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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에 해당하는 글들

  1. 2011.10.04  인왕산 둘레길 산책 28
  2. 2010.05.06  제천 한방엑스포 팸투어 - 한방오리백숙 24
  3. 2010.05.02  밑반찬이 제대로인 본가 안동국시 28
  4. 2010.04.14  그닥 인상깊지 않았던 오리고기 17
  5. 2010.02.08  오랜 전통의 할매집 오리마을 12
  6. 2010.01.31  해물은 거들 뿐, 폴인샤브 18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자전거를 끌고 대구로 내려가려구요.
버스타고 강릉가서 부산까지 내려가서 좀 둘러본 다음 경주를 경유해 대구로 갈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왕 왔으니 놀고 가라고 형님부부가 꼬셔서 그냥 눌러앉았네요. ㅡㅡ;
날씨도 좋고 대구 내려간 이후로 등산도 못해서 가볍게 인왕산 산책코스를 걸었습니다.
중간에 사과도 먹구요.


반쪽으로 쪼개려고 바득바득 힘을 주던 형님.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서 제가 이어받아 1초만에 갈라줬습니다.


사과가 참으로 아삭아삭하고 맛있더군요.
인왕산쪽 산책로는 걷기엔 좋지만 풍경이 그닥 좋지는 않았습니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전 카메라 장비가 무거워서 땀을 많이 흘렸네요. 6kg쯤 되나?


걷고 있을땐 어지간해서 사진 찍기 힘드니 서 있을때 마구마구 찍읍시다.


산책로가 거의 모래길이라서 기분나쁜 모래 냄새가 좀 거슬렸지만
중간중간 이런 그림이 되어 보이는 장면도 찍고 몸을 좀 풀었네요.


적당히 윤동주 시인이 어쩌고 하는 곳까지 와서 바람을 쐽니다.
이곳엔 사람들이 많더군요. 하늘은 예전처럼 쨍하게 푸르진 않았지만 서울에서는 이것도 좋은축에 속하죠?


모자쓰고 찍으면 스트로보와 반사판 없이는 잘 안나오는 사진...


산책로라곤 하지만 군데군데 등산로라고 할 만큼 적당한 경사가 있는 이 길을
외발자전거로 무려 왕복까지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디스크 브레이크까지 장착된, 뭔가 대단해 보이는 자전거였죠.

저도 곧 무지막지 무겁고 단단한 자전거 끌고 500km쯤 달리게 될 것 같아서 감회가 새롭네요.


형수님이 모자를 돌려썼군요. 역시 이래야 사진이 살죠... 라고 하고싶은데
결국 중요한건 찍사의 실력이라는 것이었습니다. ㅡㅡ;


취향이 반영되는진 모르겠지만 전 카메라 보고 서 있는 사진보다 이렇게 모르게 살금 찍은게 더 낫더군요.


영장류만 찍는건 좀 피곤해서 꽃사진도 찍어봅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이제 꽃 보기 힘들어지는 계절이니... 열심히 남겨야겠죠.


무려 300mm 나 되는 망원으로 도촬중
형님이 형수님 옷자락을 팍 잡아내리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찰나를 놓치지 않으며 브레송을 생각하는 저였습니다.


뭔가 대단한 분도 계셨습니다.
두 마리나 있었는데 절대로 곁을 떠나지 않고 잘 붙어있더군요.


하늘을 배경으로 하면 대강 느낌은 좋더군요. 그래서 한 장.


행복한 한 때를 보내는 커플 사진도 도촬하여 주시고...
그래도 마음이 여려서 앞사진은 못찍고 뒷사진만 남겼습니다.


산책로를 내려와서 부암동쪽으로 향합니다. 중간에 냥이님 사진도 한 장 남겨주시고.


꽤나 유명한 수제만두집이라는 자하손만두에 들렀습니다.
사람은 무지하게 많고 종업원은 쿨하고 시크하게 서빙을 하더군요. 인사 제대로 하지도 않고 오만+거만.

