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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3.11  외할아버지 성묘 8
  2. 2010.04.04  외할아버지의 첫 기일 12
  3. 2009.10.05  성묘 2
  4. 2008.02.09  성묘 3

외할아버지의 기일을 맞아 경북 군위에 위치한 공원묘지에 갔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생가가 있는 곳이라 성당 측에서 열심히 무리해서 산 전체를 공원묘지로 만들었죠.
막상 김수환 추기경의 생가는 거의 관광지화 되어서, 예전의 그 흙집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듯이 보이네요.

저하고는 몇가지 안 맞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6월 민주항쟁 당시 살인마 전두환의 총칼 앞에서
'성당 안으로 경찰이 들어오면 맨 앞에 내가 있을 것이고, 그 뒤에 신부들, 수녀들이 있을 것이오. 
당신들은 나를 짓밟고, 신부들, 수녀들을 모두 짓밟고 난 뒤에야 학생들을 잡아갈 수 있을 것이오.'
라고 외치던 그 모습만큼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전통 풍습상 언제나 묘자리가 부족한 한국인데다가 공동묘지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서
비록 종교단체의 주관이긴 해도 이런 공원묘지가 아름다운 산자락에 위치한 것은 참 좋습니다.
요즘 돈독이 한창 오른 종교단체들이 납골당 등으로 짭짤하게 장사 잘 하고 있지만
이 공원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거의 무보수에 가까운 관리비를 받으며 힘없는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일년에 몇만원 하는 관리비조차 내지 못해 쫓겨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니... 참 안타깝습니다.
외할아버지는 뭐, 저희 엄니를 내팽개치다시피 하면서도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정정하게 잘 살다 가셔서
매년 이렇게 자식들 절도 받고 편안하게 누워계시니 안타깝고 뭐고도 없습니다만.

이 곳에 오면 항상 '희망원 재소자'라는 설명밖에 적혀있지 않은 묘와 '관리비 미납'이라는 꼬리표를 단 묘가 절 쓸쓸하게 만드는군요.
세계가 놀라는 경제 성장의 뒷면에서 소외당한 이들은 이곳에서만큼은 편안하게 쉬고 있길 바랍니다.


외가쪽은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어서 이렇게 여기 모이려면 꽤나 바빴을 듯.
서울에 있는 형님부부는 올해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형수님 몸을 생각해서.
오늘 햇볕은 쨍쨍한데 바람이 환장하게 불어서 오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은 드네요.


외할아버지 기일이 음력 2월이라서 이곳을 항상 이렇게 봄이 막 기지개를 펴려고 하는 순간에 찾게 되는군요.
4~5월에 오면 공원묘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참으로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이 들 텐데...
아주 외진 산골짜기라서 공기도 좋고 물도 맑고, 공동묘지라는 선입견을 깨는데 매우 좋은 견본이 되는 곳입니다.
오늘은 30명쯤 되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이곳으로 몰려오기도 했네요.


바람이 너무 무서워서 지난번처럼 밖에서 자리펴고 밥 먹기는 불가능합니다.
일행들이 사무실로 찾아가는 동안 저는 천천히 내려오면서 오랜만의 푸른 하늘을 카메라에 맘껏 적셔보며 놉니다.
이게 마지막 꽃샘추위가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이 바람도 그렇게 거북하지만은 않더군요.


하늘과 바람과 나무를 벗삼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그릇은 훨씬 풍요로워질 수 있을텐데
매연냄새와 아스팔트의 끈끈한 열기에 둘러쌓인 도시에 들어가면 그것을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게 되네요.
질식하지 않으려면 역시 밖으로 뛰쳐나가야 하겠죠.


세계 최악의 아파트 미관과 함께, 요즘 유행하는 미려한 디자인의 빌딩들도
이 녹색의 생명력이 뿜어내는 향기에 비할 수 있을까요.
엄니께서 그렇게도 흙집을 좋아하시는 이유도 거기 있겠죠.
죽은 것으로 만든 집과 살아있는 것으로 만든 집의 차이죠.

