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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재즈축제'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9.10  대구국제재즈축제 - 후루카와 나츠코 & her Soul Food Cafe 6
  2. 2012.09.10  대구국제재즈축제 - 프렐류드 6
  3. 2012.09.08  대구국제재즈축제 - Epekeina 10
  4. 2011.08.30  제4회 대구 재즈축제 - 윈터플레이 24
  5. 2011.08.27  제4회 대구 재즈축제 -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 18
  6. 2011.08.27  제4회 대구 재즈축제 - 이바디 16

 

 

2012년 대구 국제재즈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밴드는 후루카와 나츠코(古川 奈都子) & her Soul Food Cafe 가 맡아주셨습니다.

후루카와씨는 스윙재즈계에서는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피아니스트 겸 보컬리스트죠.

뉴올리언스 재즈에 흠뻑 빠졌기 때문에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음악을 '뉴올리언스 술집에서 연주하는 음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뉴올리언스 재즈라고 하면, 느낌은 달라도 분위기가 한국 술집에서 막걸리나 소주 마시면서 '홍도야 우지마라~' 라고 한곡조 뽑는 모습과 닮아있죠.

시종일관 미소가 끊이지 않는, 말그대로 삶에 지친 사람들의 소울을 알콜과 함께 위로해주는 그런 음악입니다.

 

 

 

그녀와 10여년간 함께 해온 Soul Food Cafe 멤버들도, 이미 후루카와씨와 혼연일체가 된 느낌입니다.

뮤지션은 음악을 말을 한다고 하지만, 이 친근해 보이는 제목의 밴드분들은 의상과 표정만으로도 그들의 음악을 주장하는 듯 하네요.

 

국민성이라고 해야 할지... 스윙 재즈가 꽤나 대중적으로 발달한 일본 재즈계에서

범접하기 어려운 예술성보다는, 출출할 때 따끈하게 한그릇 먹는 쌀밥 느낌이 나는 음악을 들려주십니다.

 

 

 

후루카와씨는 5살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다가, 스티비 원더에 빠져서 재즈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왜 밴드 이름이 Soul Food Cafe 인지는 이것만으로도 설명할 필요가 없겠죠.

 

대학에서 '뉴올리언스 재즈클럽' 활동을 하다가 졸업후 정말로 뉴올리언스에 날아가셨더군요.

온갖 밴드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부업으로 뉴올리언스에서 일본인 관광 가이드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야 그닥 인지도가 없지만 일본에서는 재즈계의 중견으로 상당히 유명하신 분인데

웃는 모습이 정말 밝은 분이라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주위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 주는 능력의 소유자이시죠.

 

 

 

Soul Food Cafe 의 멤버들도 그런 후루카와씨의 절친이다 보니 다들 얼굴에 미소가 넘칩니다.

어색함이 보이지 않는, 깊은 곳에서 순수하게 솟아나는 깨끗한 웃음이라는 느낌이죠.

 

드럼의 히라바야시 요시하루(平林 義晴)씨의 미소도, 음악과 함께 보고 있으면 입꼬리가 흐뭇하게 올라가게 되더군요.

 

 

 

색소폰과 클라리넷을 넘나드는 우미츠키 유타카(海付 豊)씨는

뭔가 개그프로에 등장할 듯한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자랑하십니다. 그만큼 음색도 즐겁고 경쾌하군요.

 

옆의 트럼페터 칸노 아츠시(菅野 淳史)씨는 게스트로 참가하셨지만 어찌나 SFC와 잘 어울리는지...

빌리 홀리데이의 음악에 충격을 받아 재즈에 발을 들이셨다는 칸노 씨는

일본에서 엔카가수로도 유명한 김연자씨 공연의 트럼페터로도 활동하는 등 장르를 넘나드는 활동중이십니다.

 

 

 

관악기 두대의 앙상블이니 당연히 상승효과가 있긴 합니다만

이렇게 잘 어울리는 분은 또 오랜만이더군요. 달콤쌉쌀한 소리가 회장을 채우는 모습이 뭔가 뿌듯함마저 느껴집니다.

 

 

 

뉴올리언스 재즈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겨우 쥐뿔만한 지식밖에 없는 제가 읖조리기에는 좀 과분한 느낌이 드는군요.