처음 먹은 빈대떡은 아주 맛있었습니다. 적당히 굽히고 깔끔한 맛이네요.


형님은 떡만두국, 저는 그냥 만두국을 주문했습니다.
이름만 다른게 아니라 들어가는 만두도 다르고, 떡만두국에는 만두보다 떡이 훨씬 많이 들었더군요.

그릇도 그렇고 내용물도 그렇고 정갈 그 자체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제 평가로는... 이게 1만 1천원이라면 집에서 된장이나 끓여 먹겠습니다. 입니다. ㅡㅡ;

만두는 확실히 수제라서 속도 튼실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훌륭했는데
사골로 만는 국물이라는 건 옅어도 너무 옅어서 만두피 맛마저 쉽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쉽게 말해 맹물.

하도 짜고 매운것에 대한 걱정때문에 이런 느낌의 맛이 '있어보인다'는 이유로 높게 평가받는 세상이지만
육수라는 이름의 탈을 쓰고 이런 맹물에 가까운 흐릿한 국을 내 놓는것은 저로서는 자의식과잉이라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요리는 과해서도 안되지만 부족해서도 안되죠.

아마 만두전골이라는 제목이 붙은 것이라면 이것보다 훨씬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이 메뉴는 안 먹을것 같네요.


저녁시간이 넘었지만 휴일의 뽕을 뽑자는 의미에서 곧바로 코엑스까지 가서 영화 '컨테이전'을 봤습니다.
그 전에 들른 코엑스 소니센터에서 새 카메라 A77 을 좀 만져보는 도중에 형님이 제 카메라로 찍은 사진.

역시 찍사가 넘어야 할 벽은 카메라의 오토모드인가...

영화는 제 스타일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지루해 하실 분들이 많겠더군요.
제 기준으로는 거의 호러영화에 가까운 섬뜩함을 느꼈습니다만.

영화리뷰도 하고싶지만 내일 자전거 타고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하죠.

대구에서 꽃 박람회 사진도 무지하게 찍었고... 영화 이야기도 할게 많은데
일단 여행 끝나고 뵙기로 하죠. 조심해서 내려가겠습니다.
근데, 부산 구경좀 하려고 했더니 마침 국제영화제 기간이라 엄청 붐빌듯한 불길한 예감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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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스팅이 마지막이니 잠시 쉬어가도록 할까요.
마지막 공짜 식사인 한방오리백숙입니다.

국물 색이 진한게 아주 제대로 우려낸 것 같군요.


요렇게 따로 찹쌀덩어리는 제공해 주십니다.
이녀석은 놔 뒀다가 개인 그릇에 덜어서 국물과 함께 먹어도 되고
미리 냄비에 넣어서 국물과 함께 걸죽하게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테이블마다 알아서들 드시던데 제가 앉아있던 테이블에서는 그냥 각자 퍼담아서 먹기로 했네요.


아쉬움 섞인 표정으로 술도 한잔 하면서 슬슬 제천 팸투어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마음가짐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천 5일장 구경만이 남았네요.
한방백숙은 엄청 맛있었습니다.
조금 짠 편이긴 했는데, 오리도 튼실하고 국물에서 진한 한방냄새가 풀풀 나는게 좋더군요.


주인공 오리도 카메라에 담기지 않으면 아쉬워할까봐 꺼내들고 찍었습니다.
일행 중 한분이 오리를 집어들자 전부 카메라를 후다닥 들어올리는걸 보니 역시 찍사의 본능...

그런데 베터리도 없는 제가 이런 사진이나 찍고 있어도 되는걸까... ㅡㅡ;

사실은 다 먹고 밖에 나와서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전 대구서 자동차 가지고 온 터라
돌아갈 걸 생각하면 술은 마시지 않았어야 했더랍니다.

