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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00'에 해당하는 글들

  1. 2010.03.03  진짜 오해란 이런 것 31
  2. 2010.02.25  매실나무 전지 프로젝트 20
  3. 2010.02.21  보컬로이드 비네티엄 큐트 13
  4. 2010.02.17  역시 집안에는 아기가 있어야 하나 15
  5. 2010.02.15  난 버림받았어 18
  6. 2010.02.14  설음식 만드는 방법을 전수받았습니다 21


2004년 쯤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택시를 타고 대학병원으로 가던 도중이었는데요.
몸이 안좋아서는 아니고, 예전에 평범한 검사 하나 예약해놓은거 받으러 가는 중이었죠.

라디오에서 제가 한국 영화의 명작중 하나로 꼽는 '지구를 지켜라'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때까지 그 영화를 보지 않았거든요. 봐야지 봐야지 하는데도 계속 미루고 있었던 터라.

그 놈의 라디오에서 '이제 볼 분들은 다 보셨으니 이야기 하는건데요...'
라면서 영화의 중요 내용을 까발리려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영화 까발리기 등에는 굉장히 민감해서, 일부러 저한테 안 본 영화내용을 까발리는 친구하고는 절교도 할 정도입니다.
당황한 저는 머리를 숙이고 귀를 막고 입을 껌뻑껌뻑하면서 그 라디오 소리를 안 들으려고 고생했죠.
택시 기사분께 '라디오 좀 끄세요!'라고 말하기도 좀 그렇고, 그러다가 다 들어버릴 것 같은 타이밍이라서... ㅡㅡ;

한 몇분 그러고나서 슬그머니 귀를 풀고 고개를 드니 다행히도 영화 이야기는 넘어가 있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다시 등받이에 몸을 기대니까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근심어린 얼굴로 한 마디 하시더군요.

'저기, 응급실로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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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신발장 앞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매실 액기스.

신선한 매실과 설탕을 넣은 후 완전히 밀봉하면 액기스가 죽죽 빠집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건더기를 들어내면 1년 내내 물에 타서 마시는 달콤새콤한 매실 쥬스가 완성됩니다.
저 정도 양이면 1년도 넘게 마실 수 있는데, 올해도 매실 나무를 가만 놔 둘수 없는터라...


소싸움과 운문사로 유명한 경북 청도에 위치한 조그만 매실밭이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뭔가 재배할 만큼 자주 오지도 못하고 땅도 조그마해서
그저 되는대로 매실나무 몇 그루 심어두고 연중 행사로 매실이나 따 먹고 있네요.

하지만 거저 얻어지는 매실이란 없어서, 이렇게 봄이 되기전에 전지를 해 줘야 튼실한 열매가 맺힙니다.
그 후로는 나중에 약 좀 뿌리고, 매실 따 담는게 일이죠.


매실나무는 자생력이 굉장해서
그냥 손놓고 있으면 어마어마하게 새순이 돋아나 열매를 맺기 때문에
크고 튼실한 열매를 얻으려면 반드시 전지를 해 줘야 합니다.


보통은 '너무 많이 전지하다가 열매가 너무 적게 맺히는거 아닌가' 싶은 걱정도 하지만
속된말로 지금 거의 반 죽여놔도 어차피 여름되면 미칠듯한 기세로 자라나기 때문에
양털 깎는다고 생각하고 새순으로 보이는 녀석들은 무자비하게 잘라내 버리면 됩니다.


잔 가지는 전지 가위로 싹뚝싹뚝 잘라내 버리면 되지만
그새 엄청나게 굵게 솟아오른 녀석들도 많기 때문에 이런 톱도 필요합니다.
전날 피트니스 클럽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격하게 한번 하고 난 터라
어깨부위에 심각한 근육통을 겪고 있던 저는 끙끙거리면서 간신히 작업하는 중.


그래서 때때로 숙련자인 엄니에게 일을 맡기고 찍사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카메라를 가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했죠.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봄날씨라 거의 초여름처럼 느껴지는 더위가 사람 참 지치게 합니다.

