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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5.11  이건 안올릴수가 없네요 24
  2. 2012.04.02  왠지 개들한테는 미움받는 듯 8
  3. 2012.03.28  후쿠오카 여행 - 관광지가 아닌 진짜 유후인 16
  4. 2010.05.17  지금 내 기분 11

 

 

 

 

 

이것만 올리고 다음 포스팅은 일본 다녀와서 뵙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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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고양이 까페를 뒤로하고 4층 애견까페로 올라가 봅니다.
바닥 재질이나 채광상태 등이 상당히 다르더군요. 3층엔 카운터가 있어서 좀 좁고 어두웠지만 4층은 훤합니다.
여러가지 개들이 많이 모여있었지만 강아지라고 부를만한 녀석은 별로 없는 듯.

개들은 원래 성격이 종속적이고 친근한데, 여기서는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접근할 생각도 않습니다.

 

가끔 애교도 부리고 하긴 하는데... 기본적으로 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기 때문에
주인이 아닌 사람, 혹은 주인이 친근함을 보이지 않은 외부인에게는 일단 경계를 하고 봅니다.
이곳 개들은 스탭들에게는 달려들면서 애정표현을 하지만 손님들에게는 '그냥 좀 놀다 가라'는 식으로 대하더군요.

저런 미끄러운 바닥은 개들의 다리에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좀 아쉽습니다. 그냥 대소변 청소와 관리를 쉽게 하기 위해서겠죠.

 

흔히 똥개라고 하는 잡종은 없고 대부분 유명한 브랜드견인데
대체적으로 느긋한 고양이와는 달리 성격이 워낙 천차만별이라서 그거 보는건 재미있었습니다.
이 녀석은 뭔가 일본견처럼 보이는데, 시바견은 아니고... 아키타견과 조금 비슷하지만 어딘가 좀 다릅니다. 설명을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군요.
이곳 개들중에서는 좀 고립되어 있다고 할까요. 다른 개들이 바닥에 앉은 사람들 치마폭에 쏙쏙 들어가서 눕는 동안
혼자서 구석탱이 의자 밑에 들어가서 눕곤 합니다.

 

개들이 한번 사람들 품속에 들어가면 좀처럼 움직이질 않기 때문에
돌아다니며 냥이들 상태를 구경하는 고양이쪽과는 달리 별로 할 일이 없네요.
저와 동생분은 의자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개들이 접근하지도 않고, 특히 저한테는 노골적으로 동선을 바꿔가면서까지 피하는 눈치라서.
원래 개들한테도 인기 많은 몸인데, 뭣 때문인진 모르겠습니다. 전 이런 애견까페란 곳은 처음 와보니, 가정견과는 뭔가 다른 포인트가 있겠죠.

 

활동적이지 않고 공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냥이들과는 달리
달마시안과 그레이트 피레니즈같은 대형견까지 모인 이곳은
미끄러운 바닥으로 가뜩이나 움직임이 제한되는 공간이라... 고양이들보다 많이 불쌍한 느낌이 듭니다.
스탭들도 이녀석들이 마구 싸대는 대소변때문에 바쁘게 움직여야 하고 말이죠.

멍하니 앉아서 구경한 하던 일행앞에 어린이 한명이 오더니 덥썩 미니핀 한마리를 안겨주고 가네요. 직원은 아닐텐데... 단골인가?
미니핀이 원래 꽤나 활발한 녀석인데 이 녀석은 뭔가 일상에 지친건지 곱게 안겨서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더욱 불쌍해 지는군요.

 

3대 X랄견이라는 애들도 있어서 시끄러울때는 나름 시끄럽습니다만
개에 대해서 나름 공부 좀 했던 저로서는, 여기 개들의 행동 양식에서 분명 문제를 느꼈습니다.
주인이라고 인식하는 스탭들은 잠깐잠깐 놀아줄 뿐이고, 끊임없이 수많은 손님들이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까페에서
상당히 불안한 상태라고 느껴졌네요. 원래 활발하기로 유명한 녀석들도 꽤나 기죽은 느낌이고...

 

복종심이 강하고 단체행동에 익숙한 종일수록 이런 환경은 되려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고양이들은 일단 경계가 풀리고 주위 시선이 익숙해지면 그대로 적응을 해버리지만
개들은 장소보다 주인과의 시간, 무리 내에서의 서열 확인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좀처럼 적응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싸움하는게 오히려 정상적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건 피볼 정도가 아니면 놔두는게 좋습니다.

