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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4.06  구미의 다모아 족발 15
  2. 2012.04.05  대구 동성로의 한스델리 11
  3. 2012.03.16  새로운 고양이까페 - 강아지 VS 고양이 1편 14
  4. 2012.02.15  이것저것 맛집 21
  5. 2011.11.22  대구 지산동 화청궁 16
  6. 2011.11.15  상주 명실상감한우 16

 

원래 음식블로그는 아닌데, 이상하게 연달아서 음식 포스팅을 하게 되는군요.
구미쪽 학교에 출근하시는 엄니께서 학교 선생이 가져온 족발을 참 맛있게 먹었다고 말씀하셔서
저도 하나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지 하룻만에 가져오셨습니다.

이름은 모르시던데, 젓가락 포장지에 다모아족발이라고 적혀 있어서 알게 되었네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미 22년째 구미 중앙시장에서 족발집을 운영중이고, 구미에서는 매우 유명한 족발집이라고 합니다.
특이하게도 족발에 마늘을 베이스로한 소스를 버무린 양념족발이더군요.
흔히 보이는 매운맛 양념이 아닌, 마늘향이 강하게 나는 간장맛입니다.

조금 식어도 매우 쫀득쫀득하게 씹는 맛이 있고, 양념이 되어 있어서 함께 넣어온 새우젓이나 간장은 필요가 없네요.
거참 맛있네 하고 자꾸 먹다보니까 이게 좀 심각하게 짭니다.
확실히 맛은 있는데 이미 되어 있는 양념을 덜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식사 후 물을 어마어머하게 들이키게 되었습니다.
제 입맛의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달달하고 혀에 자극적인 맛이, 조미료가 좀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
마늘의 알싸한 맛과 어우러져서 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는 건 좋습니다만, 이렇게 짜서야...

그냥 소주 안주용으로 씹어먹기엔 그만인 녀석인데, 보통 족발 생각하고 먹으면 물을 상당히 쓰게 될 듯 합니다.
매운 족발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아예 먹질 않지만, 제가 평생 먹어본 족발 중에서 가장 짜다고 생각하네요.
대구의 음식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구미 대표인 이 녀석을 먹어보니 대구의 대표인 서남왕족발을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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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1주일 전의 이야기입니다만
친구한테 3DS 하고 게임소프트 갖다주러 대구 시내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밥도 한끼 먹고.
집에서 동성로까지는 걸어서 40분 정도면 느긋하게 도착하니 음악 들으며 걸어갔는데
한스델리라는 곳에서 선전용으로 전시해 놓은 음식 사진이 그럭저럭 먹음직스럽게 보여서 체크해 놓고
친구 만나서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시내 음식점에 대해선 거의 아는게 없기 때문에 매번 뭐 먹을지 고민하곤 했는데
미리 정해놓고 가니까 마음이 편하더군요. 음식 퀄리티가 어떨까 하는 걱정은 있었습니다만.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했다는게 팍팍 느껴지는 가게 분위기와, 패스트푸드점 처럼 직접 카운터에 가서 주문하는 방식이 낯설더군요.
메뉴를 대충 보니 일본의 저가 패밀리 레스토랑인 가스토, 사이제리야, 코코스 같은 곳을 벤치마킹한 곳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거기보다도 인건비를 더욱 줄이고, 실패할 확률이 적은 반 인스턴트 경양식 메뉴 위주로 편성되어 있네요.

둘이 요리 하나씩 시키고 같이 먹을 치킨 텐더 세트와 음료수 2잔까지 포함해도 1만 7천원 정도의 가격이니까
주머니 사정이 고픈 젊은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친구가 주문한 데리야키 오므라이스. 양도 그렇게 적은 편은 아니네요.

 

제가 주문한 낙지 도리아입니다. 메뉴를 제대로 안 읽어본 탓에 이게 상당히 매운 녀석이란걸 모르고 주문해 버렸군요.
아주 전형적인 '프렌차이즈' 음식이라고 할까요. 요리사의 솜씨가 그닥 필요하지 않은 반 레토르트 요리의 맛 그대로입니다.
매운게 입맛은 좋다고, 먹을때는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돌아와서 지옥을 맛봤지만. ㅡㅡ;

음료수는 첫 한잔과 함께 리필 1번까지 된다고 하는데, 여기저기서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네요.
가스토나 코코스같은 곳과 비교하면 맛은 한 단계쯤, 서비스는 두 단계쯤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가격대 성능비는 이곳이 한 단계 낫습니다.
환율이 1000원대라면 가격대 성능비가 동일하겠지만 지금 환율은 살짝 맛이 가 있는 상태니까.