막상 살아있는 사람들은 온갖 죽은 것들에 포위되어 살고
죽은 사람들은 온갖 생명이 축복하는 깨끗한 산 위에 누워 있으니
이게 과연 사람들이 바라던 세상인지 의아한 기분입니다.


이곳에 올때마다 난감한 생각이 들게 하는 조화 무인 판매대가 올해도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쓰레기 문제로 조화는 반드시 갖고 가서 버립시다 라고 적혀있는 듯 한데
관리인원이 적으니 생화를 놔둬봤자 소용이 없긴 하겠지만
그래도 묘지에 조화라는 것 만큼 언밸런스한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현재 관리인이 우연찮게도 예전 같은 아파트에 살던 교인이라서
흔쾌히 잠겨있던 식당 문을 열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관리인 아저씨도 함께 식사를...
인천에서 여기까지 먼 길을 오신 외숙모께서 간장게장을 잔뜩 만들어 오셨습니다.
요리를 잘하셔서 어쩐지 계속 요리담당이 되는 것 같은데... 추어탕과 영양밥까지 준비해 오셔서 많이 힘드셨을 듯.

대게가 동해라면 서해의 대표 게요리는 역시 이 간장게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인당 서너 마리는 돌아갈 수 있을만큼 많이 준비해 오셔서 거침없이 폭풍흡입입니다.
맛과 신신도를 위해 자르지 않고 통째로 가져온 후, 이곳에서 바로 잘라주시는 철저함까지 발휘하시는군요.
더구나 영양밥과 함께 게껍질에 비벼먹을 수 있게 그냥 현미밥도 가져오시는 꼼꼼함까지...


간장게장이라면 환장을 하는 저라서 아주 미친듯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아쉽게도 올해는 윤달이 들어가서 그런지 아직 게가 좀 덜 익었다고(?) 하시는군요.
그래도 이 맛이 어디 가진 않으니 그저 행복할 뿐입니다.


폭풍 흡입후 다시 카메라를 들고 혼자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올해는 제 또래 친척들이 아무도 오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 산책하기 좋군요.
모두들 결혼하고 애 놓고 하느라고 바쁜가?

공원 한쪽에는 카톨릭 신자라면 익숙한 십자가의 길 조각상이 둥글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그냥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보시면 단박에 이해 가능합니다.
지금 사순절이라서 간장게장같은 즐거운(?)음식은 조금 삼가해야 하는 시기인데
전 현재 종교와는 인연을 끊었기 때문에 상관하지 않습니다.

사실 성당 열심히 다니시는 부모님도 신경 안쓰시더군요.
나름 이런 곳에서는 널널한 점이 카톨릭의 좋은 점이기도 하죠. 신부님들은 아마 좀 서글퍼 하실지도 모르지만.


봄이 되면 아마 성묘 외에도 공원 산책하는 기분으로 오시는 분들도 많아질 듯.
중간중간 아담한 정자도 만들어 놨기 때문에, 따뜻한 날씨에 저기 앉아있으면 좀 많이 행복할 듯 하네요.
오늘은 바람이 너무 무서워서 들어갈 엄두도 못냈습니다만.


종교 시설물이긴 하지만 과하지 않은 조화로운 분위기라서 정감이 가는 곳입니다.
원래 그렇긴 하지만 쥐박이 이후로 차마 종교라고 부를 수 없는 광신도들이 여기저기 창궐하는 시대라서
자칫하면 도매가로 비난받지 않을까 조금 걱정도 됩니다만,
다행히도 평소 행동의 덕인지 개독과 카톨릭을 구분하시는 분이 꽤 많더군요.


토요일이었으면 내일도 휴일이겠다 좀 더 여유있게 즐길 수 있었을 테지만
수도권 부근에 사는 친척분들은 서둘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점심만 먹고 헤어집니다.
외할머니 산소에도 한번 가봤으면 좋았겠지만 날씨가 너무 매서워서 아무도 말을 안꺼내는군요.
엄니께서도 감기조심해야 할 시기라서...

