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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2.05.09  올림푸스 OM-D 22

 

 

밥먹고 계속 걷다보니 인사동 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참 많더군요. 다들 더운데 잘 돌아다닙니다.

국악 공연을 하고 있던데, 나침반님이 가지고 계신 망원렌즈를 빌려서 테스트 해봅니다.

 

중고 가격이 10만원짜리라 광학 성능을 크게 기대할 필요는 없지만, 사진이란 건 렌즈빨로 결정되는게 아니니 별 관계없습니다.

사실 1년 자전거 여행때도 중고샵에서 제작한지 20년이 넘은 5만원짜리 망원 렌즈 하나 사서 잘만 쓰고 다녔기 떄문에.

 

 

 

사람 많은걸 좋아하지 않아서 인사동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딱히 갈 곳도 없고 해서 그냥 들어가 봅니다.

외국인들이라면 왜곡된 모습이라도 한국의 풍물시장 느낌을 조금을 받을 수 있을테니 나름 존재 가치는 있다고 봐야겠죠.

남대문은 아예 외국인 상대로 장사하려는 분위기밖에 남아있지 않으니 되려 한국 사람이 갈 필요는 없을 듯 하고.

 

예전에 쓰던 카메라 렌즈군을 아직 처분하지 않아서 새 카메라에는 렌즈가 한 개밖에 없습니다.

나침반님 덕분에 오랜만에 망원 렌즈를 사용해 봤네요. 다시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죠.

 

 

 

조리개값이 많이 낮아서 실내나 저녁 이후로는 사용이 좀 힘들지만 낮에는 준수한 화질을 보여줍니다.

요즘 카메라에서는 심도 표현이 워낙 부각되는 면이 강한데, 심도는 광각보다는 망원에서 여실히 차이를 드러내는군요.

 

예전 카메라는 망원으로 찍으면 거의 자동으로 심도가 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만

이번 카메라는 센서가 좀 작아서 그런지 망원으로 찍어도 심도 확보는 어렵지 않네요.

 

사실 개인적으로 적정 이상의 심도는 찍사의 실력부족을 감추는 도구로 사용된다고밖에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배경 확확 날라가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거보다 아쉬운 점은 센서의 DR과 계조 등 화질에 관한 문제죠.

 

워낙 기계적 성능이 뛰어난 모델이라 혹해서 구매를 해 보고 신나게 체험중입니다만

센서 성능은 정말 나날이 발전해 가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으려면 언젠가는 다시 좋은 센서쪽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이 E-M1도 절대 성능이 나쁘다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예전에 쓰던 모델들이 전부 기계적 성능은 제외하고 센서가 최상급인 탓에 비교가 좀 되긴 합니다.

 

 

 

사람 사진 찍는것도 싫어해서 인사동 같은 혼잡한 곳에 오면 담고싶은 장면 찾기가 쉽지 않네요.

나름 한국의 문어발식 건물 증축의 모형을 잘 보여주는 곳이 인사동이라서 정겨운 혼돈의 모습은 마음에 듭니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 전에도 그렇긴 했지만 요즘엔 거의 돈 뜯어먹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바깥 모습만 구경하고 실제로 소비를 하진 않습니다만.

 

서울 처음 올라왔을 때는 엄니가 한창 보이차 등에 관심을 보이던 시기라, 엄니 상경하면 인사동 가서 차도 마시고 했지만

그때부터도 이미 차의 품질과 가격대가 비참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많이 실망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상가의 분위기라는 건 자기 혼자만 튀어봤자 도움이 되지 않다보니

일단 찻집에서 수다를 떨 만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 이곳 인사동은 나름 데코레이션에 신경을 쓰는 것 처럼 보입니다.

 

말로는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거리라고 하는데 막상 한국인들이 가면 이게 뭔 전통이냐 싶은 곳이죠.

한국인이 가서 만족할만한 전통성이나, 하다못해 먹고 보고 즐길 것이 만족스럽지 않은 곳은 외국인들에게 있어도 그냥 잠깐동안의 흥미거리에 지나지 않으리라 봅니다.

한국사람이 일본 어디가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어지간히 답변을 할 수 있어도

일본사람이 한국 어디가면 좋겠냐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조금 어려운 저로서는,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만한 관계라면 인사동 정도 추천해 줘도 괜찮을까 싶습니다.

 

 

 

부산스러움이 전통의 매력 중 하나인 한국이니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별로 전통스럽지도 않은 플라스틱 간판과 건물 벽을 가득 메운 광고들은 아무래도 미관상 영 좋지 않네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속한 거리를 좀 더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욕심보다 가게 매상이 더 중요할테니 그러는 것이겠지만

그런 마인드가 모이고 모이면 결국 홍콩 구룡성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카오스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야 아예 그런 무질서의 매력을 한껏 뽐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만.

 

 

날씨가 덥고 해서 어디 들어가서 쉴까 싶기도 했지만 나침반님이나 저나 인사동 가게에 들어가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나름 분위기는 잘 만들었네 싶은 곳에 셔터만 누르고 식후 산책을 즐기는 정도로만 이용중이었죠.

 

나침반님은 준비가 끝나면 일반인들이 평생동안 가는 여행보다 훨씬 긴 기간동안 자전거 여행을 떠나시는데

과연 몇 년 정도 달리다 보면 문득 이런 한국의 모습도 그리워 질려나 궁금하기도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마 그리워지기는 커녕 돌아올 날이 다가오는 것을 더 두려워 하실 것 같지만.

 

 

 

악세사리 판매점들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놓여있어서 사진찍는 맛이 났습니다.

관광객용 상품이라 그런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저런 큐빅 많이 붙여놓는 건 싸구려틱해 보이기 때문에 좀 지양했으면 하네요.

 

 

 

아주 예전에 딱 한번 올라가 봤던 쌈지길입니다. 이 안의 가게는 조금 더 개인적인 느낌의 악세사리들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물론 그 더운 날 저기를 두루두루 올라갈 일은 없어서 그냥 사진만 찍었습니다만.

 

외국 관광객들이 뭔가 한국에서 기억에 남을만한 선물을 사 간다고 하면 이곳 가게를 한번 둘러보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그나마 프렌차이즈보다는 개성이 묻어나는 가게들이 포진해 있고

옥상 정원까지 걸어가며 눈구경할 요소가 많이 있으니 말이죠.

 

인사동에 가서 쌈지길 한번 안 올라가는 외국인은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그 사람들의 눈에 이곳 상품들은 어떻게 보일런지.

나가노에 있는 몸이 불편한 지인분도 한번쯤 둘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는데, 완전한 경사로가 아니라 계단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서 아마도 힘들 것 같네요.