이곳에는 감나무, 목화나무등이 조금씩 심어져 있는데, 지금은 그네들 가져가는건 거의 포기하고
그냥 매실만 줄기차게 키워서 담궈 먹고 있습니다.


아직 푸른빛이 감돌기엔 이른 시기지만 새순들은 벌써부터 맹위를 떨치고 있네요.
저렇게 너무 조밀하게 난 새순도 성장에 좋지 않기 때문에 거침없이 잘라버립니다.
대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아프다고 봐줬다가는 맛있는 매실을 못 먹어요.

실제로 전지 해주는게 나무한테도 좋으니 이럴 땐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는게 좋습니다.


새로 산 전지가위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지만 작년에 잘랐던 새순 흔적들과, 새로 나기 시작하는 새순은
거의 가시나무의 가시와 같은 뾰족함을 자랑하기 때문에
우거진 매실나무 가지 사이를 몇번 헤집다 보면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됩니다.

저는 더워서 반팔 입고 작업했기 때문에 더더욱 상처가 많이 생겼죠.


처음에야 나들이라도 온 듯한 기분이었지만
맑고 청명한 날씨도 이쯤되면 짜증을 유발시킵니다.
인원수도 적어서 너무 딩가딩가 하다가는 해질 때까지 일을 끝마치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사실은 꽤나 열심히 자르고 잘랐습니다.


후반엔 매실나무에게 도움 안 될것 같은 근처의 가시나무라던가를 밑둥부터 톱으로 잘라버리는 통에
아주 땀 뻘뻘 흘리면서 식겁을 했습니다. 얼마나 단단한지 3/4 정도를 잘라내도 손으로 쓰러트릴수가 없네요.

근육통만 아니었으면 좀 더 늠름하게 일했겠지만 워낙 어깨가 아파서
'에고~ 내팔자야'를 입에 달고 작업을 하느라 엄니께서 하찮은듯한 눈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ㅡㅡ;


하지만 날씨가 워낙 좋았던 터라 사진은 참 잘나왔네요.
광량이 풍부하니 집에 돌아와서 보정도 잘 먹고, 애써 청도까지 내려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요즘 날 좋은 야외에서 사진 찍어본 적이 별로 없네요. 사진은 역시 빛이 중요하죠.

밭에서 일하고 오면 항상 옷 여기저기에 붙어있는 녀석. 이름이 가물가물하네요.


이렇게 너무 조밀조밀하게 돋아나는 녀석들은 손질이 필요합니다.

전체적으로 이런 잔가지가 너무 많을때는 아예 가치 채로 잘라버리기도 하구요.
저도 생초보라 이런 걸 적절히 판단한 능력은 안되지만
기본적으로 '많아보이면 다 잘라버려'라서 많다 싶으면 마음껏 칼을 휘둘러 버리면 됩니다.
여름에 다시 가보면 어차피 다시 날 녀석들은 다 생생하게 자라고 있어요.


엄니도 모델을 시켜드려야겠죠.
한 손에 전지가위, 한 손에 톱을 든 엄니는 무적.
매실나무에게는 공포의 사신이나 다를 바 없죠.


조금 몸을 푼 후에 점심 먹을 준비를 합니다.
밥 조금과 김치, 그리고 밖에서 일하다 먹으면 꿀맛인 라면을 준비했죠.


그런데 가스 버너가 너무 오래된 녀석이라 그런지 도통 물이 끓질 않습니다.
엄니는 바람 때문이라고 하셨지만 자전거 여행하면서 숱하게 밥 지어먹었던 제 경험으로 보자면
이 정도 바람 때문에 1시간 반동안 라면 두개분량의 물도 못 끓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가스는 새거지만 버너가 15년은 된 녀석이라... 다음엔 새 버너를 구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물 끓이다가 굶어죽을 것 같아서 일단 밥부터 먹기로 합니다.
라면에 말아먹었으면 훨씬 맛있었을 테지만 일단은 살고 봐야죠.


결국 밥을 다 먹을 때까지도 물은 끓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그냥 뜨끈뜨근한 물에 라면 풀어놓고 적당히 퍼지면 알아서 먹기로 했네요.
라면이야 뭐, 날걸로 먹어도 되고 찬 물에 불려서 먹어도 되는 전천후 음식이니까.


