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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까페'에 해당하는 글들

  1. 2011.08.03  그냥저냥 고나사진 20
  2. 2011.07.26  고양이가 열리는 나무 탐방 2부 27
  3. 2011.07.24  고양이가 열리는 나무 탐방 1부 12
  4. 2010.04.07  고양이의 잠자는 모습에서 철학을 읽다 8
  5. 2010.04.06  고양이까페 최고의 인기냥 13
  6. 2010.04.05  고양이가 주렁주렁 열리는 나무 15


동생분(?)의 넥C3 성능테스트를 위해 고양이가 열리는 나무에 다시 찾아갔습니다.
첫 도전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실패.

고양이를 싫어하는 친구녀석은 좋아 죽으려 하더군요. 그래서 그 기쁜 표정을 한 컷.
근데 눈 감는 순간이군요. 뭐 어때.


좀 더 돌아다닌 후 빈 자리가 생겨서 다시 찾아갔습니다.
친구녀석의 우울해지는 얼굴이... ㅡㅡ;

이번엔 동생분의 카메라 테스트가 주 목적이라 전 그냥 대충대충 찍었습니다.


애초에 아무리 풀프레임 알파900 이라도 어두운 곳에서는 쥐약이라...
최신 미러리스 NEX-C3 에게는 그냥 깨갱이니까요. ㅡㅡ;


이번엔 지난 번 장만한 후지논 EBC 만으로 찍을 작정을 했습니다.
단렌즈에 수동이라 굉장히 제약이 많았지만 그것도 뭐 나름 재미있는 촬영이더군요.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같은 장소에서 줄기차게 잠만 자는 하양 복실이...
친구가 와서 '죽었나?' 확인하고 갑니다.


아~ 이녀석 덩치가 커서 그런지 얼굴이 샤프해서 그런지
그냥 어디서 뒹굴어도 그림이 되네요.

바깥세상이 궁금한 걸까.
나도 궁금하다.


으아닛!
이런 표정으로 날 쳐다보면 쓰다듬을 수 밖에 없잖아.

이런 나쁜 녀석.


밍기적거리다가 캣타워로 가보니 아까 문 앞에서 우수에 찬 녀석이 이젠 졸고있네요.
졸아도 위엄 있습니다.


LCD 보면서 촬영이라 구도 잡기도 편하고
어두운 곳에서도 고감도 성능이 쩌는 녀석이라 편하게 촬영 가능하더군요.

뭐 딱히 부러운건 아니고... ㅡㅡ;


간식시간이 되어 맛있는 캔이 나오자 모두들 발광하기 시작합니다.
고객들에게도 이렇게 애교 떨어주면 얼마나 좋아. ㅡㅡ;

먹을것에 넘어가다니.. 축생녀석들.



저 얇은 곳에 앉을 땐 식빵자세가 아닐 뭔가 좀 더 느긋해진 포즈를 보이네요.
그것조차도 귀엽습니다.

안 귀여운게 뭐야 이녀석들은... ㅡㅡ;


제일 발광할때는 맛있는 간식 시간때.
두번재 발광할때는 장난감 가지고 놀때.

눈빛이 초롱초롱하군요. 그 귀찮음에 넘치던 모습은 어디가고.

전 뭐 대충대충 찍었으니 동생분 사진을 감상하러 고고씽하셔 보시지요.
여기 들어오시는 분들 상당수가 이미 그쪽 블로그하고 연동되어 있는 듯 하니. ^^;


아, 같은 소니제품이라 메모리 바꿔끼워서 제 구박이를 동생분의 NEX-C3 으로 찍어봤습니다.

맨날 이녀석으로 찍긴 하지만 정작 자화상(?)은 찍어주질 못해서 안쓰러웠으니까.
일본서 여기저기 구른 탓에 세월의 흔적이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녀석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애착이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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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사진 마저 올리겠습니다. 넵.


현재 이 까페에서 제일 성격 좋은 녀석이라면 이 검댕이와 노랭이를 뽑겠습니다.


거대한 체구의 이 냥이녀석은 위압감이 대단하더군요.
근데 성격은 그리 나쁘지 않은 듯 했습니다.

주인장을 잘 따르더군요. 쿨하고 시크한 녀석이 애교를 부리는 모습은 멋졌습니다.


새끼들의 어미인지? 함께 들어가 있기도 하고 떨어져 있으면 울기도 하더군요.


그닥 사람의 손을 허락하지 않고 슬슬 빠져나가는 녀석이라 제대로 만져주진 못했습니다.