 

 

 

인사동에서 재미있는 볼거리는 가게 상품이 아니라 이런 느슨한 멋이 살아있는 간판들이더군요.

낡아보이는 간판이 사람 지문처럼 다들 묘하게 다른 질감을 가지고 있어서 질리지 않습니다.

거기다 일부러 그런 건지 낡아서 그런 건지 묘하게 구부러진 지지대가 자연스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과다한 간판이 영 보기싫은 한국에서 이런 센스라면 참 보기가 좋은데 말입니다.

 

 

 

인사동이 끝나는 곳 광장에서는 무슨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사람이 많아 그냥은 보이지 않아서 자동차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기둥같은 곳에 한 발만 딛고 올라갔습니다.

나침반님의 망원렌즈를 마운트중이라, 멀리서도 한 장 당겨보자는 생각으로 힘을 좀 썼네요.

 

커플이 아니라 남매로 보일 정도로 굉장히 닮은 두 사람이 본보기(?)로 불려나와 뭔가를 당하고 있습니다.

아마 불 붙여도 뜨겁지 않게 확 사라지는 그런 거품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즐거워보여서 좋다고 생각하며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갑니다.

 

 

 

날씨는 덥고 해서 뭐 시원하게 먹을 거 없나 하다가, 좀 전부터 묘하게 생긴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이 기억나더군요.

지팡이 아이스크림이란 가게에서 팔고 있기에 인사동에서 군것질이라도 해 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갑니다.

일반적인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별 다른 건 없지만 저 길쭉한 모습에 혹하기도 하고, 양 끝에 아이스크림이 올라가니 왠지 이득본 듯한 매력이 있습니다.

 

 

 

걸어다니며 군것질이란 것도 참 오랜만에 해 보네요. 망원렌즈로는 찍을 수가 없어서 다시 렌즈를 서로 갈아끼웁니다.

맛이야 뭐 딱히 특이할 거 없지만 더운 날 아이스크림은 역시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네요.

 

일본 자전거 여행때도 저렴한 아이스바로 유명한 가리가리군을 한 개 깨어물면 참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산 아이스는  유지방이 안들어간 얼음 아이스, 비싼 녀석은 풍미가 제대로 느껴지는 소프트크림이 좋다고 봅니다.

어중간한 소프트 크림은 별로 농후한 맛도 없고 비싸기만 해서 만족감이 적더군요.

 

 

 

조금 이르긴 하지만 저는 대구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동대문의 양꼬치 집으로 이동합니다.

예전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청계천을 지나가는 도중 간이 화분에 늘어놓은 꽃을 한 장 담아봅니다.

오설록이란 이름이 붙어있는데, 아마도 조금 전 인사동에서 그런 간판을 내건 곳을 본 기억이 나네요.

 

 

 

카메라에 작동 방법에 대해 나침반님과 이야기도 좀 나누고, 꽃도 찍고 하면서 슬금슬금 이동합니다.

동대문이나 인사동 같은 곳을 거닐면서도 별로 기분이 흥하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나침반님처럼 베가본드로서의 여행을 즐기는 타입이 이런 도시 볼거리에 그닥 흥미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봅니다.

물론 저도 나침반님만큼은 아니지만 적당히 이레귤러 여행자에 들어가는 편이라, 서울이란 도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구요.

 

 

 

꽃에는 죄가 없으니 열심히 찍어봅니다.

가끔 가다 보이는 꽃인데, 작은 녀석들이 무리지어 알록달록한 색깔을 연출하기 때문에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서울 공기가 탁해서 그런지 대부분 잎파리를 축 늘어트리고 있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걷다 보니 베를린 장벽 일부가 보여서 신기한 마음으로 담기도 했습니다.

축제란 항상 지나고 나면 조금 어색해 지는 것이겠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의 그 흥분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 같네요.

한국과는 분단 상황이 너무 다르다 보니 이쪽에 대입하기는 힘든 편임에도 이 벽이 가지는 상징성은 역사에 오래도록 남으리라 봅니다.

 

 

 

인이 밴드들이 붙여놓은 듯한 포스터인데, 대부분의 보기싫은 불법 광고물에 비하면 의외로 괜찮네요.

오히려 옆에 남아있는 무수한 싸움의 흔적이 이 포스터와 시너지를 일으키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은근히 고전적인 그림과 색상이면서도 QR 코드만 달랑 적혀있는 근미래적 시도도 재미있군요.

 

 

 

청계천 도매상가들은 일요일날 휴무라서 대부분 셔터가 내려져 있습니다.

뚱땡이 아저씨라는 문구와 피카소적인 그림이 이곳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어쩐지 조금 전 인사동 풍경보다는 훨씬 마음에 드는군요. 사진에서도 그런 기분 변화가 느껴질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청계천이지만 꽃에는 죄가 없으니 찍고 봅니다.

나침반님이 렌즈의 화각에 따른 구도의 변화에 대해 질문하시길래 이것저것 대답은 해드렸습니다만

화각과 심도 등의 요소는 사실 다양한 렌즈로 많이 찍어봐야 몸으로 체감이 가능한 것이라서.

 

지금은 그리 자주 찍으실 기회가 없겠지만 어차피 여행 시작하면 외국어보다 더 빨리 몸에 익을거라 생각합니다.

 

 

 

동대문에서 알아놓은 양꼬치 구이집은 화교 가족이 영업하는 듯 합니다.

객석에서도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려오는 것으로 봐서, 예전 우즈벡 요리점에 갔을 때의 미묘한 긴장감이 살아나는 듯 하더군요.

 

그래도 한국어 알아듣는데는 큰 문제가 없어서 주문하시는대로 척척 가져다 주십니다.

양꼬치 부위별로 1인분씩에다가 이곳에서 맛있다는 꿔바로우를 주문했습니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서 맛만 본다는 심정이었죠.

처음 음식이 나올때만 해도 이 정도면 양도 적고 적당히 먹을만 하겠다 싶었는데

막상 먹기 시작하니 둘이 먹으면 꽤나 배가 부른 느낌이라서 놀랐습니다.

 

평소라면 이런 고기는 그냥 한입거리도 안되는데, 요즘 나이를 먹어서 배가 좀 줄었나 싶기도 하더군요.

 

 

 

각종 향신료로 배합해 놓은 소스에 찍어먹으면 양고기의 부드러운 육즙과 매콤쌉쌀한 소스의 궁합이 상당합니다.

한국은 고추가루가 대세인 만큼 향신료가 별로 다양하지 않은 편이라, 이런 소스의 맛이 신선한 체험으로 다가오는군요.

 

꼬치는 금방 구워서 따끈따끈하고, 양고기 기름에 소스가 묻으면 간식이나 술안주로 훌륭한 조합을 자랑합니다.

