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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02.10  오사카 여행기 8편 - 빛나는 우메다 공중정원 23
  3. 2010.02.08  오랜 전통의 할매집 오리마을 12
  4. 2010.02.06  꽤 실력있는 떡집 '빚은' 20
  5. 2010.02.02  여기가 꽃피고 소운다는 대학교? 27
  6. 2010.01.31  해물은 거들 뿐, 폴인샤브 18

어제 엄니 학교 종업식이었습니다. 올해는 봄방학이 길군요.
뭔가 설날 선물 비슷한것을 잔뜩 들고 오셔서 짐꾼 역할을 하러 내려갔습니다.

예쁘장하게 치장된 한과가 들어와서 차 한잔과 함께 시식하려고 차방으로 고고씽.


이녀석한테는 먹여줄수가 없으니 참 아쉽네요.


종류가 많아서 다 뜯어 먹어볼수는 없고
그냥 신기해 보이는것만 몇개 뜯어봤습니다.
뭘로 만든걸까요... 조금 딱딱하고 아삭아삭하게 그냥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상품 포장에는 명인이 만든 쌀 조청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아주 극품이라고까지는 못하겠지만 많이 달지도 않고 부드러운 것이 확실히 좋긴 좋은 듯.


그냥 한과만 아작아작 씹어먹으면 입이 아쉬우니 보이차 한 잔과 함께.


암튼 본가에 있으면 매일매일 차 마음껏 마실 수 있어서 좋긴 좋아요.


이제는 데코레이션에도 좀 신경을 써서 사진을 찍습니다.
다식으로 즐겨 먹는 저 가루덩어리(?)는 꽤나 쫄깃쫄깃하고, 문양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네요.


제가 좋아하지만 살찐다고 항상 금지당하곤 하는 약과.
굉장히 작은 녀석이라 한입거리도 안되는데,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맛있더군요.


2월 중순에 대구에서 눈 오는 모습 보는것도 참 신기한 일입니다.
따뜻한 보이차 한 잔이면 인생 뭐 있나요.

느긋하고 조용한 설날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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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와 보이차 :: 2010. 2. 12. 13:49 Food For Fun

해가 넘어갈 무렵 일행은 우메다(梅田)역으로 향합니다. 우메다는 북부 오사카시의 교통, 상업 중심지입니다.

남부 오사카의 요충지인 난바가 칸사이 공항의 관문과도 같은 곳이라면
우메다는 일본 칸사이지방 철도교통의 중심지가 되는 관문으로, 한큐선, 한신선, JR선등
일본 전국을 통하는 주요노선이 대부분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굉장한 번화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철과는 달리 일본의 전철은 국영, 시영, 민영 등 여러 종류로 나눠진 터라 노선이 상당히 복잡한 편이죠.
환승역을 공유하는 곳도 있긴 하지만 이름만 같지 출입구가 완전히 분리된 역도 많기 때문에
한국처럼 2호선 타다가 5호선으로 갈아타야지 하고 편히 생각하다가는 괜히 출구로 나가서 요금 더내고 갈아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이 우메다역은 전철뿐 아니라 신칸센 등 일본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곳이라
한신선 우메다역과 한큐선 우메다역, JR 우메다역이 각각 존재하는 굉장히 복잡하고 거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난바 지역처럼 주위에 먹고 놀고 즐길거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상가 지역은
쇼핑하기에는 오사카 최적의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하고, 비즈니스 중심지역이라 거대한 고층 건물들일 빡빡히 들어서 있는 모습도 볼만합니다.


일행이 목표로 한 스카이빌딩은 우메다역에서 15분~20분 정도 도보로 걸어가야 하는 곳이라
일단 근처 파출소의 경찰에게 물어물어 길을 확인한 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우어~ 칸사이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남자 경찰이 조금 설명해 주려다가
옆의 여자사람 경찰분께서 그나마 표준어로 또박또박 설명해 주시는 덕에 이해하기가 편했네요.

확실히 토호쿠(東北)지방보다 칸사이(関西) 사투리가 더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아주 지렁이가 굴러가는 듯한 느낌.

다리가 좀 뻐근했지만 속도가 느려지는 친구의 등짝을 채찍으로 몰아쳐가며(?) 열심히 걷고 걸어
주유패스 무료 쿠폰의 마지막을 장식할 스카이빌딩(スカイビル)에 도착했네요.