소줏잔으로 한 잔 마셨으니 장터 둘러보면 거진 괜찮아지겠지만, 전 술이 약하니까
좀 더 조심해야겠네요. 혹여 돌아갈 때까지 취기가 남아있으면 좀 쉬다 갈 생각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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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넘은 늦은 저녁, 형님부부와 함께 간단히 한끼 하려고 들른 곳입니다.
희망교에서 어린이대공원쪽으로 가다 보면 위치한 본가 안동국시입니다.

국시... 는 아마 국수의 사투리겠죠. 대구 살아도 사실 사투리는 잘 몰라요.

거의 마지막 주문 받을 시간이라 간단히(?) 돼지고기 수육과 안동국시를 시켰습니다.
수육은 역시 시간이 문제였는지 딱히 칭찬을 늘어놓을 정도의 퀄리티는 아니었네요.
바싹 말라서 지푸라기 씹는 듯한 수준은 아니었는데... 그냥저냥 먹을만 했습니다.


밑반찬은 그리 종류가 많지 않음에도 칭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깻잎조림이 아주 제대로 맛이 잡혀있더군요.
짜지도 않고 심심한 것이, 깻잎 향기를 잃어버리지 않고 깔끔하게 잘 나왔습니다.
집에서 먹는 것과 가장 근접한 수준의 밑반찬이었네요. 요즘 채소가격이 만만찮은데도 푸짐하게 제공해줍니다.

이 국시집은 20년이 넘은 터줏대감격 음식점인데, 이 밑반찬은 가는 사람 대부분이 칭찬해 마지않는다고 하네요.
옆의 새우젓도 쓴 맛이 없이 진한 짠맛을 보여주는게... 저급 소금을 쓴 중국산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덜 삭은 김치와 부추를 깻잎에 싸서 수육 한점과 함께 먹으니 맛이 그만이더군요.
깻잎이 짜지 않고 향기가 베어있어서 수육에 싸먹으니 일품이었습니다.


고급 음식점이라고 하기엔 가격이 대부분 저렴한 곳이니
오히려 이 안동국시는 그냥저냥 평범하네요.

국물은 꽤 진하고 담백했습니다. 5천5백원짜리 국시치고는 프림이나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듯 해서 만족.
안동국시는 일반 칼국수보다 면이 약간 가늘고 부드러우며, 소 뼈를 고아낸 국물에 넣어 먹는다는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곰탕국물에 국수 말아먹는 거라고 하면 될듯.
간고등어도 그렇고, 안동이란 곳에 꽤나 신선한 먹거리들이 많이 있었나보네요.
사실 곰탕국물에 국수는 굳이 안동이 아니라도 자주들 해먹는걸로 알고 있는데... 뭐 그렇다는 겁니다.

밑반찬이 참 먹을만하고 안동국시도 기본 이상은 충분히 하는터라, 간단히 한끼 떼우기에는 참 좋은 곳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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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문화회관에서 공연을 본 후
배가 좀 고파서 근처에 보이는 오리고기집에 들어갔습니다.

양념오리구이를 시켰는데, 원래 그런건지는 몰라도 제일 큰녀석을 시켰는데 그닥 양이 많지 않네요.


서빙하는 종업원 아줌마는 똥이라도 씹은 표정으로 묵묵하게 반찬 얹어놓고 가 버리고...

반찬의 품질은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단촐하고.


오리고기 자체는 무난하게 먹을 만 했습니다.
지방함량이 매우 높은 오리고기라 고추장양념과 섞인 저 기름을 철판볶음밥용으로 사용하는데
엄니께서 판에 늘어붙은 것들이 몸에 심히 좋지 않겠다고 하셔서 볶음밥은 안먹기로 했습니다.


고기를 대충 다 해결하고 남은 마늘을 저 기름에 튀겨먹으니까 맛은 있더군요.
볶음밥은 확실히 맛있었겠지만 저 기름 모습을 보니 좀 겁이 나긴 했습니다.