문제는 안그래도 더운데 숯불 위에서 꼬치를 굽고 있으니 지금 입으로 들어가는게 양기름인지 제 땀인지 모르겠다는 점이었지만.

 

 

 

꿔바로우는 한국에서는 찹쌀 탕수육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돼지고기를 넓적하게 썰고 찹쌀가루를 묻혀 튀겨냅니다.

일반적인 탕수육보다 겉이 쫄깃쫄깃해서 안의 돼지고기살과 묘한 조합을 이룹니다.

 

물론 바삭바삭한 맛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반 탕수육이 더 나을듯 하기도 하네요.

양이 적어보여서 둘이서 먹으면 별 것 아니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꼬치구이하고 이녀석을 계속 먹다보니 배가 부릅니다.

 

이런 곳은 자주 오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맛을 체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데

나침반님은 겨울에 와서 술이라도 한 잔 하며 먹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하십니다.

저도 땀흘리지 않고 먹는 양꼬치 구이가 좋습니다.

 

 

 

더운 여름날, 그것도 바로 대구로 내려가야 하는 시간 부족때문에 술을 하기는 어려웠고

대신 시원해 보이는 탄산 음료라도 마십니다. 좋긴 한데 역시 땀을 많이 흘려서 단 음료는 조금 무리가 있네요.

그냥 맥주 3000cc 짜리 통에다가 얼음과 물을 가득 담아놓으면 시원하게 들이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대구는 서울에 비해 이런 이국적인 음식 찾아다니기가 좀 힘든 편이라

서울에 올라갈 때는 가능한 한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음식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죠.

 

대충 포스팅이 끝났으니 다음부터 다시 홋카이도 여행기로 돌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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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양꼬치 :: 2014. 11. 18. 16:24 Photo Diary

 

 

올해 중이긴 한데 언젠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 예전 사진들입니다.

서울에 잠깐 일이 있어서 나침반님하고 식사나 한 끼 한다고 만날 약속을 잡았죠.

맛집을 좀 찾아보다가 동대문쪽에 양고기 꼬치구이를 잘한다는 소문을 들어서 그쪽 근처에서 보기로 합니다.

 

전철역을 조금 잘못 내렸는데 어디선가 많이 보던 캐릭터가 거대하게 서 있어서 놀랐습니다.

성게군으로 시대를 풍미하려다 말았던 모 만화가분의 페르소나 캐릭터죠. 요즘 까페 열었다고 하더니 이 근처였나 싶네요.

 

인간이 그렇겠지만 애 태어나면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그냥 매너리즘에 빠지는 느낌이라서 요즘엔 안 보고 있죠.

초반엔 꽤나 재미있었던 만화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당시에 동대문의 명물 똥인 DDP가 완공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맨날 공사만 하더니 갑자기 나타난 부드러운 똥 모양에 놀랐었죠. 완성이 되긴 하는구나 싶어서.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아서, 이 녀석을 찍는다기보다는 카메라 설정을 파악하려고 이리저리 담았습니다.

 

 

 

아침부터 참 더운 날씨였는데 그 넓은 부지가 이런 콘크리트 덩어리로 변해버렸다는 게 참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동대문 운동장 쪽은 옷에 관심이 없는 저한테는 원래 큰 의미를 가지지 않았지만

15년 전쯤엔 이 근처에 만화 도매상가들이 많이 모여있어서 자주 가느라 나름 친숙한 곳이긴 했었죠.

 

요즘엔 홍대나 건대 근처에 캐주얼한 도매 매장이 많이 생겨서 아저씨 냄새 풍기는 이곳 매장들은 사라졌더군요.

운동장 자체도 이렇게 사라져 버리니 더 이상 이곳에는 제가 발걸음을 옮겨야 할 이유가 남아있지 않네요.

 

 

 

날씨가 화창하지 않는 편이 확실히 더 잘 어울리는 건물이더군요.

무덥긴 했지만 햇빛이 덜해서 그나마 움직일 만 했습니다.

나침반님이 조금 늦으신다고 해서 근처를 돌아다니며 다시는 보지 않을 똥덩어리 모습이나 담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독보적이라 할 만큼 특이한 곡면 비정형 건물이라서 카메라 사진 사람들의 관심은 많이 끌고 있네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열심히 담고 있던데, 이 녀석은 밤에 조명이 켜지면 좀 더 볼만한 모습이 되리라는 예상이 듭니다.

 

낮에는 어차피 난개발의 상징인 동대문에서 암만 튀어봤자 조금 부드러운 콘크리트 덩어리로밖에 보이지 않으니.

계획 초기 예산의 10배 가까이 오버된 돈먹는 똥이라서, 그냥 돈을 가져다 발라도 이거보다는 저렴했으리라는 말도 있었죠.

다섯 살짜리 저능아가 굴리는 머리 수준에서라면 대강 이해가 되긴 하지만.

 

 

 

주위 환경과 심각하게 이질적인 건 그냥 넘어가기로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비정형 곡면을 사용한다면 과연 유지보수비가 얼마나 들어갈지 참 궁금합니다.

 

이런 건 세계의 대예술가가 필을 받아서 자기 사비 다 털어가며 완성시켜야 가치가 있을만한 건물인데

세금을 무식하게 때려박으며 이런 걸 만들어야 할 이유가 어디 있었을까요. 뭐, 대충 어디에 있었을지는 짐작이 갑니다만.

 

 

 

그러고보니 공사 도중 조선시대 유적지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이곳이군요.

어젠가 그저깬가 피카츄 군단을 영접하러 온 서민들이 짓밟았다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미 민족적 자부심이란 게 부자들의 사치품 정도로 전락해버린 한국에서 저런 유적지에 관심 가지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만은

설마 피카츄 몇마리에 광란을 일으켜 저 위를 밟고 지나가는 풍경을 연출할 줄은 몰랐습니다.

역시 같은 곳에서 살다 보니 제가 시민의식을 너무 과대평가했던 걸까요.

 

 

 

저는 이 똥이 태생적으로 잘못 태어난 녀석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일단 우연이라도 이 곳이 완공된 모습을 한 번 봤으니, 나침반님 오시면 어디로든 내부로 한번 들어가서 구경이나 하고 나오려고 생각중이었죠.

 

입장이 무료인지 유료인지도 모르지만, 유료라면 당연히 들어갈 일이 없고 무료라면 그냥 쭉 통과나 해보려 합니다.

어차피 다시 올 일이 없으니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기도 했고. 아침부터 날씨가 많이 더웠는데 에어콘이라도 가동중인가 기대도 했습니다.

 

 

 

이 때 찍은 사진은 제가 서 있는 자리가 이곳이라 눈 앞에서 찍힌 것들이고

사실은 카메라 적응을 위해 설정 바꿔가며 그냥 셔터만 누르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네요.