그 외에 좋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퓨전 메뉴라던가 기존 메뉴의 바리에이션이라던가를 꾸준히 연구하는 느낌이 난다는 점일까요.
메뉴도 나름 풍부하고 가끔씩 찾아가도 종류가 부족해서 고민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돌아가면서 이런 시스템과 가격이라면 분명 전국 체인점일거라고 예상해 봤는데, 돌아와서 찾아보니 맞더군요.
아이들 데리고 간단한 외식을 즐기거나, 젊은 사람들끼리 가볍게 한끼 즐기려면 나쁘지 않은 곳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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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동생분하고 새로 생긴 고양이까페를 찾아나섰습니다.
동생분이 오후에 일하러 가서 오전 일찍 가려고 했습니다만
알고보니 그 까페는 오후 1시에 오픈하더군요. ㅡㅡ;

어쩔 수 없이 한시간 반정도라도 맛을 보기로 하고, 일단 좀 일찍 만나서 점심식사나 한끼.
대구 동성로의 '맛을 아는 쉐프'라는 재미있는 타이틀의 레스토랑입니다.
젊은 유학파 쉐프분의 열정이 느껴지는 꼼꼼한 메뉴 설명과 함께, 올리브 오일 스파게티를 주문했습니다.
문 연지 10일밖에 되지 않으셨다고 하는데, 해산물의 향이 날아가지 않게 잘 볶아서 나왔습니다.

조개에서 약간 모래 씹는듯한 느낌이 난게 감점요인이지만, 대구 시내에서 이 정도면 상위급 파스타라고 생각하네요.
대구시내 맛집 찾아서 방황하다가는 형편없는 음식 먹기 딱 좋은데
이곳은 후회없이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은 시내치고 크게 비싼편이 아니고, 요리 수준을 보니 맛없다고 욕먹을 일은 없을 것 같더군요.


잠시 수다좀 떨다가 1시가 넘어 고양이 까페로 돌격합니다.
대구 시내에선 굉장히 희귀한 고양이 까페인데, '강아지 VS 고양이'라는 제목답게
3층은 고양이 본진, 4층은 강아지 본진으로 나눠져 있더군요.
사실상 시내 유일의 고양이 까페였던 '고양이가 열리는 나무'보다 월등히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합니다.

대신 까페로서의 기능은 고나보다 확실히 떨어지는 듯 보입니다.
직원들의 서비스나 어드바이스도 최소 수준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고양이와의 접촉과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고나 스탭에 비해서
이곳은 그냥 주문후 음료수 하나 갖다주고 나면 스탭들과 얼굴 마주할 일이 없을 정도로 방치형이더군요.


기본적으로 고양이를 안아올리는 것도 금지, 리본 매고 있는 녀석들은 터치 금지라서
고양이 본인들에게는 좀 널널하겠지만 아마 심기 불편한 고객들이 많이 생길듯한 느낌이더군요.
고나같은 경우엔 가끔 스탭분들이 고양이를 안아서 고객들 품안에 안겨주기도 하는데, 이곳에선 일절 그런거 없습니다.

고나가 고양이 매니아 사장과 스탭이 문을 연 까페라고 한다면
이곳은 까페라기 보다는 규칙이 엄격한 동물 놀이터라고 보는 편이 좋겠더군요.

일조량이 현저하게 떨어진 현재의 고나에 비하면 넓은 공간과 크게 어둡지 않은 조명 부분이 마음에 듭니다.


오픈 하자마자 쳐들어 온 터라 손님이 아무도 없습니다.
횡재했다고 생각하며 터줏대감들에게 인사 돌리며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제 카메라가 워낙 육중해서 조금 신기한듯이 쳐다보더군요.


영역에서 잘 나가지 않는 고양이지만, 그놈의 호기심만은 억누를 수 없는지
출입문이 열리면 후다닥 빠져나가려고 준비 하고 있는 녀석들이 많더군요.
점프력이 어찌나 대단한지 자기 몸의 4배쯤 되는 높이도 확 뛰어올라가합니다.