 

재즈의 발상지인 뉴올리언스는 항구도시였던 탓에 온갖 유색인종이 뒤섞인 곳이었고

해군기지가 설치된 곳이었기 때문에, 남북전쟁후 해방된 흑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몰려드는 곳이었습니다. 

가난하고 피곤한 노동자들을 위한 음침한 술집과 퇴폐적인 홍등가 등, 그런 근원적인 슬픔을 양분삼아 서서히 태동한 것이 재즈였죠.

 

스윙을 중심으로 생겨난 뉴올리언스의 재즈는, 그 즐거운 리듬이 단지 스스로의 즐거움을 나타내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미래가 보이지 않던 힘든 하층민들의 하루하루를 녹여주기 위한 치유의 목적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후루카와씨의 음악에 녹아든 감정도 바로 그런 것이고, 그래서 밴드 이름이 정말 마음에 와닿는군요.

 

 

 

후방에 가려져 있어서 좀처럼 사진을 담을 수 없었던 베이스의 이소자키 죠(磯崎 丈)씨가 드디어 앞으로 나왔습니다.

스윙이 주를 이루는 SFC에 블루스의 혼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시더군요.

뭔가 묵묵하게 베이스만 튕기고 있어서 좀 과묵한 분인가 싶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멤버 소개때 하트마크까지 만들어서 날려주셨으니까요.

그냥 좀 쑥쓰러워 하시는 것일 뿐.

 

코멘트는 후루카와씨가 맡으셨는데, 역시 제가 영어보다 일본어를 더 편하게 사용하는 터라

한국 관객들을 배려해서 영어로 이야기중인 후루카와씨의 말을 잘 못알아듣겠더군요.

뉴올리언스가 제 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후루카와씨지만, 역시 일본사람의 영어발음은 좀 힘듭니다.

그래도 발음이 좀 그렇지 실제 회화 자체는 저보다 훨씬 능숙하시네요. 켄자스 시티의 명예시민이기도 하시니.

 

 

 

해군기지가 위치한 하층계급의 술집 안에서 태어난 뉴올리언스 재즈는

그 상황과는 반대로 'Peace'를 외치는 음악이었습니다.

사람의 향상심이라고 할까, 성선설을 믿는 건 아니지만, 바닥에서 신음해본 사람이야말로 이상의 실현을 꿈꾸는 법인가 봅니다.

 

굉장히 클래시컬해서, 지금 시대에 와서는 재즈에 완전히 문외한이라도 얼마든지 즐겁게 소화할 수 있는 SFC의 음악이

재즈축제 마지막 공연이라는 아쉬움도 살짝 치유해주는 느낌이네요.

 

 

 

도쿄 근교의 요코하마시는 전후부터 미 해군기지가 위치한 곳으로

일본의 재즈는 저 멀리 나가사키현의 사세보시와 함께 이곳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후루카와씨는 도쿄 근처에서 활동중이시라, 요코하마 재즈바에 날짜 맞춰 가보면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일본에서도 인지도는 있지만 실제로는 이미 뉴올리언스가 주 무대라고 하는 편이 맞겠습니다만.

 

 

 

후루카와씨도 사실 표정이 매우 풍부했습니다만, 피아노의 위치상 얼굴이 잘 나오지 않아서 아쉽네요.

그 아쉬움을 드럼의 히라바야시 씨가 대신하듯 아주 신명나는 표정으로 관객을 즐겁게 해주십니다.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음악, 말 그대로 Soul Food 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군요.

 

재즈 밴드는 연주자들의 색깔이 비교적 잘 드러나는 편인데, 이 SFC 밴드는 정말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다들 무대 매너도 좋고, 제가 도쿄 근처에 살고 있다면 가끔 시간을 내서라도 공연을 보러가고 싶네요.

기분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이 밴드가 가진 파워는 대단합니다. 음악적 태생이 그런 밴드니까요.

 

 

 

5일간의 폭풍같은 재즈축제가 드디어 끝이 납니다.

야외공연때 비가 신나게 쏟아붓는 바람에 여러가지로 힘든 일정이었지만

절반 이상이 무료 공연인 이런 귀중한 재즈 축제가 5년동안 이어지고 있다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죠.

 

한 10~20년 계속 이어져서 대구뿐만 아니라 한국의 재즈축제를 대표하는 녀석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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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공연의 두 번째 타자는 작년에도 멋진 공연을 선보여 주던 프렐류드 팀입니다.