중간에 아버지도 합류하시고 해서 추가로 훈제구이를 시켰는데
이건 뭐, 그냥 저마트에서 파는 오리훈제하고 똑같더군요.

예전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꼬치구이가 워낙 맛있는 녀석이라
오리고기에 대해서는 눈높이가 많이 높아진 원인도 있을 듯 하지만
접객 태도나, 반찬 수준이나 꽤나 실망스러운 가게였습니다.

동부문화예술회관 맞은편의 '선비마을' 이라는 음식점인데,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형님부부가 저녁 한끼 하자고 해서 부모님과 함께 오리 먹으러 왔습니다.
요즘들어 소고기류를 잘 안먹게 된 터라 왠지 외식하러 가면 이곳에 자주 가게 되는군요.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 위치한 '할매집 오리마을'입니다.
오리구이를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원래는 할매집 보신탕이라는 이름으로 대구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원조 보신탕집 중 하나입니다.

원 위치는 이곳이 아니었지만 그 할머니의 자식분들이 계속 이어서 장사를 하고 계시는군요.
요즘 예전에 비해 보신탕의 인기가 많이 줄어서인지 오리구이 전문점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20년 전만 해도 대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할매 보신탕의 이름은 아직 기억속에 남아있네요.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실은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친척 되십니다.
식당 한 켠에 아련하게 자리잡고 있는 추기경님의 소박한 모습이 인상에 남는군요.


오늘 맛있었던 반찬입니다. 살짝 짭쪼름한 간장이 고추에 적절하게 절여졌네요.
그리 맵진 않지만 특유의 싸~한 맛이 식욕을 돋구는 데 그만이었습니다.


년수로 따지만 제 나이만큼이나 오래된 식당이고,
예전 할매집 보신탕 시절부터 음식 깔끔하게 내놓기로는 평이 나 있던 곳이죠.
반찬들이 모두 깔끔합니다.


저희 가족은 이곳에서는 거의 항상 오리구이를 먹습니다. 가끔 보신탕을 먹기도 하는데.
양쪽의 숯불로 고기를 굽고, 아래쪽은 텅 비어있기 때문에 기름기가 쫙 빠져서 담백한 맛이 매력이죠.


예전에 타르로 털을 제거하는 오리 뉴스가 나간 이후로 이곳도 큰 타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다시 예전 궤도를 되찾은 것 같더군요. 실제로 이곳 오리는 상당히 품질이 좋습니다.
나오는 양에 비하면 제 위장을 채우기엔 조금 가격이 비싼 듯 한게 문제라면 문제죠. ^^;


저렇게 숯불 사이에 오리 꼬치를 꽂아넣고 옆의 스위치를 켜면 꼬치가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화력이 상당히 강해서 금방 구워지고, 기름기도 쏙 빠지죠.
오리는 지방이 상당히 많은 고기에 속합니다만 타 육류에 비해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의 함유율이 상당히 높고
콜레스테롤도 적은 편이라 육류 지방 중에서는 그나마 몸에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금새 고기가 익어가는군요.
여기서 바싹 구울 필요는 없습니다. 너무 오래 놔두면 타 버릴수도 있고
지방질이 많은 껍질부분 외엔 좀 퍼석해질 수가 있으니까요.


이렇게 양 쪽에 마련된 철판 위에 올려놔도 알아서 굽히거든요.
철판 바로 밑에도 숯불이 있기 때문에 저 위도 매우 뜨겁습니다.
꼬치구이를 주문하면 딸려나오는 버섯과


개인적으로 날것으로는 절대 안먹지만 구워놓으면 잘 주워먹는 마늘을 올려놓으면 자연스럽게 굽히죠.
이곳에 적당히 익은 오리고기를 올려놓으면 기름이 버섯과 마늘을 더욱 알맞게 구워줍니다.


