된 음악이 나오니, 이분들 상당히 실력자입니다.

 

 

 

베컴머리의 타카세 씨가 여러가지로 눈에 잘 띄는 편이군요.

유머감각도 풍부할 듯 하시고, 얌전한 옷차림 하신 다른 두분과는 달리 패션 감각도 남다르고, 거기다 컨트라베이스의 위용까지.

 

반대로, 타카세 씨와 눈 맞추느라고 자꾸 고개를 저쪽으로 돌리는 호리 씨는 여전히 한 번도 얼굴을 잡질 못하고 있습니다.

공연장 반대편으로 가면 담을 수 있을까 싶은데, 홀이 관객으로 꽉 찬 상태라서 동선 확보가 힘드네요.

촬영차 오긴 했어도 저 역시 기본적으로 공연 즐기러 온 사람이기 때문에, 방해받고 싶지도 않고 방해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사진이야 남길 수 있을만큼만 남기고 음악 감상하는게 좋을 듯.

 

 

 

아주 잠깐씩 얼굴이 보일듯 말듯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차피 느긋하게 기다리다 보면 곡이 끝나고 인사할 시간이 있으니 별 문제는 아니지만.

동네 빵집에 빵사러 나온듯한 편안한 옷차림으로 부담되지 않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데

저보다 나이가 많다는게 사실 믿어지지 않는 얼굴이군요.

 

한국에 처음 오는데, 요즘 독도문제때문에 시끄러워서 그런지 겁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이 트리오의 연주는 뭐랄까, 사이도 좋고 화합도 잘 되고, 종합적으로도 참 세련되고 기교있는 느낌을 주는데

한국에서의 첫 공연에 대한 부담인지, 원래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그 자연스러운 앙상블때문에 살짝 단조롭다는 느낌도 듭니다.

 

호리 히데아키씨 홈페이지를 둘러보던 도중 어마어마한 스케쥴표를 보고 이래도 되는건가 싶었는데, 한달에 공연 없는날이 2~3일 밖에 없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스미다 재즈축제 공연 마치고 바로 한국으로 날아오셔서 정신없을 듯 한데, 이 정도 조화를 이뤄내는것도 대단할 따름이네요.

멤버들이 기본적으로 탄탄한 실력이라서 연주에는 큰 무리가 없겠지만, 그 때문인지 좀 더 장난끼있고 현실감이랄까... 그런 느낌이 약간 부족한 듯 합니다.

 

 

 

사실 매번 이 멤버로 공연하는것도 아니라서 딱히 리더라고 할 만한 위치도 아니겠지만

이 트리오는 정말로 어느 한쪽이 튀는 일 없이 자연스러운 음악을 들려줍니다.

살짝 어두운 까페에서 술 한잔이나 커피 한잔과 함께 느긋하게 앉아서 감상하기엔 더없이 적합한 밴드라는 느낌.

 

촬영 동선이 이렇게 제한될줄 알았으면 저도 일찌감치 자리 하나 만들어놓고 앉아서 촬영해도 문제가 없었을 것 같네요.

좀 돌아다녀 볼까 해서 자리잡지 않고 서 있었는데, 서 있어봤자 움직일 공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연주에서는 리더가 필요없지만, 타국에서 긴장 타며 멤버 소개할 때가 리더의 역할이 빛나는 듯 합니다.

사진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앳되보이는 호리 씨의 얼굴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옆에 같이 서있으면 아마 저 멤버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로 보일 자신이 있을 정도로.

참고로 컨트라베이스의 타카세 씨와는 10년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제가 더 늙어보여요. 이건 자랑할일은 아니지만.

 

쑥쓰러운듯 열심히 준비해온 한국어로 인사하는 호리 씨의 모습은, 아마 공연장에 계신 분들 전부 응원해주고 싶게 만드는 오오라가 감도는 듯 합니다.

처음엔 얼핏 여성분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으니,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남자란 이런 느낌인가 싶었네요.

 

한일관계가 영 뒤숭숭할때 찾아온 데다가, 무뚝뚝하기로는 둘째가기 서러운 대구에서 첫 공연을 하니

여러가지로 긴장 타지 않을 수 없겠지만, 관객들이 편안하게 맞아주었으니 아마 인상은 나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인지도가 제로인 그룹이기도 하고, 언어적으로 어려움도 있고 하니

중반부부터 든든한 원군이 둘이나 참가하셨습니다. 대구재즈축제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시는 박라온씨와 색소포니스트 홍순달씨가 참전.