아직 어린 축에 들어가지만 새끼 소리 들을 정도는 아닌 이 녀석은
동생분(?)의 카메라 스트랩에 아주 관심이 많았습니다.

생선 냄새라도 나는걸까...


신나게 놀다가 방심한 틈을 타서 정면샷도 한 장 찍어보고.


멀리서 망원렌즈로 앞쪽의 고양이와 대치중인 모습도 찍어봅니다.


미려한 회색무늬가 인상적인 냥이님.
이런 녀석들은 뭔가 기품이 있어 보인단 말이죠.

하는 짓이야 뭐 그냥 냥이하고 똑같지만.


다 떨어진 의자 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녀석들이 많았습니다.
스릴을 즐기는 게 냥이의 성격인지.. 꼭 좁은 박스나 아슬아슬한 곳에 몸을 맡긴단 말이죠.


대충 한산해 질 무렵 슬슬 일어나 볼까 하던 찰나 일이 터졌습니다.
후덕한 노랭이님께서 제 냄새나는 카메라 가방이 마음에 들었는지 앞발을 얹어놓고 자기주장중이네요.

1년간 자전거 여행하면서 구르고 굴렀던, 심각히 더러운 가방인데...


우려했듯이 결국 가방을 배게삼아 잠들어 버리셨습니다.
뭐, 좋아해주는건 기쁘지만 왜 항상 자리를 뜨려고 할 때쯤에 퍼질러지는지 모르겠네요.


덕분에 40분 정도 더 눌러앉아 있었습니다. 너무 오래 죽치는 것 같아 미안해서 먹을것도 하나 더 주문하구요. ㅡㅡ;
그래도 저런 녀석의 행복을 깨트리는건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죽어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아 결국 살짝 일으켜 세워 가방을 빼냈을 땐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네요.


손님은 적어졌고 시간은 흘러가니 이제 슬슬 졸리는 냥이들도 보입니다.


고개를 들고 수면을 취하길래 조금 쓰다듬어 줬더니 픽 쓰러져 버리네요. ㅡㅡ;


까페를 몇바퀴 돌아도 여전히 숙면중인 노랭이님.
찍어달라고 어필하는 듯한 저 하얀 장화 (요즘엔 레인부츠라는 똘똘하고 시크한 단어를 쓴다면서요?) 를 놓칠 순 없죠.


얜 위에 올라간 것도 아니고 도대체 저 자세로 뭐하고 있는 건지...


까페서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녀석입니다.
왠만한 견공보다 큰 덩치라 꼬옥 안으면 맛나겠더군요.
근데 친근하지 않은 사람이 그러면 싫어할게 뻔하니 그냥 쓰다듬어만 줬습니다.


왠지 어떤 영화 제목이 생각나는 사진입니다.

'간절히 너의 사진을 원하는.... 두마리다'

잘 보시면 두마립니다.


윗 사진의 뒷녀석. 꺽여라 몸~

조만간에 모종의 이유로 다시 찾아가게 될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지금 까페 형태로는 특별한 이유없이는 다시 가게 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쉽기 그지없네요. 개인적으로는 예전 까페 형태가 100배는 나았습니다.
대구에 다른 고양이까페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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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만에 냥이까페를 찾아가 봤습니다.
지금은 은둔중인 블로거인 동생분(?)과 함께.

가 보니 뭔가 대문부터 엄청나게 바뀐 것 같더군요. 원래 없었던 간판과 벽화까지...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전 동물의 의인화를 싫어합니다.


들어가보고는 더더욱 놀라버렸네요.
넓이는 거의 2배정도 넓어진 것 같은데, 햇살이 잘 들어오던 창은 완전히 막혀있고
햇빛 아래 놓여있던 캣타워는 까페 가장 깊숙한 곳으로 옮겨지고
자연광이 없으니 조명은 열악했습니다.

거기다 불어난 좌석수로 인해 엄청난 인파가 와글와글... ㅡㅡ;
젊다못해 어리다고 할 만한 (중학생쯤 되어 보이던가?) 손님들이 고양이에게 달라붙고 있더군요.


제 블로그에서 검색하면 예전 까페의 모습이 금새 나옵니다만.
1년 반만에 이렇게까지 바뀐 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예전 까페는 정원이 꽉 차면 고양이들과의 비율이 적당하고 생각될 정도였는데
지금은 분명 사람 숫자가 오버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긋한 고양이들은 손님들 등쌀에 귀찮아하는 표정이 역력하고
어린 고양이들은 다행히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놀기 바쁘더군요.