이런 일은 식사를 위해 존재하는거나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로
땀 흘린 후에 밖에서 자리 펴놓고 먹는 밥은 반찬이 없어도 진수성찬입니다.


김치와 김, 밥만 있으면 안넘어가는게 없습니다.
과일도 튼실하네요.


선물로 받은 한라봉.
무지 비싼 녀석인데 달콤한 녀석도 있고 새큼한 녀석도 있고 가지가지입니다.


여전히 라면은 끓을 생각이 없어서 잠시 사진이나 찍으며 시간 때우다가 그냥 먹기로 했습니다.
슬금슬금 돋아나는 초록 새싹들을 보니 이제 또 인생이 한 바퀴 도는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스프를 절반 정도밖에 넣지 않아서 순수함을 자랑하는 싱거운 라면이네요.
엄니께서 짠 음식을 질색하는 터라, 그리고 김치하고 같이 먹으니 이 정도도 먹을만 합니다.
한 번도 끓지 않은 라면이지만 푸욱 우려내서 면은 다 풀어졌군요.

다음엔 화력이 확실히 검증된 녀석을 데리고 와야겠습니다.


배를 너무 채웠는지 오히려 힘이 빠져서 후반부엔 작업이 힘든 느낌이었네요.
가시에 긁히고 햇빛에 타고 하면서 악전고투를 벌였습니다.
15그루 남짓한 매실나무지만 이거 전지 하는데도 이렇게 진이 빠지니
역시 농사란 건 만만하게 볼 게 아니네요.

도시에 살면서 일년에 한두 번 왔다갔다 하니 그렇게 느껴지는 거지만...
올해는 매실을 따도 더 담궈먹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한테 거의 나눠줄 듯 합니다.


공터에 홀로 서 있는 죽은 나무의 모습과
그 주위를 떠받치듯이 솟아나온 정체불명의 무엇인가가
사진사의 감성을 자극하더군요(?)

일하기 싫어서 농땡이 치는 건 아닙니다.


그림자와 기괴한 나뭇가지가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모습에 절로 셔터를 붙잡았을 뿐.

다시 말하지만 일하기 싫어서 농땡이 친 건 아니에요.


방학중에도 바쁘신 엄니는 일하시랴 전화받으시랴 바쁩니다.
모 정신나간 공무원 색히는 희망근로 지원자들에게 자기네 밭을 갈도록 하기도 했다는데요...
엄니께서는 학교 선생들을 동원하는 대신 무임금으로 뼈빠지게 일해주는 아들내미를 선택하셨습니다.


사실 제가 일하고 있는 밭 건너편에서는 정자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처음엔 집 짓나 싶었는데 몇시간 지나니 번듯한 정자가 금새 올라가고 있더군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짓고 있는 듯.

산 중턱에 멋진 거목 한 그루와 함께 지어지는 정자의 모습은 꽤나 멋졌습니다.

지금 이 사진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지만 말이죠.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대충 전지를 마친 후 짐 싸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목욕탕에 가서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니 상처난 팔이 지릿지릿한 것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역시 육체노동은 멋집니다.
엄니께서는 일당 10만원 줘도 못할 짓이라고 한숨을 쉬시는데
그럼 일당 5만원도 좋으니 달라고 하니 '먹여주고 재워준 값이나 내놔라'고 일침을 가하시네요.

나중에 제가 돈 많이 벌면 은행 계좌에 팍팍 넣어드리고 오늘의 일당을 받아내야겠습니다.