 

하루 5km 는 뛰어다녀야 적성이 풀리는 비글이나 달마시안, 그레이트 피레니즈 같은 종을
이런 곳에서 기른다는건 좀 오버로군요. 전 그냥 조그만 실내 애견들이 있는 곳인줄 알았습니다만...
대구 시내 한복판에서 이녀석들을 5km 정도 매일 산책시키고 있으리라고는 좀처럼 생각하기 어렵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바닥에 앉아 개들 쓰다듬을 기분도 그닥 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구석 의자에 앉아서 구경이나 합니다.

 

이렇게 찍으면서도 신기한 일이었지만
대부분의 개들이 저한테는 아예 접근할 생각을 않더군요.
서열상 1위는 그레이트 피레니즈인듯 한데, 이 녀석이 저한테 굉장한 경계심을 갖고 있어서
나머지 개들도 슬금슬금 따라 움직이는 듯한 느낌입니다. 제가 있으면 가던길도 돌아가네요. ㅡㅡ;

 

이 녀석이 문제의 그레이트 피레니즈인데...
카메라에 안좋은 추억이 있는지, 이 사진 찍고 나니 도망가면서 짖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저를 경계하는건 마찬가지긴 했지만.

주인과 가까운 존재라고 인식하지 않는 한, 이 녀석한테 저는 덩치큰 위험인물인 듯.
원래 순박하게 생긴 외모와 달리 그레이트 피레니즈가 꽤 성격이 무뚝뚝한 녀석인데다가
대형견들은 덩치로 서열을 정하려는 경향이 특히 강해서 저하고는 상성이 잘 안맞는 듯 하네요.

개들은 생각보다 훨씬 예민해서, 호르몬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 사람보다 약 30만배 이상 예민한 후각덕분에
인간 여성과 남성의 구별은 물론, 나이와 체력, 자신에 대한 상대의 심리까지 후다닥 파악해버리기 때문에
아마 단순히 저를 경쟁자 정도로 생각했던 듯. 그래도 이런데서 자라서 그런지 겁은 많아 도망가기 바쁘더군요.

 

동생분한테 안긴 미니핀은 세월가는줄 모르고 잡니다.
이 녀석 아니었으면 훨씬 전에 자리를 떴을거라 생각. 가끔 몸도 바들바들 떨고, 애처로워 죽겠더군요.

이런 미니견들은 대부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녀석들이라 몸도 약하고 수명도 짧습니다.
그래서 이런 인위적으로 만든 종은 좀 거부감이 있네요. 개나 고양이나 잡종이 제일 건강합니다.

 

까페를 나거면서 게시판에 적혀있는 메모들을 보니 중간중간 재미있는 글이 보입니다.
구수하게 욕도 섞여있는 메모가 좀 괜찮았습니다. 친구한테 개보다 냄새난다는 말도 서슴없이 하는 절친한 사이로군요.

 

남친을 갖으려면 일단 맞춤법이라도 제대로 좀...
그리고 개무시함이라는 말은 일단 동감이긴 합니다만, 까페 상태를 보니 무시하는게 당연하다 싶네요.
애견까페쪽은 문제가 많아서 보고 있으면 좀 아쉬운 면이 많습니다. 개들에게는 절대로 좋은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아침에 개들 전부 데리고 매일 5km쯤 산책시키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혹여 이곳을 다시 찾더라도 애견까페쪽은 아마 찾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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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린코를 빠져나오는 길은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옮기는, 소박한 가게와 여관 등이 들어선 거리.
또 하나는 관광로에서 거의 벗어나다시피 하는 민가가 이어진 거리.
당연하게도 호기심이 동한 길은 민가가 이어진 거리다.
잘 꾸며진 상가 거리도 좋긴 한데, 유후인의 참맛은 이런 풍요로운 자연에 둘러쌓여 수십년을 살아가는 토박이들의 향기니까.

동네 할머니가 어느 집 앞에서 인사하는 동안 지긋히 앉아있던 귀공자. (귀공녀?)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데, 할머니와 함께 산책하기엔 딱 어울리는 모습이다.
일본의 왠만한 지역에서 목줄 없이 다니는 개는 보기 힘든데, 이곳 유후인에서는 목줄 없는게 훨씬 자연스럽다.

할머니가 길을 나서자 바로 쫄랑쫄랑 따라가서 옆에 착 붙는 녀석.
원래는 개를 안 무서워 하는데, 자전거여행중 개한테 쫓긴 적이 워낙 많아서 요즘 성격이 좀 바뀐듯 하다.
그래도 나한테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할머니를 따라가는 이 녀석은 그닥 무섭지 않았다. 덩치가 산만하긴 했어도.

