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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에 해당하는 글들

  1. 2015.03.31  이때쯤 되면 개불 4
  2. 2013.03.27  통영의 전리품 개불 23
  3. 2011.12.26  오랜만에 강군 20
  4. 2010.03.28  얼마만에 먹는 개불이여... 24

 

 

봄에는 부모님이 동창회를 가십니다.

동창회비를 내기 때문에 안 가면 손해니까요.

 

이번엔 바닷가쪽으로 가신다길래 혹 팔고 있으면 개불 좀 부탁드린다고 했는데

이럴 경우는 꼭 개불보다 해삼을 더 많이 사오신단 말이죠. 차라리 그냥 개불을 더 많이 사는게 좋은데.

 

어찌됐든 얻어먹는 입장에서 뭐라 할 순 없습니다. 해삼이 너무 많아서 몇 개만 먹기로 합니다.

 

 

 

개불은 어찌된 건지 입과 내장만 제거하고 통째로 싸 주셨네요. 물론 이게 더 싱싱할지도 모르니 좋습니다만.

피가 빨간색이라 집에서 직접 잡으면 싱크대가 꽤나 호러틱하게 변해버리기도 합니다.

 

상당히 싱싱한지 내장과 피를 다 뺀 녀석인데도 톡 건드리니 급격하게 움츠러듭니다.

물론 불수의근 덩어리다 보니 그냥 움직이는 것이지만 그래도 싱싱해 보이는 효과가 있네요.

 

 

 

해삼은 그냥 먹어도 짠 편이고 오돌도돌한 녀석을 꼼꼼히 씹어야 하기 때문에

좀 잘게 써는제 좋은데, 엄니께서는 큰 걸 씹어먹는 맛도 있다며 너무 크게 썰어놓으셨습니다.

딴 건 몰라도 해삼은 씹기 쉬운 편이 아니라 그렇게 크면 맛을 음미한다기 보다는 입 속에서 찢어발기는데 노력이 더 들어가는데 말이죠.

 

아무튼 싱싱하긴 해도 밤에 먹을 녀석은 아니네요. 너무 짜서 다음날 얼굴이 어떻게 됐을지...

그러고보니 예전에도 이런 포스팅을 한 기억이 납니다.

 

 

 

엄니는 개불을 먹어본 적도 없다고 하셔서 제가 권해드렸습니다.

먹어보더니 달콤하네 하시며 잘 드시네요. 제가 먹을 때마다 이건 단 맛이 난다고 말씀드렸지만

역시 백문이 불여일미라는 말은 그냥 나온게 아닌 듯 하네요.

 

미국서 살고 있어서 좋아하는 개불도 좀처럼 먹지 못하는 친구가 보면 참 기뻐할 만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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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부모님께서 모 친목회 친구분들과 함께 통영쪽을 다녀오셨습니다.

대구에서 통영까지 당일치기 왕복은 꽤나 힘든 일인데, 어쨌든 갔다오셨네요.

새벽에 출발해서 밤에 돌아오셨으니 피곤하실거라 생각했는데, 돌아오실때 개불을 사오셨습니다.

 

대구에서는 왠만해서는 먹기 힘든 녀석이라서 항상 기대하는 녀석이라서 반가울 따름이군요.

횟집에 가면 내놓는 곳도 있다지만 이걸 먹으러 횟집에 가기는 좀...

 

제철이 아닌지, 통영이 개불하고는 별 관계가 없는지 요즘들어 몸값이 더욱 비싸졌습니다.

싱싱하긴 한데 접시의 저 녀석이 무려 1만원어치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멍게를 더욱 많이 사오셨습니다. 혼자서 먹지도 못할만큼.

부모님께서는 거기서 드시고 오셨다고 해서 저보고 다 먹으라는데, 이때가 밤 9시 반이었습니다.

이 소금기넘치는 녀석들을 지금 먹으면 내일 아주 수술끝난 사람처럼 퉁퉁 부어버릴텐데...

 

그리고 제가 멍게보다는 개불을 훨씬 좋아한다는거 아시면, 굳이 멍게 필요없이 개불을 2만원어치 사오시는게 좋지 않았으려나?

 

엄니는 아무튼 개불에는 손도 대지 않으시니, 예전 친구 강군의 권유로 먹게 된 개불은 집에서 먹는 사람이 저밖에 없네요.

강군은 미국에 있는데, 그것도 바다하고는 좀 떨어진 지역이라서 개불 구경은 하지도 못할듯 합니다.

가끔 이 블로그에도 들어오는 듯 한데, 이 포스팅을 보면 어떤 리플이 달릴지 대강 상상이 가는군요.

 

 

 

통영에서 싱싱한 녀석을 바로 쳐서 가져오신 터라 매우 싱싱합니다.