 

왜 이제와서 이런 포스팅을 올리는가 하면

여행기 쓰느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요즘이라 더 미루다간 아예 기억에서 사라져 버릴 것 같기도 하고

더 큰 이유는 직장에 와서 포스팅 하려고 생각했던 여행 사진들이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제대로 올라가 있지 않아서 올릴 사진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뭐, 드라이브에 남아있는 사진이라도 활용을 해야겠죠.

 

 

 

구름 잔뜩 흐린 하늘 밑에서 이 녀석을 바라보니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스페이스 자키 우주선이라던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로난의 거대 함선 등이 생각나더군요.

두 작품 모두에서 그 함선들은 사이좋게 개발살나는 역할이라 그런건지.

 

시의 예산으로 운용되는 건물에 이런 시대를 초월한 듯한 비정형 곡선 타일을 사용한 뒷감당을 어찌 할런지 기대가 됩니다.

어차피 똥은 싸는 사람고 닦는 사람이 따로 있지만, 항상 똥은 싸 놓고 튄 사람이 나중에 돌아와서 이 똥은 내가 쌌다고 자랑스러워 하는 법이죠.

 

 

 

사실 이 당시 E-M1 카메라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게 없었고

컬러 특성이나 계조, DR 등이 상당히 달라서 파악하는데 애 좀 먹었습니다.

 

이건 예전 필름 시절에도 엑타100 정도만 줄기차게 쓰다가 후지 벨비아로 넘어갔을 때도 느끼곤 하는 어색함이죠.

요즘엔 그나마 아주 약간 손에 익어서 대강 찍을 정도는 되어가고 있지만 이 때는 참 난감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사진 자체보다는 후덜덜한 성능의 손떨림 방지나, 먼지따윈 은하계로 날려버리는 초음파 센서청소 등에 신기해하곤 했었네요.

 

 

 

나침반님이 오셔서 산책하는 겸 건물 내부로 들어갑니다.

밖에서 보면 내부가 어떻게 생긴 건지 짐작하기가 힘든데, 간단히 보면 코엑스 전시회장처럼 독립 공간이 여러 개 존재하는 형태더군요.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유료 입장인 듯한 것들도 몇 개 있었고, 미니어처 제작 체험 정도가 재미있어 보였지만

사람도 많고 해서 그냥 통로를 주욱 통과해서 빠져나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도 새로 지어 깔끔한 내부 곳곳에 기묘한 색상과 모양을 자랑하는 의자 같은 녀석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볼거리는 있더군요.

너무 화려해서 여기 앉아도 되나 싶은데, 한국 문화공간의 특징인 '알려줄 거 없으니 알아서들 판단하시라'는 마인드 때문에

예술 작품인지 그냥 앉아서 쉬라는 의자인지 알 수가 없네요.

 

 

 

완공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내부는 매우 깨끗했습니다.

에어콘은 만족할만큼 팍팍 나와주지는 않지만 틀기 싫어서 안틀어주는 건 아니겠죠.

 

한국사람보다는 중국사람이 더 많아보였는데, 무슨 드라마 캐릭터들 사진이 얼핏 보였던 걸로 봐서

중국에서도 방영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전 드라마를 안 보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까지 알 수는 없었네요.

 

 

 

통로를 따라 반대쪽 밖으로 나오니 생객내기용으로 복원해 놓은 듯한 형태가 눈에 들어오네요.

아직 정착이 덜 된 잔디가 그나마 눈을 씻어줍니다만, 이 시끄럽고 지저분한 동대문 중앙에서 저 잔디에 누워 심신을 쉬게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안합니다.

 

결국 여기는 저한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곳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나침반님도 비슷한 생각이신 듯.

물론 마음에 들어서 찾아가는 사람들이야 제가 뭐라 할 것이 아니니, 그 사람들에게는 좋은 문화공간으로 남기를 바랄 뿐이죠.

 

 

 

나침반님하고는 만나면 거의 하루종일 걸어다니는게 일입니다.

골목길을 지나고 있으니 화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쩐지 이런 모습마저도 동대문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런지.

청계천 노점상들과 고가도로가 그대로 남아있던 학생 시절엔 혼돈과 음침함을 즐기러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였기에 그럴까요.

인명피해가 없었기를 바라며 사진을 담습니다.

 

 

 

동대문 쪽은 아직 이런 풍경이 더 자연스럽다고 해야 할지, 딱히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제가 국민학교를 보내던 당시 대구도 이런 골목이 많이 남아 있던 때라

요즘처럼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크나큰 위험이 된다는 그런 인식도 없이

보이지 않는 좁은 골목 너머엔 뭐가 있으려나 궁금해 하며 학교로 향하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 때 학교까지는 애들 걸음으로 30분 정도는 걸어야 하는 조금 먼 거리였는데

어째선지 자동차 다니는 도로가가 아니라 항상 이런 주택가 골목을 통해 학교로 가곤 했습니다. 더 조용했기 때문이었나.

요즘에 초딩 1학년 정도 애를 30분동안 이런 골목 지나서 혼자 등교하라고 하는 학부모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양꼬치 구이는 저녁에 먹기로 하고 점심은 대충 때우기로 했는데

동대문 주위가 원래 일요일은 쉬는 편이라 식사 할 만한 곳이 별로 없었습니다.

배를 많이 채우고 싶은 것도 아니어서 그냥 무작정 걷고 걸으며 가게가 나오면 들어가 먹자는 생각을 했었죠.

 

중간에 제가 눈독을 많이 들였던 혼다 MSX125 바이크가,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빨간색 모델이 놓여있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디자인적으로도 마음에 들고 혼다라서 성능은 보장되고 연비도 리터당 50km를 넘어 버스와 지하철보다도 교통비가 적게 나오는 녀석이죠.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덩치가 정말 작아서 저하고는 안 맞는다는 단점 하나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모델입니다.

 

이 디자인과 성능 그대로에 덩치만 좀 큰 녀석 없을까 하고 찾아보면, 야마하의 MT 시리즈가 좀 비슷해 보이긴 하는데

가격이 그냥 미쳐버린 수준이라서 그건 또 그거대로 의미가 없더군요. 뭔가를 구매한다는 것은 참 100% 만족이란 게 있을수가 없나 봅니다.

 

 

곰탕 집인가 갈비탕 집인가에 들어가서 적당히 배를 채웁니다.

나침반님은 손에 문신을 하나 더 추가하셨더군요. 역시 문신이란 건 첫 걸음이 쉽지 않지 한 번 하고나면 두 번째부터는 쉽나 봅니다.