이 사진들 찍으려 순회하고 있는 동안 제 가방은 후덕한 냥이들이 호기심을 보이며 점령해버렸더군요.
이번엔 새끼가 한 마리도 없이 전부 성묘들이었는데, 극소수의 몇마리를 제외하곤 대부분 사람에게 무관심합니다.
냥이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더군요. 개체의 성격차이일수도 있지만
완벽하게 가족 공동체로 생활중인 고나의 스탭들과는 달리, 접점이 없는 고양이 무리라서 그렇다는 느낌도 듭니다.

어쨌든 스코티쉬 폴드는 그냥 늘어져 있어도 귀엽군요. 크로스 된 앞발이 매력포인트.


놀아달라고 몸을 들이대면서 애정표현을 해 주는 냥이님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냥이들은 그냥 세월아 하면서 자기 할일만 합니다.


개냥이라고 소문난 노르웨이 숲냥이도 그냥 카메라에 살짝 관심을 가질 뿐.
노르웨이나 러시안 블루 같은 냥이는 주인이라고 인식한 사람에게는 개보다도 더한 친근감을 보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경계심을 많이 품으니, 이런 까페에서는 별로 치근대는 모습을 보기 힘들죠.


나가면 X 될걸 알면서도 나가고 싶어하는 건 냥이나 사람이나 천성인듯 합니다.
창문마다 냥이들이 어찌나 하염없이 바깥을 쳐다보는지...


리본은 맨 녀석들은 몸이 안좋거나 성격이 안좋아서 잘 무는 녀석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만지지도 마라고 주의를 주는데... 문제는 체감상 냥이의 절반 가까이 리본을 하고 있어서.
전 딱히 싫어하는 녀석들 억지로 안거나 만지거나 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무난하게 사진만 찍는데
냥이들과의 스킨쉽을 기대하고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분명 불만이 있을만한 상황입니다.


상당히 사이가 좋지 않던 러블과 샴.
자꾸 러블이가 쫓아다니면서 슬쩍슬쩍 공격을 해대더군요.
둘다 어릴적부터 기르기 시작하면 주인과 절대적인 교감을 자랑하는 녀석들입니다만
집에 냥이를 기를 수 없어 이렇게 찾아온 까페에서는 주인 대접을 받지 못하니 그저 아쉬울 따름이죠.



스코티쉬 폴드의 접한 귀와 똘망똘망한 눈동자의 조합은 정말 무시무시하군요. 버틸수가 없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창밖을 보려는 녀석의 모습은 귀여움보다 진지함이 앞설때도 있습니다.


한바퀴 순회공연을 끝내고 돌아오니 또 다른 녀석이 제 가방을 차지하고 있네요.
가방 분명히 새워놨는데 왜 밑에서 깔고 앉은건지...
저렇게 쳐다보면 내려오라고 할 수도 없고.


털 고를때면 언제나 신묘한 유연성을 피로해 주십니다.
저렇게 보니까 뒷다리가 닭다리같네요. 넓적살 부근을 마사지 해주고 싶은 욕망이...


캣타워에 올라가서 취침 준비중인 냥이.
리본이 달려있어서 만지진 않았지만 카메라를 쳐다보는 말똥말똥한 모습에서는 사나움을 찾을 수 없더군요.
성격 좋기로도 유명한 노란둥이인데 왜 리본을 달고 있는건지...


언제나 물이 흐르는 자동 급수대는 항상 냥이들이 한두 마리씩 진을 치고 있네요.
모터의 힘으로 계속 물이 돌고 도니 그게 신기해서라도 물을 많이 먹는 듯한 느낌입니다.
먹는데 방해하는건 나쁜 짓이니 그냥 얌전히 뒤에서 셔터만 누르네요.


저렇게 후덕한 녀석도 리본을 달고 있다니... 아쉽습니다.
사실 뒤의 샴고양이가 이 녀석의 철저한 스토커더군요.
딱 저 정도 거리까지 접근해서 하염없이 쳐다보기만 하고 있습니다. 뭐 하자는 건지.