대구같은 내륙도시는 이런 걸 접하기가 힘들어서 아쉽죠. 해산물을 고기보다 좋아하는 저로서는 참.

 

살이 튼실하고 바다내음이 팍팍 풍기는 멍게라서 간만에 마크로렌즈까지 꺼내서 사진을 담아봅니다.

소주하고 많이들 드신다는데, 저는 술을 거의 하지 않으니 그냥 초장에 찍어서 먹을 따름이네요.

썰어주시는 분이 역시 베터랑인지, 꽁지쪽에 겉부분을 살짝살짝 남겨놓으셨습니다.

저 부분은 이빨로 꽉 씹거나 쓰윽 뜯으면 붙어있는 살이 뜯겨져 나오는데, 그 부분이 또 별미죠.

 

 

 

요리되기전 개불의 그 형용하기 어려운 모습은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실테니 패스하기로 합니다.

오랜만에 먹는 소량의 개불이라서 천천히 한조각 한조각 음미하면서 먹었습니다.

 

먹기가 아까워서 개불 한조각 씹고, 멍게 한웅큼 먹고 하면서 밸런스를 조절했네요.

 

어느정도 씹다보면 달달한 맛이 혀속으로 밀려들어오는 느낌이 참 반갑습니다. 강군이 소개해 준 뒤로 제 해산물 베스트에 들어가는 녀석이죠.

강원도쪽에서 제철을 맞은 개불은 그리 비싸지도 않고 맛도 최고라고 하는데, 거기까지 가기가 쉽지 않군요.

다음에 강군이 한국에 돌아오면, 개불 사냥만을 목적으로 강원도로 한번 달려가 볼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짧지만 행복한 한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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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미국서 귀국한 강군부부가 집에서 밥 한끼 먹으러 오라고 해서 갔습니다.
강군 부모님댁이 실로 오랜만에 이사를 하셔서 집구경하려는 의도도 좀 있었죠.

원래 그랬는지 미국살면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맛있는 꼬막을 만들어주겠다며 시계까지 내려다 보며 정확하게 꼬막 삶는 시간을 지키는 강군.


정확히 1분이 되자 후다닥 건져냅니다.
저렇게 입이 저절로 열리지 않는 정도까지 살짝 삶아낸 녀석이 부드럽고 맛있다네요.
꼬막에 대한 강군의 열정과 집착에 고개가 수그려집니다?


이사하신 아파트는 그야말로 드라마 촬영장을 방불케하는 어마어마한 광경이었습니다.
몇십 년이나 된 아파트지만 당시 최고급 VIP 만을 위해 지어진 녀석이라서
리모델링을 거친 집은 뭔가 아파트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의 별천지더군요.

게다가 강군 부모님은 두분 다 예술가.
벽에 걸려있는 그림들은 전부 강군 어머님이 그리신 것들이죠.
실내 벽돌과 함께 조화를 맞추는 목재 디자인은 모두 부모님께서 직접 계획하셨다고 합니다.


애초에 이런 곳으로 이사하게 된 이유도
아버님 서재와 어머님 화실이 필요해서라고 하시니.
대한민국 아파트중에서 이만큼 느낌좋은 곳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남의 집자랑을 이정도로 하고 술과 함께 준비해주신 횟감들을 음미하기로 하죠.
혼을 불어넣은 꼬막이라서 그런지 부들부들하고 짭쪼름한 맛이 일품입니다.
이걸 요리라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시계까지 끌러가며 요리사의 정신을 보여줬으니.


강군 결혼할 때 카메라 추천해달래서 추천해준 니콘 D80 입니다.
보급형 모델중에서 이만큼 잘 빠진 녀석이 또 없더군요.
근데 와이프분이 저한테 사진찍히기를 싫어하시며 자꾸 도망가는 바람에
결국 강군만 신나게 찍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외모가 어디가서 꿀리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시남...


제가 좋아한다고 개불까지 준비해놓은 준비성좋은 강군입니다.
강군 부모님과는 중학교때부터 잘 알고 지내와서 오랜만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군요.
중간에 강군의 고등학교 친구까지 불러서 좀 더 거하게 술을 마시며 꼬막을 뜯어먹었습니다만
그 친구분은 와이프와 두살난 아이가 기다리고 있어서 조금 일찍 자리를 떴네요.

와이프를 12시까지 기다리게 하는건 좀 후환이 두렵긴 합니다만...


대구 본가의 제 방안에도 오른쪽과 똑같은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강군 어머님 첫 개인전 여실 때 선물로 저한테 주셨죠.
이런 걸 값도 지불하지 않고 덥석 가져오는 바람에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만.

제가 마음에 들었던 이 그림이 사실 어머님 작품중에 제일 인기가 많다고 하시는군요.
저한테도 예술을 간파하는 눈이 달려 있는건지도.