다들 피곤하신지 부모님께서는 돌아오셔서 바로 침실로 직행입니다.
전 사실 오늘 아침 7시에 잠자리에 들어 10시에 일어났기 때문에 잠이 많이 부족하지만
오랜만에 산에서 정기를 흡수하고 와서 그런지 딱히 피곤하진 않네요. 틈날때 미리미리 사진이나 정리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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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 외할아버지 기일이었습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외가 친척분들이 한자리에 모였네요.
다행히 날씨는 좋아서 기분이 좀 풀렸습니다.


뭐, 오랜만에 친척들끼리 모이니 기분 좋을수도 있는 것이죠.


김수환 추기경의 생가 바로 옆에 자리잡은 이 공동묘원에는 여러 사연있는 사람들이 많이 쉬고 있더군요.
얼마 안되는 관리비를 내지 않아서 '관리비 미납묘'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는 곳도 있고
'희망원 재소자'라는 쓸쓸만 문구 하나만 적힌 묘도 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년이 되는 날이라 올해는 의미가 남달랐죠.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절 할만한 공간이 부족해 조금 난감했습니다.

저렇게 조화를 남겨놓은 묘가 많던데, 저로서는 참 납득하기 힘든 처사입니다.
오랫동안 바래지 않는 조화가 좋게 보여서 그런 것 같지만, 꽃이란 시드는 것까지 포함해서 꽃인데 말이죠.
저런 환경파괴의 주범같은 녀석을 잠들어 있는 사람에게 바친다는 행위가 참... 역시 현대사회구나 싶은 느낌입니다.


성묘를 마치고 근처에 자리잡고 점심을 먹습니다.
멀리서 찾아오신 외숙모께서 아주 엄청난 진수성찬을 차에 실어서 갖고 내려오셨더군요.


든든한 문어


겨자소스 나물무침, 그리고 사진엔 안나왔지만 간장 콩조림.


이제 막 잡히기 시작한 싱싱한 밥도둑 간장게장!
세심하게 밥도 잡곡밥과 쌀밥을 함께 가져오셔서, 게장에는 흰 쌀밥을 비벼먹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성묘와서 너무 화려한 식사가 아닌가 싶었지만, 1년에 한번 친척들이 모이는 날이니 이런 것도 좋겠죠.


돼지고기를 묵은지로 돌돌 싸서 끓인 김치말이 돼지고기 버섯전골(?)
여기저기서 음식점 하나 차리라는 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만, 도저히 재료비를 맞출 만한 음식들이 아니라서.

울 가족은 남은 콩조림과 간장게장 2마리까지 전리품으로 챙겨왔습니다.


식후엔 외삼촌이 직접 기른 무농약 유기농 딸기까지.
강렬한 붉은색이 부풀어 터지려는 뱃속에 다시 꾸역꾸역 공간을 만들어갑니다.

배불러도 먹을건 먹어야죠.


참 행복하게도 먹습니다.


필받아서 왕년에 껌좀 씹었을 것 같은 포즈로도 한 장.


좀 더 필받아서 씬시티에 나오는 악당역같은 느낌으로도 한 장.


중학교때부터 (국민학교때였나?) 미국에서 혼자 생활중인 사촌 동생이 방학을 맞아 한국에 왔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대학까지 갈 나이군요. 오랜 자취생활의 결실을 맺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양심 판매대는 좋은데, 조화를 팔고 있다는게 참 마음에 안드네요.
예전에도 장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이...

효심과 공경심을 이용해서 참 뼛속까지 돈 빨아먹는구나 싶었습니다.
안장하기 전에 뭔 비싼 흙까지 사가지고 꽉꽉 채워넣으면서 이게 오래 가고 질이 좋고 어쩌고...
참 구역질 나죠.


먼 길을 가야 하는 친척들과 헤어진 후 저희 가족만 따로 외할머니 산소에도 찾아갔습니다.
워낙 오래전에 돌아가셔서 묘지가 서로 떨어져 계시는데, 언젠간 함께 누우실 때가 올런지요.


봄이라 그런지 산소 옆에 개나리가 소박하게 피었네요.


예정에 없던 일이라... 슈퍼에서 급하게 사오느라고 메뉴가 참 신식입니다. ㅡㅡ;
붕어싸만코는 그냥 깔때기 대신이니까 오해하지 마시길.