후덕냥이가 물 마시러 이동해도 반드시 따라와서 계속 바라만 봅니다.
싸우려는 것도 아니고 애정공세를 펴는 것도 아닌데... 끈질기게 따라만 가더군요.
안내문을 좀 더 열심히 공부했으면 뭔가 사연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전 냥이한테 이름도 안붙이는 타입이라서 그냥 생소한 모습 그대로 즐기기로 합니다.


문 연지 1시간도 안됐는데 벌써 이곳저곳 잠을 청하는 녀석들이 속출하는군요.
반쯤 눈뜨고 입술도 내놓고 잘 자는 녀석입니다.


스토커 샴냥이는 아직도 후덕냥이를 쫓아다니고 있네요.
후덕냥이쪽이 오히려 심기가 안좋은 듯 귀를 내리고 있습니다.
샴냥이는 딱 저 저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바라만 보는군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저렇게 아무짓도 하지 않고 스토킹만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는 걸지도.


딱 잘것같던 캣타워 위의 노란둥이도 어느새 잠에 빠져 있습니다.
저렇게 몸에 딱 맞은 공간에서 동그랗게 FIT 한 상태로 자고 있는 냥이는 참 행복해 보입니다.
고나의 경우엔 어린 아해 손님들이, 자려고 하는 냥이들도 마구 만지고 안고 해서 좀 보기 안좋았는데
아예 안기가 금지된 이곳에서는 그래도 냥이들이 좀 더 느긋한 듯이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스탭과의 교감이란게 느껴지질 않아서 느긋하지만 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일장일단이 있네요.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으로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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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어서 서울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녹지 않은 눈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대구는 아예 눈이란걸 본 기억이 거의 없었던 겨울이라 말이죠. 춥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 올라갔을 때는 꽤나 따뜻해져 있어서
이제 조만간 이런 풀죽은 녀석들도 다시 시퍼렇게 살아나겠구나 싶더군요.


하늘은 그럭저럭 푸른데
지평선 부근부터는 뿌연 느낌이 나는게... 항상 조금씩은 아쉬운 서울 하늘이었습니다.
그래서 잘 안찍게 되네요. 여행중엔 시도때도없이 하늘만 찍어댔는데...


사진 찍으며 걷다가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잘못된 곳을 찾으시오?


저녁에는 형님부부가 맛있다고 하는 홍대의 오코노미야키집 후게츠로 출발했네요.
오사카 츠루하시쪽에 유명한 본점이 있다는 곳인데... 전 가본적이 없는 곳입니다.
영화동호회 메이님의 지인분이신 일본 먹거리 매니아 까날님의 가이드북에서 소개했었던 기억은 납니다.
형님이 그래도 일어 좀 맛은 봤다고 ’風’ 는 ’かぜ’ 로 읽는거 아니냐고 물어보는군요.
근데 그렇게 읽으려면 뒷쪽 '月'도 ’つき’로 읽어야 한다는 것 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듯.

쉽게 설명하면 '풍월'이라고 읽느냐 '바람달'이라고 읽느냐의 차이일 뿐.


돼지고기와 새우 오코노미가 익어갈때까지 야키소바를 먹습니다.
오카사에서는 야키소바를 주문하면 바로 면을 볶으면서 소스를 쪽쪽 넣어주기 때문에 훨씬 맛있습니다만
여기는 이미 다 만들어진거 갖고와서 위에 계란만 풀어주더군요.
면이 텁텁해서 잘만들었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오코노미야키는 뭐, 장인의 손길이 필요한 음식이 아니라서 철판에 잘만 구워내면 맛있죠.
사람들이 북적북적하고 점원이 그닥 숙련된 사람이 아니라서 깊은 곳이 살짝 덜 익은 냄새가 납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이 정도라면 크게 맛없는 수준은 아니니 맛있게 먹습니다.


가츠오부시는 일부러 안뿌리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약간 엉성한 상태로 완성되었군요.
야채덩어리라 위에는 그닥 부담이 없는 음식이니까 마음껏 먹어줍니다.
전날 어마어마하게 과식을 해서 속이 영 제상태가 아니었지만 이 정도는 괜찮겠죠.

츠루하시에서 장사한다고 자신할 정도라면 일본에선 꽤나 이름값 날리는 곳일텐데
만약 이 퀄리티 그대로 츠루하시쪽에 가게 낸다면 쫄딱 망한다에 한표 걸겠습니다.
그래도 한국서 이정도 오코노미라면 그럭저럭 맛있게 먹을만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다음에 오사카 가면 본점의 맛을 한번 확인해 봐야겠네요.