이곳 스카이빌딩은 오사카시에서 7번째로 높은 건물로, 보시다시피 양쪽 건물 사이를 에스컬레이터와 아트리움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4개의 빌딩을 세우고 그 중간을 정원화 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건물을 2개까지밖에 세우지 못했다는군요.

쇼핑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특히 동생분은 모르겠지만 저와 친구는 윈도우 쇼핑에도 전혀 관심이 없는고로
이곳 우메다는 공중정원을 공짜로 올라가지 않았다면 별로 찾아갈 만한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오늘로 기간이 만료되는 주유패스의 쿠폰을 마지막으로 사용할 때가 왔습니다.
아직도 저렇게나 많은 쿠폰이 남아있지만 실질적으로 저걸 이틀만에 다 돌아본다는건 불가능하죠.
가끔 미친척하고 저 쿠폰들을 다 쓰려고 방방 뛰어다니는 여행객들도 있긴 한데
그건 관광이 아니라 완수해야할 미션을 수행하러 가는 듯한 비장함까지 느껴집니다. ㅡㅡ;
거의 한 곳당 15~20분 이상 체류해서는 안되는, 도대체 뭘 구경하러 가는지조차 알수 없게 되어버리는 극한의 도전이죠.


친구가 쿠폰 뜯기 신공을 발휘하는 동안 동생분은 지도를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저는 그냥 사진이나 열심히 찍고 있습니다.

야간이 되면 필카는 힘을 쓰기가 힘들기 때문에 낮동안 썼던 감도100 짜리 필름을 400짜리로 교체해서
최대한 쓸만한 녀석으로 만들어 놔야하기 때문에.

그냥 디카쓰면 되잖냐 라고 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사진은 역시 그날그날의 느낌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최대한 필름으로 느낌을 내 보려고 작정했기 때문에 어떤 난관이 닥쳐와도 닥치고 필름입니다.

그래도 이곳은 어제 방문했던 WTC 코스모타워 전망대보다는 사람이 많이 있더군요.
우메다란 지역 자체가 워낙 번화한 곳이기도 하고, 역시 주유패스를 이용하기 위해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도 많습니다.
대부분이 한국사람들이었는데, 역시 주유패스의 이익을 가장 잘 챙기는 쪽은 한국 여행객들이 아닌가 싶네요.


일단 전망대 내부는 WTC 타워와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높이는 WTC 타워가 훨씬 높기 때문에 약간 감흥이 덜할수도 있지만
베이 에이리어에 홀로 떨어져 독수공방중인 WTC 타워와 달리
스카이빌딩은 오사카시 최대의 번화가 우메다 중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기엔 이쪽이 더 좋을지도.

오늘도 아침부터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녹초가 된 일행은 제가 장노출로 사진 찍어대는 동안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하는 중.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이런 야경좋은 전망대 위에
2인용 캡슐 호텔같은걸 창가에 주르륵 배치해 놓으면 (매트릭스처럼)
커플들이 많이 이용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럼 너무 노골적인 랜드마크 러브호텔이 되어버리는건가. ㅡㅡ;


셀카찍기가 거의 불가능한 필름카메라지만
창분에 비치는 조명 덕분에 셀카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전망대 내부는 조명이 창문에 반사되는 바람에 야경사진 찍기가 힘들지만
WTC 타워와는 달리 이곳은 야외로 나갈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이곳은 원형 정원이라 오사카시내를 360도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분위기 좋더군요.
불행히도 삼각대가 없이는 장노출하기 알맞은 지지 장소가 없는고로 각도가 이렇게 하늘을 향하는 사진밖에 찍을 수가 없었네요.
뭐 이것도 나름 정취가 있는 것 같으니 만족합니다.

일단 뛰어내리려고 작정하면 멋있게 자살할 수 있는 곳이라 정원에는 경비원이 눈을 번뜩이고 있더군요.


위에서 두 번째 사진, 밑에서 스카이빌딩을 올려다 본 사진 중앙에 나온 공중정원을 위에서 본 모습입니다.
레스토랑, 기념품샵 등이 위치해 있는데... 헝그리 여행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죠.

오사카 야경을 한바퀴 쭈욱 돌면서 구경한 후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데 동생분과 친구가 재미있는걸 발견했습니다.