 

당시 구입했던 E-M1은 나침반님의 E-M5와 동일한 렌즈마운트를 사용하는 형제 모델이라

제 렌즈와 나침반님 렌즈를 바꿔 끼워서 촬영해 봤습니다. 나침반님 렌즈는 조리개값 낮은 망원 렌즈라 실내에서 사용하긴 좀 어렵더군요.

제 렌즈는 성능은 좋은데 좀 큰 편이라 경박단소한 E-M5 와 결합하면 렌즈쪽이 약간 두툼한 느낌이 듭니다.

 

당시엔 그랬는데 나침반님이 바디 세로그립을 끼워보시더니 그 쪽이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하셔서

세로그립 체결 후에는 저런 렌즈도 딱 적당히 어울릴 것 같습니다.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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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가 10년쯤 된 녀석이라 김장 김치가 다 들어가질 않습니다.

그래서 한 박스 정도는 그냥 햇빛 안드는 베란다쪽에 놔 두는데, 지금쯤 되면 아주 입과 눈이 접합될 정도로 신 김치가 되죠.

 

막상 찌개 만들기 전엔 이거 삭은게 아니라 썩은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맛과 향기가 죽여주는데

이런 걸로 찌개 만들어 놓으면 그냥 폭풍흡입입니다.

먹고나면 배변활동이 매우 활발해 진다는 단점아닌 단점이 있어서 아침엔 못먹습니다만.

 

휴가철을 맞아 엄니하고 또 나갔다 옵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그냥 소소한 사진만 예약걸어놓습니다.

밀린 포스팅과 리플은 돌아와서 달기로 하죠.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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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날 제품을 받고, 찍을 수 있는 시간은 오직 토, 일요일밖에 없었기 때문에

뭐라고 찍어보자 하면서 셔터수를 늘리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안좋아서 밖에서 찍을 만한 것도 없고.

 

지금까지 여러 회사의 렌즈캡을 많이 봐왔지만 굉장히 공을 들인 느낌이 역력한 렌즈캡이네요.

 

 

 

E-M1 은 여러가지로 굉장한 성능을 가진 녀석이지만

아직 발전중인 미러리스라는 한계상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셔터의 구조가 일반적인 SLR 과는 좀 다른 터라, 저속 셔터스피드에서 블러가 일어나는 현상이 발생했더군요.

 

다행히도 공돌이 정신으로 무장한 올림푸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저속에서 셔터쇼크를 없애는 모드를 펌웨어 업데이트로 넣어줬네요.

단지 펌웨어 업데이트가 SD 카드에 파일을 넣어서 실행하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바디를 PC와 연결해서 전용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야 하는 좀 살떨리는 방식이라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바디와 PC 연결시에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강제 해제되면 안되니까 말이죠. 자칫하다간 AS 보내야 합니다.

다행히도 펌웨어 업데이트는 별 문제 없이 끝났습니다.

 

올림푸스는 렌즈에도 CPU 칩이 장착되어 있어 바디뿐 아니라 렌즈 펌웨어란 것도 따로 있더군요.

디지털 시대를 고려해서 설계한 포서드 마운트라서 여러가지로 전자식 개념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요즘 집에서 자주 만들어먹는 슬러쉬 컵입니다. 혹시나 하고 샀는데 성능이 괜찮더군요.

우유에다가 요구르트 가루를 넣어서 크림 슬러쉬를 만들거나, 탄산음료수를 넣어 옛날 중학생때 처음 먹었던 로손표 슬러쉬를 만들거나 합니다.

일단 컵 자체를 냉동시키는데 5시간은 걸리니 준비성이 없는 사람은 먹기 힘들긴 하네요.

 

 

제가 읽으려고 빌려왔는데, 엄니가 먼저 읽으시고는 세상이 나치 독일이 이런 짓까지 하다니 하면서 한탄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에게 거의 비슷한 짓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한국도 뭐 별로 다르진 않습니다.

 

저야 오래 전부터 인간불신이라, 지금도 세계멸망 버튼이 눈 앞에 존재한다면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바로 눌러버릴테니까 말입니다.

 

 

 

휴일엔 그냥 집에서 쉬고 싶어서, 카메라가 있어도 잘 안나가는데

조카가 서울에서 온 터라 저녁 한끼 먹으러 가자고 하는 바람에 다행히도 따끈따끈한 E-M1 을 사용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직 영 어색하네요. 아무리 AF 가 발전했다고 해도 여전히 검출법이 일반적인 DSLR 과 좀 다르고

동체추적도 셔터스피드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5축 손떨방은 정말 올림푸스만의 특권이라 할 만하더군요.

기존의 상하좌우만 커버하는 손떨방이 아니라 앞뒤축으로도 흔들림을 보정하는 올림푸스만의 기술은

손떨방이 없을 때에 비해 4~5배 가까운 셔터스피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놀라운 성능을 자랑합니다.

 

이 사진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칭얼거리는 조카를 형님이 엄니한테서 받아드는 순간인데요.

손떨방이라도 사람의 움직임까지 잡아주지는 않기 때문에, 배경은 흔들리지 않고 움직이는 사물만 잔상이 생기는 이런 표현도 가능합니다.

 

 

 

햇빛 아래에서 처음 찍어 본 E-M1 의 사진입니다.

다른 가족들은 전부 조카에게 관심이 쏠려있는데, 전 불경하게도 카메라 조작에만 신경이 쓰여 있었네요.

확실히 센서 성능은 좀 아쉽습니다만 주간에 나오니 굉장한 속도의 AF 가 촬영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아이가 다들 그런 것이겠지만 이 조카도 자기 좋을땐 참 순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게 있으면 일단 광속으로 징징거리기부터 하네요.

의사 표현이 명확하다는 건 그만큼 부모를 신뢰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니 나쁘진 않습니다.

 

문제는 워낙 오냐오냐 해주니 오히려 낯선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얼어버린다는 점일까요.

 

 

 

엄니가 손자와 사진 좀 찍자고 하셔서 한 장 남겨봤습니다.

말은 잘들어서 V 자 까지 그려주는군요. 약간 필름틱하게 그레인을 넣어봤습니다.

 

E-M1 을 포함한 포서드 진영은 센서의 종횡비가 기존 필름처럼 3:2 가 아니라 4:3 입니다.

그래서 좀 더 정사각형에 가까운 느낌이 들죠. 특히 세로 사진 찍을 때 필요 이상으로 길게 느껴지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빠른 걸음은 아닙니다만, 이렇게 피사체가 걷고 있고 저 역시 뒤로 걸어가는 도중에 동체추적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손떨방과 동체추적의 힘으로 이 정도까지는 나와주더군요. 물론 너댓 장 중 한 장 성공하는 정도입니다만.

애초에 피사체와 찍사가 동시에 움직이며 찍는 이런 상황은 그냥 똑딱이로 스냅 찍을때나 쓰는 방식이죠.