철판 양쪽의 톡 튀어나온 부분이 보이시는지?
저곳에 꼬치 끝부분을 걸고 좌악 집어당기면 고기들이 우수수 철판속으로 떨어져 내리는 구조입니다.
오리 기름과 함께 구워지는 마늘은 오리고기만큼이나 맛있는 간식거리가 되죠.


작은 양이지만 오리 염통도 한두 꼬치 함께 나옵니다.
독특한 식감이 있는 부분이죠.

오리고기는 이렇게 양파에 절인 간장소스에 찍어 먹거나
소금에 찍어먹거나
채소에 싸서 된장과 함께 먹으면 됩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어요.
닭고기에 비해 지방이 많아서 고기가 퍼석하지 않으니 먹기도 편하고, 기름은 몸에 나쁘지 않은 편이니.


구이를 다 먹고나면 오리탕은 서비스로 나옵니다. (밥은 서비스가 아닙니다. ㅡㅡ)
이 오리탕은 찾아갈 때마다 조금씩 그 질이 바뀌는 편이라 항상 추천할 순 없더군요.

가끔은 좀 짠 편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는데
이번엔 적당히 싱겁싱겁 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제대로 된 오리탕이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화학조미료 성분은 전혀 쓰지 않으니 걸출한 오리탕을 위해서 꼬치구이로 배를 꽉 채우지 말고 조금 비워두는것도 좋을 듯.


집에 돌아와서 형님부부와 함께 차 마시며 은행열매 구워먹었습니다.
참 먹는다는 행위는 즐겁네요. T_T
먹는데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것도 인생의 불행 중 하나라고 생각...

하지만 전 미식가는 아니고, MSG 떡칠된 음식이나 재료의 질을 속이는 음식만 아니면
기본적으로 뭐든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 성격입니다.

저도 보신탕 안먹은지가 10년 가까이 되어갑니다만
국민학교 때 가끔 찾아갔던 추억속의 가게가 이젠 오리고기로 돌아오게 되어서
나름 이것도 인연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 가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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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께서 추천하신 집 근처의 맛집 폴인샤브입니다.
제목 참 재미있게 지었네요.

추천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무한 리필되는 유기농 야채에 있습니다.
가장 싼 소고기나 해물 샤브가 1인분에 6천원인데요.
이거 하나 시키고 나면 식당 중앙에 놓여있는 야채들은 먹고싶은대로 마음껏 갖다 끓일 수 있습니다.


유기농인지 아닌지까지는 제가 알 방법이 없지만 먹어본 바로 질이 떨어지는 야채는 아니었습니다.
뷔페라면 재료의 질이 떨어지는게 아닌가 으레 걱정이 앞서지만
이곳에서는 적어도 적정 수준 이상의 야채들을 사용하니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듯.


엄니가 좋아하시는 치커리.

샤브샤브에 넣어먹기 좋은 야채는 역시 숙주나물, 치커리, 배추 정도일까요.
아니, 애초에 한국에서 먹는 샤브샤브란 음식은 사실 샤브샤브가 아니고 전골이죠. ㅡㅡ;
10여년 전 샤브샤브가 처음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만 해도 샤브샤브의 특징인 '살짝 담궈 익혀먹는 얇은 고기'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즘엔 그야말로 100% 전골화 되어서 정통 샤브샤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각설하고, 이곳엔 버섯과 호박, 시금치, 대파, 감자, 고구마, 떡, 두부, 국수, 곤약 등도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재료가 떨어질 틈도 없이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계속 채워넣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재료는 마음껏 들어다 먹어도 아무도 눈치 안줘요.