버클리 음대 동창생들로 이루어진 유쾌한 이 팀은, 제가 알기로 근 10년간 멤버가 바뀌지 않았죠.

보통 재즈 밴드들은 필요한 장르에 따라서 해쳐모여가 아주 일상화된 편인데

대학생 시절부터 이렇게 주욱 한팀을 이루어 연주하는 재즈밴드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멤버들간의 호흡이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작년 공연때도 느꼈지만 워낙 원숙하게 연주를 진행시켜서 듣는 쪽에서도 거부감이 거의 없더군요.

팀의 리더 피아노 고희안씨입니다. 사실 벗으면 굉장한 몸매...

 

작년에도 그렇지만 공연 끝날때까지 한마디도 안하십니다. 위트넘치는 진행을 맡는 쪽은 언제나 베이스의 최진배씨.

 

 


선두에 서서 팀의 얼굴마담을 책임지는 색소폰의 리처드 로 씨입니다.

최진배씨 말하길, 공연보러 온 여성분들의 반이상은 리처드씨 때문에 오신다고...

조명도 제일 잘받는 위치고, 색소폰이 확실히 눈에 띄기도 하죠. 외모는 다들 준수하신데 말입니다.

 

 

 

뭔가 작년에 비해 훨씬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시는 드럼의 한웅원씨.

프렐류드는 멤버들 기본기가 상당히 탄탄해서 안정된 느낌을 들려준다고 할까요.

 

듣기쉽고 즐거운 재즈를 모토로 하는 팀이라서, 재즈바의 담배연기와 함께 녹아들어가는 정통 쿨 재즈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네요.

제 개인적인 취향은 역시 마일스같은 전위예술적인 분위기입니다만, 그렇다고 이런 유쾌하고 조직적인 재즈가 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멤버 개개인의 개성보다는 통일된 음악의 완성도를 중시하는 이런 느낌이

사실 재즈에 크게 지식이 없는 일반 관객들이 많이 모이는 이런 재즈축제에 더없이 제격이죠.

 

 

 

쿨 재즈에 익숙한, 어느정도 파고든 경력이 있는 매니아들에게는

역시 조금 정형화된 느낌이 없잖아 있겠습니다만, 그건 밴드의 개성이지 실력부족으로 인한 결과는 절대 아닙니다.

사실 재즈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그냥 예술적이라고 해서 무작정 들어보려고만 하는, 소위 있는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교과서적인 재즈가 가지는 대중성의 파워를 좀 알려주고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어려워보이는 음악 들으면 자기도 유식해 보이나요?

 

 

 

멤버들 모두 쾌활한 성격이라서 그런지 음악에서도 그런 느낌이 물씬 풍겨나옵니다.

음악에 사람의 성격이 묻어난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까요. 재즈 들으면서 이렇게 즐거운 기분이 되는것도 재미있네요.

 

 

 

여전히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를 받으시는 리처드씨입니다.

작년과 거의 비슷한 멘트, 최진배씨 외에는 말을 하지 않는 팀원들 등...

작년 공연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대강 어떤 곡순서와 함께 어떤 소개말이 튀어나올지 예상이 가능해서 재밌더군요.

 

 

 

말 재미있게 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걸 입증해 주시는 최진배씨.

역시 공연 중간중간에 이렇게 말도 좀 섞고 해 주면 공연을 보는 재미가 늘어나죠.

 

 

 

지금와서는 국내에서 꽤나 유명해진 프렐류드이지만

사람들의 귓가에 가장 익숙하게 들려오는 곡은 역시 '인생의 회전목마'인듯 합니다.

작년 공연에서도 나왔었고, 저도 언제쯤 나오려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짠하고 등장하더군요.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등장해서, 거진 한번쯤은 다들 들어보셨을 그 음악입니다.

일단 애니메이션에 쓰인 음악을 한번 들어보시면 아 이거~ 하실 듯.

 

 

 

이 녀석을 신나는 재즈풍으로 해석해서 힘있게 연주해주셨습니다.

워낙 인기좋은 곡이라서 정말 오만가지 버전이 존재하데, 프렐류드 특유의 유쾌한 사운드와 만나니 분위기 띄우는데 딱이더군요.

 

 

 

대사는 없지만 피아노로 자기표현이 뚜렷한 고희안씨입니다.

아주 신나게 엉덩이까지 들석거리면서 힘있게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흥겹네요.