 

 

 

올림푸스만의 축복 또 한가지는 초음파를 이용한 센서 먼지털이입니다.

다른 먼지털이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올림푸스의 특허 기술인데, 사진에서 먼지 생각을 아예 없애버려도 될 정도죠.

 

소니 먼지털이는 재미있게도 센서 자체를 털털털 움직여서 털어내는 방식인데

센서에 붙어있는 미세먼지는 그렇게 흔든다고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모아레 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센서 앞에 장착되던 로우패스 필터도 이 모델은 아예 없애버렸더군요.

전문적인 설명은 귀찮을 뿐이니, 좀 더 선명한 결과물이 나온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태생적으로 센서 크기의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크기의 센서에서만 사용하기 적합한 각종 유용한 기술들을 접목시켜서

시장을 돌파해 나가는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의 행보는 참 주목할만 합니다.

 

 

 

조금 걸어서 골목의 허름한 한식집에 들어왔습니다.

대구에서 돈 좀 만진다는 사람들이 찾는 비밀의 가게 같은 느낌인데요.

밖에서 보면 5천원까지 고등어 정식이라도 파는가 싶은 분위기지만

사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유기농 웰빙 재료로만 만드는 굉장히 비싼 가게죠.

 

 

 

저는 아무리 그래도 그 돈 주고 이런 음식 먹는건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전혀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조카가 밖에서 먹을만한 음식은 이런 것 밖에 없기 때문에 따라왔습니다.

 

배가 살짝 찰까 말까한 정도의 코스요리가 1인당 치킨 2~3마리 정도라는 어마어마한 가격대를 지불해 가며

유기농 웰빙 음식들을 먹는다는 건, 그냥 집에서 믿을만한 재료 사서 먹는것에 비해 어떤 이득도 없다는 느낌이니까 말이죠.

 

 

 

돈 많은 사람들의 특징은 집에서 만원이면 해 먹을 수 있는 몸에 좋은 식단을

밖에서 십만원 가까이 내고 먹으면서 '아~ 좋다'라고 하는 점이라 할까요.

 

그래서 기천만원짜리 보이차를 사들고 금고에 넣어두며 마시면서 '이거 마셔서 죽어가던 사람이 생기가 돌아온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도

옆에서 보면 참 돈을 모으려면 어느 정도 머리도 비워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 어쨌든 이곳 음식은 하나부터 열까지 농약이나 인공조미료 쓰지 않고 만드는 것들이라

조카도 많이 짜지 않은 음식은 전부 먹어도 된다는 점에서 좋긴 합니다.

 

이 친구가 아직 미각이 발달하지 않은 건지, 도통 못 먹는게 없어서 몸은 튼튼하게 자랄 것 같네요.

소금을 넣지 않은 심심한 청국장도 퍽퍽 퍼먹는 모습을 보니.

 

 

 

현재 E-M1 과 함께 사용하는 렌즈는 12-40 하나밖에 없습니다.

DSLR 풀프레임의 24-70 렌즈와 비슷한 상위급 모델이죠. 실제 화각은 24-80 정도 됩니다만.

 

F2.8 의 조리개를 갖고 있어도 심도 표현만으로는 풀프레임의 F5.6 정도 되니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대신 빠른 셔터스피드와 비교적 가벼운 무게, 센서의 크기를 오히려 이점으로 살린 접사능력 등이 눈에 들어오죠.

 

풀프레임 센서를 쓰는 카메라 렌즈는 기본적으로 접사에 불리한 편이라

따로 접사렌즈를 구입하거나, 구입하더라도 심도 확보를 위한 플래시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가게는 상당히 어두운 편인데, 손떨방의 위력을 믿고 40mm 화각에서 1/15초 정도로 찍어봤습니다.

실제로 풀프레임과 비교하면 80mm 의 화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1/80초 이상 확보해야 사진이 흔들리지 않는데

5축 손떨방은 이 정도는 쉽게 커버해 주는군요.

 

 

 

요리 수준도 높고 기본적으로 모든 재료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만

저 같은 서민의 경우엔 역시 먹을 때마다 이게 대체 얼마야 하는 생각 뿐이죠.

집에서 사 먹으면 이런 전복 너댓마리는 먹고도 남을 정도니까.

 

 

 

조카는 먹을거라면 그냥 입을 쪽쪽 벌리는군요.

이 친구가 무서운게, 이렇게 잘 먹다가도 갑자기 찌찌~ 하면서 엄니한테 파고든다는 점입니다.

이제 젖 떼도 되는 나이에 접어들었을 텐데 그냥 편안하다는 본능만으로 덤비는 듯한 느낌.

 

그래서 이렇게 밖에서 식사하다가도 젖을 물려야 하는 형수는 여러가지로 힘드실 듯 하네요.

 

 

 

대부분 손으로 집어먹습니다만 국 같은거 먹을때는 나름 숟가락으로 떠서 잘 먹더군요.

처음 보는 것이거나 호기심이 동한 음식의 경우엔 아비가 떠먹여 주려고 해도 짜증내면서 자기가 직접 집어 먹기도 합니다.

 

 

 

이 곳은 따로 메뉴가 없고 그냥 그때그때 재료에 맞게 내 놓습니다.

계절에 맞는 나물과 채소는 꼭 색깔을 맞춰서 내더군요. 기본적으로 소금을 적게 넣고, 나물 무치는 실력도 좋은 편입니다.

문어는 역시 지역이 지역이다보니 해안가처럼 싱싱하진 않지만, 레벨 자체는 높은 녀석이더군요.

 

 

 

일본의 낫토와 같은 방식으로 만든 '그냥 먹는 청국장' 입니다.

제작 방식은 낫토와 거의 동일하지만 낫토균이 들어있지 않아서 진득진득한 점액은 나오지 않더군요.

 

조금 짠 편이지만 몸에는 좋을듯 하니 조카도 몇 조각 집어먹습니다. 누가 먹으라 하지도 않았는데 저런 걸 먹는 아기는 참 신기하네요.

 

 

 

수육과 다양한 나물이 메인 메뉴로 나왔습니다. 물론 하나하나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더군요.

주인장 아주머니가 예전에 암으로 수술도 받았는데, 식단을 바꿔서 완치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식의 가게를 운영하시는 상당수 사람이 비슷한 사연을 가지고 있긴 하죠.

 

수육은 확실히 잘 삶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희 엄니의 수육삶는 실력이 거의 요리사 레벨이라서

딱히 감흥은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엄니의 수육 실력은 요리학원에서 강의를 해도 될 정도.

 

 

 

양파가 들어있는 간장에 찍어먹으면 물론 더 맛있습니다만

배합이 적절해서 문어에다가 채소만 함께 먹어도 적당히 짭짤합니다.