 

사실 제가 박라온씨보다 어리지만, 표면나이로는 홍순달씨와 형님아우 해야 할 정도로 삭아보이기 때문에

홍순달씨를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동안 포스를 푹푹 풍기는 이 조합은... 촬영을 하고 있어도 왠지 안구에 습기가 차는 듯 하네요.

 

 

 

홍순달씨는 예전에 딱 한번 라이브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정말 보통 분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은 금방 들 정도로 색소폰의 음색이 부드럽습니다.

 

저도 소프라노 색소를 조금 배웠기 때문에 더욱 친근하기도 하구요.

지금 밴드 조합으로는 단숨에 앞으로 치고나올 수 있는 위치임에도 욕심부리지 않고 홀 전체에 소프라노 색소의 음을 방향제처럼 깔아주십니다.

 

 

 

라온씨는 대구 재즈축제 오시는 분들이라면 이제 모를사람이 없을 정도로 매년 열심히 도와주시는군요.

호리 히데아키씨와 동갑인데, 두분 다 제 표면나이를 비참하게 깔아뭉게는 동안이시라...

 

재즈 보컬리스트중에서도 두드러질 정도로 미성을 가진 분이라서, 정교한 느낌을 주는 호리 트리오와 맞물리니 효과가 좋습니다.

 

 

멤버가 늘어나니 당연히 음도 풍족해지고 다들 기분이 조금씩 들뜨는 듯 합니다.

라온씨의 목소리는, 눈을 감고 듣다보면 왠지 악기 연주소리처럼 들려오는 듯 해서

피아노의 호리 씨가 좀 더 마음껏 뛰어들어도 어느 한곳이 비지 않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군요.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라온씨가 진도 아리랑을 재즈풍으로 들려주시니 분위기가 좋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독도문제는, 국민들의 생각과는 달리 굉장히 정치적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은데

재즈라는 이름 아래 모인 아티스트들 사이에 그런 문제는 음악 너머로 날려버리는게 좋겠죠.

 

 

 

라온씨의 흐름을 읽는 능력은 참 감탄할만 합니다.

수성 아트피아에서 매번 Jazz & Story 라는 제목으로 관객지향적인 공연을 꾸준히 해 오고 계셔서

스토리텔링에 익숙하다는 장점을 살려서 대구 재즈축제에도 꾸준히 참가해 주시는데요.

 

역시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도 훌륭합니다.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대구 재즈축제 기간중에도 노래 좀 많이 불러주시면...

 

 

 

홍순달씨의 티셔츠 하단을 잘 보면, 스미다 재즈축제 관련 활동도 활발히 하고 계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쪽 활동을 많이 하시다 보니 한국에서 그렇게 자주 만나뵐 수 있는 분은 아니지만

타이밍 나쁘게도 내리는 폭우때문에 첫단추를 소소하게 시작한 이번 재즈축제에서 귀중한 한 축을 담당해 주셔서 다행이네요.

 

오랜만에 들어보는 프로의 색소 소리에 잠시 카메라를 놓고 둥둥 떠다니며 감상중입니다.

 

 

 

공연촬영은 제 전문이 아니라서, 항상 카메라 성능에 발목을 잡히곤 하는데요.

못난 찍사가 장비탓을 하는 것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제 카메라의 고감도 성능이 워낙 떨어지고

망원렌즈도 주광 야외촬영용이라 조리개값이 많이 어두워서, 실내 공연촬영엔 정말 최악의 조합이라서 말이죠.

 

ISO도 1600 까지가 한계고, 최대 조리개값도 F5 밖에 되지 않아서 이 정도로밖에 담아드리지 못하는게 그저 죄송할 뿐...

예전에 쓰던 D3 가 있었다면 훨씬 잘 담아드릴 수 있겠지만, 어쩌겠나요. 주제넘게 데뷰어 신청을 했으니 힘닿는데까지 노력해야죠.

 

 

 

소리에 힘이 있어도 과하게 폭발시키지 않는 라온씨는 동작도 그리 크지 않아서

임팩트있는 장면을 담는게 쉽진 않군요. 밝은 곳이라면야 연사라도 날려보겠지만 여기서는 감상에 방해도 되고 하니.