이곳 공중정원은 야간이 되면 바닥이 반짝반짝 모래처럼 빛나는 야광 물질로 되어 있는데요.
빛을 밝혀주는 적외선 램프에 일행이 가지고 있는 손수건의 형광물질이 반응한 겁니다.
PD 수첩이나 불만제로 같은 프로그램에 나올법한 공포의 형광물질이지만
이곳에서는 그저 웃으면서 각자의 몸에 걸치고 있는 형광물질을 찾느라 바빴네요.
의외로 옷 여기저기에 형광물질이 많이 쓰이고 있었습니다. 천연 섬유로 만들었다는 제 버프도 아주 반짝반짝 빛을 발하더군요.
신발 쪽에도 환하게 불이 들어오고... 원래같으면 기분이 나쁠수도 있었겠지만 그냥 여행의 재미있는 헤프닝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스카이빌딩 관람을 마치고 우메다역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위치한 거대 전자상가 요도바시 카메라(ヨドバシカメラ)에 들렀습니다.
이쯤되서 식사를 한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이곳 요도바시 카메라는 규모가 엄청나게 크더군요. 도쿄 아키하바라에 위치한 요도바시보다 훨씬 더 커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야 카메라 매장에서 죽치고 싶었지만 그건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라
옆에서 지루해할 일행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 바람에 그냥 밥이나 먹으러 올라갔습니다.

오사카 도착때부터 계속 먹고싶었지만 자금사정때문에 횟수를 제한해야 하는 초밥을 좀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양에 비해 가격이 좀 센편이긴 하지만 초밥 품질은 평범한 회전초밥보다 훨 나은 편입니다.


저는 일단 성게알과 연어알이 포함된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메뉴죠.
탱글탱글한 연어알이 저를 유혹하고 있네요.


미국서 유학중인 친구 강군이 무지하게 좋아하는 성게알.
이 사진 보면 아마 또 고통에 몸부림치겠군요. ㅡㅡ;


기름기 흐르는 참치 뱃살도 좋아합니다.
적당한 품질에 배를 많이 채우기 위해서는 역시 회전초밥이 낫긴 하지만
회전초밥집은 내일 쿄토여행때 점찍어둔 곳이 있기 때문에 오늘은 무리 좀 해서 괜찮은 정식 세트를 먹습니다.


친구와 동생분은 무난한 세트를 시켰습니다.
아무래도 성게알같은 메뉴는 처음 도전하기엔 조금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특히 친구녀석은 생선을 거의 못먹는 타입이라 최대한 무난해 보이는걸 시켜야 했을 겁니다.


자금 여유만 널널했다면 저 혼자 이거 두 세트정도는 단칼에 해치울 수 있었는데...
그래도 진정한 초밥 사냥은 내일 쿄토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니 꾹 참으며 얼마 남지않은 초밥을 음미했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온 후 저는 결국 짐 챙겨서 옆의 조그만 비즈니스 호텔로 향했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코 고는 소리때문에 잠을 거의 못 잔터라, 오늘도 잠을 설쳤다간 내일 쿄토여행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결국 옆의 싸구려 비즈니스 호텔에 개인적으로 1박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참 여행이란 건 예측불가능이군요.

저는 성격이 굉장히 예민해서 조용한 곳에서 혼자 잘 때도 30분~1시간은 뒤척여야 겨우 잠이 들 정도라
바로 옆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리면 잠은 다 잔거나 마찬가집니다.

자기 코고는 소리때문에 쫓겨가는 제 모습을 보고 친구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ㅡㅡ;
불행중 다행인지 숙소인 신세카이 거리는 굉장히 낡은 건물이나 숙소가 많아서
제가 찾아간 곳도 가족 단위로 꾸려나가는 조금만 민박이나 다름없는 곳이라
할머니께서 친절하게 안내해 주시고, 따뜻한 녹차까지 한 잔 대접해 주시더군요.

엄청 낡은 곳이라 나무로 된 히터, 고풍스러운 타일 욕조 등 1980년대로 워프한 듯한 느낌이었지만
친구의 코고는 소리에서 해방된 덕택에 평화스러운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형님부부가 저녁 한끼 하자고 해서 부모님과 함께 오리 먹으러 왔습니다.
요즘들어 소고기류를 잘 안먹게 된 터라 왠지 외식하러 가면 이곳에 자주 가게 되는군요.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 위치한 '할매집 오리마을'입니다.
오리구이를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원래는 할매집 보신탕이라는 이름으로 대구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원조 보신탕집 중 하나입니다.