지난달 오사카 여행때 꼬리흔드는 고양이와 함께 눈에 들어와서
예상치 못한 지출을 하게 만든 미니 피규어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꽤나 유명한 보컬로이드. 원래 야마하의 음성합성 소프트웨어인데,
야마하에서 이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구입한 크립톤 퓨쳐 미디어에서
애니메이션 성우의 목소리를 코드로 해서 캐릭터 일러스트와 함께 발매한 녀석이 이 보컬로이드 패거리들.
음정과 가사를 입력하면 이녀석이 거기에 맞춰 노래를 불러줍니다.
말은 그렇지만 굉장한 기본 지식과 뼈를 깎는 노가다가 필요한 소프트라 과연 이걸 누가 쓰려나 싶더군요.
현재 이녀석들의 소프트웨어는 '보컬로이드2'라고 해서 여러가지 성능이 향상된 버전이지만
그래도 단순한 취미로 즐기기엔 너무나 전문적인 음악지식이 필요한 프로그램임에 틀림없습니다.

사실 크립톤 이외의 회사에서도 많은 캐릭터들이 나왔지만 현재의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키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 녀석이 이 녹색머리 트윈테일의 하츠네 미쿠(初音ミク) 캐릭터입니다.
이 캐릭터도 발매 후 한동안 아무런 기대를 받지 못했는데

'파돌리기 송'으로 더욱 유명해진 핀란드의 민요 'levan polka'를 열창(?)하는 미쿠의 모습이 인터넷에 올라온 후
그야말로 능력 출중하고 할일없는 슈퍼 오덕들이 달라붙어서
웬만한 대중가요 수준의 (그러면서도 그 매니악함은 잃지 않는 심히 괴이하기 그지없는) 퀄리티를 가진 창작곡을 발표하는 덕에
이제는 그래픽으로 콘서트홀에서 공연도 하는 수준에 이른 전자세계의 아이돌 스타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츠네 미쿠를 띄우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 'levan polka'
핀란드에 감사패라도 전달해야 하는것 아니냐.
참고로, 원래 하츠네 미쿠라는 캐릭터는 손에 파를 들고있지 않지만
이 PV에서 왠일인지 캐릭터가 파를 들고 나오는 바람에
'하츠네 미쿠 = 파' 라는 공식이 성립되어서 이제는 공식적으로 파를 들고 나오는 실정입니다.

무서운 오덕의 힘... ㅡㅡ;

위 사진의 피규어들은 일본 게임센터의 UFO 캐쳐 등에서 경품으로 얻을 수 있는
비네티엄 큐트 시리즈인데, 도저히 게임으로는 얻을수가 없어서 그냥 피규어 샵에서 웃돈 주고 구입해왔습니다. T_T
캐릭터 자체나 노래를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피규어화한 모습이 워낙 귀여워서 지나칠수가 없네요.

이 피규어는 총 4종류가 있는데, 각각 인터넷상에서 유명한 곡의 콜라보레이션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200엔짜리 야채쥬스를 선전하는 폿핏포-(ぽっぴっぽ-)라는 노래를 이미지화.

여기 출시된 피규어들의 PV 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보컬로이드 음악 중에서도 상당히 매니악하고, 웬만한 오덕파워가 아니면 범점할 수 없는 아스트랄한 곡들이니
들어보시려면 각오 단단히 하시는게 좋을겁니다. ㅡㅡ;


하츠네 미쿠의 폭발적인 성공으로 인해 출시된 보컬로이드 카가미네 린(鏡音リン).
이녀석들의 이름인 카가미(鏡)는 거울이라는 뜻인데,
그래서 그런지 이 소프트웨어에는 카가미네 렌(鏡音レン)이라는 소년캐릭터의 음성 샘플도 들어있습니다.
사실은 성우 한 사람의 음성 샘플을 프로그램적으로 변환시켜서 소년틱한 보이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실제로 꽤나 잘만들어서 얼핏 보면 전혀 다른사람 목소리로 들리기도 합니다.

피규어의 PV는 악의 딸(悪ノ娘)이라는 곡으로, 원곡의 분위기를 참 잘나타냈군요.
(여러번 말하지만 이 피규어들의 PV는 오덕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엄청난 데미지를 줄수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이 '악의~' 노래는 시리즈물로 가사의 스토리도 군데군데 이어지는 부분이 있으니 다 듣고 있으면 나름 재미있긴 합니다.


세 번째로 발매된 보컬로이드 메구리네 루카(巡音ルカ)입니다.
설정상 다른 보컬로이드들에 비해 성숙한 모습이고, 크립톤의 버전업된 기술에 의해 영어발음능력이 좀 더 좋아졌다고 하네요.