잠시 홍대를 돌아다니면서 배를 진정시킨 후에
홍대서 유명하다는 미미네 떡볶이를 시식하는 겸 해서 들어갑니다.
매출 10억원을 달성했다고 상당히 유명한 곳이라더군요.

떡볶이는 국딩시절 문방구 앞에서 팔던 그 떡볶이었습니다.
쫄깃쫄깃한 밀떡에 설탕 듬뿍넣고 국물처럼 묽게 끓여내는 추억의 떡볶이로군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요즘 대세인 쌀떡볶이파에 반기를 드는 쪽이라서
오랜만에 옛날 생각 하며 떡볶이를 흡입했습니다. 아삭아삭 씹히는 파가 식감을 보조해줍니다.


이곳 미미네의 또 하나의 유명요리로, 특허받은 새우튀김을 들 수 있겠네요.
새우 수염까지 모양 그대로 튀겨내는 독특한 방법이 한국과 일본에서 특허를 받았다고 합니다.
6마리에 1만원이라는 상당한 가격대에 비하면 새우 자체의 품질은 좋다고 할 수 없겠네요.
이렇게 추억을 파는 식당에서 바라는게 무리겠지만 등딱지 속의 똥도 굵게 남아있고.


세가지 색의 소금을 입맛대로 찍어먹으면 되는 듯 합니다.
파래소금, 그냥소금, 마늘소금이라고 하는데... 제가 입맛이 이상한건지 사실 구분을 못하겠네요.


포장마차 분식의 새우와는 아예 비교가 불가할 정도고
적당히 솜씨없는 일식집의 튀김과 비교하면 살짝 아쉬운 면이 보일 정도의 새우튀김입니다.

일본에서 텐푸라라는 음식은 초밥과 더불어 가장 어려운 요리로 취급받기 때문에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0년 정도 수련을 쌓아야 요리사라는 말을 듣곤 하는데
밑간이 되어있는 튀김가루로 이렇게 살짝 튀겨내는 방식은 한국 사람들 입맛엔 잘 맞겠지만
일본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생소하고 그닥 잘 만들지 못한 식으로 인식될 수도 있겠더군요.

그쪽 동네 식성 자체가, 재료의 풍미를 최대한 해치지 않을수록 좋은 요리라는 인식이 있으니
이런 요리 방식의 차이로 굳이 일식 튀김을 따라할 필요는 없긴 합니다.

가격이 새우 품질에 비해선 확실히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 튀김가루가 묽은 떡뽁이 국물과 궁합이 잘 맞아서
간단히 즐기려고 가끔씩 들어가기에는 괜찮은 곳 같더군요. 대히트를 쳤다는 점에 대해선 조금 아리송하긴 한데.

암튼 이런 세상물정에는 통 어두운 저한테 여러가지로 신선한 홍대 탐방이었습니다.
대학생때는 지하까페에서 방방 뛰느라 자주 가긴 했지만, 그때도 맛집엔 관심이 없었으니.
형수님은 이제 몸 조심해야 할 시기인데 좀 너무 많이 걸어다닌것 아닌가 걱정도 들었네요.
여행을 저만큼 좋아하는 형님부부인데... 이제 어쩔건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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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맛집 :: 2012. 2. 15. 17:20 Food For Fun

나른한 몸을 이끌고 블로그를 고사시키지 않기 위해 글이나 올릴까 하던 도중
날치기로 FTA 통과시킨 뉴스를 듣고 참 기분이 엿같이 늘어지는군요.
그런 것들 뽑아준 국민들이 등신호구인건 더 말해봤자 입이 아플 뿐이고...

저 개색들이 죄값을 치룰 날이 올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다는데 더 씁쓸할 뿐입니다.
삼대만수 저주를 받길 온 정성을 다해 기원합니다.

그건 둘쨰치고 일단 올리려던 포스팅은 올리고 봐야죠.
영하4도라는 갑작스러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며칠 전 저녁먹으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집에 그닥 먹을게 없었기도 했고, 만들기는 귀찮고 해서 엄니께서 권유를 하셨네요.

바람이 어찌나 센지 1층 복도엔 낙엽들이 흘러들어와 있습니다.