거의 산 정상에 자리잡은 곳이라 올라갈 땐 좀 힘들어도 주변 풍경이 심심하지 않은 곳이네요.
원래대로라면 올해 추석때 이곳을 다시 찾아야 되겠지만 전 그때쯤이면 한국에 없는 고로 올해는 이번 인사가 마지막이 될 듯.


어차피 공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언젠가는 이런 장례문화도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겠죠.
아님 부자들만 떵떵거리며 산소 만들고 대부분은 그냥 화장하게 될지도.
그럼 또 돈벌어서 부모 산소정도는 만들어야 효자라는 헛소리가 유행하게 될지도 모르고...


이 공동묘지는 아~주 오래전에 대구의 한 성당에서
묘지 하나 만들 능력이 없는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간신히 만들어낸 곳이기도 하죠.
지도계층의 사유 재산이 없는 카톨릭이란 종교단체라서 가능한 좋은 업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덤 여기저기에 핀 할미꽃이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듭니다.

그럼 내년에 다시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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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서로 떨어진 공동묘지에 잠들어 계십니다.
한쪽이 너무 일찍 떠나셔서요.


일본에서는 8월 15일날이 오봉'お盆'이라는 명절로,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는 날이라 여겨 집앞에 등불을 피우고 제사를 지내는 등의 의식을 지냅니다.
가까운 가족이 세상을 떠난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 공양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어, 일본 최대의 연휴, 축제기간으로 인식되기도 하죠.

저는 가족 4인 말고는(형수님 들어오셨으니 5인인가) 다른 일가친척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어서
명절때 지내는 차례라던가, 성묘라던가 별로 반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어머니쪽 어른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시게 되니 예전과 같은 기분으로 성묘를 가진 못하겠더군요.
외할머니는 제가 태어나기 아주아주 한참 전에 돌아가셨으니 얼굴도 모르고.


서로 떨어진 곳에 잠들어 계시는 분들을 시간 간격으로 찾아뵙는 행사는 가는 길에서나, 묘 앞에서나, 오늘 길에서나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마음은 진지하지만 그냥 그렇게 마시고 싶어하시는 술이나 잔뜩 따라서 뿌려드리고 사진이나 찍고 있죠.


사람은 누구나 나이들면 떠나가게 되어 있다지만,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그런 경험을 겪지 않았거나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겨우 괜찮은 척 할 수 있는 여유를 얻은 사람이겠죠.


본인의 문제라면야 근심 한 점 없이 떠나도 관계없다고 생각하지만
주위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다는게 인생이라는 것.


공동묘지 한 쪽에는 '관리비 미납묘' 경고판이 서 있는 곳도 많습니다.
묘석에는 '희망원 재소자'라고 적혀 있더군요. 살아온 날도 50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돈이 없으면 편안히 누워있기도 힘든 세상이라고 쓴웃음으로 말하지만, 본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죠.


전 묘를 남길 생각은 전혀 없고, 실험 재료로 쓰던 태워서 바다에 뿌리던 관심 없지만
추천하는 영화, 책, 음악등을 리스트로 만들어 놓고 혹여 기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것들이나 한번 감상해보라고 해 주고 싶네요.


생의 마지막 날을 구태여 잊으려 하거나, 미리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저 먼저 가시는 분들에겐 '지금까지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았고, 앞으로도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 살테니 걱정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이상의 어떤 좋은 말도 생각이 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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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 :: 2009. 10. 5. 18:07 Photo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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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외할머니의 묘소.

어머니께서도 40년 넘게 한 번도 가보지 않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도심 외곽의 공동묘지 꼭대기에 위치한 묘소에 도착하니 어머니께서는 하염없이 우시더군요.

왜 여지껏 찾아가지 않으셨는지도 알고

왜 이제 찾아가셨는지도 압니다.

세대의 흐름이라는 것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지던 하루였습니다.

저도 아마 몇십 년 후에는 어머니 묘소 앞에 엎드려 있겠죠.

어머니께서 바라시는 대로 살아가지는 못하겠지만

미안한 마음보다는 고맙고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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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 :: 2008. 2. 9. 21:17 Gri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