보이지 않는 얼굴도 있고, 다 커버려서 이 애가 어느 앤지 분간이 안가는 얼굴도 있습니다.
캔사료 더미 위에서 유유자적 낮잠을 즐기는 이 녀석에게서는 그나마 여유가 느껴지네요.


사진 실력이 꽝이라 왈가왈부할 자격이 안되는건 사실이지만
자연광이 사라져 버린 까페 내부는 사진 촬영에도 훨씬 열악해 졌네요.
그렇다고 플래쉬를 터트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비어있는(?) 냥이는 수많은 손님들이 몰려들다시피 해서 찍고싶은 마음도 안들었습니다.


원래 고양이까페란 곳이 이런 곳인지, 아니면 예전의 그 모습이 독특한 것이었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이렇게 변해버린 건 제겐 엄청난 마이너스였습니다.

이제 고양이의 느긋한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까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제일 느긋하고 제일 심심해 보이는 녀석은 이 사막여우네요.


까페 깊숙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 캣타워는 여전히 냥이들의 훌륭한 쉼터입니다.
그래도 전 햇살 받으며 조는 냥이의 모습이 훨씬 보기 좋았네요.


까페 조명이란게 원래 그렇긴 하지만
자연광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차단된 곳에서 이런 복합조명은 촬영엔 쥐약입니다.
대충 보정이라도 해서 그나마 이렇게 나왔네요.


어린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지 제가 간 날이 그런 날이었는지 모르지만
한번 안아들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계속 붙잡고 있는 손님들도 많더군요.

그냥 저렇게 자는 녀석들이 제일 행복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유일한 공간인 정문 앞엔 그래도 예전처럼 냥이가 서 있네요.
바깥이 궁금하긴 한 걸까요.
검댕이 녀석들이 성격이 순해서 행복했지만, 반대로 검댕이는 대비가 너무 강해서 사진 찍기도 힘들죠. ㅡㅡ;


새끼 냥이들은 정기적으로 케이지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반복합니다.
계속 밖에 놔두면 새끼들도 지치고, 냥이를 잘 모르는 손님들이 과도한 애정을 쏟아버릴수도 있으니까요.

사진의 이 냥이분은 심기가 매우 불편하신 듯. ㅡㅡ;


토요일이고, 방학이고, 점심 무렵이라 폭발적인 인구수를 자랑하던 까페였는데
예전 규모라면 만석이라도 냥이들이 충분히 커버 가능하지만
지금의 까페로서는 냥이들 무지하게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포스팅에 올린 냥이들의 모습과 표정이 훨씬 나았어요. 한번 비교해 보시길.


특등석이라도 되는지 캔사료 더미 위에서 신나게 잠만자던 이 녀석만큼은 평화로운 듯 싶었지만.


몇번이고 몇번이고 손님들이 들어왔다가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분위기 보고 30분만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지만
워낙 오랜만에 왔고, 아마 이번에 돌아가면 다시는 오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좀 진득하게 있어보려고 작정하고 아이패드 등이나 깨작거리고 있었죠.


원래부터 어두운 곳에 약한 제 카메라로는 힘내서 찍어도 만족할만한 사진은 못건졌습니다.
예전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너무 어둡더군요.


손님들이 조금씩 빠져나가자 냥이들도 슬금슬금 제자리를 찾아 여유를 부리기 시작하더군요.
4시 반 이후로 자리가 반 정도 남게 되니 그나마 까페 같은 분위기가 나왔습니다.


하긴 얘네들은 피곤하든 안피곤하든 일단 잠자고 보는 녀석들이니.


이 녀석은 예전에도 본 기억이 있는 듯 합니다.
캣츠에 나오는 대장고냉이 같던 녀석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더군요.


새끼 냥이들은 밖에 나오고 싶어하는 것 같네요.
내다 놓으면 신나게 돌아다니고 놀다가
다시 안에 집어넣으면 서럽게 울면서 철장에 매달립니다.
그래도 마냥 밖에 내놓으면 안되니 서러워도 참아야죠.


뭔가 되게 애처로웠습니다. 네. ㅡㅡ;


뭔가 잘못됐다.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사진이 많아서 포스팅은 다음으로...

다음편엔 후덕한 성격으로 구원투수가 되어준 노랑이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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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야생고양이의 잠자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아니, 애초에 '잠'이라는 행위를 편안하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을 가진 야생동물이 얼마나 될까.