간단하게 먹으러 나왔지만 결국 어찌저찌하다 대구 지산동의 화청궁까지 차를 타고 와버렸네요.
중국인 부부께서 운영하는, 대구서는 그럭저럭 알려진 식당입니다.
8월 엄니 생신때 이곳에서 세트요리를 먹은 적이 있는데, 꽤 괜찮았던 기억이 나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곳의 특징은 요리 양이 무지하게 많다는 것.
저희 대식가 5명 가족이 가서 4가지 요리세트를 먹는데 진땀을 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보통 중국집에 가면 5가지 세트 먹고 짜장면등의 식사까지 마치는 사람들인데
이곳에서는 쥔장 아주머니께서 그렇게 못드신다고 미리 이야기도 해 주시고, 정말 짜장면은 못먹을 정도로 배가 빵빵하더군요.

입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끊이질 않다보니 넓지 않은 가게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습니다
중국어로 대화하시는 쥔장 아주머니는 목소리도 호탕해서, 옆에서 듣고 있으면 뭔가 공연을 듣는 듯한 느낌이죠.

이날은 3명이서 왔으니 간단하게(?) 전가복 하나 시켰습니다. 이정도라면 짜장면도 먹을 수 있겠죠.
하지만 역시 양은 상당합니다. 쥔장 아주머니께서는 이거 다 드시면 짜장면은 힘드실텐데요 라고 하셨지만
이곳이 양 많기로 유명하듯이 저희 집도 많이 먹기로 유명하다는 것.


그런데 이번 전가복은 솔직히 실망입니다.
전가복은 중국 음식으로선 기본적인 양념밖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각종 싱싱한 해산물과 죽순 등 재료의 품질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요리라서
보통 처음 가보는 고급 중국집에서는 이 요리를 시키곤 하는데요.

8월의 엄니 생신때는 세트요리가 모두 기본 이상은 하던 기억에도
이번 전가복의 품질은 제 입장에서는 실망스럽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새우, 해삼, 죽순, 오징어 등 주가 되는 재료 수준이... 그냥 동네 중국집 수준이더군요.
게살은 조금 낫긴 했지만 고급 요리에 속하는 전가복이 이러면 실망이 큽니다.

지금은 예전의 맛을 잃어버렸지만 이사하기 전 조그맣던 대구의 연경반점이 자랑하던 전가복은
큼직큼직하고 향이 잘 살아있는 훌륭한 재료가 듬뿍 담겨 나왔는데, 그곳에 비하면 여기 품질은 절반도 될까말까입니다.


엄니 말씀으로는, 부모님이 나가시는 모임에서 단체로 갈 때는 품질이나 양이나 만족스러웠는데
예약도 없이 갑자기 바쁜데 와서, 것도 단체가 아닌 3명이서 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고 하시네요.

추가로 먹은 짜장면은 양파와 감자를 잘 볶아낸 것도 좋고, 많이 짠 편도 아니라서 먹을만 했습니다.
그래도 기대하고 주문했던, 짜장면 15그릇 가격의 전가복이 그렇게 절 실망시키는 바람에 의기소침한 상태였네요.


엄니께서 주문하신 짬뽕도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만 짜장면에 비해서 좀 짰습니다.
가족들 모두 다녀와서 방귀도 신나게 뱉어내고, 물도 많이 마시고 하는걸 보니 짜긴 짰나 봅니다.
허름하기 그지없는 분위기에 비해, 중국분들이 직접 만드는 요리라 예전부터 괜찮은 인식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전가복에서 점수를 많이 깎였습니다. 다음에 미리 예약하고 가면 좀 제대로 만들어 낼려나 모르겠네요.

역시 밖에서 제대로 된 요리 먹으려면 미리 예약하고 느긋하게 가는게 가장 좋을 듯 합니다.
원래 이번에도 전가복이 아니라 오룡해삼을 먹으려 했지만
쥔장 아주머니께서 크게 웃으시면서 예약도 없이 지금 그런거 못만든다고 하셨거든요.

다음에 다시 갈 일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가게 된다면 꼭 예약을 해놓고 가서 다시 한번 맛을 검증해 봐야겟습니다.

토욜날 아버지 생신 파티를 서울서 열고
일요일 일정까지 마친 후 대구로 내려오는 도중이었습니다만.
중간에 고속도로가 많이 막혀서 상주 쪽 국도로 내려왔습니다.