 

 

 

마지막 곡의 멤버소개에서는 드럼의 한웅원씨도 제대로 필받은 모습입니다.

점점 격앙되는 드럼소리에 관객들의 박수소리도 슬슬 터질 준비를 하게 느껴지더군요.

 

 

 

전 연사를 날리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 싶은 장면을 많이 놓치고는 하는데

그래도 이 모습은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한순간이었지만, 흥에 겨운 한웅원씨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니 관객들도 환호성을 지르는군요.

음악이라는 길지 않은 예술행위가 사람을 이렇게 불타오르게 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부담없는 재즈를 아낌없이 선사해 준 프렐류드의 무대였습니다.

 

이 밴드는 쭈욱 대구 재즈축제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처음 들을때부터 익숙하고, 아무리 들어도 지겨워지지 않는 흥과 즐거움을 가진 밴드라서 말입니다.

 

 

 

잠시 밖에 나갔다 왔다 다시 대구 재즈축제 포스팅을 올립니다.

시간이 지나서 그때 들었던 음악의 여흥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으니 포스팅이 겁이 나는군요.

대구 재즈축제의 마지막 날은 유일하게 날씨가 화창했습니다.

매번 비맞아가면서 촬영한게 한이 맺혀서... 이날은 들어가기 전에 수성 아트피아 사진도 한장 남겼습니다.

 

 

 

마지막 공연의 스타트를 끊은 그룹은 베이스 황인규씨가 결성한 Epekeina 입니다. 에페케이나 라고 발음하는가요?

역시 경험해 본적이 없는 밴드라서 조금의 죄송함과 함께 미지의 연주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첫 곡을 시작하는데, 곡의 분위기에 맞춘 조명인지 상당히 어둡고 차분하게 진행이 됩니다.

음악 감상하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사진 찍으려는 저한테는 꽤나 힘든 상황이네요.

 

 

 

조명이 부족할때는 역시 흑백 변환이 길입니다.

팜플렛의 힘을 빌리자면, 스윙부터 일렉트로 어쿠스틱까지 다양한 오리지날 곡을 연주하는 팀이라고 하시네요.

첫곡은 어쿠스틱 느낌이 물씬 풍기는 차분한 곡으로 시작합니다. 다들 움직임이나 자기주장도 적고, 담담하게 연주하십니다.

 

 

 

서정성이 묻어난다고 할까, 사실 말로 설명하기엔 재즈의 느낌이라는 건 참 다양해서 말이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느긋하게 감상하고 싶은 그런 음악입니다.

 

 

 

중간에 황인규씨가 간단히 밴드소개를 해 주셨는데

마이크를 들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목소리가 작고 차분하시더군요.

얼핏 쑥스러워하시는 느낌도 드는데, 간간히 미세하게 느껴지는 개그코드도 집어넣고 계십니다.

진행을 도맏아 하시는데 나이는 멤버중 가장 젊으시다고 하시네요.

 

 

 

게스트로 유명 재즈 보컬리스트 남예지씨가 함께 하시는군요.

아직 젊으시지만 이제 원숙미를 풍기는 경력에까지 이르셨죠.

소몰이창법과는 다른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잔잔한 느낌의 에페케이나 팀과 잘 어울립니다.

 

 

 

피아노분은 아코디언을 연주하십니다.

어릴적 피아노를 배울때도 아코디언은 어떻게 연주하는건가 궁금해하기도 했었죠.

남예지씨의 부드러운 저음과 어울리니 몸의 힘이 살짝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곡이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이라서 조명도 강렬하게 사용되진 않는군요.

프레스 허가를 받았다고는 해도 공연에 방해가 되면 안되기 때문에

이런 곡을 연주할 때는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한참동안 타이밍을 재고 있다가

셔터소리가 방해가 되지 않겠다 싶은 순간을 노려서 눌러야 합니다.

 

최후열에 서 있으니 사실 셔터소리가 남들에게 들릴 일은 별로 없긴 한데

제대로 된 공연장의 음향설비란게, 워낙 소리가 고루 퍼져나가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는 것이죠. 카메라 무게가 꽤 나가서 중간중간 땀도 닦고 합니다.

 

 

 

재즈 밴드라는게 스타일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뤄지는 것이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다들 굉장히 섬세한 음악을 들려주셔서, 눈을 감고 듣고 있으면 어째 물 위를 흐르는 듯한 발레동작이 생각나더군요.