그 중에서도 고양이란 녀석은 특별하다.
수천년동안 사람과 함께 지내왔고, 그 뛰어난 적응력으로 대다수의 야생동물들이 절멸한 대도시 안에서도
여전히 밤의 지배자로, 밤의 도둑놈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으니까.


하지만 소음과 기척에 민감한 고양이가 도시에서 생활한다는 건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닐 듯.
도시의 야생고양이들은 안심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사라진지 오래 되었다.
지나가는 모든 것들이 자기보다 위협적인 존재로 가득한 곳.

유린해야 할 상대는 거의 사라지고, 과거 자신의 먹잇감들이 하던
쓰레기나 뒤지는 일에 익숙해져버린 도시의 최하층 천민인 고양이는
이미 막강한 포식자의 위치를 잃어버린지 오래.


가식적이든 지능적이든 사람의 손길에 익숙해진 고양이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사냥의 본능과 한적한 고독의 즐거움을 포기한 대신
가만 있어도 귀엽다며 달려드는 사람들의 손길과 넉넉한 식사, 그리고 편안한 잠을 얻었다.


자식이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
애초에 이 녀석들에게 자발적인 선택권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운과 우연의 기구한 일치로 인해
사랑받는 애완동물이 되던가, 증오를 한 몸에 받는 도둑고양이가 되던가.

그걸 인간들이 불쌍하다 애처롭다 그래도 이게 낫다 등의 잣대로 판단하는건
애완고양이든 도둑고양이든 이미 반쯤은 '고양이'로서의 자신을 거세당한 녀석들에게
그 오만함을 너무 과하게 들이대는 행동이 아닌가 싶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다.

왜 가면 갈수록 사회가 썩어있다고 부르짖는 사람들이 많아지는가.
형식적으로는 분명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물리적인 편안함을 얻었고
배가 고파 굶어죽는 사람도 형식적으로는 줄어들었고
하찮은 병 하나 치료하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도 형식적으로는 줄어들었는데.

문제는 그게 형식적인데 있다는 점이겠지.
그리고 어디선가 그 모순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현대사회의 불행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겠지.

그래서 양떼나 몰고 농사나 지으면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며 대를 이어가던 시절과
모든것이 포화되었으면서도 너무나 부족한 무언가 때문에 매말라가는 지금의 상태 중
어느 것이 더 행복하고 좋았던 시절인가를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당사자 본인의 몫.

그저 사람은 욕심이 많아서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것 뿐이다.


그러니까 사람은 사람이 할 수 있는 판단만 해야 한다.
어느 쪽의 고양이가 더 고양이다운가, 더 행복한가는 사람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고양이들은 그저 환경에 적응하려고 발버둥칠 뿐이고
그것은 인간이 이렇게 발전하기 훨씬 전부터 야생에서도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던 일이니까.


애완동물이든 반려동물이든
그런 형식적인 단어에는 그저 사람의 죄책감과 가식의 껍데기만 늘어붙어 있을 뿐
결국 사람은 자신에게 모자라는 것을 채우기 위해서 고양이를 필요로 한다.

분명히 고양이의 의지보다는 사람의 강제성이 더 크게 작용했겠지만
그래도 고양이 역시 자신의 생존을 위해 무의식적으로 사람을 필요로 한 것이겠지.


그래서 길들여진 고양이의 편안한 잠을 옆에서 보는 것은 행복하다.

아마 찰나의 운명이 빗겨갔다면 평생 그런 편안한 잠 한번 자 보지 못했을 녀석은
'그래도 홀로 도시의 밤거리를 누비며 자유로웠던 시절이 좋았는데'
라는 불만을 품지는 않을 테니까.


녀석들은 그저 주어진 환경에 적응했을 뿐.
불평이 있다면 약간의 지루함과
 다이어트랍시고 음식을 조금씩 주는 인간에 대한 불만 정도 아닐까.

좀 더 지성이란 걸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인간은
그들의 머릿속 진실에 대해 침묵해야 한다.
그것은 인간의 잣대로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다만 내가 고양이의 잠자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행복감은
분명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혹은 내가 동경하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는 데서 오는
사소한 대리만족감 때문일 것이다.

그게 고양이에게 사람이 바랄 수 있는 최소한이자 최대한의 매력일 테니까.


어느 동물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어린 녀석이 인기가 많죠.
개인적으로는 다 큰 냥이의 듬직한 모습도 굉장히 좋아합니다만
일단 눈에 들어오는걸로는 새끼냥이가 역시...


과연 새끼라서 거의 대부분 잠만 잡니다.
새끼들은 잠을 깊게 자기때문에 만지고 번쩍 들어도 계속 꿈나라.