종업원 아주머니들이 굉장히 친절한 것도 이 집의 특징입니다.
제가 카메라 갖다대니 '빛 좋은데서 잘 찍어주세요~'라고 웃으며 인사하시더군요.
식사 중간중간에도 많이많이 사양말고 드시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육수는 깔끔한 간장맛과 매운맛 두 가지를 동시에 끓이는 냄비가 준비되어 있고
육수 역시 필요할 때 마음대로 부어넣을 수 있습니다.
야채 뷔페가 최대의 특징인 만큼 메뉴에는 고기샤브, 해물샤브 등이 있지만
사실 그것들은 육수 맛 우려내는데 쓰이는 걷치레일 뿐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야채들이 진짜 메뉴죠.


전 곤약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한접시 가득 퍼다먹고 또 먹었습니다.
다른 샤브집에 비해 육수를 오래 끓이면서 먹는 편이라 육수의 진한 맛이 스며든 쫄깃한 곤약은 최고~
그 외에 시원한 식혜와 과일음료수도 준비되어 있으니 가끔 한 잔씩 먹어줍니다.
당연하겠지만 술이나 탄산음료는 별도 계산입니다. ^^;


6천원짜리 해물샤브를 주문했는데, 해물의 질은 크게 좋다고 할 수 없더군요.
5~6만원짜리 고급 해물샤브도 몇 번 먹어본 기억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고, 해물의 품질에는 신경을 쓰는 편이라
제가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느긋하게 익히면서 야채와 함께 집어먹기 무난한 정도?

1만원짜리 생해물샤브란 메뉴엔 좀 더 신선한 해물이 나오겠죠.
이후에 궁금해서 추가해본 부채살은 고기도 신선하고 향기가 살아있는것이 해물보다는 먹을만 했습니다.
(처음 주문 후 추가 고기나 해물은 가격이 좀 쌉니다)

어차피 이곳은 야채를 즐기는 곳이니 가격대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하고도 남죠.


육수의 품질은 그냥저냥 평범합니다.
중후한 맛이 느껴지는 고급 육수는 아니고, 적당히 짜고 적당히 매운 육수인데
문제는 오랫동안 끓여먹는 이곳의 특성상 후반에 상당히 짜게 변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네요.


두부도 마음껏 넣고 곤약도 마음껏 넣고 신나게 끓입니다.
금방 익는 야채들 건져먹고 시간이 경과하면 곤약에 육수의 맛이 베어나서 맛있게 즐길 수 있죠.
곤약은 쉽게 퍼지지도 않으니 오래 넣어 끓여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야채 덕에 식사시간 즈음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군요.
회사 회식등에서도 강점을 발휘하니 단체 손님도 많습니다.
간장과 매운 소스 두 종류에 찍어먹을 수 있는데, 보통 고기는 매운 소스, 해물은 간장에 와사비 쳐서 찍어먹는다고 합니다.
전 그런거 상관없이 그냥 마음가는대로 찍어먹었네요.

하트모양의 떡과 국수도 마음껏 제공되니 김치 좀 풀고 국수로 마무리하면 배 터집니다.
이때쯤 되면 육수가 좀 짠편이라 국물은 조금만 먹는게 좋겠더군요.


식후엔 조그만 서비스도 있습니다.
먹고싶은 만큼 강냉이를 비닐에 넣어 싸들고 갈 수 있네요.
저희 엄니가 강냉이에 대해서는 아주 매니아이신지라, 엄니를 만족시킬만한 고급 강냉이는 아니었습니다.
단 맛이 좀 강하더군요. 뭐, 저희 집에서 먹는 강냉이는 상당히 고급 웰빙이니 공짜로 퍼주는 강냉이와 비교할 필요는...

계산할 때 아주머니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다음 방문때 쓸 수 있는 3천원 할인 쿠폰을 줍니다.
기본 6천원짜리 샤브집에서 3천원 할인 쿠폰이란 상당한 녀석이죠.

주 메뉴보다 듬직한 야채를 저렴한 가격에 산더미처럼 먹을 수 있는 장점덕분에
한국 사람들의 취향에 딱 맞는 똑똑한 음식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몇번 더 가게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