베이스의 황인규씨는 몸집도 꽤 큰 분이신 것 같은데 참 부드러운 베이스를 들려주십니다.

 

덩치크다고 와일드한건 아니니까요. 저를 포함해서.

 

 

 

남예지씨가 들어가시고 난 다음엔 색소폰을 세 개나 들고 나오신 분이 중앙에 섭니다.

물론 그것만으로 그리 특별한 건 아니지만, 이 분은 색소폰 두 개를 목에 걸고 계시네요. 이건 특별합니다.

오리지날 곡인것 같은데 색소폰이 참가하니 조금 더 활력이 실리는 것 같습니다.

 

 

 

좀처럼 조명이 집중되지 않는 드럼 분도 좀 남겨드립니다.

엄니께서 피아노 다음으로 좋아하시는 악기가 드럼이라서, 함께 왔으면 참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들 휴일에도 바쁘시니 좀처럼 공연장에 가기가 힘들긴 하네요.

 

 

 

익숙해지면 문제없긴 하지만, 사실 색소폰이 보기보다 꽤 무거운 녀석입니다.

두 개나 목에 걸고 계시니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기본에 굉장히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십니다.

 

에페케이나의 음악은, 어느 곡을 연주해도 자신만의 색깔이 흐려지지 않는 듯 합니다.

음악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조금 더 작은 공연장에서 가깝게 앉아 감상하는게 더 어울릴 듯 하네요.

 

 

 

한창 물이 오르고 있을때 재미있는 연주를 선보여 주시는군요.

알토와 테너 두 대의 색소폰을 동시에 연주하는 굉장한 모습입니다.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렇게 해서 동시에 숨을 불어넣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닐텐데요.

 

물론 한손으로 운지를 하다 보니 음역대는 고정되지만 묘한 화음이 만들어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나중에 강군의 알토 색소를 빌려서 한번 흉내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제 색소폰은 소프라노라서... 아무래도 알토와 함께 불기에는 모양이 맞지 않을듯 하네요.

 

 

 

차분하면서도 열정을 잃지 않는 드럼분의 모습도 한장 더 담아봅니다.

엄니께서는 악기 연주할 때 이렇게 몰입하는 모습이 너무 부럽다고 하시네요.

저도 색소 연주할때 다른 분이 찍어준 사진을 몇장 보긴 했는데

아직 몰입하는 모습도 멋있게 보이기엔 갈길이 너무 멀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아마 관객들이 접해본 적은 없지만, 처음 들어도 금새 익숙해질 수 있는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신 에페케이나 밴드였습니다.

 




26일 공연의 마지막은 윈터플레이가 수고해 주셨습니다.
이번 아트피아 공연은 워낙 쟁쟁한 그룹들이 참여한 터일테지만
의외로 윈터플레이를 기대하신 분이 많았는지, 시작부터 굉장한 열기더군요.



윈터플레이가 한국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모 회사 세탁기 CM 송이었던 '버블~ 버블' 이었다고 하네요.
전 그저 트럼팻의 이주한씨가 참여한 그룹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서 그런 건 전혀 관심밖이었습니다.


처음엔 이주한씨때문에 접하게 되었지만 혜원씨의 보컬도 꽤나 마음에 들더군요.
재즈라기보다는 발라드와 블루스쪽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느낌입니다.
윈터플레이 1집 때는 그닥 인지도가 없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1집은 꽤나 완성도있는 앨범이라 이런 그룹이 묻힌다면 좀 아쉽겠구나 싶었죠.
그런데 버블송이 엄청 인기를 얻으며 재발매 되기도 해서 지금은 많이들 아시는 것 같습니다.


팀의 리더이자 트럼팻을 맡고 계신 이주한씨.
트럼팻이라고 하면 명실공히 국내 정상급이라고 말해도 무리없는 분이죠.
12세때 처음으로 트럼팻을 만지셨다고 하던가?




드럼과 퍼커션은 게스트분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아주 빠방한 능력자시더군요.


이 팀의 특징이라면, 음이 굉장히 조화롭다는 점일까요.
어느 한 쪽이 튀는 일 없이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줍니다.
멤버들간에 사이가 좋고 허물없다고 자화자찬(?)을 하시던데 그것 때문일지도.