원 위치는 이곳이 아니었지만 그 할머니의 자식분들이 계속 이어서 장사를 하고 계시는군요.
요즘 예전에 비해 보신탕의 인기가 많이 줄어서인지 오리구이 전문점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20년 전만 해도 대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할매 보신탕의 이름은 아직 기억속에 남아있네요.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실은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친척 되십니다.
식당 한 켠에 아련하게 자리잡고 있는 추기경님의 소박한 모습이 인상에 남는군요.


오늘 맛있었던 반찬입니다. 살짝 짭쪼름한 간장이 고추에 적절하게 절여졌네요.
그리 맵진 않지만 특유의 싸~한 맛이 식욕을 돋구는 데 그만이었습니다.


년수로 따지만 제 나이만큼이나 오래된 식당이고,
예전 할매집 보신탕 시절부터 음식 깔끔하게 내놓기로는 평이 나 있던 곳이죠.
반찬들이 모두 깔끔합니다.


저희 가족은 이곳에서는 거의 항상 오리구이를 먹습니다. 가끔 보신탕을 먹기도 하는데.
양쪽의 숯불로 고기를 굽고, 아래쪽은 텅 비어있기 때문에 기름기가 쫙 빠져서 담백한 맛이 매력이죠.


예전에 타르로 털을 제거하는 오리 뉴스가 나간 이후로 이곳도 큰 타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다시 예전 궤도를 되찾은 것 같더군요. 실제로 이곳 오리는 상당히 품질이 좋습니다.
나오는 양에 비하면 제 위장을 채우기엔 조금 가격이 비싼 듯 한게 문제라면 문제죠. ^^;


저렇게 숯불 사이에 오리 꼬치를 꽂아넣고 옆의 스위치를 켜면 꼬치가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화력이 상당히 강해서 금방 구워지고, 기름기도 쏙 빠지죠.
오리는 지방이 상당히 많은 고기에 속합니다만 타 육류에 비해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의 함유율이 상당히 높고
콜레스테롤도 적은 편이라 육류 지방 중에서는 그나마 몸에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금새 고기가 익어가는군요.
여기서 바싹 구울 필요는 없습니다. 너무 오래 놔두면 타 버릴수도 있고
지방질이 많은 껍질부분 외엔 좀 퍼석해질 수가 있으니까요.


이렇게 양 쪽에 마련된 철판 위에 올려놔도 알아서 굽히거든요.
철판 바로 밑에도 숯불이 있기 때문에 저 위도 매우 뜨겁습니다.
꼬치구이를 주문하면 딸려나오는 버섯과


개인적으로 날것으로는 절대 안먹지만 구워놓으면 잘 주워먹는 마늘을 올려놓으면 자연스럽게 굽히죠.
이곳에 적당히 익은 오리고기를 올려놓으면 기름이 버섯과 마늘을 더욱 알맞게 구워줍니다.


철판 양쪽의 톡 튀어나온 부분이 보이시는지?
저곳에 꼬치 끝부분을 걸고 좌악 집어당기면 고기들이 우수수 철판속으로 떨어져 내리는 구조입니다.
오리 기름과 함께 구워지는 마늘은 오리고기만큼이나 맛있는 간식거리가 되죠.


작은 양이지만 오리 염통도 한두 꼬치 함께 나옵니다.
독특한 식감이 있는 부분이죠.

오리고기는 이렇게 양파에 절인 간장소스에 찍어 먹거나
소금에 찍어먹거나
채소에 싸서 된장과 함께 먹으면 됩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어요.
닭고기에 비해 지방이 많아서 고기가 퍼석하지 않으니 먹기도 편하고, 기름은 몸에 나쁘지 않은 편이니.


구이를 다 먹고나면 오리탕은 서비스로 나옵니다. (밥은 서비스가 아닙니다. ㅡㅡ)
이 오리탕은 찾아갈 때마다 조금씩 그 질이 바뀌는 편이라 항상 추천할 순 없더군요.

가끔은 좀 짠 편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는데
이번엔 적당히 싱겁싱겁 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제대로 된 오리탕이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화학조미료 성분은 전혀 쓰지 않으니 걸출한 오리탕을 위해서 꼬치구이로 배를 꽉 채우지 말고 조금 비워두는것도 좋을 듯.


집에 돌아와서 형님부부와 함께 차 마시며 은행열매 구워먹었습니다.
참 먹는다는 행위는 즐겁네요. T_T
먹는데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것도 인생의 불행 중 하나라고 생각...