풍성한 분홍색 머리칼이 마치 문어발을(ㅡㅡ;)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 처자의 별명은 문어 루카(たこルカ)입니다.


저런 식으로 문어화된 녀석이 돌아다니죠. 참 파생상품 팔아먹는 능력은 대단한 나라입니다.
피규어는 거의 19금에 가까운 가사덕분에 인기있는(?) 순희무용곡(巡姫舞踊曲)을 이미지화.
참 캐릭터들 성격 망가지는건 순식간이네요.



어쨌든 가장 인기있는 녀석이 하츠네 미쿠이다 보니 이녀석만 두 종류가 들어있군요.
그나마 현재까지 나온 PV중 가장 정상적인 노래 벚꽃의 비(桜ノ雨)입니다.
대놓고 졸업 축하노래를 표방한 녀석이라 굉장히 듣기 편합니다.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한번 들어보시는것도.

작곡자가 졸업식에 쓰일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었지만 결국 발표당시엔 졸업식이 끝나버려서 서글펐는데
많이많이 쓰이길 바란다는 바램이 이루어진건지 요즘엔 졸업식장에서 많이 들리기도 하고
200명이 넘는 합창 버전도 등장하는 등 오덕에너지의 결정체 보컬로이드의 노래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먹히는 곡입니다.


참, 이렇게 예정 외의 녀석들을 덥썩 집어오는건 지갑사정에 별로 좋지 않은데 말이죠.
지르지 않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지르고 후회하는게 낫다는 성인의 말씀을 위안삼을 따름입니다.

큰돈 들여 질러놓은 녀석이니 사진 찍어서 크기 조절한 후 윈도우 배경화면으로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츠네 미쿠의 가장 유명한 히트곡중 하나인 'MELT' PV를 하나 올려볼까요.
인터넷 오덕들의 힘은 대단해서, 워낙 넷상에서 인기를 많이 끄는 덕분에
소니뮤직에서 정식으로 앨범 발매까지 되었던 곡입니다.
원 작곡자가 사실 웬만한 대중가요 뺨치는 작곡실력을 가진 분이긴 합니다만
오덕들의 잉여력 + 상품화 가치가 결합하면 못 팔아먹을게 없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합니다.




컨텐츠 산업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한국도 빨리 인식하면 좋겠네요. 오덕오덕 거리면서 무시하지 말고.

근데 이번 포스팅에서 제가 제일 오덕오덕 거리지 않았나. ㅡㅡ;
하지만 전 오덕 좋아합니다. 살짝 정신줄 놓은 수준만 아니면.
저 자신이 여러가지 분야에서 매니아틱한 것들을 좋아하다 보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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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사촌 동생의 딸내미.
매번 느끼는거지만 이 시기 인간의 폭발적인 지적 향상은 가히 기적이라 할 만하군요.


아직 절하는 방법은 배우지 못한듯 해서 형수님이 몸으로 기억시켜줬습니다.
얼핏 보면 손바닥으로 찍어누른 것 같은 사진이지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어...


돈의 개념도 희박해서 달라고 하니 스스럼없이 주더군요.
물론 다시 돌려줬습니다.


그런데 언어 인지능력이나 의사표현의 다양함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엄니께서 한복을 요렇게 접는거라고 하니까 계속 저러고 다니더군요.

천상 여자사람이라 그런지 멋부리는데 신경을 쓰는 느낌.


사교성도 좋고 어릴때보다 낯을 덜가려서 이번 설날은 이녀석의 독무대나 마찬가지.
참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란 존재도
일단 학교 들어가기 시작하면 부모, 교사, 국가차원에서 철저히 등신을 만들어 버리니
역시 세상엔 멍청이들이 많아야 잘나신 분들이 머리굴리기 좋은가봅니다.


처음엔 조금 쫄던데, 한동안 안고 있으니 큰할아버지한테도 익숙하게 안겨있습니다.
작년엔 낯선 곳이라 신나게 울어재끼는 바람에 눈물 그렁그렁한 사진이 많이 나왔는데
올해는 풍작이네요.