이주한씨가 이렇게 유머감각이 풍부한 분인줄은 잘 몰랐습니다.
대구 공연이 끝나면 언제나 막창 먹으러 가신다는군요.
윈터플레이 분들은 입 다물고 있으면 꽤나 앙늬(?)하고 지적으로 보이는데
원래는 굉장히 활기넘치고 사이좋은 그룹이라네요.


어느 그룹에나 다재다능이 한 분씩은 꼭 있던데
윈터플레이에서는 기타의 최우준씨가 그런 포지션을 맡은 듯 합니다.

기타 실력은 말할것도 없지만 허스키한 보컬도 수준급이시네요.


최우준씨의 보컬 파트 시작하기 전에 이주한씨가 무려 굉장한 잉글리쉬(?)로 나레이션을 깔아줍니다.


발음이 워낙 네이티브하고 내츄럴스러워서(이런 표현을 왜 하시는지 공연 보신분들은 아시겠죠) 이해하기 쉽진 않았지만
'최우준은 외로운 남자'라고 추략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틀렸다면 지적 부탁.


연주와는 별도로 이번 무대는 조명이 좀 아쉬웠습니다.
기타와 트럼팻의 솔로 파트가 꽤 빈번하게 나왔는데, 조명 클로즈업이 거의 안되는 상황이었네요.
안 그래도 환한 혜원씨에게 집중되어 있어서 사진이 영...

이주한씨 경우는 본인이 일부러 부탁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조명이 너무 어두웠습니다.


아주 가끔씩 이렇게 제대로 된 조명을 받으실 때도 있긴 했네요.


최우준씨의 솔로때도 이렇게.
최우준씨는 혜원씨 바로 옆자리였기 때문에 은근히 조명 잘 받았습니다.



멤버들 모두가 재즈 뮤지션 출신이지만 1집은 대중성을 의식했는지 가벼운 팝과 발라드 느낌이 강했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딱히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느낌의 음악을 선보여 주셨습니다.


최우준씨의 보컬이 제 입맛에 잘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몇 곡 더 뽑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살짝 들더군요.


이주한씨의 트럼팻이야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솔로 하시는 동안 다른 멤버들이 물마시고 커피마시고 하는 여유를 만들어 주십니다. (여유 제조기?)


흥이 날땐 춤도 줘 주시고.
윈터플레이의 라이브를 보는 건 처음인데, 분위기가 참 화목발랄하더군요.


워낙 조명빨을 못받아서 버림받을 뻔 했던 베이스의 소은규씨.
간신히 멤버 소개하는 찰나에 한 장 건졌습니다.


공연이 10시 40분 넘어서야 끝이 났는데, 설마 그 후에 짐정리하고 막창 드시러 가셨을려나요...
그러고보니 전 대구서 20년 가까이 살았지만 태어나서 단 한번도 대구서 막창 먹어본 적이 없군요.


신나게 앵콜 한번 하고 26일 공연의 마무리를 지어주셨습니다.

무료로 초청받아 간 공연인데, 무료로 보기엔 미안할 정도로 수준높은 공연이라 몸둘 바를 모르겠더군요.
초청해주신 김유림 팀장님은 공연 끝나고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굉장히 바빠보여서
일부러 붙잡고 인사하기도 죄송한 듯 해서 다음날 문자로 감사 인사 드렸습니다.

초청에 대한 조그만 감사의 표시로 기념 앨범도 한장 구입했습니다.
많이 사드려야 내년 축제의 비전도 밝아지고 조직위원장님 전세금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

다시한번 초청해주신 김중화 위원장님과 김유림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고마워서 다음날 공연땐 자비로라도 갈 마음이 있었지만 집안 벌초때문에... ㅡㅡ;

이 글을 쓰는 8월 30일 새벽엔 이미 한달간 대구의 저녁을 달구었던 재즈축제도 끝나있군요.
이젠 육상대회가 그 바톤을 이어받아 가고있겠지만 아직 귓가에 음악의 잔향이 남아있는게 아쉽습니다.
내년 축제도 이렇게 멋진 뮤지션들이 많이 참가해 주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많이많이 와주세요. 좀처럼 공연보러 가기 힘드니.
그럼 내년에 뵙죠.

이번 공연의 사회자도 여전히 라온님과 오성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제가 이분들 사회 할때만 골라서 간 건 아니죠?


26일 공연의 두 번째 주자는 프랑스에서 날아오신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입니다.
역시 처음 들어보는 트리오라 어떤 음악일까 멍하니 서 있었는데
뭔가 등장부터가 예사롭지 않더군요. 멋들어진 역광 속에서 스윽 등장하는 분위기가.