하지만 전 미식가는 아니고, MSG 떡칠된 음식이나 재료의 질을 속이는 음식만 아니면
기본적으로 뭐든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 성격입니다.

저도 보신탕 안먹은지가 10년 가까이 되어갑니다만
국민학교 때 가끔 찾아갔던 추억속의 가게가 이젠 오리고기로 돌아오게 되어서
나름 이것도 인연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 가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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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근처에 꽤나 깔끔하게 차려놓은 떡집이 생겼습니다. '빚은' 이라는 제목의 떡집이더군요.
엄니께서 떡을 아주아주 좋아하시기 때문에 벼르고 있다가 기회가 생겨서 좀 사왔습니다.
점심을 먹은 뒤라서 + 가격이 좀 센 편이라 많이는 안사고 그냥 자주 먹는 몇가지만 사 왔네요.

파리바게뜨나 던킨 같은데서 사용할 수 있는 해피포인트 카드 가맹점이라 비싼 가격덕에 적립 좀 했습니다.


이런 떡은 색소를 쓰거나 너무 달게 만드는 곳이 가끔 있는데
과연 이곳은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만큼 떡의 품질은 상당히 수준급이더군요.
과도하게 달지 않고 은은할 정도로 간(?)도 잘 맞췄고, 씹히는 맛도 아주 쫀득쫀득합니다.
속에는 잣 등이 꼼꼼하게 박혀있어서 풍미를 더해주네요.
오래 놔두지 않는다는 한에서, 단순한 떡 체인점의 떡 치고는 A급이라 할만합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라는 '설기' 시리즈입니다.
저건 초코설기. 안에 진짜 초코도 듬뿍듬뿍 박혀있네요. 폭신폭신하고 쫄깃한 식감이 잘 살아있습니다.
보통 설기떡은 잘못 만들면 물을 쓰게 만들 정도로 퍼석한 경우가 있는데, 상당히 만족스럽더군요.

굉장히 종류가 많기도 하고, 위의 다양한 데코레이션 덕에 보는 재미도 있어서 젊은층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녀석이네요.


꽤나 고급 떡집을 표방한 곳인지, 가격이 무시못할 수준이지만 (위의 설기떡은 한개 1300원이던가?)
가격만큼 품질을 만족시키는 몇 안되는 떡집이었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떡을 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하나하나 천천히 시식해봐야겠군요. 해피포인트 꽤나 듬직하게 쌓일듯. ㅡㅡ;

맛있는 떡과 차 한잔이면 세상은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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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부부가 갑자기 제 A700을 빌려가서 사진을 찍고 왔습니다.
대구에서 가장 덩치가 큰 대학이라고 들었는데, 뭔 대학안에 한국민속촌이...

전 서울에서도 고등학교만큼 쪼매난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이런 대학이면 아마 정문에서 수위실 가는 길이 저희 대학 전체 크기보다 더 클지도...

별다른 사진 못건졌다고 그냥 건네받은 메모리카드에서 적당히 조물조물 해봤습니다.

엄니께서 추천하신 집 근처의 맛집 폴인샤브입니다.
제목 참 재미있게 지었네요.

추천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무한 리필되는 유기농 야채에 있습니다.
가장 싼 소고기나 해물 샤브가 1인분에 6천원인데요.
이거 하나 시키고 나면 식당 중앙에 놓여있는 야채들은 먹고싶은대로 마음껏 갖다 끓일 수 있습니다.


유기농인지 아닌지까지는 제가 알 방법이 없지만 먹어본 바로 질이 떨어지는 야채는 아니었습니다.
뷔페라면 재료의 질이 떨어지는게 아닌가 으레 걱정이 앞서지만
이곳에서는 적어도 적정 수준 이상의 야채들을 사용하니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듯.


엄니가 좋아하시는 치커리.

샤브샤브에 넣어먹기 좋은 야채는 역시 숙주나물, 치커리, 배추 정도일까요.
아니, 애초에 한국에서 먹는 샤브샤브란 음식은 사실 샤브샤브가 아니고 전골이죠. ㅡㅡ;
10여년 전 샤브샤브가 처음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만 해도 샤브샤브의 특징인 '살짝 담궈 익혀먹는 얇은 고기'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즘엔 그야말로 100% 전골화 되어서 정통 샤브샤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각설하고, 이곳엔 버섯과 호박, 시금치, 대파, 감자, 고구마, 떡, 두부, 국수, 곤약 등도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재료가 떨어질 틈도 없이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계속 채워넣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재료는 마음껏 들어다 먹어도 아무도 눈치 안줘요.