그래도 식사시간엔 부리나케 끼어들어서 열심히 먹습니다.
과묵한 고양이 한마리가 은근슬쩍 새끼냥이한테 자리를 비워주더군요.
이래서 어른이 고양이도 좋다니까요.


특히 새끼때부터 직접 길러서 어른이 된 냥이는
다른 새끼냥이보다 훨씬 귀엽고 믿은직합니다.

사람과 시선을 잘 맞추는 고양이과 동물은 역시 오래 지내면 눈빛으로 대화를 할 수 있죠.


까페 안의 분위기는 이 정도 새끼고양이한테는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깨어있을 때의 냥이는 어리둥절한 표정과 행동을 지을때가 많더군요.

까페 깊숙한 곳 관리자 영역(?)에서는 정말 어린 새끼 냥이들이 있는데
이 녀석들은 안정을 위해 손님들이 있는 곳에서 격리되어 있는걸 보면
이 녀석은 그래도 조금씩은 나와도 괜찮을만한 나이가 되니까 나온것 같습니다.


의자 다리를 잡고 장난치는 냥이.
새끼라서 그런지 사람이 흔드는 낚싯줄에도 잘 반응하고...
지금 성격을 잘 만들어놔서 사람에게 친근해져야 할텐데 말입니다.


이 나이대 냥이를 개냥이로 만들려면
사람이 몇 없는 조용한 곳에서 오랫동안 같이 있으면서
잠 잘때 품에 안아주고 하면 점점 24시간 고롱고롱 체재로 변환되기 시작합니다.


새끼냥이들한테는 아무래도 조용한 환경이 좋은데
뭐, 놀때는 이렇게 신나게 놀아야죠.


저 눈망울에 많은 손님들이 넘어가버렸습니다.


요 녀석이 워낙 낮은데다, 고개를 잘 들질 않아서 정면사진을 많이 건지진 못했네요.
좀 더 커서 털이 북실북실해지면 굉장한 미묘가 될 것 같습니다.


양지바른곳을 좋아하는 새끼냥이는 따스한 곳을 잡아서 슬슬 슬립모드로 변환중이네요.


먹고 놀고 싸고 자고
종을 불문하고 새끼가 할 일은 언제나 저것 뿐.


이런 살인적인 매력을!


나중엔 팔도 베고 잡니다.

온 몸을 맛사지해도 꼼짝않고 잠만 자더군요. 과연 새끼냥.


다음에 찾아갈 땐 몰라보게 커져있겠죠.
본받을 만한 어른 냥이들이 전부 무심한 듯 시크한 녀석들이라 좀 걱정입니다.

손님들에게 앵기는 개냥 or 무릎냥이 되어주면 참 좋을텐데...

대구시내의 유일한 (내가 알고 있는 한) 고양이까페.
제목도 없이 재미있는 간판 하나만 덜렁 달려있는, 그래서 센스가 마음에 드는 곳.

미리 알아보고 가지 않으면 길 찾기가 쉽지 않은 골목에 있는데
단골 손님들은 많은 듯 하다. 내가 처음 들어갔을 땐 한 명도 없었는데, 금새 바글바글..


못 보던 녀석이 앉아있다.
2달 전에 새로 들어온 녀석이란다.

무서워보이는 생김새와 달리 사람 손을 별로 싫어하지 않고 애교도 있는 편.


까페 내에서 제일 불쌍해보이는 사막여우.
항상 유리 안에 갖혀있는 모습을 보니 참...


햇빛 따뜻한 곳엔 항상 잠에 겨운 냥이들이 비틀비틀.
이 녀석 임신중이다. 조만간 쑴풍 낳을듯.


이곳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미묘라고 생각되는 녀석인데
이번엔 일진이 안좋은지 사진 찍혀주질 않는다.
금단의 성역에 올라가서 쥔장한테 야단맞기도 하고...

눈매가 참으로 곱고 세련된 녀석.


겨우 한 장 건졌다.
좀 까칠한 성격이긴 한데 참으로 매력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밥을 주면 그 무심한 듯 시크한 녀석들이 개떼처럼 달려든다...


다 먹고나면 얄짤없이 다시 시크모드로 들어감...


그래도 까페 안에서 이리저리 발품팔다 보면 냥이들의 멋진 포즈를 사진에 담을 수 있다.
고양이 구경도 하고, 놀리고 있던 카메라도 실력 발휘하게 해 주니 이 어찌 일석이조라 아니할 수 있는가.

우려먹을 사진이 많아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