먹다보면 드는 생각이, 한국도 외식업의 기본 수준을 지키려면 이 정도 요리에 이 정도 가격은 받아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저도 역시 쓰레기같은 재료로 만든 싼 음식보다는 좀 더줘도 좋으니 제대로 만든 음식을 먹기를 바라니까 말입니다.

 

 

 

메뉴가 없다고 말씀드렸듯이, 이곳의 나물은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 가도 딱 적당한 나물이 적절하게 무쳐 나오니 마음편하게 먹기엔 좋은 곳이네요.

지갑이 두둑하지 않으면 별로 마음편하진 않겠지만.

 

 

 

20개월 된 아기치고는 참 먹기도 잘먹는다 싶은데

불사신인가 싶을 정도로 활발하게 뛰어다니다 보니 살이 전혀 찌지 않습니다. 부럽네요.

아기는 좀 통통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인데, 벌써부터 저러고 있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궁금합니다.

 

 

 

야채는 항상 다양한 색깔을 조합해서 나옵니다. 예전에 방송에서도 이렇게 먹는게 좋다고 하더군요.

기본적으로 노란 야채에는 별로 애착이 가지 않는게 참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두 번째 메인요리는 자기와 소고기 조림이네요. 가지는 양념이 잘 배기 때문에 소고기 조림과 어울립니다.

조카는 가지도 잘 먹지만 역시 껍질까지 씹기는 좀 힘들고, 아무래도 다른 요리에 비해 좀 짠편이라 많이는 안먹었습니다.

 

아비되는 사람이 콜라를 미칠듯이 좋아해서 잇몸까지 내려앉고 있는데, 자기 자식한테는 아직 콜라 안먹이겠죠.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기 인생을 한번 돌아볼 기회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어릴때 식감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연근도 조카는 잘 씹어먹네요.

편식하지 않는 습관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정통 한식만 내놓을 것 같지만 의외로 재미있는 요리도 나오는군요.

연어와 아보카도의 조합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꽤나 좋아하는가 봅니다.

비싼 음식이라 그런지 한 사람 앞에 딱 한조각씩 나오네요.

 

 

 

골뱅이와 멍게입니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참 먹음직스러운 녀석.

아무래도 멍게는 너무 짠 편이니 조카가 지금 먹기에는 좀 부담스럽겠죠.

 

 

 

마지막 메인요리인 메로구이가 나왔습니다. 이쯤되면 한식과는 별 관계가 없어지는군요.

 

메로는 심해어에 속하기 때문에 맛이 좀 닝닝한 편입니다. 단백질 구성이 해안 물고기와는 좀 다르거든요.

지방질도 상당히 많은 축에 들어가지만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서 몸에 나쁘지는 않다고 하네요.

 

일식에서는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숯불구이나 간장조림으로 많이 먹습니다.

사실 개체량이 별로 없는 보호어종이고, 현재 시장에 올라오는 메로의 80% 이상이 불법 어획된 녀석들이라

이걸 먹을때는 살짝 부담이 되긴 합니다.

 

 

 

조카는 오래 앉아있으면 심심해 하는 타입이라 벌써부터 밖에 나가자고 합니다.

밖에 나갈때면 새! 새! 거리는데, 산책하면서 새를 많이 보여줬더니 하루에 한 번은 꼭 새보러 나가자고 하네요.

 

그리고 자동차도 매우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큰 도로쪽에 나가면 가끔씩 멍하니 차만 쳐다보고 있기도 합니다.

 

 

 

일단 자기도 참긴 참는다고 하는데, 어른 입장에서는 언제 참았는지 모를 정도로 짧은 찰나에 불과하죠.

그리고 마음먹은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앵앵거리기 시작합니다.

아직까지는 고양이 울음소리보다 마음에 들지는 않고, 비둘기 우는 소리보다는 덜 해로운 정도로군요.

 

 

 

요리는 다 즐겼고, 한국인이라면 밥을 먹어야겠죠.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도 분식집 김치처럼 새빨간 녀석이 아니라 제대로 담근 녀석입니다.

 

 

 

짭쪼름한 조림 반찬도 남기는 일 없도록 조금씩만 나옵니다.

물론 더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주긴 하니까 이렇게 조금씩 나오는게 좋죠.

 

저희 가족은 기본적으로 음식을 남기지 않는 편이라, 이번에 나온 모든 음식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비웠습니다.

 

 

 

지난번에는 시레기국과 밥이 나왔었는데, 이번엔 각종 야채를 넣은 죽이 등장하는군요.

짜지도 않고 잘 끓였습니다. 적당히 밑반찬과 함께 먹으면 상당히 맛있습니다.

물론 조카도 넙죽넙죽 잘 받아먹네요.

 

 

 

E-M1 의 센서성능이 가장 아쉬웠던 극한 상황 사진 한 장입니다.

적정 노출로 촬영했더니 등 안쪽이 완전히 하얗게 날아가버려서 RAW 파일로도 데이터를 살릴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한참 어둡게 찍어 암부를 복원해서 양쪽 모두를 살린 사진입니다.

암부를 무리하게 끌어올려서 색이 틀어지고 있네요. 노이즈는 별 신경 안쓰는 성격이라서.

 

이게 a99 였다면 적정 노출로 촬영해도 어렵지 않게 등 내부를 복원 가능한데 말입니다.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죠.

 

 

 

후식은 블루베리와 노란색 토마토입니다. 노란 토마토는 기분 탓인지 맛도 좀 다르더군요.

지인이 블루베리 농사를 해서 좀 싸게 사는 바람에 집에서 폭풍 흡입중인데, 여기서 또 먹게 됩니다.

 

조카가 블루베리를 이상할 정도로 좋아해서, 20개월까지 아기가 저 정도 접시에 가득 든 블루베리를 다 먹는다고 하네요.

많이 달진 않으니 괜찮겠지만 혹시 그러다가 몽골인처럼 눈이 좋아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가정집이었던 곳을 이리저리 확장하고 하느라 식당 구조는 거의 미로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손님이 많이 모여있는 걸 보면 확실히 이런 정갈한 음식점에 대한 수요가 있나 보더군요.

 

저 같은 경우엔 아무래도 이 정도 금액으로 외식을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집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으니 소화도 시킬 겸 걸어갑니다만

조카가 달구벌대로를 가득 매운 차량을 보고 충격을 받았는지 걸어가려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습니다.

남자라서 차를 이렇게 좋아하는 걸까요? 어디서 이런 취향이 차이가 생기는 것인지 참 신기하네요.

 

 

 

집으로 돌아가다 보면 김광석 길이 나옵니다. 날씨가 선선해서 그런지 산책나온 사람들이 많더군요.