 

 

 

멤버들간에 웃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기분이 좋습니다.

몇몇 밴드들은 이상할 정도로 긴장해서 얼굴이 굳은 상태에서 연주하는 경우가 있어서

재즈공연에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큰 마이너스죠.

 

 

 

라온씨가 다시 한번 트리오를 소개합니다. 일본에서 굉장히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하시네요.

조만간에 두분이서 합작한 앨범도 나온다고 합니다. 음악적 분위기가 잘 어울릴 듯 합니다.

앞모습 좀처럼 보기 힘든 호리씨라서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단체샷이라고 해 봤자 겨우 이정도밖에 건진게 없네요.

뒤로 더 물러날수도 없고 해서.

 

 

 

마지막 곡 나갑니다. 라온씨 앨범 수록곡이라고 하네요.

중간중간 자유분방한 비밥이 들어가는데, 색소폰이 절묘하게 따라가 주는게 흥을 돋굽니다.

일본 트리오분들은 공연 바로 전날에 한국에 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을터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높군요. 라온씨와 호리씨는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으니 괜찮을려나?

 

 

 

기왕 오셨으니 좀 더 길게 공연하시면 좋을 것 같지만 다음 공연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 정도에서 끝냅니다.

촉망받는 신예는 첫 소개를 듣고 과연 어느 정도일까 기대했는데

삼심대 중반의 나이에 이 정도로 완성된 연주를 들려주는 것을 보고 살짝 놀랐습니다.

 

살짝이라는 단어는, 연주가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곳에 초청받아 올 정도라면 보통 수준은 아닐거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집어넣은 멘트라고 생각하시면 되겠군요.

점점 무르익어 갈 호리 씨의 연주가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내년 재즈축제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아님 제가 스미다 재즈 스트리트에 한번 가보는것도 좋겠네요.


이번 공연의 사회자도 여전히 라온님과 오성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제가 이분들 사회 할때만 골라서 간 건 아니죠?


26일 공연의 두 번째 주자는 프랑스에서 날아오신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입니다.
역시 처음 들어보는 트리오라 어떤 음악일까 멍하니 서 있었는데
뭔가 등장부터가 예사롭지 않더군요. 멋들어진 역광 속에서 스윽 등장하는 분위기가.


이런 걸 두고 Amazing! 이라고 하겠죠. 오프닝 부터가 이미 파격적이었습니다.
종잡기 힘들 정도로 넘나드는 장르와 코드, 좀 더 과장하면 전위예술에 가까운 바리에이션이 귀를 놀라게 합니다.
트리오라고 해도 웬만한 퀄텟이나 퀸텟을 능가하는 풍부한 음을 들려줍니다.


선입견인진 모르겠지만, 이것이 Made in France 인가! 싶을 정도로 신선한 음악이었네요.
세분 모두 저보다 어린 나이인데... 실험정신과 발랄함, 거기다 기본을 잊지 않는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되어
국내 공연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독창성 가득한 연주를 들려주셨습니다.


피아노의 레미 파노시앙씨와 베이스의 막심 델포르테씨.
파노시앙씨는 편집증 환자같은 포즈로 건반을 두들기다가도 변화무쌍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시더군요.
베이스의 델포르테씨는 뭐 파노시앙씨에 비하면 얌전했지만 어디까지나 '비하면' 입니다.


한국어도 조금 연습해 오셨더군요.
그들의 신선함에 마음이 움직인 건 저 뿐만이 아니었는지, 박수와 환성소리도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드럼의 프레드릭 페티페레즈씨. 파노시앙씨와 더불어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많이 선보여 주셨습니다.
세분 모두 꽤나 훈남이신데... 장난끼가 아주 풍부한 듯. 음악에서 '코믹스러움'이 아주 팍팍 느껴지더군요.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뜻밖의 수확을 거둘 때의 기쁨은 평소의 따불이나 따따불이 되죠.
프랑스의 피아노 트리오라고 해서 가슴 느긋해지는 전원풍의 재즈를 기대했던 저의 안이한 정신을 후려갈겨줬습니다.

즉흥성과 불협화음의 조화를 바탕으로 하는 재즈의 넓은 포용력조차 뛰어넘을 정도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방향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들의 연주는 멋지다고밖에 할 말이 없네요.