저녁도 늦어서 대구 도착하면 밥 먹을 시간이 지날 듯 해서
차를 몰다가 뭔가 있어보이는 식당에 무작정 들어갔습니다.

앉아서 보니 무려 450조원의 경제효과를 가져다 줬다던 G20 회의 만찬용으로 사용되었던 고기로 유명한 곳이라네요.
상주의 소고기는 뭐, 이 근처 사람들에게는 원래 나름 유명했지만.

근데 왜 저는 450조원중에서 쥐똥만큼도 이익본 기억이 안나는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국제회의에서 맛을 인정받을 정도라고 하니 기대는 많이 했습니다.
깔끔한 밑반찬과 생각만큼 비싸진 않은 메뉴라서 좋았네요.

단지, 음식 남기지 않기 위해 정말 조금씩만 차려놓은 반찬은 좋긴 한데
빈그릇을 몇 겹으로 쌓아놔도 본척만척 하다가 결국 반찬 좀 더 달라는 말을 듣고나서야 가져다 주는 서비스는 약간 실망이었습니다.
왠만한 곳에서는 그렇게 바깥쪽에 빈 그릇 올려놓으면 '반찬 더 드릴까요?' 라고 물어는 보던데 말이죠.


겉절이도 말하지 않는 한 텅텅 비어도 절대로 보충해주지 않더군요. 이곳 방침이 그런 것일지도.
고기 구워먹을때 제가 가끔 고기보다도 더 좋아하는 구운 마늘과 은행열매는 한 사람당 한 개씩! 마늘 3개, 은행 3개!
역시 G20 회의 식사를 맡을 정도가 되면 이런것도 이렇게 찔끔찔끔 내 놔야 좀 있어보이는 걸까요.

하지만 밑반찬의 질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이라서 음식 자체에 불만은 없었습니다.
고추튀김이 완전히 식어빠진 녀석이 나온 것 빼고는.


왠만해서는 이곳에 다시 올 일이 없기 때문에
모듬부위를 시켜서 맛을 음미해 보기로 했습니다.

모듬이지만 질이 떨어지는건 아니고 (명품 모듬이라는 훨씬 비싼 메뉴가 있긴 했습니다) 3사람이서 먹기엔 그리 부족하지 않았네요.
저희 가족은 모두 상당한 대식가라 이런 곳에서 마음먹고 먹으면 20만원 이상은 금새 먹어버립니다만
어제 생신 만찬에 충분히 만족한 탓에 그닥 많이 먹고 싶은 생각은 없었네요.


여러 부위가 나왔지만 각각의 특징이 잘 살아있고 씹는맛도 훌륭해서
과연 칭찬받을 만한 녀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접근성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근처 갈 일이 있다면 한번쯤 들러보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왠지 적어보이던 고기도 사실 구워서 잘라놓으니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 없이 적당한 양이더군요.
물론 메뉴 한편에 '명품'이라고 적힌 높은 등급의 고기는 가격이 좀 아찔하긴 합니다.
일반 메뉴도 일부러 차별하는 듯한 느낌은 없고 신선하고 잘 숙성된 녀석들이라 문제는 없습니다.

단지, 호기심에 주문해본 물냉면 비빔냉면은, 시기가 시기라 그런지 수준 이하였습니다.
육수가 맛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빔냉면의 경우 육수가 미지근하다못해 거의 식어버린 녀석을 내 오는 바람에
엄니께서 화를 내시며 다시 가져다 달라고 말씀하시기까지 했네요.

물냉면의 국물은 너무나도 달짝지근해서 내가 지금 육수를 마시는건가 설탕물을 마시는건가 싶었고 말이죠.
시기가 안맞았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 정도 퀄리티의 고기를 내놓는 가게라면 이런 냉면은 내놓으면 안된다고 봅니다.
엄니께서는 그냥 된장찌개 먹을걸 후회를 많이 하시더군요.

암튼 예정에 없이 찾아간 가게 치고는 고기의 질이 훌륭해서 만족한 곳입니다.
고속도로가 정체되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가 보지도 못했을 곳이라 뭔가 신선한 느낌이었네요.
냉면쪽에 손대지 않는다면 든든하게 외식하기엔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