이런 걸 두고 Amazing! 이라고 하겠죠. 오프닝 부터가 이미 파격적이었습니다.
종잡기 힘들 정도로 넘나드는 장르와 코드, 좀 더 과장하면 전위예술에 가까운 바리에이션이 귀를 놀라게 합니다.
트리오라고 해도 웬만한 퀄텟이나 퀸텟을 능가하는 풍부한 음을 들려줍니다.


선입견인진 모르겠지만, 이것이 Made in France 인가! 싶을 정도로 신선한 음악이었네요.
세분 모두 저보다 어린 나이인데... 실험정신과 발랄함, 거기다 기본을 잊지 않는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되어
국내 공연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독창성 가득한 연주를 들려주셨습니다.


피아노의 레미 파노시앙씨와 베이스의 막심 델포르테씨.
파노시앙씨는 편집증 환자같은 포즈로 건반을 두들기다가도 변화무쌍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시더군요.
베이스의 델포르테씨는 뭐 파노시앙씨에 비하면 얌전했지만 어디까지나 '비하면' 입니다.


한국어도 조금 연습해 오셨더군요.
그들의 신선함에 마음이 움직인 건 저 뿐만이 아니었는지, 박수와 환성소리도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드럼의 프레드릭 페티페레즈씨. 파노시앙씨와 더불어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많이 선보여 주셨습니다.
세분 모두 꽤나 훈남이신데... 장난끼가 아주 풍부한 듯. 음악에서 '코믹스러움'이 아주 팍팍 느껴지더군요.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뜻밖의 수확을 거둘 때의 기쁨은 평소의 따불이나 따따불이 되죠.
프랑스의 피아노 트리오라고 해서 가슴 느긋해지는 전원풍의 재즈를 기대했던 저의 안이한 정신을 후려갈겨줬습니다.

즉흥성과 불협화음의 조화를 바탕으로 하는 재즈의 넓은 포용력조차 뛰어넘을 정도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방향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들의 연주는 멋지다고밖에 할 말이 없네요.


그 장난스러움 만으로는 이런 완성도있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없겠죠.
기본기로 따져도 탄탄하기 그지없고, 트리오 모두 앞서다 뒷서다 하면서도 과하게 튀어나가지 않습니다.


단순히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것만이 아닌
동작과 몸짓도 함께 포함해서 트리오 전체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능력에는 감탄했습니다.
'이것이 젊음인가' 라는 대사가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네요.


마지막 연주가 가까워지자 점점 연주도 파격적이 되어갑니다. 시작부터 파격적이었지만.
정말 이 정도로 임팩트가 큰 피아노 트리오를 오랜만에 들어보는군요. 즐겁기 그지없었습니다.


파노시앙씨는 아예 피아노 현을 튀겨가시는군요.
기타인가 피아노인가?


타악기로도 트랜스폼!
힘줄이 튀겨지고 몸통을 사정없이 두드려맞는 피아노가 좀 불쌍하긴 하지만 이것도 모두 예술을 위해서입니다.


앵콜 두 곡정도는 더 부탁하고플 정도로 질리지 않는 연주를 들려준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였습니다.
다음에 내한하면 꼭 한번 더 들으러 가야겠습니다.


그저 무료 공연을 즐기게 된 것이 즐겁고 고마워서 슬쩍슬쩍 올린 사진인데
대구 재즈축제측에서 수성 아트피아 공연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김중화 집행위원장님과 김유림 기획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수성 아트피아까지는 보통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넉넉잡아 40분 전에 출발했는데
정말 어마무지하게 도로가 막히더군요. 가서 인사나 하고 기다리지 생각했었는데
왠걸 공연 시간에서 5분이나 늦어버렸습니다.

초대까지 해주셨는데 죄송하기 그지 없더군요. 김유림님 보고계시면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ㅡㅡ;

사진은 공연장 맨 뒷쪽에서 촬영가능하다고 하셔서 좌석표는 받았지만 그냥 뒤에 서있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촬영 불가인데 특별히 스탭증까지 넘겨주셔서 무난히 촬영 가능했네요.

운이 좋아서 슬쩍 들어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덕분에 공연은 놓치지 않고 전부 감상할 수 있었군요.
첫 번째 공연의 막은 클래지콰이의 호란씨가 참여해서 화제가 되고있는 그룹 이바디 입니다.