작지만 잘 정돈된 텃밭을 보니 엄니의 시골집이 생각난다.
아궁이가 있는 흙집과 텃밭을 참으로 좋아하시는 엄니.
지금은 비록 몸이 너무 고되다고 이런 텃밭 운영은 꿈도 못꾸시긴 하지만
아파트 안에서 몇가지 꽃과 식물들을 기르는 것만 해도 매일 그 녀석들에게 눈을 떼질 못한다.

하물며 이런 텃밭에서 자라는 녀석들을 바라보는 주인의 마음은 어떨 것인가.
농촌 생활이 지루한 건, 라이프 스타일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행동에서 생기는 적응 기간의 일이겠지.
정성을 쏟을 때, 텃밭의 녀석들처럼 정직하게 답해주는 것이 달리 있을까 싶다.

담도 없고 대문도 없는 시골집 앞에서 고양이 한마리가 스윽 다가오더니
익숙하게 내 손에 얼굴과 몸을 비비고 귀여운 소리 한마디 내 주고
언제 그랬냐는듯 시크하게 나를 지나쳐 집 안으로 사박사박 걸어들어간다.

따로 주인이라는 게 없을 듯 보이는 녀석이지만, 이 부근 집이 전부 자기 앞마당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고양이가 들어간 집의 앞마당 역시 여유가 넘친다.
잡초도 적당히 섞여있는 따뜻한 텃밭의 모습이 이곳 유후인의 솔직한 얼굴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후인의 상점가는 과장됨이 없는 아담하고 깔끔한 모습이 훌륭하지만
내 시선은 항상 그런 상가를 지나쳐 이런 느낌의 민가에 머물게 된다.

담과 정문이 없는 시골 민가는, 자전거 여행하다가 잠깐 들러서 물이나 얻어먹고 이야기나 나눠도 괜찮을 법한
그런 여유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주장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뭐, 담이 있다고 해도 거의 미적 기능으로서의 역할밖에 하지 않는 곳이기도 하고.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아도 어째서 걷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주는지, 특별한 해답은 없는데 그렇게 느껴진다.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한두 그룹 이 길을 걷고 있었는데, 슬쩍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들 비슷하게 느끼는 듯 즐거운 모습이다.

당연히 실제 생활은 도시보다 불편하겠지.
오래된 나무집은 삐걱거리고, 수도는 낡고 자주 막히며, 텃밭은 손이 많이 간다.
그래도 스스로 판자를 들고 수리할 부분을 찾아다니거나, 지금쯤 폭발적으로 솟아나는 식물들을 하루하루 손질하는
그런 행동들이 사실은 먹고 마시고 싸며 살아가는 생명체로서의 사람이 해야 할 당연한 것들이 아닐까.

슈퍼에서 포장된 음식을 먹고, 옆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며, 평생 흙에 뭔가를 심어볼 일이 없는
그런 도시에서의 삶에 익숙해지면, 어쩐지 사람도 도시를 돌리는 부품 한조각처럼 딱 끼워진 듯한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런 답답함 보다는 불편한게 좋다. 애초에 뱃속에서 튀어나왔을 때 부터 인생은 불편함을 즐기며 사는 것이니까.

이 나무들이 푸른색으로 뒤덮히면
개와 함께 아침 점심 저녁에 마을을 한 바퀴 산책하는 것만으로 얼마나 마음이 풍족해질까 궁금하다.
인공미 팍팍 느껴지는 강가 산책로를 사람과 자전거와 동물에 치여가며, 운동과 건강 증진이라는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건
그걸 산책이라고 부른다는 것 자체가 삭막한 도시에서의 자기 위안이라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적당히 벗져긴 콘크리트와 그 위를 박차고 올라오는 생명들은
공무원 입장에서는 연례행사로 솎아내고 다시 덮어야 하는 업무에 지나지 않을지 몰라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진행 방향까지 표시된 회색 콘크리트 산책로와 이런 길 중에
전자를 선택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궁금하다.

산책은 다리로 걷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맡으며 즐기는 종합적인 유희.
지금에 와서는 이런 유희조차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자신의 생활권 바깥으로 뛰쳐나가는 모험까지 감행해야 하는가.
아마 이곳에는 나보다 더 못견뎌해서 이곳으로 찾아와 그 즐거움을 찾으려 실천하는 젊은이들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도 주위 풍경에 잘 녹아들어간 듯한 모습일까.
경남 사촌의 시골집 근처엔, 엄니처럼 시골을 동경했음에도 그 추구하는 방향은 다른 것이지
그 깡촌 시골에 으리으리한 벽돌과 최신 3중창, 반듯하게 깔린 잔디로 화려하게 치장한 전원주택이 몇 들어서 있다.
그런 시골까지 와서도 결국 생활은 도시와 다를바가 없는, 익숙함과 편안함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껍질같은 느낌의 집.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생활의 기쁨을 포기한 집은 그 환하고 넓은 3중창 속에서도 답답할 듯 한다.