그 장난스러움 만으로는 이런 완성도있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없겠죠.
기본기로 따져도 탄탄하기 그지없고, 트리오 모두 앞서다 뒷서다 하면서도 과하게 튀어나가지 않습니다.


단순히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것만이 아닌
동작과 몸짓도 함께 포함해서 트리오 전체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능력에는 감탄했습니다.
'이것이 젊음인가' 라는 대사가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네요.


마지막 연주가 가까워지자 점점 연주도 파격적이 되어갑니다. 시작부터 파격적이었지만.
정말 이 정도로 임팩트가 큰 피아노 트리오를 오랜만에 들어보는군요. 즐겁기 그지없었습니다.


파노시앙씨는 아예 피아노 현을 튀겨가시는군요.
기타인가 피아노인가?


타악기로도 트랜스폼!
힘줄이 튀겨지고 몸통을 사정없이 두드려맞는 피아노가 좀 불쌍하긴 하지만 이것도 모두 예술을 위해서입니다.


앵콜 두 곡정도는 더 부탁하고플 정도로 질리지 않는 연주를 들려준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였습니다.
다음에 내한하면 꼭 한번 더 들으러 가야겠습니다.


그저 무료 공연을 즐기게 된 것이 즐겁고 고마워서 슬쩍슬쩍 올린 사진인데
대구 재즈축제측에서 수성 아트피아 공연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김중화 집행위원장님과 김유림 기획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수성 아트피아까지는 보통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넉넉잡아 40분 전에 출발했는데
정말 어마무지하게 도로가 막히더군요. 가서 인사나 하고 기다리지 생각했었는데
왠걸 공연 시간에서 5분이나 늦어버렸습니다.

초대까지 해주셨는데 죄송하기 그지 없더군요. 김유림님 보고계시면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ㅡㅡ;

사진은 공연장 맨 뒷쪽에서 촬영가능하다고 하셔서 좌석표는 받았지만 그냥 뒤에 서있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촬영 불가인데 특별히 스탭증까지 넘겨주셔서 무난히 촬영 가능했네요.

운이 좋아서 슬쩍 들어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덕분에 공연은 놓치지 않고 전부 감상할 수 있었군요.
첫 번째 공연의 막은 클래지콰이의 호란씨가 참여해서 화제가 되고있는 그룹 이바디 입니다.



음, 제 음악 취향이 호란씨와 그렇게 어울리는 편은 아니지만
기괴한 매력이 살아숨쉬는 코믹스 '에밀리 더 스트레인지'의 번역활동도 하셨고
음악 외적인 부분으로도 참 매력적인 분이구나 해서 관심 갖고 있었던 분이죠.


이바디는 보컬의 호란씨, 드럼의 거정씨, 베이스의 저스틴 김씨로 이루어진 밴드입니다.
호란씨가 소개할 때 이바디가 아니고 삼바디라고 말씀하신 대로(?)
2 + Body 라는 뜻이... 라고 설명하면 또 믿어버릴분이 계실까봐, 그게 아니고

'잔치'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라고 하네요.

게스트로 출연해주신 기타와 키보드 분께서도 멋진 음색을 들려주셨습니다. 이젠 오바디라고 불러야 할까요.


아트피아 공연장 제일 뒤에서, 그것도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이라
딱 제 카메라 장비에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네요.
고감도 노이즈 쩌는 구박이에 최대 조리개값이 5.6 밖에 되지 않는 구닥다리 망원렌즈 하나로
감도 최대한 올리고 노출 최대로 낮춰서 어찌저찌하게 겨우 건져낸 사진들이 요런 것들입니다.

개인 블로그에서 취미로 올리는 것이니 뭐 이 정도면 혼자서 그럭저럭 감상은 가능하겠지만
초대해 주신 주최측에겐 죄송할 따름이네요. 그저 이렇게 포스팅 열심히 해서 홍보라도 해 드려야...


클래지콰이 앨범도 그리 유심히 들어보진 않았고, 이바디라는 그룹의 음악은 이번이 첫 감상이라
섣불리 판단하긴 힘들지만, 클래지콰이와는 방향성이 상당히 다른 음악을 들려주셨습니다.

상당히 차분하고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음악이 주가 되었는데요.
호란씨의 나른하면서도 호소력있는 보컬이 굉장히 잘 어울리더군요.