소박한 것이 김광석씨와 어울릴 수는 있겠지만 아직 이곳은 좀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대구는 그네꼬 생가 같은 똥꼬빠는 관광사업이 아니라 삶을 노래하던 가수인 김광석씨 같은 분을 더욱 조명해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죠.

 

 

 

걷다가 안겼다가 하면서 집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조카보다 더 어린 아기 안고 가는 가족과 마주쳤는데, 아기 가진 가족끼리는 처음 봐도 뭔가 굉장히 친근해지는 특징이 있죠.

 

 

 

따라하는 건 아이의 본능이라지만 참 재미있는 모습입니다.

조카의 할머니, 즉 저희 엄니가 뒷짐지고 걷는 모습을 보니 금방 누가 뭐라하지도 않았는데 따라하는군요.

 

물론 과학적으로 분석하자면, 자기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사람들을 웃게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만.

 

 

 

걷기를 배우지 못하고 뛰기만 배우는 바람에 하루종일 뛰어만 다니는 조카입니다.

덕분에 여러가지 상황에서 손에 익지 않은 E-M1 을 실컷 사용해 봤네요. 왠지 조카를 실험대상으로 쓴 듯한 느낌도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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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1 길들이기 :: 2014. 6. 25. 14:07 Photo Diary

 

 

몇달 전 나침반님이 카메라를 구입하려고 저한테 문의를 하셨는데

그당시는 올림푸스 펜3 로 결정할까 싶었지만, OM-D 소문이 흐르고 있었던 터라서

제가 좀 더 기다려 보시는게 어떨까 하는 말씀은 드렸는데

 

그 이후 여러가지 귀찮은 사건들이 많이 겹쳐서 결국 이제서야 이 녀석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정식발매가 워낙 늦었고, 한국 가격이 영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서 (제 구박이 카메라 중고가격보다 높다니... ㅡㅡ;)

구입 전까지는 영 기분이 내키지 않았습니다만, 막상 정식발매 하고나니 쇼핑몰 카드할인율이 높아서 그냥저냥 구입했네요.

 

나침반님 대신해서 물건은 받았고, 주말에 서울 올라갈때 드려야 하지만

외관 사진이라도 좀 남겨도 되겠냐는 부탁에 나침반님이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죄송하지만 처음으로 본체 씰을 뜯고 기기를 꺼내봤습니다. 원래 이런건 구입자 본인이 먼저 누려야 할 호사인데...

 

 

 

필름카메라 OM 시리즈의 맥을 잇는 디자인을 계승함으로써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녀석입니다.

광학식 뷰파인더가 존재하지 않는 미러리스 카메라임에도 필름시절의 모습을 남긴 전자식 뷰파인더가 인상적이죠.

OM 시리즈의 향수를 가진 분은 물론이고, 감성적인 면이 큰 영향을 미치는 카메라계에서

바디 디자인만으로 구입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몇 안되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클래시컬한 느낌을 위해서 예전 OM 시리즈처럼 실버모델이 훨씬 인기있을듯 싶지만

실버모델은 도색과정에 문제가 생겨서 다시 만드는 바람에 초기 예약구매자 외에는 아직 물건이 풀리지 않네요.

 

 

 

정식명칭은 E-M5 입니다만 워낙 복고적인 모델이라서 OM-D 라는 이름이 더 유명하죠.

PEN 모델 역시 E-P 시리즈라는 이름이 있지만 대부분 펜으로 부르는 것과 유사합니다.

과거 올림푸스 카메라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름이 마케팅적으로도 아직 유효하다는 반증일 듯.

 

카메라에도 E-M5 가 아니라 OM-D 라고 찍혀있으니 참 재미있군요.

 

번들 12-50 렌즈입니다. 상당한 화각과 동영상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전동줌까지 포함되어 있어

기존 번들보다는 우수한 면을 가진 렌즈이지만, 조리개값이 상당히 어둡고 기존 번들에 비해 덩치가 커서

계륵이라는 평도 받고 있습니다. 나침반님은 이번이 첫 미러리스 카메라라서 번들이 꼭 필요했으니 문제는 없습니다.

 

 

 

이녀석들만 찍으면 크기를 가늠하기 힘드니 제 렌즈도 함께 넣어봤습니다.

제가 쓰는 렌즈중 구형 M42 렌즈를 제외하고는 '가장 작은' 24mm 단렌즈입니다.

여담으로 제 카메라 본체는 저 24mm 단렌즈의 4배는 되는 크기죠.

 

저도 관심이 참 많은 OM-D 였는데, 이렇게 놓고보니 저도 하나 업어왔으면 하는 욕구가 솟아납니다.

다행이랄지 덩치 큰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에 부족할 체력은 아니라서.

총합 6kg쯤 되는 장비를 메고 24시간 정도는 산책하듯이 걸어다닐 수 있으니, 일단은 이걸로 버텨보죠.

 

아, 저 OM-D 와 번들렌즈는 베터리와 메모리카드 다 넣어서 640g 입니다.

 

 

 

옆으로 본 사진. 분명 올림푸스의 12-50 렌즈도 기존 렌즈에 비하면 큰 편이긴 하지만

제가 쓰는 단렌즈와 비교하면 이건 뭐 장난감 수준이네요.

 

제 카메라처럼 135 판형에 동일한 화각인 24-100 정도의 렌즈는 저 24mm 단렌즈의 2.5배는 될겁니다.

물론 길이때문에 여성분들의 핸드백에 들어가긴 힘들겠지만, 핸드백에 들어가고 말고를 휴대성의 척도로 삼기엔 좀.

 

단순히 모양만 바뀐 것이라면 굳이 PEN3 보다 2배이상 비싼 이 녀석을 권해드리지 않았겠지만

이번 OM-D 는 공돌이 장인정신의 산물 올림푸스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지적받았던

센서 성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기 변경없이 계속 쓰셔도 문제없다고 판단하고

좀 심하게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이 녀석을 추천해 드렸습니다.

 

OM-D 는 센서를 어느 회사에서 가져왔는지 밝히질 않아서 정확한 스펙은 알수 없지만

센서 성능이 워낙 뛰어나서 암부와 명부표현의 범위인 DR도 높고, 고감도 노이즈도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어두운 곳이나 명암차가 큰 곳에서도 훌륭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제 a900 카메라는 이미 센서성능에서 많이 뒤쳐지죠.

유일하게 밝은 대낮에서는 여전히 업계 최고수준의 화질을 뽑아주니 그걸 위안으로 계속 쓰고는 있지만.

 

나침반님은 이번 구매후 길게는 10년 가까이 카메라를 구입하시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긴 기다림과 불합리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무리해서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말에 제품을 받고 나시면 이제 신나게 찍으시는 일만 남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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