얼핏 보니 무슨 박물관인가 전시관의 주차장 역할을 하는 공터인 듯 한데
전시관까지 들어갈 필요도 없이, 이 모습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다.
가능하다면 이 곳이 계졀별로 변하는 모습을 감상하러 오고 싶네.

아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쯤은 저 녀석들에게서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사람이 아무리 치장을 하고 관리를 해도 역시 자연의 손놀림만큼 원숙하진 못한 듯.

은근슬쩍 부모님께 유후인에서 온천좀 즐기고 오시라고 몇번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세계 곳곳 안가본 곳이 없는 분이라 이런 시골마을이 마음에 드실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아직 경험 적은 내 입장에서는 이런 곳을 실컷 산책하고 저녁에 맛있는 음식과 함께 온천에 몸담그는 여행이 고프다.
다음엔 시간적, 자금적으로 좀 여유있게 와서 그런 것도 한번 즐겨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오자 개천과 함께 유후인의 고즈넉한 풍경이 맞이해 준다.
자전거로 지나왔던 이름모를 시골길이 생각나는 풍경.
유후인역 앞에 자전거 대여소도 있으니, 경험하고픈 사람들에게는 자전거로 둘러보기도 추천한다.

출입금지가 된 길이 아쉽긴 했지만
아무렇게나 방치된 듯이 서 있는 저 시계가 정확히 가동하고 있다는게 재미있다.
구형 렌즈를 최대 개방으로 찍어보니 꿈 속에 있는 느낌이 드는군.

선명하고 또렷한 신형 렌즈도 좋긴 한데
이곳의 풍경에는 이렇게 성능 떨어지는 렌즈로 흐릿하게 담는 모습 역시 어울리는 듯 하다.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유후인의 거리를 걷고 있으면 이렇게 몽환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니까.

푸른 하늘은 아니지만 적당히 햇빛 따뜻한 오후가 되니 개도 졸린 듯 하다.
카메라를 치켜들어도 슬쩍 눈길만 한번 주고 나서 다시 꾸벅꾸벅 졸기 바쁘다.
누구를 위해 만든건진 모르겠지만, 벽돌을 받침대로 한 투박한 벤치가 이곳 풍경과 어찌나 어울리는지.
동물들이 여유로운 곳은 사람들에게도 여유로운 곳이다.

자기 밥그릇 앞에서 고양이도 목상처럼 느긋하게 앉아서 낮잠중.
이 녀석 역시 눈만 살짝 뜬 후에 다시 꿈나라로 직행이다.
그릇에는 고양이밥이 담겨 있었지만 이 녀석은 길고양이로, 중성화 후 방생된 녀석이다.
오른쪽 귀 끝이 삼각형으로 잘려있는 것이 중성화의 흔적.

이러한 길고양이 TNR (Trap-Neuter-Return) 정책은, 기본적으로 고양이보다는 사람의 편의를 위한 이기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미움받고 위협당하는 고양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필요악이라는 것은 대부분 동의한다.
본래 영역동물인 고양이는, 아무리 쫓아내거나 잡아들여도 빈 영역을 다른 고양이가 침범해 들어오기 때문에
이렇게 중성화한 고양이가 영역을 만들면, 죽기 전까지 번식하는 일 없이 그 영역을 유지한다.
사람들이 먹을거리를 챙겨주면 고양이는 일부러 쓰레기봉투를 뜯거나 가축을 잡아먹지 않기 때문에
중성화한 고양이들에게는 적극적으로 먹이를 주고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장려하는 편이다.

자손 번식이라는 생명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박탈당한 고양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지만
덕분에 얼마든지 사람에게 먹이 얻어먹고 쫓겨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미약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
이 녀석은 나름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다.

다리를 건너 유후인 역 쪽으로 느긋하게 걸어가는 도중 훌륭한 모습의 웰시코기를 발견.
목걸이도 걸려 있고, 이런 귀하신 몸이 유기견일리는 없는데, 어디서도 주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
나를 보려고 하지도 않고 느긋하게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냄새 맡고 오줌 한방 싸고 다닌다.
유동인구가 꽤 많은 지역이라도 마을 사람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일인지, 완전 자기집 앞마당처럼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녀석.
일본을 1년동안 돌아다녔지만 목줄에 걸려있지 않은 개를 가장 많이 본 곳이 이곳 유후인인듯 하다.




이 놈이 지금 나를 위로해 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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