중간중간 솔로 파트로 들어갈 때면 가슴이 뜀박질 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차분하고 감성적인 음색을 들려주셨습니다.
호란씨의 몽환적인 음색에 자칫 느슨해 질 수도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올려줄 곳은 확실히 올려주는 느낌을 받아서 만족했습니다.


거정씨는 드럼도 치시고 기타도 치시고...

여담이지만, 두 번의 야외 공연에 비하면 수성 아트피아는 음향시설이 워낙 빠방해서
음악 감상에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사운드가 전혀 다르군요.

하지만 야외공연은 그 나름대로 관객과의 소통도 편리하고 분위기 타기 좋기 때문에 둘 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이겠죠.
조금 많이 시끌벅적했던 동성로 야외공연을 제외하면 어느 쪽이든 재즈라는 음악을 즐기기엔 더없이 훌륭한 기회였습니다.


이바디의 음악은 잠깐 눈을 감고 감상하는게 더 좋았다는 느낌입니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부들부들해 진다고 할까요.


보컬이 있는 그룹이라서 당연하겠지만
조명이 호란씨에게 좀 집중되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촬영시에는 조금 아쉬웠네요.
그저 사진이 잘 찍히지 않은 본인의 개인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이바디의 앨범 전체를 들어보질 못해서 뭐라 단정짓긴 힘들지만
일단 호란씨가 이번 공연에 쓰인 음악은 전부 본인들 노래라고 말씀하셨으니 생각해 보는데...

클래지콰이에서 들려운 음악과는 상당히 다른, 서정성이 몇 배는 증폭된 듯한 느낌입니다.
호란씨의 목소리가 이런 음악과도 이렇게 어울리는구나 싶어서 조금 놀랐죠.


음악만큼이나 중간중간 멘트도 나긋나긋하게 말씀하셔서
조금 더 나긋해지면 이소라씨 멘트와 비슷해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 봤습니다.

대중적으로는 역시 호란씨의 위치가 부각되긴 하겠지만
잘 들어보면 밴드 전체의 분위기에 호란씨의 보컬이 잘 녹아들어간 느낌이라
클래지콰이와는 다른, 새롭게 즐길만한 밴드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헐레벌떡 뛰어와 미안한 마음과 쿵쿵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 이바디의 공연이었습니다.


14일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그룹은 정중화와 아이들(?)이 아니고 정중화와 JHG 입니다.

JHG는 'Just Hip'm Groovy'의 약자라는군요.
제목 그대로 다이나믹한 펑키 재즈를 모토로 하는 12인의 브라스밴드입니다.


멤버가 워낙 많은데다 이리저리 꼬물꼬물 옮겨다니는 바람에 단체사진은 없습니다.

JHG 라는 그룹은 처음 들어보는데, 정중화씨를 제외한 멤버들이 굉장히 어리더군요.
정중화씨는 베이시스트로 유명한 재즈 뮤지션인데, 트롬본도 수준급이었습니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뭔가 일본의 영화배우를 닮은 것 같네요.


펑키 & 그루비가 모토인 그룹 + 젊다 + 떼 => 결론은 굉장히 파워풀하고 활기넘치는 공연이 되었습니다.

거기다 오늘 공연 처음으로 여자사람이 2명이나 참가한 터라 찍사들의 눈도 반짝반짝.


처음 공연장에 자리 잡을때 이 퍼커션은 누가 쓰는가 싶었는데
 JHG를 위한 것이었더군요.
근데 위치상 정확하게 얼굴을 가리는 장소라서 대체 어떤 얼굴의 소유자인지 궁금했습니다.


보컬도 파워풀, 기타도 파워풀, 피아노도 파워풀, 드럼도 파워풀.

더위에 지친 야외 관중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데는 이런 밴드가 최적이죠.
단지 나이탓인지 컨셉이 그런지 그 힘이 조화롭게 융합된 소리라고 하기엔 조금 갸우뚱 한 면이 있었습니다.


한참 실패한 끝에 드디어 퍼커션씨의(?) 얼굴을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최대한 떼샷으로 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정중화씨를 제외한 멤버중에선 피아노가 가장 미려한 소리를 내 주는 것처럼 생각압니다.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색소 같은 경우는 프렐류드의 리처드 씨와 비교해서 확연히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었구요.

드럼의 경우엔 주체못하는 파워를 조금은 자제해 주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일단 조금씩이라도 멤버들 사진을 찍어드려야겠죠?