소녀시대만큼 컸을 때 이 사진들 보여주면 참 재미있겠네요.
소녀시대가 몇살이더라?


피규어에 손을 가져가는 듯 해서 순간 흠칫했지만
역시 아직은 먹을거리에 관심이 더 많은 나이입니다.

내년부터는 미리미리 치워놓는게 서로를 위하는 길이겠죠.


지난번에 전복과 낙지까지 씹어먹는 모습을 보니
이제 뭘 먹어도 놀라지 않아요.


벌써 젓가락까지 써 가며 먹습니다.


어휴~


신기한 물건 있으면 만져보기도 하고...
작년까진 강아지나 고양이 새끼하고 별 다른점도 없었는데
이번에 노는 모습을 보니 역시 사람은 걔네들보다는 머리가 좀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과자박스안에 넣어서 흔들흔들 해주니 좋아 죽습니다.
음... 박스 좋아하는거 보니 역시 고양이 새끼하고 아직은 닮은 구석이...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다양하게 변하는게 '역시 인간은 재밌어'


가끔 스스로 저런 포즈를 취하기도 하네요... 이게 본능인지 학습효과인지...
이제 막 유아원에 가기 시작했다는데 또 한번 폭발적인 지적 성장이 기대됩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찍혀줄지, 또 찍을 맛이 날지 모르겠네요.
이녀석 차례 끝나면 형님부부 애 찍어줄지도 모르니 뭐...



형수님이 아버지께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을 드렸습니다.
설날과 발렌타인이 겹치다니 참 특이한 한해로군요.

아버지께서는 저 상자 한가득 초콜릿이 든줄 아셨답니다.
그래서 바닥에 소복하게 깔린 초콜릿을 보고 조금 놀라신 듯.


수제 초콜릿이니 상당히 비쌀겁니다.
한 20개 정도 들어있었나?


옆에서 열심히 주워먹긴 했지만
왠지 안구에 습기가 차는 것 같아... T_T



지금이라면 포스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난 버림받았어 :: 2010. 2. 15. 18:43 Food For Fun


제목은 거창하지만 그냥 설음식 만드는거 도와드린 것 뿐.

요즘 저희 집의 모토는 '적고 간결하게'라서 이번 설음식도 최대한 간소하게 준비하네요.
예전엔 버섯과 다진 고기로 동그랑땡을 만들기도 하고, 여러가지 다양하고 푸짐하게 준비했지만
준비하시는 엄니도 힘들고 해서 그냥 먹을만큼만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죠.


품질좋은 가자미를 우리밀에 충분히 목욕시킨 후


계란에 퐁당합니다.


노릇노릇하게 굽죠.
설 음식은 칼로리가 높아서 저같은 사람에겐 참 쥐약이지만
그래도 안 먹을수는 없는 노릇.


이런 걸 만들때 옆에 붙어있으면
방금 구워진 따끈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특전이 생깁니다.


경상도에선 제삿상에 돔배기가 빠질 수 없습니다.
소금으로 간을 친 상어고기인데요. 짭쪼름하고 단백질 함유량이 높고 지방이 적어 훌륭한 음식이죠.


하지만 최상위 포식자인 터라 요즘엔 참치와 마찬가지로 누적 수은이 문제가 되니
이런 이벤트가 아니면 거의 먹지 않는 생선이기도 합니다. 서글프네요.


이건 옷을 묻히지 않고 그냥 기름에 구워내기 때문에 뚜껑을 덮고 골고루 익힙니다.
하얀 돔배기살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따뜻할때 바로 먹는게 제일 맛있지만 차례 지낸후 먹어도 맛있는 생선입니다.


요리를 끝내고 남은 계란을 슬쩍 구워먹는것도 소소한 재미네요.

나 왠지 빨판상어같아...


두부를 으깨지지 않게 살살 뒤집는 기술도 습득했습니다.


간장에 살짝 절인 소고기는 옆에서 조각으로 떨어진 녀석 집어먹는게 최고죠.


모두들 풍성한 설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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