음, 제 음악 취향이 호란씨와 그렇게 어울리는 편은 아니지만
기괴한 매력이 살아숨쉬는 코믹스 '에밀리 더 스트레인지'의 번역활동도 하셨고
음악 외적인 부분으로도 참 매력적인 분이구나 해서 관심 갖고 있었던 분이죠.


이바디는 보컬의 호란씨, 드럼의 거정씨, 베이스의 저스틴 김씨로 이루어진 밴드입니다.
호란씨가 소개할 때 이바디가 아니고 삼바디라고 말씀하신 대로(?)
2 + Body 라는 뜻이... 라고 설명하면 또 믿어버릴분이 계실까봐, 그게 아니고

'잔치'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라고 하네요.

게스트로 출연해주신 기타와 키보드 분께서도 멋진 음색을 들려주셨습니다. 이젠 오바디라고 불러야 할까요.


아트피아 공연장 제일 뒤에서, 그것도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이라
딱 제 카메라 장비에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네요.
고감도 노이즈 쩌는 구박이에 최대 조리개값이 5.6 밖에 되지 않는 구닥다리 망원렌즈 하나로
감도 최대한 올리고 노출 최대로 낮춰서 어찌저찌하게 겨우 건져낸 사진들이 요런 것들입니다.

개인 블로그에서 취미로 올리는 것이니 뭐 이 정도면 혼자서 그럭저럭 감상은 가능하겠지만
초대해 주신 주최측에겐 죄송할 따름이네요. 그저 이렇게 포스팅 열심히 해서 홍보라도 해 드려야...


클래지콰이 앨범도 그리 유심히 들어보진 않았고, 이바디라는 그룹의 음악은 이번이 첫 감상이라
섣불리 판단하긴 힘들지만, 클래지콰이와는 방향성이 상당히 다른 음악을 들려주셨습니다.

상당히 차분하고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음악이 주가 되었는데요.
호란씨의 나른하면서도 호소력있는 보컬이 굉장히 잘 어울리더군요.


중간중간 솔로 파트로 들어갈 때면 가슴이 뜀박질 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차분하고 감성적인 음색을 들려주셨습니다.
호란씨의 몽환적인 음색에 자칫 느슨해 질 수도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올려줄 곳은 확실히 올려주는 느낌을 받아서 만족했습니다.


거정씨는 드럼도 치시고 기타도 치시고...

여담이지만, 두 번의 야외 공연에 비하면 수성 아트피아는 음향시설이 워낙 빠방해서
음악 감상에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사운드가 전혀 다르군요.

하지만 야외공연은 그 나름대로 관객과의 소통도 편리하고 분위기 타기 좋기 때문에 둘 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이겠죠.
조금 많이 시끌벅적했던 동성로 야외공연을 제외하면 어느 쪽이든 재즈라는 음악을 즐기기엔 더없이 훌륭한 기회였습니다.


이바디의 음악은 잠깐 눈을 감고 감상하는게 더 좋았다는 느낌입니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부들부들해 진다고 할까요.


보컬이 있는 그룹이라서 당연하겠지만
조명이 호란씨에게 좀 집중되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촬영시에는 조금 아쉬웠네요.
그저 사진이 잘 찍히지 않은 본인의 개인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이바디의 앨범 전체를 들어보질 못해서 뭐라 단정짓긴 힘들지만
일단 호란씨가 이번 공연에 쓰인 음악은 전부 본인들 노래라고 말씀하셨으니 생각해 보는데...

클래지콰이에서 들려운 음악과는 상당히 다른, 서정성이 몇 배는 증폭된 듯한 느낌입니다.
호란씨의 목소리가 이런 음악과도 이렇게 어울리는구나 싶어서 조금 놀랐죠.


음악만큼이나 중간중간 멘트도 나긋나긋하게 말씀하셔서
조금 더 나긋해지면 이소라씨 멘트와 비슷해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 봤습니다.

대중적으로는 역시 호란씨의 위치가 부각되긴 하겠지만
잘 들어보면 밴드 전체의 분위기에 호란씨의 보컬이 잘 녹아들어간 느낌이라
클래지콰이와는 다른, 새롭게 즐길만한 밴드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헐레벌떡 뛰어와 미안한 마음과 쿵쿵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 이바디의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