종업원 아주머니들이 굉장히 친절한 것도 이 집의 특징입니다.
제가 카메라 갖다대니 '빛 좋은데서 잘 찍어주세요~'라고 웃으며 인사하시더군요.
식사 중간중간에도 많이많이 사양말고 드시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육수는 깔끔한 간장맛과 매운맛 두 가지를 동시에 끓이는 냄비가 준비되어 있고
육수 역시 필요할 때 마음대로 부어넣을 수 있습니다.
야채 뷔페가 최대의 특징인 만큼 메뉴에는 고기샤브, 해물샤브 등이 있지만
사실 그것들은 육수 맛 우려내는데 쓰이는 걷치레일 뿐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야채들이 진짜 메뉴죠.


전 곤약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한접시 가득 퍼다먹고 또 먹었습니다.
다른 샤브집에 비해 육수를 오래 끓이면서 먹는 편이라 육수의 진한 맛이 스며든 쫄깃한 곤약은 최고~
그 외에 시원한 식혜와 과일음료수도 준비되어 있으니 가끔 한 잔씩 먹어줍니다.
당연하겠지만 술이나 탄산음료는 별도 계산입니다. ^^;


6천원짜리 해물샤브를 주문했는데, 해물의 질은 크게 좋다고 할 수 없더군요.
5~6만원짜리 고급 해물샤브도 몇 번 먹어본 기억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고, 해물의 품질에는 신경을 쓰는 편이라
제가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느긋하게 익히면서 야채와 함께 집어먹기 무난한 정도?

1만원짜리 생해물샤브란 메뉴엔 좀 더 신선한 해물이 나오겠죠.
이후에 궁금해서 추가해본 부채살은 고기도 신선하고 향기가 살아있는것이 해물보다는 먹을만 했습니다.
(처음 주문 후 추가 고기나 해물은 가격이 좀 쌉니다)

어차피 이곳은 야채를 즐기는 곳이니 가격대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하고도 남죠.


육수의 품질은 그냥저냥 평범합니다.
중후한 맛이 느껴지는 고급 육수는 아니고, 적당히 짜고 적당히 매운 육수인데
문제는 오랫동안 끓여먹는 이곳의 특성상 후반에 상당히 짜게 변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네요.


두부도 마음껏 넣고 곤약도 마음껏 넣고 신나게 끓입니다.
금방 익는 야채들 건져먹고 시간이 경과하면 곤약에 육수의 맛이 베어나서 맛있게 즐길 수 있죠.
곤약은 쉽게 퍼지지도 않으니 오래 넣어 끓여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야채 덕에 식사시간 즈음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군요.
회사 회식등에서도 강점을 발휘하니 단체 손님도 많습니다.
간장과 매운 소스 두 종류에 찍어먹을 수 있는데, 보통 고기는 매운 소스, 해물은 간장에 와사비 쳐서 찍어먹는다고 합니다.
전 그런거 상관없이 그냥 마음가는대로 찍어먹었네요.

하트모양의 떡과 국수도 마음껏 제공되니 김치 좀 풀고 국수로 마무리하면 배 터집니다.
이때쯤 되면 육수가 좀 짠편이라 국물은 조금만 먹는게 좋겠더군요.


식후엔 조그만 서비스도 있습니다.
먹고싶은 만큼 강냉이를 비닐에 넣어 싸들고 갈 수 있네요.
저희 엄니가 강냉이에 대해서는 아주 매니아이신지라, 엄니를 만족시킬만한 고급 강냉이는 아니었습니다.
단 맛이 좀 강하더군요. 뭐, 저희 집에서 먹는 강냉이는 상당히 고급 웰빙이니 공짜로 퍼주는 강냉이와 비교할 필요는...

계산할 때 아주머니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다음 방문때 쓸 수 있는 3천원 할인 쿠폰을 줍니다.
기본 6천원짜리 샤브집에서 3천원 할인 쿠폰이란 상당한 녀석이죠.

주 메뉴보다 듬직한 야채를 저렴한 가격에 산더미처럼 먹을 수 있는 장점덕분에
한국 사람들의 취향에 딱 맞는 똑똑한 음식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몇번 더 가게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