피아노의 감성이 얼굴에도 그대로 전이되는 능력을 가지신 분이었습니다.
왠지 귀를 닫고 있어도 변화하는 얼굴만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직접 작곡도 해서 이번 공연에서 선보여 주셨습니다. 다재다능하군요.


열성적인 여자사람 보컬분도 수고하셨습니다.
노래 하지 않을때는 그냥 좀 쑥쓰러운 표정도 지으시더니
노래 시작하면 널 잡아먹겠소 하는 파워를 방출해 주시더군요.


어째서인진 모르겠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 연출도 들어가고 했습니다.


암튼 JHG 에서는 이 분의 표정변화가 음악을 이끌어가는 느낌이더군요.


싱싱한 젊은이들과 정중화라는 섹시중년(?) + 여자사람 둘이 합쳐져서
관객들도 신나게 호응해주고 열기넘치는 무대가 계속되었습니다.

전 비명을 지르는 베터리 부족신호에 가슴 졸이느라 쉽게 녹아들어가질 못했네요.


가까운데 있다 보니 가슴이 벌렁벌렁할 정도의 비트라서 사진 찍기 힘들더군요.


정중화씨도 참 다재다능하십니다그려.

베이스, 트롬본, 외모... 뭔가 부족한게 있어야 할텐데요. 그래야 평등의 가치가 의미를 가지죠.


전 여자사람을 예쁘게 잡아내는 능력은 전무해서
뭔가 좀 찍어봐도 시비거는 듯한 표정이 잘 찍혀나오는군요.

실제로 공연중에 웃는 모습도 많이 보여주셨는데, 어째 그런 사진은 거의 안찍혔습니다.


기타와 베이스는 위치도 뒤쪽이고 조명도 좋지 않은 곳이라서 참 안찍히더군요.
그래도 다른 멤버들 잘 나오는데 안 찍어드리면 안될 것 같아서 넣어봤습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신예 밴드 JHG 였습니다. 정중화씨는 신예가 아니지만.
몇년 후엔 이 거친 파워를 잘 살려나갈 것인지, 노련함을 살린 기교를 보여줄지 궁금하더군요.

이 포스팅을 작성중인 20일도 대구 동성로에선 재즈공연이 계속되고 있는데 말입니다.
젊음의 거리라서 그런지 출연 그룹들이 그닥 알려진 분들이 아닌터라 계속 고민만 하고 있네요.
내일 비가 안오면 한번 가볼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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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공연의 두 번째 주자는 애쉬튼 무어 퀄텟입니다.

재즈의 본고장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무어 씨는 현재 일본에 거주중입니다.
어릴 적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퍼커션 등에 재능을 나타내었지만
최종적으로는 깔끔하면서도 파워풀한 보컬리스트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재즈의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존 핸드릭스를 존경하고, 그와 협연을 갖기도 한 만큼 그쪽 노래도 선사해 주시더군요.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올까 싶을 정도로 열정 넘치는 드럼을 선사해 주신 서미현님.
잘 모르는 분인데, 상당한 실력파시더군요.


명실공히 국내 정상급 베이스 이순용씨.
우연인진 모르겠지만 제가 참관했던 대구쪽 재즈 공연에 자주 모습을 나타내셨습니다.

애쉬튼 무어 퀄텟에 이분이 베이스를 맡으신다는 이야기는 못 듣고 간 터라 처음에 조금 놀랐죠.
이 분의 베이스야 뭐 명불허전이니.



피아노의 남경윤씨를 제대로 담은 사진이 없어서 참으로 아쉽네요.
국내 재즈 피아니스트 중에선 개인적으로 성기문씨를 제일 좋아합니다만
남경윤씨의 피아노도 세계 어디서든 꿀릴 일이 없죠.

아마 국내 최초로 디트로이트 재즈 페스티발에 참가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무어 씨에겐 역시 대구의 무더위가 힘들었는지, 한 곡만에 웃옷 벗어재끼셨습니다.
시원시원하고 거침없이 음역대를 넘나들며 제 귀를 말랑말랑하게 주물러 주셨네요.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해 가지 않은터라 이 즈음부터 간당간당해져 버린 고로
아껴서 찍다보니 그닥 건진 사진이 없군요.

아쉬움은 마지막 팀인 JHG 밴드의 사진으로 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