새벽까지 회판에 술판에 광란의 밤을 보내다가
강군 엄니께서 준비해 주신 매실차 한잔으로 상황을 종료했습니다.

이건 강군이 제 카메라 만지면서 찍은 사진인데,
과연 더블 예술가의 피를 이어받았는지 남 카메라로도 잘 담아내는군요.


도망가는 와이프분 대신에 포즈도 잘 취해주는 강군입니다.
오늘은 저희 집에서 밥 좀 먹일려고 불러놨으니 내일도 어쩌면 이런 식의 포스팅이 될지도...

근데 와이프분이 도망가서 그닥 찍을게 없고... 그냥 음식 사진이나 올라갈 것 같군요.
내년까지 열심히 하면 박사과정도 끝날 듯 한데, 한숨 돌릴만한 인생이 되면 여행이라도 같이 가고 싶습니다.
사하라 같이 가자면 와이프분한테 몹쓸 짓을 하는 것 같아서 그냥 여행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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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께서 마산에 등산하러 가시면서 어시장에 들렀다 오신다길래
예전부터 항상 고파왔던 개불을 사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막상 개불은 바다옆 어시장에서도 1만원어치가 저 정도밖에 안되고
그 외에 조개나 새우, 해삼 등을 듬뿍 사오셨네요. 개불이 싸다는 말도 옛말입니다.
물론 제 철이 아니어서 그렇긴 하지만... 갯벌이 많은 곳에 가면 아주 뭉터기로 얻어먹을 수 있습니다.

개불은 한국에서는 술안주거리로 주섬주섬 집어먹는 녀석으로 인식되는 덕에
맘껏 먹어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럴 때라도 열심히 집어먹어야죠.

어원이 개의 'Bural'이라는 사실에 놀라고, 조리하기 전의 모습이 진짜 개의 'Bural'과 똑같이 생겨서 더 놀란 녀석입니다. ㅡㅡ;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조개도 반쯤 넣어놓고, 해삼도 몇마리만 자르기로 했습니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녀석인데 이게 전부해서 2만원밖에 안된다니 바다 쪽 어시장이 싸긴 싸네요.
대구서 생물 해삼 이정도 사려면 5만원은 줘야 할텐데...


조개는 버터를 살짝 두르고 구우면 그 냄새와 맛이 날 죽여주세요인데 말이죠.
집에 버터가 없는 고로 그냥 올리브유 살짝 두르고 구워줬습니다.
미친듯이 배어나오는 육즙이 아주 그냥 굳입니다.


그런데 불쌍하게 자리를 잘못잡아서 생뚱맞은 작은 게 한마리도 함께 구워져 버렸네요.
조개가 잡아먹은 걸까요. 조개 옆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걸까요...


저한테 있어서 메인 이벤트인 개불입니다.
오래 잘근잘근 씹다보면 은근한 단 맛이 스며나오는 녀석이죠.
단백질 덩어리이고, 아스파라긴산이 함유되어 있어 숙취 해소에 좋습니다. (술안주인 이유가 있네요)
아~주 예전 사진을 잘 찾아보시면 개불 사진이 있는데, 이 개불녀석은 배를 가를때 새빨간 피가 아주 팍팍 터져나옵니다.


이것이 그 옛날사진.
그러고보니 저 때가 2007년 12월이었는데... 그때 이후 처음 먹는거 아닌가?

엄니께서는 오늘 그 광경을 처음 보시고 아주 기겁을 하셨다네요.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조개살.
미국서 유학중인 친구 강군과 함께라면 무한리필 조개집 사장아저씨의 입가에서 미소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나중엔 꽤나 열받았는지 다 꺼져가는 연탄불도 갈아주질 않고 생까시는 바람에 3시간 반동안 구워먹다가 나와버린 경험도...

얼마나 먹었는지 변색깔이 녹색으로 나올 정도였는데, 암튼 뭐 저는 그만큼 조개라면 사족을 못쓴다는 이야기.


해삼이 싱싱하게 살아있어서 이번엔 내장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 내장은 일본에서는 코노와다(コノワダ)라고 해서 3대 진미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녀석이죠.
사실 자세하게 들어가자면 저 내장중에 한 마리당 한, 두줄기씩 있는 기다란 녀석만 모아서 만드는 것인데
워낙 고가의 재료라 그냥 저렇게 내장 전체를 사용하는 코노와다가 대부분입니다.

따뜻한 쌀밥에 비벼먹으면 그 맛은 일품중에 일품이고
좀 더 호사스러운 방법으로는, 질 좋은 내장을 삼각형 형태로 바닷가에 널어둔 후
오징어포처럼 바싹 마르면 숯불에 살짝 구워내서 술과 함께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건 무지막지하게 비싸죠.

간만에 개불 듬뿍 먹을 수 있어서 그저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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